제 12 장 3

 

제 12 장

3

 

상촌근거지에 이러한 시련이 닥쳐들었을무렵이였다. 김정숙동지께서는 태봉시의 경식이로부터 빨리 올라오라는 통지를 받고 부랴부랴 덕산동을 떠나시였다. 한기천은 십상 지구공청사업때문에 부를지도 모르니까 올라가면 이 지역의 형편을 잘 이야기하라고 했다. 요즘 김정숙동지께서는 한기천이를 도와 지구내 공청조직을 확대강화하는 사업에 달라붙으시였다. 김정숙동지께서는 경식이가 자기를 태봉지구의 딴 지역으로 보내자고 부르는것 같은 예감이 없지 않으시였다. 하지만 그이께서는 한기천에게 그 이야긴 할수가 없으시였다. 그런 말을 하면 한기천은 펄쩍 놀라며 아무리 조직의 지시라도 그런 말은 듣지 말고 도로 내려오라고 할것이 틀림없었다. 그만치 그는 요새 김정숙동지와 손발이 맞아서 대중조직을 꾸려나가며 공청도 차츰 확대시켜나갔다.

어쨌든 김정숙동지께서는 즐거우시였다. 한기천의 뜻대로 자기가 이 지역으로 다시 못온다 해도 인젠 이 지역을 걱정할 일은 없을것 같으시였다. 차라리 한 지역을 바로잡아세웠다면 또 다른 지역으로 들어가 그 지역을 이 지역에 따라세우며 태봉을 중심으로 한 전지역을 든든하게 꾸리는게 더 보람있는 일이 아닐가! 어쩐지 새 생각 새 희망으로 가슴이 한껏 부풀어오르시였다.

김정숙동지께서는 나는듯 종종걸음을 치시였다. 온 들판이 환희를 안아다주는것 같기도 하시였다. 언덕도, 불어오는 미풍도, 흘러가는 흰구름도 그저 무심히 뵈질 않으신다.

마차 한대가 굴러왔다. 풍이 요란스럽게 큰 마차다. 밤빛 발잔등이 해빛에 번쩍번쩍 윤기를 뿜는다. 어데서고 이런건 보기만해도 가슴이 후두두해지신다. 배에 기름진놈들이 타고다니는 물건이 이 촌길엔 또 어째서 나타났는가. 박대동이 어데 갔다오는것인지 모른다. 아니면 경찰놈들이라도 타고나오는것일가?

그러나 김정숙동지께서는 그까짓거야 오거나말거나 곧장 앞으로 걸어나가시였다. 그런데 그이께서는 마차를 비켜서려고 눈을 드는 순간 깜짝 놀라며 걸음을 멈추시였다. 마차안에서 밤빚 중절모에 안경을 쓴 민태설이 내려다보고있지 않는가. 그도 김정숙동지를 알아본것 같았다.

《게, 게 좀 세워라!》

민가의 더듬대는 말소리가 들렸다. 마차부가 말을 세웠다.

김정숙동지께서도 창졸간에 발이 떨어지지 않아 비켜서지도 어쩌지도 못하고 말의 코김이 훅훅 뿜기는곳에 서서 민가를 올려다보시였다. 지진이 일어난 땅이라도 밟고 선듯 후들거리시였다.

《너, 너 우리 연자방아간에서 방아찧던 엉?···》

이름이 생각나지 않는 모양이였다. 민가는 숨을 헐떡거리며 묻다가 말을 끊고 턱짓만 했다. 대답을 해보라는 수작인지 모른다.

김정숙동지께서는 대답이 나가지 않으시였다.

《그 그 처녀가 아니냐? 방아찧던 처녀가 아니냐?》

《그래요.》

김정숙동지의 입에선 똑똑한 대답이 나가시였다. 인제야 자기앞에 이 사회를 독물이 흐르는 이발로 짓씹고있는, 수많은 사람들의 운명을 비참하게 만들고있는 독구렝이가 앉아있다는 의식이 드시였다. 그런 의식이 똑똑해지고보니 딛고 서있는 땅이 불시에 탄탄해지고 다리도 떨리지 않으시였다.

《너 그래 지금 어디서 뭘하고있니?》

《그저 떠돌아다니며 벌이를 하고 살아요. 방아간에서 나오니 벌어먹기가 어려워서요.》

《벌어먹기가 어렵다?》

민가도 이게 벌써 바르지 않은 대답이라는걸 알았는지 한마디 뇌이더니 다시 물었다

《너 그래 오래비하구 함께 살고있냐?》

《오빠요? 난 지금 오빠가 어데 있는지 몰라서 찾아다니는길이예요.》

김정숙동지의 눈길은 점점 더 비수같아지시였다. 더 물을 소리가 있으면 물어보라는 배짱도 생기시였다.

《그 그래 오빠가 이 근방에 있기는 있다던?》

《글쎄요. 그 말은 내가 민주사나리한테 묻자는 말인데요.》

《그 말을 나보고 물어?》

《그래요···》

《어째서?》

《잘 알지 않겠어요. 부암 있을 때부터 그걸 알아내지 못해서 그만치 애썼으니까요.》

민가는 으험으험 기침을 하더니 마차부에게 말을 몰라고 소리를 질렀다. 김정숙동지께서는 민가를 쏘아보며 서서히 말이 달리도록 길옆으로 비켜서시였다. 말이 먼지를 들씌우며 달아났다. 그제야 김정숙동지께서는 길에 들어서서 걸으시였다. 아, 민가! 저놈을 여기서 다시 보았구나. 김정숙동지께서는 가슴이 떨리고 주먹이 쥐여지시였다. 얼마전 산당고개너머에서 달구지를 타고 떠나던 그 불쌍한 사람들의 모습이 눈앞에 떠오르시였다. 그중에서도 어린 순옥이의 모습이 눈에 한사코 밟히시였다. 괘씸한년놈들이 그 어린것을 부엌데기로 부리면서도 하루가 멀다고 부엌구석에 몰아넣고는 패고 치고 했다지. 그래도 어린것이 그 무서운 매질속에서 용케 살아났지. 김정숙동지께서는 연자방아를 돌리던 자기가 순옥이로도 돼보이고 부엌데기인 순옥이가 자기로도 돼보이시였다. 매맞고 울부짖고 쫓기고 하는 그 생지옥같은 광경이 이 한낮 해빛속에 그대로 살아나 펼쳐진다. 괘씸한놈, 악독한 놈, 어린것들의 피땀까지도 깡그리 비틀어짜먹구는 배에 빌기가 섰지. 그리고는 비단에 싸여 저렇게 마차를 타고 다니지. 혁명이 어느날에 가서야 저런 독구렝이를 요정내서 멀리멀리로 내동댕이 칠것인가. 김정숙동지께서는 생각만 해도 신물이 나는 과거를 도로 밟는듯 가슴이 떨리시였다. 그이께서는 얼굴에 땀이 질퍽해서 바삐 걸으시였다.

한편 김정숙동지를 띠여보고 가던 민태설이는 갑자기 마차안에서 몸을 부르르 떨었다.

《마차를 돌려라!》

그는 마차부에게 소리쳤다. 도적심사를 가진 박대동이 농장 주권을 절반값 아니면 넘겨받지 않겠다고 탕개를 틀기에 그 흥정을 바로잡아보려고 가던길인데 인젠 그 생각조차도 죄다 없어져버렸다. 그저 김정숙동지를 붙잡지 못했다는 생각만 불같아졌다. 당장 붙잡아가지고 경찰서로 달려가야 하는것인데 창황중 그 생각을 못했다. 아니 그 생각을 못했다기보다 그 비양이 깔린듯싶은 도도한 기상에 움이라도 질렸던것 같다.

《빨리 채찍을 갈겨라. 그 그 계집애를 붙잡아야겠다.》

마차가 돌아서자 민태설이 또 부르짖었다. 그는 마차가 달리는데도 더 버쩍 채찍을 치라고 소리치며 들썩거렸다.

《그 애가 앞에 나타나면 자네도 재빨리 뛰여내리게. 잘못하면 뛸지 모르니까 둘이 힘을 합쳐 붙잡아야겠네. 그 애 오래비가 큰 공산당이야. 오래빌 붙잡자면 그 앨 붙잡아 족쳐야 하네···》

민가는 코숨을 내불며 마차부에게 타일렀다. 그러나 아무리 달려야 김정숙동지께서는 나타나지 않으셨다. 흔들거리는 말대가리앞 길바닥으로는 농군들과 아낙네들이 띠염띠염 나타날뿐 방금 본 처녀는 보이지 않았다. 그래도 민가는 말을 때리라고 소리치며 시뻘겋게 단 눈망울로 앞을 쏘아보았다. 제가 이 길바닥에 있겠지 비상천을 했을테냐? 그저 붙잡기만 하면 설사 큰 공산당인 오래빈 못붙잡는다 하더라도 그것을 까막골귀신으로 만들어 아들의 원한을 풀어줄수도 있지 않을테냐. 상촌이 열리는 이때에 시원히 보복을 하도록 점지하는 일인걸 내가 미처 몰랐단말야. 어떻게 하든 내가 기준이 그놈의 집 밑그루를 들어내고야 다리를 펴고 살텐데 깜빡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질 못했단말이야. 이놈, 네놈이 나를 대청마루에 자빠뜨려놓고 무지랭이들을 몰고 들어와 고간을 털어갔지. 천불을 맞을놈같으니라구. 민가는 고간을 털리던 때 생각까지 치달아올라 숨이 차서 목줄대근방이 풀무질하듯 펄떡였다. 그는 마차가 아니라 손에 검이라도 틀어잡고 번개치듯 날아가고싶었다. 그러나 처녀는 종시 보이지 않았다. 십리길도 더 달려서야 민가는 이게 별일은 별일이라는 생각이 들어 말을 세우라고 했다. 말이 울음소리를 지르며 멈춰섰다. 민가도 목젖너머가 들여다뵐만치 입을 벌리고 헐떡거렸다.

《가만있자, 이게 어떻게 된건가?》

민가는 피발이 선 눈을 두런거리며 중얼거렸다. 아무래도 자기가 대낮에 귀신한테 홀리지 않았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귀신이 아니라면 이렇게 감쪽같이 없어질수가 있을가. 그렇지 않아도 아까 말앞에 나타난 처녀를 보았을 때 그게 연자방아간에서 일하던 처녀라는건 알아보면서도 그가 그렇게 몰라보게 자랐을가 하는 생각도 없지 않았다. 어떻게 얼굴이 그처럼 보름달같이 환하게 피여날수 있었을가. 엊그제까지 연자방아간에서 겨를 뒤집어쓰고 당나귀를 몰고 돌아가던 그가 언제 그처럼 때를 벗어던질수 있었단말인가. 민가는 아무리 생각해야 비몽사몽간에 빠져있는것 같았다. 그는 아들을 저주했다.

(이 이놈이 내 건전했던 정신을 아주 뒤죽박죽 만들어놓고 갔구나.)

분명히 아들의 주검앞에서 잃었던 정신이 아직 되돌아오지 않은것 같기도 했다.

《여 여보게, 지금이 어느땐가?》

민가는 마차부에게 물었다. 이 세상이 지금 자기가 보는 그대로인가를 한번 확인해보려는것이였다.

《지금 한나절입죠.》

《응, 한나절이다? 그래 우리가 어디로 가다가 마차를 돌려세웠지?》

《덕산동 박대동네 집으로 가다가 돌려세웠습죠.》

《그래, 저기 오는 사람들이 임자 눈에도 뵈는가?》

《뵈지 않구요.》

《뵌다?》

그렇다면 정신이 아주 뒤죽박죽이 돼버리진 않은것 같다. 하긴 아주 뒤죽박죽이 됐다면 미치광이로 되였을게 아닌가. 민가는 안경을 벗고 눈굽에 질척거리는 눈물을 닦으며 말을 돌려세우라고 일렀다. 그는 마차부에게 방금 본 처녀가 진짜 사람같아보이더냐고 물으려다가 창피스러운 생각이 들어 그만두었다. 말도 인젠 맥이 빠졌는지 흐느적흐느적 걸었다. 풍안에서 흔들려가는 민가의 우묵한 눈굽에선 진물이 그칠새없이 흘러내린다.

김정숙동지께서 태봉시에 들어서신것은 저녁이 가까운 때였다. 그이께서도 마차가 도로 달려내려오는걸 보고는 일이 심상치 않게 생각되여 얼른 숲으로 숨어들어가 딴길을 15리길이나 에돌아 오시였다. 그러느라고 한낮이 좀 지나면 닿을줄 알았던 걸음이 이렇게 늦어지시였다.

김정숙동지께서는 자기가 처음 왔을 때 들렸던 그 아지트에서 경식이를 만나시였다. 경식이는 몹시도 반가와했다.

《수고를 했소. 그동안 몸도 튼튼하고 일도 잘했다니 무척 기쁘오.》

《한 일이 없어요.》

김정숙동지께서는 얼굴을 붉히며 수집게 웃으시였다.

《난 김정숙동무를 신개동으로 내보내면서 은근히 걱정두 했소.》

김정숙동지께서는 여전히 고개를 숙이고 앉아 시무룩이 웃으시였다.

《동무가 신개동지역에 나가서 그렇게 잘 싸운걸 오빠가 안다면 좀 기뻐하겠소.》

《우리 오빠는 지금 어데 계신지 모르세요?》

《장군님으로부터 중요한 공작임무를 맡고 왕청을 떠났다는 소식만 들었소. 혹시 강을 건너가지 않았는지도 모르지요.》

《강을요?》

《내 짐작이지 딱히 알수가 있소? 어쨌든 오빠야 어데가 싸우든 무슨 걱정이겠소. 다같이 장군님 품속에서 사랑을 받으며 싸우는것인데 좋고 나쁜곳이 따로 있을테요? 그런데 정숙동무! 난 동무가 잘 싸웠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우리 혁명가들이 혁명을 잘하려면 첫째두 둘째두 장군님의 가르치심으로 튼튼히 무장하고 나서야 된다는걸 더 가슴깊이 깨달았소. 한기천동무의 그릇된 견해가 어째서 꺾인줄 아오? 장군님의 가르치심대로 하는 정숙동무한테서 혁명을 옳게 밀고나갈수 있는 큰 힘을 보았다는거요. 옳은 말이요. 그건 진리요.》

경식인 몹시 흥분해서 말했다. 본시 과묵한 편인 그가 이렇게 흥분했을 때엔 김정숙동지께서 장군님의 말씀으로 무장하시고 싸운 문제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가지고있었던게 틀림없었다.

《그건 그렇고 정숙동문 지금 상촌정세가 어떻게 돼가고있다는걸 알고있소?》

《네? 상촌이 어떻게 됐게요?》

김정숙동지께서는 얼굴을 들며 물으시였다. 경식이는 심각한 낯빛으로 잠시 대꾸가 없이 앉아있었다.

《상촌에 무슨 변동이라도 생겼어요?》

《놈들의 대무력이 공세를 취했소. 시련이 닥쳐든것 같소. 근거지가 이렇게 돼가는데 우리가 가만히 앉아있을수 있소? 상촌은 우리의 희망이며 귀중한 전취물인데 어떻게 가만히 앉아있겠소? 그래서 벌써 사람을 뽑아보내기도 했는데 오늘밤에도 사람들과 화약이 또 떠나오. 그러니까 동무두 인젠 그 지역 사업에서 손을 떼구 오늘밤 떠나는 사람들과 함께 올라가오. 신개동, 덕산동, 옥천 등지의 조직들은 인제 궤도에 들어서고 튼튼해졌소. 그러니까 안심을 하고 떠나는것이 좋겠소.》

김정숙동지께서는 가슴이 후둑후둑 뛰기 시작하시였다. 적의 대무력이 공세를 취했다는건 무슨 말인가. 대무력이라면 얼마나 되는 무력을 말하는것인가. 작년 봄 월평시에서 본, 거리를 꽉 메우고 누런 먼지속으로 울컥울컥 걸어들어오던 그런 무력을 말하는것일가. 김정숙동지께서는 대무력이라니 얼른 표상이 그렇게 떠오르시였다. 그러면 지금 근거지안에 월평시같은 광경이라도 벌어졌단말인가. 모든것이 수백수천의 그 누르칙칙하고 험상한 원쑤놈들의 군화밑에 짓밟히고있단말인가. 신개동지역에 나가있으면서도 놈들의 공세가 있다는 말을 못들은바는 아니시였다. 그러나 매번 쳐들어왔다간 퇴각을 하는것이니 그저 그러루한 공세일것이라고만 생각하고있었을뿐이시였다. 경식이 말하는것처럼 사태가 이렇게 심각하고 위급해진줄은 모르시였다.

《그럼 놈들이 근거지안에까지 달려들었단말이예요?》

《그건 잘 모르겠는데 어제 내려온 소식에 의하면 형편이 아주 어렵게 된것 같소.》

김정숙동지께서는 입술이 파릿해지시였다. 그 이상 아무것도 묻고싶은 생각이 없으시였다.

《너무 근심에 사로잡힐건 없구··· 아무렴 조선인민혁명군이 상촌을 지켜내지 못하겠소? 모두 결사전을 하고있다니 왜놈군대를 다 송장더미로 만들테지.》

김정숙동지께서는 대꾸를 안하시였다. 경식이가 부질없이 자기를 달래지 않는가 하는 생각만 드시였다. 누가 어린애이기에 그런 소리에 위안을 받거나 사태를 자기 맘이 편안하도록만 생각하겠는가.

김정숙동지께서는 인제 자기앞에 자신의 모든 소중한것을 바쳐야 할 준엄한 시각이 닥쳐왔다는것을 직감적으로 느끼시였다. 공청에 들 때 눈물로 다진 맹세가 떠오르고 안개더기우에서 오빠가 자기를 상촌으로 들여보내며 채찍질하던 말도 회상되시였다. 그러는가 하면 자기의 품에 안겨 숨이 지며 원쑤를 갚으라고 하던 어머니의 유언이 귀전에서 울리고 그렇게도 순박하던 올케가 혁명의 비밀을 지켜내며 장하게 죽어간 모습도 떠오르시였다. 이 쌓이고쌓인 생활이 뒤를 떠미는데 내가 이런 시기에 어떻게 해야 되리라는것은 명백하지 않는가.

《여기서 저녁을 먹구 오늘밤 조카애나 만나보고 떠나오. 동무가 신개동으로 떠난 뒤 내가 아이를 기르는 어머니에게 그 이야길 했더니 아무리 바쁘더라도 왜 잠시 들려가게 하지 않았느냐고 매우 섭섭하다는 말을 하셨소. 그러니까 애를 만나보는것도 만나보는것이지만 그 어머니한테 고맙다는 인사나 하고 떠나는것이 좋겠소. 혁명가의 어머니고 또 정숙동무의 오빠를 자식처럼 여겨온 어머니이기도 하오.》

김정숙동지께서는 다소곳하고 앉아서 이야기를 들으시였다. 조카애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니 경황이 없는속에서도 가슴이 뜨거워지시였다. 그런데 하필이면 왜 이렇게 그립던것을 가슴에 솔곳이 받아안을 자리도 없는 이런 때 만나보게 되는가. 그 어린것은 험난한 시대에 태줄을 끊었기때문에 이렇게도 매양 크나큰 불행을 후광처럼 지고다니며 사람의 가슴을 에이는것인가.

한창 이야기를 하고있는데 웬 청년이 들어와서 경식이에게 쪽지를 전했다.

《무슨 련락입니까?》

《왕청에서 최진동지가 왔습니다.》

《최진동지?》

경식이는 긴장한 표정으로 쪽지를 풀어서 읽었다. 최진동지라는 소리에 김정숙동지께서도 어지간히 놀라시였다. 최진동지가 왜 여기로 왔을가? 상촌에 와서 한달동안이나 공작하고 다시 왕청으로 떠나간 최진동지가 무슨 일이 있기에 여기로 왔을가? 상촌에 들렸다가 여기로 온것일가? 아니면 상촌으로 가던길에 들린것일가? 아무래도 상촌이 저런 형편이 되였는데 최진동지가 그 무슨 딴 일로는 여기에 왔을것 같지 않으시였다. 꼭 상촌을 구원할 무슨 대책이라도 세우기 위해서 여기에 나타난것만 같은 생각이 드시였다. 김정숙동지께서는 가슴이 울렁거리며 뛰시였다.

《지금 어데 와있습니까?》

쪽지를 읽고난 경식이 물었다.

《첫째봉 고갱속에···》

《낮인데 고갱속엘 어떻게 들어갔습니까?》

《그 근방에 오늘은 올빼미눈들이 없습니다.》

《먼저 가십시오. 내 곧 가겠습니다.》

경식이는 이러며 약간 떨리는 손으로 성냥불을 켜서 쪽지에 댔다. 청년이 나간 뒤 경식이는 잠간 생각에 잠겨 앉아있다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내게 좀 일이 생기는것 같소. 이리로 다시 못올수도 있을것 같은데 밤에 혼자서 동발막뒤 병풍바위밑 숲속을 찾아갈수 있겠소?》

《찾아갈수 있어요.》

《거기에 오늘밤 떠나는 사람들이 집결하기로 돼있소. 밤 한시경 그리로 가야 하오. 이번엔 화약이 좀 많기도 하고 또 중촌지역에 적이 우글거려서 무장인원도 몇명 따라세우게 했소. 그런데 오늘밤 떠나는 사람들은 거의가 다 상촌이 초행이요. 그러니까 길을 아는 정숙동무가 인솔해가지고 가야겠소. 실수가 없이···》

《알겠어요.》

《중촌지역에 가선 직통 벌판으로 들어서지 말고 중촌앞 대봉산 허리를 타고나가다가 그 뒤골로 빠지오. 그렇게 에도는 길을 알것 같소?》

《알만해요.》

얼마후에야 경식이는 문을 열고 나갔다.

김정숙동지께서는 자리에서 일어나 서성거리시였다. 무언지 모르게 정세는 점점 더 급박하게 죄여드는것 같으시였다. 상촌은 지금 정말 어떻게 되였을가? 그런데 최진동지는 여기 어째서 왔을가? 한시바삐 상촌으로 달려갈수는 없을가? 그이께서는 가슴이 뛰고 조바심이 나시였다.

경식이 첫째봉밑 고갱속으로 들어가니 로동복차림의 최진이 돌우에 초불을 켜놓고 앉아 무슨 도면을 들여다보고있었다. 조덕하와 방금 쪽지를 가지고 왔던 공청구위가 도면의 량옆을 붙잡고 앉아서 함께 들여다보며 최진의 무슨 설명을 듣고있었다.

최진이와 경식이는 굳은 악수를 나누었다. 경식이는 최진이와 초면이긴 하지만 최진이 장군님의 측근에서 활동하는 이름난 혁명가라는것은 알고있었다.

《동굴에서 이렇게 뵙게 됩니다.》

《이게 로동계급의 집이 아닙니까?》

경식이의 말에 최진이 대꾸하며 껄껄 웃었다. 해맑던 얼굴이 검실검실 타고 눈망울도 그전보다 이글거렸다.

《자 앉으시오. 지금 장군님께서는 상촌의 긴박한 정세를 구원하시기 위해서 주력부대의 일부를 월평과 태봉으로 파견해주셨습니다. 놈들의 배후에 타격을 가해서 상촌공세를 무너뜨리자는것입니다. 그 부대가 곧 오게 됩니다.···》

최진의 이야기를 듣는 경식이는 당장 가슴이 들먹거렸다. 장군님의 헤아리심은 언제나 수만갈래 혁명의 모든 전선에 뜨거운 피줄처럼 와닿아있구나 하는 생각이 새삼스럽게 가슴을 쳤다.

《그러니까 여기서는 태봉을 순식간에 두드릴 계획을 짜야 하겠습니다. 이 략도를 보십시오. 이게 경찰서, 그담 여기가 수비대 병영입니다. 그런데 이 두 사이의 거리가 얼마나 됩니까?》

최진이 략도를 짚어가며 물었다.

《거리랄것이 없습니다. 거의 앞뒤집처럼 붙어있지요.》

조덕하가 대답했다.

《앞뒤집이라··· 그럼 한그물에 둘러싸고 족칠수 있겠군. 그건 좋구.》

최진은 략도에 있는 검은 점을 하나하나 짚어나가며 죄다 확인했다. 략도엔 군수창고, 자위단본부, 관방사무실, 무장자위단실, 헌병분소, 하나도 빠지지 않고 다 있다. 언제 어떻게 장악된 략도인지 태봉시내의 조그만 골목길까지도 죄다 그려져있다. 략도를 놓고 한참 확인하고난 최진은 그담엔 처단해버릴 주구놈들의 명단을 달라고 했다. 공청구위가 목책장을 뜯어내서 연필로 민태설이부터 적기 시작했다. 그는 광주, 덕대 지주따위를 십여명 적어서 최진이에게 내밀어주었다.

《아니 이거 무슨놈의 주구가 이렇게 많습니까? 이 손바닥만한 거리에···》

《그건 죄다 쓸어없애야 합니다. 이런 기회에 혁명에 반감을 가지고있는놈들은 한놈도 남겨두지 말아야 합니다.》

《아닙니다. 그렇게 해선 못씁니다. 나쁜놈들중에서도 주동과 피동을 갈라야 합니다. 장군님께서 늘 하시는 말씀이 그것입니다. 적의 편에 있다고 다 쓸어버리는 방법으로 나가선 안됩니다.》

장군님의 말씀이라는 소리에 공청구위는 대답을 못했다. 경식이 명단을 달래서 들여다보았다. 역시 처단하지 않을만한 사람도 써넣은것이 있었다. 특히 덕대들중에 그런 사람이 여럿 되는것 같았다.

《통이 큰 원칙적립장에 서야 합니다. 이 좁은 지역안에서 부딪치는 감정놀음이 혁명에 나쁘게 작용해서는 안됩니다.》

최진은 경식이, 조덕하들이 머리를 마주대고앉아 명단에서 이름을 그어던지는걸 보고는 한마디 더 말했다. 얼마후 경식이는 명단을 다시 최진에게 넘겨주었다. 최진은 여러명 그어던진걸 보고나서야 종이를 접어 호주머니에 넣었다. 그는 사람들을 불앞으로 다가앉게 하고는 전투계획을 좀더 구체화시켰다. 경찰서와 수비대병영을 쓸어눕힌뒤에는 부대를 셋으로 나누고 공격구역을 각기 분담하도록 하는 문제, 안내자들을 선정하는 문제, 선전공작문제, 지하조직들이 표면에 드러나지 않게 공작하는 문제··· 최진은 전투에 따르는 온갖 문제들에 대해서 안을 내놓고 협의에 붙였다.

(역시 다르긴 다르군. 군사를 뒤받침하는 지하공작이 이쯤 되지 않고서야 어떻게 그처럼 백전백승할수 있을가!)

경식이도 조덕하도 속으로 감탄하며 불빛이 어룽거리는 최진의 활달한 얼굴을 쳐다보았다.

김정숙동지께서는 경식이의 말대로 밤이 좀 들어서 주인아낙네가 데려다주어 어린애가 있는 집으로 찾아가시였다.

《자 어서 들어가요. 저 나지막한 널바자가 있는 집이라오.》

녀인은 강호의 어머니네 집앞에 이르자 소곤거리며 등을 밀었다.

《고마와요.》

《다시 태봉으로 오라구요.》

《오잖구요.》

김정숙동지께서는 어둠속에서 녀인과 작별하시였다.

그이께서는 잠간 널바자앞에서 머뭇거리시였다. 방안엔 불빛이 있었다. 문득 어린애의 깨득거리며 웃는 소리도 들려나온다. 분명 인남이의 웃음소리 같다. 김정숙동지께서는 가슴이 두근거리며 조마조마해지시였다. 저 어린것을 어떻게 만난담? 울지 말아야 할텐데 왜 벌써부터 가슴속에 무엇이 이리도 가뜩해지는가. 시간도 촉박한데 차라리 어린것이 잠이라도 들고 그 잠든 얼굴을 잠간 들여다보고 떠날수라도 있게 됐으면 좋지 않을가.

얼마후에야 김정숙동지께서는 살그머니 널쪽대문을 열고 마당안으로 들어서시였다. 그이께서는 부엌문앞으로 가서 가늘게 인기척을 내며 어머니를 부르시였다. 오빠를 자식처럼 사랑했다니 얼마나 좋은 어머니일가!

《어머니!》

대꾸가 없어 김정숙동지께서는 또 한번 문을 흔들며 어머니를 부르시였다.

《밖에 누가 왔나?》

방안에서 어머니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린다.

《네···》

《얘 이녀석, 좀 가만히 있거라. 밖에 누가 왔나보구나.》

얼마 안있어 부엌문이 열렸다. 머리 하얀 어머니가 잠간 의아한듯 마주 내다본다.

《저어··· 전 인남이 고모예요.》

《아니 누구라구?》

《인남이의···》

《온 이런···》

어머니는 얼른 두손목을 잡아끌어들인다.

《내가 신개동쪽에 가있다는 말은 들었지. 그래서 들리지 않고 갔다구 꾸짖기도 했었지.》

어머니는 이러며 김정숙동지를 이끌고 정지방으로 올라간다. 고무공을 차던 인남이는 구석쪽에 쫓겨들어가 두다리를 벌려디디고 못박힌듯 서있다. 이건 뭐게 이 야단이야 하는듯한 심술궂은 표정으로 노려보는것 같기도 했다.

《어서 앉으라구. 신개말에서 들어오는길인가?》

《네.》

김정숙동지께서는 조심스러이 구들에 앉으시였다. 저 애가 인남이란말인가? 인남이가 아니고 다른 애를 기르면서 인남이라 하지 않는가? 김정숙동지께서는 아직은 아무런 감정의 파동도 없이 구석에 서있는 어린애를 쳐다보시였다. 어린애는 볼이 둥그렇게 넓고 벗은 아래도리도 살을 쥐여붙인것 같이 투실투실했다. 몸이 실하니 장난질도 세찬것 같았다. 구들엔 고무공, 동그랗게 만든 사금파리, 안경알따위가 널리고 제 바지도 허리띠로 나무단묶듯해서 끌고 돌아가다가 내버려둔것이 놓여있었다.

《어머니, 전 벌써 어머니를 찾아와뵙구 고맙다는 인사의 말씀이라도 올려야 했을건데 그렇게 못했어요.》

김정숙동지께서는 침착히 이야기를 꺼내시였다. 그이께서는 될수록 어린애를 붙안고 울고불고 하는 일이 없이 조용히 어머니에게 인사나 드리고 떠나려 마음먹으시였다.

《온 인사는 무슨 인산가? 난 어린것을 데려다 기르니 무릎아래가 그득해진것 같기도 하고 늙마에 사는 보람도 느끼고있다네.》

《그렇지만 시중이 좀 고되겠어요? 하루이틀두 아니구 긴긴 세월 제자식도 아닌것을···》

《무슨 말을 그렇게 하나? 그게 왜 내 자식이 아니겠나? 기준이의 자식이기도 하고 내 자식이기도 하지. 그게 그렇다고 해서 나쁠 일이야 없지 않나.》

김정숙동지께서는 정말 말이 잘못된것 같아서 얼굴을 붉히시였다. 구석에 서있던 어린애가 통통하게 살이 찐 두발을 디뚝디뚝 옮겨디디며 어머니에게로 걸어왔다. 인젠 걸음도 제법 잘 걸었다. 어린애는 어머니의 무르팍우에 와서 털썩 앉더니 뚜릿뚜릿한 눈으로 김정숙동지를 마주 쳐다보았다.

《인남아, 네 고모란다. 어서 가 좀 안겨라!》

《고모?》

《그럼 고모야. 어서 가봐라!》

어머니는 어린애를 추썩 들어서 김정숙동지께로 내밀어주었다. 어린애는 내밀어주는대로 얼른 제 고모의 무르팍우에 와서 살짝 들어앉았다. 그리고는 할끔 고모의 얼굴을 치떠보았다.

《인남아!》

김정숙동지께서는 후둑거리는 가슴으로 아이를 다가안으시였다.

《해해, 고매?》

방금 고모라던 소리를 잊어버리고 고매라고 불렀다.

《이녀석, 고매가 무슨 고매냐? 고모야.》

《고모? 해해해.》

인남이는 엉덩판을 들썩거리며 웃었다. 역시 고모라니 이웃집 어느 아낙네의 이름인거나 같이 알수밖에 없는 어린것이였다. 피줄이 이어진 고모와 저와의 사이에 피눈물의 사연이 얽혀있다는것이야 이 어린것이 어떻게 알가!

김정숙동지께서는 더 힘주어 어린애를 꽉 끌어안으시였다. 애를 휘감은 손이 바들바들 떠시였다.

《인남아!》

김정숙동지께서는 어린애의 뒤통수에 얼굴을 묻으며 그의 통통한 발을 꽉꽉 쥐였다놓았다하시였다. 어머니는 얼른 돌아앉으며 눈물을 씻었다.

《인남아, 넌 정말 나 모르겠니?》

김정숙동지께서는 그렇게도 참으려고 했던 눈물이 눈구석에 핑 어리시였다. 얼마만에 안아보는 인남이냐. 안개더기우에서 오빠에게 안겨준 어린애기가 인제 자기품에 다시 와 안겼다. 네가 정말 인남이냐? 내 가슴에 매달려 그렇게도 울던 인남이냐? 젖을 달라고 바둥거리며 목을 꺽꺽거리던 인남이냐? 인남아, 넌 그 원한의 송하동물가에서 입에 밀어넣어준 감자를 넘길 힘도 내뱉을 힘도 없어서 그저 물고만 있었지. 그래도 혀로 딱딱 소리를 내주자 그 개풀린 눈에 살짝 웃음을 띠기도 했었지. 그런데 넌 그날 네 작은 머리에 그 저주로운 원쑤들이 뿌려던진 비누물을 맞고 울긴 얼마나 울었더냐. 저주할 세상에 태여나서 너는 네가 어떻게 자라왔는지를 알고나 있느냐?

하지만 김정숙동지께서는 용케 울음을 참으시였다. 방금 눈구석에 괴여올랐던 눈물도 간데없고 그저 얼굴빛이 파릿해지시였다. 울어선 안된다고 이를 악물고 자기를 다잡으시는것이였다. 지금 상촌에선 하구많은 불쌍한 애들이 이 시각에도 불에 타고 숨이 지고 할텐데 내가 여기에서 우리 인남이를 붙안고 울어야 한단말인가. 사랑도 눈물도 삼키고 살자. 거기 우리 인남이에게 주는 더 큰 사랑과 눈물이 있다고 믿자!

김정숙동지께서는 인남이의 총이 센 머리에 또 한번 볼을 문지르고 턱을 문지르고 하시였다.

《애가 점점 자라가면서 어떻게 귀염성스럽게 구는지. 이웃에서 누가 들어만 오면 디뚝디뚝 걸어가서 무르팍우에 털썩 안기네. 그래서 이웃사람들은 어데서 이런 복덩이가 떨어졌는가고 칭찬을 하군한다네.》

《오빠두 어머니네 집에 있어서 그렇게 신세를 졌다는데 이렇게 인남이까지··· 전 무어라고 할 말이 없어요.》

《오빠가 내 집에서 무슨 신세를 졌겠나? 도리여 그 사람이 안팎으로 나를 보살펴주군했었지.》

인남이는 어느새 고모의 품에서 떨어져나와 저편 구석쪽으로 가더니 제 고모를 겨누고 공을 내차기 시작했다. 인젠 고모와 흥정이 붙어 장난질이 시작된것이였다. 통통한 발이 공을 찬다는것이 여러번 헛다리질을 했다.

《어이구, 개다리야.》

《헤헤헤···》

어머니가 한마디 놀려주자 인남이는 발끝에 겉묻어돌아가는 공을 따라 돌아가며 자지러지게 웃었다. 그러더니 어떻게 했는지 김정숙동지께로 공을 차던졌다. 김정숙동지께서는 공을 붙잡아 인남이에게로 훌쩍 던지시였다. 인남이는 더욱 신명이 나서 웃어대며 공을 붙잡느라고 법석했다. 몇번 공을 차굴리던 인남이는 아무래도 고모를 공으로 맞혀내는게 성차지 않았던지 공을 몰래 뒤에 감추어들고 살금살금 걸어오더니 고모의 얼굴에 탱소리가 나게 집어던졌다. 그러더니 고모한테 와락 달려들며 깡충깡충 뛰였다.

김정숙동지께서는 얼른 또 인남이를 품에 꼭 당겨안으시였다.

밤이 퍼그나 깊어서야 김정숙동지께서는 어머니네 집에서 나오시였다. 골목길로 걸어나오시는 그이의 량볼은 이제야 눈물이 소리없이 흘러내려 척근히 젖었다. 어쩐지 기쁘기도 하고 서럽기도 하시였다. 까막골에 묻혀있는 올케생각이 간절하시였다. 불쌍한 올케는 지금 까막골지척에서 자기의 어린것이 저런 재롱을 부리는걸 알기나 하고있을가? 그리고 저 어린것은 어느날에 가서야 제 엄마가 이곳 류치장에서 숨을 거두고 까막골 찬땅에 뼈를 묻은줄 알게 될것인가!

김정숙동지께서는 바삐 걸으시였다.

또 상촌이 떠오르시였다. 불에 타는 상촌이 눈앞에 검은 산처럼 떠오르시였다. 골목길을 빠져나온 그이께서는 안개가 덮인 큰길로 달음박질을 하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