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장 1

 

제 9 장

1

 

김정숙동지의 련락을 받고 산판에서 내려온 권용산은 벌사촌공작을 진행할데 대한 임무를 받고 주창범을 만나기 위해 신파로 들어갔다.

그가 압록강줄배를 건너 신파대안에 이르렀을 때는 해머리가 틀무렵이였다. 사전에 기별을 띄우지 못하고 급히 떠난 걸음이여서 한발이라도 먼저 닿아야 사람을 만날수 있다고 생각한 권용산은 워낙 빠르기로 소문난 그 왁새걸음으로 동뚝을 따라 성큼성큼 걸어갔다.

강에는 안개가 끼여 마치 젖물을 풀어놓은것 같이 대안은 온통 뿌옇고 강물소리만이 소란하였다. 바람은 없고 찌뿌둥한 날씨였다. 이런 날은 떼를 몰기가 여간만 구차하지 않았다. 벌사촌을 이웃 드나들듯 하고 지난 한시절에는 주창범이랑 같이 한두해 떼를 몰아본적도 있는 권용산은 날거리를 보고도 벌사들의 심사를 알아맞칠수 있었다.

권용산이 지금 안개낀 강안을 내려다보며 두루 마음을 쓰는것은 주창범이를 만나지 못할가봐 그래서 해보는 걱정이다. 주창범이가 신파에서 떼를 몰고 신의주로 내려가든지 혹은 보천쪽에 올라가서 떼를 받아오려고 하면 왕복 한주일 이상은 걸려야 하고 때로는 열흘, 보름도 걸리는 판이다.

일이 그렇게 되면 랑패라 권용산은 못내 걱정하고있었다.

갑자기 강아래쪽에서 웅성대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한둘도 아니고 수십명이 들레며 돌아가는 소리였다. 권용산은 이게 웬 사람들인가 하여 눈에 힘을 모으고 내려다보았다.

희끗희끗한 사람들의 형체가 안개속에 펀뜻펀뜻 비쳤다 사라지며 한곳으로 몰려갔다. 무엇인가 심상치 않은것을 감촉한 권용산은 반달음을 쳐 내려가 벌떼처럼 소란하게 붐비고 돌아가는 사람들속에 성큼 들어섰다.

《무슨 일이 생겼소?》

권용산은 어깨에 커다란 바줄퉁구리를 짊어지고 안개깔린 강바닥을 내려다보고있는 사나이의 어깨를 잡아돌리면서 물었다. 사나이는 고개를 홱 돌리고 귀찮은듯이 흘겨보았다. 시허연 눈자위가 커다랗게 확대된 그의 눈에는 적의가 어려 번쩍거리고있었다.

《이게 누군가?》

권용산은 분명 벌사촌 어디에서 본 얼굴인듯 하여 찬찬히 들여다보았다. 언젠가 혜산에서 온 투전군들을 잡아족치겠다고 불망치를 들고 따라가던 사람이다. 그때 권용산의 우악스런 손에 어깨를 잡히였으니망정이지 그러지 않았던들 술이 거나한 이 사람이 십여명 벌사들이 돈을 떼운 앙갚음으로 투전군 하나쯤은 목을 꺾어놓았을는지 모른다.

벌사는 아주 환장을 하였던 그때보다도 더욱 흥분하여 사람을 알아보지 못하고있었다. 턱을 가득히 덮은 짧은 수염끝에서는 물방울이 뚝뚝 떨어지고있었다. 한쪽 적삼자락은 중둥이채 없어지고 바지가랭이도 어디엔가 찢어져 너펄거렸으며 발목에선 피가 흐르고있었다.

《이사람, 자네 한치렬이가 아닌가?》

권용산은 드디여 주창범의 《형제계》에서 세번짼가 네번째라고 하던 그 벌사의 이름이 생각나서 부르짖었다.

《나를 몰라 응? 도천리 권용산이야.》

권용산은 다시한번 실성한듯 멍청해있는 사람의 어깨를 잡아흔들면서 소리쳤다. 그제사 한치렬은 정신을 차렸다.

《형님이요? 이걸 어쩌면 좋소, 사람이 죽었소.》

그는 권용산의 가슴을 냅다지르면서 끅끅 소리내여 울기 시작하였다.

《뭐? 사람이 죽다니?》

권용산은 가슴에 날아들어오는 주먹을 막을념도 않고 기가 막혀 소리쳤다.

《떼목이 부서져서 벌사가 죽었단말이요. 일본놈들이 화점을 만든다구 역사를 하면서 떼가 가까이 오지 못하게 총질을 했소. 그래 떼가 갑자기 머리를 들다가 바위에 부딪쳐서···》

《저런 죽일놈들이!》

권용산은 무엇이라고 설분하면서 그러잡는 그의 손을 뿌리치고 아래로 뛰여내려갔다.

물사태에 밀려온 집채같은 바위들이 가득 엉켜붙은 너설에서 뭉게치며 돌아가는 사람들이 보였다. 그들은 모두 함빡 젖은 옷들을 입고 후들후들 몸들을 떨면서 강안을 들여다보았다. 어떤 사람은 울고 어떤 사람은 담배를 피웠으며 또 어떤 사람은 나무삭정이를 모아놓고 불을 지폈다.

연기는 강안으로 낮추 기여가면서 뿌연 안개의 장막우에 한결 짙은 검은 띠들을 늘여놓기 시작했다. 강안의 판자집들에서 조무래기들이 한무리 밀려나왔다가 와르륵 날아떨어지는 자갈에 얻어맞고 비명을 지르며 언덕밑으로 쫓겨달아났다.

《주창범형님이 어디 있소?》

권용산은 누구에게라없이 소리쳤다. 그때 뿌옇게 사람의 형체들이 얼씬거리는 강아래쪽에서 갑자기 엉켜붙은 사람의 떼가 앵 돌아치며 사납게 떠들어댔다.

《쳐라, 붙잡아라. 모가지를 비틀어라!》

중구난방으로 웨쳐대는 거쉰 목소리들이 터져올랐다.

장대를 든 청년이 뛰여나가며 소리쳤다.

《무슨 일이요. 아주바니?》

《사람이 죽어 야단인데 장사군놈들이 통나무를 건져간다.》

그 소리에 여러 사람의 목소리가 한꺼번에 받아쳤다.

《그놈을 죽이라. 강물에 처넣으라.》

권용산의 옆으로 물큰하는 땀내를 풍기면서 벌사들이 달려갔다.

퍽퍽 주먹이 들어박히고 뼈가 부딪치는 아츠러운 소리가 들려왔다. 여러 사람이 땅우에 넘어져 갈갬을 치며 돌아갔다.

《벌사들이 사람을 죽인다!》

읍쪽에서 새된 부르짖음이 울리기 시작하더니 사람들이 쓸어나왔다. 노한 벌사들이 마주 달려갔다.

눈깜짝할사이에 강언덕은 처참한 란장판으로 되여버렸다. 권용산은 당황하여 무엇을 어떻게 할지 알지 못하고 이쪽저쪽으로 뛰여다니기만 하였다.

《주창범형님이 어디 있소. 창범형님을 모루?》

그는 만나는 사람마다 붙잡고 소리쳤다.

안개낀 강안에서 철떡거리며 매생이 하나가 다가왔다.

《죽은 사람을 건졌소!》

호곡소리와도 같은 비통한 웨침이 날아왔다. 싸움판에서 딩굴던 벌사들이 매생이를 맞받아 첨벙첨벙 물속으로 뛰여들어갔다. 강언덕은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배머리에서 물이 거풋거풋 뛰여오르고 번들거리는 노대가 물을 헤가르며 철떡거렸다. 간단없이 흔들리는 매생이의 이물에 죽은 사람의 발이 쑥 내밀려있었다. 물에 불어난 희멀끔해진, 쩍 벌어진 발가락과 시퍼런 발톱이 바라보였다.

《창범형님이 온다! 왜놈을 때려죽이겠다고 가더니!》

한무리의 벌사들이 든장대며 곡괭이같은 연장들을 둘러메고 혹은 땅에 질질끌기도 하면서 밀려왔다. 마대짝으로 지은 갑옷같은 옷을 걸치고 머리에 수건을 싸동인 주창범이 벌사들의 한가운데 서서 약간 구부린 팔을 좌우로 내저으면서 약간 모재비걸음을 치며 달려왔다. 권용산은 마주 달려나가려다 사람들이 모두 정신을 모르고 헤덤비는 판이여서 다가서지 못했다. 주창범은 맨발바람으로 자갈을 밟아치면서 강바닥으로 뛰여들더니 배전을 붙잡고 어푸러졌다.

《성준아!》

탕탕 배전을 치며 부르짖는 그의 통절한 목소리가 강안에 메아리를 일으키며 터져올랐다.

매생이는 노를 멈추고 물가운데 멎어섰다. 무섭게 짓누르는 고요가 강안을 에워쌌다. 주창범은 죽은 사람의 머리를 두손으로 싸안고 소리없이 한참동안 온몸을 푸들푸들 떨더니 하늘을 향해 구슬프게 웨쳤다.

《어허, 어허.》

그러자 상두군소리와도 갈은 구슬픈 부르짖음이 벌사들속에서 일제히 날아올랐다. 주창범은 죽은 사람을 받들어올렸다.

옷은 갈기갈기 찢어지고 가슴언저리가 시퍼렇게 창상이 난 처참한 사람의 몸뚱이가 벌사들의 어깨우에 들리웠다.

벌사들은 천천히 움직였다. 그들의 허벅다리에서 좌르륵좌르륵 소리를 내며 물이 사품쳐 갈라져나갔다.

누군가 뛰여나가 타오르는 모닥불을 비벼끄고 불붙는 가지들을 강물에 뿌려던졌다. 치직치직 김이 솟아오르면서 불이 죽는 소리가 들리고 시꺼멓게 떠오른 숯덩이들이 둥둥 떠내려갔다.

강안에 모여선 사람들은 물역으로 걸어나오는 벌사들의 컴컴하게 죽어든 얼굴들을 주시하고있었다. 허청거리는 벌사들의 어깨우에서 죽은 사람의 머리가 건둥거리고 발밑에서는 저버덕저버덕 자갈들이 밟혀 밀려났다. 그 단조롭고 음울하며 고르롭지 않은 자갈 흩어지는 소리에 사람들은 넋을 잃고 서있었다.

권용산은 강바닥으로 뛰여내려갔다. 머리에서 모자를 벗어쥐고 말없이 벌사들속에 들어가 죽은 사람의 등어리에 어깨를 들이밀었다.

《이게 권용산이 아닌가?》

주창범은 손을 뻗쳐 권용산의 한쪽어깨를 꽉 움켜잡았다.

권용산은 죽은 사람의 허리를 그냥 받든채 머리를 돌려 주창범을 보았다.

《형님!》

《고맙네, 이사람!》

주창범의 얼굴에서 눈물이 쭉 흘러내려 부루루한 수염끝에 맺히였다.

권용산은 앞이 보이지 않았다. 그는 다리를 허둥거리며 벌사들과 함께 발을 맞추어 걸었다.

《여보, 여보!》

구슬픈 호곡소리가 죽은 사람의 뒤에서 솟아올랐다. 벌사들은 펀펀히 밟혀진 자갈우에 죽은 사람을 내려놓았다. 권용산은 하늘을 향해 반듯이 얼굴을 든 죽은 사람을 내려다보았다.

《우리 형제계의 둘째 좌상이네. 강원도 태생이야. 닷새전에 아낙네가 열병에 걸렸다는 소식이 왔네. 돈벌어가지구 한번 고향에 다녀오겠다고 하더니 이렇게 덜컥 가버렸네.》

주창범은 중얼중얼 외우더니 무릎을 굽히고 엎드려 죽은 사람의 허리에서 새끼오리를 풀었다. 앞을 감쌌던 헌마대짝이 밀려내리고 주먹만한 자루가 뚝 떨어졌다.

그는 주머니에 손을 넣어 물에 팅팅 부른 좁쌀을 한웅큼 쥐여냈다.

《량식쌀이로구나. 성준아, 너 굶어서 갔구나.》

그 소리에 벌사들은 드디여 통곡을 터뜨리며 흐느끼기 시작했다.

한치렬이가 량식주머니를 가로채가지고 강물에 던지려고 힘껏 팔을 쳐들었다.

《버리지 말아!》

주창범은 비호같이 뛰여일어나 그를 밀쳐버리고 주머니를 빼앗았다. 푸들푸들 떨리는 손에 량식주머니를 움켜쥔 그는 다시금 넋없이 한참 들여다보더니 비척거리며 걸어와 죽은 사람의 머리밑에 주머니를 베워주었다.

《죽어서나 배를 곯지 말라구, 이사람아.》

그 소리에 사람들의 통곡소리는 한결 높고 처절하게 울려났다.

권용산은 무슨 말로 이들을 위로하며 이 막막한 슬픔을 함께 나누어야 할지 알수가 없었다.

그는 묵묵히 죽은 사람을 들것에 옮겨눕히는 주창범의 손을 거들어주고 땀을 흘리며 무덤까지 날라갔으며 무덤속에 시체를 뉘였다. 봉분을 만들고 상석겸 흙으로 다져 만드는 묘전을 꾸리고 나무 한그루까지 떠다 그옆에 심었다. 그리고 주창범이 부어주는 막걸리 한사발을 마시고 슬픔에 목메여 눈물을 떨구었다. 주창범은 취하였다. 벌사들은 하나둘 비틀거리며 산아래로 내려갔다.

《형님, 내려갑시다.》

권용산은 주창범의 팔을 잡았다.

《안되네, 나는 못가. 죽은 사람을 두고 내려갈수는 없어, 밤을 새워주려네.》

주창범은 권용산의 손을 뿌리치고 묘전에 꿇어앉았다.

《성준이는 죽어도 슬퍼해줄 사람이 없네. 한식, 추석이 와두 제전에 막걸리 한잔 뿌려줄 사람이 없구 벌초를 해줄 사람도 없지, 내가 해주려네. 여기 누워있는 벌사들이 다 그런 사람들이라네.》

주창범은 손을 들어 촘촘히 산마루로 올라앉은 여라문개의 무덤을 가리켰다. 떼가 붉은 봉분의 흙을 채 감싸지 못한 햇무덤들이였다. 거기 누워있는 주검들은 모두 떼가 파괴되여 아까운 목숨을 물에 던진 벌사들이였다.

권용산은 일어나서 천천히 그 불쌍하고 고독한 무덤들을 돌아보았다. 그리고 다시 새빨간 새 무덤, 방금 권용산의 손으로 안아 뉘인, 죽기전엔 도저히 눈앞에서 지워지지 않을것 같은 그 새 무덤으로 돌아왔다.

무덤가에는 벌써 그늘이 지기 시작하였다. 이글이글 끓던 해가 서산마루에 기울어지고 골짜기는 선선한 바람을 맞아 나무잎들이 뒤번져졌다. 골짜기아래로 띠염띠염 늘어서서 내려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히뜩히뜩 보였다.

《형님, 그만 내려갑시다. 어찌겠소.》

권용산은 다시 권하였다.

《안갈려네. 사흘밤이야 밝혀주어야지, 제집 있고 제자식 있으면야 이렇게 서둘러 묻어버릴수가 있겠는가.》

주창범은 사발에 막걸리를 부었다. 그는 자기도 마시고 권용산에게도 주었다.

권용산은 주창범의 기울어지는 몸을 부축하며 손에서 사발을 빼앗았다.

《맑은 정신으루 동무해 드리겠소.》

《자네가? 자네가 이 밤을 나하구 샐텐가?》

《그래야지요. 형님을 두구야 어떻게 혼자 가오. 죽은 사람을 생각해서도 발이 떨어지지 않소.》

주창범은 권용산의 목을 끌어안았다. 그리고 정신없이 얼굴을 비비였다.

《자네 우리 형제계에 들어오지 않겠는가? 응? 의리있고 불쌍한 사람들이네, 이 험한 세상을 그래도 어떻게 살아가겠다구 온기를 찾아서 등을 붙이다나니 스물세형제가 모였네. 이제는 스물둘이 남았지, 자네 안들려나 응?》

《형님두, 나야 벌사가 아닌데 어떻게 드우. 게다가 나야 벌사촌에 살지두 않는 몸이구.》

《이사람, 그게 대순가. 이건 떼목타는 일이 아니구 형제를 구하는 노릇일세, 어쩔터인가 응? 응해주려는가?》

권용산은 어떻게 대답을 했으면 좋을지 몰랐다. 자기는 개인의 몸이 아니라 벌써 조직의 몸이다. 조직의 지시가 없이 이런 일을 함부로 결심할수 없다는 생각이 뇌리에 날아들었다.

《생각해보지요. 형님, 생각해보리다.》

《그러세.》

주창범은 구슬프게 대답하고 털썩 땅에 드러눕더니 하- 입을 벌리고 잠들기 시작하였다. 처음은 그저 형편만 보고 오라고 하셨기에 권용산은 주창범이와 긴 이야기를 할수가 없었다. 더우기 무슨 공작을 진행할 형편도 못되였다.

권용산은 새벽녘에 도천리로 돌아왔다. 권용산의 이야기를 듣고계시던 김정숙동지께서는 너무도 마음이 괴롭고 답답하여 손으로 가슴언저리를 쓸기까지 하시였다.

《세상에 억울한 일은 너무도 많아요. 가는곳마다 신음하는 인민들이고 짓밟힌 사람들입니다. 어떻게 하면 이 사람들을 구원할수가 있을가요?》

김정숙동지께서는 마치 권용산에게서 그 대답을 기다리기나 하듯이 간절히 바라보시였다.

권용산은 어떻게 할바를 몰랐다.

괴로와하는 그이의 심정을 위로해드리고싶기도 하고 벌사촌의 전망문제를 놓고 의논해보고싶기도 하였다.

《그럼 형제계에 들라는 권고에는 끝내 대답을 못하고 오셨어요?》

《예.》

《대답을 하고 오지요. 공작도 공작이거니와 그처럼 아파하는 그분의 마음을 그렇게 해서라도 좀 풀어드릴걸 그랬어요, 무덤에서 밤을 새우다니요.》

권용산은 가슴이 찌르르 울리였다. 참으로 거절하기 어려운 그런 일을 거절하고 돌아온것이였다. 그리하여 그이의 말씀을 듣는 이 순간에는 눈굽이 뜨거워 고개를 숙이지 않을수 없었다.

《이제 산판에 올라가 급한 일을 처리하시고는 곧 넘어가면 형제계에 드십시오. 어떻게든 그들을 도와주고 그들의 슬픔을 가셔주자요.》

《예.》

권용산은 감격에 넘친 뜨거운 목소리로 대답하였다.

《벌사촌공작을 진행하는데서도 형제계에 들어가는것이 좋습니다. 그들은 신파 벌사촌의 핵심로동자들이구 의리로 뭉친 사람들입니다. 이 형제계를 잘 이끌어 조국광복회조직으로 발족시켜보자요.》

《그럽시다. 그건 얼마든지 가능한 일입니다.》

권용산은 확신을 가지고 말하였다.

《그렇지요? 지하공작에서는 이런 합법적인 조직을 잘 리용하는것이 아주 중요합니다. 래일에라두 당장 벌사촌으로 가야 하겠지만 산판에 중요한 일이 생겼습니다. 지금 가와사끼란놈이 산판인부들의 움직임이 수상하다고 하면서 경찰들과 감독들을 통해 압력을 가할 형편이라고 합니다. 그렇기때문에 핵심청년들을 발동하여 투쟁을 보다 적극적인 형태로 벌려나가야 하겠습니다. 적들앞에서 절대로 수세에 빠져서는 안됩니다.》

이틀날 권용산은 김정숙동지에게서 구체적인 지시를 받아가지고 급히 산판으로 올라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