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장 2

 

제 6 장

2

 

해가 기울어져가는 강성태의 집 뜨락에서 권용산은 이영꼽새를 틀고있었다. 마당한쪽에 박아놓은 말뚝에다 굵은 새끼줄을 하나 띄우고 그것을 바지가랭이밑으로 타고나가면서 권용산은 벼짚을 척척 갈라쥐여서는 새끼줄에 대고 허리를 꺾어 꼽새를 엮었다.

살구나무 얼크러진 뒤울안 키높은 수수바자그늘이 굴뚝담모퉁이를 기여넘어 앞마당을 절반이나 가리웠다.

한낮동안 재글재글 달아오르던 대지우로 갑자기 서늘한 기운을 풍기며 바람이 불었다. 그 바람은 때때로 울바자 수수깡이파리를 풀피리처럼 흔들어 소리를 울리였다. 울바자꼭대기에는 참새들이 줄을 치고 앉아서 재재거리며 사위여가는 볕을 쪼이고있었다.

권용산은 가끔 꼽새를 틀다 말고 고개를 들어 참새들을 유심히 쳐다보군하였다. 울바자의 어느 한끝에서 참새들이 날아나거나 울음소리가 멎으면 그는 긴장한 눈으로 재빨리 주위를 두리번거리고 참새를 놀래운것이 무엇인가를 알아보았다.

권용산은 이영꼽새를 틀고있지만 실은 망을 보고있는것이였다. 지금 방에서는 김정숙동지와 강성태사이에 심중한 문제가 의논이 되고있었다.

권용산은 강성태와 함께 마을로 내려오면서 김정숙동지의 신변문제에 대하여 숱한 생각들을 하였다.

적들이 김정숙동지에 대해 주목을 돌리기 시작한것은 비단 어제오늘에 있었던것이 아니다.

얼마전 가와사끼는 도천리구장, 십가장들을 불러올려 긴급한 사업들을 포치하고나서 마을에 자신의 승인이 없이는 누구도 거주하지 못한다고 하면서 구장누이가 왔다는 사실에 대해서 크게 신경을 썼다고 한다. 그는 로골적으로 강성태더러 당신이 무산서 왔다는 사촌누이를 전적으로 믿을수 있는가, 오랜 기간 서로 래왕이 없었는데 누이의 사상을 구장이 담보할수 있는가? 하고 꼬치꼬치 따지였다.

보매 그는 김정숙동지의 출현에 대해 상당한 의심을 품고있는 모양이였다. 사람의 사상이 변하는것은 부자간에도 친동기간에도 알지 못하는 수가 있으며 사상이 다르기만 하면 육친사이에도 상쟁이 일어난다. 가와사끼는 강성태를 똑똑히 념두에 두면서 말하였다. 가와사끼는 자신이 며칠에 한번씩 도천리에 나와 형편을 직접 료해하고 촌민들의 사상동향을 알아보겠노라고 하면서 강성태를 은근히 위협하였다.

권용산은 그때 강성태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며칠동안 커다란 불안과 근심에 눌리운 무거운 생각을 털어버릴수 없었다. 가와사끼의 잡도리를 보면 사태가 매우 험악하게 번질것 같았으며 그놈들이 살판치고 돌아가는 형편에서는 지하정치공작을 한다거나 조직을 결성하고 투쟁을 벌려나가는것과 같은 광범하고 집단적인 대중활동은 도저히 불가능할것 같이 생각되였다.

더우기 안심할수 없는것은 김정숙동지의 신변에 대한 문제였다. 적이 주목하고있으며 적의 력량이 집중적으로 포치된 도천리에서 과연 그이의 활동이 어느만큼 가능하며 안전을 바랄수 있겠는가?

두사람은 이 문제때문에 장시간의 의논을 하였다.

그러나 그저 마음뿐이지 이렇다할 방도는 찾아내지 못했다. 결국 그것은 심중하고도 중대한 일이며 그렇기때문에 자기들의 힘으로 어떻게 할 도리가 없었다.

그러나 그들은 서로 마음속에만 품고있으면서 나누지 못한 생각들이 있었는데 그것은 김정숙동지께서 도천리에서 자리를 피해 유축에서 지도를 주시면 어떻겠는가 그리고 그이의 기본활동지점을 요방자나 탕성리나 경호리같은, 아직 적의 주목이 크게 미치지 않는 안전지대에 선정할수는 없겠는가 하는것이였다.

무엇보다도 장군님께서 특별히 신임하시고 파견하신 공작원동지의 신변안전이 첫째라는 꼭같은 간절하고도 절박한 소원을 품기는 하였으나 피차간 누구도 그것을 선뜻 발설하게는 되지 않았으며 마음속으로만 그저 애타하였다.

가와사끼는 정보활동으로 일생을 살아온놈이라는 이야기들이 있었다. 권용산이가 보기에도 가와사끼는 실로 음흉하고 집요한 놈이였다.

가와사끼는 보통 수수한 밤색 고르뎅양복에다 행상인들의 풍덩이와 비슷한 모자를 쓰고 종다리에는 팽팽히 각반을 둘러감은데다 보통 인부들의 배급물자로 공급되는 눅거리 토색지하족을 신고 나타났다.

가와사끼는 내내 그런 차림을 하고 읍내와 주변 일대를 돌아다니면서 주민들과 행인들의 사상동태를 직접 료해하고 수비대, 경찰서, 헌병대, 주둔《토벌대》, 자위대의 근무상황과 비상동원상태를 렴탐하고있었다. 가와사끼는 바로 그 차림새로 며칠전에는 도천리 안삼계골을 감쪽같이 다녀갔으며 주민들의 비상동원상태가 돼있지 않다고 하여 구장, 십가장들을 불러올린적이 있었다.

그러고보면 공작원동지가 지금의 자유로운 상태를 언제까지 유지하겠는지 믿기는 실로 어려운 일이라고 권용산이와 강성태는 생각하였다.

그러나 그 일이 있은 뒤 김정숙동지께서는 대담하게 산판에 올라오시여 위험을 무릅쓰시고 공작을 벌리시였으며 적의 기세를 누르고 조직을 내올수 있는 토대들을 순식간에 닦으시였다.

그리하여 권용산은 김정숙동지께서 도천리에 계시지 않았더라면 어쩔번했는가, 산판은 여전히 캄캄한 암혹의 세상에서 헤매지 않을수 없을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였다.

이번에 마을에서 벌어진 사건만 보더라도 그이께서 가까이 계시지 않았더라면 큰 사변이 터질번하였으며 그이께서 조금 유축에라도 자리를 잡으시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더욱 절박하였다.

그랬건만 적들이 김정숙동지를 알아보려고 무산에 경찰을 파견하기까지 하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 지금에는 다른 어떤 일보다 그이의 신변에 대한 문제로 온통 머리를 쓰게 되였다.

그래서 권용산은 이 일을 두고 줄곧 생각하다가 공작원동지를 멀리 보내드릴수는 없고 뒤산에다 비밀초막을 하나 짓고 거기 머무르게 해야 하겠다는 결심을 가지였다.

그렇게 되면 공작원동지는 안전한 상태에서 조직을 지도할수 있을것이 아닌가··· 이것은 권용산의 생각이자 강성태의 생각이기도 하였다. 바로 강성태는 이 문제를 가지고 김정숙동지와 이야기를 나누고있는것이다.

해빛은 뜰안을 지나갔다. 권용산은 선기를 품은 바람에 가벼운 오한을 느끼면서 방안에서 진행되고있을 토의에 정신을 집중하군하였다.

김정숙동지께서는 한동안 깊은 생각에 잠겨 말씀이 없으시였다.

적들이 무엇인가 눈치를 채고 자신의 뒤를 캐고있으며 현지에 경찰을 파견하기까지 하였다면 앞으로 어떤 일이 발생할지 모른다. 우려했던 일들이 드디여 벌어지기 시작한것이였다.

혹시 그쪽 지하조직에서 자칫 실수로 적들에게 사소한것이라도 내보이게 된다면 그때는 복잡한 사태가 벌어질것이다.

어떻게 하면 좋을가?···

김정숙동지께서는 이것이 단순히 자신의 신변에 관한 문제만이 아니고 조직의 운명과 관련된 큰 문제였으므로 심중하게 대하지 않을수 없으시였다.

그이께서는 자신이 협착한 도천리의 한 구역에서 가와사끼라는 한자가 아니라 관동군사령부의 수뇌층인물들과 대치되여있다는 사실을 명백히 간파하시였다.

적들은 모든 수단과 방법을 다하여 구장누이의 신분을 밝히려고 발광할것이다. 어느 모퉁이에서 어떻게 단서가 걸려들지 예상할수 없는것이였다.

극히 사소한것이라고 하더라도 그것이 확실한 자료이기만 하면 놈들은 즉시 손을 뻗쳐 체포하고 비밀을 빼내려고 마을사람들을 다그어댈것이다.

이렇게만 되면 장군님께서 주신 과업은 실천할수 없게 되며 장백현일대와 국내신파지구를 혁명화하고 장차 국내혁명을 줄기차게 밀고나가시려는 그이의 구상을 받들지 못하게 되는것이다. 김정숙동지께서는 이것이 안타까우시였다. 희생으로써도 보상할수 없는 그 일, 장군님께서 주신 과업을 실천하기전에는 설사 죽음이 닥쳐온다 해도 죽을수 없으며 죽어서는 안되는 그러한 일이기에 김정숙동지께서는 안타까우시였다.

김정숙동지께서는 방문 아래턱 창호지를 도려내고 붙인 조그마한 유리쪼각을 통해 잠시동안 꼽새를 엮고있는 권용산을 내다보시였다. 마치 어둠에 쫓기듯이 권용산은 급급히 일손을 다그치면서 어둑해지는 골목길을 샅샅이 살피고있었다.

김정숙동지께서는 이상하게 찌르르 가슴을 울리며 아픔이 죄여드는것을 금할수 없으시였다. 이미 고개를 돌리시였으나 권용산의 허둥대는 손길이며 어떤 기대를 가지고 줄곧 창문을 쳐다보던 그 얼굴이 그냥 눈앞에서 사라지지 않으시였다.

강성태는 김정숙동지께서 부락에 계셔서는 안된다고 그냥 한모양으로 고집을 세우고있었다.

산속의 비밀초막에 자리를 옮기시든지 요방자나 천상수쪽에 조금 드티여 앉으셔도 형편은 좀 나아질수 있다고 자꾸만 의견을 제기하였다.

《지회장동지, 한창 싱싱하게 자라오르는 혁명을 두고 제가 가기는 어디로 간단말입니까. 사람들이 이제 겨우 눈을 뜨고 혁명에 나서기 시작하였는데···

어쨌든 여기서 혁명을 보위하고 투쟁을 더욱 활발하게 벌려나가야 합니다.》

《그 뜻이야 우리가 왜 모르겠습니까? 그러나 공작원동지의 신변에 무슨 일이 생기기만 하면 그때는 투쟁의 전도에 대해서는 벌써 생각할수 없게 됩니다.

이것만이라도 리해해주어야 하지 않습니까?》

《거기에 대해서는 너무 생각 마십시오. 제가 몸을 피한다고 달라질 일이 아닙니다. 적들이 나의 정체를 알게 되면 알게 될수록 저는 피해갈수 없으며 맞받아나가 놈들과 대결하지 않으면 안될 처지입니다. 제가 설사 몸을 피한다 해도 적들이 이곳 혁명조직을 들추어내고 인민들을 탄압하여 혁명을 주저앉게 만든다면 저는 결코 살아있는 몸으로 될수 없습니다.

그걸 아십시오. 저는 장군님의 명령을 관철하기전에는 한걸음도 물러설수 없습니다.

무산혁명조직을 믿고 일해나갑시다.》

그이의 말씀이 하도 절절하고 단호하시여 강성태는 그이상 고집할수가 없었다.

김정숙동지께서는 말씀을 계속하시였다.

《전반적인 형편을 보면 지금 일이 비교적 잘되여간다고 볼수가 있습니다. 산판에서는 〈반일청년동맹〉을 비롯한 조직들을 결성할 준비가 활발히 벌어지고있습니다. 모두 기세들이 여간만 아닙니다. 도천리에서도 일이 잘돼나가고있습니다.

적들의 토성공사는 말이 아니고 야학방에서는 군중계몽이 활발히 벌어지고있으며 머지 않아 부녀회같은 조직도 내올수 있는 기초가 닦아지고있습니다. 이제 중요한것은 이미 거둔 성과들을 공고히 하면서 국내신파지구와 장백현 하강구의 전반지역에 투쟁을 넓혀나가는것입니다. 여기서 지회장동지가 해주셔야 할 임무가 큽니다. 지회장동지는 래일쯤 일을 만들어가지고 신파에 건너가 그곳 실정을 료해해오십시오.》

강성태는 못내 섭섭한 기색을 내비치며 입을 꾹 다물고있었다.

그는 권용산이와 다시 의논하고 결심할 심중한 문제라고 생각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는 좀 허둥거리며 신발을 찾아신고 권용산에게로 오더니 한숨을 쉬였다.

《어떻게 되셨소?》

강성태는 침울한 기색으로 그를 바라보다가 도리머리를 지었다.

《아니 응하지 않으셨단말씀이요?》

《응하지 않으실뿐만아니라 도천리 일은 자신에게 맡기고 우리는 다른 일을 하라고 하시오.》

《그건 또 무슨 말씀이요?》

《나는···》

강성태는 문득 바람을 들이키더니 말을 삼켜버렸다. 잠시후에 그는 입을 열어 가까스로 말을 이었다.

《나는 당분간 신파로 건너가게 되였소. 곧 국내공작에 착수할수 있도록 신파실정을 알아오라고 하오.》

권용산의 얼굴은 긴장으로 굳어졌다.

《몸을 피하실 생각은 않고 사업을 더 확대하겠다고 한단말씀이요?》

《그러니까 이제 들어가서 청을 들여보오.》

권용산은 서둘러 방안으로 들어갔다. 그는 김정숙동지와 강성태사이에 어떤 이야기가 있었던 그것에는 관계없이 자기 생각을 가지고 벌어진 사태를 몇번씩이나 거듭하여 말씀드렸다.

김정숙동지께서는 난처한 표정을 지으시고 오래동안 권용산과 강성태를 바라보시였다.

《동지들이 자꾸 이렇게만 말씀하시면 저는 딱하기만 합니다.

우리는 어떤 사람들입니까. 조선혁명가들이며 김일성장군님의 전사들입니다. 우리는 무엇을 귀중히 여기며 무엇을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까?

장군님께서는 저를 이곳 공작지로 보내시면서 우리 조선혁명이 어떤 피의 로정을 거쳐 오늘에 이르렀는가를 말씀해주셨습니다. 숙영지에서, 행군길에서, 우등불두리에서 사흘밤 사흘낮을 이어 말씀해주셨어요.》

그이께서는 깊은 상념이 어린 눈길로 권용산과 강성태를 번갈아보시면서 조용히 말씀을 계속하시였다.

《장군님께서는 우리 나라 독립운동의 피어린 력사와 실패의 쓰라린 교훈도 말씀하시고 민족사의 눈물겨운 교훈을 헤치시며 혁명의 기발을 추겨든 그 시절로부터 수천수만리 싸움의 길을 헤쳐오시며 겪으신 가지가지 가슴아픈 사연들도 말씀해주셨어요. 장군님께서는 어쩌다 조용한 순간이 차례져 지난날을 더듬게 되면 일제에게 빼앗긴 나라를 찾으려고 밤잠을 잊어가시며 싸우시다 병환이 드시여 일찍 돌아가신 아버님 생각도 떠오르고 그렇게 돌아가신 어머님이며 희생된 삼촌과 동생생각도 간절해지신다고 하셨어요. 그리고 때없이 혁명의 길에서 잃어버린 아까운 동지들의 생각도 떠오르군하는데 그러면 밥맛도 모르겠고 그냥 며칠이고 잠조차 이룰수 없다고 하셨어요. 우리가 잃어버린 그 모든것, 우리가 빼앗긴 그 모든것을 일제를 타도하고 조국을 광복하는 그날에야 찾을수 있을가? 이렇게 호소하시더니 아니지, 조국을 해방하고 인민의 나라를 세운 다음에도 오래오래 이 쓰리고 아픈 상처만은 가셔지지 않을거요. 그래, 잊어버리지 못하지!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동지들, 생각해보세요.》

김정숙동지께서는 점점 목이 갈리여 젖은 목소리로 말씀하시였다.

《장군님께서는 인간이 겪을수 있는 온갖 고통, 인간이 당할수 있는 온갖 슬픔을 당하셨어요. 무엇때문입니까? 일제에게 빼앗긴 나라를 광복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참으로 조국과 혁명, 이것이 아니라면 장군님께서 이처럼 모질고도 쓰라린 온갖 비애와 상실의 고통을 겪으실수야 있었겠습니까?

조선혁명은 바로 이렇게 마련되였어요. 장군님께서는 지금 백두산밀영에 나와 계십니다. 조국진군을 앞두고 백두산에 나와 계신단말입니다. 얼마나 눈물겨운 력사의 시각이 눈앞에 왔습니까? 신파지구에 국내혁명의 튼튼한 기지를 꾸리고 랑림산줄기를 타고나가면서 항일무장투쟁을 비롯한 전반적조선혁명을 일대 앙양에로 이끄시기 위한 원대한 구상을 품으시고계시는데 여기서 시간을 끌어서야 되겠습니까? 그럴수는 없습니다. 어떤 일이 있어도 빨리 도천리공작을 다그치고 급히 신파로 넘어가야 합니다.

그런데 도대체 어떤놈이 장군님의 조국진군길을 막아나설수 있단말입니까? 가와사끼? 그게 도대체 어떤자입니까? 안됩니다. 절대로 안됩니다. 장군님의 조국진군길에 조약돌 하나 걸채이게 해드려도 안됩니다. 우리 혁명가들이 있어가지고 이럴수 없습니다. 안그렇습니까. 동지들!》

권용산은 깊이 숙이고있던 머리를 번쩍 들었다. 어느덧 그의 얼굴에서는 눈물이 줄지어 내리고있었다. 강성태의 눈에도 온통 눈물이 얼룩져있었다. 김정숙동지께서도 소리없이 눈물을 씻으시였다.

《동지들, 저는 이 순간에 꼭 한가지 할 말이 있어요.》

김정숙동지께서는 목메인 음성으로 간절히 말씀하시였다.

《앞으로 혁명사업을 해나가는 과정에는 허다한 난관에 부닥칠수 있으며 사람의 의지로는 헤치기 어려운 그러한 역경에 처할수도 있습니다. 이런 때마다 우리 장군님을 생각하자요. 장군님께서 이끌고오신 조선혁명을 생각합시다. 그러면 힘이 생길것이며 용기가 백배할것입니다. 저는 동지들에게 이 한가지를 부탁하고싶습니다. 우리는 이 하나의 신념을 심장에 간직하고 일생을 장군님의 전사로 살아가자요!》

《공작원동지!》

강성태와 권용산은 와락 다가들어 김정숙동지의 두손을 꽉 부여잡고 다시금 어깨를 세차게 떨었다. 그들은 혁명가로서 인간으로서 반드시 알지 않으면 안될 생활의 넋을 깨우치였으며 격동적인 리념으로 충만된 위대한 새세계를 받아안았다.

이튿날 강성태는 신파로 들어가고 권용산은 채벌장으로 올라갔다. 그리고 김정숙동지께서는 장군님께 보내시는 첫 보고를 쓰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