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5 장 3

 

제 5 장

3

 

허담이 집무실에 들어섰을 때 김정일동지께서는 세멘트를 실은 제1진의 첫 화차가 남포역에 무사히 도착하였다는 보고를 방금 받으시고난 뒤였다.

순천에서 남포에 이르는 수십개의 모든 역들은 지금 초긴장상태에 들어가있었다. 세멘트를 실은 화차가 떠난 그 순간부터 모든 역들에서는 일체 다른 렬차의 운행을 정지시켰다. 한 시간간격으로 꼬리를 물고 잇달아지는 특별화물렬차는 거침없이 도중역을 통과하였다.

이와 때를 같이하여 륙로로는 세멘트를 만재한 100여대의 대형화물차들이 먼지를 뽀얗게 말아올리며 기관차와 경쟁을 하듯 남포항을 향해 질풍같이 내달리고있었다.

《무슨 일입니까?》

그이께서는 집무실에 들어와서도 평소와는 달리 어딘가 모르게 몹시 흥분한듯한 허담의 둥싯한 얼굴을 올려다보며 보시던 문건을 접어놓으시였다.

《〈대동강〉호가 끝내··· 잘못되였다고··· 합니다.》

허담은 마치 제가 저지른 잘못이기나 한것처럼 말끝을 흐리며 고개를 숙이였다. 그이께서는 아무 말씀없이 그를 한참이나 바라보시다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시였다. 방안엔 무거운 정적이 깃들었다.

《그외 배에선 다른 일이 없답니까?》

그이께서는 조용히 방안을 거닐며 나직이 물으시였다. 이미 예견하긴 했지만 가슴아픈 일이 끝내 빚어진것이였다.

《사람들은 모두 다른 배에 옮겨타고 중요한 기자재들은 다 건져냈다고 합니다. 그런데 남측사람들이···》

김정일동지께서는 걸음을 멈추시였다.

《그 사람들이 뭐랍니까?》

《〈대동강〉호가 조난당했다는 소식을 듣고 자기네는 이미 받은 셈치고 1만 2천t에 해당하는 세멘트는 보내지 않아도 되겠다고 통지해왔습니다.》

《뭐라구?!》

안온하던 그이의 눈에 푸른빛이 번쩍 일었다. 금시 뢰성이 터질듯 한 준엄한 기상이시였다. 방에 들어오면서 오늘따라 여느때없이 흥분하던 허담의 심정이 이제 비로서 똑똑히 헤아려지시였다.

《받은셈치고 안받겠다?!··· 참 어처구니없는 일입니다. 그들은 아직 우리를 모르고있습니다! 당초에 우리가 구호물자를 보내주자고 한것은 남조선당국자들을 상대로 주자고 한것이 아닙니다. 수재를 입고 한지에 나앉은 우리 겨레, 우리 형제들을 위해 주자고 한것인데 우리 배 한척이 조난당했다고 해서 겨레에게 보내는 우리 인민들의 동포애적감정을 좌절시켜보자고 못된 생각을 한단말입니까. 어림없습니다. 그래 허담동무, 적십자회에서는 뭐라고 대답을 주었습니까?》

《아직 대답을 주지 않았습니다. 모두들 속이 빤히 들여다보이는 남측의 잔꾀에 분격하고있습니다.》

《구호물자를 보내겠다는 첫날부터 같잖은 오그랑수를 쓰면서 온갖 비렬한짓을 다하더니 당장 구호물자가 넘어가는 이 마당에 와서까지 또 못된 생각을 하고있습니다. 남측에 통지하라고 이르시오. 우리는 약속된 전량을 이미 합의된 지점에 어김없이 가닿게 한다는것을 똑똑히 알리라고 하시오. 오늘새벽 순천에서 떠난 세멘트의 첫 화차가 이미 남포항에 도착하였습니다. 래일 저녁이면 제3진으로 보충되는 배가 남포항을 떠날것입니다.》

《친애하는 지도자동지, 알겠습니다. 그렇게 통지하도록 이르겠습니다.》

허담의 눈에서는 물기가 번쩍이였다. 처음 방에 들어설 때와는 달리 그의 얼굴에는 신심이 넘쳐있었다. 그가 밖으로 급히 나가려고 하자 그이께서 손을 들어 제지시키시였다.

《가만 오늘아침 판문점으로 나가는 자동차행렬은 몇시에 개성을 출발합니까?》

《지금쯤 떠났을겁니다. 조금 있으면 판문점에 나가 분계선을 넘어서게 됩니다.》

《그렇습니까. 그럼 적십자회중앙위원회에 갔다가 인차 돌아오시오. 우리 같이 분계선을 넘어가는 구호물자행렬을 봅시다.》

허담은 얼마후 곧 돌아왔다. 텔레비죤을 켰을 때는 구호물자를 실은 수백대의 《태백산》호 화물차들이 개성시민들의 열렬한 환송을 받으며 판문점을 향해 떠나가는 장면이 한창 방영되고있었다. 연도로 달려나온 수백수천의 군중들이 손에손에 꽃다발을 들고 공화국기를 날리며 영예로운 사명을 지니고 떠나가는 수송전사들을 뜨겁게 바래워주고있었다. 그러던 화면이 휘딱 뒤집어지면서 이번에는 《비무장지대 북경계선》이란 표말이 붙은 가시철조망안의 인적없는 도로로 구을러가는 자동차의 행렬이 나타났다. 길섶에는 키높이 자란 갈숲이 무겁게 설레이고 멀리로는 가끔 남측의 초소막같은 막사가 얼핏얼핏 비쳐들었다. 군중들의 환호에 손을 흔들어주며 노상 싱글벙글하던 운전사들도 비무장지대안의 살벌한 풍경에 모두들 심각한 표정으로 주위를 두릿거리며 차를 몰아가고있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전번날 텔레비죤을 보시다가 우연하게도 구호물자를 싣고가는 무산광산의 한남준청년을 본 기억이 나서 혹시나 하고 눈여겨보시였으나 이번에는 그의 모습이 어디서도 나타나지 않았다. 하긴 그 많은 운전사들을 일일이 다 비치지는 못할것이였다. 하지만 저 자동차행렬에는 틀림없이 그가 끼여가고있을것이였다.

화면은 또다시 바뀌여 판문점 회의장구역을 비치고있었다. 비무장지대의 도로와는 달리 판문각 앞마당에는 사람들이 수백명이나 빼곡이 몰켜서 웅성거리였다. 근 40년간의 민족분렬력사에서 처음으로 되는 이 뜻깊은 사변을 취재하기 위하여 달려온 북과 남의 기자들과 외국기자들, 우리 나라에 와있는 여러 나라 대사관성원들과 외국대표단들 그리고 중국인민지원군 련락처성원들과 중립국감독위원회 성원들이 판문점 회의장구역을 오락가락하며 붐비고있는것이였다. 드디여 구호물자를 실은 선두차가 판문점 회의장구역안에 들어섰다. 때를 같이하여 낯익은 방송원의 얼굴이 비치면서 흥분에 젖은 목소리가 울려나오고있었다.

《전국의 시청자 여러분! 여기는 판문점입니다. 남녘동포들에게 보내는 우리 인민들의 혈육의 뜨거운 정이 대하처럼 굽이쳐흐르고 사람도 산천도 격동에 설레이고 흐느끼는 력사적인 이 시각, 여기 판문점에서는 이제 곧 구호물자를 실은 자동차행렬이 중앙분계선을 넘어 남으로 나가게 됩니다. 돌이켜보면 민족분렬의 력사를 안고 살아온 40년, 이 분단의 재난으로 하여 우리 인민들은 얼마나 많은 고통을 겪어야 했으며 한피줄을 이은 한계레, 한민족이면서도 슬픔이 있어도 도울길이 없었고 기쁨이 있어도 같이 나눌수 없는 가슴아픈 참극은 또 얼마나 당해야 했습니까. 산과 강을 가로질러 나라의 허리를 두 토막으로 동강낸 장장 6백여리의 군사분계선, 외세에 의하여 빚어진 이 국경아닌 〈경계선〉으로 하여 8개 군과 122개의 마을이 북과 남으로 갈라져야 했고 3개의 철길과 4개의 큰강, 220여개의 크고작은 도로들이 완전히 막혀버린 참담한 사태가 빚어져야 했습니다. 하지만 수수천년 오랜 나날 화목하게 함께 살아온 혈육의 정이야 그 무엇으로 막을수 있었겠습니까. 오늘 북녘동포들의 지성어린 동포애의 정이 담긴 구호물자가 해방후 40년만에 처음으로 남녘동포들에게 가닿게 되는 력사적인 이 시각 우리는 과연 무엇을 보고 무엇에 대하여 생각하게 되는것입니까.

어제는 남포항에서 세멘트를 실은 첫 배가 떠난데 뒤이어 오늘 또다시 해주와 흥남, 원산항에서 환호의 꽃물결 설레이는 겨레의 축원을 받으며 인천과 북평항을 향해 출항의 배고동소리가 높이 울렸으며 지금 여기서는 쌀 5만석, 천 50만m, 의약품지함 759개를 실어나를 370대의 화물자동차 첫 행렬이 중앙분계선앞에 도착하였습니다.》

수상기에는 짐을 만재한 수송행렬이 중앙분계선앞에 줄느런히 늘어선 모습이 비치고 구호물자를 인도하기 위해 판문점 남측지역으로 파견되는 우리측 적십자회중앙위원회 대표와 적십자관계일군들, 기자들 그리고 남측 적십자사대표와 그 관계자들, 기자들이 마중하는 장면도 방영되고있었다.

군사분계선표식물 제0097호지점이였다. 여기서 남측이 우리측 인원들의 신변안전과 자동차의 안전운행에 대하여 해당 당국이 보장하는 안전보장각서를 우리측에 넘겨주는 장면이 있은뒤 합의된 절차에 따라 수속을 끝내고 적십자기발과 적십자표식을 단 370대의 첫 자동차행렬이 남측의 안내를 받으며 판문점 군사분계선을 넘어서는 력사적인 광경이 펼쳐졌다. 그렇게도 엄엄하고 그렇게도 범접할수 없었던 군사분계선, 거기로 지금 우리의 화물자동차 《태백산》호가 다가가고있다. 화면을 가득 채울만치 자동차바퀴가 접근해오는가 하면 그와 반대로 아득한 원경이 비쳐지기도 한다.

《정말 력사적인 광경입니다.》 하고 허담이 텔레비죤수상기에서 시선을 떼지 못한채 말하였다.

《분단 40년이래 이런 일은 여직 있어보지 못했습니다.》

별로 특이한 일은 아니였는데도 허담의 감개어린 그 말에 김정일동지께서는 가슴이 저며드시였다. 그도 그럴것이 그이께서는 이날이 오기를 얼마나 가슴을 태우며 바라시였던가. 수해가 있은 그때로부터 어느덧 열흘, 스무날이 지나 한달이 되여오는 동안 어느 하루도 구호물자일로 마음쓰지 않은 날이 없었던 그이시였다. 그러던것이 오늘 정작 구호물자를 실은 자동차행렬이 남으로 넘어가게 되고 그 광경을 현지실황으로 목격하게 되니 참으로 생각이 깊어지고 마음이 숙연해지시였다.

그러나 김정일동지께서는 이따금씩 안경을 밀어올리는외에 별로 자세를 흐트리지 않고 줄곧 화면에만 주의를 집중하고 계시였다.

화면은 다시 전환돼서 중앙분계선이 나타났다. 반반한 석비레땅에 가느다란 선이 지나갔을뿐인데 높이 5㎝, 너비 10여㎝의 폭을 가진 세멘트다짐에 불과한것이다. 그뒤에 콩크리트다리가 나타났다. 어느 옛날에 구축한것인지 뿌옇게 퇴색한 다리는 길이 30여m밖에 안될것 같다. 그것이 사천교인데 저쪽에서는 그 다리를 두고 《돌아오지 못하는 다리》라고 부른다고 한다. 그럴만치 겹겹이 차단되고 경계가 삼엄한곳이다.

드디여 선두차의 바퀴가 아무런 주저없이 중앙분계선을 넘어섰다. 수십년간 지척이면서도 오도가도 못한, 무심한 바람과 날새만이 한가로이 날아가고 날아오던 그 경계의 선을 아무 꺼리낌없이 깔고 넘어갔다! 순간 숨을 죽이고 화면을 지켜보고계시던 김정일동지께서 《넘어갔소!》 하고 혼자말처럼 나직이 환성을 지르시였다. 그와 동시에 허담도 고개를 돌려 그이를 쳐다보았다.

《넘어갔소!》 하고 또다시 감회깊이 외우시는 그이의 눈굽에 물기가 번쩍 어리였다. 허담은 목이 메이는듯 한 충격을 느끼며 입술을 꽉 깨물었다. 가슴이 후더워지면서 눈앞이 뿌옇게 흐려졌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잠시동안 아무 말씀이 없다가 자리를 떠서 창가로 다가가시였다. 수상기는 대성동으로 뻗은 도로와 그 길을 따라 흐르고있는 자동차행렬을 보여주고있었다.

(분계선, 38도선!)

김정일동지께서는 마음속으로 이렇게 불러보시였다. 일단 불러놓고보니 별의별 생각이 다 떠오르시였다. 생각하면 너무나도 허무하고 너무나도 많은 사연과 곡절을 안고있는 선이였다.

창밖 저쯤으로 정원이 내려다보이시였다. 간밤에도 비가 퍼붓더니 아침녘부터 해가 나서 누렇게 익은 나무열매가 뚜렷이 보이시였다.

그이께서는 사색이 펼쳐지는대로 더듬어나가시였다. 인류문명이 지구라는 이 행성우에서 가로세로 금을 그어 지리학적개념으로 위도선과 경도선을 만들어냈지만 지구상에 사는 많은 사람들은 이것과는 관계없이 더구나 그것이 있다는것조차 모르고 살아가고있다. 그러나 이 땅에 나서자란 사람은 북위 38도선, 지금은 군사분계선이라고 부르는 이 선을 모르는 사람이 하나도 없고 또 그때문에 생겨난 재난으로 하여 고통을 당하지 않는 사람이 거의 없다. 방금 《태백산》호 자동차바퀴가 거침없이 깔고넘어간 그 선은 사실상 아무런 뜻도 아무런 의미도 없는것이다. 그런데 어찌하여 조선반도에 태여난 우리 민족은 인공적으로 그어진 이 선때문에 반세기가 되여오도록 큰 고통과 재난을 당해야 한단말인가.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신 그이께서는 결연히 몸을 돌려 허담을 향해 큰소리로 웨치시였다.

《허담동무! 방금 분계선을 넘어가는 우리 자동차를 보았지요. 돌이켜보면 참말 어처구니가 없고 지어 맹랑하기까지 합니다. 땅우에 금을 그어놓고 오도가도 못한다니 실로 언어도단이 아닙니까. 수천년동안 한피줄을 이은 우리 민족이 외세에 의해 인공적으로 이 모양이 되였다고 생각하면 분하기 짝이 없습니다. 이런 비극이 20세기후반기에 이른 오늘까지도 내 나라 내 땅에 존재하고있단말입니다.

여태 이 어처구니없는 원한의 선을 누구도 넘지 못했습니다. 슬픈 일이지만 이 선은 누구도 접근할수 없으며 아무도 넘을수 없는 신성불가침의 존재로 인정돼왔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애써 노력한 결과 우리 차들이 동포애의 정을 가득가득 싣고 오늘 거침없이 넘어갔습니다. 1984년 9월 29일, 바로 오늘, 나라가 두동강으로 갈라진지 서른아홉해만에 처음으로 군사분계선을 넘어갔단말입니다.》

전화종이 울렸다. 신호가 울리는 전화탁을 돌아보던 김정일동지께서는 급히 수화기를 집어들고 몸가짐을 바로하시였다. 수령님께서 걸어오신 전화인것이다.

수령님께서는 방금 군사분계선을 넘어간 구호물자를 실은 자동차행렬을 보았다고 하시면서 이번에 당에서 큰 일을 했다고 못내 기뻐하시였다.

《길이란 따로 있는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이렇게 자꾸 오가면 저절로 길이 열리기마련이요. 문제는 동포애가 있고 그것이 진심이면 되오.》

《우리도 지금 텔레비죤을 보고있던중입니다.》

《그렇소? 아마 온 나라 인민들이 기뻐할거요.》

그러신후에도 수령님께서는 몇마디 더 말씀을 하시고 전화를 끊으시였다.

김정일동지께서도 송수화기를 내려놓으시였다.

《수령님께서 매우 기뻐하십니다. 남조선동포들에게 보내는 구호물자를 실은 차가 분계선을 넘어서는것을 방금 보시였다고 합니다.》

말끝이 가늘게 떨리였다. 그이께서는 더 이상 말씀을 하지 않고 창문을 향해 다가서시였다.

그이께서는 수건으로 눈굽을 조용히 닦으며 생각에 잠기시였다. 이것은 하나의 크지 않은 사변이다. 동시에 이것은 하나의 기적이기도 하다. 전혀 불가능한것으로 보이였고 28차나 실패가 거듭된것이 이번에 이루어진것이다. 수령님께서 말씀하신것처럼 동포에 대한 사랑이 이러한 력사적사변을 만들어냈다.

오늘로서 분렬의 장벽에는 균렬이 생겼다! 이것은 우리 나라의 통일성업에 특기할만 한 가치가 있는것이다.

조국통일도 이렇게 눈에 띄지 않는 미세한것으로부터 시작해서 말그대로 문득 다가올수 있는것이다. 아! 실로 이것은 장쾌한 일이라 아니할수 없다.

이렇듯 끝없이 펼쳐지는 사색의 대화는 호호탕탕히 가슴속을 흐르고있었다. 그와 함께 그이의 시야에는 남포부두와 개성시에서 폭발하였던 군중들의 환호성과 설레이는 인파가 끝없이 펼쳐지고있었다.

최동무가 들어온것은 바로 이때였다. 정숙이 깃든 실내분위기에 압도된듯 잠시 주밋거리며 말을 떼지 못하였다.

《무슨 일입니까?》

김정일동지께서 창가에서 돌아서시였다. 허담이 얼른 텔레비죤수상기의 스위치를 꺼버렸다.

《저··· 최성덕선생의 안내를 맡았던 윤숙경동무가 오늘아침에 졸도하여 의식을 잃은채 병원에 실려갔다고 합니다.》

뜻밖의 일이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놀란 표정을 감추지 못하신채 그에게로 한걸음 다가가시였다.

《왜 병원에 실려갔답니까? 병이 다시 도진게 아닙니까?》

《아닙니다. 오늘아침 안창후동무의 집을 찾아왔다가 〈대동강〉호 좌초소식을 듣고 그자리에서 졸도하여 병원에 실려갔다고 합니다.》

(그렇구만. 그가 〈대동강〉호 좌초소식을 들었다면 이만저만 충격이 크지 않았을것이다. 더구나 그는 심장질환이 있는 환자가 아닌가.)

잠시후 그이께서는 허담을 향해 몸을 돌리시였다.

《허담동무, 동무는 이제 곧 병원으로 가보시오. 윤숙경동무의 병증세가 어떤지 구체적으로 알아보시오.》

《알았습니다.》

하고 허담은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