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 장 2

 

제 2 장

2

 

(이 엄청난것을 89년까지?!···)

지금까지 타산안토론에 상담역으로 되였고 오늘부터는 축전상무소조성원으로 된 정무원 위원회, 부의 일군들은 하나같이 암담한 표정인가 하면 마음속 동요에 반발하듯 어떻게든 해야 할것이라고 담차게 웨치기도 했다. 그러나 《해야 할것》이라는 씩씩한 말들도 허공중의 뜬소리처럼 들렸으니 누구도 확신성있는 방안을 내놓지 못했고 가능성을 찾아보겠다는 결의와 의지만을 표명했을따름이다. 개중에는 승용차나 비행기 같은것들을 사와야 하지 않는가 하는 소리도 있었으나 그 무슨 황당한 소리인가 하는 힐난의 눈총들과 《물자준비는 축전도 축전이지만 나라살림살이와 경제발전전체를 고려하여야》한다는 준선의 말에 거품처럼 잦아들고말았다.···

협의회가 끝나 정무원 위원회, 부의 일군들이 떠나가자 방안은 썰물뒤마냥 허전할 정도로 조용하였다.

《자, 이젠 여기와서 한대씩 피우며 이야기를 나눠봅시다.》

준선부장이 누구에게라 없이 말하며 앞상우에 《건설》담배 두통을 꺼내놓았다.

(밤새울 차비를 해왔구나.)

옷걸이판옆에 앉았던 림영찬은 정무원 위원회, 부의 일군들이 다 떠나가는 속에 자기만을 찍어 남게 한 준선부장의 내속을 헤아려보며 피봉을 떼지 않은 담배갑을 집어들었다. 방금전에 있은 토론에서 260여개의 건설대상을 눈앞이 캄캄할 정도라고 우는소리를 했던 그로서는 이만저만 속이 거북하지 않았다.

담배 한가치를 뽑아든 그는 누군가에게 먼저 권해야 하겠다고 생각했으나 맞춤한 대상을 찾을수 없었다. 준선은 협의회때부터 보던 문건철에 시선을 주고있었고 창혁은 뚝한 기색으로 사업수첩을 번지고있었으며 정철부부장은 옆에 앉은 김관과 무언가 열심히 말하고있었다. 협의회가 시작되기전에 얼핏 문안말을 나누기만 했던 진영은 빈의자 세개를 건너두고앉아 아예 그한테는 눈길조차 주지 않고있었다. 눈앞이 캄캄하다고 할 때 울상이 된 얼굴로 자기를 보던 진영이였다. 기쁜 일이란 조금도 있어보이지 않을 자리에 진영이와 함께 있게 된것이 여간만 궁색스럽지 않았다.

《먼저 이것부터 보십시오.》

준선은 담담한 웃음을 머금고 보던 문건을 상가운데로 밀어놓았다. 문건표제를 본 림영찬은 눈을 한껏 치떴다. 며칠전 건설위원회에서 기안하여 경애하는 김정일동지께 올린 평양시 중요대상건설계획이였다. 이 문건기안에는 림영찬이도 관계하였다.

(보류인가? 아니면 부결?!···)

문건표제에는 아무런 표식도 없었다.

모두가 이마를 맞대다싶이하고 문건을 볼 때 림영찬은 준선의 얼굴표정을 흘끔흘끔 살펴보았다. 자기의 의문에 대한 대답도 찾고싶었고 《눈앞이 캄캄하다.》고 한 말에 대한 그의 립장도 알고싶었다. 두팔을 책상에 얹고있는 준선의 한쪽손에는 모락모락 연기가 피여오르는 담배가 들려있었다. 누에처럼 말려든 담배재가 방금이라도 떨어질듯 했으나 준선은 문건에 열중한 사람들의 얼굴기색에만 눈을 주고있었다. 초조한 표정이였다. 림영찬은 소리없이 그앞에 재털이를 밀어놓으며 어느 정도의 안도감을 느꼈다.

(그도 나와 같은 심정이야, 암 그렇구말구.)

림영찬은 준선을 창광원건설때부터 알고있었다. 준선은 비상한 기억력과 해박한 건설지식, 자그마한 빈틈도 놓침없이 찾아보는 예리한 안목과 정확한 판단력으로 표가 난 일군이였다. 2년전부터 준비하기 시작한 도시건설형성안설계에 관여한 준선은 이번에 완성시킨 전반 도시건설계획에 대해서도 이미전부터 잘 알고있었을것이였다.

(그래 건설물계에 휑한 일군으로서 충분히 리해할것이다.)

그는 의자등받이에 편한 자세로 몸을 기댄채 종이장을 번져가는 사람들의 어두운 얼굴들을 가늠해보았다. (이젠 내 말이 옳다는걸 알테지.)

보지 않고도 뜬금으로 외울수 있는 건설대상과 그에 소요되는 로력과 자재, 단계별 시공날자가 떠올랐다. 지난해까지만도 97년까지로 계획했던것을 축전을 예견하여 5~6년 앞당긴셈인데 이제 또 2~3년 더 앞당긴다는것이 전혀 막연했다. 릉라경기장(당시)과 시안팎의 수많은 건설을 제외한 광복거리건설만 해도 창광거리의 4배가 넘었고 260여개의 축전건설대상중에서 110개 대상은 인민대학습당 맞잡이거나 그보다 훨씬 규모가 큰것도 있었다.

《구두쟁이 셋이 모이면 제갈량 보다 낫다고 하는데 의논을 좀 해봅시다.》

준선의 말에 모두가 자리를 정돈해앉았다.

준선은 타산안 품목과 수량을 발표할 때부터 심각한 얼굴들을 둘러보다가 계속했다.

《아까도 말했지만 축전을 89년에 하는 조건에서 축전건설대상들도 그전에 다 끝내야 한다는것은 자명한 리칩니다. 오늘 경애하는 김정일동지께서는 필요한 건설대상들을 89년봄까지 전부 끝마칠데 대하여 말씀을 주셨습니다. 이로부터 축전건설대상을 89년봄전으로 할수 있는 범위안에서 꼭 필요한 대상만을 하자는 의견들이 제기되였습니다. 이걸 토론해보자는것입니다.

축전의 주인이 사로청이니만치 동무들의 의견이 중요합니다.》

《그럼 일부대상을··· 제외한다는것입니까?》

준선의 눈길과 마주친 김관이 기죽은 소리로 반문하였다. 엉거주춤히 일어서는 그를 본 준선은 다급히 손짓하며 말했다.

《아니, 동무들로서는 필요성의 견지에서 론증해보오. 그 필요성이 성립되지 않을 때엔··· 빼야 하오.》

준선의 말소리는 날카롭게 들렸다. 꽉 다문 그의 입모서리에는 깊은 주름이 새겨져있었다.

림영찬은 가슴이 확 열리는 가운데 혀끝에까지 나오는 《천막과 교실》소리를 참느라 주먹을 움켜쥐였다. 묵묵히 눈길을 내리깔고있는 청년일군들앞에서 자기가 먼저 이러쿵저러쿵 할수 없다고 생각한것이였다. 그런데 모를 일은 그전번 타산안 발표때 자기가 제기한 《숙소 2안》- 천막과 교실을 리용할데 대한 안이 빠진것이였다. 누가 빼게 했을가. 주위를 더듬던 그는 창혁이를 지목하였다. 지난해말 축전건설대상토론때 숙소건설부터 제기해오던 창혁이였다.

그는 진영이의 불안스러운 눈길이 준선으로부터 창혁에게 멎었다가 네모진 턱을 쓸어만지는 지정철에게 가닿는것을 보며 은근한 기대로 가슴을 죄였다. 축전때 천막과 교실을 숙소로 쓰는것을 례사로운 일로 말하던 진영이니만치 이런 환경에서 가만 있을수 없다고 믿었다.

림영찬이가 이런 기대를 가지고 안절부절하고있을 때 진영이도 《숙소 2안》을 두고 깊은 생각을 달렸다. 하루밤, 하루낮동안에 번민과 감격의 두 산마루에서 가슴을 태우고 피를 끓인 그였다. 그는 몇번이고 일어서려고 했으나 망설였다.

(옳은가, 그른가.)

감격과 흥분은 여전했으나 이번《사건》을 통해 자기자신에 대해 환멸을 느낀 그로서는 여러모로 생각을 저울질하지 않을수 없었다.《숙소 2안》을 가차없이 부정해버리던 조창혁의 말도 생각하게 되였고 축전으로 하여 걸머지게 될 나라의 부담도 생각하였다.

그의 눈앞으로는 설계형성사판에서 본 260여개의 건축물들의 화려한 파노라마가 펼쳐지는가 하면 지난해 외국청년들앞에서 숙소는 모두 1류급호텔맞잡이로 준비될것이라고 한 자기의 기고만장한 모습도 떠올랐다.

(어느것을 빼야 하는가?)

그의 뇌리에는 《··· 빼야 하오.》라는 준선의 마지막말만이 북치듯 울렸다.

극장과 회관들은 안될것이고··· 백여개 넘는 나라들에서 저마끔 예술공연무대도 펼치고 각종 정치행사와 집회를 하게 되는데···

경기관들과 경기장? 그 역시 백여개넘는 나라 단체들에서 체육축전을 벌리게 되니만큼 모자라면 모자랐지 뺄수 있는것은 하나도 없다.

결국 숙소밖에 없는것이다. 숙소를 빼게 되면 건설대상은 3분의 2로 줄어들것이 아닌가.

《진영부위원장동무!》

진영은 자기를 부르는 소리를 들었다기보다 감각으로 느끼며 일어섰다. 준선부장이 웃음어린 눈길로 말했다.

《이 문제에서는 먼저 동무의 말부터 들어야 할것 같소. 우리야 축전으로 말하면 소학교 학생이고 동무야 박사원생인셈인데··· 축전에 필요한 건물목록작성때에도 동무가 기본이였지요.》

《네.》

진영은 잔등에 식은땀이 내배는 속에서도 용기를 내여 입을 열었다.

《지금까지의 축전건설대상을 89년안으로 할수 없다면··· 뺄것은 있습니다.》

이렇게 허두를 뗀 진영은 력대의 축전들의 실례를 들며 교실들을 리용하면 좋겠다는 말을 하였다.

《저희 타산안그루빠동무들도 만약경우를 예상하여 시내 교실들을 알아보고··· 할수 있다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진영은 위원회안에서 그 누구와의 합의없이 제기한다는것으로 마음이 켕겼으나 어쩔수 없었다. 창혁을 보니 자기 말은 전혀 듣지 못한듯 타산안목록만을 뒤적이고있었다. 림영찬의 얼굴이 환해지는것을 보자 속이 더욱 께름직해졌다. 다들 연구하겠다는 자리에서 《눈앞이 캄캄》하다고 한 그를 위해 편역을 들어준듯 한 기분이 앞섰던것이다.

준선은 진영이가 자리에 앉은 뒤에도 한동안 물끄러미 보다가 물었다.

《더 뺄것은 없소?》

《네.》

《보충해 넣을것도?》

《네.》

《동문 언젠가 축전건설대상에 한두개 더 포함시켰으면 좋겠다고 했던것 같은데.》

《그건··· 괜한것입니다.》

진영은 올해초 축전건설대상을 락착지었을 때 축전국제상설위원회건물을 예견하지 못했음을 알았다. 그러나 불과 백여명안팎으로 구성되는 상설위원회이니만치 어느 한 기관건물이든가 살림집 몇층을 리용하면 될것이라고 생각하여 더 까밝히지 않았었다.

《숙소를 빼선 안될것 같습니다.》

지정철이 웅글진 소리로 입을 열었다.

《지난 기간 축전들에서 교실들을 리용한 전례가 많다고 하지만 우리가 그렇게 한다면 그 어떤 아시아적후진성으로 걸고들 작자들도 있을것입니다.》

《그렇습니다.》

김관이 결기어린 소리로 받으며 청을 돋구었다.

《축전에 오게 될 청년들 절반은 우리에 대해 전혀 모르거나 외곡된 선전에 눈이 먼 사람들입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그들한테는 말보다도 우리한테 와서 짐을 풀 때부터 깜짝 놀라게 해야 할것 아닙니까.》

《제가 좀 의견을 제기하겠습니다.》

창혁의 나직한 목소리가 긴 《연설》을 할듯싶은 김관을 제기시켰다. 창혁은 준선을 곧바로 보며 침착하면서도 단호한 태도로 말했다.

《저도··· 진영동무의 의견처럼 숙소를 빼자는 생각입니다. 사실 지난 기간 교실을 리용하자는 문제가 상정되였지만··· 주제넘은 욕심으로 반대했댔습니다. 나라사정을 생각하지 못한것이였습니다.》

창혁의 말에 준선의 얼굴이 눈에 띄게 흐려졌다.

《이 문제는 좀더 생각해봅시다.》

···밖으로 나선 림영찬은 억지다싶이 진영이를 자기 차에 태우고 집으로 갔다. 향옥이가 그를 도맡았다. 쎄트집개를 총총히 물려 머리가 한광주리가 된 향옥은 진영을 전실의자에 끌어다앉히고 처음부터 응석조로 나왔다.

《오빤 내 부탁 잊었겠지.》

옷을 갈아입으려 아래방으로 들어갔던 림영찬은 향옥이가 하는 말에 대뜸 이마살이 찌프려졌다.

(저게 언제면 철이 들겠는지···)

반쯤 열려진 문으로 들리는 말이 속삭임으로 변했다.

《···오빠, 오빠야 아는 선생님들 많지 않어. 좀 힘써줘요.》

《그 동무도 그걸 바라니?》

《물으나마나지요. 그 동문 군대에 있으면서 외국어공부를 잊지 않았거던요. 오빠도 봤지요. 어지간한 회화는 뚜루룩이예요. 그 동문 정말 인물로나 모든것을 봐서 오빠처럼 대외사업에 적임일거예요. 나도 남자였다면 그 길을 밟는건데.》

《허허. 향옥아, 대외사업이란 늬들 생각처럼 멋진것만 아니야. 역스러운것도 자주 봐야 되고.》

《오빤 내 부탁 싫어 그러지요.》

늦은저녁상을 놓고 류진영과 림영찬이 마주앉았을 때 진영은 가방에서 술병 한개를 꺼내놓았다. 림영찬은 상표를 보고 수십년 묵였다는 외국제 포도주임을 알아보았다.

림영찬은 상표를 보고 수십년 묵였다는 외국제포도주임을 알아보았다.

《이런걸 가지고다닐 여유가 있나.》

림영찬은 내심으로 반갑기도 하고 한편 술병을 들고다니는것이 그한테 어울리지 않는것 같아 지나가는 소리처럼 말했다.

《부다뻬슈뜨에서 아는 동무가 준것입니다.》

《그래 그곳 형편은 어떻던가. 재작년에 그쪽을 돌며 보느라니 사람들 노는 꼴이 말이 아니던데.》

《그때와 같지요. 그런데 아버님.》

진영의 말투가 례없이 심각했다.

(흠, 그럴테지.)

림영찬은 문지방에 서있는 향옥이를 손짓하여 내보내고 방문을 꼭 닫았다. 다른 때라면 진영은 향옥이를 도로 불렀겠으나 지금은 잠자코 있었다.

《임잔 나한테 무슨 할말이 있는게지?》

《네.》

진영은 스스럼없이 대답하고 림영찬의 얼굴을 곧바로 보았다.

《아버님, 오늘 난 거북했습니다.》

《음- 거 내가 말한 건설대상문제때문인가.》

《그렇습니다.》

《그러니 임잔 내가 무조건 한다는 장담을 했어야 옳았다는건가.》

림영찬은 속궁근 웃음을 웃으며 도리머리를 저었다.

《난 그럴수 없네. 되지 못할걸 알면서도 무작정 한다는거야 당을 속이는것이 아닌가. 하긴 나도 그동안 잘못 생각한 점이 많았다는걸 알았네. 축전이라는걸 무슨 국제행사로만 여기면서 해도 좋고 못해도 일없다는식으로 생각했거던.》

《저희네 청년돌격대에서 몇개 중요대상을 맡겠다고 나섰습니다.》

진영은 동문서답이였다.

《허, 그거 장하구만.》

《웃을 소리가 아닙니다. 북부철길도 그들이 도맡아 끝내가고있지 않습니까.》

《그건 그렇지. 하지만 그것과 광복거리는 달라. 북부철길이야 한창때 청년들이니 산을 뚫고 골짜기를 메우는것쯤은 어렵지 않게 제끼지만 광복거리는 첨단건축예술의 집대성이야. 문제는 로력도 그렇지만 온 나라 도처에서 큰 건설들을 벌리고있는판에 그 많은 세멘트와 강재, 건자재들을 어데서 단꺼번에 다 보장할텐가. 자, 그만하고 식사나 들자구.》

《아버님!》

진영의 입술이 떨렸다.

《저는 이번 출장길에 과오를 범했습니다.》

《뭐라구- 과오라니?!》

림영찬은 펄쩍 놀래며 눈을 치떴다.

《그렇습니다. 과오였지요.》

류진영은 회한과 슬픔에 차 말했다. 림영찬은 숨이 막히는듯 한 속에서 런니인지 하는 녀자가 진영의 말을 꼬집어 험담을 쏟아놓은것이며 김정일동지께서 그 모든 잘못을 령으로 일소시켜버리시였다는 사실을 들었다.

진영의 말은 점점 떨리며 울렸고 그의 눈굽엔 물기까지 그렁하게 고였다.

《···사실 저는 경애하는 장군님의 믿음을 받을 자격이 못되였습니다. 분명히 저는··· 동요했으니까요. 그이께서 결심하신 일은 무조건 된다는 신념을 지니고 사업하지 못했던것입니다. 그런데 오늘 아버님까지 그렇게 나오시니-》

진영은 더 말을 못했다. 림영찬은 속에서 뭔가 뚝 부러져나가는것 같은 아픔을 느꼈다.

《임자말은 알겠네. 하지만 내 말한것은 그것과 별개의 문제야.》

여기까지 말하고난 림영찬은 문득 모순에 빠진듯 한 기분이 되였다.

진영이의 《동요》란것도 기실 객관적사실과 정세흐름앞에서의 느낌과 판단이고 자기 역시 내용은 다르지만 《객관적》실태와 전반형편을 놓고 《정확한》판단을 내려 《솔직히》말한것이다. 당중앙위원회 준선부장도 자기 판단을 (하긴 건설위원회적인 견해이긴 하지만)부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김정일동지의 구상과 결심에 비춰볼 때 뭔가 어긋나는 점이 있지 않을가.

(객관적사실과 형편?···)

여하튼 무조건 한다는 자세에서 내밀었어야 할것이 아닌가. 생각이 여기까지 뻗치자 진영이의 《숙소》발언이 가슴에 걸려들었다.

《이보게, 그렇다면 임자가 오늘 또다시 흔들린셈이 아닌가. 임자로서야 교실을 쓰자는 소릴 하면 안되지 않았나. 애당초 축전건설대상을 정할 때엔 가만있다가 오늘 와서 후퇴하면 어떻게 하나?》

진영의 눈이 떼꾼해졌다.

《그럼 어쩐다는겁니까. 아버님까지 손드는 형편에서 그냥 뻗칠수야 없잖습니까.》

《바로 그걸세. 나와 임자는 다르지 않나. 나야 당에서 알아보는것이니 사실대로 말한거구 임자로서야 숙소를 짓는것이 옳다고 생각했으면 그냥 내밀어야지.》

《전··· 무슨 소린지 모르겠군요.》

그의 말에 림영찬은 무참한 얼굴이 되였다.

《하긴 나때문이지. 그러나··· 임자야 임자대로 제 주견을 살려야 하지 않나.》

《그럼 될수 있는것을··· 캄캄하다고 했습니까?》

《아니, 그건 아니고. 임자가 신념소리를 하니 생각되는것이 있어 하는 소리야.》

림영찬은 대가 약하다는 말을 하려다가 에둘렀다.

《옳다고 여긴 일은 끝까지 내밀라구. 더구나 오늘은 임자한테 특별한 날 아닌가. 믿음을 받았으면 통도 커져야지.》

림영찬의 왔다갔다 하는 말에 진영이도 어덴가 뻥뻥해지는 감이 들었으나 창혁이도 긍정한 《나라사정》에 생각이 미치자 오늘의 발언이 결코 잘못된것이 아니라고 굳게 믿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