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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무탁 왼쪽 벽밑의 걸상에 리웅걸이가 송구한 표정을 짓고 앉아있었다.

금방 전선시찰에서 돌아오신 김정일동지께서는 채양있는 밤색털모자를 그냥 쓰고계시였다.

지금 그 모자를 벗지 않으신것은 리웅걸과 이야기를 끝내고 또다시 전선으로 떠나시기 위해서였다. 리웅걸은 집무실로 오면서 복도창문으로 주차장에 군장령들의 승용차가 여러대 발동을 끄지 않은채 서있는것을 보았다.

그는 이처럼 군령도에 분초가 바쁘신 그이께 심려를 드렸다는 생각으로 가슴이 옥죄여드는것을 느끼였다.

《리웅걸동무.》하고 그이께서 말씀을 하시였다.

《금강산발전소건설장에서 제기된 석비레모래문제에 법일군들까지 개입했다고 합니다.》

《저도 금방 보고를 받았습니다. 문제를 실무적으로 처리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리웅걸은 공연히 사업수첩을 펼쳤다덮었다 하며 말씀올렸다.

김정일동지께서 손을 저으시였다.

《법규를 어긴것만큼 응당 그렇게 해야 합니다. 내가 말하자는것은 어떻게 하면 군인들을 보호해주겠는가 하는것입니다.》

《예, 알았습니다.》

리웅걸이 일어났다가 앉으며 말씀올렸다.

《알아보고 심철범동무를 돌려보내도록 하겠습니다.》

《그럴 필요는 없습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몸을 걸상등받이에 제치며 말씀하시였다.

《그 동문 이미 내가 데려왔습니다. 이야기를 들어볼가 하다가 먼저 쉬우기로 했습니다. 동무도 한번 그 동무의 몰골을 보시오. 한다하는 장령이 병사용군화를 신고 옷은 온통 돌가루매닥질입니다. 그는 지금 휴계실에 있습니다.》

리웅걸은 아무 말씀도 드릴수 없었다. 한동안 그는 사업수첩만 만지고있었다.

김정일동지의 목소리가 또다시 울렸다.

《우리 군인들은 사생결단으로 그 공사를 하고있습니다. 나는 그들에 대한 보고를 다 받고있는데 눈물이 나서 견딜수 없습니다. 갱내 전구알 하나때문에 목숨을 바치는 전사도 있습니다.》

그것은 실로 눈물이 나는 일이였다.

석수로 해서 갱내에서는 전구알이 자주 끊어지군 했다. 어떤 때에는 여러개의 전구알이 동시에 끊어져 작업이 중단되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면 부득불 전구알을 가지려 밖으로 나갔다가 와야 했다. 시간을 목숨과 같이 여기는 전사들은 필사적으로 뛰게 된다. 그들은 전구알을 깨지 않기 위해 안전모에 담아 품에 끼면서도 자기들의 머리는 생각하지 않았다. 빨리 작업을 시작해야 한다는 오직 하나의 생각으로 칠흑같이 캄캄한 갱안을 마구 내달리였다. 그러다가 바위에 머리를 찧고 빈사상태에 빠지거나 희생되는 경우도 있었다. 전구알 하나때문에!

그이께서는 《눈물꽃》에 대한 이야기도 알고계시였다.

군인들은 전우가 희생되면 그의 묘소에 소담한 들꽃을 꺾어다놓군 했다.

그런데 전우의 묘소를 찾아가는 그 시간이 교대를 바꾸는 저녁시간이나 아침시간과 일치하는 때가 있었다. 그러면 들꽃잎사귀우에 아침이슬, 저녁이슬이 한초름히 맺히군 했는데 그들에게는 그 이슬이 희생된 전우를 생각하며 흘리는 꽃의 눈물처럼 보였다. 그래서 군인들은 전우의 묘소에 놓는 그 꽃들을 《눈물꽃》이라고 했다.

공사도중에 희생된 어느 병사의 자작시는 그이의 심금을 얼마나 세차게 흔들었던가!

 

손, 누구에게나 손이 있어라

어릴적의 그 고사리손이

 

나는 그 손으로 뜰앞의

봉선화를 매만졌고

울바자에 앉은 잠자리도 잡았더라

그 손으로 들꽃우에 팔랑이는

범나비도 잡았고

내 고향 작은 시내가에 종이배도 띄웠거니

그럴 때면 어느새 어머니 달려와

내 작은 손우에 볼을 대며

요 손이 언제면 솥뚜껑만 해지겠니

 

허나 오늘 내 그 손에 총대를 잡았구나

그 손으로 정대를 틀어쥐고

그 손으로 착암기를 안았구나

오, 내 그 손으로 무거운 광차를 밀며

무너앉은 천연암반 떠받치군 하여라

 

하여 거쿨지고 마디가 굵어진 손

터지고 피가 나도 아픔을 모르는

아, 정녕 모질고 모질어진 손

나의 억센 손이여!

 

내 이제 그 손으로 다 끌어내리라

대형물길굴의 천만버럭을

그 손으로 나는 높이 받들리

우리 수령님의 유훈

우리 장군님의 명령을

···

 

김정일동지의 음성은 갈리였다.

방안에는 한동안 격정의 소용돌이가 이는것 같았다.

《리웅걸동무.》하고 김정일동지께서 조용히 말씀하시였다. 《기본문제를 이야기합시다. 우리가 심철범동무를 데려왔다고 해서 문제가 다 해결되는것은 아닙니다. 법은 어디까지나 법이니까.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그러나 그이의 이 질문은 리웅걸이 아니라 자신에게 하신것이였다. 그 질문에 답변하듯 김정일동지께서 다시 말씀하시였다.

《공사부대 정치위원이 말하기를 석비레모래를 쓸데 대한 명령서를 만들었다는것입니다. 그 명령서에는 심철범장령만이 아니라 정치위원과 참모장도 수표했다고 합니다.

법이 이것을 문제시할것이 아니라 담보해줄수는 없겠습니까?》

《담보말입니까?》

리웅걸이가 반문했다.

《그렇습니다. 나는 건재부문의 박사선생 한분을 불렀습니다. 이제 그 선생을 함께 만나봅시다.》

김정일동지께서는 곽무선이를 부르시였다. 곽무선이 문가에 나타나자 박사를 들여보내라고 이르신 다음 한마디 덧붙이시였다.

《장령들에게 좀 더 기다리라고 하시오.》

그이께서는 모자를 집무탁우에 벗어놓고 일어서시였다.

《이렇게 오시라고 해서 안됐습니다.》

그이께서는 문가에 들어서는 박사의 손을 잡으시였다.

《오히려 황송합니다. 귀체 건강하십니까? 장군님!》

《보다싶이 나는 건강합니다.》

그이께서는 박사를 안내하여 리웅걸이가 앉아있는 긴걸상에 앉히고 그옆에 나란히 앉으시였다.

박사는 앉은 자리에서 고개를 돌려 리웅걸에게 눈인사를 하였다. 리웅걸이도 고개를 숙여 그와 맞인사를 하였다.

《명망은 많이 들었습니다, 성기형선생.》

김정일동지께서 성기형에게 담배를 권하시였다.

《무정목이 남산을 지킨다고 명망이 높았던 선배들은 다 가고 쭉정이가 남았습니다.》

《허허, 별말씀을···》

인사가 끝나자 그이께서는 서두르는듯 한 어조로 말씀하시였다.

《지난밤 나는 백과사전과 기술종합사전 그리고 건설대사전을 뒤져보았습니다. 선생은 그 책의 저자의 한분이시지요?》

《초학도로 참가했댔습니다. 금방 류학에서 돌아왔댔으니까요.》

《그 책의 저자들이 대체로 유럽에서 류학한 선생들이라는것을 나는 알고있습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성냥을 그어 성기형이 손에 들고있는 담배가치에 불을 붙여주고 계속하시였다.

《나는 학창시절부터 학문을 비판적으로 대하는데 습관되였습니다. 사대와 교조가 다른 부문보다 그 부문에 우심했으니까요. 지금 다른 부문에서는 그것이 거의 없어졌으나 과학부문에는 흔적이 남아있습니다. 용서하십시오.》

《아닙니다. 그건 사실입니다. 저··· 그럼 피우겠습니다.》

성기형은 담배를 한모금 빨고나서 스스럼없이 말씀올렸다.

《저는 장군님의 부르심을 받고 이미 짐작한바가 있었습니다. 그때 저희들은 유럽의 학문만을 기성리론으로 절대화했거든요.》

《우리 나라 실정에 맞는다면 그것을 탓할건 없습니다.》

김정일동지께서 웃으시였다.

《그럴수 없었습니다. 그때 저희들은 지식이 밭다나니 그 리론을 표절하는데 급급했으니까요.》

박사는 담배를 연거퍼 몇모금 빨았다.

《그렇다면 이야기해봅시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말씀하시였다.

《유럽에는 다뉴브강, 볼가강 등이 있습니다. 그 강들은 모두 장강들입니다. 강바닥에 모래가 무진장합니다. 그런데 그 나라들에서의 수력건설은 모두 그 강류역들에서 진행되였습니다. 그들의 학문은 바로 그 현실에 기초한것이 아니겠습니까?》

《리해가 됩니다.》

성기형은 담배를 재털이에 비벼끄고 말씀올렸다.

《대용모래를 생각할 필요가 없었지요. 석비레모래말입니다.》

《옳습니다! 우리 나라 과학자들이 자기의 현실로부터 출발했더라면 벌써 석비레에 시선을 돌렸을것입니다. 우리 나라 강들은 작기때문에 모래원천이 얼마 되지 않는단 말입니다. 석비레모래에 대한 박사선생의 의견을 듣고싶습니다.》

《예, 때늦은감이 있지만 제 좀 생각했습니다.》

성기형은 서류가방에서 타자친 종이묶음을 꺼내더니 일어서서 그이께 올리였다.

《바로 이겁니다.》

그이께서는 종이철을 받아 펼치시였다.

《음ㅡ 어떻게 되여 이런 결론이 나오게 되였습니까?》

김정일동지께서는 여전히 종이철에 눈길을 주신채 말씀하시였다.

《군인들이 자연의 순환을 초월하여 인공적으로 만들어낸 석비레모래에는》하고 박사가 말하기 시작했다.

《운모함량이 3.5%나 지어 7~8%입니다. 그런데 저희들의 저술에는 수력건설에서 쓰이는 모래에서 운모함량이 0.5%를 초과할수 없다고 되여있습니다. 문제는 그래서 생긴것입니다. 그러면 석비레모래를 수력건설에 쓸수 없겠는가. 그것이 학문적으로 허용될수 없겠는가? 죄송합니다, 장군님.》

박사는 말을 끊고 장군님앞에 머리를 숙이였다가 계속하였다.

《저는 얼마전 군인들의 청탁을 받았습니다. 아니, 절규를 받았다고 해야 정확할것입니다. 저는 심각한 자책속에 비로소 석비레모래에 시선을 돌렸습니다. 그 결과 중요한 발견을 하였고 시험수치로 그것을 증명할수 있었습니다. 그것은 강모래에는 없고 석비레모래에만 있는 알루미나의 조화에 의한것입니다. 즉 석비레모래를 쓰는 경우 용식성을 가진 석영과 알루미나가 세멘트의 석회분과 물의 작용으로 화학반응을 하면 결상태 말하자면 반죽상태에서 결정체로 이행하기때문에 기일이 갈수록 강도가 높아진다는것입니다. 이것은 석비레모래가 가지고있는 운모분의 약점을 극복하고도 남음이 있게 됩니다.》

《선생의 그 발견을 믿어도 되겠습니까?》

김정일동지께서 기쁨을 감추지 못하며 반문하시였다. 박사는 인차 자기 말을 부정하듯 머리를 저었다. 그리고는 흥분한 목소리로 말씀올렸다.

《저의 말이 아니라 군인들의 발견이고 주장입니다. 그들을 믿어도 됩니다. 심철범장령이 저의 연구소로 몇번이나 찾아왔는지 모릅니다. 그의 다년간의 군사건설경험을, 아니 그의 진심을, 그의 창조정신에 전 놀랐습니다. 이거야말로 자력갱생입니다! 건축재료분야에서 하나의 혁명입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박사의 손을 덥석 쥐고 세차게 흔드시였다.

《고맙습니다. 박사선생!》

그이께서는 자리에서 일어서시여 방안의 빈 공간을 몇걸음 거니시였다. 이끌리듯 박사가 따라 일어섰다. 마지막으로 일어선 리웅걸이 굽은 어깨를 꼿꼿이 펴고 감동에 젖은 어조로 말씀올렸다.

《최고사령관동지, 국가의 건설법규를 고쳐야 할것 같습니다!》

《옳습니다.》

김정일동지께서 지금껏 그 말을 기다리고계신것처럼 인차 응답하시였다.

《역시 혁명이란 창조와 혁신입니다. 그래서 혁명하는 맛이 있구요, 하하하!》

김정일동지께서 또다시 통쾌하게 웃으시였다. 그 웃음이 섬광처럼 방안에 눈부신 빛을 가득 채워놓는것 같았다.

(저 웃음은?)

이 순간 로박사는 생각하였다. 그도 오늘의 국난앞에서 그이의 얼굴만 바라보고 사는 이 나라의 일원, 인민의 한사람이였다. 저 웃음은 이 나라에서 국난을 가셔내고 머지 않아 평온을, 행복을, 강성대국을 가져오리라는 약속이 아니겠는가?

《박사선생.》하고 그이께서 손을 잡으시자 성기형은 생각에서 깨여나 그이를 타는듯 한 시선으로 우러렀다.

《나는 금강산발전소 조기완공을 명령할 때 군인들을 믿었습니다. 보다싶이 그들은 불가능을 가능으로 전환시키고있습니다.》

《용서하십시오. 장군님, 혹시 제가 지나친 말을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우리 군인들의 창조력을 과소평가할 생각은 없습니다. 그러나 저는 학자이고 사고도 학문적으로 합니다. 순 학문적인 견지에서 볼 때 그들은 중학교졸업정도입니다. 그런데 총을 든 군인들이 펜을 든 사람들도 미처 생각 못하는 과학적인 착상과 발견을 하며 그것을 실천에 옮기고있습니다. 도대체 군인들이 못해내는 일이란 없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그저 놀랍기만 합니다.···》

《놀라울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들의 불가항력의 힘은 당과의 혼연일체 그리고 위대한 사상입니다. 바로 이 힘이 어데서나 불가능을 가능으로 전환시키고있는것입니다.

우리 군인들은 이 힘으로 국가보위도 하고있습니다. 여기에 대비하여 우리의 적들은 핵과 미싸일, 사회주의에 대한 맹목적인 증오밖에 가지고있지 못합니다. 악과 증오밖에 없단 말입니다. 당과 사회주의에 대한 믿음이 바로 오늘의 어려운 〈고난의 행군〉에서 군인들로 하여금 돌파구를 열어나가게 하고있습니다.

박사선생도 이 모든것을 우리보다 못지 않게 잘 알고있을것입니다. 선생과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으면 좋겠는데 시간이 허용되지 않습니다.》

성기형은 자기가 앉았던 걸상우에 놓여있는 서류가방을 집어들고 인사를 드리려고 그이앞에 나섰다.

어느새 김정일동지께서는 집무탁우의 밤색털모자를 손에 들고계시였다. 성기형은 그 밤색털모자를 새삼스러운 눈길로 바라보았다. 텔레비죤이나 기록영화화면들에서 자주 보게 되는 그 털모자를 쓰신 장군님의 모습을 눈앞에 대하게 된 그는 한순간 자신을 잊은듯 했다.

《고구려의 강성은》

그는 격동되여 말씀올렸다.

《군대의 힘에 있었습니다. 장군님에 의해 이 나라에 강군이 있고 우리의 사회주의조국이 있습니다. 강성할 사회주의조국의 래일이 있습니다. 부디 귀체 건강하십시오.》

성기형은 허리를 깊숙이 구부렸다. 그리고 뒤걸음으로 몇걸음 걸아가다가 자기 등뒤에 문이 있다는것을 느끼자 또한번 허리를 구부렸다.

《안녕히 가십시오.》

김정일동지께서는 성기형을 바래워주고나서 등뒤에 서있는 리웅걸에게 말씀하시였다.

《이젠 심철범동무를 깨울 때가 된것 같습니다. 휴계실에 가서 그를 데려오시오.》

《예··· 그런데··· 한가지 보고드릴것이 있습니다.》

하고 리웅걸이 한걸음 나서며 그이께 말씀올렸다.

《말하시오.》

《앞으로 국가수반추대사업을 할 때···》

《또 그 문제입니까?》

김정일동지께서는 그의 말을 막고나서 《그래 그 추대사업이 늦어져서 일이 안되는것이 있습니까?》라고 물으시였다.

《그런게 아닙니다.》

리웅걸은 다급히 말을 이었다. 《최고인민회의에서 지금의 헌법을 일부 수정하여 국방위원회의 권능을 높이자는 안이 류송직의장으로부터 제기되였습니다.》

《그건 좋은 의견입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인차 긍정하시였다.

《헌법을 수정하는것도 그렇고 국방위원회의 권능을 높이자는것도 좋은 의견입니다. 문제는 헌법을 어떻게 수정하고 국방위원회 권능을 어떻게 높이겠는가 하는 문제입니다.

의장은 어떤 의견입니까?》

《아직 구체적인 안은 없고 법제정위원회를 뭇고 연구하도록 승인해달라는 의견을 제기해왔을뿐입니다.》

《승인해줍시다. 응당 그렇게 하여야 합니다.

나는 방금 박사선생과 이야기하면서 그도 우리의 군중시정책을 리해하고있다는것을 느꼈습니다. 리해하고있을뿐아니라 열렬히 공감하며 지지하고있습니다. 이것은 우리 인민이 군중시정책에 더욱 열렬히 공감하며 심장으로 받아들이고있다는것을 의미합니다.

나는 얼마전에 이전 쏘련국방상을 하던 사람과 담화를 하면서도 이것을 느끼였습니다. 외국사람들도 우리를 리해하고있습니다.

이것은 우리가 새로운 정치방식을 정립할 때가 되였다는것을 말해줍니다. 법제정위원회에서는 응당 인민의 감정, 우리 시대의 정신을 담아 법을 수정보충하여야 합니다. 인민의 지향과 요구를 반영하는것이 중요합니다. 이에 대하여 류송직의장동무에게 말해주어야겠습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리웅걸이 이제는 심철범을 데려오라는 분부를 지키려고 곁문으로 걸어나갔다.

후계실문에 시선을 주고계시던 김정일동지께서는 리웅걸이 인차 돌아오지 않자 일어서서 천천히 휴계실로 향하시였다. 휴계실에 들어서신 그이께서는 리웅걸의 쩔쩔매는 소리를 들으시였다.

《심철범동무··· 이 사람이 무사태평이라니··· 여기가 어디라구! 깨나시오. 심철범이···》

그러거나말거나 심철범은 량쪽 팔걸이에 두손을 척 늘어뜨리고 고개를 외로 튼채 정신없이 코를 골고있었다.

그 모양을 한참 지켜보시던 김정일동지께서는 허리를 구부리고있는 리웅걸의 어깨를 잡아일으킨 다음 그를 데리고 조심조심 집무실로 돌아나오시였다.

리웅걸이 민망하여 중얼거렸다.

《참 사람두···》

《놔두시오.》

김정일동지의 목소리가 갑자기 갈리였다.

《여기가 아니면 어디 가서 그렇게 마음 놓고 자겠소!》

김정일동지께서는 창가로 걸어가시여 뒤짐을 지고 서계시였다. 잠시후 되돌아서더니 천천히 리웅걸의 앞으로 다가오시였다. 그리고 속삭이듯 조용히 말씀하시였다.

《동무가 여기 지켜있다가 그가 깬 다음 그의 명령서에 최고사령관이 동의했다고 알려주시오. 그리고 남방과일이 들어온것이 있는데 그걸 싣고 내려가 군인들에게 맛보이라고 하시오. 그러되 심철범동무는 웅걸동무가 책임지고 여기서 먹여 내려보내시오.》

《예···》

리웅걸이 목이 메인듯 외마디대답을 올렸다.

그는 그이께서 손에 들고있던 밤색털모자를 머리에 쓰고 집무실을 나서려고 하실 때에야 놀란듯 다급히 그이의 앞을 막아섰다.

그리고 간절한 어조로 말씀올렸다.

《최고사령관동지, 날이 저물었습니다!》

《일없소. 동해상에 미항공모함이 북상하고있다는 보고가 들어왔습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앞을 막아선 리웅걸을 가볍게 옆으로 미시며 출입문쪽으로 향하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