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 장 13

 

제 3 장. 약속하는 대지

13

 

최고사령부 작전회의실.

천정에 무리등이 매달려있고 벽면을 덮으며 각종 지도들이 걸렸는가 하면 창문쪽으로 조금 치우쳐 대형사판과 원탁우에 커다란 지구의가 놓여있는 널직한 방이다.

지금 여기서는 최근 적들이 심상치 않은 군사적움직임을 보이면서 정세를 고의적으로 긴장시키고있는것과 관련하여 필요한 대응책을 세우기 위한 작전회의가 진행되고있었다.

김정일동지를 중심으로 최고사령부 작전지휘조성원들이 량쪽으로 갈라져앉은 앞에서 젊은 작전국장이 귀를 묶은 자료철을 손에 들었으나 보지는 않고 조성된 정세를 개괄분석하였다. 그의 분석에 의하면 적들의 움직임에서 특히 주목되는것은 야전체계로 되여있던 종래의 무력구조를 갑자기 군단을 중심으로 한 공격체계로 전환시키면서 그에 따르는 병력과 장비를 대폭 강화하고있는 점이였다. 한편 적들은 이미 낡은 곡조로 되여버린 우리의 《지하핵시설의혹》과 《미싸일위협》,《인권문제》를 새삼스럽게 떠들면서 미, 일, 남조선의 군사적결탁을 강화하는 양상을 보이고있었다.

1월초에 서울에서 있은 미국과 남조선괴뢰들의 소위 제30차 《년례안보협의회》라는데서 미국방장관 코헨은 《핵을 포함한 모든 수단》으로 우리 공화국에 대처해야 한다고 폭언하면서 이것을 공식화, 문건화한 《공동성명》까지 발표하였다. 그와 함께 적들은 우리 공화국을 선제타격할 목적으로 작성한 악명높은 《작전계획 5027》을 새롭게 개악하여 남조선, 미국《련합군사령부》안에 전쟁이 종결된 후 그 누구에 대한 《점령통치》를 담당한 《련합민사사령부》라는것까지 내왔다.

적들의 군사적동향에서 더욱 간과할수 없는것은 실전에 대비한 병력과 장비의 이동전개였다. 입수된 자료에 의하면 미제는 이달에만도 《AC―130》대지상공격기와 《FA―18》전투폭격기를 그리고 알라스카 제3비행단소속 《F―15》전투폭격기 12대와 200여명의 조종사를 남조선에 급파할 예정이였다.

《···적들은 군사분계선에서도 위험한 움직임을 보이고있습니다.》

작전국장은 몸을 돌려 지도앞에 다가가 지시봉을 들며 설명을 계속하였다.

《오늘 오전에만도 적들은 이 남강원도 철원군 률라리, 외촌리일대의 전투진지들을 차지하고 우리쪽을 향해 2천여발의 기관총과 5천여발의 자동소총사격을 가했습니다. 어제와 그제는 괴뢰군 중땅크집단이 여기 파주시 금파리계선을 출발진지로 차지하고있다가 이렇게 림진강남쪽 강안도로를 따라 우리쪽방향으로 공격서렬을 펴면서 백여발의 땅크포를 발사하였습니다.

남조선괴뢰군이 정전협정규정을 공공연히 위반하고 비무장지대안에 무장장비들을 끌어들여 감행한 도발행위들이 최근 급격히 늘어나며 도발의 성격이 날로 심각해지고있습니다. 그러므로 총참모부는 있을수 있는 적들과의 군사적충돌을 예견하여 다음과 같은 대책들을 강구하려고 합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작전국장이 렬거하는 대책안을 조항별로 기억에 새기시는 한편 그 매 조항들이 나라의 안전은 물론 경제사업과 인민생활전반 지어 외교분야에 이르기까지 어떤 영향을 미칠것인지를 일일이 분석하고 판단해보시였다. 작전국장이 발언을 끝내기를 기다려 재삼 깊이 생각해보고 필요한 결심이 서자 마침내 말씀하시였다.

《하나 물읍시다. 작전국에서는 지금 적들이 그렇게 갈개며 추구하는 목적이 무엇이라고 봅니까?》

《저희들은 적들이 최소한 세가지 목적을 추구한다고 보았습니다. 첫째로는 클린톤행정부가 루윈스키추문사건으로 빠진 집권위기수습용 〈카드〉(이것은 이목을 딴데로 모으기 위한것으로서 가장 적중한것이 분쟁입니다.)를 만들자는것이고, 둘째는 〈국가미싸일방위체계〉개발을 위해 국회와 세계를 납득시킬만 한 명분을 얻자는것이고, 세번째는 결렬된 4자회담을 비롯해서 지난해 우리와의 대결에서 쓴맛을 본 외교적실패를 힘으로 만회하자는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작전국장의 견해에 동감하는 의미로 고개를 끄덕이시며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시였다. 장령들도 따라 일어섰다.

《옳습니다.》

그이께서는 앞에 반원으로 둘러선 장령들을 상대로 말씀을 이으시였다.

《적들은 바로 그 세가지 목적을 추구하고있습니다. 거기에 한가지 더 보충한다면 현재 뉴욕에서 진행중에 있는 4차 지하시설(금창리)협상에서 저들에게 유리한 합의를 이끌어내자는 속심도 있을것입니다. 그런데···》

김정일동지께서는 방금 작전국장이 발표한 대응책에 대한 의견을 내놓으시였다.

《적들이 그렇게 갈갠다고 해서 강원도토지정리에 동원된 군부대들까지 다 철수시키겠는가 하는것입니다. 어떻소, 작전국장동무!》

《적들이 분계연선에 무력을 집중하는 조건에서 우리도 방어력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봅니다. 특히 철원지대를 맡았던 21사와 32사가 토지정리에 동원되였기때문입니다. 그 지역은 린접이 멀어지고 방어종심이 약해졌습니다.》

작전국장은 정세가 긴장한 조건에서 어쩔수 없지 않는가 하는 립장이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량팔을 엇걸어끼시고 아무 말씀없이 지도를 들여다보시다가 문득 시선을 드시였다.

《철원지역의 방어가 우려된다면 내가 거기를 맡겠습니다. 그대신 토지정리전투에 동원된 부대들은 그대로 둡시다.》

장령들은 한순간 그이의 말씀을 리해하지 못했다. 어떻게 하시겠다는것인가···

김정일동지께서는 영문을 몰라 굳어져있는 장령들의 긴장을 풀어주시려는듯 밝게 웃으시였다.

《최고사령관이 두개 사단의 방어구역을 대신한다면 작전국장동무! 그래도 마음을 못 놓겠습니까?》

《···》

《나는 며칠후에 강원도토지정리전투장에 나가려고 계획하고있습니다. 그런데 철원지역의 방어종심이 우려된다면 토지정리에 대한 현지지도를 철원으로 하자는것입니다.》

그제서야 모두들 긴장을 늦추며 싱글벙글 웃었다. 그렇게만 된다면 적들이 철원계선을 어떻게 보리라는것은 명백하다. 그러나 다음순간 장령들은 약속이나 한듯 또다시 굳어졌다.

철원은 불과 불이 마주선 최전연이라는 생각이 모두의 머리속에 번개처럼 스쳤던것이다.

그러니 지금 최고사령관동지께서는 자신의 한몸을 위험앞에 내대시겠다는것이 아닌가, 토지정리를 위하여···

《최고사령관동지, 철원은··· 최전연입니다.》

작전국장이 모두의 심정을 대신하여 한걸음 앞에 나섰다.

《일없습니다. 동무들도 알겠지만 강원도토지정리는 우리가 매우 중시하는 사업으로서 지금 아주 중요한 단계에 있습니다. 결정적인 시기에 군인들을 철수시키면 좋을게 없습니다. 지금 그러지 않아도 토지정리전투에 동원된 군인들이 사회에 좋은 영향을 주고있다는 반영자료들이 계속 제기되고있습니다. 토지정리에 동원된 부대들을 철수하는 문제는 취소합시다.》

그이의 말씀을 마감으로 작전회의는 끝났다.

집무실에 돌아오신 장군님께서는 방금 서기에게서 올려온 문건을 펼쳐드시였다. 청년들속에서 발현된 아름다운 소행에 대한 자료였다.

당이 내세운 감자농사혁명방침을 결사관철하기 위해 군사복무를 마치고 대홍단군에 자원진출한 1 000여명의 제대군인들과 개성애국피복공장의 21명 처녀들, 역시 대홍단군에 자원진출한 릉라도관리국 종업원들과 숙천농업대학의 33명 졸업생들,어버이수령님의 유훈을 관철해갈 결심을 안고 염소방목공이 된 함흥시의 청년동맹일군, 불도젤운전수였던 사망한 어머니를 대신하여 강원도토지정리전투장에 달려나갈것을 결심한 평양시 락랑구역의 18살 처녀, 조국보위초소에서 불구의 몸이 된 특류영예군인들과 가정을 이룬 회안탄광마을의 처녀와 순안구역 택암리의 대학생총각···

어느 자료나 다 감동없이는 읽을수 없는 고상한 정신의 소유자들에 대한 이야기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인민들, 그중에서도 청년들속에서 발현되는 이러한 아름다운 소행에 접하실 때마다 기쁨과 대견한 마음을 금치 못하신다. 마감페지를 넘겼지만 자료를 놓기 아쉬워 다시한번 읽으시는것도 바로 그런 기쁨과 대견한 감정에 좀더 오래 잠겨있고싶으신 심정에서라고 할가.

처음 읽으실 때는 스쳐지났던 한가지 련상을 불러내는 자료가 있었다. 희생된 어머니를 대신하여 불도젤운전수가 될것을 결심하고 강원도토지정리전투장에 탄원한 락랑구역의 18살 처녀 김영순의 자료였다.

불도젤운전수였던 어머니를 대신하여··· 락랑구역에 사는 처녀···

문득 얼마전에 강원도토지정리전투장에서 불도젤을 구원하고 희생된 한 녀성불도젤운전수에 대하여 보고받으신 일이 떠오르시였다. 그때 장군님께서는 자료를 보시며 지난해 여름 개성에서 들어오던 밤길에 흑교근방에서 승용차행렬을 멈춰세웠던 한 녀성불도젤운전수를 상기하시였었다.

벌써 반년이 넘었고 부관을 통해 들은것이지만 그이의 심중에는 군대에서 포견인차운전사로 복무하다가 락랑구역토지건설사업소에서 남편과 함께 불도젤을 맡고있다던 그 녀성에 대한 감정이 아직도 따뜻하게 자리잡고있었다.

당시 그이께서는 강원도토지정리를 국방위원회명령으로 추진시키기 위한 결심을 하고계시였다. 그런 때 그 녀성불도젤운전수를 통해 부진상태에 있는 불도젤수리전투형편을 아시게 됨으로써 결심을 보다 빨리 실천에 옮기시였다. 그러고보면 그 녀성불도젤운전수는 본인으로선 모른다 해도 그이의 견지에서는 국가적의의를 가지는 중요한 대책을 취함에 있어서 힘을 보태준 고마운 녀인이였다.

그이께서는 녀인에 대한 문건을 보시다가 책임서기를 부르시였다.

《강원도에 전화해서 조만규부상이든가 아니면 류광선차수를 찾으시오.

참, 이 자료는 지금 강원도에 나가있는 리한철부부장동무가 올려보냈겠으니 차라리 그를 찾는게 좋을것 같소.》

《알겠습니다.》

전화는 인차 련결되였다.

《한가지 알아볼것이 있어서 찾았습니다. 홍산옥동무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희생되였습니까?》

리한철은 부러운 기억력을 가진 사람이라 시간을 끌지 않고 즉시에 희생경위를 설명했는데 그것은 순간에 발생한 뜻밖의 비상한 정황에서 국가재산을 지켜내기 위해 숭고한 희생정신을 발휘한 감동적인 이야기였다.

《···그는 평소 직장생활에서도 모범이였다고 합니다. 불도젤수리전투때에는 가장집물까지 팔아가며 부속품을 구입하였고 남편이 토지정리에 나가는데다 친정아버지까지 새로 집에 모시게 된 사정으로 원래는 강원도에 나오지 않게 되여있었지만 국방위원회명령이 내렸는데 어떻게 제집 생각만 하겠는가고 하면서 끝내 우겨 나왔답니다. 나와 일도 잘했고··· 군대에 복무한 경력이 있어선지 어쨌든 매사에 아주 성실하고 량심적인 동무였다고 합니다.》

《그 동무가 군사복무를 했습니까?》

《예, 군대에서 포견인차를 운전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그는 내가 알고있는 동무가 확실하구만.》

그이께서는 자신의 짐작이 맞은데 대해 놀라시면서 리한철에게 언젠가 개성에 갔다 오시던 밤길에 우연히 그를 보신 일을 이야기하시였다. 그러자 뜻밖에도 리한철이 환성을 올리였다.

《옳습니다, 장군님. 그 동무가 가끔 그런 소리를 하더랍니다. 자기가 부속품을 구입하려 사리원에 갔다 오다가 여사모사한 일을 겪었는데 자기 생각엔 그때 자기가 세웠던 승용차행렬속에 꼭 장군님께서 계셨던것만 같다고··· 그러면서 자기가 애써 토지정리에 나온건 장군님께서 그토록 토지정리때문에 마음쓰시기때문이라고 했답니다.》

《그래, 정말 고마운 녀성이요. 그런 훌륭한 녀성에겐 영웅칭호를 주어도 아깝지 않습니다. 살아있을 때 만나보지 못한것이 아쉽소. 그 동무를 높이 평가해줍시다.》

그런 일이 있은지 며칠되지 않았는데 오늘은 그의 딸이 어머니대신 강원도토지정리전투장에 나가겠다고 탄원해나선것이다. 그 어머니에 그 딸이다. 장군님께서는 가슴이 저릿하니 뜨거워옴을 느끼시였다. 그이께서는 송수화기를 들고 청년동맹중앙위원회에 락랑구역의 김영순에 대하여 알아보시였다.

김영순은 화초사업소에서 《꽃처녀》로 불리운다고 했다. 김영순은 수도의 거리들에 사시절 세상에서 제일 아름답고 향기로운 꽃들만 피우겠다는 꿈을 안고있다고 했다.

장군님께서는 송수화기를 바꿔쥐시며 뜨거운 어조로 말씀하시였다.

《그 고운 꿈을 어머니를 대신해서 우리가 꽃피워줍시다. 그를 강원도토지정리전투장에 보내는것도 좋지만 원예전문학교 같은데 보내 훌륭한 원예사로 키웁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