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 장 14

 

제 2 장. 발은 현실에, 눈은 멀리에

14

 

강원도토지정리지휘부, 12월 1일 오전 10시경.

류광선은 종합분과에서 올려온 전투일보를 들여다보고있었다. 매 군별로 작성된 어제 하루실적이 그만하면 괜찮은 편이였다. 계획을 미달하던 황해남도가 요즘은 일별계획을 초과수행하고있었다.

전투일보를 밀어놓고 연유소비정형자료를 집어드는데 강원도당책임비서가 방안으로 들어섰다. 그는 책임비서의 솜옷어깨가 젖은것을 보고 어마지두 놀랐다.

《아니, 비가 오우?》

비가 오면 정리작업을 하는 불도젤들에 부하가 더 걸린다.

《비나 오면 곱겠습니다, 눈까지 섞여 옵니다. 》

류광선은 창밖을 내다보았다. 안개라도 낀듯 희뿌옇게 물든 음산한 공간속에 눈꽃이 날리고있었다.

《부위원장동지.》앞상밑에서 걸상을 당겨놓고 앉으며 도당책임비서는 심중한 어조로 말했다.

《일부 단위들로부터 포전정리가 장군님의 의도에 맞지 않게 되고있는것같다는 의견이 제기됩니다.》

류광선은 놀라운 눈길로 도당책임비서를 건너다보았다.

《그건 무얼 념두에 두고 하는 말들이요?》

《포전정리기준과 관련된겁니다.》

《기준이 낮다는거요?》

《예, 이왕이면 좀더 크게 해달라고 하는 단위들이 많습니다.》

류광선은 심중해지지 않을수 없었다. 포전정리기준이 낮다는것은 강원도에 처음 파견되여 나왔을 때 그자신도 느낀바가 있다. 또 그것은 포전정리사업을 지휘하느라고 현지에 나가다니면서 협동농장관리일군들이나 농민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도 몇번 들어본 의견이다. 그러나 포전정리의 실무적문제와 관련해서는 전적으로 조만규부상의 견해를 따르는 까닭에 그는 농장원들과 관리일군들이 그런 의견을 제기할라치면 리해시키는 방향에서 노력하였다. 달리 말하면 조만규부상의 대변인노릇을 한셈이였다.

그런데 자신이 분명 들었지만 무시하고 넘어간 포전규모가 이제 와서는 강원도토지정리가 장군님의 의도에 맞게 되지 않고있다는 의견으로 심화되여 도당위원회에까지 반영된것이다.

《그 문제와 관련해선 내가 생각을 잘못했던것 같소. 토지정리사업이 농민들의 세기적숙망을 풀어주기 위한 사업인만큼 꼭 농민들의 마음에 들게 돼야 한다는것은 나를 강원도에 파견하시면서 장군님께서 강조하신 문제였소. 그런데 내가 장군님의 뜻을 옳게 받들지 못했소.

나는 이제껏 포전규모문제에서는 농민들의 의견보다도 나라의 어려운 형편과 완공기한을 더 중시하는 조만규동무의 주장이 옳다고 보았는데 이게 잘못한 생각이라는것이 인제야 알리는구만.》

말은 그 정도로 가볍게 했지만 류광선은 마음속으로 후회와 가책을 깊이 느꼈다.

그때 복도에서 누군가 문기척을 내고 문간에 들어서는 사람이 있었는데 뜻밖에도 리한철부부장이였다.

《마침 두분이 다 계시는구만요.》

부부장은 다행스러움을 감추지 않으며 빠른 걸음으로 앞상끝에 다가오더니 뜻밖의 놀라운 소식을 알렸다. 김정일동지께서 어제부터 전선중부 최전연일대의 인민군부대들을 현지시찰하시는중인데 오후 첫시간쯤 해서 토지정리진행정형을 료해하실수 있으므로 준비하라는 긴급련락이 있어 왔다는것이였다.

류광선은 두손으로 앞상모서리를 짚고 일어서며 성급히 물었다.

《오후 첫 시간이라는건, 오늘 오후 말이요?》

부부장이 그렇다고 하자 류광선은 앞상우에 눈길을 떨구고 서서 잠시 무슨 생각인지를 골똘히 하더니 장군님의 해당 지시속에 료해하실 현지를 어디쯤 준비하라는 암시는 없었는가고 다시 물었다.

《고산군으로 정하되 구체적인건 우리가 결심하라고 하셨습니다.》

하여 앞상우에 즉시 지도가 펼쳐지고 세사람은 장군님을 모시기에 적당한 현지를 찾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적지를 선택하자면 아무래도 조만규부상의 의견까지 들어야 한다는데 의견이 모아졌다.

《부상동문 평양에 가고 없지 않습니까? 그러지 않아도 조만규부상동무가 꼭 있어야겠기에 오다가 토지정리지휘부에 먼저 들렸댔습니다. 연유가 들어오지 않는 문제를 알아봐야겠다면서 새벽에 떠났다면서요.》

리한철의 말이였다.

《글쎄 말입니다. 하필이면 오늘같은 날 자리를 뜨다니··· 일이 공교롭게 됐습니다.》

류광선이 걱정을 하는데 리한철이 튕겨주었다.

《어떻게 련락을 해봅시다. 지금쯤 국가계획위원회에 있기 쉽겠으니 말입니다.》

류광선은 송수화기를 들어 평양을 찾았다. 국가계획위원장과는 한참이 걸려서야 전화가 련결되였는데 짐작한대로 조만규는 거기에 있었다.

《이보 부상동무, 동무생각엔 말이요.》류광선은 지도를 내려다보며 다짜고짜 물었다.

《고산군에서 전반적인 토지정리실태를 료해할것 같으면 동무는 어느 농장을 짚을것 같소? 구석진데는 말고 철령에서 넘어오는 도로변에서···》

《철령을 넘어와 도로변이라면··· 성북은 그렇고··· 룡지원도 그렇고··· 아, 란정! 란정리가 그중 적합하다고 볼수 있습니다.》

《란정?》

류광선은 되물으며 지도에서 란정리를 찾았다.

《예, 거기 란정리 2작업반 〈또아리틀〉은 바로 길옆인데다 정리작업이 기본적으로 되기도 했지만 설계도 그래 시공도 그만하면 착실하게 됐지요. 한데 부위원장동지, 갑자기 그건 왜···》

《···》

류광선은 말문이 막혔다. 그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이렇게만 말했다.

《일을 다 봤으면 빨리 돌아오오.》

《알겠습니다. 지금 곧 출발하겠습니다.》

조만규의 목소리에서는 그가 허둥대고있다는것이 알렸다.

이때 시간은 벌써 12시가 다된 때였다.

《자, 그럼 인젠 빨리 고산으로 나가기요.》

시계를 보고 일어나며 하는 류광선의 말이였다.

 

×

 

그 시각 김정일동지께서는 이틀간에 걸친 51군단관하 전연부대들에 대한 현지시찰의 마감으로 사단직속 어느 포구분대의 전투준비상태를 료해하신데 이어 부식물저장고를 돌아보고계시였다. 식당뒤에 있는 자연동굴을 리용하여 만든 저장고안에는 밭에서 금방 들여온것처럼 싱싱한 배추로부터 각종 절임과 마른 나물에 이르기까지 남새치고 없는것이 없는듯싶게 풍성하였다. 동굴벽을 따라 줄지어선 독들에는 포기김치인가 혹은 써레기김치인가 하는 종류별 표식과 함께 어느달 언제부터 언제까지 먹어야 한다는 내용을 기입한 나무패쪽이 매달려있었다. 그런 넥타이차림의 김치독들이 끝나는데서부터 무우당반이 시작되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그앞에서 걸음을 멈추며 큼직한 무우를 하나 집어드시였다.

《이건 정말 지게다리를 건너가겠구만. 동무네가 심어가꾼것이요?》

《아닙니다. 군단에서 공급받았습니다.》구분대장인 소좌의 대답이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의문어린 눈길로 그를 보시다말고 짐작되는바가 있어 군단장쪽으로 돌아서시였다.

《그럼 이게 세포등판을 개간해서 생산한 무우겠소?》

《그렇습니다. 하지만 금년엔 개간면적이 많지 못해서 수확량을 부업지가 없는 전연구분대들에만 나누어줬습니다.》

군단장의 대답이였다.

《올해에 몇정보 개간했소?》

《스물여섯정보밖에 못했습니다.》

《도무지?》

《저희들이 타산을 잘못한데다 토지정리명령까지 떨어지는 바람에 더 추진시키지 못했습니다.》

《강룡동무네는 얼마나 개간한것 같소?》

《그 동무네도 얼마 못했습니다. 우리보다 먼저 시작해서 좀 더 하긴 했지만 오십정보에 이르지 못했습니다.》

《그러고보면 동무네 무우농사를 우리가 중단시켰구만.》

《하지만 저희 군단으로선 손해본것이 별로 없습니다. 토지정리덕으로 다른 도에 가서 쌀을 받아오던 품을 덜면 오히려 리득입니다. 세포등판개간은 한 3년쯤 불궈두고 천천히 장기전을 할 작정입니다.》

《왜 그리 늦잡소? 토지정리야 명년 봄이면 끝날텐데.》

《정작 해보니 땅을 개간한다는것이 헐치 않습니다. 기계수단이 좀 있어야지 괭이나 삽만 가지고는 안되겠습니다.》

하기는 그럴것이다. 자연과의 싸움을 군인들의 뚝심만으로 하재서야 무슨 성과가 있겠는가. 그이의 머리속에서 한가지 비상한 생각이 번뜩하고 떠오른것이 바로 그 순간이였다.

(그래, 그렇게 하면 3년이 아니라 명년 가을부터라도 이들의 고충을 풀어줄수 있다. 왜 이들만이겠는가. 일이 뜻대로 되면 명년 가을에는 강룡이네 39군단까지도 소문난 세포무우로 김장을 담그고 염장도 하게 될것이다!)

하지만 그이께서는 그 비결이 무엇인가 하는데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고 혼자의 계획속에 묻어두시였다.

현지시찰은 오전 11시반경에 끝났다. 그로부터 시간반가량 지난 오후 1시경 그이께서는 토지정리진행정형을 료해하기 위해 또다시 철령을 넘어 고산군 란정리에 도착하시였다. 그 시각 고산군일대에서는 진눈이 내리고 바람이 불었다.

야전차에서 내려 기다리고있던 류광선과 도당책임비서를 비롯한 현지일군들과 인사를 나누시던 김정일동지께서는 그들속에 조만규부상이 없는것을 알고 행처를 물으시였다. 류광선이 대답올렸다, 국가계획위원회에 일보러 갔는데 아직 도착하지 못했다고.

《조만규동무가 자리를 뜬줄 알았으면 련락을 좀 더 빨리 하는걸 그랬구만.》

류광선의 안내를 받으며 수로우에 놓은 좁은 다리를 건너선 그이께서는 거기 새로 정리한 포전머리에서 그새 진행한 도 전반의 1단계정리사업실태를 보고받으신 후 포전길로 들어가시였다.

이곳 란정리일대는 붉은 진흙질인데다 진눈이 와서 땅이 여간 질지 않았다. 몇걸음안팎에 벌써 신발이 흙투성이로 되고 몇걸음 더 걸으니 바닥에 달라붙은 두터운 진흙덩이 무게에 신발이 벗어지려고 하였다. 한순간 그이께서는 내짚은 오른발이 갑자기 왼발쪽으로 미끄러지는통에 몸의 중심을 잃으실번 하시였다. 다행히 왼발이 제때에 중심을 받아주어 별일은 없었지만 대신 흙탕이 튀여올라 바지가랭이에 여러곳 묻었다.

류광선이 길세가 사나와 더 못 가신다고 하면서 그이의 앞을 막아나섰지만 그이께서는 일없다고, 땅이 질다고 돌격대원들이 수고스레 정리한 포전을 길에 서서 구경만 하겠는가고 하며 그냥 걸으시였다. 그런데 어찌된셈인지 걸으며 아무리 둘러보아도 정리하고 안한 포전의 차이를 분간할수 없어 그이께서는 물으시였다.

《여기는 정리작업을 한것이 이렇습니까?》

《그렇습니다.》

류광선의 대답에 이어 그이의 왼쪽에서 걷던 토지정리를 맡은 인민군지휘부 참모장인 장령이 설명을 달았다.

《원래 이 〈또아리틀〉은 논두렁부지면적만도 전체면적의 22%를 차지하고 뜨락또르가 못 들어가는 논이 거의 절반되는 832개의 필지로 이루어져있었습니다. 그 800여개의 필지두렁 연장길이는 36. 25㎞이고 논배미당 평균면적은 65평이였습니다. 그렇던 평균면적을 302평으로 늘이고 36. 25㎞이던 논뚝은 19. 7㎞로 줄였습니다.》

《그렇다― 그런데 나는 아무리 보아도 분간이 안되는구만. 어느것이 정리한 포전이고 어느것이 정리하지 않은 포전이요?》

장령이 손을 들어 길 왼쪽의 포전들을 가리켰다.

《저기 저, 검스레하게 보이는 논판들은 새로 정리한것들이고 그사이로 드문드문 희게 보이는데가 정리하지 않은 필지들입니다.》

《그러니 동무들은 기준을 300평에 놓고 기준에 맞으면 그냥 둬두고 기준보다 작은것들만 모아 300평에 맞추는 식으로 정리했구만. 맞소?》

《예.》

벌써 어떤 상서롭지 않은 느낌이 드는지 장령의 대답은 낮고 조심스러웠다.

《다른데도 다 여기처럼 했소?》

《대체로···》

그렇다면 더 갈 필요가 없다고 보아 그이께서는 걸음을 멈추고 정리되였다는 주변의 논들을 재삼 둘러보시였다. 보면 볼수록 실망을 금할수 없으시였다. 기준도 낮거니와 방법 또한 틀렸다. 전면적인 토지정리라기보다 차라리 부분적으로 논배미 모으기나 논두렁 줄이기를 하는것이라고 보아야 옳을것이다. 우리 일군들의 시야가 왜 이렇게 비좁고 심장은 또 왜 모두 이토록 작아졌는가.

전번에 고원역에서 강원도토지정리기준을 정확히 잡을데 대하여 말씀하실 때 조만규부상이 낯이 불그레해지는걸 보시며 미타하게 여기신바가 없지 않았지만 기준을 이렇게까지 낮게 잡았을줄은 미처 생각 못하신 그이이시였다.

《강원도토지정리에 동원된 일군들과 불도젤운전수들이 그새 수고가 많았으리라 봅니다. 하지만 수고에 비해서는 토지정리가 잘된것 같지 않습니다. 정리하지 않은 포전들은 워낙 그랬으니 별수 없다 치고 정리한 포전들은 왜 저렇게 규모가 없고 올망졸망합니까?

우리는 토지정리를 이렇게나 하자고 국방위원회명령을 떨구고 정세가 긴장한 조건이지만 이 사업에 큰 별을 단 군인들까지 동원시킨것이 아닙니다. 토지정리를 이런 식으로 하면 10년이나 20년후엔 또 다시 정리한다는 말이 나오게 됩니다.》

그렇게 일이 잘못되였음을 명백히 하신 김정일동지께서는 멀고 가까운 포전들을 둘러보시다말고 포전정리가 이토록 소극적으로 진행된 까닭을 물으시였다.

류광선이 대답올렸다.

《여기 강원도는 봄이면 늘 해풍과 골바람이 불기때문에 논판이 너무 크면 갓 낸 모가 뜬다고 합니다. 그런데다 정리작업기간이 제한되고 거기에 연유사정까지 고려하다보니 결국 기준이 300평으로 되였습니다.》

그이께서는 류광선의 말에 공감할수 없으시여 가볍게 고개를 저으시였다.

《물론 일군들은 어디서 무슨 일을 하든 나라의 현실을 고려하고 인민들의 말에 귀기울여야 합니다. 그러지 않으면 주관주의에 빠져 일을 망치기 쉽습니다. 허나 그보다 못지 않게 나쁜것은 눈앞의 현실만을 중시하면서 거기에 손발이 묶이우고 근시안이 되는것입니다. 보건대 지금 강원도토지정리가 그렇게 되고있는것 같습니다.》

《···》

《우리가 겪고있는 어려움에 대해서는 구태여 말하지 맙시다. 그러나 우리는 나라의 경제사정이 펴이면 농촌경리의 종합적기계화를 실현하기 위한 투쟁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려고 합니다. 이것은 언제든 우리가 반드시 수행하지 않으면 안되는 어버이수령님의 유훈이고 당이 내세운 력사적과제입니다. 그런데 토지정리를 이렇게 소극적으로 해놓으면 여기서 무슨 종합적기계화를 실현하며 수령님의 유훈을 어떻게 받듭니까?

강원도, 특히 산간지대 일부 농민들이 포전이 커지면 바람에 모가 뜰것을 걱정한다는데 그것은 뙈기농사의 타성에서 나온 리치에 맞지 않는 소립니다.》

그이께서는 서해변의 증산군이나 온천군 같은데는 논배미가 크고 오후만 되면 모자가 날아갈 지경으로 바람이 세게 불지만 농사가 잘되는것을 실례로 들면서 일군들이 아래사람들의 의견이라고 하여 똑똑한 주견이 없이 받아들이다가는 본의아니게 랑패를 볼수 있다는데 대해 강조하시였다.

그럼 강원도토지정리를 어떤 원칙에서 하겠는가 하는 물음을 던져놓으신 그이께서는 여전히 진눈까비가 흩날리는 먼 하늘가를 이윽히 바라보시다가 벌판으로 시선을 옮기며 말씀을 이으시였다.

《포전정리규모에 대해서는 나도 좀 생각해봤는데 지금처럼 소극적으로 할것이 아니라 지대별 가능성에 따라 1부류는 1 000평, 2부류는 800평을 기준으로 하되 그렇게 하기 곤난한 면적들은 대담하게 밭으로 전환하여야 하겠습니다.》

《1 000평으로 말입니까?》

류광선은 자기가 잘못 듣지 않았나싶었다. 그만큼 1 000이나 800이라는 수자는 일군들에게 너무도 충격적이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일군들의 마음에서 일어번지고있는 파동을 헤아려보시며 확신성있게 말씀을 계속하시였다.

《물론 800평이나 1 000평규모로 하면 토지정리를 제 기일내에 완공할수 있겠는가 하는 우려도 있을수 있습니다. 그러나 나는 우리가 어째서 토지정리를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안되는가 하는것을 돌격대원들과 인민군군인들이 알게 되면 얼마든지 해낼수 있다고 믿습니다. 문제는 토지정리를 직접 담당한 동무들이 실무적인 타산에만 매달리지 말고 얼마나 통이 크고 대담하게 일판을 벌리는가 하는데 있습니다. 토지정리는 하나의 혁명이며 그것을 실현하자면 보수주의와 패배주의를 극복하기 위한 투쟁과 함께 일정한 과도적단계를 걸쳐야 합니다. 천지개벽이 하루아침에 일어날수는 없습니다. 더구나 이번의 강원도토지정리는 국방위원회명령에 따라 진행하는 사업인것만큼 쬐쬐하게 해서는 안되며 이왕 시작한바에는 모든 논밭을 보기만 해도 가슴이 후련하게 잘 정리해야 합니다. 그러자면 지도일군들부터 견해를 똑바로 가지고 통이 크게 일판을 벌려야 하며 일단 기준이 정해진 이상 누가 뭐라고 하든 흔들리지 말고 일관성있게 내밀어야 합니다.》

장군님께서는 과제가 아름차다고 겁먹지 말고 방도를 찾아보라고 하시면서 경사도가 심한 다락논들과 뙈기논들을 밭으로 전환하면 거기에서도 많은 로력예비, 기름예비, 시간예비가 나올것이라고 일군들의 머리를 틔워주시였다. 그리고 도가 전반적으로 토지정리를 하는 조건에서 논밭의 지력을 높이기 위해 지금부터 유기질비료생산에 관심을 돌릴데 대해서와 강원도는 전망적으로 밭농사를 많이 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는것 등 차후에 해야 할 일들까지도 깊이 관심해주시였다.

그러는 사이에 시간은 벌써 2시를 넘어서고있었다. 수행한 일군들중의 한 장령이 그이께 예견한 시간보다 많이 지체되였음을 알려드리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아직 점심식사도 하시지 못했는데 이제 또 먼길을 달려야 하는것이였다.

류광선은 장군님앞으로 한발 나서며 자책감에 젖어 말씀드렸다.

《장군님, 제가 장군님의 의도에 맞게 일하지 못했습니다. 토지정리문제만은 장군님께 걱정을 드리지 말자고 했댔는데 제가 구실을 못한것 같습니다.》

그이께서는 결함을 찾았으니 이제는 배심있게 일을 내밀라고 고무적으로 말씀하시며 야전차가 서있는 쪽으로 걸음을 옮기시였다. 다음일정을 위해 더 지체할수 없으시였다.

《내가 말한대로 포전을 800평이나 1 000평으로 정리하자면 헐치 않을것입니다. 일감이 많아지는 반면에 그만큼 시간은 모자랄것이고··· 그러나 우리는 어떻게 해서든 국방위원회명령을 하달하면서 인민들과 약속한대로 강원도토지정리를 명년 태양절까지 끝내야 합니다. 그리고 논을 밭으로 전환하는데서도 농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고려해주어야 합니다.》

그이께서는 내심 걱정되는바가 없지 않으시여 류광선에게 물으시였다.

《조만규부상동무를 만나지 못하고 가는것이 마음에 걸리는데 어떻게 생각합니까? 기준을 높이 놓아서 부상동무가 놀라지 않겠습니까?》

《300평에 집착되였던 사람이니 아마 소화하기 힘들어하겠지만 말씀대로 내밀겠습니다.》

《옳습니다. 내밉시다. 그에게 이렇게 말해주시오. 물론 나라형편은 어렵다, 그러나 이왕 손을 붙인바엔 우리의 후손들이 다른건 몰라도 토지정리만은 두번다시 하는 일이 없게 하자는것이 당의 의지라고··· 그리고 이것도 말해주시오, 자신을 21세기 대문안에 세우고 100년이나 200년후의 조국을 생각하며 일하라고···》

《알겠습니다.》

《우리는 다가오는 새 세기를 단순히 시간상의 개념에서가 아니라 종래의 사고방식과 일본새를 근본적으로 갱신하는 정신적비약의 개념으로 맞이해야 합니다. 그런 갱신이 없으면 목적한 강성대국을 건설하지 못합니다.》

발이 좀 성글어지는가싶던 진눈이 이제는 함박눈으로 변했다. 현지일군들과 작별인사를 나누신 뒤 벗어쥔 장갑으로 눈을 털고 차에 오르시는 그이의 량어깨가 거멓게 젖어있었다.

장군님께서는 논을 밭으로 전환하는 문제를 농민들과 잘 토론해보라고 다시한번 강조하시고서야 차문을 닫으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