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 장 10

 

제 2 장. 발은 현실에, 눈은 멀리에

10

 

김정일동지께서 타신 렬차는 함경남도지경에 들어섰다. 그이께서는 지금 함경북도에 대한 현지지도를 위해 떠나신 길이였다. 현지지도일정에는 청진시내 공장, 기업소들과 새롭게 꾸려진 칠보산유원지도 계획되여있었다. 도내 인민들이 고난의 행군, 강행군을 하는 어려운 속에서도 칠보산탐승길을 새로 닦았다는것이 그이께는 공장 몇개를 활성시켰다는 소식보다 오히려 기쁘시였다. 우리 인민은 그 불굴의 의지로 제국주의자들의 사회주의고립압살책동과 자연재해로 인하여 강요되였던 고난의 행군을 이겨내고 락원의 행군을 시작할것이다.

경제부문에서도 그동안 숨을 죽였던 공장, 기업소들이 다시 돌아가기 시작한것은 물론이고 현대화된 공장들이 새롭게 일떠서고있다. 공화국창건 50돐을 맞으며 조업을 시작한 평양집적회로공장, 순천비날론련합기업소 카바이드직장 3호전기로, 정제소금공장…

그뿐이 아니다. 이제 얼마후면 새로운 평양―남포사이 새 도로건설이 시작된다. 청년동맹에서는 그 일을 자기들이 맡아 해제끼겠다고 한다. 청년들의 양기를 돋구어주는 의미에서도 과제를 청년들에게 주어야 할것 같다. 부언하건대 오늘날 조국의 현실은 우리가 선군의 기치를 들고 무비의 담력과 배짱으로 겹쌓이는 시련에 굴하지 않고 정면으로 도전해나선것이 얼마나 옳은 선택이였는가를 여실히 증명해주고있다.

그 어떤 난관도 두려워하지 않는 우리 인민의 불굴의 기상앞에 력사의 운세가 머리를 숙였다고 할가… 그렇다, 력사는 우리의 의지대로 흘러가고있다. 결코 달리될수 없을것이다!

그이의 사색을 방해할가봐 아까부터 문앞에 서있던 부관이 용기를 내여 가까이 다가왔다.

《장군님, 점심시간입니다.》

자리에서 일어서시려던 김정일동지께서는 차창밖을 내다보며 물으시였다.

《고원역까지 얼마나 남았소?》

《아직 한시간가량 더 가야 합니다.》

《그럼 고원역에 가서 식사하자구. 귀한 손님 두명이 고원에서 기다리고있으니 간단히 뭘 좀 준비하라고 식당칸에 말해주오.》

부관은 장군님께서 식사시간을 미루시는데 대해 의견을 말하려다가 그이께서 벌써 탁자우의 문건을 집어드시는 바람에 그냥 물러났다.

김정일동지께서 말씀하신 두명의 귀한 손님이란 강원도에 나가 토지정리전투를 지휘하고있는 류광선차수와 조만규부상이였다.

그동안 일이 바빠서 강원도토지정리정형에 대해 구체적으로 료해하지 못하신 까닭에 그이께서는 이번 함북도로 가시는 길에 그들 두사람이라도 만나보실 계획을 하시였다. 평양에서 떠나시기 전에 책임서기를 통해 고원역에 나와 대기하게 련락을 띄웠으니 지금쯤 점심식사도 못하고 역에서 기다리고있을것이다. 그들과 식사 한끼라도 나누면 한결 마음이 가벼워질것 같으시여 지금 그이께서는 점심을 미루시는것이였다.

그이께서는 문건에 눈길을 주시였다. 내각에서 올라온 《개천―태성호자연흐름식물길》건설과 관련한 문건이였다.

문건에는 김정일동지께서 지난봄 《개천―태성호자연흐름식물길》형성안을 보시면서 주신 과업에 따라 내각에서 주최로 국가계획위원회, 농업성, 재정성, 수리공학연구소를 비롯한 여러 관계부문의 실무일군들을 인입하여 물길건설의 현실적가능성을 타산해본데 기초하여 내린 몇가지 결론내용이 반영되여있었다.

 

첫째, 규모가 방대하고 건설총액이 엄청난 조건에서 국가재정과 전문건설기업소의 능력에만 의존하여 건설하자면 힘들지만 전국이 총동원되여 강원도의 토지를 정리하는 방식으로 하면 충분히 가능하다.

―《개천―태성호자연흐름식물길》건설은 크게 개천언제공사, 흙물길공사, 물길구간에 있는 석암굴과 도은산굴을 비롯한 여러개의 물길굴공사, 광도리잠관과 교량건설을 포함한 각종 구조물공사로 구분할수 있다.

이 4개의 기본공사대상을 각 도들이 가지고있는 능력에 따라 도별로 맡기고 필요한 기본건설자재를 국가에서 보장해주는 조건으로 건설을 추진할수 있을것이다.

― 개천언제공사에 쓸 수송기재와 물길굴공사에 필요한 굴뚫기설비, 연유는 국가예산에 포함시켜 년차별로 재정성에서 보장할수 있다.

둘째, 상기조건이 기본상 만족되는 경우 《개천―태성호자연흐름식물길》은 착공하여 5~6년안에 완공할수 있다.

― 대각언제공사에 쓸 수송기재와 물길굴공사에 필요한 굴뚫기설비, 연유에 한해서는 명년이나 래후년의 국가예산에 포함시켜 년차별로 재정성에서 보장할수 있다.

 

과업을 주실 때부터 일이 이렇게 되리라는것은 어느 정도 예견하신바지만 추상적이던 그 가능성이 이렇게 현실적인것으로 되고보니 그이께서는 자못 기쁘시였다. 특히 물길공사를 강원도토지정리전투와 같은 방식으로 계획화한것을 보면 우리 일군들이 강원도토지정리의 성과에 고무되여 한결 대담하고 통이 커진것이 알리시였다. 의견은 건설기한을 너무 길게 본것이였다. 아직까지 세계가 그 전례를 모르는 현대적인 대관개공사인것만큼 일정한 기간을 필요로 할것이다. 그렇더라도 5~6년은 너무 긴 기간이라고 하지 않을수 없었다. 물론 해결방도는 없지 않았다. 인민군대와 사회안전성(당시)의 건설력량도 투입한다면 얼마든지 기한을 당길수 있을것이였다.

그이께서는 활달하신 필치로 자신의 의견을 문건에 적어넣으시였다. 이어 다른 문건을 당겨다 펼치시는데 갑자기 렬차속도가 떨어졌다. 고원역에 들어서는 모양이였다.

드디여 렬차가 멎어서고 부관이 조만규부상과 류광선을 안내하여 왔다.

오래간만에 만나보시는, 볕에 타 검실검실해진 두 일군을 반갑게 맞이하여 자리에 앉히신 김정일동지께서는 류광선에게 말씀하시였다.

《요전에 부위원장동무가 강원도에 나갔다가 그날로 다시 평양에 올라왔었다는 말을 리한철부부장을 통해 들었는데, 전화라도 해보고 움직일걸 그랬습니다.》

《장군님, 그건 제가 불민한탓에 하지 말았어야 할 부끄러운 걸음을 했던것이니 이젠 그만 잊어주십시오.》

그날의 부끄럽던 생각이 되살아나는지 류광선은 얼굴까지 불그레해졌다.

《허허, 그렇습니까? 그렇다면 잊어버립시다. 한데 목에 탈이 왔다던건 어떻습니까?》

리한철부부장을 통해 류광선이 후두에 이상이 생겨 목에 붕대를 감고 확성기를 가지고다니며 토지정리전투를 지휘한다는것을 보고받으신 그이이시였다.

《일없습니다. 후두염이 왔댔는데 이젠 다 나았습니다.》

그렇게 생각해서인지 류광선의 목소리는 여느때없이 갈려있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마음이 놓이지 않으시여 간곡한 어조로 당부하시였다.

《무리하지 말아야 합니다. 후두질환에는 뭐니뭐니해도 찬바람을 주의해야 합니다. 내가 잘 아는데 강원도 골바람이 여간 세차지 않습니다.》

그이께서는 조만규의 건강도 물으시였다.

《부상동무는 위가 약하다는 말을 들었는데…》

《전 일없습니다.》

《일없는게 아닙니다. 얼굴색을 보니 속이 좋지 않다는게 알립니다. 더구나 그 나이엔 하루 세끼 집사람이 해주는 따끈한 식사를 해야 하는데 외지에 나가있으니…》

조만규는 그이의 다심한 념려에 가슴뭉클함을 금치 못하며 입귀를 실룩거렸다. 장군님을 뵈옵게 된 감격만 앞서 자기는 건강에 류의하시라는 말씀도 변변히 올리지 못했는데 그이께서는 오히려 집을 떠나 고생한다고 마음써주시는것이다.

《그럼 토지정리가 어떻게 되고있는지 들어봅시다.》

먼저 류광선이 일어나 불도젤수리전투로부터 수송조직, 연유보장실태 등을 구체적으로 보고드리면서 마감으로 이렇게 끝을 맺았다.

《…이번에 불도젤부속품생산문제때문에 여러 공장들을 돌아보았는데 강원도토지정리를 대하는 일군들과 로동자들의 관점을 알았습니다. 관점이 대단히 좋습니다. 저부터 배우는바가 많았습니다.》

《인민대중은 선생인데 그 선생앞에서 배운것이 많은건 아주 좋은 일입니다.》

류광선이 앉기를 기다려 조만규가 일어섰다. 그는 전국적으로 500여명의 설계원들을 선발하여 강습을 주고 강원도의 매 군, 리들에 파견한 일과 설계선행형편 그리고 현재의 정리작업진행실태를 보고드리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두 일군의 보고내용을 되새기시며 강원도토지정리사업의 전모를 종합분석하고 또 재삼 음미해보시였다.

《동무들의 말을 들으니 그새 일을 많이 했다는게 알립니다. 황해남도와 평양시가 좀 뒤떨어지고있다는데 그들도 분발시킵시다.

동무들도 잘 알지만 강원도토지정리는 그자체로서도 의의가 크지만 앞으로 온 나라의 토지를 다 정리하기 위한 시범을 창조한다는 의미에서도 큰 의의를 가집니다. 때문에 규모와 질적수준에서 최상이 되여야 하는것은 물론 일본새에서도 모범을 창조해야 합니다.

한마디로 강원도토지정리에서는 뒤떨어지는 단위가 없어야 하며 다 앞서나가는 단위가 되여야 합니다. 이 점을 명심해야겠습니다. 기준이 틀리면 뒤에 선 줄들도 헝클어지기때문에 첫 기준을 잘 잡는것이 중요합니다.》

그이께서는 시계를 보시였다. 그리고 자리에서 일어서며 친근하게 말씀하시였다.

《동무들이 먼길을 오느라 점심전이겠는데 식사부터 하고 봅시다. 동무들과 같이 하려고 나도 아직 식사를 하지 않았습니다.》

식당칸에는 이미 상이 차려져있었다. 그들과 한식탁에 둘러앉으신 그이께서는 반찬그릇들을 밀어주시며 소탈한 어조로 말씀하시였다.

《나도 로상에 있는 몸이라 차린것은 없지만 많이 드시오. 토지정리를 끝내고 명년 태양절에는 내 별도로 푸짐히 한상 차리겠다는걸 약속합니다.》

류광선은 물론 조만규도 뜻밖에 받아안은 은정에 감격하여 얼른 수저를 들지 못하였다. 가지수도 많지 않지만 색다르다고 할수 있는것은 더욱 없는 식찬들… 하지만 이 세상의 산해진미를 다 모은단들 지금 상우에 차려져있는 이 몇가지 식찬보다야 어찌 더 진귀하랴!…

김정일동지께서는 식사를 하시는 동안에도 전국각지에서 일어나고있는 격동적인 사실들과 국제정세의 최근변화들을 알려주시며 좌석의 분위기를 흥그럽게 하기 위해 마음쓰시였다.

이윽고 식사가 끝나기를 기다려 대기하고있던 부관이 그이께 출발시간이 너무 지연되였음을 알려드리였다.

《이젠 떠납시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부관의 요구에 선선히 응하시며 두사람을 바래우려고 승강대쪽으로 걸음을 옮기며 물으시였다.

《도당책임비서들이 강원도에 자주 옵니까?》

《제가 나가선 전번에 자강도당책임비서동무가 부속품을 싣고왔던것밖엔 별로…》

《알겠습니다. 내가 인차 강원도에 나가보겠습니다. 공정계획에 비해 작업실적이 떨어지는 문제는 나도 좀 연구해봅시다. 중요한것은 토지정리를 책임진 동무들부터 신심을 가지고 배심있게 일을 내미는것입니다. 조상대대로 물려오던 올망졸망한 뙈기논밭을 혁명하는 일이 어찌 쉽겠습니까? 그것도 지금처럼 나라가 어려움을 겪는 때에 말입니다. 그러나 걱정할건 없습니다. 이 땅에 천지개벽의 새 력사를 창조한다는 긍지와 의지만 있으면 두려울것이 없으며 걸린 고리들도 다 풀어나갈수 있습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류광선에게는 후두질환을 그리고 조만규부상에게는 위병을 류의해야 한다는것을 재삼 당부하시고서야 렬차를 출발시키시였다.

두사람은 그이께 깊숙이 허리굽혀 작별인사를 올리고 그이의 안녕을 빌며 렬차가 구내를 벗어나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그 자리에서 움직일줄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