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 장 7

 

제 1 장. 이 땅, 저 하늘

7

 

창문으로 흘러든 고즈넉한 해빛이 집무실바닥에 길게 누워 각형을 그리고있었다.

공산당 및 로동당들의 국제회의에 참가하기 위해 그리스로 가는 당대표단의 사업일정을 료해하시던 김정일동지께서는 송수화기를 들어 국제사업을 보는 비서를 찾으시였다.

《공산당, 로동당들의 국제회의에 참가하는 우리 대표단의 그리스체류기간이 왜 사흘밖에 되지 않습니까?》

《회의기간이 이틀밖에 안되고 뒤이어 이딸리아방문이 있기때문에 그리스에서 오래 머무를 필요가 없다고 보아 그렇게 일정을 짰습니다.》

비서의 대답이였다.

《그건 잘못하는 생각입니다. 이번 공산당, 로동당들의 국제회의는 회의자체도 중요하지만 회의후 우리 대표단이 예견하고있는 세계 각국 당대표단들과의 사업 역시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합니다. 공산당, 로동당들과의 련대성은 우리가 주동이 되여 실현해야 합니다. 이것은 시대와 세계사회주의운동이 우리 당에 부여한 사명입니다.

대표단이 그리스에 체류하는 기간을 최대로 길게 주어야 하며 그 기간 가능한껏 여러 나라 당대표단들과 접촉하여 좋은 영향을 주어야 합니다. 이딸리아방문은 그다음의 일입니다.》

《제 생각이 짧았습니다. 말씀대로 그리스에서 될수록 많은 사업을 하는 방향에서 대표단을 준비시키고 일정도 짜겠습니다.》

비서와의 통화가 끝난지 얼마 안되여 책임서기가 들어와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류광선대장과 조직지도부 리한철부부장이 왔음을 알리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들여보내라고 이르신 후 비로소 생각나서 문턱을 넘는 책임서기를 불러세우시였다.

《김병린원사가 무수단에서 왔는지 모르겠소?》

김병린원사는 우주물리학자로서 인공지구위성제작과 발사를 책임진 사람이였다.

《도착했습니다. 좀전에 도영목비서동지한테서 련락이 왔는데 머리가 텁수룩해서 리발소신세부터 져야 할것 같답니다.》

《그래? 그럼 시원히 목욕까지 하고 오후 첫시간에 들어오라고 하시오.》

그로부터 몇분 안되여 류광선대장과 리한철부부장이 들어왔다. 그들 두 일군과 인사를 나누고 앞상에 마주앉으신 그이께서는 류광선대장에게 물으시였다.

《그래 륜곽이 좀 섰습니까?》

《예. 세우느라곤 했는데 온전하게 섰는지 모르겠습니다. 》

대답과 함께 류광선은 웃주머니에서 까만 가죽으로 뚜껑을 씌운 수첩을 꺼냈다.

《어디 들어봅시다.》

입을 열기에 앞서 류광선은 수첩장부터 번졌다.

《강원도의 경지면적을 다 정리하기는 힘들겠고 해서 논만을 정리하는것으로 보았습니다. 그래도 정리면적이 3만정보를 넘는데 강원도 각 군토지건설사업소가 가지고있는 불도젤만 가지고는 안되기때문에 강원도와 린접하고있는 함경남도, 평안남도, 황해북도, 개성시력량을 증강하는 조건으로 도를 다섯개의 작전지역으로 나누어 전투를 벌리자고 계획했습니다.》

류광선은 강원도를 다섯개로 나눈 작전지역이 어떻게 이루어진다는것을 설명하고나서 이렇게 계속하였다.

《···문제는 불도젤입니다. 강원도를 비롯해서 토지정리에 동원시킬 다섯개 도의 불도젤보유정형을 알아보니 수자적으로는 적지 않지만 실지 가동할수 있는 대수가 얼마 되지 않습니다.》

대장은 수첩장을 번지며 구체적인 각 도의 불도젤실태를 렬거하였다.

불도젤실태가 나쁘리라는건 어느 정도 예견하신바지만 지금 류광선의 말을 들어보면 형편이 예견하셨던것보다도 더 나빴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수자들을 적어넣으시고 고개를 드시였다.

《불도젤은 그렇고··· 다섯개 도의 능력으로 강원도토지정리를 얼마동안에 할수 있다고 보았습니까?》

《최소한 3년이나 늦어 4년은 걸려야 되지 않을가 생각합니다.》

《3년이나 4년?》

《토지정리를 봄가을에만 하는 조건에서는 그 이상 단축하기 힘들것 같습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고개를 저으시였다. 강원도토지정리에 다섯개도의 력량만을 투입하는것으로 작전한것도 그렇고 완료기한을 3년이나 4년으로 보는것도 그렇고 다 마음에 들지 않으시였다.

《물론 토지정리란 다른 일과 달라 농사는 농사대로 하면서 봄가을에만 하게 되기때문에 시간제약을 받는건 사실입니다. 그렇더라도 3~4년은 너무 오랩니다. 단축해야 합니다. 내가 토지정리기초안을 대장동무더러 세우게 한건 군대처럼 전격적인 방식을 선택하기 바래서지 그렇게 허리띠를 풀어놓고 주근주근 농군식으로 하자는것이 아닙니다. 1년··· 1년동안에 해제껴야 합니다.》

그이의 말씀에 류광선은 물론 아직 내용을 잘 모르는 리한철부부장조차 놀라움을 금치 못하는 인상이였다.

《강원도토지를 1년동안에 정리하자면 통이 크게 작전하고 대담하게 실천해야 합니다. 내가 전번에 말하지 않았습니까? 우리가 이번에 강원도토지정리를 결심한것은 긴장한 식량문제를 풀자는 목적과 함께 인민들에게 신심과 희망을 주고 일군들을 다가오는 새 세기에 준비시키자는 의도도 있다고··· 다섯개 도의 불도젤만 증강해가지고는 안됩니다. 전국의 불도젤을 다 동원해서 전격전을 벌려야 합니다. 전격전, 이것이 강원도토지정리에서 견지해야 할 전투방식입니다. 전국적범위에서 료해장악부터 다시 하고 새로운 작전안은 그다음에 같이 세워봅시다.

료해장악을 하는데서는 농업위원회에 의거하되 꼭 조만규부위원장동무를 인입해야겠습니다. 토지문제나 불도젤과 관련해서는 그 동무가 제일 잘 압니다. 리한철부부장동무는 이제부터 하던 사업을 당분간 다른 사람에게 맡기고 강원도토지정리에 달라붙어야겠습니다. 동무가 당장 해야 할 일은 농업에 종사하지 않는 불도젤을 료해장악하는것입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제기할 문제들이 있으면 말하라고 하시였다. 잠시 동안이 흐른 뒤 류광선대장이 한가지 문제를 제기했다.

《료해장악을 전국적범위에서 하자면 아무래도 강원도토지정리문제가 알려지겠는데 공개하여도 일없겠는지?··· 》

아무래도 그는 근심이 되는 모양이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조용히 웃으시며 류광선의 얼굴을 마주보시였다.

《일을 시작하기 전에 소문부터 내는건 잘하는 일이 아니지만 강원도토지정리의 경우엔 소문을 크게 내는것이 오히려 좋을수 있습니다. 그래야 일군부터도 각오와 의지를 단단히 가다듬지 않겠습니까. 토지정리를 한다면 인민들이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일것입니다.》

 

김병린원사는 점심시간이 금방 지난 오후 2시 20분경에 나타났다. 이목구비가 번듯하게 워낙 잘생긴데다 먼 북변의 인공지구위성발사장에 줄창 나가있은탓으로 볕에 타 피부가 검실검실해지고 오전에 머리까지 깎은 그의 몸에서는 자연의 싱싱한 기운이 풍기였다.

《그곳 일이 어떻게 되고있습니까? 과학자동무들은 모두 건강합니까?》

그가 어떤 소식을 가지고왔겠는지 몹시 궁금하던차여서 그이께서는 인사를 나누고 앞상에 마주앉기 바쁘게 물으시였다.

《다들 잘 있습니다. 제가 떠나올 때 모두 떨쳐나와 장군님께 인사를 올려달라고 했습니다. 위성발사는 념려말고 장군님께서 부디 건강하시라고···》

그 절절한 부탁을 안고 현지에서 떠날 때의 감정이 되살아나는지 김병린의 목소리는 가볍게 떨렸다. 원사의 그런 감정이 옮겨와 그이께서도 가슴뭉클함을 느끼시였다.

《어려운 조건에서 그런 중요한 사업을 하면서도 그 동무들은 내 걱정을 하는구만. 정말 고마운 동무들이요. 그런 동무들속에 파묻혀 시간이 가는것을 잊고 정을 나누고싶은 생각이 때없이 갈마드는데 그건 맘뿐이고 그렇게 되지 않습니다. 내 언제든 꼭 그 동무들을 만나보겠습니다. 꼭···》

이윽고 김병린원사가 인공지구위성제작과정과 발사준비정형을 보고드렸다. 30분가까이 우주응용과학기술의 복잡한 세계를 종횡무진하며 위성제작과 운반로케트문제, 비행자리길계산의 완료와 새로운 관측체계 개발 등 이미 완료되였거나 결속단계에 있는 제반 실무적문제들을 석연하게 분석설명한 그는 이런 말로 보고를 결속하였다.

《···이렇게 되면 우리의 위성은 그야말로 100% 국산화된, 수입산품은 단 한가지도 없는 주체적인 위성입니다. 현지의 과학자, 기술자들은 이에 대해 매우 긍지스럽게 여기며 그때문에 더욱 분발하고 또 그때문에 제작과정이 많이 앞당겨진바도 없지 않습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두손을 모아쥔채 앞상우의 한점을 응시하면서 김병린원사의 보고내용들을 되새겨보시였다. 인공위성제작과 관련하여서는 시초부터 세심히 관심해오시는터여서 리해가 안될것은 없다 해도 김병린의 보고를 통해 새삼스럽게 느껴지는것은 우주공학을 전공하는 우리의 과학자, 기술자들이 그새 대단히 많은 일을 했고 키도 상당히 컸다는 느낌이였다. 그렇다. 이제는 우리도 당당한 우주강국이 되였다. 운반로케트도 우리것이고 위성도 우리의 지혜로 만들었다. 일부 나라들에서 발사를 도와주겠다고 한다. 무엇때문에 남의 도움을 받겠는가. 위성을 100% 국산화하고 그것을 더없이 긍지스럽게 여기는 우리의 훌륭한 과학자, 기술자들이 있음에랴. 그이의 눈앞에는 하늘을 나는 우리의 인공지구위성이 보이는듯싶었다. 그 위성에서 보는 이 나라 땅 역시 국산화된 위성과 같이 사회주의땅으로 그 면모를 바꾸어야 할것이다. 방금전에 나눈 류광선대장과의 대화가 생각나 그이께서는 다시한번 결심을 더 굳히시였다.

《위성제작은 기본상 끝난것이나 같다는 소린데··· 발사는 언제쯤 할것으로 보고있습니까?》

《10월초로 예견하고있습니다.》

《10월초··· 10월이라··· 좀더 당길수 없을가?》

《···》

김병린은 대답을 못했다. 지금은 5월 중순, 앞으로 넉달이라는 시간이 있다. 위성제작이 기본상 끝나고 발사대건설도 마지막단계에 있지만 발사를 위한 준비기간으로서는 결코 긴 시간이라고 할수 없다.

《동무들이 발사시일을 10월초로 정하는데도 상당한 대담성을 발휘했으리라는건 나도 짐작합니다. 늦추자는 의견도 더러 있었을거고··· 그러나 나는 가능한껏 발사를 앞당겼으면 합니다. 》

김정일동지께서는 모아쥐였던 손깍지를 풀며 자리에서 일어나시였다. 김병린원사도 따라 일어섰다.

《오늘이 20일이니 공화국창건 50돐 기념일까지 석달하고 스무날이 남지 않았습니까? 이전같으면 지금쯤 새로운 기념비적건축물과 공장들이 속속 완공을 선포하고 명절을 성대히 맞기 위한 준비로 온 나라가 흥성거리고있을겁니다. 물론 이번에도 열병식과 군중시위를 비롯하여 여러가지 다채로운 행사들은 있습니다. 집적회로공장을 비롯하여 새로 조업하게 될 공장들과 건설대상들도 더러 있고···》

김정일동지께서는 인공지구위성발사와 맞물려 진행하게 될 강원도를 시발점으로 한 전국의 토지정리계획을 념두에 두면서 말씀을 이으시였다.

《내가 이렇게 말하면 선생은 벌써 짐작하고도 남겠지만 그렇습니다. 나는 고난의 행군을 하면서 고생하고 그 연장으로 오늘도 여전히 강행군길에 있는 우리 인민들에게 이번 9.9절에 인공지구위성을 안겨준다면 그처럼 큰 선물이 없을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원사선생을 급히 불러들이고 위성발사를 앞당기자고 하는건 바로 그때문인데··· 어떻습니까, 안될가요?》

《···》

앞상 건너편에 한손으로 걸상등받이를 짚고선 김병린은 입술만 감빨고있을뿐 대답을 못하였다.

《발사를 9.9절전으로 당긴다는것이 말처럼 쉽지는 않을겁니다. 그러나 나는 그것이 전혀 불가능한 일이라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우리는 다계단로케트를 벌써 80년대에 개발했지요. 위성으로 말하면 사실 우리는 그것을 91년이나 92년경에 벌써 쏴올렸을수도 있었습니다. 국제적환경이 좀 불편하고 국내적으로도 고려할것이 있어서 단행하지 않았을뿐이지··· 이런 만만한 자신심과 능력속에 한달쯤 앞당길 가능성이 잠재해있다고 보아도 일없지 않을가요?》

납득이 되였던가 아니면 어떤 결심이 선듯 김병린은 그제서야 눈을 들어 그이를 우러르며 입을 열었다.

《장군님께서 그토록 바라시는데··· 앞당겨보겠습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가볍게 고개를 저으시였다.

《내가 바란다기보다 인민이 바랍니다. 하지만 원사선생, 누가 바라건 상관없이 무조건 앞당기라고 요구하는건 아니니 가능성을 잘 타산해보고 다시 대답하시오. 못하겠다고 해도 일없으니 말입니다.》

《저도 그새 속으로 많이 타산해보았습니다. 쉽지는 않겠지만 저희들이 만전을 기한다는 의미에서 시간타산을 좀 푼푼히 잡은것도 있고··· 보다는 현지의 과학자, 기술자동무들이 장군님의 뜻을 안다면 꼭 무슨 방법을 찾아내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 선생한테서 다른 대답이 나올수야 없겠지요. 고맙습니다. 그러나 이건 명심하시오. 가능한껏 당겨보다가 정 안되는 경우 절대로 강행하진 말아야 합니다. 우리가 인민들앞에서 모험을 할수는 없습니다.》

김병린은 몸을 바로하며 어깨를 쭉 폈다.

《말씀의 뜻을 알겠습니다. 그럼 전··· 이길로 현지에 다시 내려가겠습니다.》

《이길로? 아니, 그건 안됩니다. 몇달만에 들어왔겠는데 집에도 안들리고 간다면 집식구들이 얼마나 섭섭해하겠습니까? 집에 들어가 부인도 만나보고 손자들이랑 안아보고 래일 떠나시오, 래일··· 꼭 그렇게 해야 합니다. 내 알아보겠습니다.》

원사를 바래워주려고 함께 문간으로 나가시던 그이께서는 문득 그를 빈손으로 내려보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드시여 기다리게 하고 책임서기를 부르시였다.

원사는 감심한 표정으로 그이를 우러러보았을뿐 다른 말을 더하지 못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