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 장 18

 

제 1 장. 이 땅, 저 하늘

18

 

증산군지경에 들어선 야전차들은 석다리 배골어방에서 큰길을 버리고 차나 겨우 어길 정도의 농촌길에 들어섰다. 뜨락또르와 달구지가 주로 다니는 길인데다 아직 장마철이라 길닦이를 잘하지 않아서 차가 몹시 들추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길세가 사납거나 차가 풍랑을 만난 배처럼 들추는것쯤 개의치 않고 시종 길좌우에 펼쳐지는 논밭의 농사작황에만 관심하시였다. 지금 그이께서는 서해안방어를 담당한 군부대를 현지시찰하고 돌아오시는길인데 좋은 대도로를 버리고 굳이 이런 농촌길을 선택하신것은 농사형편을 알아보시기 위해서였다. 넓은 벌판은 온통 물에 잠겨있었고 일부 물이 찐 논들에는 벼이삭들이 한절반 쓰러져있었다.

차를 세우신 장군님께서는 시야에 안겨드는 자연재해의 참상을 아픈 마음으로 바라보시며 오래도록 서계시였다.

금방 익기 시작한 벼이삭들이 물에 잠기였으니 쭉정이밖에 달리지 않을것이다. 서해안곡창지대의 많은 벌들이 무더기비의 피해를 입었으니 올해에도 또 우리 인민들이 식량고생을 해야 한단 말인가.

증산군일대는 워낙 농업용수의 부족으로 애먹는 고장이다. 오죽하면 옛날 이 고장 사람들이 왕가물로 고생하고있을 때 하늘에서 선녀가 내려와 그 참경을 보고 흘린 눈물로 농사지었다는 전설까지 전해지랴. 증산읍 북쪽에 지금도 있는 옥녀봉이 바로 그 착하고 눈물 많은 선녀가 내렸다는 산이다.

생전에 어버이수령님께서 서해안일대 특히는 이 증산군과 온천군의 농업용수문제를 풀려고 얼마나 애쓰시였는지 모른다. 그래서 숱한 물길과 양수장들이 건설되여 해마다 가물을 이겨내군 하였는데 올해는 또 무더기비가···

김정일동지께서는 이윽하여 다시 차가 달리기 시작하자 중앙기상관측소에서 보내온 자료를 펼쳐드시였다.

최근에 주목되는 이상기후현상은 올해에 태풍이 제일 적게 나타난것이였다.

태풍은 해마다 25번정도 생기는데 올해에는 태풍1호가 7월 9일에 나타났다. 태풍이 이렇게 늦어보기는 57년만에 처음이라고 한다. 그후 8월 10일에 태풍3호가 나타나고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 그대신 여름철무더기비가 내륙지대보다 해안지대에 짧은 시간에 강하게 내린것이 특징적이였다.

평북, 평남 그리고 함경남도와 강원도를 비롯한 동서해의 해안지방들에서 무더기비의 피해를 혹심하게 입었다는데 많은 농경지들이 물에 잠기고 살림집들과 도로, 다리, 제방들의 피해정형이 지역별로 수자적으로 적혀있었다. 중앙기상관측소에서는 이런 이상기후현상의 원인이 엘니뇨현상으로 태평양고기압이 강화되지 못하고 오호쯔크해고기압이 주기적으로 강화되면서 우리 나라에 영향을 미친것으로 보고있었다.

해마다 덮쳐드는 자연재해의 후과는 막심하지만 우리 인민은 언제한번 손맥을 놓고 주저앉은적이 없었다. 장군님께서는 이미 큰물피해를 가시기 위한 투쟁을 전군중적으로 벌릴데 대하여 강조하시였었다.

평양에 도착하신 김정일동지께서는 집무실에 들어서는길로 정무원총리를 전화로 찾으시였다.

《오늘 군부대시찰을 나갔다가 온천군과 증산군일대를 좀 돌아보았는데 큰물피해를 많이 입었습니다. 정무원에서는 어떤 대책들을 세웠습니까?》

《전국적으로 큰물피해를 입은 지역들에서 고인물빼기양수장들을 만가동시키고있습니다. 그리고 파괴된 살림집들과 도로, 다리들을 복구하는데 력량을 집중하고있습니다. 인민들은 〈가는 길 험난해도 웃으며 가자!〉는 구호를 들고 피해복구전투에서 혁명적군인정신을 발휘하고있습니다.》

《그럴겁니다. 우리 일군들은 언제나 인민들의 의지를 믿고 모든 일을 해나가야 합니다. 그리고 전번에 토론했던 개천―태성호물길공사계획안은 어떻게 됐습니까?》

《며칠내로 계획안을 올리겠습니다. 그런데 전문일군들은 투자액이 아름차서 우려되는바가 없지 않다고 합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송수화기를 바꾸어쥐시며 잠시 생각에 잠기시였다. 물론 실무가들의 시점에서 보면 나라형편이 어려운 때 물길공사에 막대한 투자를 하는데 대해 심사숙고하지 않을수 없을것이다. 그렇다고 매사를 그런 식으로 재단하면서 일을 벌리기를 꺼려한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지금 일부 일군들은 나라형편을 고려한다면서 이런 일은 피하고 저런 일은 삼가해야 한다는 식으로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서 자기야말로 진정으로 나라의 운명을 걱정하는 애국자연하고있는데 그건 패배주의자들이 동면을 위해 만들어쓴 가면에 지나지 않았다.

《총리동무, 우리는 오늘에만 사는것이 아닙니다. 우리의 오늘은 래일을 위한 창조의 오늘로 되여야 합니다. 눈앞의 곤난만 보면서 하루하루 굼때는 식으로 살다간 100년이 가도 일어서지 못합니다. 이런 때일수록 우리는 주저앉아 한숨만 쉬지 말고 맞받아나가는 공격정신으로 오늘의 난국을 타개해야 합니다. 우리가 태성호물길공사도 하고 강원도토지정리도 하자고 하는것은 식량문제를 해결하는것과 함께 난관앞에 굴할줄 모르는 우리 인민의 의지를 보여주자는것입니다.》

총리의 신심에 넘친 대답이 수화기를 통해 울려왔다.

《장군님, 말씀의 뜻을 명심하겠습니다.》

전화를 마치신 김정일동지께서는 책임서기를 부르시였다.

《류광선대장한테서 무슨 소식이 오지 않았소?》

그이께서 어제부터 줄창 기다리고계시는 소식이였다.

《전화가 왔습니다. 요즘 동해안쪽이 이상할 정도로 날씨변덕이 심해서 아직은 위성발사를 언제 하겠는지 결심을 못하고있다고 합니다.》

기상조건이 그렇게 상서롭지 못하다면 아쉬운대로 며칠 미루는 수밖에 없을것이다. 우리 조국이 허리띠를 조이며 마련해온 순간인데 티끌만 한 실수라도 있으면 안되는것이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리한철부부장을 부르라고 하시였다.

자리를 떴던 모양 부부장은 한시간이 지나서야 나타났다. 얼마나 급히 왔는지 얼굴이 벌겋게 물들고 이마에 땀이 번들거렸다.

《강원도토지정리준비가 어떻게 되고있는지 궁금해서 찾았는데 지금 어디서 오는 길이요?》

《강남군에서 오는 길입니다.》

《강남엔 왜?》

《오늘 평양시가 불도젤수리를 끝냈습니다. 강남군을 선택하여 질적수준을 검열해보았는데 괜찮게 되였습니다.》

《평양시가 용쿠만. 도들에서도 끝낸데가 있소?》

《어제현재로···》부부장은 수첩을 펼치고 필요한 부분을 찾으며 말씀드렸다.《평북도와 함경남도, 자강도가 끝나고 함경북도와 남포시, 개성시는 9. 9절전에, 나머지 도들은 9월 중순경까지 전투를 해야 결속될것 같습니다.》

《기본적으로 끝난셈이구만. 대단하오! 석달동안에 전국의 불도젤을 다 일궈세운다는게 어디요. 정말 큰일을 했소!》

《장군님께서 국방위원회명령을 발령하도록 조처해주신 덕분입니다.》

《명령은 내리기보다 집행하기가 힘든 법이요. 이번 강원도토지정리사업은 심장으로 접수하지 않고서는 아무리 명령이래도 집행할수 없는거요.》

그이께서는 잠시 말씀을 끊으셨다가 다시 리한철을 돌아보시였다.

《참, 지금 조만규부위원장동무는 뭘하고있소?》

《그새 불도젤수리전투를 지휘하느라고 평양에 있다가 강원도에 나간지 한주일가량 됩니다. 그 동무가 아니였다면 불도젤수리실적을 현재만큼 당기지 못했을것입니다. 실력도 실력이지만 확실히 손탁이 센 일군입니다.》

《수령님께서 만규, 만규하면서 그 동무를 몹시 사랑하신것도 바로 그 실력과 드센 일솜씨때문이였소.》

그이께서는 다른 중요문제들인 설계추진정형과 연유보장실태에 대해서도 료해하시였다. 부부장의 설명에 의하면 설계추진도 그렇고 연유문제도 그렇고 크게 걸리는 일은 없었다. 단지 철도부에서 불도젤수송을 지장없이 해주겠는가 하는것이다.

《철도가 좀 불안한건 사실이지만 믿읍시다. 해낼거요. 정복을 입은 사람들인데 아무렴 국방위원회명령을 집행할줄 모르겠소. 불도젤을 싣게 되는 매 역들에 상차대를 갖추는것을 비롯해서 미리 준비를 잘하고 수송조직을 짜고들면 안될것이 없소.》

부부장으로서는 불안감이 쉽사리 덜리지 않는 모양이였다.

《철도부에서는 도별로 수리가 끝나는 차례로 수송하면 긴장한 전력사정과 복잡성을 얼마간 피할수 있다고 하면서 그렇게 했으면 하는 의향을 제기하고있습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철도부의 의견대로 해서 생겨날수 있는 이런저런 경우를 예견해보시였다.

《그건 일리가 있는 의견이지만 그렇게 해선 안될것 같소. 공화국창건 50돐이 눈앞에 박두했소. 이제 불도젤수송전투를 벌려놓으면 철도에서는 복잡성이 덜릴지 모르나 50돐기념 행사준비가 복잡해질수 있소. 그뿐이 아니요. 많은 철도일군들과 지방의 일군들이 명절날에도 쉬지 못하고 그때문에 속을 써야 하고 또 숱한 불도젤운전수들이 명절을 로상에서 맞게 되오. 철도부동무들에게 그렇게 리해시키고 불도젤수송전투는 명절을 쇠고 하도록 합시다.》

《알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