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장 1

제 6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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림성욱은 이즈음처럼 건축가로서의 보람과 긍지를 느껴본적이 일찌기 없었던것 같다.

밤늦게야 창광거리건설장에서 돌아온 그는 안해한테 손가방을 맡기고 서재로 들어가 창문을 활짝 열어젖히였다. 훈훈한 밤바람이 귀밑머리를 날리며 그의 흥겨운 마음을 키질해주었다. 현대적인 고층주택들이 우줄우줄 솟아오르는 창광거리의 일각이 안겨왔다. 보면 볼수록 아름답고 황홀하여 눈길을 뗄수가 없었다.

래일 저 새 거리에서는 30층살림집이 준공된다. 일류급호화주택으로 건설되는 수십동의 아빠트들가운데서 맨 선참으로 되는 준공이였다.

《어서 세수하고 저녁밥 자실 생각은 않고 뭘해요?》

안해가 서재로 들어왔다.

《여보, 저걸 보우. 저기 서있는 집말이요. 저게 무슨 집인지 아오?》

《아니 그 초고층주택을 내가 왜 몰라요.》

《저걸 누가 설계했는지 아느냐 말요.》

《그 집을 미영이가 설계했다구 당신이 몇번이나 말했어요. 열번두 더 외우고··· 참.》

《그랬던가?!··· 저 집이 래일 준공되오! 새 거리의 첫 주택이 다 되였단말이요.》

성욱은 오래간만에 안해와 나란히 창가에 서서 오손도손 이야기를 나누었다.

느닷없이 불쑥 안해가 물었다.

《참, 여보, 당신네 사업소에 강문혁이라구 있수?》

림성욱은 안해를 의아히 쳐다봤다.

《있지. 그건 왜 묻소?》

《미영이도 이젠 시집을 보내줘야지 않수. 내가 미영의 신랑감 걱정을 했더니 뭐 애인이 있는 눈치더군요. 바로 그 강문혁이란 젊은이라면서요?》

《누가 그래?》

《박광운실장이 그러더군요.》

림성욱은 속으로 은근히 놀랐다. 미영이와 문혁이가 사랑하는 사이라니? 그러고보면 생각나는게 한두가지가 아니였다. 문혁의 초안때문에 미영이가 한밤중에 원하림박사를 찾아갔었다는것도 그렇고 문혁이가 입원했을적에 자주 병문안을 다녔다는것도 그렇다. 그러루한 일들로 미루어보면 그들이 남다른 사이같다는 말이 결코 무근거한 소리가 아니였다.

림성욱은 속이 흐뭇해서 이렇게 말하였다.

《강문혁이는 참 훌륭한 신진설계가요.》

림성욱은 이튿날도 유쾌한 기분으로 출근하고 좋은 기분으로 일을 보았다. 그런데 대학습당건설장의 남정기한테서 골치 아픈 전화가 걸려왔다.

학습당의 중심지붕문제를 놓고 자기네 설계집단과 곽운필참모장과의 의견이 맞지 않아 서로 어성을 높이기까지 했다는것이다.

창광거리건설을 책임지고있던 곽운필은 대학습당공사가 본격적인 단계에 들어서자 학습당공사까지 총괄해서 맡아보고있었다.

《소장동지, 아무리 바빠도 우리한테 건너와서 중심지붕문제를 결판지어주십시오. 하루빨리 지붕의 높이가 확정되여야 공사를 내밀게 아닙니까? 이거 정말 속이 타서 죽을 지경입니다. 시당비서동지까지 시공자들의 편역을 들면서 지붕을 쪼물짝하게 60㎝만 낮추자니 야단이 아닙니까?》

남정기가 안타까운 소리를 하였다.

《알겠소.》

림성욱은 수화기를 놓고 잠시 덤덤히 앉아있었다.

요즘도 김정일동지께서는 바쁜 시간을 틈내시여 하루가 다르게 변모되여가는 학습당건설장에 매일처럼 나와보군 하시였다. 닷새전이였다. 기본골조공사가 끝나고 30여개 보조지붕공사까지 끝낸 학습당건설장에 나오신 그이께서는 한가지 미흡한 점을 포착하시였다. 일전에 공중에서 관찰을 하기전부터 중심지붕이 높아질것 같은 위구심을 느껴오시던 그이께서는 그것이 공연한 걱정이 아니라는것을 확증하신것이였다. 지붕공사를 시작하고보니 지붕이 높아지리라는것이 명백히 알리였다. 그날 저녘 김정일동지께서는 대안중기계공장을 현지지도하시고 돌아오신 수령님께 학습당중심지붕문제를 말씀드리고 그 사실을 즉시에 건설지휘부에 알려주시였다.

《요전에도 말했지만 아무리 생각해봐도 인민대학습당의 중심지붕이 지내 껑충하게 높아질것 같습니다. 수령님께서 건설장에 다시 나와보시겠다고 하시였습니다. 수령님께서 중심지붕을 낮추어야 하겠다고 결론하시면 곧 설계안을 만들어 수정작업을 하여야 하겠습니다.》

다음날 아침 학습당건설장에 나오신 어버이수령님께서는 중심지붕에 얹혀질 구조물의 높이를 가늠해보시더니 갓쓰고 혼자 우뚝 선것처럼 될번 했다고 하시면서 중심지붕을 낮추어야 건물자체도 무게있어보이고 더 아름다와질수 있다고 가르치시였다. 그날로 남정기가 고심끝에 중심지붕을 2. 2m 낮출데 대한 안을 작성하여 론의에 붙였다. 그런데 시공주인 곽운필의 완강한 반대에 부딪치게 된것이다.

림성욱은 한동안 책상우에 팔굽을 짚고앉아 생각에 잠겼다.

곽운필이가 시공책임자로서 반복공사도 피하고 자재와 로력의 랑비도 막자는 타산에서 중심지붕을 60㎝만 낮추자고 주장하는 심정은 리해되였다. 그런데 다름아닌 김광성이가 시공자들의 편에 서서 남정기의 의견을 반대한다는것은 리해하기 어려웠다. 리치상으로 봐서는 시공자들이 품을 적게 들 안을 주장해도 김광성은 오랜 건축가로서 설계가들의 의견을 존중하여 대담하게 지붕을 낮추자고 해야 할 사람이였다.

그런데 지금은 정반대로 되고있다. 그렇다면 혹시 김광성이 실무적인 인간이 되여버렸는가? 림성욱은 최근에 와서 더우기는 탑기초안론의에서 그것이 더 두드러지게 나타났지만 어쩐지 로련한 설계가를 잃어버린것 같은 아쉬움을 금할수 없었다.

림성욱은 개운치 못한 마음을 안고 김광성을 만나려 학습당건설장으로 갔다. 학습당의 중심지붕문제가 락착되지 않아 공사에 상당한 지장을 주고있을것이라고 예상했는데 예상외에 건설장은 들끓고있었다. 론쟁이 벌어지건 말건 끄떡도 없이 공사를 밀고나가는 곽운필의 일솜씨에는 탄복할 지경이였다. 지난밤의 소낙비에 질적해진 둔덕길은 대형화물차들이 짓뭉개서 엉망이 되고 탑식기중기들의 용쓰는 소리에 귀는 멜듯 했다. 둔덕우에서 건설장의 소음을 짓누르며 곽운필의 성칼진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보, 제발 코막고 답답한 소리 하지도 마오. 눈섭지붕 하나의 무게가 얼마인지 알기나 하오? 자그만치 30t이란 말이요. 열한개나 되는 그 눈섭지붕을 몽땅 까자면 석달이 걸려도 안돼. 안된다면 안되는줄 아오. 이 곽운필이가 언제 우는 소리를 하는걸 봤소?》

곽운필이가 신발바닥에 달라붙은 흙덩이를 돌멩이에 뻑뻑 문대면서 남정기에게 으름장을 놓았다.

《참모장동지의 심정은 알만합니다. 그렇다고 중심지붕을 60㎝쯤 낮춰서야 지붕이 낮아진것으로 됩니까? 60㎝면 세뽐도 채 안됩니다. 고작 세뽐도 안되게 낮춰서야 이 큰집이 줄어든게 알리기나 하겠습니까?》

《걱정말라니까. 나하구 당신하구 키가 얼마나 차이나는지 재보자오? 겨우 3∼4㎝ 차이야. 그 정도만 해도 나는 키 큰축이고 동문 중키야. 우리가 하자는대로 낮추구 량켠에 쌍기둥만 세우면 일없다질 않아? 쌍기둥을 세운후의 시각적효과도 생각해야 할게 아니요. 그런건 고려하지 않고 덮어놓고 냅다 미는 곧은박인 보다보다 처음이요. 전번에도 남의 말을 듣지 않구 우겨대더니만··· 까놓구 말해서 동무네 그 옹고집때문에 학습당을 불당처럼 만들어놨지. 그때 단단히 혼쌀나구두 아직 정신이 덜 들었구만. 정 고집하겠으면 동무가 다 맡아서 하오.》

곽운필은 버럭 역증을 냈다.

《참모장동지, 저도 인민대학습당이 아니면 고집을 부리지 않겠습니다.》

《여보시오, 설계가선생. 말 좀 삼가하오. 누군 뭐 얼렁뚱당 넘기자는 사람인줄 아오? 도대체 저 중심지붕을 누가 껑충하게 만들었소? 동무가 아니요? 제가 설계를 잘못해놓구 시공자들한테 중심지붕을 2. 2m 낮추라, 눈섭지붕을 까라구 떠들어댈 체면이 있는가 말이요. 그래 눈섭지붕을 까구 동문 무사할것 같소? 동무한테 목이 몇개나 된다구 뻗대는거요? 괜히 소란을 피우지 말구 잠자코 있는게 좋소.》

《참모장동지.》

말문이 막혀버린 남정기는 낯이 푸르딩딩해서 돌아서가는 곽운필의 팔소매를 당기며 사정하듯이 말했다.

《정말 나로서는 할 말이 없습니다. 그렇지만 지붕을 더 내려앉혀야 한다구 봅니다. 아무리 품이 들어도 학습당은 흠 하나 없이 건설해야지 않습니까. 전 학습당을 제대로 지어놓고 어떤 처벌이든지 다 받겠습니다.》

《이 사람 봐라? 점점 한다는 소리가··· 여보, 안된다면 안되는줄 아오. 처벌을 받겠으면 받고 맘대로 하오. 그러나 눈섭지붕을 까는 문제는 동무가 결론할 일이 아니요. 시당비서동무도 우리가 내놓은 안대로 하자는데 동문 왜 자꾸만 간참해나서며 이 야단이요?》

곽운필은 남정기의 손을 뿌리치고 힝 돌아섰다. 그는 림성욱을 보고서도 인사도 없이 요란히 헛기침을 내깇으며 건설지휘부쪽으로 걸어갔다. 림성욱이도 구태여 그를 멈춰세우려고 하지 않았다. 지금 당장은 건설장의 그 누구도 곽운필의 완고한 주장을 돌려세울수 있는 사람이 없을것이다. 시당비서까지 그를 지지해나서서 일은 더구나 어려워졌다. 기세가 등등해서 멀어져가는 곽운필의 뒤모습을 안타까운 눈으로 지켜보던 남정기가 비로소 울분을 터뜨렸다.

《소장동지, 이거야 어디 참을수 있습니까?》

림성욱은 그가 가슴을 두드리며 웨쳤지만 뭐라고 할 말이 없었다.

때마침 그들한테로 달려온 웬 처녀가 곽운필참모장이 건설지휘부마당에서 림성욱을 기다린다고 알려주었다. 방금 인사도 하지 않고 가버린 곽운필이 어째서 찾는지 알수 없어 림성욱은 처녀에게 의문이 실린 눈길을 던졌다. 처녀는 흥상요업공장 지배인이 인민대학습당 기와장견본을 가져왔다고 했다. 그 뜻밖의 소식으로 해서 울적하던 림성욱의 기분은 얼마간 가셔졌다. 며칠전에 요업공장에 학습당의 청기와색견본을 보냈었는데 벌써 실물이 도착했다니 여간 놀랍지 않았다.

희세의 걸작으로 되여야 할 인민대학습당의 지붕에 씌울 청기와를 설계에 지적한 오묘한 색갈대로 구워낸다는것은 용이한 일이 아니였다. 얼핏 보면 어슷비슷한것 같지만 청색에도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수십가지의 미묘한 색갈이 있었다. 그중에서 우리 인민의 사상감정과 미감에 맞고 건물의 격에도 어울리는 푸르면서도 은근하고 산뜻하면서도 볼수록 깊이가 느껴지는 색갈, 그것이 바로 수령님께서와 지도자동지께서 바라시는 기와색이였다. 림성욱은 남정기를 돌아보며 재촉했다.

《어서 가보자구.》

《소장동지나 가보십시오.》

《그러지 마오. 나도 속이 타오. 동무까지 엇나가면 내가 어떻게 일하겠소. 가보자구.》

림성욱이 거듭 재촉을 해서야 남정기는 림성욱의 뒤를 따랐다. 건설지휘부마당에 여러 사람들이 모여서 기다리고있었다. 남정기를 뒤에 달고 지휘부마당에 내려간 림성욱은 요업공장지배인의 손을 덥석 잡았다.

《수고했수다. 지배인동무, 언제 왔습니까?》

《금방 도착했수다.》 요업공장지배인은 푸접없이 대꾸를 하고는 턱을 쓸어만졌다. 그는 설계사업소에 자주 출장을 오게 되면서 오래전부터 림성욱이와 교제해왔었다.

《기와를 그렇게 빨리 구워낸데다 지배인동무가 직접 기와장을 지고 찾아올줄은 몰랐습니다.》

《나도 학습당건설에 보탬이 되는 일을 해얄게 아닌가요. 그런데 설계가들이 요구하는대로 됐는지 모르겠수다. 합격인지 불합격인지··· 그건 소장동무랑 료량해보시오.》

《잘됐겠지요··· 남동무, 지배인동무가 성의껏 지고온 기와인데 어서 보오.》

림성욱은 요업공장지배인의 발치에 있는 배낭앞으로 남정기를 떠밀었다.

《자, 그럼 지배인동무, 어디 한번 봅시다.》

요업공장지배인이 배낭에서 정성껏 싼 포장지를 헤치고 기와장 하나를 꺼냈다. 남정기는 지배인의 손에서 기와장을 받아쥐고 앞뒤를 뒤짚어보고는 말없이 고개를 흔들며 땅바닥에 놓았다.

《여보, 도깨비 기와장 번지듯 하지 말구 똑바로 보오.》

속이 타는지 지배인의 눈자위가 점차 커졌다.

《어서 더 내놓기나 하십시오.》

《이젠 서너장밖에 없소.》

요업공장지배인이 근심스러운 얼굴로 허부룩해진 배낭을 내려다봤다. 남정기도 정말 지배인이 헛수고를 한것 같아서 딱한 기색이 돼버렸다. 그러나 마지막으로 기와장 한장을 남겨놓고 배낭을 털던 남정기의 눈에서 불꽃이 일었다. 두손에 기와장을 움켜잡은 그는 환성을 올리듯 소리쳤다.

《가만!》

마침내 고대하고 고대하던 색갈의 기와장이 나타난것이다. 그는 희색이 만면해서 림성욱이앞에 그 기와장을 쑥 내밀었다.

《소장동지, 됐습니다. 이걸 보십시오!》

림성욱은 기와장을 받아쥐고 해빛에 비쳐보며 흥분해서 말했다.

《옳소··· 참모장동무, 어떤가 보오. 성공한것 같소.》

기와장은 곽운필한테서 이사람 저사람의 손으로 련이어 넘어갔다.

요업공장지배인의 얼굴에도 벙글 웃음이 피여났다.

《이젠 그 기와장을 이리 주시오.》

남정기는 기와장을 받아쥐자 지배인한테 다가갔다.

《지배인동무, 정말 수고했습니다. 어버이수령님과 친애하는 지도자동지께서 원하시는 대학습당의 기와색갈은 바로 이런겁니다.》

남정기는 기쁨에 겨워 부르짖듯 소리지르고는 돌연히 틀어쥔 주먹을 머리우로 쳐들어올리더니 기와장을 힘껏 내리쳤다. 두터운 기와장은 순식간에 두 토막으로 쩍 갈라졌다. 옆에 둘러섰던 사람들은 너무나도 뜻밖의 일에 깜짝 놀라 기겁을 했다.

《여보, 정신 있소? 도대체 어쩌자는거요?》

요업공장지배인은 얼이 나간 사람처럼 남정기와 깨여진 기와장을 번갈아봤다. 그러건 말건 남정기는 큰소리로 통쾌하게 껄껄 웃어댔다. 그리고는 두동강난 기와장의 한쪽을 지배인의 손에 쥐여 주었다.

《지배인동무, 이 기와장을 절반씩 나눠가지고 나하고 헤여집시다. 재삼 말하는데 인민대학습당의 기와색갈은 반드시 이런것으로 돼야 합니다.》

남정기의 눈에서는 환희의 빛이 넘쳐 흘렀다.

《설계가동무.》

요업공장지배인이 마사진 기와장을 손에 들고 남정기를 마주보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내 평생 기와장을 굽다가 오늘같은 일을 당하긴 처음이요. 내 꼭 이런 기와장을 구워보내겠소.》

《지배인동무가 우리 마음을 그렇게 리해해주니 고맙습니다.》

너무도 기쁜 나머지 자신도 모르게 분출한 초인간적인 힘으로 기와장을 내려친 남정기는 축하와 약속을 겸한 악수를 요업공장지배인과 나누려고 손을 들다말고 갑자기 덴겁한 소리를 내지르며 오른팔손목을 잡았다. 이마에는 땀발이 내배고 불거진 관자노리의 굵은 피줄이 움틀거리였다. 주먹으로 기와장을 내리칠 때 손목뼈가 으깨여지기라도 한것 같았다. 손을 받쳐들고 아픔을 참느라 얼굴은 순식간에 땀투성이가 되여버렸다.

림성욱이 놀라서 그에게로 급히 다가왔다.

《남동무, 왜 그러오?》

《아니, 아무것도 아닙니다.》

《아무것도 아니라니, 손을 상한게 아니요?》

남정기는 림성욱이 손목을 약간만 다쳐도 비명에 가까운 소리를 질렀다.

《이거 어디가 단단히 고장난것 같군.》

남정기도 자기 손이 정상이 아니라는것을 깨달은듯 시퍼렇게 멍들고 커진 손등을 내려다보았다. 당장 성한 부위가 퉁퉁 부어나고 동통이 어깨에까지 올리뻗치였다.

《안되겠소. 내 차를 타고 당장 병원으로 가오.》

《소장동지, 일없습니다.》

《일없다가 뭐요. 맨주먹으로 기와장을 깼으니 무사하겠소? 동무가 이렇게 흥분하는걸 처음 보누만. 제 뼈가 부서지는줄도 모르니. 정말 동무는···》

림성욱은 꾸짖어야 할지 찬양해야 할지 알수 없었다. 그는 옆에 서있는 곽운필을 돌아다보며 물었다.

《참모장동무, 시당비서동무가 눈섭지붕을 그대로 두자고 했다는게 사실이요?》

《그렇소. 하지만 내가 먼저···》

곽운필이 어째선지 아까보다 퍽 낮아진 목소리로 대답했다. 방금전 남정기한테 과격한 말을 던진것을 면구스러워 하는것 같기도 했다.

《지붕문제는 시공자측이 일방적으로 시당비서에게 제기할 문제가 아니지 않소? 우리하고 토론을 해야지. 나는 참모장동무가 이 문제를 심중하게 생각했으면 좋겠소.》

림성욱은 두말하기 싫어 자기 승용차에 남정기를 태우고 급히 병원으로 떠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