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7 장 4

 

제 7 장

4

 

적들은 대규모전쟁연습의 실패에 대한 분풀이라도 하려는듯이 군사분계선 비무장지대 전지역에 중무기와 군사인원들을 대대적으로 끌어들이였다. 기관총은 말할것도 없고 각종 포와 땅크까지 끌어들이였다. 이것은 정전협정에 대한 란폭한 위반이였다. 실상 군사분계선 적측 비무장지대는 우리를 불의에 기습하기 위한 공격출발진지였다. 한편 적들은 서해해상에서 상륙작전훈련을 광란적으로 벌리였다. 지난번의 공수작전연습에서 된타격을 받은 나머지 이번에는 해상상륙에 기대를 거는지도 몰랐다.

위대한 수령님의 위업을 고수하고 완성하는데서 반제군사전선은 의연히 우리의 주공전선이였다. 수령님께서 물려주신 사회주의조국을 보위하고 인민의 안녕을 지키는것은 현실적인 초미의 문제였다.

조국과 인민이 있으면 경제는 얼마든지 발전시킬수 있고 인민생활도 높일수 있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불꺼진 공장과 허리띠를 조이는 인민들을 뒤에 두고 아픈 가슴을 달래며 최전연부대들과 인민군군인들을 끊임없이 찾으시였다. 그이께서는 이해 마가을 어느날 서해의 초도를 향해 떠나시였다. 최광을 비롯한 인민군지휘성원들이 수행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일군들에게 교시하시였다.

《나는 이미전부터 초도를 시찰하려고 하였습니다. 년세가 많은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초도에 들어가보시지 못한것을 아쉬워하시였습니다. 나는 수령님의 그 마음까지를 합쳐서 꼭 들어가보겠습니다.》

그런데 그이께서 초도로 들어가시려는 그날은 바다날씨가 예상밖으로 사나왔다. 전날 현지의 구분대에서 작성한 일기예보는 바람속도가 초당 5메터였다. 변덕스러운 날씨가 그 예보를 엄청나게 뒤집었다. 바람이 세차게 불고 비까지 내렸다. 대기하고있던 경비정은 집채같은 파도에 가랑잎처럼 뒤흔들렸다. 사정없이 곤두박혔다가는 한참만에야 제자리에 떠올랐다. 출항을 앞두고 바다쪽을 근심스레 바라보던 부대장이 김정일동지를 우러르며 간절히 말씀드리였다.

《최고사령관동지, 바다모양새가 몹시 나쁩니다. 바다모양이 저 정도면 바람속도는 20메터이상이고 파도높이는 3메터가 넘을것입니다. 지금형편에서 경비정으로는 항해하실수 없습니다.》

《가야 합니다, 초도의 병사들이 나를 기다립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결연히 응대하시였다.

최광이 한걸음 나섰다.

《최고사령관동지, 가시더라도 좋은 날씨를 택하여야 할것 같습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절절한 표정이 떠오른 최광을 바라보며 타이르듯 교시하시였다.

《최광동지는 평양으로 되돌아가야 할것 같습니다. 이런 날씨에 바다의 찬바람을 맞으면 페에 나쁠수 있습니다.》

최광이 페기종으로 앓고있다는것을 알고계시였다. 최전연부대들의 전방지휘소나 감시소에 오르실 때마다 뒤따르는 최광이 가쁘게 숨을 몰아쉬며 자주 기침을 깇었다. 그를 부축하여 오르시면서 병치료를 받으라고 권고하시였다. 하지만 최광은 자기의 건강은 일없다면서 매번 수행하였다. 이번에도 최광은 말씀드리였다.

《저는 일없습니다.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돌아가시기 며칠전에 저희들더러 최고사령관동지 신변안전에 최선을 다하고 건강에 절대로 무리가 가지 않도록 하라고 간곡히 당부하시였습니다. 수령님의 그 유훈을 번번이 실현해드리지 못하는것이 죄스러워 말씀올리는것입니다.》

《우리가 언제 순풍에 돛을 달고 다닌적이 있었습니까. 병사들을 찾아가는 나의 길은 그 어떤 풍랑도 막지 못할것입니다. 떠납시다.》

수행원들은 그이를 모신 경비정이 수면우에 떠오르자 막혔던 날숨을 터치며 눈물속에 그이를 우러렀다. 세찬 해풍에 옷자락을 날리며 노호하는 바다를 굽어보시는 그이의 안광에서는 서리발 광채가 뿜어졌다. 그것은 그대로 그 어떤 격랑과 폭풍도 불굴의 의지와 담력으로 뚫고나가시는 백두령장의 모습이였다. 그이께서는 이때에도 자신의 신변에 대해서는 아랑곳않고 최광을 념려하시였다. 곁에 서있는 최광의 허리를 부여안으며 그가 쓰러지지 않도록 부축해주시였다. 기침을 하면 그의 잔등을 두드려주시기도 하였다. 최광은 창황중에도 북받치는 격정을 누를길없어 젖은 목소리로 말씀드리였다.

《제가 최고사령관동지의 신변안전을 보장해드려야 할 대신 오히려 최고사령관동지께서 제 몸을 보호해주시니 이처럼 거꾸로 된 일이 어데 있겠습니까.》

《최광동지, 그런 말씀 마십시오. 젊은 사람이 나이많은분을 부축해드리는거야 너무도 응당한것이지요.》

마침내 배들이 섬기슭에 닿았다. 섬기슭으로 떨쳐나온 병사들이 격정의 눈물속에 만세의 함성을 터치였다.

지휘관이 김정일동지께 영접보고를 올리였다. 그리고나서 뒤를 이었다.

《이렇게 험한 날씨에 저희들을 찾아오신단 말입니까! 장군님만 건강하시면 저희들은 그 어떤 원쑤도 단매에 때려부실수 있습니다. 그러니 더는 험한 길을 걷지 말아주십시오.》

《고맙소.》

김정일동지께서는 뒤에 서있는 수행원들을 돌아보며 교시하시였다.

《나는 일없소, 저 아바이들이 힘들었을거요. 자, 지휘부로 갑시다. 동무들이 저분들을 부축해주시오.》

이날의 배길이 얼마나 험난하였는가는 촬영가들의 파손된 촬영기가 말해주고있었다. 병사들이 무기를 사랑하듯이 촬영가들은 촬영기를 눈동자와 같이 여긴다. 하지만 곤두박히고 뒤흔들리는 배전에서는 촬영기를 보호할수 없었다. 그래서 이 시기 우리의 선군령장께서 얼마나 험난한 길을 헤쳐오셨는가를 생동하게 보여주는 초도에로의 항해길은 화면에 담지 못했다. 참으로 유감스러운 일이였다. 후날 집단체조창작단의 창작가들이 그것을 인상깊은 대집단체조의 한 장면으로 형상하였고 화가들이 훌륭한 화폭으로 남기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이날 섬방위자들의 훈련도 보아주시고 지휘관들에게 현대전에 대처한 전술적방안도 현명하게 밝혀주시였다. 그리고 전기문제를 비롯하여 병사들의 생활에서 애로되는 점들을 풀어주시였다,

그이께서는 섬을 떠나면서 간곡히 가르치시였다.

《동무들이 지켜선 초도뒤에는 평양이 있습니다. 동무들은 평양의 대문을 지켜섰다고 말할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동무들은 침입하는 적들을 초도앞바다에서 결정적으로 소멸할수 있게 준비되여야 합니다.》

초도의 병사들은 심장으로 화답했다.

《최고사령관동지, 저희들은 월미도영웅들처럼 마지막 한사람이 남는 한이 있더라도 끝까지 초도를 사수하겠습니다!》

초도에서 돌아온 김정일동지께서는 이튿날 새벽에 판문점으로 떠나시였다.

판문점은 최전방중의 최전연이였다. 콩크리트중앙분리선을 사이에 두고 적아가 총부리를 맞대고있는 곳이였다. 세상에 도끼사건으로 알려진 사건을 비롯하여 무시로 적들의 군사적도발이 벌어졌다.

이 지역으로 김정일동지께서 나가시는것은 참으로 위험천만한 일이였다. 일군들은 판문점에만은 나가지 말아주실것을 간절히 말씀드리였다.

하지만 그이께서는 판문점초병들을 어서 만나보자고 하며 결심을 굽히지 않으시였다.

길을 떠나던 그이께서는 따라서는 최광에게 교시하시였다.

《최광동지는 오늘 밤 푹 쉬고 래일 병원에 입원하십시오.》

《최고사령관동지, 제 몸은 제가 잘 압니다. 일없습니다. 수행하도록 하여주십시오.》

최광의 얼굴에 간절한 빛이 떠올랐다.

《안됩니다. 년세가 많은데 지난 기간 나를 따라다니느라고 몸에 무리가 간것 같습니다.》

《제가 최고사령관동지를 따르지 않으면 누구를 따르겠습니까. 제 병에 좋다는 약도 가지고 떠납니다. 판문점에서야 고지에 오르는 일도 없겠는데 따라가겠습니다. 저는 최근년간 최고사령관동지를 모시고 군부대들을 찾으면서 하나의 군사대학을 나온것 같습니다. 최고사령관동지로부터 현대전에 대처한 군사전략을 많이 배웠습니다.》

잡도리가 좀처럼 입원치료에 수긍할 자세가 아니였다. 최광에게는 오랜 무관다운 고집이 없지 않았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엄숙히 교시하시였다.

《최광동지, 최고사령관의 명령을 하달하겠습니다.》

최광의 얼굴에서 의혹과 긴장의 빛이 교차되였다. 그는 부지중에 차렷자세를 취했다.

《무조건 입원치료를 받고 퇴원을 한 후에 그 정형을 나에게 보고하시오.》

《알았습니다.》

최광은 차렷자세로 거수경례를 올리였다. 명령을 접수한 군인의 자세와 대답은 달리될수 없었다. 10대의 시절로부터 80고개를 눈앞에 둔 오늘까지 군복을 입고 살아온 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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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광은 달포가량 입원치료를 받았다. 그랬더니 건강이 회복되였다. 숨쉬기도 순조로왔고 기침도 멎었다. 기력도 전에 비해서는 퍽 좋아진듯싶었다. 퇴원을 하는 길로 그는 최고사령관동지를 찾아갔다. 명령대로 입원치료를 받고 돌아왔다는 최광의 보고를 받은 김정일동지께서는 못내 기뻐하시였다.

《내 보기에도 최광동지의 건강이 퍽 좋아진것 같습니다.》

최광의 손을 이끌어 쏘파에 앉힌 그이께서는 집무탁의 서랍에서 정교하게 포장된 자그마한 곽을 꺼내시였다.

《입원치료를 마치고 퇴원을 하는 최광동지에게 주자고 그사이 내가 마련한것입니다. 받으십시오.》

《이게 뭡니까?》

《안경입니다. 나는 최광동지가 시력이 점점 약해진다는것을 진작 알고있었습니다. 나이탓인것만큼 치료로는 해결할수 없을것입니다. 여러모로 생각하던 끝에 로인들의 시력을 높여줄수 있는 안경을 마련했습니다.》

《최고사령관동지, 고맙습니다.》

최광은 가벼이 떨리는 손으로 안경을 받았다. 곽을 열어보니 밤색테안경이 빨간 비로도천우에 놓여있었다.

《한번 끼여보십시오.》

김정일동지께서 권하시였다. 하지만 최광은 안경을 얼른 끼여볼수 없었다. 북받치는 감사의 정이 전신에 줄달음치고있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안경을 손수 최광에게 끼워주시였다.

《어떻습니까, 잘 보입니까?》

《어찌된셈인지 전보다 잘 보이지 않습니다.》

최광은 사실대로 말씀드렸다. 그만큼 그는 고지식한 늙은이였다.

사방을 두리번거렸는데 방안의 모든것이 흐릿해보이였다.

《그럴리가 없겠는데요.》

김정일동지께서는 한걸음 다가서며 안경테를 바로잡아주시였다. 멀고 가까운 거리에 관계없이 망막에 새겨지는 초점이 자동적으로 조절되는 최신형안경이였던것이다. 그이께서는 최광의 코날개밑으로 눈물이 흐르는것을 보시였다.

《눈시울을 닦고 다시 끼여보십시오.》

그제서야 최광은 자기의 눈물을 의식했으며 그것때문에 잘 보이지 않았다는것을 깨달았다. 서둘러 눈시울을 닦고 안경을 다시 끼였다.

《최고사령관동지, 잘 보입니다!》

최광은 어린애처럼 기뻐서 어쩔줄 몰라했다. 잘 보이지 않아서 불편을 느껴왔는데 모든것이 선명하게 보이였다. 어둡던 나락에서 광명의 기슭에 나선듯 한 기분이였다. 사람이 주위세계를 감각하고 의식하는데서 눈처럼 중요한것은 없다. 그래서 예로부터 사람의 몸이 통채로 천냥이라면 눈이 팔백냥이라고 일러왔다. 창밖의 멀리를 보아도 잘 보이고 코앞의 책을 보아도 잘 보이였다. 청춘시절의 시력이 되살아난듯싶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그를 바라보며 빙긋이 웃으시였다.

《잘 보인다니 정말 기쁩니다. 이제부터는 건강에 특별히 류의하십시오. 웬만한 일은 아래사람들에게 맡기고 절대로 무리하지 마십시오. 나에게는 최광동지와 같은 로투사들이 곁에 있는것만으로도 힘이 됩니다.》

그로부터 몇달후였다.

밤이 깊도록 집무를 보던 김정일동지께서는 인민무력부에서 보내오는 급보를 받으시였다. 최광동지가 심장마비로 사무실에서 쓰러졌는데 병원에 실려간 후에도 의식을 차리지 못했다는것이였다.

그이께서는 가슴이 꺼지는듯 한 충격을 받으시였다. 그 나이에 심장마비가 왔다면 결코 가벼운 병이 아니였다. 급히 병원에 전화를 거시였다. 원장에게 최광동지를 소생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라고 곡진히 당부하시였다.

병원에서는 의사들의 협의회가 열리고 집중치료가 벌어졌다. 환자에게 산소마스크를 끼우고 강심제주사를 놓았으며 심장부위를 두드리기도 하고 손발을 주무르기도 하였다.

여러 시간만에 최광은 서서히 의식을 차렸다. 주위에서 긴장한 표정으로 서성거리는 의사와 간호원들의 모습이 희미하게 시야에 안겨왔다. 여기가 어데인가? 얼마후에야 자신이 인민무력부장실이 아니라 병원침대에 누워있다는것을 깨달았다. 어떻게 되여 병원에 와있는지는 기억에 없었다. 다만 자기의 생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것을 예감했을뿐이다. 그는 의식을 차렸다는 소식을 듣고 달려온 서기와 부관에게 나직이 말했다.

《동무들, 돌아가서 내 군복과 권총, 시계와 안경을 가져다주시오.》

환자복을 입고 생을 마치고싶지 않았던것이다.

서기와 부관이 지시대로 군복과 권총, 시계와 안경을 가져왔다.

최광은 그들에게 환자복을 벗기고 군복을 입혀달라고 하였다.

원수복을 입은 후에는 손목에 시계를 차고 눈에 안경을 끼였다.

경애하는 최고사령관동지께서 주신 선물시계였고 그이께서 마련해주신 그 안경이였다. 차림을 갖추고는 권총을 손에 쥐고 쓰다듬었다. 수령님께서 수여해주신 《백두산》권총이였다.

군복차림을 하고 침대에 누우니 한결 몸이 편안해진듯싶었다. 하지만 의식은 현실인지 꿈인지 분간하지 못할 혼미한 상태로 빠져들면서 아득히 물러간 옛추억을 불러냈다.

《명석아, 명석아!》

최광은 자기를 애타게 찾는 소리가 귀가에 메아리쳐오는것을 의식했다. 그것은 분명 어머니의 목소리였다. 아동단조직의 지시를 받고 련락을 갔던 그는 자기네가 사는 동네에 들어서고있었다. 마을은 온통 불바다에 잠기였다. 일제《토벌》대놈들이 방금 휩쓸고간 후였다. 매캐한 내내와 비릿한 피비린내에 코를 들기가 어려웠다. 허둥지등 경황없이 집으로 달려갔다. 집은 불에 타서 무너져내렸다. 아직 연기가 피여오르는 기둥이며 서까래를 헤집고 어머니와 아버지, 동생들의 시신을 찾아냈다. 불에 타서 알아볼수 없었지만 혈육의 눈은 밝아서 누구의 시신인지를 정확히 가려보았다. 최광은 혼자서 산기슭에 묘혈을 파고 가족들을 합장했다. 한잔의 제주도 붓지 못했다. 다만 기어이 이 원쑤를 갚고야말겠다는 비장한 결의를 부모들과 형제들의 령전에 남기였다. 최광은 그길로 유격근거지를 찾아갔다. 위대한 사령관동지를 만나뵈온 최광은 그이께서 자기의 아동단활동정형과 일가의 참혹한 희생을 진작 알고계시는데 놀랐다. 군복을 입혀주시면서 사령관동지께서는 말씀하시였다.

《오늘은 동무가 이 세상에 두번다시 태여나는 날이라고 할수 있소. 그래서 최명석이라는 이름을 최광으로 고쳐부르기로 했소. 총대로 나라와 민족을 빛내여나가라는 뜻이요.》

이때부터 최광의 운명은 위대한 수령님의 전사로 총대와 결합되게 되였다.

그것이 그의 나이 16살때의 일이였다. 그 추억은 끝났으나 귀가에는 총포성이 계속 울려오고 눈앞에는 화염이 솟구쳐올랐다. 환상속에서 오래동안 도발해오던 적들이 마침내 새 전쟁 도화선에 불을 달았던것이다. 최광은 손에 권총을 뽑아들고 그 불바다속을 내닫는다. 발이 땅에 닿는것 같지를 않았다. 온몸이 발사된 포탄처럼 허공을 날고있었다. 높이 쳐든 《백두산》권총에서는 신비로운 빛이 발산되여 적진으로 날아가면서 원쑤들을 쓸어눕히였다. 뒤를 돌아보니 그 수효를 헤아릴수 없으리만큼 많은 철갑대오와 미싸일부대들, 총창을 비껴든 보병부대들이 뒤따르고있다. 그들모두도 땅우로 달리는것이 아니라 허공을 날고있다. 선군으로 다지고다져온 우리의 혁명무력이 적들의 아성을 향해 돌격하고있는것이다.

최광은 작전지도를 펼쳐들었다. 경애하는 최고사령관동지께서 적들의 작전적의도를 정확히 꿰뚫어보고 령활한 전략적구상을 펼치신 지도였다. 지도에 그려진 작전부호들과 등고선들이 선명하게 보이였다. 최광은 지도를 보며 련합부대들에 진격을 명령한다. 명령을 하달한 후에는 전투적희열에 열광된 어조로 웨친다.

《전체 조선인민군 륙해공군장병들이여,

백두령장의 전사답게 미제침략자들과 남조선괴뢰들을 철저히 소멸하고 조국의 통일을 이룩하자!》

마침내 전쟁이 우리의 승리로 끝난다.

위대한 령도자 김정일동지께서 통일의 단상에 높이 오르신다. 북남겨레가 목소리를 합쳐 만세의 환호를 올린다.

최광은 로친과 함께 군중속에 서서 감격의 눈물을 흘린다. 얼마나 오랜 세월 분렬의 비극을 체험하고 고난과 시련을 겪어오던 끝에 맞이한 경사인가! 우리 군대와 인민이 헤쳐온 진두에는 위대한 김정일장군님께서 서계시였다. 이번의 최후대결전에서 이룩한 우리의 승리는 그이께서 선군정치로 나라의 국방력을 강화하고 천재적인 군사적예지로 전군을 령활하게 지휘하신 결과이다. 최광은 누구보다 이 력사의 진실을 잘 알고있다. 그는 손가락을 곧게 펴고 그이를 향해 거수경례를 올리였다. 비록 군복은 입지 않았으나 김옥순도 빨찌산시절처럼 거수경례를 하였다. 이윽하여 그들은 알수 없는 충동에 떠밀리우며 함께 울었다. 이날을 보지 못하고 먼저 우리 곁을 떠나신 어버이수령님이 생각나서였다.·

최광은 희미하던 의식마저 꺼져가고있었다. 다시 심장발작이 일어났다. 심장과 뇌수의 기능, 체온과 맥박, 혈압 등을 정확히 가리키는 종합검진기의 바늘들이 어느것이나 정상수치에서 떨어지고있었다. 검진기를 바라보던 의사들은 당황했다. 년로한 몸에 재발한 심장발작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리라는것은 명백했다. 원장은 급히 여러곳에 전화를 걸었다. 전화를 받은 인민무력부의 일군은 경애하는 최고사령관동지께 사연을 보고드리지 않을수 없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하던 일을 뒤로 미루고 급히 병원으로 가시였다.

의식을 잃은 최광은 단정히 침대에 누워있었다. 안경을 끼고 군복을 입은 그는 오른손으로 거수경례를 하는 자세였다. 왼손에는 《백두산》권총이 쥐여져있었다. 최후순간까지 그 총만은 손에서 놓을수 없었던 모양이다. 거수경례를 한 자세로 굳어진것을 보면 최고사령관동지께 무엇인가 마지막으로 보고를 드리고싶었던것이 있었던가싶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허리를 굽히고 그의 두손을 잡으시였다.

《최광동지! 최광동지!》

애타게 부르시였다. 아직 최광의 손에서는 체온이 감촉되시였다.

두손을 흔들며 거듭 애절히 부르시였다. 자신의 모든것을 다하여 그의 꺼져가는 생명을 되살려내고싶으시였다.

《최광동지! 내가 왔습니다. 어서 정신을 차리십시오.》

마침내 최광은 비스듬히 눈을 떴다. 그에게는 김정일동지의 음성이 그 어떤 명약보다도 더 강력하게 생리적작용을 하면서 사라지던 의식을 되살렸을것이다. 그의 눈에 한가닥 빛이 가해졌다. 김정일동지의 모습을 알아본것 같았다. 최광은 그이께 무엇인가 아뢰이려는듯 입술을 실룩이였다. 목소리는 입밖으로 새여나오지 못했다. 하지만 주위에 선 사람들은 그가 무슨 말을 하려고 했는지를 알았다. 최광의 얼굴에는 경애하는 최고사령관동지를 더 받들지 못하고 가는 안타까움과 그이의 건강을 바라는 절절한 심정이 어려있었다. 입가에 알릴듯말듯 한 미소를 그리며 최광은 숨을 거두었다.

《최광동지!》

김정일동지께서는 다시 부르시였으나 최광은 반응이 없었다. 검진기의 바늘들이 령으로 떨어졌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최광의 두손을 부여잡은채 오열을 삼키시였다.

출입문이 열리더니 김옥순과 손녀가 들어섰다. 이미 소식을 들은 모양으로 그들의 눈시울은 젖어있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그들을 보시니 간신히 참던 눈물이 몰박으로 쏟아지셨다. 하염없이 흐느끼시는데 곁에서 녀인의 목소리가 울리였다.

《경애하는 장군님, 진정하십시오. 장군님께서 이러시면 저희들은 어찌랍니까.》

돌아보시니 김옥순이였다. 어느새 닦았는지 녀투사의 눈에는 눈물이 없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수건으로 눈물을 훔치고 그를 똑바로 마주보시였다.

《옥순어머니, 얼마나 슬프겠습니까. 내가 이미전부터 그의 건강에 관심이 깊었다면 일이 이렇게 되지는 않았을것입니다. 한스럽기 그지없습니다.》

《장군님, 무슨 말씀을··· 장군님께서 극진히 보살펴주셨기에 최광동무는 팔순이 다 되도록 중임을 지니고 일할수 있었습니다. 그는 수령님과 장군님의 품속에서 한생을 보람있게 살았습니다. 저는 조금도 한이 없습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머리를 가벼이 끄덕여보이고 교시하시였다.

《최광동지는 위대한 수령님의 충직한 전사였고 나의 친근한 전우이고 동지였습니다.

그는 당과 조국의 참된 아들이였습니다. 혁명과 군건설위업에 그가 남긴 공적을 후대들은 영원히 잊지 않을것입니다.》

그이께서는 한동안 최광을 바라보다가 김옥순에게 머리를 돌리시였다.

《나는 최광동지를 혁명렬사릉에 안치할 때 반신상에서 안경을 벗겼으면 합니다. 옥순어머니의 의향은 어떻습니까?》

《안경을요?》

김옥순은 뜻밖인듯 놀라와하더니 경건한 어조로 뒤를 이었다.

《그 안경으로 말하면 장군님께서 마련해주신것입니다. 최광동무는 그 안경을 끼고 멀리도 볼수 있고 가까이 책도 볼수 있다고 얼마나 기뻐했는지 모릅니다. 그는 래세에서도 그 안경을 벗지 않으려고 할것입니다.》

《내가 마련해주었다는 의미에서 그렇게 말하는데 그것이 중요한것이 아닙니다.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생전에 금수산기념궁전의 로대에서 포대경으로 혁명렬사릉을 바라보며 항일투사들과 마음속대화를 나누시였습니다. 오늘도 그러하실겁니다. 그런데 수령님께서 알고계시는 최광동지는 안경을 끼지 않았습니다. 최광동지가 안경을 끼지 않아야 수령님께서 인차 알아보실겁니다. 최광동지도 백두산시절의 신념과 의지가 비꼈던 밝은 눈으로 위대한 수령님을 우러르게 하자는것이 나의 뜻입니다.》

《장군님의 뜻이 그러하시면 저도 찬성입니다.》

김옥순은 새로운 깨달음으로 감격했다. 그는 최광에게 허리를 굽히고 마음속으로 속삭였다.

(위대한 장군님께서는 당신을 백두산시절의 모습으로 영생하시는 수령님앞에 세워주시려고 하십니다. 그러니 생전처럼 그 뜻을 따라서 어버이수령님을 잘 받들어모셔주십시오.

수령님께서 영생하시기에 혁명렬사들의 생도 빛나는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