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6 장 1

 

제 6 장

1

 

야전차는 평양을 향해 달리고있었다.

김정일동지께서 감나무중대를 현지지도하고 돌아가시는 길이였다. 지난 1월 1일 다박솔중대를 찾은데 이어 이번에도 기본전투단위인 중대를 찾으시였다. 전군강화의 중심고리를 중대를 강화하는데 두시였다.

15세기 프랑스군대에서 대대밑에 중대들을 두었다는 기록이 있는것으로 보아 군대편제에서 중대가 생긴것은 몇백년이 되여온다고 볼수 있다. 하지만 중대를 군대의 기본전투단위로, 전군강화의 중심고리로 보고 중대를 강화하는데 힘을 넣은 실례는 세계무력건설력사에 일찌기 없었다. 근대에 와서 군단으로부터 소대에 이르기까지 조직편제를 갖춘 많은 나라들에서는 주로 련대를 가장 중요한 전술단위로 보았다. 이 이후 쏘련에서 정규적혁명무력을 건설하면서 사단을 강화하는데 주되는 관심을 돌리였다.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군인대중의 생활거점을 중심에 놓고 고찰하시였다. 군인대중의 생활과 활동의 거점은 중대였다.

김정일동지께서도 혁명군대에서 중대가 차지하는 지위와 역할에 관한 수령님의 사상을 계승하여 전군강화의 기본고리를 중대강화로 보시였다.

이번에 감나무중대를 돌아보시니 중대를 강화할데 대한 당의 방침이 훌륭히 구현되고있었다. 그 중대는 녀성해안포중대였다. 녀성군인들의 화력복무훈련은 나무랄데가 없었다. 그들은 누구나 녀성장수들이였다. 육중한 해안포를 능숙하게 다루었고 동작도 날래였다.

중대의 살림살이도 알뜰하게 꾸리였고 중대예술소조공연도 전투적기백이 차넘치였다. 감나무중대는 20여년전에 위대한 수령님께서현지지도를 하신 단위였다. 그때 수령님께 꽃다발을 드린 녀전사의 딸이 오늘은 전날의 어머니를 대신하여 초소를 지키고있었다. 너무도 대견하여 녀병사를 만나보시니 그의 아버지도 현역군관이였다. 그야말로 총대가정이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그 가정의 래력을 통하여 대를 이어가며 조국수호에 떨쳐나선 온 나라 가정들을 보는듯 하시였다. 우리 인민은 집집마다에 《장군님식솔》이라는 족자를 걸어놓고있다. 이것은 어버이수령님을 영원한 가장으로 높이 모시고 식솔모두가 총대로 사회주의조국을 지키는 총대가정이라는 의미가 담겨져있다고 생각하시였다. 원쑤들이 아무리 발악을 해도 감나무중대와 같이 모든 중대들이 만단의 전투준비를 갖추고있고 온 나라 가정의 모든 식솔들이 총대를 억세게 틀어쥐고 일심으로 단결되여있는 이상 우리의 사회주의조국은 굳건히 수호될것이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승용차의 경적소리에 생각에서 깨여나시였다. 달리는 야전차앞에 바구니를 들고 지팽이를 짚은 로인이 나타났다. 뒤를 피끗 돌아보고 허둥지둥 자국을 옮기는품이 앞을 잘 못 보는것 같았다.

《어디까지 가는 로인인지 태워다드립시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운전사에게 이르시였다. 야전차가 멎었다.

차에서 내린 김정일동지께서는 길가에 비켜선 로인에게 다가가시였다.

로인은 성긴 백발과 깊이 패인 이마의 주름으로 보아 칠순이 훨씬 넘은듯싶었다. 보기에는 눈이 정상인것 같았으나 미간을 모으고 상대를 알아보려고 애를 쓰는것으로 보아 어지간히 시력이 약했다.

《로인님, 어디까지 가는지 차에 오르십시오.》

《고맙쉐다. 헌데 난 저 고개를 넘어서 5리쯤 가면 됩니다. 바쁠텐데 어서 가보시우.》

《년세도 많은데 어서 차에 오르십시오.》

김정일동지께서는 로인의 팔굽을 잡고 자신의 옆자리에 태워주시였다.

《고맙쉐다.》

로인은 손더듬을 하며 자리에 앉았다.

《이렇게 점점 눈이 보이지 않는데···》

그는 거북스러운 자기의 행동이 미안한듯 혼자말로 중얼거렸다.

《언제부터 그렇게 시력이 약해졌습니까?》

김정일동지께서는 동정어린 음성으로 물으시였다.

《전쟁때 2전선에서 싸웠는데 놈들의 폭탄에 시신경이 위축되였지요. 그런대로 젊었을 때에는 안경을 끼고 글자도 보군 했건만···》

전쟁로병이구나! 그이께서는 존경심이 끓어오르는것을 의식하시였다.

로인은 추연한 기색으로 뒤를 이었다.

《지난해 7월에 어버이수령님께서 우리곁을 떠나셨다는 소식을 들은 후로 눈이 더 나빠졌습니다. 예로부터 사람이 너무도 절통한 일을 당하면 눈이 감긴다고 일러왔는데 내 지내보니 그게 사실이웨다.》

로인의 마지막목소리는 목밑에 잠기는듯 했다.

야전차가 떠났다. 차체가 가볍게 흔들렸다. 로인은 차실바닥에 놓인 바구니모서리를 움켜잡았다. 그안에 담긴것이 쏟아질가봐 조심하는것 같았다. 바구니에는 크고작은 풀뿌리들이 담겨져있었다.

《그게 무슨 약초들입니까?》

친절히 물으시였다.

《약초도 몇뿌리 있지만 대부분은 둥굴레를 비롯해서 사람이 먹을수 있는 풀뿌리들이웨다. 양지바른 만삼골에는 해토가 된 곳이 있어서 식량보탬을 하려고 캐여옵니다. 막내를 앞세우고 떠났던 걸음인데 나만 먼저 집으로 갑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우리 인민의 어려운 식량사정을 실감하시였다.

《년로한 몸에 고생이 많겠습니다. 그런데도 당에서는 군력강화에만 힘을 넣고 인민생활에 관심이 적다고 생각되지 않습니까?》

로인은 못마땅해하는 표정으로 이쪽을 바라보며 따지듯 물었다.

《도대체 거기서는 어데서 일보는분이시요?》

《당중앙위원회에서 일을 봅니다. 우리와 같은 사람들에게 인민생활을 돌보아야 할 책임이 크기때문에 하는 말입니다.》

그제서야 로인은 얼굴에 얼핏 떠올랐던 노기를 가시고 담담한 어조로 응대했다.

《걱정놓으시우. 우리야 뭐라나요. 혁띠고리 하나만 더 조이면 되지요. 그저 군대만 든든하면 되우다. 깨진 둥지에 성한 알이 없다고 지금과 같은 때에 인민군대의 힘이 여의치 못하면 우리가 어떻게 되겠소. 미국놈들에게 백번 먹히우고도 남았을거웨다. 그래서 이 근래에 우리 장군님께서 군대의 힘을 더 크게 키우실려구 내내 힘든 걸음을 하시는줄 우리두 잘 알고있수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로인의 소박한 말에서 커다란 고무를 받으시였다. 머리를 가볍게 숙이며 마음속으로 뇌이시였다. 로인님, 고맙습니다, 로인님과 같이 그렇게 훌륭한 인민이 허리띠를 조여야 하는걸 생각하니 가슴이 아픕니다. 오늘의 이 난국을 헤치고 사회주의수호전에서 승리를 하면 우리 인민이 남부럽지 않게 사는 인민의 지상락원을 이 땅우에 펼치겠습니다.

로인이 여전한 음성으로 다시 입을 열었다.

《내 딸년도 최전연부대에서 군사복무를 합니다. 지난해 가을에 적들이 달려들어서 우리 애도 접전에 참가했답니다. 오빠가 없는 집안에서 자란 년이라 성미가 드세고 주먹 또한 사내들 못지 않아서 주먹으로 괴뢰군 장교놈을 내리쳐서 포로했답니다. 최전연에서는 적들의 도발로 어느 하루도 조용한 날이 없나봅니다. 그러니 우리 장군님께서 군력강화에 선차적인 관심을 돌리시는것은 너무도 응당한 일인줄로 압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전선서부에 있었던 적들의 도발사건에 대한 총참모부의 보고를 상기하며 급히 물으시였다.

《로인의 딸이 대대위생소장으로 복무하지 않습니까?》

《군의대학을 졸업하고 대대위생소장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그 접전이 있은 다음에는 간호원양성중대 중대장이 되였답니다.》

《그렇게 됐군요.》

《그년의 성미는 군의로 복무하기보다 녀성구분대 지휘관으로 복무하는게 나올겁니다. 부대에서도 그걸 알고 조동시켰나봅니다. 헌데 우리 딸년을 어떻게 아시우?》

《저도 로인의 딸이 복무하던 대대가 불의에 달려드는 적들을 일망타진한 전투소식을 들은적이 있었습니다. 참으로 용감한 딸을 두었습니다.》

로인의 얼굴에 흐뭇한 미소가 피여올랐다.

《자랑은 아니지만 싸움판에 들어서는 우리 옥순이가 사내들 못지 않을겁니다.

중학교시절에 태권도선수였는데 남학생들도 모두 손탁에 거머쥐군 했답니다. 맏이를 닮아서 동생들도 치마를 둘렀지만 록록치 않은 편인데 차례로 군대에 나가서 구실을 바로 한다나봅니다. 그 애들이 복무하는 부대 정치부에서 우리 집에 편지를 보내왔는데 훈련과 생활에서 여사여사하게 모범이라고 하였습니다.》

《그러니 로인님가정도 총대가정이군요. 아들은 없습니까?》

김정일동지께서는 로인과 이야기를 나누는것이 무둥 즐거우셨다.

《내가 늦게 가정을 이룬데다 로친이 재간이 없다보니 아들을 보지 못했습니다. 그러다가 늦게야 내리내리 딸애들만 넷을 낳았습니다. 전에는 아들이 없는것이 서운했지만 딸년들 셋이 총대를 잡은 후로는 아들을 가진 령감들보다 오히려 더 버젓한 생각이 듭니다. 막내년도 올해는 군대로 나가겠답니다. 나이가 되였거던요.》

고개를 넘은 야전차는 들판으로 뻗은 도로를 따라 달리였다. 마을이 나타났다.

《로인님네 집이 저 마을에 있지 않습니까?》

운전사가 물었다.

《고개를 넘어 첫 동네면 옳쉐다. 상점 옆집이 바로 우리 집이지요.》

로인의 집은 길가에 있었다.

차가 멎었다.

김정일동지께서 차문을 열어주시였다. 땅에 내려선 로인은 거듭 고맙다고 하더니 불쑥 무슨 생각이 떠올랐는지 그이의 손을 잡고 간절히 말했다.

《미안하지만 내 한가지 긴한 부탁이 있는데 좀 들어주시오. 얼른 집에 들어갔다 나오겠수다.》

로인은 허둥거리며 집으로 들어가더니 인차 나타났다. 손에는 정히 종이로 싼것이 들려있었다.

《중앙당에서 일을 보신다니 부탁을 드리는건데 이걸 우리 장군님께 올려주시오.》

《그게 뭡니까?》

김정일동지께서 친절히 물으시였다.

《산삼이웨다. 지난 가을에 만삼골에서 캔것인데 물계를 아는 사람들의 말이 여러해 실히 잘 자란것이라우.》

로인은 종이를 펼치였다. 크고 탐스러운 산삼이 드러났다. 얼마나 정성들여 캐여냈는지 잔뿌리 하나 상하지 않았다.

《로인님이 달여잡수시고 정정한 몸으로 오래 사십시오.》

《나는 앞을 좀 못 볼뿐이지 다른데는 탈이 없쉐다.》

《식량사정이 어렵겠는데 그걸 가용으로 쓰십시오.》

《좀 헐먹기는 해두 우린 일없수다. 거기서 나보다 더 잘 알겠지만 수령님께서 돌아가신 후 우리 장군님께서 마음고생이 오죽 많으시겠소. 쪽잠에 줴기밥을 들면서 현지지도를 하느라고 쌓인 피로인들 얼마나 크시겠소. 장군님께서 건강하셔야 나라의 정사도 잘 되고 우리 백성들도 마음이 기쁩니다. 촌늙은이의 소청이니 이걸 그이께 꼭 드려주시우.》

김정일동지께서는 로인의 진정이 가슴후덥게 안겨오는것을 느끼시였다. 하지만 선뜻 받으실수 없었다.

《제가 로인님의 그 마음을 전하면 되지 않겠습니까. 산삼은 그대로 간수해두십시오.》

끝내 사양하시였다. 그러자 로인의 얼굴에 노여운 기색이 떠올랐다.

《어쩌면 그리할수가 있소. 우리 지방사람들은 요즘 텔레비에서 나오는 장군님의 축가신 모습을 뵈오면서 가슴이 아파 웁니다. 로친이 가려보고 대줍디다. 그리고 장군님을 가까이 모시고 일하는분들을 원망하지요. 장군님을 잘 돌보아드리지 못한다고··· 우리같은 촌내기들이야 마음뿐이지 장군님의 건강을 돌보아드릴수가 없지 않쉐까. 다행 귀한 약재가 생겨서 장군님께 드려달라는건데 어쩌면 그 부탁조차 들어주지 못하겠소?》

김정일동지께서는 난감한 표정으로 로인을 뜨겁게 바라볼뿐 아무말씀도 없으시였다.

이쪽을 지켜보던 운전사가 차에서 내렸다.

《로인님, 그걸 이리 주십시오. 제가 장군님께 꼭 전해드리겠습니다.》

《이 늙은것의 부탁을 들어주어 고맙쉐다.》

산삼을 운전사에게 넘겨준 로인은 평생의 숙원을 이룬듯 시뭇이 웃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로인의 손을 포개여잡고 작별인사를 나누시였다.

《로인님, 부디 건강한 몸으로 오래 앉아계십시오.》

목이 메여오고 눈시울이 젖어드는것을 느끼시였다. 자신을 진심으로 받들고 따르는 이처럼 훌륭한 인민을 위해 할수 있는 일을 못한것만 같은 자책감이 강렬하게 치미시였다. 하지만 그 심정을 알길 없는 로인은 자기 부탁을 거절하셨던 방금전의 일을 생각하며 흐뭇해하였다.

《어른이야 우리 집살림을 걱정해서 부탁을 마다하신줄 내 모르지 않수다. 부디 잘 다녀가시우.》

야전차가 떠났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운전사에게서 넘겨받은 산삼을 오래도록 바라보시였다. 사무쳐오는 로인의 진정에 가슴이 후덥게 달아올랐다.

이처럼 훌륭한 인민을 원쑤들의 침략으로부터 굳세게 지켜주리라!

깨여진 둥지에 성한 알이 있을수 없다는 로인의 말이 상기되시였다. 제국주의자들의 침략과 고립압살책동에 굴복하는 경우 자기들의 운명이 어떻게 되리라는것을 우리 인민은 너무도 잘 알고있다. 그러기에 필사의 각오를 가지고 분연히 일떠서고있는것이다.

평양에 돌아온 며칠후 김정일동지께서 인민군지휘성원들을 부르시였다.

총참모부와 총정치국의 책임일군들과 최고사령부 작전지휘성원들을 미더웁게 둘러보며 힘주어 교시하시였다.

《인민군대에서는 앞으로도 중대를 강화하는데 계속 힘을 넣어야 하겠습니다. 중대를 강화하는데 전군강화의 기본열쇠가 있습니다. 중대에서 인민군대의 기본대중이 생활하고있으며 당의 군사로선과 방침을 관철하기 위한 사업도 중대를 단위로 하여 조직진행되고있습니다.

중대장, 중대정치지도원대회를 성대히 가져야 하겠습니다.》

계속하여 대회의 문건작성과 참가인원, 기일과 장소, 참가자들의 숙식조건보장 등 구체적인 가르치심을 주시였다.

《나는 머지않아 있게 될 중대장, 중대정치지도원대회가 인민군대를 무적강군으로 발전시키는데서 획기적인 전환점으로 되기를 기대합니다.

중대를 강화하는것은 인민군대전체를 강화하는 출발점으로 됩니다.》

《출발점!》

일군들은 입속으로 조용히 외웠다. 여기에 전군강화의 비결이 응축되여있었다. 일군들은 경애하는 최고사령관동지의 높으신 뜻과 구상에 깊은 충격을 받아안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