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5 장 5

 

제 5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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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덕복은 방안에 들어서는 양석을 반겨 맞이했다. 여러기에 걸쳐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으로 사업하고있는 그는 양석의장을 진작 잘 알고있었다.

《수고로이 오셨습니다. 이렇게 빨리 오시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양석이 내려온다는 전화를 받은것은 2시간전이였다. 그런데 벌써 도착한것이다.

《위대한 장군님께서는 저에게 황해남도에 나가 허덕복동무를 도와서 농사를 잘 지을데 대한 수령님의 유훈을 관철하라는 과업을 주시였습니다. 식량고생을 하는 인민들을 두고 그리도 가슴아프게 생각하시는 그이를 뵈옵고 어제 밤에는 쉬이 잠을 이룰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새벽밥을 먹고 일찌기 떠났습니다.》

벽밑에 놓인 쏘파에 두사람은 나란히 앉았다.

《앞으로 많이 도와주십시오. 올해 우리 도의 농사문제와 관련하여주신 위대한 장군님의 교시를 받들고 년초부터 농민들의 기세는 대단합니다. 그런데 저를 비롯한 농업부문 지도일군들의 능력이 걸렸습니다.》

허덕복은 고개를 떨구며 말했다. 인사치레의 겸손이 아니라 이즈막에 품고있던 진정을 말했다. 농민들의 앙양된 기세에 일군들의 지도능력이 따라선다면 알곡생산을 훨씬 높일수 있다고 생각하여왔다.

《농업부문은 나에게 있어서 생소한 분야입니다. 내가 덕복동무에게서 농사일을 배우면서 힘껏 일해보겠습니다. 나는 이리로 오면서도 내가 황해남도의 농사일을 어떻게 도와줄수 있을가 하고 생각이 많았습니다.》

전화종이 울리였다.

허덕복은 저으기 난감한 기색으로 전화기를 바라보았다. 직급 높은 양석의장과 담화중인데 전화가 온것이다.

《어서 전화를 받으시오.》

양석이 깨우쳤다.

허덕복은 책상앞으로 다가가서 송수화기를 들었다. 농기계수리공장 지배인에게서 온 전화였다.

《위원장동지, 밀보리파종기생산용강재를 받으러 갔던 자재상사동무들이 빈손으로 돌아왔습니다. 강재만 보장되면 본격적으로 생산에 들어갈수 있겠는데 그게 걸려서 야단났습니다.》

순간 허덕복의 얼굴에 그늘이 덮이였다. 하지만 인차 표정을 바꾸며 지시조로 말했다.

《밀보리파종기생산은 시일을 다투는 문제입니다. 공장에 있는 파철을 용선로에 녹여서 강재로 쓰도록 하여보세요. 협동농장들에서 파철을 수집해서 수리공장에 보내주도록 하겠습니다.》

《위원장동지, 공장에 있던 쓸만한 파철은 시험용기계를 만들면서 다 써버렸습니다. 그리고 파철을 용선로에 녹여서는 필요한 강재의 규격과 강질을 보장하기가 어렵습니다.》

지배인의 목소리에 안타까움이 어렸다. 허덕복의 가슴도 그만 못지 않게 안타까왔다. 그러나 힘주어 말했다.

《지배인동무, 우는 소리는 그만하세요. 어떤 일이 있어도 밀보리파종기는 지난번 협의회때 동무가 결의한대로 제기일에 생산해야 합니다!》

허덕복은 송수화기를 놓았다. 저절로 한숨이 나갔다. 내려먹이기는 했어도 강재가 없이 어떻게 기계를 만든단 말인가? 하지만 조건을 생각하면서 지도일군조차 동요를 한다면 아래사람들은 손맥을 놓고 주저앉기가 일쑤이다. 이것은 물길공사때에 찾은 심각한 경험이다. 조건이 보장되지 않고 난관이 가로놓일수록 지도일군은 신심을 잃지 않고 어깨를 들이밀며 완강히 내밀어야 했다.

양석은 결연한 표정으로 도로 쏘파에 앉은 허덕복을 바라보며 물었다.

《밀보리파종기생산은 어찌된겁니까?》

허덕복은 그 기계의 창안과 생산의 절박성을 설명했다.

설명을 듣고난 양석은 응대했다.

《그러니 그 기계의 생산은 위대한 장군님께서 황해남도에 주신 만정보 이모작면적보장에서 매우 커다란 의의를 가지는 문제군요.》

《그렇습니다.》

《강재보장문제는 내가 좀 풀어보겠습니다. 황철이나 강선의 지배인동무들도 최고인민회의 대의원들이니까 내가 부탁을 하면 풀어줄수도 있습니다.》

《의장동지, 고맙습니다.》

허덕복은 캄캄하던 눈앞이 금시 열리는듯 했다.

《해주에 오자마자 도내 농사일을 도울수 있는 일감을 찾은것이 나로서는 기쁩니다. 오후에 제철소와 제강소를 찾아가겠습니다.》

양석은 참말로 기쁜 기색이였다. 그는 히뭇이 미소를 지으며 계속했다.

《그런데 내가 나선다고 문제가 해결되겠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계획에는 물려있겠지요?》

《그렇습니다.》

《필요한 강재의 품종과 규격, 강질과 수량 등을 알려주시오.》

양석은 역시 사업에서 빈틈이 없는 사람이였다. 모든 일에서 학자다운 리해를 앞세울줄 알았다.

《알겠습니다.》

허덕복은 성큼 일어서서 전화로 농기계수리공장 지배인을 찾았다.

《지배인동무예요? 허덕복입니다. 밀보리파종기생산에 필요한 강재의 품종과 규격, 강질과 수량을 알려주세요.》

《해결될 가능성이 있습니까?》

지배인의 목소리는 미타해하는 어조였다.

《우리 도에 내려온 최고인민회의 상설회의 의장동지가 직접 황철이나 강선에 가서 해결해보겠다고 하였어요.》

《아, 그렇다면야!》

지배인은 탄성을 터쳤다.

《어서 내가 묻는것을 대답해주세요.》

《그런데 저는 강재의 구체적인 명세는 모르고있습니다. 내 책임기사 김용환동무를 바꾸어주겠습니다.》

지배인이 모를리 없었다. 이 엉큼한 사람이 딴생각이 있어서 굳이 정훈이 아버지를 바꾸어주겠다는것이다. 허덕복은 다소 어색한 감정이 치밀어서 어성을 높였다.

《지배인동무, 지배인이 강재의 구체적인 명세도 모르고 <강재, 강재.> 하면서 우는 소리만 하였어요?》

그랬으나 응답이 없었다. 지배인은 벌써 송수화기를 놓고 책임기사를 데리러 간 모양이다. 잠시후에 수화기에서 귀에 익은 남편의 목소리가 울리였다.

《여보, 나요. 파종기생산에 필요한 강재명세는 다음과 같소.》

허덕복은 남편이 불러주는 명세를 부지런히 옮겨썼다. 그리고 송수화기를 놓으려는데 남편이 다시 말했다.

《그런데 말이요. 국가계획에 물린 명세는 이상과 같지만 현실적으로는 다른 강종의 강재도 더 필요하오. 그것은 다음과 같소.》

허덕복은 저으기 역증스럽게 응대했다.

《여보세요, 계획분도 받기가 힘든데 추가분까지 어떻게 받는단말이예요.》

《의장동지가 나서면야···》

《됐어요.》

전화를 끊고 양석에게 명세를 넘겨주었다.

양석은 명세를 서류가방에 넣더니 서둘러 말했다.

《이제 곧 황철로 떠나겠소.》

허덕복은 얼른 시계를 보았다. 12시가 넘었다.

《우리 집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떠나십시오.》

《아무데간들 내가 점심을 굶겠소.》

《그야 그렇겠지만, 점심시간이 다 되여옵니다.》

허덕복은 양석을 눌러앉히고 전화로 농기계수리공장 지배인을 다시 찾았다.

《점심시간에 정훈이 아버지를 집으로 보내주십시오. 의장동지와 점심식사를 함께 하도록 말입니다.》

일이 바쁜 김용환은 점심식사를 공장의 구내식당에서 하군 했었다.

《알겠습니다.》

지배인은 선선히 대답했다.

허덕복은 양석과 함께 사무실을 나섰다. 청사밖에 나오니 양석의 승용차가 서있었다. 젊은 운전사가 양석을 띄여보고 발동을 걸었다.

허덕복은 얼른 그에게 다가갔다.

《우리 집은 여기서 가깝습니다. 차를 탈 필요가 없습니다. 자, 어서 내리세요. 동무도 함께 갑시다.》

운전사도 허덕복을 따라섰다. 허덕복의 집은 도농촌경리위원회 직원들의 아빠트 3층에 있었다. 살림방 두칸에 부엌과 위생실이 달린 평범한 집이였다.

손님들을 웃방으로 안내한 허덕복은 부엌에 내려가 탄불구멍을 열어놓고 잠시 머밋거리였다. 모처럼 손님들을 청해오기는 했으나 별로 대접할것이 없었다. 이웃집에 가서 말린 물고기 몇마리와 미역 한춤을 얻어왔다. 그리고는 서둘러 점심을 지었다.

운전사와 함께 웃방의 장판바닥에 초물방석을 깔고앉은 양석은 방안을 둘러보았다. 가구도 변변한것이 없는 소박한 방이였다. 크지않은 책상과 나무걸상, 텔레비죤이 전부였다. 하지만 초상화를 모신 벽에는 10여상이 넘는 기념사진이 있었다. 농업일군대회와 물길공사장, 탈곡장과 포전에서 위대한 수령님과 경애하는 장군님을 모시고 각이한 시기에 찍은 기념사진들이였다.

양석은 움쭉 자리에서 일어서서 기념사진들을 주의깊게 보았다.

당에 충실한 한 녀성농업부문일군의 지나온 로정이 거기에 반영되여있었다. 젊은 운전사도 양석을 따라서 기념사진을 보았다. 그가 경탄조로 말했다.

《방안에 이렇다할 가구는 없지만 이 집에는 어느 집에서도 볼수 없는 가보가 있습니다.

의장동지네 집보다도 기념사진이 더 많은것 같습니다.》

《그렇소. 실상 허덕복동무는 나보다 당과 국가를 위해서 더 많은 일을 한 동무요.》

《남편은 무슨 일을 합니까?》

《도농기계수리공장에서 일한다오.》

《지배인인가요?》

《아까 사무실에서 전화를 하는걸 보니까 책임기사라는것 같소.》

잘 믿어지지 않는다는 뜻인지 이 집 량주가 너무 짝이 기운다는 뜻인지 운전사는 눈을 슴벅거렸다.

이때 김용환이 방안에 들어섰다. 그는 양석이 초면이였으나 텔레비죤에서 낯을 익혔기때문에 첫눈에 알아보았다.

《의장동지가 모처럼 우리 집에 오셔서 기쁘기 이를데 없습니다.》

《댁에 와서 페를 끼치게 되여 미안합니다.》

양석은 인사를 하는 김용환에게 가볍게 머리숙여 답례를 보냈다.

《원, 무슨 말씀을···》

김용환은 운전사와도 인사를 나누었다.

세사람은 각각 초물방석을 깔고앉았다.

허덕복이 점심상을 차리였다. 크지 않은 두리반우에는 밥과 국, 말린 물고기구이와 김치가 올랐다. 김용환이 상을 다 차리고 옆에 앉으려는 안해에게 깨우쳤다.

《여보, 남자손님들의 밥상에 있어야 할게 빠졌구만.》

《난 미처 그생각을 못했는데···》

허덕복은 남편을 할깃 바라보며 난색을 지었다.

《걱정마오. 내가 한병 간수해둔것이 있으니까 고뿌나 서너개 올려오우.》

김용환이 자리에서 일어서더니 벽장에서 술병을 꺼냈다. 그는 손님들에게 술병의 상표를 보이며 헌헌한 어조로 말했다.

《이게 해주특산인 <옥계술>입니다.》

김용환이 고뿌에 술을 치려 하자 양석이 손을 저었다.

《대접받은걸로 합시다. 나는 이제 황철과 강선을 다녀와야 합니다.》

《그렇습니까?!》

김용환이 번쩍 고개를 들었다.

《그 길에 제가 따라가면 안되겠습니까?》

놀란것은 양석보다 허덕복이 더하였다. 허덕복은 팔굽으로 남편의 옆구리를 건드리였다. 그러거나말거나 김용환은 조금도 서슴는 기색이 없이 다시 말했다.

《밀보리파종기시험생산을 하여보니 미처 예견하지 못했던 특수재질의 강종이 얼마간 필요합니다. 우리 지배인은 저더러 의장동지를 따라가서 그것도 꼭 해결해오라고 과업을 주었습니다.》

허덕복은 남편에게 눈을 흘기였다. 엉큼한 지배인의 풍에 놀아나는 어리숙한짓을 탓한것이다.

하지만 양석은 선선히 수긍했다.

《그렇다면 함께 가봅시다.》

허덕복이 남편에게 귀뜀을 했다.

《따라갈데가 따로 있지, 당신두 참.》

양석이 웃음진 얼굴로 허덕복에게 말했다.

《그건 무슨 소리요? 상설회의 의장을 인민의 한사람인 책임기사동무가 따라가는거야 너무도 응당하지 않소.》

이쯤되자 허덕복은 두번다시 고마운 심정이 실린 눈으로 양석을 바다보았다.

《실은 그 밀보리파종기를 우리 정훈이 아버지가 창안했답니다.

그러다보니 공장지배인이 그런 과업을 주었나봅니다.》

리해를 바라며 한 말이였으나 번지고보니 은근히 남편자랑이 되였다.

《알고보니 정훈이 아버지 역시 충실하고 재능있는 기술자이군요. 덕복동무가 청춘시절에 사람을 볼줄 알았습니다.》

모두가 소리없이 웃었다. 허덕복은 쑥스러운듯 고개를 숙였으나 마음은 즐거웠다.

《별로 차린것은 없지만 국이 식기 전에 어서 식사들을 하십시오.》

화기로운 분위기속에서 식사를 하였다.

운전사가 승용차를 몰고 아빠트현관앞에 왔다.

양석과 김용환이 밖으로 나왔다. 허덕복이 뒤따랐다.

양석이 승용차의 뒤좌석문을 열고 차에 오르면서 김용환이더러 어서 타라고 하였다. 김용환은 정작 차에 오르자보니 고급승용차의 발판을 딛기가 어려운듯 주밋거렸다.

《어서 타시오.》

양석이 권고했다. 김용환은 어줍은 기색으로 차에 오르며 말했다.

《집사람승용차는 타본 일이 없지만 의장동지의 승용차는 이렇게 타봅니다.》

허덕복은 웃는 얼굴로 떠나는 승용차를 바래웠다.

 

×

 

이날 저녁이였다.

농기계수리공장 지배인이 허덕복의 사무실로 전화를 걸어왔다.

《위원장동지, 기뻐하십시오.》

몹시 들뜬 목소리였다. 지배인은 숨이 차서인지 뒤를 잇지 못했다.

《무슨 일이예요?》

재촉을 받고서야 지배인은 날숨을 길게 내여불며 응답을 했다.

《방금 강선에서 용환동무가 나한테 전화를 걸어왔습니다. 그 사람은 사업상절차를 엄격히 지키는 사람입니다. 위원장동지도 그곳 소식을 초조히 기다리겠지만 위원장동지한테가 아니라 직속상급인 이 지배인한테 사업보고를 하였습니다. 갔던 일이 성과적으로 되였답니다. 추가적으로 필요한 강재까지 말입니다. 의장동지한테 우리 책임기사를 따라보내기를 잘하였습니다.》

허덕복은 지배인의 너스레가 비위에 거슬렸지만 그것을 탓할 경황보다도 어려운 문제가 해결되였다는 기쁨이 앞섰다.

《참으로 반가운 소식이군요. 그런데 강재는 언제쯤 공장에 들어올수 있답니까?》

《래일중으로 화물차들을 보내달랍니다. 황철에 2대, 강선에 3대. 그런데 아다싶이 우리 공장에는 화물자동차가 2대밖에 없습니다. 아무래도 위원장동지가 자재상사 화물차를 3대 동원해주셨으면 합니다. 의장동지는 래일 강재를 우리 공장에 실어보낸 다음에야 해주로 돌아오겠다고 한답니다. 래일 내가 직접 화물차들을 인솔해가지고 떠나겠습니다.》

《강재가 들어오면 즉시로 파종기생산에 착수해야겠는데 지배인동무가 자리를 떠서야 안되지요. 래일 인솔책임자는 자재상사 사장동무가 해야 합니다.》

《알았습니다.》

지배인은 마지못해 대답했다. 무슨 일에서나 앞에 나서기를 좋아하는 그였다. 그는 도농촌경리위원회에서 산하기관 책임자들의 회의를 조직하면 늘 집행석밑의 첫자리에 앉군 하였다. 그래서 언젠가는 자재상사 사장이 물었다고 한다.

《그 첫자리는 동무의 고정좌석인가?》

《이 첫자리에 위원장동지의 남편을 직속부하로 거느린 내가 앉지 않고 누가 앉겠나.》

물론 롱담이였다. 그랬으나 허덕복은 그 말을 전해들었을 때 불쾌했다. 언젠가는 지배인의 그 버릇을 떼여주려고 했으나 오늘도 기회를 놓쳤다. 하도 기쁜 일에 접하고보니 지배인의 너스레도 너그럽게 받아들였다.

허덕복은 자재상사 사장을 사무실로 불러서 해당한 임무를 주었다. 이로써 오늘일은 끝난셈이였다.

퇴근을 하려는데 전화종이 울리였다. 송수화기를 들어보니 은률군 협동농장경영위원회 위원장이 걸어온 전화였다.

《부대로력의 로력공수평가와 그들에 대한 분배문제를 두고 문의할것이 있어서 전화를 합니다.》

《그거야 지금까지 하여온 방법대로 하면 되지요.》

허덕복은 의아했다. 부대로력이란 협동농장들에서 힘에 맞게 일을 하는 년로보장자들이나 사회보장자들을 말한다. 그들에 대한 로력공수평가와 분배량은 농업협동조합이 조직된 초창기부터 합리적으로 제정되여있었다. 오늘에 와서 그 문제를 새삼스레 거드는것이 리해되지 않았다.

《종전에 협동농장들에 있던 부대로력문제가 아닙니다. 이번에 새롭게 자원한 부대로력문제입니다. 우리 군, 읍 협동농장에는 이번에 무려 200여명이 자원하여왔습니다. 처음 발기를 한것은 읍에서 사는 한 년로보장자아바이였습니다.

대대장을 하는 아들이 최전연에서 적들과 싸우다가 부상을 당해서 아들부대에 다녀왔는데 이튿날부터 년로보장자들을 찾아다니면서 아들네 대대가 적들과 싸운 전투담을 들려주고 로인들에게 호소했습니다. 적들이 우리를 먹어보자고 접어드는 때에 아직 오륙을 놀릴수 있는 우리가 어찌 가만히 앉아있겠는가고 하면서 올해 만정보 이모작면적확보와 농사일에 조금이라도 기여를 하자고 했습니다. 로인들이 모두 호응했습니다. 아바이는 30여명의 로인작업반을 뭇고 군당에 찾아가서 이 사실을 보고했습니다. 군당에서는 적극 지지하고 고무해주었습니다. 로인작업반에는 전쟁로병들과 제대군인들이 태반입니다. 그래서 군당에서는 이왕이면 <로인작업반>이 아니라 <로병작업반>이라고 하자고 했습니다. 로병작업반소식은 읍내에 파다하게 퍼졌습니다. 읍내 로동자, 사무원가족들이 로병작업반의 뒤를 따라 농사일을 지원해나섰습니다. 이쯤되고보니 군내의 다른 기관의 가족들도 떨쳐나섰습니다. 그들은 물론 로력공수나 분배문제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습니다. 그러나 협동농장으로서는 거기에 관심을 두지 않을수 없습니다. 그래서 문의하는겁니다.》

《그 문제는 내 우리 동무들과 토론해보고 농업위원회에도 건의해보겠습니다.

아무튼 년로보장을 받는 로인들과 부양가족들까지 농사일에 떨쳐나섰다는것은 기쁘고 반가운 일입니다.》

참으로 그렇다. 우리 도의 농사를 두고 간곡히 가르치신 경애하는 장군님의 교시를 높이 받들고 한사람같이 떨쳐나선 인민들의 앙양된 모습을 현실적으로 눈앞에 보는듯 했다. 허덕복은 신심과 용기가 가슴속에서 끓어오르는것을 의식했다. 올해는 도내농사에서 기어이 새로운 전변을 가져오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