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4 장 2

 

제 4 장

2

 

리선복은 문건을 들고 한없는 흥분속에 글자를 한자한자 망막에 새기듯 더듬고있었다.

경애하는 장군님께서 보아주고 비준하여주신 문건이였다. 거기에는 어린이식료품공장의 전기와 증기단독선공사와 관련된 내용이 적혀있었다. 문건의 마지막페지에는 그이께서 친히 쓰신 이런 글발이 있었다.

《어버이수령님의 유훈을 받드는 공사인것만큼 성과적으로 수행하리라고 믿습니다.》

분명 장군님께서는 문건을 보시면서 어린이들에게 맛좋은 식료품을 먹이려고 그리도 마음쓰시던 수령님을 생각하시였을것이다. 정녕 장군님께서 계시기에 수령님의 후대들에 대한 사랑은 변함없이 그대로 이어지고있다!

리선복은 공사를 수행하기 위한 조직정치사업을 구상했다. 지체없이 공장당위원회를 소집하고 구체적인 대책과 분공을 조직해야 했다. 뒤이어 며칠내로 종업원궐기모임을 가져야 했다. 머리속으로 앞으로 벌리게 될 사업을 설계하여보는데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사색을 중단하고 고개를 들었다.

《들어오시오.》

문이 조심히 열리며 처녀가 들어섰다. 낯익은 콩우유직장 처녀였다.

《연금동무가 어떻게?···》

리선복은 다소 의아한 기색으로 책상옆으로 다가오는 연금이를 바라보았다.

평소에는 되똑한 이마와 오목한 눈이 록록치 않은 인상을 주던 연금이가 지금은 더욱 엄숙하고 결연한 낯빛이였다.

《무슨 일로 왔나?》

일순 바재이던 처녀는 재차 물어서야 입을 열었다.

《비서동지, 저는 어제 위대한 수령님의 동상앞에서 농촌에 진출할것을 결심했습니다. 수령님께서 현지지도를 하신 금당협동농장에 뿌리를 내리고싶습니다. 그곳으로 가도록 힘써주십시오.》

그 심정이 리해되였다. 최근에 수많은 청년들이 탄광과 광산, 발전소와 농촌진출을 자원해나섰다. 중앙기관에서 사업하던 일군들도 가족을 데리고 농촌으로 떠나가는 사람들이 많았다. 위대한 수령님께서 생전에 제일 관심하신 농사문제를 풀어 경애하는 장군님께 기쁨을 드리기 위해서였다.

연금이도 그러한 심정일것이다. 그는 이왕이면 위대한 수령님의 뜻깊은 현지지도사적이 깃든 영광의 땅에 진출하려고 한다. 그 마음도 기특했다.

《훌륭한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 어머니와 의논했어요?》

《했습니다. 어머니도 결심을 잘했다면서 찬성했습니다. 그러면서도 한가지 께름해하는것이 있었습니다.》

《뭐게요?》

연금은 거북한 기색으로 주밋거리더니 방금전과는 달리 짓눌린 어조로 응대했다.

《비서동지도 아시다싶이 저의 어머니는 이 공장에서 일하다가 생활이 어려워지자 퇴직하지 않았습니까. 어머니는 제가 공장을 떠나면 모르는 사람들이 저도 제 어미처럼 제 살 구멍만 판다는 뒤소리를 할수 있다는거지요.》

《그렇게 속단할 사람이 우리 공장에는 없어요. 그리고 동무의 어머니는 공장에서 일을 잘하던 로동자였는데 일시적인 생활상난관을 이겨내지 못해 그런거예요.》

리선복은 연금의 어머니 강순녀의 지난날을 생각했다.

그는 단발머리처녀시절 어린이식료품공장이 창립되던 초창기부터 오래동안 다시마가공직장에서 일하였다. 그러다가 증기배관 관리공으로 조동되였다. 제사공장과 증기분배문제가 제기되여 생산이 지장을 받게 되자 로동과에서는 그를 적임자로 짚었다. 책임성도 높았지만 론리가 명백한 강순녀라면 제사공장 증기배관 관리공을 설득시킬수 있다고 여겼던것이다. 그를 새로 임명한 초기에는 어린이식료품공장에 증기가 넉넉히 들어왔다. 예견했던바대로 제사공장 관리공을 설득시켰던것이다. 그러나 증기사정이 어려워지자 제사공장에서는 손탁과 입심이 센 녀성로동자를 증기분배장에 배치하였다. 그와 강순녀사이에는 자주 다툼이 벌어졌다. 그 다툼은 강순녀의 가정불화에로 이어졌다. 제사공장 공무직장에 남편이 있었던것이다. 남편은 안해가 증기문제로 하여 자기 얼굴에 흙칠을 한다고 꾸짖었다. 가정불화에 생활상어려움이 겹치기 시작하자 강순녀는 자주 결근을 하면서 장사를 하였다. 강선에 나가 농토산물을 손달구지로 날라다 팔군 하였는데 령리한 녀성인지라 남다른 솜씨를 보이였다. 당조직과 행정에서 알아들을만큼 타일렀으나 강순녀는 돌아서지 않았다. 무단결근이 계속되여서 공장에서는 하는수없이 퇴직수속을 하여주었다. 많은 사람들이 어려운 시기에 공장을 버리고 떠나는 그를 원망했다. 그가 작별인사를 나누려고 공장에 나타났을 때 누구도 돌아보지 않았다. 그러한 그를 리선복이 따뜻이 바래워주며 말하였다.

《나는 어느때든지 순녀동무가 우리 공장에 다시 오리라고 믿어요.》

그것이 1년전 일이였다.

그 어머니에 그 딸이라는 말도 있기는 하지만 김연금은 어머니와 달랐다. 연금은 어머니가 공장에 끼친 수치를 자기가 씻기라도 하려는듯 열심히 공장일을 하였다. 사로청(당시) 초급일군으로 조직생활에도 모범이였다. 공장에서 내여놓기가 아까운 처녀였다.

《연금동무, 동무는 어버이수령님의 유훈관철에 앞장에 설 생각으로 금당협동농장에 나가겠다는거지요?》

《그렇습니다.》

김연금은 활기롭게 대답했다.

《농사문제도 그렇지만 어린이들의 식료품문제도 어버이수령님께서 생전에 깊은 관심을 돌려오시던 문제예요. 나는 동무가 우리 공장에서 유훈관철의 앞장에 섰으면 해요.

동무는 이제 우리 공장에서 수령님의 유훈관철을 위해 전기, 증기 단독선공사가 벌어진다는 말을 들었어요?》

《못 들었습니다.》

아직은 공장의 책임일군들만이 알고있었다.

《경애하는 장군님께서는 우리 공장의 생산조건을 보다 원만히 보장해주시려고 두개의 단독선공사를 하도록 구체적인 대책을 취해주시였어요. 나도 방금 받아보는데 이게 그 문건이예요.》

리선복은 문건을 보여주면서 마지막페지를 펼치였다.

《어버이수령님의 유훈을 받드는 공사인것만큼 성과적으로 수행하리라고 믿습니다.》

장군님께서 친히 쓰신 그 글발이 연금의 망막에 새겨졌다.

리선복은 연금의 두눈이 빛나는것을 보았다. 방싯거리는 처녀의 입에서는 금시 탄성이라도 터질상싶었다. 연금은 고개를 들며 말했다.

《우리 어머니도 이 소식을 알면 기뻐할거예요.》

그럴수 있었다. 이러나저러나간에 증기때문에 마음고생을 했던 강순녀가 증기단독선공사를 하게 된다면 누구보다 기뻐할는지도 모른다.

《연금동무, 경애하는 장군님께서 우리들에게 얼마나 큰 믿음을 안겨주셨어요. 할일이 정말 많아요.》

《알겠습니다. 우리 공장이 어버이수령님의 유훈관철에서 맨 앞장에 서야 한다는것을 새롭게 깨달았습니다!》

연금은 힘있게 응대했다.

문에서 손기척소리가 났다.

방안에서 나가는 연금이와 길을 어기며 중년녀인이 들어섰다. 다시마가공직장 1작업반 세포비서 차련실이였다.

《지금 돌광산에서 돌아오는 길이예요?》

리선복은 자리에서 일어서며 반겨물었다.

《그렇습니다.》

차련실은 웃음진 얼굴로 대답했다.

그가 100여리 떨어진 화강석광산으로 달려간것은 한주일전의 일이였다. 화강석광산의 직맹위원장을 잘 알고있었던것이다. 차련실이 화강석광산 직맹위원장을 알게 된것은 얼마전이였다. 모란봉구역에 집이 있는 차련실은 매일 저녁 공장에서 퇴근을 하면 위대한 수령님의 동상을 찾아갔다. 하루는 수령님동상에 정히 마련해온 꽃다발을 드리고 흐느껴울다가 혼절한 녀인을 발견했다. 차련실은 그 녀인을 둘쳐업고 위생소를 찾아갔다. 영결식이 있은지도 여러날이 되지만 수령님동상앞에 서고보니 절통한 마음을 누를길 없어서 의식을 잃고 쓰러지는 사람들은 여전히 많았다. 그리하여 주변에 전개된 위생소들은 밤낮으로 구급대책에 분주했다. 위생소에서는 녀인에게 강심제주사를 놓고 혈압하강제를 먹이였다.

녀인이 의식을 차렸을 때 의사는 차련실에게 당부했다.

《빨리 집에 데리고가서 더운물로 손발을 씻어주고 식사를 시키시오.》

의사는 녀인을 차련실과 한가정식구로 여기는 모양이였다. 생면부지라 하더라도 조의기간에 우리 인민은 누구나 혈육의 뉴대를 느끼였다. 어버이를 잃은 자식의 공통된 슬픔과 눈물이 그러한 감정을 불러냈다. 차련실은 녀인을 집에 데려다가 의사가 시켜주는대로 간호를 했다. 저녁상을 물리고났을 때 녀인은 자기가 누구인가를 터놓았다. 그는 화강석광산 직맹위원장이였다. 직총중앙위원회에 볼 일이 있어서 출장을 왔는데 려관에 려장을 풀기도 전에 위대한 수령님의 동상부터 찾았다. 동상을 우러러 큰절을 드리는 순간 잊을수 없는 추억이 떠올랐다.

우리 나라에서 전사자, 피살자, 유자녀들에게 처음으로 남먼저 학생교복을 공급하던 때였다. 당시 중학교 졸업반에 다니던 직맹위원장도 교복을 타입었다. 그의 부모들이 전략적인 일시적후퇴시기에 놈들에게 피살되였던것이다.

학교에 찾아오신 어버이수령님께서 새 교복을 타입은 유자녀들을 만나 기념사진을 찍어주시였다. 그때 수령님께서는 아이들에게 타이르시였다.

《울지들 말아라. 너희들은 부모없는 고아들이 아니다. 노래에도 있는것처럼 나는 너희들의 아버지이고 로동당의 품은 너희들의 집이다. 어서 눈물을 거두어라.》

사진을 찍은 후에 아이들의 옷차림을 다시금 보아주며 옷깃을 펴주시던 수령님께서는 눈가에 손수건을 가져가시였다.

《새 교복을 타입은 너희들을 보니 너무 기뻐서 눈물이 나는구나.》

그러자 아이들은 수령님의 옷자락에 매여달리며 참았던 눈물을 마음껏 쏟았다. 그것은 가장 자애로운 어버이를 모신 어린 넋들의 행복과 기쁨의 분출이였다.

그 추억에 절통한 감정이 뒤따랐다. 그처럼 자애롭던 어버이를 다시는 뵈올수 없단 말인가! 절대로 그럴수 없다! 마음속으로 부르짖으며 대돌을 두드리다가 기절했던것이다.

눈물속에 자기 이야기를 번지던 직맹위원장은 차련실의 손을 잡고 계속했다.

《나는 위대한 수령님께서 우리곁을 영원히 떠나셨다는 사실을 도무지 믿을수가 없어요. 우리의 마음속에는 수령님께서 여전히 살아계셔요. 그렇지요?》

《그래요. 우리모두의 그 마음을 담아서 경애하는 장군님께서는 수령영생구호를 제시해주셨지요.》

《우리 광산에서는 그 신념의 구호가 나오자 전체 종업원들이 궐기해서 화강석으로 정문우에 그 구호를 정으로 새겼어요.》

차련실은 화강석광산에서 화강석에 새겼다는 구호의 글발이 부러웠다. 공장에서도 화강석판석에 구호의 글발을 새길수는 있지 않을가? 그날 밤에 그런 생각이 떠올라서 당조직에 보고하고 지체없이 화강석광산으로 떠났던것이다.

《그래 화강석판석을 다 마련해왔어요?》

리선복은 초조히 물었다.

《구호의 글자는 22자이지만 판석은 25장 가져왔습니다. 여유로 석장을 더 가져왔습니다.》

차련실은 자랑스럽게 대답했다.

《정말 수고했어요. 화강석판석을 구하기가 쉽지 않은 일인데···》

《제가 아니라 광산직맹위원장동무가 수고를 했습니다. 지내보니 직맹위원장은 보통녀자가 아니였습니다. 광산은 절대다수가 남성로동자들이지만 직맹위원장의 말이면 어데나 다 통했습니다. 그 녀자의 손탁이 얼마나 센지 굳기로 소문난 화강석을 다루는 남자들이 꼼짝 못합니다. 그 동무가 힘써주어서 기계로 판석을 거울처럼 연마까지 해서 가져왔습니다.》

《어서 나가봅시다.》

리선복은 차련실의 손목을 잡고 밖으로 나왔다. 한시바삐 현품을 보고싶었다. 4층에서 급히 계단을 내려 구내길에 나섰다. 콩우유차들이 꼬리를 물고 공장을 떠나가고있었다. 그 차들과 길을 어기며 차련실이 이끄는대로 창고쪽으로 갔다. 창고앞에 멈춰선 소형화물자동차에서 녀성로동자들이 판석을 부리우고있었다. 차련실의 당세포 당원들이였다. 판석마다에는 천으로 두텁게 만든 주머니가 씌워져있었다. 운반도중에 서로 부딪쳐서 긁히거나 모서리가 조금이라도 상할세라 그렇게 하였다. 얼마나 정성을 다해 다듬고 날라왔는가가 확연히 알리였다.

《이 보호주머니도 광산에서 해결해주었어요?》

《아닙니다. 우리 작업반에 있다가 나간 강순녀동무가 광산에 왔다가 그런 주머니를 지어보냈습니다.》

리선복은 깜짝 놀랐다. 차련실작업반원이라면 모른다. 공장에서 나간 강순녀의 소행이라니 놀라지 않을수 없었다. 그가 돌광산에는 어찌하여 나가게 되였는가?

《그게 어떻게 된 일이예요?》

차련실에게 다급히 물었다. 다른 로동자들도 일손을 멈추고 차련실에게 시선을 모았다.

차련실은 숨김없이 사연을 말하기 시작했다.

만수대언덕에 모신 위대한 수령님의 동상곁에서 보내던 어느날 밤이였다. 맞은편에 서있는 사람들속에 강순녀도 있었다.

차련실은 놀라지 않을수 없었다.

밤 12시에 새로 나타난 사람들과 교대를 하고 초저녁부터 서있던 차련실네는 집으로 돌아갔다. 앞에서 걷고있던 강순녀를 발견하고 물었다.

《강순녀동무가 아니예요?》

돌아선 강순녀는 이쪽을 알아보고 반기였다.

《세포비서동무로구만요. 며칠전에 나는 먼발치에서 알아봤댔어요.》

조금도 주저하거나 부끄러워하는 기색이 없었다.

《순녀동무도 여러날째 왔댔나요?》

차련실은 놀라움을 가지고 물었다. 그 놀라움이 강순녀를 대바람에 격분시켰다.

《왜 나같은 사람은 만수대에 오면 안되나요?》

만일 이쪽에서 한마디라도 귀에 거슬리는 말을 한다면 강순녀는 당장 일을 칠 기색이였다.

차련실은 미소를 그리며 공손히 응대했다.

《진작 만나지 못한게 아쉬워서 하는 말이예요. 며칠전에 나를 알아보았다는데 왜 찾지 않았나요?》

그제서야 강순녀는 성난 기색을 가시고 고개를 숙였다.

《난 사실 우리 공장사람들을 만날가봐 겁났댔어요.》

《어째서요?》

강순녀는 머리를 번쩍 드는데 두눈에서는 갑자기 예리한 빛이 떠올랐다.

《내가 어떤 녀자인가를 알고있으니까 그랬지요. 우리 공장사람들은 나와 같이 어버이수령님을 잘 받들어모시지 못한 애꾸러기들때문에 그이께서 돌아가셨다고 의분을 가질것 아니나요.》

차련실은 그렇게 부르짖는 강순녀의 얼굴에 심한 자책의 빛이 떠오르는것을 보았다. 그리고 말끝마다 우리 공장이라고 했다. 그것은 은연중 그의 가슴에 공장에 대한 옛정이 그대로 남아있다는것을 보여주었다.

《그건 동무 생각이예요. 작업반원들은 동무를 잊지 않고있어요. 나도 그렇고.》

《세포비서동무야 그렇겠지, 동무야 나때문에 무던히 애를 썼으니까. 나는 우리 공장에서 퇴직을 한 후에도 세포비서동무생각을 늘 하군 했어요.》

차련실은 전에없이 강순녀가 살뜰하게 느껴지는것을 의식했다. 그래서 작업반원들의 소식도 전하고 그간의 공장소식도 전했다.

차련실이 화강석광산에 나간지 며칠후였다.

강순녀가 방수포로 지은 큼직한 배낭을 지고 광산에 나타났다. 참으로 뜻밖이였다.

《어떻게 왔어요?》

그의 잔등에서 묵직한 배낭을 벗겨주며 차련실은 놀라서 물었다.

《광산에 온 세포비서동무를 도와주려고 왔지. 판석을 마련해주는 광산로동자들에게 후방사업을 좀 하려고 왔어. 이게 빵이야.》

강순녀는 불룩한 배낭을 툭툭 두드리며 히뭇이 웃었다.

《순녀동무, 고마워요.》

차련실은 삽시에 눈시울이 젖어드는것을 어찌할수 없었다. 자기는 빈손으로 광산에 오다싶이 하였는데 강순녀가 빵을 한배낭 지고왔다. 그도 그렇지만 보다 기쁜것은 그의 인생전환을 보는것이였다.

강순녀가 차련실의 어깨를 두드리며 다짐을 놓듯이 말했다.

《이 강순녀도 인간이라는걸 알아두라구.》

공손히 고개를 끄덕인 차련실이 물었다.

《그래 이 무거운걸 지고 평양에서 여기까지 걸어왔어요?》

《걸어오다니··· 이쪽으로 오는 자동차를 잡아타는것쯤은 손바닥 뒤집기네. 차잡이를 할줄 모르고야 돌아다닐수 있나.》

빵은 광산직맹위원장의 손을 거쳐서 판석을 가공하는 로동자들에게 전해지였다.

광산에는 영생구호를 새길 판석을 구하러 온 다른 기업소사람들도 있었다. 그들은 나를 때 상하지 않도록 판석주머니를 마련해가지고왔다. 차련실은 그것을 미처 예견하지 못했다. 그가 안타까와하는것을 본 강순녀는 념려말라고 당부를 하고 평양으로 올라갔다. 사흘후에는 두툼히 천을 누빈 주머니들을 지어가지고 광산에 다시 나타났다. 그래서 안전하게 판석을 날라올수 있었다.···

차련실의 이야기를 듣고난 작업반원들은 모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들에게는 누구나 공장을 떠나는 강순녀를 원망했던 불쾌한 기억이 남아있었다. 조직과 동지들의 권고를 듣지 않던 녀자가 그렇게 달라질수 있을가? 의혹을 가지는 녀자들도 더러 있었다.

리선복은 그들에게 명백히 말했다.

《어버이수령님을 잃은 후에 우리 인민의 사상정신생활에서는 근본적인 전환이 일어나고있어요. 생전에 지지리 속을 태우던 자식들도 부모를 잃고는 철이 드는 법이예요.》

누가 소식을 전하였는지 직관원이 큼직한 붓과 빨간색칠감통을 들고 나타났다.

그가 화강석판석우에 정성스레 글자를 쓰기 시작했다.

리선복은 공무직장장을 불러서 급히 22개의 정대와 망치를 준비하라고 일렀다.

이날 밤 공장에서는 화강석판석에 글자를 새기는 전투가 벌어졌다. 차련실네 작업반원들과 공장지배인, 당비서를 비롯한 일군들이 참가했다. 정문에 걸려있던 천에 쓴 구호를 내리우고 화강석판석에 새긴 구호를 게시했다.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는 영원히 우리와 함께 계신다》

화강석판석에 새겨진 이 신념의 구호는 세월의 눈비에도 변색을 모르고 공장로동자들의 심장속에 영원히 살아있을것이다.

이튿날 아침 출근을 하던 사람들은 잠시 정문앞에서 걸음을 멈추고 구호를 바라보았다. 조용히 입속으로 외워보느라면 자기 가슴의 가장 깊은 곳에서 공명의 메아리가 울려나오는것을 경건한 감정으로 의식하게 되는것이였다.

정문의 맞은편 아빠트골목에 몸을 숨기고 오래도록 구호를 바라보는 녀인이 있었다. 그는 강순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