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 장 9

 

제 1 장

9

 

김정일동지께서는 무거운 상념에 잠기시였다. 오늘 포도를 공급받은 몇개의 유치원과 탁아소를 돌아보면서 최근 아이들에게 콩우유가 정량대로 공급되지 못한다는것을 알게 되셨던것이다. 수령님께서는 생전에 아이들에게 공급할 콩우유량을 정해주시였다. 그런데 그 공급량이 줄어들고있다. 어찌하여 이런 일이 벌어졌는가? 유치원이나 탁아소의 선생들은 그 까닭을 몰랐다.

집무실에 돌아온 김정일동지께서는 경공업부문 사업을 보는 김연희부총리를 찾으시였다.

그가 나타나기를 기다리며 콩우유와 관련된 잊을수 없는 추억을 더듬으시였다.

어버이수령님께서는 아이들의 성장과 발육에 필요한 우유를 먹이려고 오래전부터 깊이 마음쓰시였다. 일찌기 명태를 주원료로 하는 우유를 만들데 대하여 교시하시였다. 소젖이 얼마 생산되지 않는 우리 나라 형편에서 가장 합리적인 방도였다. 명태는 기름기가 적고 단백질과 리진을 비롯하여 아이들의 성장발육에 좋은 영양소들이 갖추어져있고 가공을 하면 아이들의 소화흡수에도 좋았다. 수령님의 가르치심에 따라 우리의 식료공학자들은 짧은 기간에 명태우유가공기술을 개발하여 생산에 도입했다. 어린이식료품공장과 지방의 식료공장들에서 명태우유를 대량적으로 생산하였다. 처음에는 비린내가 나서 아이들이 잘 먹지 않았는데 인차 그 비린내는 제거되였다. 수령님께서는 직접 맛을 보고 명태비린내가 가셔진 우유를 《명태우유》라는 이름대신 《영양우유》로 고쳐부르도록 하시였다.

그런데 해류변동으로 그렇게도 흔하던 명태가 잡히지 않았다. 하는수없이 어린이들에 대한 영양우유공급이 중단되지 않으면 안되였다. 이런 사실을 두고 안타까와하시던 수령님께서는 외국방문의 길에서 돌아오는 걸음으로 경성역에 멈춰선 렬차안에서 당중앙위원회 정치국회의를 열고 콩우유를 생산하기 위한 시급한 대책을 취하시였다. 콩우유는 이미 여러 나라들에서 생산하고있었다. 그렇기때문에 기술적으로 새로 개발할것은 없었다. 문제는 설비였다. 국내에서 생산하자면 일정한 기일이 걸려야 했다. 하루라도 빨리 아이들에게 콩우유를 먹이시려는 수령님의 간절한 심정을 헤아리신 김정일동지께서는 만국박람회에서 1등을 하였다는 콩우유기계를 지체없이 사오도록 하시였다. 콩우유를 나르는 랭장차와 필요한 량의 우유통도 일식으로 갖추어주시였다. 그리고 랭장차의 량면에 《콩우유》라고 써붙이고 그 차들은 다른 차들의 통행이 제한된 구간도 거침없이 달리도록 조치를 취하시였다. 아이들이 앓아서 입원을 한 병원이나 특별한 사정으로 유치원이나 학교에 나오지 못한 아이들의 집을 찾아가자면 그러한 통행조치가 필요했다. 사람들은 흔히 콩우유차를 《왕차》라고 불렀다. 거기에는 나라의 왕인 어린이들의 우유를 실어나른다는 뜻도 있었고 그 어데나 통과할수 있는 자동차라는 의미도 있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최신설비로 콩우유를 폭포처럼 생산하는 모습으로부터 콩우유차들이 거리와 골목을 달리는것을 보고 인민들이 기뻐하는 모습과 어린이들과 학생들이 콩우유를 먹으며 즐거워하는 모습을 찍은 두툼한 사진첩을 만들어 어버이수령님께 드리시였다.

수령님께서는 사진첩을 보시고나서 감격한 어조로 교시하시였다.

《내 오늘처럼 기쁜 날은 없었소. 김정일동지가 내 숙원을 풀어주었소. 인제는 우리 아이들이 배불리 먹으며 무럭무럭 자라나게 되였소! 혁명하는 보람이 있소.》

그토록 기뻐하시던 수령님의 모습은 지금도 눈앞에 방불하시였다.

그런데 그 콩우유가 제대로 공급되지 못하다니···

김정일동지께서는 돌이켜볼수록 안타깝고 괴로운 심정을 금할수 없으시였다.

수령님을 영원히 받들어모신다는것은 영생의 모습으로 모시는것과 함께 수령님의 숙원과 념원, 인민과 후대들에 대한 사랑을 영원히 꽃피워나간다는것을 의미하는것이다.

김연희부총리가 집무실로 조심히 들어섰다. 환갑을 앞에 둔 녀성일군이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정중히 인사를 올리는 그에게 물으시였다.

《요즈음 아이들의 콩우유량이 줄어들었다는데 어찌된 일입니까?》

《어린이식료품공장에 콩우유생산용쌀과 콩이 한달분밖에 남아있지 않습니다. 지난해 전반적으로 농사가 잘 안되여서 필요한 콩과 쌀 전량을 공급받지 못했습니다. 올해 생산된 쌀과 콩이 공장에 들어오자면 아직 두달은 있어야 합니다. 지금 공장에 있는 원료로 그때까지 생산을 계속하기 위해 얼마전부터 콩우유생산량을 절반으로 줄이고있습니다.》

부총리의 자책에 잠긴 목소리였다.

《그렇게 되였구만.》

김정일동지께서는 가슴아픈 충격을 받으며 다시 물으시였다.

《콩우유생산용사탕가루는 확보되여있습니까?》

《사탕가루는 콩보다 더 부족합니다.》

《콩우유생산이 그런 난관에 부닥쳤는데 왜 나한테 제때에 보고하지 않았습니까?》

《어버이수령님을 잃고 누구보다 참기 어려운 슬픔에 잠기신 장군님께···》

부총리는 말을 삼켰다. 순간에 그의 눈동자가 뿌잇하게 흐려지고있었다.

《나는 이미 눈물과 슬픔을 힘과 용기로 바꾸어서 수령님의 유훈을 관철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나자신이 그럴 결심이 확고했기때문에 일군들과 인민들에게 그렇게 호소했습니다.》

힘주어 말씀한 김정일동지께서는 단호한 어조로 뒤를 이으시였다.

《콩우유공급량을 줄일수 없습니다. 콩우유공급량은 어버이수령님께서 아이들의 나이에 따르는 소화흡수기능을 친히 알아보시고 정해주신것입니다.

부총리동무는 어린이식료품공장에 나가서 원료가 있는것만큼 생산을 정상화하라고 하시오.》

부총리는 말귀를 알아듣지 못하기라도 한듯이 어리둥절한 낯빛이였다. 잠시후에야 생각을 수습한듯 조심히 말씀올리였다.

《생산량을 줄이더라도 생산을 중단할수는 없습니다. 그래야 탁아소와 유치원만이라도 콩우유를 정상적으로 공급할수 있습니다.》

학령전아이들에게만이라도 콩우유를 공급하려는 의도였다.

《부총리동무의 그 심정은 리해됩니다. 그러나 걱정하지 마시오. 인차 부족되는 원료를 사오도록 합시다.》

부총리는 두눈을 커다랗게 떴다. 두번다시 놀라움에 사로잡혔다.

김정일동지께서는 경건한 낯빛으로 깨우치듯 교시하시였다.

《어버이수령님께서 지금 계신다면 꼭 그렇게 하셨을것입니다. 나는 수령님께서 남기신 사업수첩을 여러번 펼져보았습니다. 거기에는 농사문제와 함께 콩우유와 애기젖가루를 걱정하신 기록이 여러군데 있었습니다. 그 수첩만 보고도 우리 수령님의 사색과 실천의 전과정이 인민과 후대들에 대한 사랑으로 일관되셨다는것을 알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어떤 일이 있어도 수령님께서 바라시던대로 콩우유생산을 정상화해야 합니다. 수령님께서 영원히 우리와 함께 계신다는 당의 구호에는 수령님께서 한평생 좌우명으로 삼으신 이민위천의 정치리념이 영원히 구현된다는 내용이 담겨져있습니다.》

《알겠습니다.》

부총리의 얼굴에서 놀라움이 경탄과 경모의 빛으로 바뀌였다. 동시에 눈굽이 젖어들고있었다.

김정일동지께서 다시 교시하시였다.

《콩우유생산이 정상화되더라도 그것으로 애기젖가루는 대신할수 없습니다. 젖먹이아이들은 소화기능이 약해서 콩우유를 소화시킬수 없으니까. 그래서 어버이수령님께서는 몇해전 경공업제품전시장을 돌아볼 때 우리 식의 애기젖가루를 기어이 개발해야 한다고 교시하시였습니다. 지금 애기젖가루개발사업은 어떻게 추진되고있습니까?》

《제가 며칠전에 어린이식료품공장에 나갔다가 어린이영양연구소에도 들렸댔습니다. 한덕수평양경공업대학에서 교편을 잡았던 녀선생이 연구소에 와서 애기젖가루연구에 착수했습니다. 그 녀선생은 대국상을 당한 후 어버이수령님의 동상앞에서 피눈물을 뿌리며 유훈을 관철할 결심을 다졌다고 합니다. 들어보니 결의도 높았지만 착상도 기발한데가 있었습니다. 그는 소젖을 전혀 쓰지 않고 콩과 흰쌀을 효소처리하여 애기들이 쉽게 소화시킬수 있는 우리 식의 애기젖가루를 개발하려고 했습니다.》

주의깊게 듣고계시던 김정일동지께서는 다소 흥분된 어조로 교시하시였다.

《과학연구사업에서는 시도와 착상이 중요합니다. 나는 그 동무의 연구사업을 적극 지지하고싶습니다. 세계적으로 소젖을 가지고 애기젖가루를 만드는 법만을 알고있는데 낟알로 애기젖가루를 만든다면 매우 의의있는 과학적발견입니다. 우유가 대량생산되지 않는 우리 나라 형편에서는 낟알로 애기젖가루를 만드는 방법외에 다른 길이 없을것입니다. 전혀 새로운 창조의 길에는 뜻하지 않았던 애로와 난관이 있을수 있고 실패도 있을수 있습니다. 설사 실패를 한다고 하여도 낟알로서는 애기젖가루생산이 불가능하다는것을 학술적으로 론증하면 그것으로도 의의가 있습니다. 또 다른 연구사가 헛된 노력을 기울이지 않게 될것이니까.

아무튼 우리 그 동무의 연구사업을 잘 도와줍시다. 어느 나라에서나 젖이 적거나 나오지 않는 애기어머니들이 없지 않습니다. 우리 나라도 마찬가지입니다. 말도 못하는 젖먹이들이 배가 고파서 우는 정상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픕니다. 우리 나라에서만은 그런 일이 절대로 없도록 하려는것이 어버이수령님의 뜻이였습니다. 콩우유생산이 정상화되고 애기젖가루까지 개발되면 그야말로 우리 나라에서는 아이들이 태여난 첫날부터 모두가 배불리 먹고 무럭무럭 자라나게 될것입니다.》

《참말로 그렇습니다.》

부총리는 목메여 응대했다.

위대한 장군님께서는 후대들에 대한 어버이수령님의 친어버이사랑을 그대로 체현하고계시였다. 부총리는 지난 시기 아이들의 먹는 문제, 학용품문제, 교복문제와 관련한 어버이수령님의 가르치심을 수없이 받아왔다. 그때마다 아이들에 대한 수령님의 열렬하고 지극한 사랑에 눈시울을 적시였다. 저도 모르게 지금 그때의 감격하던 심정이 되살아났다. 가슴속깊이에서 소리없는 격동된 부르짖음이 울려나왔다. 어버이수령님께서는 비록 서거하셨지만 후대들에 대한 그이의 사랑은 위대한 장군님에 의하여 그대로 이어지고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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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평양경공업대학 발효공학과를 졸업하고 교원이 된 장연순은 산원을 비롯하여 여러 병원의 소아과들을 찾아다니며 갓난애기들의 생리적특성과 소화기능을 연구하고 애기어머니들의 젖을 여러 각도에서 분석해보는 과정에 낟알로 애기젖가루를 만드는데서 문제는 흰쌀단백이나 콩단백의 분자구조사슬을 애기들의 소화능력에 맞게 분해하는것이라는것을 알았다. 그런데 어떻게 낟알의 분자구조사슬을 뜻하는대로 분해할것인가? 여러날을 고심하여 탐구하던끝에 된장에 생각이 미쳤다. 우리 나라 된장은 어른은 두말할것도 없지만 갓난애기들조차 소화시킬수 있었다. 장연순은 이미 첫아이를 길러본 경험이 있었다. 애기가 태여나서 몇달은 젖걱정이 없었으나 그후부터는 어머니젖이 모자랐다. 장연순은 애기가 배고파 울 때마다 된장물을 연하게 타서 거기에 사탕가루를 얼마간 풀어 먹여보았다. 아기는 설사를 하지 않고 소화시켰다. 된장은 콩이 발효되는 과정에 단백질의 분자구조사슬이 소화에 알맞게 리상적으로 분해되여있었다. 이것은 콩단백질을 효소에 의해 적당히 분해할수 있다는 실머리를 주었다. 흰쌀단백의 분자구조도 같은 방법으로 처리할수 있을것이다. 아득한 옛시절의 조상때부터 써오던 식료가공법이였다.

강좌에서는 인차 장연순이 어린이영양연구소에 나가서 연구사업을 하도록 해당한 조치를 취해주었다.

연구소의 아래층 구석방을 차지하고 밤에 낮을 이어 실험을 계속했다. 흰쌀단백과 콩단백질을 적당히 분해할수 있는 효소를 찾아내야 했다. 과연 어떤 미생물이 그러한 효소를 만들어내는가? 무수히 많은 미생물들을 배양하여 얻어낸 각이한 효소로 흰쌀단백과 콩단백질분해과정을 현미경으로 관찰해야 했다. 미생물배양은 복잡한 공정이였다. 온습도조건, 배양사료조성이 조금만 차이가 나도 종균들이 죽어버렸다. 한시도 실험실을 뜰수가 없었다. 한달나마 집에 가보지 못하고 실험실에 붙박혀있었다. 한달이상의 고심어린 탐구끝에 흰쌀단백을 적당히 분해하는 효소를 발견했다. 분해과정을 현미경으로 관찰하던 장연순은 환성을 질렀다. 그러나 성공의 기쁨은 순간이였다. 그 효소에는 애기들의 건강에 해로운 성분이 들어있었다. 손맥이 풀리고 눈앞이 아뜩했다. 실험에만 몰두하다보니 아침저녁으로 남편이 밥을 날라왔다. 올 때마다 남편은 4살난 딸애를 데리고왔다. 딸애는 애타게 엄마를 찾고있었으나 그는 집으로 함께 갈수 없었다.

남편은 올 때마다 집걱정은 말고 연구사업을 다그쳐 성공을 하라고 당부하였다.

그러나 보이지 않는 미생물의 세계는 자기의 비밀을 깊숙이 감추고있었다. 매일 오랜 시간 현미경속을 들여다보는 과정에 시력이 떨어졌다. 수면부족으로 몸도 쇠약해졌다. 일시적인 충동으로 지나치게 어려운 연구과제를 내세웠던것이 아니였을가? 하는 마음의 흔들림이 머리속에 깃들기도 하였다. 겉으로 드러내지는 않았으나 연구소와 공장에서도 못미더워하는것만 같았다. 실험기구와 시약들도 제대로 보장되지 않았다. 대학에 적을 두고 연구소에 동원되다보니 어느 정도 손님대접을 받는것은 응당하다고 생각하였다. 장연순의 연구과제는 국가계획에 맞물린것이 아니여서 어차피 연구소에서는 관심이 적었다. 대학은 대학대로 이따금 불러들이였다. 적이 대학에 있으니 대학일에 참가하지 않을수 없었다. 미생물을 다루며 지속적으로 벌려야 하는 실험에서 한겻을 중단하면 며칠을 걸려야 보충할수 있었다. 성공의 앞길은 묘연한데 여러가지 장애가 겹치였다. 이제라도 포기하고 대학으로 돌아가야 하는것이 아닐가? 이러한 망설임에 다몰리우며 실험실창문을 멍하니 바라보는데 나이지숙한 연구소장이 실험실에 나타났다.

《연순선생, 공장당위원회에서 방금 전화가 왔는데 지금 급히 나와 함께 공장회관으로 오랍니다.》

《무슨 일입니까?》

《그건 나도 모르겠습니다.》

장연순은 자리를 뜬 사이 해야 할 일을 조수에게 간단히 알려주고 연구소장을 따라나섰다. 복도에 나서서야 위생복차림이라는것을 깨닫고 위생복을 벗어서 포개여들었다. 연구소와 공장은 울타리를 접하고있었다. 회관에 이르고보니 공장의 부서책임자들과 직장장들이 이미 모여와있었다. 참가자들로 미루어보아 자못 중요한 모임이라는것이 알리였다. 장연순은 맨 뒤자리에 앉았다. 어쩌면 자기가 참가할 자리가 아니지 않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윽하여 공장당비서 리선복의 안내를 받으며 김연희부총리가 주석단으로 들어와 자리를 잡았다. 며칠전 만났던 일이 있어서 부총리를 알아보았다. 높은 직급에 비해서는 언제보나 친절한 이웃집할머니를 련상시키는 소박한 부총리였다. 좌중을 둘러보는 부총리의 얼굴에는 격동된 빛이 흘렀다.

리선복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위대한 령도자 김정일동지께서 우리 공장에 주신 교시를 부총리동지가 전달하겠습니다.》

순간 장내에 숲의 설레임과 같은 파동이 스쳤다.

부총리가 정중한 몸가짐으로 연단에 나섰다. 도수높은 돋보기로 안경을 바꾸어끼고 수첩을 펼치더니 흥분된 어조로 입을 열었다.

《위대한 장군님께서는 오늘 아이들에게 콩우유공급이 정상화되지 못하고있는 실태를 알아보시고 깊은 관심을 돌려주시였습니다.》

장군님의 교시를 전달받는 청중은 숨을 죽이고 뜨거운것을 삼키였다. 위대한 수령님을 잃은 상실의 아픔이 누구보다 크신 장군님께서 아이들에 대한 콩우유공급에 그토록 크나큰 관심을 돌리신다는 사실이 가슴을 쳤던것이다. 누구의 입에선가 흐느낌소리가 터지는듯 했다.

부총리는 억양을 돋구며 계속했다.

《위대한 장군님께서는 어떤 일이 있어도 콩우유생산을 정상화해야 한다고 간곡히 교시하시였습니다. 그러면서 시급히 원료를 사올 조치를 취해줄터이니 이미 보장된 원료를 가지고 오늘부터 공장을 만부하로 돌리라고 하시였습니다.》

장내에서 갑자기 우렁찬 박수소리가 터져올랐다. 끓어오르던 감사의 정이 더는 억제할수 없이 폭발했던것이다. 원료와 자재의 부족으로 일부 기대를 멈추어야 했던 안타까움이 가셔지면서 누구의 가슴에서나 불같은 생산의욕이 끓어번지였다. 동시에 고뿌가 넘치게 따끈한 콩우유를 받아안고 기뻐할 아이들의 모습들이 눈앞에 어려왔다. 모두의 눈시울은 순간에 젖어들었다.

박수소리가 잦아들 때까지 연단에 서있던 부총리가 장내를 둘러보며 물었다.

《애기젖가루를 연구하는 연구사선생님이 왔습니까?》

장연순은 말없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거리가 멀었지만 부총리의 기대어린 시선이 몸가까이 느껴졌다.

《위대한 장군님께서는 애기젖가루에 대해서도 크나큰 관심을 돌려주시였습니다. 어버이수령님께서 남긴 사업수첩에는 애기젖가루문제를 두고 걱정하신 기록이 여러군데 있다고 하시였습니다. 연구사선생의 연구정형을 보고받은 장군님께서는 무척 기뻐하시면서 학술적인 착상과 연구의도를 적극 지지한다고 하시였습니다. 말도 못하는 젖먹이들이 배고파우는 정상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고 하시면서 우리 식의 애기젖가루를 기어이 개발해야 한다고 하시였습니다. 그러면서 연구사업을 잘 도와주자고 뜨겁게 교시하시였습니다.》

장연순은 꿈속에 잠긴듯싶었다. 그이께서 자기 연구사업에 그리도 깊은 관심을 가지고 커다란 기대와 고무를 보내실줄이야 어찌 알았으랴. 그이의 교시의 구절구절이 귀로 흘러드는것이 아니라 가슴에 마쳐오며 심장에 새겨지는듯싶었다. 극도의 흥분으로 온몸이 허공으로 떠오르는듯 한 환각을 느끼였다. 눈앞이 뿌잇하니 흐려지면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연구사선생, 연구사업에서 애로되는것이 없습니까?》

부총리가 물었으나 가려듣지 못했다. 두번다시 물었을 때에야 얼마간 진정을 하고 대답할수 있었다.

《배률이 높은 현미경 한대와 미생물을 배양할수 있는 실험기구를 20개정도 해결해주었으면 합니다.》

현재 쓰고있는 현미경은 성능이 낮은 구식이여서 균들의 형태를 쉽게 식별하기 어려웠다. 필요한 효소를 분비하는 미생물을 찾아내자면 여러가지 미생물을 배양해보아야 하는데 지금은 용기가 적었다. 그러한 사정을 덧붙여 설명을 하였더니 부총리는 고개를 끄덕이며 수첩에 적었다.

이로써 모임은 끝났다.

다른 사람들은 장내에서 물러갔으나 장연순은 못박힌듯 홀로 그자리에 서있었다. 갑자기 사지가 강직되여버린듯 움직이지 않았다. 좀처럼 흥분과 격동이 숙어들줄 몰랐다. 얼마간 시간이 흐르자 줄지어 흐르던 감격의 눈물이 회오의 눈물로 뒤바뀌였다. 일시적인 애로와 난관에 부딪치자 연구사업을 포기하려고 했던 자신을 돌이켜보았던것이다. 얼마나 어리석었는가? 당에서 그토록 중시하는 연구과제를 포기하려 했던것은 얼마나 배은망덕한 일이였는가. 위대한 장군님께서는 배고파우는 갓난애기들의 정상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고 하시였다! 그 심정의 몇천분의 일이라도 따랐다면 그런 나약한 생각을 하지 않았을것이다.

《위대한 장군님, 배은망덕할번 했던 저를 용서하여주십시오.》

마음속으로 뇌이였다. 그러자 아득한 나락으로 떨어질번 한 아슬아슬하던 순간에 문득 장군님께서 따뜻한 손길을 뻗치여 광명의 기슭으로 끌어올려주시는듯 한 환영을 느끼였다. 그 환영에 뒤따르는 생각은 자기의 생애에서 오늘을 계기로 과거와 구별되는 새로운 출발이 시작되리라는 확신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