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 장 2

 

종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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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성종합대학 전자도서관이 드디여 완공단계에 들어섰다는 보고는 김정일동지께서 청진광산금속대학과 주체철생산체계를 완성한 성진제강련합기업소를 현지지도하시기 위해 함경북도로 떠나실무렵에 올라왔다. 그 보고는 전자도서관이 완공되면 좋은 글을 써보내주겠다고 하신 약속을 상기시켜주었다.

기적소리가 새벽하늘을 흔들었다.

렬차에 오르신 김정일동지께서는 깨끗한 종이와 중성필을 꺼내놓고 깊은 생각에 잠기시였다. 글줄이 막혀서가 아니라 글을 아끼셔야 했기때문이였다. 펜을 들면 모교의 선생님들에게, 후배들에게 하고싶으신 이야기가 끝없이 쏟아져나올것만 같으시였다.

룡남산, 나의 교실··· 학우들과 선생님들···

그이께서는 자신의 졸업기로부터 셈을 해보시였다.

마흔다섯해가 흘렀다. 그러니 명년에 김일성종합대학은 예순세번째졸업생들을 내보내게 된다.

그대들, 나의 후배들은 주체혁명위업의 계승기와 전성기를 받들어나가야 할 사람들이다. 그대들, 새 세대 골간들이 어떻게 준비되는가에 따라 혁명의 전도가 좌우된다. 때문에 나는 당과 국가의 령도자로서뿐아니라 대학의 선배로서, 아버지세대로서 이렇게 말하고싶다. 이렇게··· 이렇게···

마음이 하도 가득하면 오히려 글줄이 막히는가.···

김정일동지께서는 얼핏 시계를 보고 송수화기를 드시였다.

《비서동무요? 글쎄 어느새 아침이로구만. 손님들이 아침식사를 끝냈소?··· 그럼 곧 나한테 와주시오. 그렇소, 다같이···》

얼마 안있어 당중앙위원회 비서가 여러 학자들과 함께 렬차집무실로 들어섰다. 세번째로 들어선 사람은 2006년 1월 김책공업종합대학을 찾으시였을 때 만나보신 윤춘교수였다.

《여전하십니다.》 하고 그이께서는 반기시였다.

《장군님, 요즘은 어디서나 좋은 소식만 들려오는데 이런 때만이라도 좀 쉬여주십시오. 이렇게 먼길에 오르신 장군님을 모시고 새벽렬차를 타게 된 저희들의 마음이 무겁습니다.》

《고맙습니다. 다들 앉읍시다.》

그이께서는 긴의자를 마주하고 앉으시였다.

《경제문제를 론의해보자고 불렀습니다. 내가 좀 바쁘다나니 새벽잠을 깨우고 렬차에까지 태우게 했는데 량해해주십시오.》

《아니, 무슨 말씀을··· 우리가 오히려 장군님의 집무실이나 같은 야전렬차에 올라 잠도 자고 식사도 했으니 꿈같은 영광입니다.》

《그렇다면 됐고···》

사뭇 향기로운 솔잎차가 들어왔다.

그이께서는 들면서 이야기를 나누자고 말씀하시였다.

《우리가 정보산업시대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눈지도 퍼그나 세월이 흘렀습니다. 그게 아마 2001년 3월쯤이였던가요?》

《예. 〈새 세기, 21세기는 정보산업의 시대이다〉라는 취지의 말씀이시였는데 저희들모두가 기억하고있습니다. 장군님께서는 그때 20세기는 기계제산업의 시대였다면 21세기는 정보산업의 시대로 될것이라고 하시면서 물질적부를 창조하는데서 기계제산업의 시대에는 주로 육체로동에 의거하였다면 정보산업의 시대에는 더욱더 지능로동에 의거하게 될것이라고 하시였습니다. 정보시대의 요구에 맞게 산업구조도 개선하여야 한다고 지적하셨습니다. 그 말씀을 받아안고 저희들끼리 진지한 론의가 있었습니다만···》

경제문제연구소 로학자의 말이였다.

《어떤 론의가 있었습니까?》

《예. 산업의 구조를 개선한다는것은 다시말해서 산업혁명을 뜻하신것이겠는데 학문을 한다는 저희들로서는 쉽게 리해하기가 힘들었습니다. 이런것을 두고 식자우환이라고 하겠는지···》

《알만 합니다. 수학의 정의와 마찬가지로 경제학에서도 이를테면 공식처럼 굳어진것이 있지요. 말하자면 여러 례증들이 공통성을 띠고 반복되는 과정에 그것이 마치 정의인것처럼 오인되는 현상이라고 보겠습니다. 산업혁명의 제조건들을 규정하고있는 현대자본주의경제학설이 그러한 실례라고 생각합니다. 선생도 그것을 념두에 두고 하신 말씀같은데··· 어떻습니까?》

《예. 사실은 그···》

《왜 그렇게 주저합니까? 우리는 색갈을 가르자고 모여앉은것도 아니고···》 그이께서는 김발이 떠진 차잔을 거듭 권하며 말씀하시였다. 《피차 시간이 바쁜데 진지하게 론의해봅시다.》

은회색겹섶양복차림에 둥근 돋보기를 낀 학자가 자리에서 일어나자 그이께서는 《앉아서 이야기합시다.》라고 하시였다.

그는 선자리에서 말씀드렸다.

《방금 산업혁명의 제조건들에 관한 말이 나왔는데 그에 대해서는 〈중산계급론〉의 대표자인 드락커나 〈경제성장단계론〉을 제창한 로스토우, 앨빈 토플러의 〈정보사회론〉 등을 가지고 설명할수 있다고 봅니다. 그들은 임의의 사회가 3차산업의 시대로 넘어가자면 필수의 조건들이 만족되여야 하는바 실례로 〈에인절계수〉라든가, 〈NPO〉활동정도, 쏘프트산업비중 같은것을 들었습니다.

어느 한 나라에서 〈지식사회〉로 넘어갈 때 〈에인절계수〉는 60프로정도, 평균식료소비액은 25프로정도였다고 합니다. 그들은 식료소비액이 많을수록 뒤떨어진 사회라고 하면서 그것이 감소되여가는 과정을 곧 〈지식사회〉에로의 행진과정이라고 보았습니다.》

《그러나 우리 나라 사회주의사회에서는 인민들이 먹고 입고 쓰고 사는 모든것을 국가가 부담합니다. 물론 어려움을 겪으면서 일시 위축되기도 했지만 그 본질은 어데 갈수 없고 변할수도 없습니다. 때문에 사회주의사회에서 〈에인절계수〉나 〈NPO〉활동정도 같은것이 론의될수 없으며 또 굳이 론한다면 자본주의사회보다 비할바없이 높을것입니다. 그에 대해서는 윤춘선생에게 물어봅시다. 선생에게 지배인, 기사장을 하는 제자가 몇명이나 된다고 했습니까?》

《11명이나 됩니다.》

《물론 그것이 선생의 후원이나 자선사업으로 이루어진 결과는 아니겠지요?》 하고 그이께서는 즐겁게 웃으시였다.

《제가 경제학자는 아니지만···》

《어서 이야기하십시오.》

《장군님의 가르치심이 천만번 지당합니다. 그 〈비영리활동〉이라는것에 대해 말한다면 저는 〈인민을 위하여 복무함!〉이라는 구호만으로도 자본주의에 비한 사회주의우월성을 밝히는 충분한 대답이 되리라고 봅니다. 사회주의는 인민을 상대로 하는 그 어떤 형태의 영리도 알지 못하며 오히려 인민을 위해서는 천만금을 아끼지 않고있습니다. 그네들의 말대로 한다면 사회주의제도 그자체가 하나의 큰 〈비영리활동〉이라 해도 무방하리라고 봅니다. 교육제도는 또 얼마나 훌륭합니까. 현대부르죠아철학가들은 봉건사회에서는 로동대상이, 자본주의사회에서는 로동수단이, 지식사회에서는 인재가 경제자원으로 된다고 하면서 리윤증식을 위한 수단으로서의 교육사업에 눈독을 들이고있습니다. 우리 나라에서처럼 교육사업이 주체사상의 원리에 기초한 만사선통의 중대사로, 인민적이며 제도적인 사업으로 보장되는 나라는 없습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좋은 말씀입니다.》라고 긍정하시였다.

그이께서는 사무용지우에 붉은색중성필로 별표식을 하나 그려넣으신다음 그것을 좌중에 펼쳐보이시였다.

《이 도안이 낯익지 않습니까?》

《예. 그건 우리 〈붉은별〉조작체계의···》

《옳게 보았습니다. 내가 2001년 9월에 김책공업종합대학을 돌아보면서 과학연구기관들이 공동으로 우리 식 조작체계프로그람을 개발할데 대한 과업을 주었댔는데 벌써 광범히 리용되기 시작했습니다. 아직 미숙한 점이 없지는 않지만 이것은 정보산업발전에서 주목할만 한 성과입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류선생?》

《그렇습니다, 장군님.》

경제학자이며 프로그람전문가이기도 한 류순박사는 오래동안 교육과학부문에서 일해오다가 몇해전부터 그이의 가르치심에 따라 정보산업시대의 경제문제를 연구하고있었다.

《현대부르죠아리론가들은 1980-2000년을 자본주의세계에서 쏘프트산업비중이 50프로계선을 넘어서는 시기로 보고 그것을〈후자본주의사회〉의 중요징표로 꼽았습니다. 그들은 산업혁명의 제조건들중에서 〈마이크로 쏘프트〉, 〈애플〉 등과 같은 정보기술주도기업체를 가지는것을 관건적조건으로 들었습니다.》

《주도기업은 우리도 있습니다.》 하고 김정일동지께서는 말씀하시였다. 《련하기계입니다. 뿐만아니라 김일성종합대학과 김책공업종합대학, 국가과학원과 조선콤퓨터중심을 비롯한 전국각지의 과학 및 교육연구기관들이 그쯘한 실력진을 이루고있습니다. 국방공업부문의 주요공장, 기업소들은 50프로가 아니라 그 이상으로 정보산업시대에 맞는 생산활동방식으로 넘어갔습니다. 선군시대 우리 경제가 국방공업의 선차적발전에 기초를 두고있다는것을 념두에 둘 때 이것이 얼마나 큰 의의를 가지는것인지 여러분들도 잘 아실것입니다. 력사를 더 거슬러 소급해본다면···》

김정일동지께서는 자세를 약간 돌려앉으시였다.

《선행한 맑스-레닌주의철학자들은 그들이 처해있던 사회력사적환경으로부터 계급해방, 민족해방, 프로레타리아독재 등과 같은 리론은 내놓았지만 사회주의사회에서의 산업혁명리론 같은것은 제시할수 없었습니다. 오늘 지구상에는 사회주의를 표방하는 나라조차 얼마 없습니다. 때문에 사회주의사회에서의 산업혁명에 관한 리론은 어데서 가져올데도 없고 가져온댔자 우리 몸에 맞을수도 없습니다. 리론도 우리가 제시하고 실천도 우리가 해야 합니다.

아시다싶이 사회력사를 객관적인 물질경제적조건을 위주로 하여 고찰했던탓에 맑스는 사회발전을 생산력성격에의 생산관계적응의 법칙에 의하여 일어나는 생산방식교체의 력사로 보았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인민이 먹을것도 제대로 못 먹고 입을것도 제대로 입지 못하면서 고난의 행군을 하는 나날에 일터와 마을을 일신하고 최첨단과학기술에 기초한 생산기술적토대를 마련한것을 어떻게 설명해야 하겠습니까? 더 생동한 실례로서 우리 나라에서 농촌경리의 사회주의적개조를 실현할 때는 어떠했습니까? 어떤 사람들은 남의 경험을 덮어놓고 따라외우면서 농촌경리의 형태적개조에 앞서 기술적개조가 필요하다고 하였습니다. 하지만수령님께서는 우리 나라가 처한 구체적인 환경, 인민대중의 요구와 지향으로부터 단연 기술적개조에 앞서 경리형태를 개조하시였으며 그것이 옳았다는것을 력사앞에 증명하시였습니다. 명백합니다. 무슨 일에서나 인민대중의 요구와 지향이 기본이며 결정적입니다.》

그이께서는 잠시 말씀을 못박으시고 렬차가 어느 지경을 통과하고있는지 알아보시듯 창가림을 헤치시였다.

《마침입니다. 이제부터 우리는 북부지구의 주요공장, 기업소들이 자리잡은 지역들을 통과하게 됩니다. 나는 여러분들에게 새 산업의 탄생에 대하여 선언하거나 주입하지 않겠습니다. 선생들 스스로가 현실을 보고 느끼면서 일가견을 세웠으면 합니다. 다음역부터 몇분씩 내릴 준비들을 해주십시오. 해당 단위들에는 미리 통지를 해놓았으니 사업에 불편이 없도록 맞이해줄것입니다.》

그이께서 선정해주신 단위들가운데는 기계공장들뿐아니라 금속 및 화학공장들과 식료공장, 방직공장, 현대화된 농목장과 교육 및 문화시설들도 포함되여있었다.

《어디서 며칠을 묵으라고도 말하지 않겠습니다. 충분히 보고 듣고 파악해보십시오. 다시 만날 때까지 건강하십시오.》

렬차가 멎고 떠나기를 그 몇번이나 거듭했는지···

김정일동지께서는 김일성종합대학에 보내실 서한을 쓰시기 위해 다시 펜을 잡으시였다. 섬광과도 같이 첫 구절이 떠오르시였다.

《자기 땅에 발을 붙이고···》

그러자 문득 안시학의 모습이 그려지시였다.

눈은 세상을 보면서도 자기 땅에 발을 붙이지 못했던···

그로 하여 안시학이 얼마나 가슴아픈 체험을 해야 했던가.

우리의 새 세대들은 CNC화의 초행길을 걸어온 전세대들이 겪었던 그 모든 교훈들을 자양분으로 삼고 남의것이 그 아무리 번쩍거린다 해도 자기 땅에 발을 붙이고 자기 조국에 충실해야 한다.

다음구절이 련이어 떠오르시였다.

《눈은 세계를 보라!》

이번에는 권하세의 모습이 그려지시였다.

발은 자기 땅에 붙였으나 세계를 보지 못했던···

낡고 뒤떨어진 경험과 자력갱생에 대한 몰리해를 가지고 발전하는 세계와 현실을 외면했던 사람, 그는 고난의 행군, 강행군의 어렵던 나날을 인생관의 총화로 넘어섰다. 우리 조국이 바라는 애국자는 눈을 뜬 애국자, 세계와 말하는 애국자이다. 숭고한 정신과 풍부한 지식을 겸비한 선군시대의 혁명인재들이다. 그대들은 분발하고 또 분발하여 위대한 당과 김일성조선을 온 세계가 우러러보게 해야 한다. 그이께서는 최첨단을 향하여 나아가는 조국의 높은 숨결과 발구름소리를 들으시며 그 노도와 같은 필체를 멈추심없이 새 세기의 주인공들에게 바치는 진정을 적어가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