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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종심깊이 침투하여 반항공망과 레이다기지, 지휘소를 비롯하여 공격지휘체계를 소멸하는 소규모특수구분대들의 전투가 끝나자 곧 하늘을 메우며 박철건이네 부대의 항공륙전작전이 시작되였다. 빠른 속도로 지상에 투하된 부대는 삽시에 적집단을 덮치며 전투에 진입하였다. 불과 불, 철과 철이 격렬하게 부딪치는 박철건이네의 기습타격은 그야말로 처음부터 질풍같이 벌어져 적의 공격서렬과 기갑무력, 미싸일기지들은 미처 손쓸사이없이 완전히 소멸되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작전이 진행되는 전과정을 주의깊게 지켜보시면서 만족을 표시하시였다.

그이께서 방금 보신 훈련은 적들의 가증되는 선제공격기도를 앞질러 분쇄하기 위한 우리 군대의 훈련강령에 포함된 한부분으로서 한달전 총참모부의 높은 평가를 받은 박철건의 작전전술안을 실전에 옮긴것이였다.

펼쳐놓은 지도를 보시며 대련합부대지휘관들로부터 작전상황을 료해하시던 김정일동지께서는 뒤켠쪽에 서있는 박철건을 가까이로 찾으시였다.

《무슨 의도를 가지고 동무는 이 전술안을 짰소?》

《불의적인 기습공격입니다.》

《무엇으로 담보하고있소?》

《좌우린접과 항공대의 지원을 받지 못하는 조건에서 작전이 성과를 거두자면 공격진입속도가 최대한 빨라야 합니다. 그래서 항공륙전대의 강하시간을 단축하는데 열쇠가 있다는것을 포착하고 락하산을 펴지 않는 첫 강하시간을 늘였습니다.》

《실전을 타산했구만.》

김정일동지께서는 정넘친 눈길로 박철건을 대견하게 바라보시였다.

《땅크나 장갑차와 같은 기갑장비들의 강하속도도 늘였소?》

《그건 아직 시험중에 있습니다. 그러나 새 학년도훈련에 들어갈 때까지는 무조건 완성하겠습니다.》

얼굴이 퉁투무레하고 상체가 떡 벌어진 대련합부대 부대장이 뒤를 달았다.

《최고사령관동지, 그런데 인원들과는 달리 기갑장비의 중량이 엄청나므로 현재 쓰고있는 락하산장비를 가지고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저희들은 이 문제를 최고사령관동지께 보고드리고 해결받으려고 생각했댔습니다.》

《그럼 전문부서와 협의해보고 그 결과를 국방위원회에 제출하시오.》

훈련총화가 끝나자 김정일동지께서는 대련합부대지휘관들과 함께 박철건의 부대관하 한 구분대가 준비한 예술공연을 관람하시였다.

곧 막이 열리였다. 공연이 중간쯤에 이르렀을 때 세명의 병사들이 출연하여 대화시를 읊었는데 김정일동지께서는 가슴이 뜨거워나시였다. 특히 마지막대목은 숭엄한 감정이 스스로 차오르게 하는것이였다. 병사예술소조원들이 읊은 그 대목은 이러했다.

 

···

병사 그에게는 꿈이 많았다

이름있는 체육인 명성높은 예술가

온 나라가 다 아는 박사 교수도 되고싶었다

허나 너는 태여난 이 땅이 하도 귀중하여

수호자의 총대를 손에 먼저 틀어쥐였거니

우리 다시 불러보자

그가 사랑했던 노래 《내가 지켜선 조국》을

 

《역시 저 노래는 좋구만.··· 원형은 누굽니까?》

김정일동지께서는 정치위원에게 나직이 물으시였다. 부대정치위원은 허리를 굽히며 입을 한손으로 조심스레 가리웠다.

《김명철이라고 2년전 해상훈련에 나갔다가 서해해전에 참가하여 자폭공격으로 적함선을 들이받고 희생된 동무입니다.》

《아- 김명철영웅? 나도 알고있소.》

《집은 평양인데 가요 〈내가 지켜선 조국〉을 평시에 그렇게도 좋아했다고 합니다.》

《음, 그렇소?! 대화시가 괜찮소. 잘 썼습니다.》

《최고사령관동지, 저 작품은 우리 부대장동무가 쓴것입니다.》

정치위원은 자랑하듯이 말씀을 올리였다.

《그래?》

머리를 돌려 뒤에 서있는 박철건을 피끗 일별하신 김정일동지께서는 그에게 물으시였다.

《이 공연을 병사들이 다 보았소?》

《그렇습니다.》

《작품이랑 쓰는걸 보니 문학에 취미가 있는것 같구만. 부대장, 대화시를 쓰게 된 동기는 뭐요?》

《부대장병들을 보다 높은 훈련목표달성에로 불러일으켜야 했는데 전과 같은 말을 하자니 따분했습니다. 그러던중에 전사한 김명철동무의 병사수첩을 얻게 되였는데 첫 페지를 펼치니 이 노래가 적혀있었습니다. 그래서 명철병사가 좋아했고 우리 군인들이 모두 사랑하는 이 노래를 가지고 부대장병들의 심금을 울려보자고 결심했댔습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말씀없이 무대쪽으로 시선을 다시 돌리시였다. 그이께서는 한편의 진실한 예술작품이 가지는 거대한 감화력과 생활력을 새삼스럽게 인정하게 되시였다.

《아리랑》은 어떻게 되여가고있을가. 김정일동지께서는 문득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 《아리랑》을 떠올리시였다. 요전에 림진우가 현실체험을 하겠다고 말했는데 이 근방 어딘가 있을것이다.

공연이 끝난 다음 김정일동지께서는 부대장병들이 기다리고있는 사진촬영장으로 가시기에 앞서 수행일군에게 림진우의 행방을 알아보고 그를 대련합부대 군인숙박소로 데려오도록 지시하시였다. 저 멀리 검푸른 산봉우리 뒤켠에서 희뿌연 구름더미가 천천히 솟아오르고있을뿐 하늘은 끝없이 맑고 푸르렀다.

김정일동지께서 사진촬영장에 도착하시자 만세의 폭풍이 고지의 산발을 뒤흔들었다. 장병들의 열렬한 환호에 답례를 보내시던 그이께서는 한손으로 촬영장을 쭉 가리키시며 박철건에게 알아보시였다.

《여기 혹시 빠진 병사들이 있지 않소?》

《신병훈련소와 중도하창대대가 이동훈련중이여서 참가 못하였습니다.》

《어디 있소··· 철령너머라.》

박철건의 대답을 들으신 김정일동지께서는 시계를 보시며 흔연히 결심하시였다.

《아무래도 내 그 동무들을 만나봐야겠소.》

한 수행일군이 나서서 좀 있으면 날씨가 나빠지며 더우기는 저녁에 평양에서 한 외국대표단 접견이 조직되여있다면서 그이의 결심을 만류하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그 일군을 가볍게 나무람하시였다.

《허, 날씨걱정을 하는걸 보니 현동문 철령을 처음 넘어보는 사람같구만. 어쩌겠소. 접견은 래일로 미룹시다. 그러나 우리 병사들을 만나는 일은 미루어서는 안되오. 내가 왔댔다는것을 알게 되면 그들이 몹시 섭섭해할거요. 자, 공연한 걱정을 하지 말고 빨리 갑시다. 저 동무들이 우릴 기다리는걸 보오.》

 

해가 지자 창밖에서는 어둠과 번개불, 온갖 소음들이 맞부딪치며 한층 더 격렬한 싸움을 벌리고있었다. 푸르다못해 강렬한 백색을 띤 번개불줄기가 어둠의 장막을 한순간에 여러갈래로 찢어버리고는 도로 삼키우고 여느때는 숙부드럽던 골개물이 바위들을 와르륵 와르륵 굴려대며 맹수처럼 날뛰는가 하면 우우 하고 비줄기를 몰고다니며 아우성치던 골 바람은 두터운 창유리를 뚫고들어오지 못해 극성인듯싶다.

《허, 그놈의 장마비가 꽤 사납군.》

김정일동지께서는 창밖을 응시하다가 림진우에게 눈길을 돌리시였다.

《이번에 일정에 없던 서부지역도 돌아보고 그 걸음으로 라남탄광기계련합기업소까지 가보았다는데 얻은것이 많겠소.》

림진우는 무엇부터 말씀올려야 할지 몰라 잠간 머뭇거렸다. 그만큼 현실에서 받은 충격이 컸던것이다.

《한마디로 요약한다면 예술가는 한생을 현실속에서 살아야 한다는것을 체험하였습니다.》

림진우는 그때의 흥분이 되살아나는것을 자제하며 조리있게 이야기해드리였다. 진우의 이야기속에는 각지의 공장, 기업소, 협동농장들이 이룩한 기적적인 생산성과와 과학기술의 최첨단을 돌파하기 위하여 노력하고있는 정형과 같은 순 기술실무적인 내용들도 있었으나 보다는 그것을 창조한 인간들에 대한 예술가의 애정과 공감이 더 많았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뒤의 이야기에 각별한 주의를 돌리시였다. 진우의 입에서 불리워지는 사람들의 이름과 더불어 그이께서도 잘 아시는 그들의 얼굴이, 지어 말투며 행동거지까지 련상되시였다.

태천군 은흥협동농장.

키가 후리후리하고 남자처럼 골격이 굵은 은흥협동농장 관리위원장의 얼굴이 떠오르시였다. 처녀적에 대학롱구선수로 활약했다지. 용하거던. 그 척박한 땅을 두벌농사도 소리치며 짓는 기름진 옥토로 만들자니 무슨 고생인들 안했겠는가.

룡천군 신암협동농장.

이름이 영순이였던가. 옳아. 키가 자그마한 그 신암관리위원장의 이름이 맞아.

장군님, 제 은흥 정희(은흥관리위원장의 이름)와 토론했습니다. 동봉 리영애(함주 동봉관리위원장의 이름) 레 경쟁농장들중에서 제일 조건이 불리한 동해안지대인데 벌방과 중간지대가 합해서 도와주자고 말입니다. 정희는 저와 농대동창생이여서 의합이 제꺽 됐습니다.

이것은 전에 가셨을 때 자신께서 관리위원장, 경쟁도 철저히 집단주의에 기초해야 돼 라고 이르시자 그 녀성이 하던 말이였다. 그때 그이의 뇌리에는 평북도사투리가 진한 녀성관리위원장의 말투가 깊이 찍혀있었다.

락원기계련합기업소.

김정일동지께서는 조용히 미소를 그리시였다. 락원의 봉화를 지피시려고 기업소를 찾으신 그이께서는 그들이 이미 이룩해놓은 투쟁성과에 너무도 만족하시여 저녁식사때 몸소 지배인에게 술을 부어주시였다. 그런데 그는 술 한잔이 들어가자 인차 인사불성이 돼버리고마는것이였다. 알고보니 그는 물론이고 집안래력에 술 하는 사람이 단 한명도 없었다. 후에 기업소를 찾으신 자신께서 과업을 주시고나서 여담삼아 이야기를 나누던 끝에 지배인, 술엔 왜 그리 약골이요 하자 그가 뭐라고 했댔던가.

제 못난이여서 술은 잘 못들었지만 장군님께서 주신 임무는 몸이 열쪼각, 백쪼각이 되여도 기어이 수행하겠습니다라고 했지.

남흥청년화학련합기업소.

김정일동지께서는 당중앙위원회 해당 부서를 통하여 고난의 행군을 이겨낸 남흥의 로동계급이 오늘 어떻게 일하고있으며 그 투쟁을 누가 선두에서 이끌고있는가를 알고계시였다.

그곳 련합기업소 당책임비서가 실력가형의 일군이라고 한다. 남흥에 오자 우선 나프샤계통의 석유화학설비들을 재정비수리하여 원료만 있으면 언제든지 즉시 생산을 할수 있게 해놓은 다음 후방기지조성사업을 시작했는데 잡도리가 어찌나 큰지 사람들이 놀란다고 하였다.

제 2. 8에서 조직비서를 할 땝니다. 하루는 어머니가 저를 불러앉히더니 하는 말이 얘 경선아, 너 승용차를 타고다니는걸 보니 간부가 분명한데 어째서 로동자들에게 식량을 못 주니, 생사가 왔다갔다하는 지난 조국해방전쟁때에두 공장에서는 강냉이되박이라도 줬어, 내 생각엔 너들이 일을 쓰게 하지 못해 그래라고 하지 않겠습니까. 가슴을 바로 찌르는 말이였습니다. 어머니가 정확히 봤습니다. 간부들이 일을 잘했더라면 나라가 고난의 행군을 했겠습니까? 우리 장군님께서 인민생활때문에 걱정을 하셨겠는가 말입니다.

그래서 전 기회가 있으면 일군들에게 늘 말해주군 합니다. 우리 공장엔 현재 7련대는 준비되여있는데 오중흡이가 없다, 작업반장으로부터 시작해서 직장장, 부문당비서, 당, 행정일군들, 이렇게 간부들이 오중흡이 되여야 진정한 7련대라고 말할수 있으며 그렇게 될 때라야만 남흥은 소리치며 일어선다고 말입니다.

위대한 장군님의 의도대로 일을 아직 크게 해놓지 못하여 당보에 날 자격이 없다며 취재를 거절한 책임비서가 당보기자에게 한 이야기라고 한다.

남흥, 이제 그곳은 반드시 일떠설것이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남흥청년화학련합기업소의 래일을 믿어의심치 않으시였다.

《장군님, 라남탄광기계련합기업소 지배인동무 말입니다.》

그이께서는 상념에서 깨여나시였다.

《오, 관준지배인?》

《예. 그 사람 참 괴짭니다.》

《?!》

《텔레비죤에 의견이 많습니다. 글쎄 자긴 원래 술을 아예 못하는데 작가가 술군으로 만들었다면서 총연출가아바이, 거 〈아리랑〉에선 본 그대로 씁소, 이러지 않겠습니까?》

《그 사람 작가령역이 자기네 련합기업소구내인줄 아는구만.》

김정일동지께서는 시원스럽게 웃음을 터치시였다.

《그러나 관준지배인이 명담을 했소. 본 그대로 쓰라, 참 로동계급다운 말이요. 5월1일경기장에서만 맴돌았다면 이런 소리를 들어봤겠소?》

《옳습니다, 장군님.》

림진우는 수긍했다.

《이번에 현실에 나가보니 마음이 넓어지고 궁냥이 트이는게 상이 턱턱 잡힙니다. 그래서 전번에 보고드린 전반부를 동무들과 토론해서 다시 개작했습니다.》

개작안을 들어보신 김정일동지께서는 매장, 경에 의견이 하나도 없다고 시종 만족해하시였다.

《이제야 〈아리랑〉이 제 곬을 타고 흘러가는것 같구만. 진우동무가 옳게 말했소. 예술가는 한생을 현실속에 몸을 잠그고 살아야 하오. 그래야 명작을 쓸수 있거던.

참, 진우동무가 좋아하는 음악작품은 어떤것들이요?》

그이의 느닷없는 물으심에 진우는 생각해보다가 순서없이 제목을 불러드리였다.

《음- 그렇구만. 동무도 관현악 〈청산벌에 풍년이 왔네〉를 좋아한다니 그럼 내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나 해주겠소.》

김정일동지께서는 자리를 고쳐앉으시였다.

《작곡가 김옥성이 관현악과 합창 〈청산벌에 풍년이 왔네〉를 작곡하면서 주제선률때문에 무던히도 애를 먹었습니다, 무슨 씨름질인들 안했겠소. 그러다가 어느날 에이, 상도 떠오르지 않는데 농촌에 나가서 가을걷이나 도와주자 하고 청산리로 가는 뻐스에 올랐지.》

그이께서 손세를 써가며 구수하게 이야기를 엮어나가시였다. 진우는 속기를 멈추고 귀를 기울이였다.

때마침 장날이여서 뻐스에는 장을 보고 돌아가는 청산리사람들이 태반이였다. 무심한 눈길로 차창밖을 내다보다가는 눈을 감아버리기도 하고. 그러던 작곡가는 차안의 분위기가 몹시 흥그러운데 주의가 가서 승객들과 말을 나누어보았다. 뒤주에 차고넘친 분배쌀자랑, 재봉기며 자전거를 산 자랑, 아들딸 시집장가보낼 궁리, 상상외로 눅어진 시장가격, 한결같이 부유해진 집안살림자랑, 나라살림자랑이였다. 김옥성은 그들의 심정이 십분 리해가 되였고 제일처럼 기뺐다.

그때였다. 도랑창같은데를 넘는지 뻐스가 왈카당 하고 들추었다. 다들 의자를 붙잡아 앉음새가 그리 흐트러지지 않았으나 한아름되는 보따리를 부둥켜안고 작곡가앞에 앉아있던 늙은이만은 재구를 쳤다. 의자에서 튕겨올라 천정을 짓받고는 엉덩방아를 찧었던것이다. 그 바람에 와- 하는 웃음이 터졌다. 아프겠수다 하는 누군가의 목소리가 날아왔다. 그러나 령감은 보따리를 그냥 안고 엉덩방아를 또 찧어보이며 호기있게 핀잔을 주는것이였다. 녀석두, 별 걱정, 아프긴 뭘 아파. 세월이 좋으니까 춤을 추는것 같다. 넨장, 또 왈카당 해보려무나. 춤을 계속 추게.

다시 한번 웃음판이 터졌다. 승객들과 함께 웃음짓던 김옥성은 홀연 굳어져버리였다. 그렇게 찾고찾던 작품의 상, 그것이 불시에 뇌리에 스며들어 온몸을 뒤흔들었던것이다.

《결국 세월이 좋다며 그 중늙은이가 엉덩방아를 찧은 그게 그대로 작품의 주제선률이 되였소. 후에 김영규작곡가가 그 주제선률을 발전시켜 관현악 〈청산벌에 풍년이 왔네〉를 편곡했고.

현실은 이렇게 예술가에게 있어서 작품창작의 원천이고 비옥한 토양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림진우동무가 처음부터 교예장을 강력하게 지지한것은 옳은 처사요. 동기를 들어봐도 그렇고 교예장에선 현실냄새가 푹푹 나거던.》

김정일동지의 과분한 치하가 거듭될수록 림진우는 죄송스럽기만 하였다. 그는 솔직한 심정을 그대로 터놓았다.

《장군님, 솔직히 말씀올리면 저는 장군님의 안목으로 보지 못하고 교예장을 순 실무적으로 대하였습니다. 제가 지지한것은〈아리랑〉의 전작품의 고저와 균형을 맞추는데 적합하다고 보았기때문이였습니다. 이런 기계적인 안목을 가지고있다나니 〈아리랑〉전반부를 이제야 끝냈습니다.》

《림동무가 자기의 오유를 정확히 알고있으면 마음이 놓입니다. 됐소. 이제부터 잘 끌고나가면 될거요.》

김정일동지께서는 너그럽게 리해하여주시였다. 그이께서는 《아리랑》 대본창작이 이때까지 주선을 틀어쥐지 못하고 좌왕우왕했던 원인을 분석하신 다음 현실을 대하는 창작가의 자세문제를 두고 계속하시였다.

《지난날 노예살이를 숙명으로 간주하기만 했던 조선민족이 오늘 세계의 무대에 존엄높은 민족으로 당당히 나설수 있게 된것은 민족의 자주적인 주체가 탄생하여 조선혁명을 승리에로 이끌어왔기때문입니다. 민족의 자주적인 주체란 무엇이겠소. 강성국가건설에 떨쳐나선 우리 군대와 인민이 아니겠소. 그래서 당에서는 예술창작가들에게, 특히 〈아리랑〉 창작가들에게 시대가 비끼고 들끓는 현실이 담긴 작품을 창작할것을 요구하고있는것입니다.》

민족의 자주적인 주체, 강성대국건설에 떨쳐나선 우리 군대와 인민의 형상. 림진우는 귀가 번쩍 트이여 서둘러 속기를 했다. ···

《작품토론은 이만하면 잘된것 같구만. 진우동문 어떻소. 리해가 안되는것은 없습니까?》

김정일동지께서는 퍼그나 시간이 흐르고 작품토론도 한물 진듯 하여 진우에게 물어보시였다.

《없습니다. 그런데 저···》

김정일동지께서는 그의 얼굴에 무엇인가 말하고싶어하는 표정이 알릴듯말듯 비껴있는것을 감촉하시였다. 그이의 시선과 마주치자 진우는 용기를 낸듯싶었다. 림진우는 힘들게 입을 떼였다.

《그 2월명절장 말입니다, 그건.》

《진우동무!》

김정일동지께서는 저으기 노여우시여 그의 말허리를 자르시였다. 허나 림진우는 이번에는 작정을 단단히 했는지 물러설 잡도리가 아니였다.

《이건 민심의 요구입니다, 장군님. 민심이 바라는것은 우리도, 그 누구도 막지 못합니다.》

《···》

김정일동지께서는 자리에서 몸을 일으키시였다. 둑을 넘으려고 움실거리는 격한 심정을 누르시느라 창가로 다가가신 그이께서는 잠시 밤의 장막이 드리운 밖을 응시하시였다.

언제부터인지 창밖은 조용하였다. 바람도 잦고 비도 멎었으며 퍽 승기가 빠진 골개물소리만이 들려왔다.

한참이나 그린듯이 서계시던 김정일동지께서는 나직한 음성으로, 그러나 단호하게 진우의 청을 밀막으시였다.

《그래선 안되오. 부탁하는데 동무들이, 동무가 나를 대신해서 인민들을 잘 리해시켜주시오.···

밤도 어지간히 깊었구만. 오늘은 이만합시다.》

그이께서는 책임부관을 불러 군인숙박소 소장을 데려오도록 이르시였다. 곧 방으로 중키에 몸이 뚱뚱한 50대중반의 대좌가 들어섰다.

《대좌, 이 동무를 아오?》

《압니다. 당창건 55돐을 맞으며 진행한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 〈백전백승 조선로동당〉을 총연출한···》

《옳소. 오늘은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 〈아리랑〉의 총연출가이고, 군대로 말하면 련합부대 사령관이지. 그러니 나의 〈아리랑〉 사령관의 편의를 잘 돌봐줄것을 부탁하오.》

《알았습니다, 최고사령관동지.》

김정일동지께서는 림진우에게 돌아서시였다.

《앉은김에 쉬여간다고 여기서 한 이삼일 눌러앉아 로독이랑 풀고 떠나오. 보니 건강관리를 잘하는것 같지 않구만. 쉬면서 짬을 내여 이곳 대련합부대 예술소조공연도 구경하고, 〈아리랑〉에 참고가 될거요.》

림진우는 그이께 감사의 인사를 올렸다. 하지만 물러갈념을 안하고 그냥 서있기만 하였다. 진우는 절절한 어조로 다시 청을 드리였다.

《장군님, 민심은 천심입니다. 우리가 만일 그 소원을 그리지 않는다면 인민이, 전체 조선민족이 우리를 두고두고 욕할것입니다. 우리는 력사앞에 죄를 짓게 될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