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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동지의 귀중한 가르치심이 계신 뒤 《아리랑》국가준비위원회는 현실에로의 적극적인 침투와 결합된 창작전투를 벌리면서 한켠으로는 교예장의 사고원인을 재검토하였다. 그 과정에 사고의 원인은 다름아닌 출연자들에게 있다는것을 밝혀내였다. 어느날 한 어린 녀배우가 준비위원회를 찾아와 눈물이 글썽해가지고 사고전말을 솔직히 터놓았던것이다. 실내에서의 단계별고공극복훈련을 충분히 하지 못하고 야외훈련에 참가하다나니 첫 비행시에 벌써 겁을 먹고 균형을 잃었으며 그것이 련쇄반응을 일으켜 다른 출연자의 심리에 혼란을 주는 바람에 사고가 일어났다는것이였다.

실내에서의 가상적인 단계별고공극복훈련, 그렇다면 이번 사고의 책임은 어린 녀배우들이 아니라 그들의 훈련지도를 맡은 한정미가 져야 하지 않는가.

무시하지 못할 이 엄연한 사실앞에 림진우는 그 누구보다도 아연감을 금치 못해했다. 훈련이야 물론 시켰겠지, 너무 마음쓰지 마시오 하고 그를 위안하며 정미를 동정하는 사람들도 더러 있었다. 그러나 진우는 그 언젠가 교예단에 갔을 때 보았던 한산한 훈련장, 그를 찾자 휴양준비때문에 오후 첫시간에 집으로 갔다는 말이 떠오르면서 고집스레 머리를 젓게 되는것이였다. 그렇다. 이번 사고는 단순히 기술실무적인 훈련부족이 아니라 정미의 비뚤어진 정신상태가 빚어낸 산물인것이다.

림진우는 진호의 얼굴을 보기가 저으기 미안했다. 그럴수록 손녀의 처사가 괘씸해났고 그러다나니 자연 사람들의 얼굴을 마주보기가 괴로왔다.

교예장을 살리기 위한 관계부문 일군들의 협의회는 사고원인을 규명한 즉시로 열리였다. 회의분위기는 이전처럼 긴장하지는 않았지만 대신 시원한 해결책이 나오지 않아 시종 답답하게 흘러갔다. 사고원인은 정확히 밝혀냈으나 아직 실동에 들어가보지 못한 다른 요소종목들, 가령 포탄비행이나 3단비행은 앞서 진행한 고무총탄력비행보다 난도가 높기때문에 위험요소가 다분히 내포되여있어 강진호를 내놓고는 다들 객관적인 자세를 취하며 우려하고있었다. 게다가 훈련분과장이 또 일어나 바닥대렬의 인입을 떠들어대고 여기에 일부 창작가들이 공감하는것으로 하여 해결책은 점점 묘연하기만 했다.

《글쎄 바닥대렬을 인입해서 형상하면 안전성을 보장해서 좋기야 하지. 허나 분과장동무, 하나에 집착하지 말고 작품전체를 생각해봐야 하지 않겠소? 동무의 주장대로 해놓으면 〈아리랑〉 전체 흐름에서 신축성이 보장되지 않는단 말이요.

김재근동무, 동무는 어떻게 했으면 좋겠소?》

그의 주장을 론박하고난 림진우는 앞쪽에 앉아있는 백발의 로연출가에게 물었다. 아까부터 론의에 끼우지 않고 주의깊게 듣기만 하던 그는 나라의 교예예술계의 원로로서 높은 관록과 권위를 가지고있으며 이번에 진우와 함께 교예장창작에 깊이 관여하여 강진호를 적극 도와준 사람들중의 하나였다.

로연출가는 장내를 둘러보며 뜨직뜨직 견해를 내놓았다.

《저는 금방 모나꼬에서 돌아와 (그는 국제교예축전심사위원회 부위원장을 력임하고있어 해외출장을 갔다온 길이였다.) 아직 깊이는 생각해보지 못했습니다.

제가 곁에서 방조를 해줘서 압니다만 강진호동무의 작품이 모험적인 요소들을 배태하고있는것은 사실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모험, 여기에만 포로되여 명작이 될수 있는 이 작품을 포기하겠는가. 아니지요. 제 경험에 의하면 공중작품은 좋은것일수록 난도가 높아 창작과 훈련과정에 늘쌍 사람들의 우려와 위구를 자아내군 했습니다.

그대로 해야 합니다. 출연자들을 인입해서 바닥형상을 한다 해도 원래의 틀거리는 다치지 말아야 합니다.》

회의장은 여기저기서 수군대는 목소리들로 활기를 띠였다. 로연출가의 발언에는 의견상이를 해소할수 있는 실마리가 들어있었던것이다. 한켠에서는 목청이 높은 훈련분과장의 주장에 공감을 표시하는 사람들도 없지 않았다. 조금 지나서 찬반의 초점은 자연히 당자인 강진호에게로 돌아왔다.

《안됩니다.》

여전히 요지부동인 강진호의 태도였다.

《그렇게 할바에는 차라리 교예장을 걷어치우는게 낫습니다.》

《동문 왜 자기만 생각하나? 이 〈아리랑〉이 동무 개인건가? 강진호를 위해서 만드는건가 말이요.》

훈련분과장이 불만을 터뜨리였다. 진호도 맞받아 어성을 높이였다.

《작품의 주인은 납니다. 이 강진호란 말입니다. 그래 사고원인이 정확히 규명되였는데 뭐가 어려울게 있습니까. 포탄비행수가 없으면 빨리 속성대책을 세우고 그게 안되면 외국공연에 나간 배우들중에서 소환하면 될거 아닙니까.》

《이런 독선주의자 봤나. 여보, 뭘 옳다고 혼자서 자꾸 우겨. 군중의 의견이 들리지 않는가. 진리는 언제나 군중에게 있다는걸 몰라?》

《다수에게만 진리가 있는건 아닙니다.》

《뭐야?》

펄펄 뛰며 분노를 터뜨리려던 그는 싸늘하게 웃으며 이죽거리는 투로 어조를 바꾸었다.

《여, 강진호동무. 예술은 깨끗한 량심을 가지고 대해야 해. 사심이 있으면 안되지. 동문 아직도 죽기내기로 주장하는데 거 뭐 툭 털어놓구 발가보자우? 리면을 말이야.》

갑자기 탕 하고 책상을 치는 소리가 울렸다. 김재근연출가였다. 그의 얼굴은 불그레하게 상기되여있었다.

《내 외국출장을 갔다와 듣자니 동문 사고난것을 가지고 뒤돌아앉아 험담을 한다면서? 진호동무가 계속 우기는 리면에는 바르지 못한 명예심이 있다는것, 또 진짜속심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실적을 올려야 이번 기회에 입당할수 있기때문이라고 말이요.

여보시오 분과장동무, 말은 바른대로 당대렬에 서자면 일을 많이 해야 한다는거야 명백하지 않는가. 그런데 그걸 색다르게 분석해가지구 여론을 류포시켜? 에익 나쁜 녀석.》

《재근동무.》

《가만있소. 내 오늘 이왕지사 할말은 마저 해야겠소.》

림진우가 제지시키려 하자 김재근은 한팔을 내저었다.

《훈련분과장동무, 아닌게아니라 내 하나 묻고싶은데 동문 어째서 그리도 극성스레 반기를 드오? 조카애도 제 작품이 저조하다는걸 인정하는데 동무는 왜 우기는가 말이요. 실지로 순화는 조카가 아니라면서? 호텔지배인인 순화 어머니를 통해서 동무가 제 딸의 직업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그런다는 소문이 돌고있소.》

《터무니없는 중상은 삼가해주십시오.》

그는 얼굴이 시커매가지고 기가 꺾여 웅얼거리였다.

《얼마전에 총연출가동무한테서 받은 비판을 동무는 항상 명심해야 합니다. 이제부터 훈련분과장이라는 직분을 뛰여넘어 창작실천과 토의에 끼여들지 마시오. 이 협의회에서의 동무의 위치는 방청이요.》

김재근은 이렇게 오금박아놓고서야 본화제에로 말을 돌렸다.

협의회는 계속되였다. 오랜 협의끝에 포탄비행거리와 3단비행고도를 좀 고려하기로 한것은 제외하고 나머지는 강진호의 주장대로 밀고나가기로 락착지었다.

림진우는 사람들속에 섞여 회의장을 나가는 진호를 불러세우려다가 그만두었다. 무슨 이야기를 한단 말인가. 분명 속에는 총연출가에 대한 불만이 있을텐데. 처음에는 강력하게 지지했다가 이제 와서는 사람들의 눈치를 보며 우유부단하고, 그래서일것이다. 진호는 포탄비행거리를 줄이고 3단비행의 고도를 안전하게 낮추자는 모두의 의견도 썩 달가와하지 않고있다. 내가 혹시 이 나이에 이르게 되면 누구나 가지게 되는 이른바 백번 재고 결심하는 아니, 이것은 과남하다. 그러면 보신에 빠진게 아닐가. 아무리 분석해봐도 그것은 아니였다. 그럼 왜 그럴가. 진우는 회의심에 싸여 그 원인을 캐보려 했지만 웬일인지 딱히 찍을수가 없었다.

사무실에 돌아온 림진우는 풀기 미묘한 문제에 맞다들리면 늘 그러하듯 사고를 돌리려고 준비위원회의 해당 부서를 찾아 조선인민군창건절을 맞으며 전선군부대를 방문하게 되는 《아리랑》인민대표단의 실무적준비사업을 알아보았다.

그다음 차를 타고 시내의 각곳에 널려있는 훈련장을 돌아보러 떠났다. 진우가 5월1일경기장으로 돌아온것은 저녁 8시가 조금 지나서였다.

방에 들어서자 기다린듯 전화기의 신호음이 울리였다. 진우는 책상에 다가가 례사롭게 송수화기를 들었다. 그러던 림진우는 급기야 바삐 옷매무시를 여미며 몸가짐을 바로하였다.

김정일동지께서 친히 전화를 걸어오셨던것이였다.

《내 텔레비죤으로 보았습니다. 차동무로부터 동무의 귀환보고도 받았고. 얼마나 속이 아팠겠소.》

그이께서는 먼저 서울에 나갔던 일을 물으시며 모친상을 당한 진우를 위안해주시였다. 림진우는 김정일동지의 다심한 념려에 감격하여 언행가짐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그저 장군님, 고맙습니다라고 곱씹기만 하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생일제며 삼년상을 비롯해서 림진우가 맏상제로서 한 뒤거두매를 알아보시고나서야 친척들의 소식을 물으시였다.

《어떻소. 내 알기에는 진우동무가 당조카들과는 아주 어릴적에 헤여진걸로 들었는데 그들이 동무를 알아봅디까?》

《사전에 서로 사진을 주고받아서 얼굴은 알고있었지만 그렇게 빨리 의사소통이 될줄은 몰랐습니다.》

림진우는 활기에 차서 손짓, 몸짓까지 써가며 대답드리였다.

《장군님, 역시 피줄이란건 속이지 못하나봅니다. 글쎄 십년강산이 다섯번이나 바뀌였는데도 대번에 서로 알아보니 말입니다.》

《피줄, 동무말이 옳소. 피줄이야 절대로 속이지 못하지.》

김정일동지께서는 공감하시였다.

《진우동무, 동무의 말을 듣고보니 생각되는것이 있는데 어디 한번 이야기를 해보오. 림동무 생각엔 21세기를 맞는 오늘 우리 민족이 무엇보다 절절히 바라놓것은 뭐라고 보오?

동무야 한생 인민의 지향을 작품에 반영해온 예술가이고 분렬의 아픔도 직접 체험한 당사자이니 누구보다 이런걸 잘 알지 않겠소. 그리고 이번에 조카들이랑 만나며 느낀것도 많았겠는데 그걸 좀 들어봅시다. 시간은 있으니 길어도 좋소. 느낀 그대로 말해보오.》

의미깊은 그이의 물으심이였다. 림진우는 심중한 기색을 지으며 송수화기를 고쳐들었다.

《제 이번에 서울에 가서 조카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 느낀것은 하나부터 열까지 우리 공화국에 대한 전체 조선민족의 한결같은 신뢰였습니다. 애들이 하는 말이 요즘 기업차로 해외에 가보면 만나는 외국인들마다 북인가 남인가 물어보는데 북이라면 엄지손가락을 내흔든다질 않겠습니까.

그들은 그 리유를 이렇게 설명한다고 합니다. 북을 왜 강한 국가라고하는가. 북은 령도자와 국민이 하나로 단합된 국가이기때문이다. 수뇌와 민중의 일치단합, 이것이 곧 북의 정신력을 상징한다.

돈은 다시 벌면 되지만 정신력은 한번 잃으면 되찾기 힘들다. 만일 그들이 대국들에 머리를 숙이고 동냥을 청했거나 미국에 굽신거렸다면 빵이나 치즈, 쌀을 얻어먹으며 그런대로 생존할수도 있을것이다. 그러나 북은 자기 국가와 민족의 자주성을 지키기 위하여 어려운 길을 택하였으며 오늘도 그 길을 걷고있다. 예언하건대 북은 이 정신력으로 국력을 강화하여 가까운 앞날에 남조선이나 일본같은 나라정도가 아니라 그 이상을 초월하는 강국, 정치, 군사뿐만아니라 경제도 포함된 모든 측면에서 대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강국으로 떠오를것이다 라고 말입니다.》

《···》

《그럴 때마다 저들을 아예 취급을 하지 않아 서운한 감정이 없지 않지만 세상사람들이 찬양하는 북도 옷을 입으면 치마저고리요, 노래를 하라면 〈아리랑〉을 부르는 같은 민족이여서 어깨가 올라가고 자랑스럽기만 하다는겁니다.

세해전에 인공지구위성 〈광명성1〉호가 발사되였을 때 남쪽에선 굉장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조카애들이 하는 소리가 지금 자기네도 그래, 해외에 사는 조선사람들이 일구월심 바라는것은 북이 더욱 강해져서 하루빨리 강대한 민족통일국가를 세워줬으면 하는것이라고 합니다.》

《음, 일리가 있소.》

《저··· 장군님, 제 사실은 장군님을 뵈오면 이와 관련해서 꼭 하나 드릴 청이 있었는데 이제 해도 일없겠습니까?》

그이께서는 흔연히 받아주시였다.

《어서 그러오.》

《그때 조카들과 한담을 하다가 그 애들이 불쑥 제게 인공지구위성 〈광명성2〉호랑 3호는 언제 또 쏘게 되는가고 묻질 않겠습니까. 제 그래 푼수에 넘치게 국사를 제멋대로 질정하며 일장훈계를 했습니다.
그런 걱정은 하지 말고 조국통일성업에 몸을 단단히 적시거라, 불원간에 〈광명성2〉호도 그렇고 3호도 띄운다 라고 말입니다.》

《허- 이런, 정말 국사를 자의대로 론했구만, 여기 최고인민회의 의장동무가 없는게 유감이요. 그가 있었더라면 자기 대의원이 조국통일을 위하여 어떤 의견을 제기하는가, 이걸 들었을터인데. 그런데 진우동무, 혹시 리기주의를 부리는게 아니요? 동무나 조카들의 개인적인 소망에 국사라는 외피를 씌운것 같거던. 그렇지 않소?》

《아닙니다, 장군님. 전 그저 그 애들이 저나 꼭같은 심정이여서 올리는 청입니다. 이건 아마 저희들만이 아니라 우리 민족전체가 바라는것일겁니다.》

《민족의 소망이라. 그렇다면 만사를 젖혀놓고 풀어줘야 하겠구만. 왜 2호나 3호만 발사하겠소. 우주비행선도 달탐측선도 그 어떤것도 해야지. 우주를 개척하는것도 역시 강대한 민족통일국가를 건설하는 일이 아니겠소.

한데 진우동무, 사실을 말한다면 새 세기에 위성을 발사하는 문제는 동무에게 달려있소.》

《저한테 말입니까?》

《그렇소, 동무에게. 새 세기에 쏴올릴 우리의 첫 인공지구위성은 바로 동무가 맡은 〈아리랑〉이요.》

《?》

김정일동지께서는 자연스럽게 본론에로 들어가시였다.

《저번에 준남비서에게서 들어보니 오봉리에 나갔던 일이랑 괜찮게 됐다던데 〈아리랑〉은 어떻게 되여가고있습니까?》

《그렇습니다, 장군님. 〈아리랑〉전반부에 해당한 작품들이 완성단계에 이르고있습니다. 대본이 신통치 않았던 일부 장들도 잘 나가고있습니다. 특히 〈천지개벽〉장때문에 창작가들이 수태 애를 먹었댔는데 토지정리전투장에 나갔다오자바람에 멋있는 대본을 내놓았습니다. 오봉리상모춤을 연구해보라는 장군님의 말씀을 전달받고 바닥형상을 통채로 상모춤으로 펼쳐보니 아예 달라져보입니다. 다른 장들도 마찬가지인데.》

《가만.》

김정일동지께서는 진우의 말을 멈추시였다.

《바닥형상전반을 상모춤으로 형상한다면 인원이 모자라지 않을가. 전문배우들 말이요.》

림진우는 머뭇거리였다. 전문배우들이 모자라는것은 사실이였다. 그래서 진우는 부하가 많이 걸려있지만 예술인중대(무용배우들로 조직되였다.)를 인입시킬 작정을 하고있었다.

《그럴거요.》 김정일동지께서는 진우의 속생각을 아신것 같았다.

《내 의견은 이제 또 전문예술인들을 동원시키느라 하지 말고 오봉리상모군들을 아예 옮겨다가 〈천지개벽〉장을 형상하면 어떻겠는가 하는것이요.》

그러면 출연자배치도 합리적으로 할수 있고 더우기는 본인들이 출연하니까 향토냄새, 민족적인 향취가 보다 진해질것이다. 속으로 환성을 올린 림진우는 그이의 말씀대로 하겠다고 대답올리였다.

《그럼 그 방향에서 작품형상을 지향시켜보시오. 참 이거 말허리를 꺾었구만. 계속 들어봅시다, 림동무.》

림진우는 화제를 이어나갔다. 그는 홰불장과 아동장을 비롯하여 전반부의 매 장, 경을 담당한 창작가들이 현실에 나가 어떻게 상을 잡아쥐고 창작하였는가를 실례를 들어가며 구체적으로 보고드리였다. 그리고 현지에 나간 다른 창작가들의 창작정형을 료해할 겸 조선인민군창건절을 맞으며 인민군군부대를 방문하는 이번 걸음에 자기가 직접 현실체험 겸 나라의 동부와 중부지역을 돌아볼 결심을 하고있다는것도 알려드리였다.

《동무의 결심을 지지합니다. 완성된 〈아리랑〉을 빨리 보았으면 좋겠구만. 그런데 사고를 쳤다는 교예장은 수정방향이 섰소?》

진우는 그 순간 낮에 있었던 일이 상기되여 어조가 퍽 무거워지는것을 어찌할수 없었다.

《동무 보기에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위험하다고 우려하는데 담당창작가만은 왜 주장을 굽히지 않는다고 생각합니까?》

《작품에 완전히 심취되면 저도 모르게 주관적인 자아심리가 강하게 작용해서 더러 의견이 분분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아리랑〉 전반흐름을 신축성있게 끌고나가자면 그 동무의 주장대로 하는것이 좋습니다.》

《당사자의 주장을 지지하는걸 보니 동무도 그 작품을 믿는다는 소리인데. 림동무, 동문 그가 작품을 만들게 된 동기라든가 창작과정에 한 무슨 정서적체험같은걸 들어본적이 있습니까?》

《죄송합니다. 장군님, 아직 ···》

《그 동무와 전화를 바꿔줄수 있겠소?》

《바꿔드리겠습니다.》

곧 방으로 강진호가 들어섰는데 불현듯 닥친 일이 하도 상상하지 못할것이여서인지 그의 얼굴빛은 긴장으로 굳어져있었다. 진호는 덤벼치면서 송수화기를 거꾸로 잡아들었다가 림진우가 일러줘서야 바로쥐였다.

림진우는 그가 사소한 실수라도 할가봐 속을 조이며 진호의 거동만을 지켜보았다.

김정일동지께서 뭐라고 이야기하셨는지 처음에는 몹시 굳어져있던 강진호의 안색은 차츰 눈에 띄게 펴지다가 좀 있다가는 아예 자연스러워지는것이였다.

가정소개로부터 시작해서 작품을 쓰게 된 동기며 그밖에도 그의 이야기에는 림진우가 처음 듣는것도 있었다.

《위대한 장군님, 정말 고맙습니다. 장군님의 옥체건강을 축원합니다.》

강진호는 송수화기를 진우에게 정히 넘겨주었다. 진호의 눈굽은 불깃했고 눈에는 물기가 연하게 어려있었다.

《나 역시 진우동무처럼 강진호의 작품을 지지합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림진우에게 자신의 의견을 터놓으시였다.

《동기를 들어보니 감동이 깊소. 참 기특한 동무요. 림동무, 한데 왜 그 좋은 작품을 소극적으로 하려고 합니까? 3단비행이나 포탄비행을 고려할것이 아니라 그대로, 그 이상으로 더 판이 크게 창조해야 합니다. 이 작품은 세계를 향하여 비약하는 〈아리랑〉민족의 오늘의 기상을 직선적으로가 아니라 예술적으로 얼마든지 훌륭히 형상할수 있소. 창작가가 틀거리를 옳게 세웠거던. 사고원인이 정확히 규명된 이상 우려하거나 질 필요가 없습니다. 집체적의견도 수용해서 그대로 내밀어보시오.》

림진우는 잠시나마 동요하며 뒤로 물러서려했던 자기를 책망했다.

《잘 알겠습니다. 제 강진호동무를 도와 큰 작품을 만들겠습니다.》

《제기되는것이 더 없소?》

《있습니다. 그런데.》

《왜 재오. 〈아리랑〉과 관련된것이라면 무엇이든 풀어주겠으니 어서 얘기하오.》

망설이던 진우는 그 말씀에 용기를 내여 품고있던 청을 드렸다.

《장군님, 〈2월은 봄입니다〉 경을 우리가 그냥 하도록 해주셨으면 합니다.》

《···》

《이건 〈아리랑〉 전체 참가자들만이 아니라 인민의 소원입니다.》

전류음소리, 침묵, 정적.

《안되오.》

그이께서는 밀막으시였다.

《다른 문제가 없으면 그만합시다.》

그다음 들리는 송수화기를 내려놓으시는 소리.

가슴을 조이며 기다리던 림진우는 졸지에 맥이 풀려 송수화기를 손에 든채 의자에 주저앉았다.

《뭐라고 말씀하셨습니까?》

언제 들어왔는지 차성규가 곁에 와 그의 거동을 주시하며 묻는다. 림진우는 괴로운 숨을 톺아내며 고개를 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