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5 장 7

 

제 5 장

7

 

건설장을 나서신 김정일동지께서는 과학전시관으로 걸음을 옮기시였다. 과학전시관에는 최근년간 우리의 과학기술성과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전시품들이 진렬되여있었다. 지난번에 오셨을 때 이미 들리셨지만 이번에 동행한 여러 일군들에게 보여주는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시였다.

지금껏 당과 국가의 책임적인 일군들속에 끼여있던 황석태는 아무래도 푼수에 어울리지 않는 걸음을 계속하는것만 같았다. 건설장이라면 몰라도 전시관까지 작업복차림의 돌격대원인 자기가 그이를 뒤따라 돌아볼수는 없었다. 송구한 마음에 가슴이 조여들었다. 전시관앞에 이르렀을 때 그는 용기를 내여 《친애하는 지도자동지, 전 그만 물러가겠습니다.》하고 말씀드리였다.

《전시관을 이미 봤습니까?》

《와보지 못했습니다.》

황석태는 솔직히 대답올렸다. 그는 자원하여 이리로 온 후 평범한 한 돌격대원으로 성실히 일을 하는데만 관심을 두었을뿐이다. 건강한 육체로 과학지구건설에 자기로서 할수 있는 모든것을 다 하는것외에는 그 무엇에도 신경을 쓰지 않았다.

《내 그런것 같아서 동무를 데리고 다니는것입니다. 과학전시관을 돌아보면 우리 과학자들의 창조적지혜가 얼마나 높은 경지에 이르고있는가를 생동한 직관으로 보게 됩니다. 누구보다도 동무에게는 그것을 실감하는것이 필요합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지난날에 황석태가 저지른 과오와 결부하여 보다 절절한 말씀을 하여주고싶으시였다. 하지만 여러 일군들앞에서 그럴수가 없으시였다. 끝까지 터놓지 못한 심정을 시선에 담아 그를 바라보시였다. 황석태는 얼굴을 붉히며 머리를 떨구었다. 되살아나는 자책과 더불어 뜨거운 감격이 온몸을 휩쌌다. 그는 일군들의 뒤전에 서서 전시관으로 들어갔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일군들에게 전시품을 가리키시며 친히 설명을 해주시였다. 쌍극성집적회로계산기형 공정조정장치, 연자기원판구동장치, 수자형콤퓨터 조종장치··· 그 모든 전시품들의 과학기술적가치와 거기에 깃든 우리 과학자들의 창조적지혜를 말씀하시는 그이의 얼굴에는 긍지와 자부심이 넘쳐흘렀다. 일군들은 과학의 여러 분야에 대한 그이의 해박한 지식과 깊은 조예에 경탄을 금치 못했다.

두번째 호실에 들어서신 그이께서는 진렬대우에서 손거울만 한 합금원판을 집어드시였다. 다른 전시품에 비하면 쉽게 눈에 띄우지 않는것이였다.

《이것이 얼마전에 나에게 보고한 특수전자재료가 아닙니까?》

《그렇습니다.》

림수봉이 대답올렸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얼마전에 받으신 과학원의 보고내용을 상기하며 기쁨에 넘쳐 말씀하시였다.

《극소형콤퓨터의 두뇌라고 할수 있는 기억장치를 이 합금원판으로 만들수 있습니다. 이러한 합금원판은 지금 현대전자공업을 자랑하는 몇개 나라만이 만들고있는데 우리것은 그 기술적성능이 월등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처럼 훌륭한 발명을 녀성과학자가 하였습니다. 얼마나 자랑스러운 일입니까!》

그이께서 높이 들어보이시는 합금원판이 눈부신 빛을 뿜었다. 그 빛발의 한가닥이 눈앞에서 반짝이는것을 느끼는 순간에 림수봉은 흥분을 걷잡지 못하며 입을 열었다.

《그 녀성동무는 재작년에 우리 과학자들앞에서 하신 친애하는 지도자동지의 강령적인 말씀에서 커다란 고무를 받고 연구사업을 진행하였습니다.

그의 연구목표는 조선민족이 제일이라는 당의 사상에 바탕을 두고있습니다. 당에 충실한 녀성과학자입니다. 50이 넘도록 독신으로 생활하면서 자신의 모든것을 과학연구에 깡그리 바치고있습니다. 그 동무는 이미 이룩한 성과에 토대해서 위대한 수령님의 육성을 합금원판에 기억시켜 영원히 보존할수 있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있습니다.》

《나는 그의 새로운 연구사업도 꼭 성공하리라 믿습니다. 독신으로 생활한다니 생활에서 불편스러운 점이 많을것입니다. 그 동무의 생활과 건강을 잘 돌봐주어야 하겠습니다.》

여러해후에 새로운 연구성과들로 세상에 널리 알려진 우리 시대의 영웅 현영라는 이날 그이의 기억속에 이렇게 자리잡게 되였다.···

과학전시관을 돌아보신 김정일동지께서는 과학자회관의 휴계실에서 일군들과 함께 잠시 휴식하시였다. 20여명의 인원이 담소를 하기에 알맞춤한 방이였다. 바닥에 깔린 초물주단과 벽에 걸린 금강산풍경화가 은근한 민족적정서를 풍겨주었다. 밖에서는 어느새 높이 떠오른 태양이 뜨거운 볕을 쏟아붓고있었지만 실내는 서늘하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친근하신 눈길로 일군들을 둘러보시였다. 그들모두의 얼굴에는 과학전시관을 돌아본 경탄의 여운이 그대로 비껴있었다.

《방금 본것처럼 우리 과학자들은 이미 놀라운 성과들을 수많이 내놓았습니다. 그러나 앞으로 몇해사이에는 세상을 놀래우는 더 큰 비약이 일어날것입니다. 지금은 그 비약의 준비과정이라고 할수 있습니다.》

미소를 지으시며 이렇게 말씀하신 그이께서는 문득 떠오르는 생각에 림수봉을 바라보시였다.

《참 부원장동무, 석홍범동무가 연구하고있는 새로운 기밀방법을 아직 실험해보지 못했습니까?》

림수봉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사흘전에 실험했습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기대어린 낯빛으로 물으시였다.

《실험결과가 어떻게 되였습니까?》

림수봉은 시선을 내려깔며 선뜻 대답을 드리지 못했다. 실험결과를 어떻게 평가해야 할지 얼른 결심이 서지 않았다. 복잡한 결과를 빚어낸 실험이였다. 초조히 실험과정을 되새겨본 그는 마침내 머리를 들고 말씀드리였다.

《유압뽐프의 새로운 기밀장치는 2 000기압에서도 동작했습니다. 석홍범동무가 연구한 기밀방법은 학술적으로뿐아니라 실천적으로도 가능하다는것이 확증되였습니다. 실험은 성공했다고 할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제 새로운 기술에 토대한 초고압유압프레스를 훌륭히 만들수 있게 되였습니다.》

《그렇단 말이지요. 그 실험이 성공했다니 정말 기쁩니다.》

《그런데 실험 마지막순간에 폭발이 일어났습니다.》

김정일동지께서 잠시 아무 말씀이 없으시다가 물으시였다.

《인명피해는 없었습니까?》

《폭발을 예견하고 안전대책을 취했기때문에 인명피해는 없었습니다. 그대신 공장건물이 좀 파괴되고 공작기계가 몇대 파손되였습니다.》

폭발의 파괴력을 가늠해보시는듯 그이께서는 다시금 침묵하시였다. 만족하신 표정이 어느새 가셔지고 안타까운 빛이 얼굴에 떠오르시였다.

《그래 그처럼 위험한 폭발이 있을수 있다는것을 알면서도 모험적인 실험을 했습니까?》

《과학평의회에서는 안전하게 중간압력단계에서 실험할것을 결정했습니다. 그러나 본인들은 초고압단계에서 실험할것을 희망했고 저는 그들의 요구를 승인했습니다.》

림수봉은 조금도 주저하는 기색이 없이 대답올렸다. 자기들의 행동이 여전히 옳았다고 믿기때문이였다.

《석홍범동무는 지금 어데 있습니까?》

《안전부에서 데려갔습니다.》

《안전부에서?···》

《그렇습니다.》하고 림수봉은 의분이 깔린 음성으로 계속했다. 《과학실험을 하다가 공작기계 몇대가 파손된것때문입니다. 국가재산에 피해를 준건 사실입니다. 그러나 안전부일군들은 법조항만 따지는것 같습니다. 저는 안전부를 찾아가서 그 무엇을 알아보겠으면 저에게 알아보고 죄를 씌우겠으면 저에게 씌우라고 했습니다.》

그는 김정일동지께서 당장 석홍범을 돌려보내라고 지시하셨으면 하는 기대를 품었던것이다.

그의 말을 듣고있던 일군들도 안전부의 처사에 불만을 터뜨리며 술렁거렸다. 하지만 김정일동지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시였다.

《석홍범동무나 림수봉동무는 안전부신세를 좀 져봐야 정신이 들것 같습니다.》

좌중은 놀라운 눈길로 근엄한 빛을 띠신 그이를 바라보았다. 예상밖의 말씀에 누구나 숨을 멈추었다.

《폭발의 위험을 알면서도 실험을 한 동무들을 용서할수 없습니다. 파손된 공작기계를 념두에 두고 하는 말이 아닙니다. 용서할수 없는것은 생명을 걸고 모험을 한 사실입니다. 다행히도 인명피해가 없었으니 말이지 학자들이 잘못되였다면 어쩔번 했습니까? 물론 과학실험에는 뜻밖의 사고가 있을수 있습니다. 미지의 세계를 탐구하는 과정인것만큼 어떤 결과가 빚어질지 예상할수 없습니다. 그러나 위험하다는것을 알면서도 실험을 단행하는 현상은 절대로 허용할수 없습니다. 안전부에서는 그 실험을 승인한 부원장동무부터 데려다가 버릇을 고쳐주어야 했습니다.》

일군들은 경건한 흥분에 사로잡혔다. 그이께서 우리 과학자들을 얼마나 아끼고 사랑하시는가를 더더욱 가슴뜨겁게 깨닫는듯싶었다.

림수봉은 가슴을 움켜쥐며 깊이 머리를 숙이였다. 말씀의 의미를 새겨볼수록 심한 자책과 후더운 감격에 눈굽이 화끈 달아올랐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전화로 평성시 안전부장을 부르게 하시였다. 얼마후에 안전부장이 방안에 들어섰다. 푹 눌러쓴 군모밑에서 두눈이 빛나고 얼굴이 너부죽한 중년의 사나이였다. 승용차로 급히 달려온 그의 성큼한 코에는 땀발이 흘렀다.

《석홍범동무를 시안전부에서 데려갔다는데 구체적인 사연은 들었습니다. 앞으로 그 동무의 문제가 어떻게 처리됩니까?》

안전부장은 흥분한 기색이였으나 침착한 어조로 대답올렸다.

《국가에 피해를 끼친 손해액으로 보면 응당 법적제재를 받아야 합니다. 그러나 과학실험을 하다가 일으킨 사고로 그렇게 된것만큼 저희들은 검찰소일군들과 심중히 토론했습니다. 우리 나라 형사소송법에는 좋은 일을 하다가 나라의 재산에 피해를 준 경우에는 무죄로 인정할수 있다는 조항이 규제되여있습니다. 그래서 그 동무를 무죄로 판결할 예정입니다.》

《그렇게 쉽사리 무죄로 인정할수 있는 사건인데 왜 그 동무를 안전부에 데려갔습니까? 그냥 두고도 사건의 전말을 알아볼수 있지 않습니까?》

《현지에 나왔던 우리 동무들이 좀 경솔했습니다. 과학평의회의 결정을 무시하고 사고를 일으켜서 엄청난 손실을 가져왔다는 사실만을 념두에 두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된데는 본인의 겸손치 못한 태도도 작용했습니다.》

《그 동무가 사고조사를 하는 안전원들에게 대여들기라도 했습니까?》

《조금도 뉘우치는 기색이 없이 새로운 기밀방법의 연구에 성공했다는 기쁨에만 휩싸여있었습니다. 국가에 준 손실은 안중에도 없는듯 했습니다. 안전부에 와서도 자기가 어떤것을 연구했는지 알기나 하는가고 항변했습니다.》

《그래 그 동무가 연구한것이 어떤 의의와 가치를 가지는지 안전부에서 알고있습니까?》

《그것은 잘 모르고있습니다.》

《그렇다면 그 동무의 항변이 정당하구만.》

김정일동지께서는 빙긋이 웃으며 말씀을 이으시였다.

《과학원을 대상한 안전일군들이야 법조항만 알고있을것이 아니라 하나하나의 과학적발명이 가지는 가치와 의의를 잘 알고있어야 할것이 아닙니까. 석홍범동무가 사건조사에 불손히 대했다고 하는데 그럴수 있습니다. 과학자가 연구사업에서 성공을 했을 때 그 기쁨은 다른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사업에서 성과를 올렸을 때 느끼는 그것과 전혀 다릅니다. 과학적성공은 해를 거듭하면서 온넋을 기울여 고심어린 노력끝에 이루어진 값비싼 정신적소산이기때문에 그것을 체험하는 학자의 환희는 그 이외의 아무것도 깨닫지 못하리만큼 강렬한것입니다.》

《알겠습니다. 저희들은 사고의 성격과 과학자들의 심정을 고려하지 못했습니다. 사실 석홍범동무의 문제와 관련해서 안전부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습니다. 안전기관 사람들은 법만 알고 과학을 전혀 모르는 무식쟁이들이다, 이런 험담이 나돌고있습니다. 이번 사고를 법적으로 다스리려고 했던것은 잘못이였습니다.》

《안전부가 이번 사건에 직접 개입해서 법적으로 문제를 보려고 한것은 결코 잘못이 아닙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안전부장의 고백을 부정하시며 이렇게 말씀하시였다.

《석홍범동무는 응당 안전부가 개입해서 문제를 볼만큼 엄중한 잘못을 저질렀습니다. 그의 생명은 나라의 귀중한 재보에 속합니다. 이번 실험에서 그가 잘못되기라도 하였다면 나라에 얼마나 큰 손실을 주었겠습니까? 과학자들이 동무네를 비난해도 절대로 겁내지 마시오. 무모하게 모험적인 실험을 하면서 그것을 자기희생성이나 충실성으로 보려는 과학자들은 누구를 물론하고 동무네가 법적으로 엄격히 다스려야 합니다. 문제는 동무네가 이번에 과학자들의 생명과 신변안전을 위해서가 아니라 물질적손해만을 기준으로 법을 행사하려고 한데 있습니다. 이곳 안전일군들은 나라의 재보중에서도 가장 귀중한 재보인 과학인재들의 신변안전을 보장하는데 선차적인 관심을 돌려야 합니다. 이것은 동무네가 그 어느 다른 지역의 안전일군들보다 특별히 중요한 임무를 띠고있다는것을 의미합니다.》

《말씀의 뜻을 명심하겠습니다!》

안전부장은 허리를 꼿꼿이 펴고 두주먹을 바지혼솔에 꽉 붙이며 힘있게 다짐했다. 격동된 심정으로 하여 얼굴이 붉어졌다.

《석홍범동무를 인차 내보낼 생각이라는데 기왕 데려갔던바치고는 한달쯤 잡아두시오. 앞에서 내가 말한 그런 각도에서 버릇을 떼주시오. 그 동무는 오래동안 과학탐구에 전념한 나머지 건강이 나빠졌을것입니다. 그러나 안전부에서 풀려나오면 즉시로 연구사업에 몰두하면서 자신을 더 혹사할수 있습니다. 그 동무의 건강도 회복시켜주면서 죄를 다스리자면 휴양소가 좋을것 같습니다.》

《가족휴양소가 어떻습니까?》

《가족휴양소면 더욱 좋습니다. 가족휴양을 보냅시다. 이번 일로 이곳 안전부에 대한 여론이 나빠졌는데 안전부가 석홍범동무에게 가족휴양까지 보장해준다면 여론이 좋아질것입니다.》

드디여 시름을 놓으신듯 환하게 웃으시던 김정일동지께서는 림수봉에게 물으시였다.

《그 동무의 안해는 무슨 일을 합니까?》

《몇해전에 평양에서 남편을 따라왔는데 아직 직장에 다니지 않고 가정에 있습니다.》

림수봉은 말을 더듬었다.

《젊은 녀성이겠는데 왜 직장에 다니지 않습니까? 혹시 앓고있는게 아닙니까?》

김정일동지께서는 림수봉의 서슴는 기색을 유심히 살피며 다시 물으시였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그 녀성은 과학을 열렬히 사랑하는 남편을 리해하지 못하고 단층집살림도 불편해하면서 평양으로 되돌아갈것을 남편에게 애원했습니다. 그러나 실험에서 성공을 한 이번 사건으로 생각이 달라진것 같습니다.》

《들어보니 그 녀동무가 그릇된 생활태도를 가지고있었던것 같습니다. 그러나 석홍범동무와 같이 재능있는 학자들을 아직 불편스러운 단층집에서 살게 하고 과학실험을 하다가 사고를 냈다고 해서 안전부에서 취급하는 놀음까지 하고있으니 과학자의 안해들이 어떻게 긍지감을 가질수 있겠습니까? 나는 오늘 과학지구에 아직 남아있는 단층집들을 보면서 과학자의 안해들에게 마음속으로 용서를 빌었습니다. 우리는 이미전에 모든 과학자들에게 훌륭한 살림집들을 지어주었어야 했습니다. 석홍범동무는 과학연구에 전심을 하던 나머지 가정사에 관심을 돌리지 못했을것이고 언제 한번 안해와 극장관람이나 산보도 못해봤을겁니다. 그러다보니 안해가 불만을 가졌을것입니다. 가족휴양을 보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