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6 장 9

제 6 장

9

 

합숙 1층 112호실에는 하나강철직장에서 기중기운전공으로 일하는 나 김남옥이와 그리고 나와 같은 직장에서 일하는 조작공 조성옥동무가 들어있다.

그때 나는 숨도 제대로 쉬는것 같지 않았다. 복도에서 우렁우렁하신 음성이 울려오고 잠시후 빠른 발걸음소리와 함께 누군가 호실문을 열어드릴 때에는 그만 너무도 큰 충격에 가슴을 울렁이다 못해 심장이 멎어버리는듯 했다. 다음순간 눈부신 섬광이 눈을 때리고 앞이 잘 보이지 않는데··· 벌써 아버지장군님께서 방안에 들어오시는것이였다.

인사를 올리였다. 그러나 무어라고 어떻게 인사의 말씀을 올렸던지··· 자신이 없다. 그저 《아버지장군님!···》 하고는 너무도 크나큰 기쁨과 행복에 겨워 두손을 가슴앞에 꼭 모아쥐고 울먹이기만 했던것 같다.

《음, 동문 어디서 무슨 일을 하나?》

《예, 하나강철··· 기중기··· 김남옥··· 입니다.》

어쩌나!··· 이게 무슨 일이란 말인가. 아버지장군님의 물으심에 어쩌면 이렇게 대답올린단 말인가? 불시에 불에 달군것처럼 머리가 웅ㅡ 울리고 속은 바질바질 타는데 어찌된 일인지 목구멍에선 계속 뜨거운것만 치밀어 오르고있으니··· 이럴 때엔 어떻게 해야 한단 말인가?···

했어도 아버지장군님께서는 조금도 나무라지 않으시고 환히 웃고계시였다.

《오, 강철직장에서 기중기운전공으로 일한다?··· 그래 일은 힘들지 않아?》

《아ㅡ 닙니다.···》

어마나, 또?! 어째서 이 모양인가? 《힘들지 않습니다.》라고 대답올렸어야 하는데 《아ㅡ닙니다.》라고, 그건 도대체 무엇을 의미하는 말인가? 내가 이러는 모양을 지금 최전연인민군부대에서 복무하는 용세동무가 본다면 얼마나 격분해할것인가? 《아니, 남옥동무, 뭐가 어쩌구 어째? 그래 장군님께 인사의 말씀도 제대로 올리지 못했다구?··· 아이쿠, 성강체네라는게 얼간이같이?!》 하면서 막 욱박지를게 아닌가?··· 그 동문 자기 부대에 찾아오신 아버지장군님께서 은빛자동보총을 자기의 가슴에 직접 안겨주셨다고, 그때 자기가 얼마나 힘차게, 의젓하게 대답올렸는가를 편지에 하나도 빠뜨리지 않고 죄다 써보내지 않았던가. 어디 그뿐인가?···경애하는 최고사령관동지를 모시고 기념사진을 찍을 때엔 바로 장군님 제일 가까이에, 장군님 착 뒤에 서있었다고, 신문에 난 사진을 다시한번 자세히 보라고, 그러면 바로 하나강철직장에서 용해공으로 몸과 마음을 단련하고 군대에 나온 이 박용세가 얼마나 더 의젓해졌는지 알게 될거라고 자랑스럽게 써보내지 않았던가. 그런데 난?···

내가 어벙벙하게 대답을 올렸어도 아버지장군님께서는 시종 웃고계시였다.

《왜 힘들지 않겠나. 노상 한지나 같은 천정우에서 그리고 로우에서, 불길우에서 일하는 강철직장 기중기운정공인데··· 아무튼 처녀가 용해.》

불시로 눈굽이 쿡 쑤시는것을 느꼈다. 아버지장군님께선 내가 제일 춥고 제일 뜨거운 곳에서 힘들게 일한다는것까지 다 알고계시지 않는가?!··· 어느새 내 눈에서는 눈물이 끓고있는것 같다. 이처럼 행복한 날에 눈물이라니?··· 나는 머리를 숙이였다.

아버지장군님께서는 내 동무 성옥이에게도 무슨 일을 하는가, 일이 재미나는가고 물으시더니 방바닥에 깐 고운 문양의 비닐레자며 하얀 백포가 씌워져있는 침대와 원탁우의 꽃병, 책상우의 책들을 살펴보시고 침대에 포개여놓은 이불을 손으로 만져보기까지 하시였다.

그리고는 더 밝게, 해빛처럼 환히 웃으시며 일군들을 향해 말씀하시는것이였다.

《참 잘사는구만. 아주 괜찮아. 역시 동무넨 부자요. 내가 가본 항공부대 비행사호실 못지 않소. 다른 호실들도 다 이렇게 꾸렸겠지?》

《예, 꼭 같습니다.》

누가 이렇게 대답올렸던지··· 나는 남모르게 눈굽을 훔치고 머리를 들었다. 그때 아버지장군님께서는 책상으로 다가가시여 책꽂이의 책들을 하나하나 살펴보고계시였다.

《다 좋은데 책들이 많지 못하구만.》

아버지장군님께서 조금 섭섭해하며 하신 말씀이였다. 그러자 우리 련합당위원회 책임비서동지가 한걸음 나섰다.

《장군님, 우리 청년들이 어버이수령님의 회고록을 비롯하여 혁명소설들을 좋아하는데 종이사정때문에 발행부수가 적어서 지금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고있습니다.》

아버지장군님께서는 한 일군(당중앙위원회 비서)에게로 눈길을 옮기시였다.

《보시오. 책이자 지식이고 나라의 문명인데 책이 부족해서야 되겠습니까? 어떻게 해서든 우리 청년들에게 좋은 책들을 많이 찍어보내줍시다.》

《알겠습니다, 장군님.》

이어 아버지장군님께서는 텔레비죤은 어떻게 보며 유선방송은 호실까지 다 들어오는가고 물으시였다.

우리 책임비서동지가 또 말씀드렸다.

《텔레비죤은 3개 호실에 한대 정도로 놓고있습니다. 앞으로 모든 호실에 다 놓아주겠습니다. 그리고 유선방송은 매 방에 다 들어오고있습니다.》

《이 텔레비는 천연색인가?》

《예. 천연색텔레비죤입니다.》

《괜찮아, 이만한 수준이면 대단하지. 내 오늘 여기 와보고 정말 만족하오.》

장군님께선 이렇게 말씀하시며 나와 성옥이에게 묻는듯 한 눈길을 주시였다. 그것은 마치 《너희들도 만족하지? 이만하면 성강에서 일하는 긍지가 있지?》라고 물으시는듯 하였다. 인자하고 다정하신 그 미소··· 나는 왜 그때 《아버지장군님, 장군님의 사랑과 배려로 저희들은 행복합니다. 세상에 부럼없습니다.》라고 말씀드리지 못했던지?···

이윽고 아버지장군님께서 떠나실 시각이 왔다.

《그럼 잘있으라구. 응?!》

우리에게 보내시는 뜨거운 인사의 말씀, 나는 눈앞에 핑ㅡ 물기가 어리는것을 느끼며 깊이 머리숙여 인사를 올렸다.

《아버지장군님, 부디··· 안녕히 가십시오.》

정말 그렇게 소리내여 인사를 올렸던지 아니면 그저 마음속으로만 뜨겁게 목메여 올린 인사였던지?···

모든것이 꿈만 같다. 과연 내가 이런 꿈같은 날을 맞게 되리라고 언제 상상인들 했으랴. 용세동무가 편지를 써보낼 때마다 언제나 아버지장군님께 운명을 맡기고 장군님을 그리면 장군님가까이 가게 된다고 한것이 참 옳은 말이라는것을 새삼스럽게 깨닫는다.

용세동무, 옳아, 그 말이 옳아요. 나도 늘 아버지장군님을 그리며 일해왔거든요. 겨울에는 제일 춥고 여름에는 제일 뜨거운 천정기중기우에서도 장군님 오실 날은 언제일가, 언제면 장군님을 만나뵈올수 있을가 하고 생각하며 단 하루도 빠짐없이 일해왔기에 오늘과 같은 날을 맞게 된것이 아닐가요?··· 용세동무, 이제부터 더 큰 기쁨을 아버지장군님께 드리기 위해 일을 더 잘하겠어. 모든걸 다 바칠테야!···

행복한 이밤, 가슴은 마냥 세차게 뛰고 눈굽은 뜨거워만 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