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6 장 8

제 6 장

8

 

기념사진촬영이 끝나자 김정일동지께서는 기업소에서 새로 건설한 갱도식랭장고에로 차를 달리시였다.

인민군대식으로 굴을 뚫고 만든 갱도식랭장고앞에서 두사람, 후방부초급당비서와 늙수그레한 로동자합숙 책임자 김정순이 정중히 인사를 올리였다.

갱도의 철문이 열리자 전등불이 땅속으로 뻗어간 복도를 밝게 비치였다. 그이께서 안으로 들어가시자 지배인 김용삼이 먼저 1호와 2호급동실의 문들을 차례로 열어드렸다.

랭동된 오리와 통돼지들이 커다란 창고와도 같은 급동실에 꽉 차있었다. 김용삼이 얼굴이 환해서 그것들을 손으로 가리켰다.

《장군님, 여기에 저장되여있는 오리만 가지고도 다섯달 공급할수 있습니다.》

《대단해, 동무넨 정말 부자요.》 하고 그이께서는 하얗게 서리가 불린 급동실안을 둘러보시였다. 《아까 연혁소개실에 걸려있는 괘도를 보니 거기엔 종업원 1인당 년간에 공급하는 수자가 있기에 내 그걸 기억해두었는데··· 사실이구만.》

모든 사람들이 무등 놀란 눈빛이였다. 누구나 무심히 스쳐보내는 하나의 작은 수자도 그이께서는 다 기억에 새겨두시기때문이였다.

세번째 급동실엔 낙지와 이면수를 비롯한 물고기들이 그득 차있었다. 갖가지 바다나물류와 싱싱한 남새들을 저장한 랭장고들도 있었다.

《대단한 부자야.》 하고 그이께서는 뒤따르는 사람들쪽으로 머리를 돌리시였다. 《이건 바로 여기 당위원회가 일을 잘했다는걸 말해주는거지. 응?!》

김정일동지께서는 책임비서가 어데 있는가 하고 둘러보시였다. 비좁은 갱복도여서 지배인의 뒤쪽에 서있는 전진욱이 인차 눈에 띄지 않았던것이다. 지배인이 그에게 자리를 내주려는것을 그가 손으로 막는것이 알렸다.

김정일동지께서는 한때 그에 대한 신소가 제기되였던 일이 상기되시였다. 생산된 강재를 제멋대로 빼돌리는 망탕짓을 했다는 자료여서 엄한 벌을 주려고 하시였었다.

그후 사실과 맞지 않는 신소라는것이 해명되였지만 료해과정에 간과할수 없는 일련의 결함도 없지 않아 그에게 당책벌을 주지 않을수 없었다. 그때 박유창 제1부부장이 그를 두둔하지 못해 안달아하던 일도 기억에 생생하시다.

그러나 말로 두둔한다고 하여 그의 허물이 가리워지며 본태가 달라져보이겠는가?··· 오직 실적만이 진실하다. 누구도 그것만은 부정하지 못한다. 실적만이 보증을 준다.

그런데 오늘 그는 뚜렷한 사업성과로 자기의 헌신성에 대한 보증을 받았다. 그이께서는 그것이 대견하고 기쁘시였다. 그가 누구든 인민을 위해, 인민생활향상을 위해 진실로 자기 한몸을 깡그리 불태워 일하는 사람이라면 업고다니고 싶은 심정이시였다.

왜 그렇지 않겠는가?··· 《고난의 행군》시기 우리의 많은 일군들이 맥을 놓고 주저앉아 동면하고있지 않았던가!

그러나··· 어제도 오늘도 그이께서 변함없이 믿고계신 열혈의 일군들이 있다. 그들은 《동면》하던 사람들보다 훨씬 더 많다. 그런 사람들중에는 이곳 성강의 책임일군들도 있다. 변함없이 당을 받들어 아글타글 애써온 성강의 일군들··· 이들의 얼굴은 볕과 바람에 타서 거무스레해졌고 두눈은 잠을 자지 못해 충혈져있다. 그러나 최신식고급양복에 고급구두를 신고다니는 허여멀쑥한 사람들보다 더 멋있는 사나이들이다. 하여 그이께서는 오늘 이들에게 그토록 치하를 아끼지 않으시는것이다.

김정일동지께서는 한순간 이렇게 생각하고계시였다. 그러나 생각하시는것과는 판 다르게 이렇게 물으시였다.

《동무네 수산부업기지도 가지고있겠지?》

이번에도 김용삼은 성수가 났다.

《예, 수산직장을 가지고있습니다. 이 물고기들이 다 우리 수산에서 잡은것들입니다.》

《바다를 끼고있는것만큼 바다를 잘 리용해야 해. 수산에 힘을 넣어 로동자들에게 사철 물고기를 떨구지 않고 공급하도록 더 노력하시오. 알겠소?》

《알았습니다, 장군님. 꼭 그렇게 하겠습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4호저장실에 이르시여 올해 로동자들에게 김장용남새를 한사람당 평균 116kg씩 공급했다고 지배인이 말씀드리자 남새농사가 잘 안되는 함경북도에서 그만하면 괜찮다고 하시였다.

《함경북도에서 깍두기를 잘 담그지. 서해안사람들이 만든 깍두기는 맛이 없지만 함북도깍두긴 아주 쩡한 맛을 가지고있더란 말이요. 여기 사람들은 맵고 짠것을 좋아하는데도 음식솜씨가 있거던.》 그이께서는 웃음을 떠올리며 계속하시였다. 《벌차고 드세고 남한테 지는것을 죽기보다 싫어하는 함경도사람들··· 자, 인젠 뭘 보여주겠소?》

《장군님, 우리 로동자합숙을 보아주셨으면 합니다.》

《그래?···》 그이께서는 반가와하시였다. 《지금까지 많은 공장, 기업소들을 현지지도하면서 문화회관이나 로동자합숙에 가보자고 하는데가 없어 비판했는데 여기에 와서야 보게 됐구만.》

《장군님.》 하고 이번엔 전진욱이 나섰다. 《저희들은 장군님께 문화회관과 예술소품공연도 보여드리고싶어 지난 세기에 세운 회관건물을 완전히 새로 개조했는데 그 건물이 채 정리되지 못한 주민부락속에 있어서 보여드리지 못하게 되였습니다.》

《그럼 다음번에 와보면 되지.》 하시며 그이께서는 전진욱에게 따뜻한 미소를 보내시였다. 《일 잘하는 성강인데 내 자주 오겠소.》

그렇다, 자주 오고싶은 마음이시다. 성강을 중시하실수록 언제든 이곳에 오고싶으시였다.

날이 어둡고있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가까운 로동자합숙으로 걸음을 빨리하시였다.

먼저 주방칸에 들리시였다. 흰 위생복을 입은 합숙취사원들이 배식대에 합숙생들의 저녁식사를 차리고있었다.

김정순이라는 나이 지긋한 합숙책임자가 그이를 안내하며 설명해 드리는데 합숙생 1인당 매일 고기 100g과 남새 800g을 공급하면서도 그 값은 기업소기금으로 보장한다고 한다.

《그것도 지배인에게 쥐여진 권한이지.》 그이께서 하신 말씀이였다. 《다른 모든 공장, 기업소들에서도 그렇게 하도록 장려해야 해.》

일일창고와 종합창고도 보시였다.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미역과 통졸임들, 자체로 만든 오리훈제기로 수십마리의 오리를 단꺼번에 구워내고있는것이며 물고기들이 들어차있는 염장탕크, 콩나물재배장까지 주의깊게 살펴보시였다.

지배인이 또 말씀드린다.

《장군님, 이건 모두 사실그대로입니다. 우린 늘 이렇게 삽니다.》

아까부터 그가 기회만 있으면 그것을 강조하려고 왼심을 쓰고있다는 생각에 그이께서는 소리내여 웃으시였다.

《알고있소. 보면 다 알아. 그래서 내 오늘 더 기쁜거요. 여기 성강의 책임일군들이 인민군대의 지휘관들처럼 후방사업에 두팔걷고 나서는게 제일 기쁘단 말이요. 다른데에는 아마 이만큼 로동자들에게 후방사업을 하는 단위가 없을거요. 제일 괜찮아. 성강의 봉화는 후방사업에서도 타올랐소!》

그이께서는 크나큰 감격에 눈시울을 떨고있는 지배인과 책임비서를 따뜻한 정이 차넘치는 눈길로 바라보시였다. 아직도 《고난의 행군》, 강행군의 어혈이 남아있는 이때, 아직도 많은것이 부족하고 어려운 이때 생산과 기술개건을 밀고나가는 한편 후방사업에서도 이렇듯 커다란 성과를 올렸으니 그들이 언제 한번 발편잠인들 제대로 자보았겠는가.

《고맙소.》 하고 그이께서는 가슴에 젖어드는 사랑과 믿음을 담아 조용히 말씀하시였다. 《우리 로동계급을 위해 이토록 지성을 다하는 동무들을 보니 정말 기쁘오. 책임비서와 지배인이 일을 잘했소.》

그러자 두사람, 전진욱과 김용삼은 그만 목메이는 격정을 이기지 못하여 《장군님!ㅡ》 하고 흐느낌소리같이 부르짖고는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이윽고 그이께서는 대형그림들이 그려져있는 합숙복도로 발걸음을 옮기시였다. 걸어가시며 책임비서를 가까이 부르시였다.

《책임비서, 지금 합숙생이 모두 몇이나 있소?》

전진욱이 합숙수용능력은 1천명인데 살림집문제가 기본적으로 풀려 지금은 250명밖에 안된다고 하면서 《장군님께서 1천명의 제대군인들을 보내주셨을 때는 이 큰 합숙이 꽉 차있었습니다.》라고 말씀드렸다.

《그래 그 제대군인들이 지금 다 뭘하고있소?》

《예. 세포비서, 작업반장들을 하는데 이제는 기업소의 중추를 이루고있습니다.》

《그래? 그거 참 반가운 일이구만.》

김용삼도 끼여들었다.

《직장 부직장장을 하는 동무들도 있습니다.》

《그렇다?! 나는 그들을 보내면서 성강의 봉화를 지피는데서 한몫 하기를 바랐는데··· 기대에 어긋나진 않았구만. 정말 기쁜 일이요.》

그이께서는 걸음을 멈추고 정문현관쪽의 창밖에 눈길을 주시였다. 그새 날은 완전히 어두웠다. 창밖에서는 12월의 찬바람이 윙윙 거리고있었다. 그이께서는 시계를 보시였다.

《음ㅡ 시간은 많이 갔지만 어느 호실이든 좋으니 합숙호실을 하나 보고갑시다.》

그러자 합숙책임자는 거의나 미끄러지듯 앞서나가며 1층 112호실로 그이를 안내해드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