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6 장 6

제 6 장

6

 

한해 두해, 세월이 흘러갔다. 벅찬 투쟁으로 맞고보낸 날과 달들이였다. 시련을 이겨내는 그 어려운 나날속에 많은 사람들이 혁신자로, 실력있는 일군으로 자랐고 또 영웅으로, 박사로도 되였다.

시간은 앞으로만 달리고 사람들은 그 시간의 흐름과 더불어 성장하고 변모된다. 나날이 키가 크고 가슴이 넓어져 세상을 굽어보며 위훈을 세우고 영광의 절정에 오르는가 하면 반대로 무정한 세월의 흐름과 더불어 쟁쟁 쇠소리가 나게 일을 제끼던 사람들도 자기의 정든 직무에서 물러나 집으로 들어가기도 한다.

그날은 2004년 12월 12일이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새벽부터 어랑천발전소건설장을 현지지도하시고 이어 성진제강련합기업소에로 차를 달리시였다. 오늘도 수행원들중에는 당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박유창이 들어있다. 그는 자기가 성강으로 가게 되여 무척 흥분한듯 했다. 허연 입김을 날리며 그는 이렇게 말씀드렸다.

《장군님, 장군님께선 매번 제일 추운 날에만 가시는것 같습니다.》

《그건 또 무슨 소리요?》

《장군님께서 처음 성강의 봉화를 지펴주시던 날도 몹시 추운 날이 아니였습니까.》

《참, 그때가 3월초였지?》

《예, 3월이라고는 하지만 몹시 맵짠 날이였습니다.》

그렇다. 추운 날이였었다. 그리고 오늘은 강추위가 시작된 12월 12일이고··· 이상하게도 그이께서는 추울 때마다 성강을 찾으신다. 불이 꺼지지 않는 성강, 불과 함께 사는 성강이기때문일가?···

오후 2시 50분, 김정일동지께서 타신 차는 성진제강련합기업소 정문을 지나 원철로표식비앞에서 멎어섰다. 그이께서 차에서 내리시자 영접나온 사람들이 정중히 인사를 올리였다.

도당책임비서와 련합기업소 지배인, 책임비서··· 기사장··· 김정일동지께서는 그들을 차례로 손잡아주시였는데 전번에 오셨을 때와 달라진 사람들이 있었다. 전날의 도당비서가 오늘은 도당책임비서로 나와있었고 전날의 나이든 련합기업소 기사장대신 젊고 팔팔한 사람이 앞으로 나서며 챙챙한 목소리로 숨차게 인사를 올리고있다.

《위대한 장군님, 안녕하십니까, 련합기업소 기사장 리철우입니다.》

그들모두와 인사를 나누신 김정일동지께서는 먼저 눈에 띄는 원철로표식비를 천천히 돌아보시였다.

···어버이수령님께서 1947년 9월 26일과 1948년 6월 8일 기업소에 오시여 원철직장을 현지지도하시면서 강철이 아무리 귀중해도 로동자들의 생명과는 바꿀수 없다고 하시며 원철로를 흔적도 없이 폭파하여 날려보내신 위대한 사랑을 후손만대에 길이 전하노라!··· 라는 내용의 글발을 새긴 표식비···

사연많은 표식비를 이윽토록 살펴보시던 그이께서는 1강철직장으로 걸음을 옮기시였다. 성강에 오실 때마다 제일 먼저 들리군 하시는 1강철직장, 성강의 정신도 봉화도 이곳을 떠나서는 생각할수 없다. 몇해전 봄날에 오셨을 때엔 자신께 보여드리려고 가까스로 두기의 전기로에 불을 지폈으나 그이께 기쁨이 아니라 괴로움만을 더해주었는데 지금은 모든 전기로들이 시뻘건 화광을 번뜩이고 우뢰소리같은 동음을 울리고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옆에 붙어서 오는 지배인에게 피끗 눈길을 돌리시였다. 김용삼의 가무스레한 얼굴을 지켜보시며 그가 한때 련관부문이 다 죽고 전기사정, 철도사정이 어떻소 하며 그이께서 주신 과업을 두고 우는 소리만 하던 일을 상기하시였다.

그이께서 아무 말씀도 없이 서계시자 김용삼이 또 말씀드렸다.

《장군님, 저희들은 원철로를 폭파한 이 뜻깊은 자리에 원숭이사와 사슴사, 공작새사와 금붕어를 기르는 대형수족관을 만들어놓았습니다. 그렇게 해서 봄부터 가을까지 용해공들이 여기서 휴식의 한때를 보내게 하고있습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말씀없이 머리를 끄덕이며 1강철직장 정문으로 오르시였다. 직장장과 초급당비서가 정중히 올리는 인사를 받으며 곧장 1호전기로앞으로 다가가시였다.

붕붕거리는 소음속에서 김용삼지배인이 유압화된 1호와 2호전기로에 대하여 설명해드렸다.

그러자 책임비서 전진욱이 한발 나서며 《이 전기로들의 유압화를 전 기사장 송근우동무가 책임지고 했습니다.》하고 재빨리 말씀드렸다.

《전 기사장?》

《예, 그 동문 퇴직하는 날까지 기술일군답게 기업소를 개건하는데 크게 이바지하였습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이번에도 아무 말씀없이 그저 머리를 끄덕이시는데 만면엔 따스한 미소가 떠오르고있었다. 한때 송근우 전 기사장이 지배인과 합심하지 못하고 자리지킴이나 하는 자료를 받아보시던 일을 상기하시였다. 그러던 그가 강철직장의 유압화를 해놓았다니 얼마나 반가운 일인가!···

김정일동지께서는 5호전기로를 보시고 다시 3호로에로 돌아오시였다. 지배인이 그이께 보호안경을 드리였으나 몇해전과 같이 머리를 저으시였다.

《아니, 필요없소. 로동자들의 작업모습을 보는데엔 그런게 필요없소.》

보호안경도 없이 두팔을 엇걸으시고 로안에서 펄펄 끓는 쇠물을 이윽토록 바라보신다. 저 전기로의 쇠물은 어떤 색인가?··· 용접의 불광과도 같이 파아란 빛으로 사품치는 전기로의 쇠물, 그것은 그저 파아란 빛만도 아니였다. 끓는 시간에 따라 때로는 검붉게, 때로는 새파랗게, 때로는 하얗게 그리고 출강때에는 주홍색으로도 끓어번지는 쇠물, 그것이야말로 이 세상 제일 아름다운 빛으로 끓는것이라고 그이께서는 생각하시였다.

그때 책임비서 전진욱이 그이께 말씀드렸다.

《장군님, 지금 1호전기로의 용해공들이 장군님께 출강모습을 보여드리려고 기다리고있습니다.》

그이께서는 급히 머리를 돌리며 기쁨이 어린 음성으로 말씀하시였다.

《아, 출강한단 말이지. 좋소, 빨리 갑시다.》

그이께서는 출강모습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발판우에로 오르시였다. 첫눈에 벌써 성강사람들이 1호부터 3호전기로까지 출강시간을 맞추어놓았다는것을 아시였다. 로장들이 신호를 하자 전기로마다에서 대기하고있던 용해공들이 날랜 동작으로 출강작업을 시작하였다.

《출강!ㅡ》

목갈린 웨침소리와 호각소리, 펄펄 쇠물이 끓어번지는 소리, 다음순간 먼저 1호전기로에서 주홍빛쇠물이 쏟아져내리기 시작하였다. 눈부신 화광, 이윽고 2호로와 3호로들에서는 련이어 출강이 시작되였다. 거대한 강철구조물로 이루어진 드넓은 직장안이 온통 시뻘건 빛으로 물들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벅찬 흥분에 가슴이 뿌듯해지는것을 느끼시였다. 몇해전만 하여도 숨죽었던 공장이다. 그이께 기쁨을 드리려고 가까스로 두기의 로를 살려놓긴 했었지만 끝내 쇠물을 뽑지 못했던 성강이다. 그러나 오늘은 온 공장이 저 쇠물처럼 세차게 끓어번지고있다. 주홍빛쇠물로 성강의 봉화를 온 세상에 보란듯이 지펴올리고있다.

《저 쇠물이》 하고 그이께서는 쇠물폭포를 손짓하며 큰소리로 물으시였다. 《새〈ㅈ철〉을 먹여서 끓인거겠지?》

《그렇습니다. 장군님.》 지배인 김용삼이 환해진 얼굴로 목청을 돋구며 대답올렸다. 《새〈ㅈ철〉에다 장군님께서 보내주신 대형산소분리기에서 생산되는 산소를 취입하여 쇠물을 끓이니 제강시간이 전보다 1시간 20분정도 단축됩니다. 이제 용해공들의 기능을 더 높이면 1시간 40분까지 단축할수 있습니다.》

《좋소, 음ㅡ》 그이께서는 여전히 장쾌한 출강모습에서 눈길을 떼지 못하고계시였다. 《지배인동무, 이제 우리가 산소분공장에도 가보겠지?》

《그렇습니다. 장군님!》

《좋소.》 그이께서는 쇠물남비에 다 찬 쇠물을 보시며 또 물으시였다. 《저기에 찬 쇠물량이 얼마나 되오?》

《20t입니다.》

《음ㅡ》

선철로 만들던 그 쇠물남비를 강괴겁으로 완성하기까지에도 수많은 애로와 난관을 헤쳐야 했다는것을 그이께서는 잘 알고계시였다.

《남비속에서도 그냥 끓고있구만.》 하고 그이께서는 손으로 강괴겁을 가리키며 말씀하시였다. 《쇠물이 아주 잘 익은것 같소. 응? 원래 쇠물이 몇도에서 끓던가?》

《예, 순수한 철의 녹음온도는 1,539도이고 출강온도는 1,630도입니다.》

《음ㅡ 1,630도··· 그럼 당을 받드는 동무들의 마음은 몇도라고 해야 할가?》 그이께서는 웃고계시나 따뜻한 그 말씀속엔 그 어떤 절절한것이 있었다. 《동무들이 가슴속에 안고사는 뜨거운 불이 바로 저 쇠물을 끓게 했지, 응?··· 동무들이 정말 대단해!》

그 순간 그이의 곁에 서있던 전진욱은 뭉클 치미는 격정을 누를길 없어 사뭇 눈시울을 떨고있었다. 벅찬 격정에 못이겨 마음속으로는 이렇게 목메여 부르짖고있었다.

《위대한 장군님! 저 쇠물은 장군님께서 끓이시였습니다. 바로 장군님의 위대한 심장에서 타오른 애국헌신의 불, 사회주의의 운명을 건 불이 저 전기로의 쇠물을 끓이고 성강의 봉화로 높이 타올랐습니다!》

그것을 온 세상에 소리쳐 웨치고싶은 심정이였다. 그러나 그렇게 웨치지 않은들 누가 그것을 모르랴. 한순간 그는 머리를 세게 흔들었다. 핑ㅡ 눈앞을 가리던것이 퍼릿해진 입술우에 소리없이 떨어지는것을 느꼈다. 그리하여 그는 어느새 앞으로 걸음을 옮기고계시는 장군님 가까이 급히 따라서며 눈물에 젖은 입술을 손바닥으로 마구 문질렀다.

다음으로 정해진 현지지도일정은 1강철직장에서 제일 가까운 고압관직장이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낯익은 그 길을 따라 걸음을 옮기고계시였다.

멀리 마천령마루에서 바다기슭으로 찬바람이 세차게 불어치고있었다. 흐릿한 하늘에서는 엷은 재빛의 구름장들이 추위에 쫓기듯 황황히 밀려가고 사람들의 입에서는 숨을 내쉴 때마다 허연 입김이 포연처럼 날리고있었으나 그이께서는 전혀 추위를 느끼지 못하시였다.

고압관직장에 이르신 그이께서는 먼저 시제품 전시대가 있는 곳으로 가시였다. 지배인이 신이 나서 말씀드렸다.

《여기에 전시한것은 수십㎜로부터 수백㎜까지 각종 구경의 고압관들입니다. 위대한 장군님께서 1998년 3월 9일 우리 기업소에 오셨을 때엔 생산공정을 변변히 꾸리지 못하여 제대로 보여드리지 못했는데 지금은 대상부문들에서 요구하는 관들을 기본적으로 충족시키고있습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각종 구경의 고압관들을 살펴보시였다.

《이게 바로 우리가 숱한 외화를 들여 사오던 그 관들이지?》

《예, 그렇습니다. 이 관은 외화로 사들여오던것을 지금 우리가 다 자체로 생산하고있습니다.》

《음ㅡ 대단해.》 하고 그이께서는 거듭 치하를 주시였다. 《그래 지배인은 그 나라에 가본 일이 있소?··· 없단 말이지. 사실 그 나라에선 우리 사람들에게 절대 이런 생산공정을 보여주지 않소. 비밀이 새나갈가봐. 그렇지만 성강에선 이렇게 다 자체로 해냈거던. 정말 자랑할만 한 성과요.》

이어 김정일동지께서는 빠른 걸음으로 종합조종실로 가시여 콤퓨터작업모습을 보시고는 그냥 안내도 없이 3롤식압연기에로 내려가시였다. 이것이 바로 1998년 3월 9일 현지지도때 그이께서 지켜보시는 앞에서 대형소재가 1m 반쯤 나오다가 덜컥덜컥하면서 끝내 멎어버리던 그 압연기이다.

그이께서는 작업모습을 보시며 고압관제작과정에 대한 설명을 주의깊게 들으시였다.

다른 나라들에서는 고압관을 프레스로 구멍을 내여 천공압연을 하지만 여기 성강에서는 단번에 구멍을 내는 세상에 없는 새 방법을 연구완성하였다. 얼마나 자랑찬 성과인가. 몇해사이에 새 《ㅈ철》과 강괴겁을 완성하고 대형산소분리기를 해체, 이동, 설치하자바람으로 또 고압관에 달라붙어 성공했던것이다.

다음일정은 산소분공장이였다.

거기까지는 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차를 타고 새로 건설한 산소분공장으로 가시였다. 분공장 공장장과 초급당비서와 인사를 나누시자 대형산소분리기가 정상가동하고있는가를 구체적으로 알아보시였다. 김용삼지배인이 지금 필요되는 산소에 비해 생산되는 산소가 남아돌아가기때문에 산소열법에 의한 용광로를 새로 건설하여 선철도 생산해보려 한다고 말씀드리자 좋은 일이라고, 꼭 그렇게 해보라고 하시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밝은 미소를 그리시며 산소분공장의 전경을 보고 또 보시였다.

《멋있소, 아주 멋있어.》 하고 그이께서는 머리를 뒤로 젖히고 하늘높이 솟은 분리탑을 살펴보시였다.

《영천화학공장에서 대형산소분리기를 가져오기 정말 잘했소. 동무들이 제때에 그것을 제기하고 옮겨왔지. 그래 맨처음 그걸 생각해낸게 누구요?》

《우리 책임비서동뭅니다.》

지배인이 제꺽 대답올리자 책임비서 전진욱이 당황하여 한걸음 앞으로 나섰다.

《우리 지배인동무가 영천에 가서 직접 대형산소분리기를 해체해오고···》

김정일동지께서는 밝게 웃으며 그의 말허리를 끊으시였다.

《어쨌든 동무들이 제때에 그걸 제기하고 날라왔기에 강철생산에 크게 한몫 하는게 아니겠소. 착상이 중요해. 하자는 사람의 눈엔 뭐나 다 보이는 법이요. 그것이 천리밖에 있든 땅속에 있든 말이요. 대형산소분리기도 아마 영천에 그냥 두었더라면 못쓰게 됐을런지 몰라. 동무들이 정말 용커던. 이렇게 방대한 공사를 짧은 기간에 완성하자니 얼마나 고생이 많았겠소!》

한순간 그이께서는 산소분공장 건설전투장에서 희생된 허필웅을 상기하시였다. 그를 상기하자 불현듯 가슴이 아릿해지는것을 어쩔수 없으시였다. 해빛을 받아 번쩍이는 분리탑우에 장대한 체격의 허필웅이 서서 웃고있는것만 같이 여겨지시였다.

하여 그이께서는 혼자말씀처럼 조용히 뇌이시였다.

《여기서 그 동무가··· 분리탑을 살리기 위해 한목숨 바쳤지. 허필웅이라는 동무가···》

그이의 말씀에 누군가 목갈린 음성으로 나직이 《장군님!》 하고 눈물로 속삭이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타래치는 불길과 폭발직전의 시뻘겋게 단 산소관을 눈앞에 선히 그려보시였다. 그가 한가슴으로 막았던 그 산소관은 어디에 있을가?··· 지금 저 산소분리기조작실에서 울려오는 아츠러운 동음은 그날의 영웅적희생과 아픔을 잊지 못해 째지는듯 울부짖고있는것은 아닌가?···

《정말 아까운 사람을 잃었소.》

그이께서 다시금 혼자말씀처럼 조용히 하시는 말씀에 모든 사람들이 숙연한 감정에 잠겨들었다. 그이의 안면에 파문지어가는 아픔의 그림자를 차마 바라볼수 없어 눈길을 떨구는 사람도 있었다. 그때 전진욱이 용기를 내여 그이께 말씀드렸다.

《장군님, 우리 련합당위원회에서는 허필웅동무의 아들이 아버지의 대를 꿋꿋이 잇도록 품을 들여 키우고있습니다.》

《잘했소. 응당 그래야지.》

무거운 침묵속에서 한동안 시간이 흘렀지만 그이께서는 여전히 희생된 전사를 기억에 떠올리며 한자리에서 움직이지 않으시였다.

···

그 시각 산소분리기조작실에서는 공정기사 장봉구가 가슴을 조이고있었다. 새 출발을 맹세하고 나섰을 때 련합당위원회에서는 그더러 여기서 일해보라고 했었다. 그때부터 3년째 일해오고있는데 오늘 뜻밖에도 경애하는 장군님을 만나뵈올 영광의 시각이 다가오고있으니 그는 숨도 제대로 쉬는것 같지 않았다.

정말 그런 꿈같은 일이 내게도 차례질가? 과연 나같은것한테도 그런 영광과 행복이 차례질수 있을가?··· 믿지 않으면서도 한사코 믿고만싶었다.

몇시간전만 해도 그는 산소분공장정문앞 큰길에 나가있었다. 공장장이 그를 보고 소리쳤었다.

《동문 왜 여기 나와있어?》

《저··· 장군님을 뵈오려구···》

《원, 어벌뚝지도 크군!···》 하고나서 공장장은 바닥에 얼음이 녹아 물이 고인것을 손으로 가리켰다. 《장군님을 뵙겠다면서 이런건 눈에 안 보여?》

장봉구는 그때에야 정신이 번쩍 드는것 같았다. 단박에 외투를 벗어던졌다. 걸레로 물고인데를 닦는데 제대로 되지 않았다. 하여 그는 벗어던졌던 자기의 외투를 그우에 덮고 벅벅 문대면서 물을 묻혀내였다.

하지만 그런다고 하여 자기가 지난날 사방 흘리면서 다닌 수치스러운 오점들이야 당장 닦아낼수 있겠는가?··· 부지중 머리속에 떠오른 생각이였다. 그리하여 어깨가 처진채 여기 조작실에 도로 들어왔고 까딱 움직이지 않으면서 《그래도 혹시?···》 하는 생각에 가슴을 조이고있었다.

누구도 그에게 주의를 돌리지 않았다. 1만㎾전동기들만이 귀청을 째는 새된 소음으로 벅차게 뛰는 그의 가슴을 휘젓고있었다. 부지중 그 아츠러운 음향이 몸서리치도록 무섭게 자극하는것을 느꼈다. 왜 이리도 째지게 울부짖는것인가? 이렇듯 앙칼진 소리로 가득찬 작업장에 우리 장군님을 과연 모실수 있단 말인가?··· 별안간 머리를 찌르는 이런 생각으로 하여 그는 금시 심장이 터져버리는것만 같았다.

그때 련합기업소의 책임일군들도 경애하는 장군님을 산소분리기조작실에는 감히 모시려 하지 않았다. 더우기 지배인 김용삼의 생각은 그때 전혀 다른데에 가있었다.

희생된 허필웅에 대한 생각을 더듬고계시던 김정일동지께서는 어느덧 천천히 걸음을 옮기고계시였다. 뒤따르는 사람들을 향하여 누구에게라없이 물으시였다.

《이번엔〈ㅈ철〉공장이지?》

《예, 그렇습니다.》

《좋소, 언제부터 동무들이 연구완성했다는〈ㅈ철〉을 보고싶었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