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6 장 10

제 6 장

10

 

(마지막회)

 

김정일동지께서는 특색있게 잘 꾸려놓은 합숙세면장과 목욕탕까지 돌아보신 후 밖으로 나서시였다.

삭풍이 몰아치고있었다. 그러나 김정일동지께서는 추위도 잊으신듯 합숙정문의 외등아래에서 도당책임비서와 기업소의 책임일군들을 둘러보며 밝은 미소를 그리고계시였다.

《오늘은 정말 기쁜 날이요. 아무리 돌아보아도 피곤한줄을 모르겠거던. 그동안 동무들이 큰일을 했소. 무엇보다도 새로운〈ㅈ철〉생산공정을 완성하고 산소분공장을 건설한데 이어 고압관생산공정을 새로 꾸린것이 제일 큰 성과요.》

그때 멀지 않은 곳에서 뿡!ㅡ 하는 기적소리가 울려왔다.

부지중 김정일동지께서는 사위를 둘러보시였다. 합숙앞으로 지나간 철길에는 달리는 기차가 없었기때문이였다.

마침 전진욱이 나섰다.

《장군님, 저건 장군님께서 성강의 봉화를 지펴주시던 그해 우리에게 선물로 보내주신 내연기관차의 기적소리입니다. 지금 공장구내를 달리고있습니다.》

《오, 그래?!···》 그이께서는 다시금 뿡!ㅡ 하고 거방지게 울리는 먼 기적소리에 귀를 기울이시였다. 《그때 일이 생각나는구만. 참 어려운 때였지. 그때 내가 성강의 봉화를 지펴주려고 처음 여기로 오기 전까지는 숱한 사람들이 달라붙어 기차를 끌었다구 했지. 그 말을 듣고··· 정말 가슴이 아팠더랬소. 그래서 보내준 내연기관차가 오늘 저렇게 기세높이 달리고있구만.》

사람들모두가 깊은 감회에 잠기는데 전진욱의 두눈에서는 어느새 외등의 불빛이 하들하들 떨리고있었다.

《장군님.》 하고 그가 정중히 말씀드렸다. 《장군님께서 숨죽었던 공장과 저희들의 가슴에 신념의 불을 지펴주시여 오늘 이처럼 성강이 허리를 쭉 펴고 일떠설수 있습니다.》

《동무들의 수고가 많았소.》 하고 그이께서는 여러 일군들을 한사람한사람 차례로 다정히 둘러보시였다. 《우리가 그때 동무들을 믿은게 얼마나 잘한 일인가. 인민군대의 결사관철의 정신, 총폭탄정신으로 심장을 달구라고, 그 심장의 불과 열로 사회주의의 운명을 건 봉화를 지피라고 했었지. 그리고 일단 불을 달았으면 끝까지 내달리라고, 기어이 목표를 점령하라고 했고··· 그리하여 동무들이 당의 뜻을 받들고 힘차게 투쟁한 결과 오늘의 이 승리를 가져왔거던!···》

모두가 숭엄한 감정에 싸여 그이를 우러르고있었다. 마음속으로는 그이께서 하신 말씀을 피로써 새기고있었다.

차고 메마른 날씨였지만 누구도 추위를 느끼지 못했다. 어느새 12월의 강추위가 숨을 죽인것인가?··· 사람들에게 뜻깊은 이 순간을 영원히 기억에 새겨두라고 합숙정원의 외등도 어둠을 밀어내며 힘껏 빛을 발하고있었다.

마침내 그이께서는 몸을 돌려 걸음을 떼시였다.

《가겠소!》

승용차들이 발동을 걸었다.

책임부관이 그이께 차문을 열어드리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승용차옆에서 도당책임비서를 비롯한 여러 일군들의 손을 뜨겁게 잡아주시였다.

성강의 책임일군들속에서는 먼저 기사장이, 다음 김용삼이 허리굽혀 인사드리였다.

《장군님, 안녕히 가십시오.》

《잘 있소.》

마지막으로 책임비서의 차례였다. 전진욱은 그이께서 손잡아주실 때 부지불식간에 뜨거운것이 가슴속에 그득 차오르는것을 느꼈다.

《경애하는 장군님, 장군님의 사랑과 믿음에 더 많은 강철증산으로 꼭 보답하겠습니다.》

《믿겠소. 강성대국건설에서 성강이 한몫 단단히 해야 돼.》

그이께서는 한손을 들어 모두에게 작별의 인사를 보내시였다.

《자, 그럼 동무들을 믿고 가겠소!》

드디여 승용차들이 출발하였다. 밝은 전조등이 어둠을 쭉 가르며 앞으로 뻗어나갔다. 고르로운 발동소리, 김정일동지께서 타신 차가 먼저 대도로에 나서는데 처음부터 바람과 같은 속도였다.

그때였다. 한자리에 굳어져있던 전진욱이 별안간 머리를 치는 생각에 흠칫하고는 자기 차가 서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승용차의 문짝을 열어젖히기 바쁘게 숨찬 소리로 부르짖었다.

《범도, 빨리 앞으로!···》

언제까지나 바싹 뒤따르고싶었다. 잠시나마 더 그이곁에, 제일 가까이에 있고싶은 마음이였다. 그는 입을 벌리고 가쁘게 숨을 몰아쉬면서 계속 속도를 높이라고 소리치고있었다.

전조등의 불빛이 휘딱거리며 잎떨어진 가로수며 콩크리트담벽과 전주대들을 언듯언듯 비쳤다. 그렇게 한동안 미친듯이 차를 몰아대였다. 한순간 그는 어둠을 뚫고 창살처럼 앞서가던 전조등 불빛이 시꺼먼 바다쪽으로 내뻗치는것을 보았다. 승용차가 어느덧 고개마루에 올라선것이였다.

전진욱은 차를 멈추게 했다. 그때에야 지배인의 차도 뒤따라왔다는것을 알았다. 둔덕우에 나서니 멀리 앞서 달리는 승용차의 불빛들이 보였다. 변함없이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며 캄캄한 어둠을 헤쳐가는 불빛들··· 김용삼이 옆에 다가왔으나 서로 아무말도 없이 멀리 작아져가는 불빛들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눈시울을 흠칫거리며 보고 또 본다. 일매진 그 불빛들이 불러오는 속삭임인가, 밀물처럼 가슴에 흘러드는 뜨거운 격정에 목메여 그들은 속으로 부르짖고있었다.

《경애하는 장군님, 우리는 보고있습니다. 장군님께서 헤쳐가시는 그 길우에 밝아오는 승리의 래일을 보고있습니다. 장군님의 심장에서 타오른 위대한 애국헌신의 불, 사회주의운명의 불이 강성대국의 찬란한 려명을 불러오는것을 환히 보고있습니다!···》

둔덕아래의 벼랑굽이에서는 파도가 세찼다. 그 파도너머 수평선과 잇닿은 먼 하늘가에서는 수천수만의 별들이 12월의 강추위속에서도 따갑게 불타며 영원할 불의 노래, 빛과 열의 노래를 정겹게 속삭이고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