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5 장 6

제 5 장

6

 

랭기를 품은 검은 비구름이 산릉선을 핥으며 지나갔다. 산너머 저쪽은 어느새 땅거미가 지듯 시꺼멓게 어둡기 시작하고 구름속에서는 이따금 소리없는 번개가 뾰족뾰족한 불살을 날리군 했다. 그러자 서쪽하늘에서 수리개 한마리가 번개불을 피하듯 황급히 날아가는데 그것을 뒤쫓아 우릉우릉하는 우뢰소리가 덮치듯 구을러왔다. 일기예보에 의하면 인도네시아의 동북해안에서 발생한 열대성저기압이 강한 태풍을 앞세우고 조선반도로 밀려오고있다 한다.

우리 나라에 흔히 들이닥치는 9월의 태풍이였다.

정오가 지났을 때 김정일동지께서 타신 승용차는 대줄기같은 비가 퍼부어지기 시작한 중부산악지대의 경사급한 령길을 힘차게 톺아오르고있었다. 한시간쯤 전에 어느 한 인민군포병구분대를 현지지도하고 떠나시였는데 도중에 폭우를 만나신것이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폭우가 내릴 때마다 남모르는 마음속 아픔을 느끼군 하신다. 너무도 뜻밖에 어버이수령님을 잃었던 그 피눈물의 해 7월에 퍼부어진 무서운 폭우, 하늘이 통채로 무너져내린듯 눈물의 바다에 대줄기같은 폭우가 줄곧 미친듯 쏟아져내렸었다. 그후에도 폭우는 때없이 들이닥치여 온 나라의 수만정보에 달하는 경작지가 돌밭으로 변하고 도로와 철다리가 도처에서 뭉청 뭉청 끊어졌는가 하면 헤아릴수없이 많은 갱들이 침수되였었다.

오늘까지도 《고난의 행군》을 헤쳐가던 그 시련많던 나날처럼 늘 여름에는 무서운 폭우가 들이닥치고 봄과 가을엔 왕가물이, 겨울에는 류례없이 혹독한 강추위가 덮쳐들고있다. 대자연도 우리 인민의 신념과 의지를 시험해보고있는것이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승용차의 시창을 사정없이 때리며 뽀얗게 물보라를 일구는 비줄기를 점도록 묵묵히 내다보시며 갖가지 가슴아픈 추억을 더듬고계시였다. 가셔야 할 먼길도 과중한 일감과 시간의 흐름마저 다 잊고계신듯 했다.

드디여 령을 넘어선 승용차는 깊은 골안으로 뻗은 길에 들어섰다. 아직 고속도로에 올라서려면 한동안 더 달려야 했다.

그때였다. 밖을 내다보시던 그이께서 나직이 말씀하시였다.

《가만, 차를 세우오.》

차는 멎었지만 그이께서는 이윽토록 아무 말씀도 없이 차창밖만 내다보고계시였다. 멀지 않은 철길굽인돌이에 기차가 멎어있는데 어떤 리유에서인지 많은 사람들이 철길에서 벅적 떠들어대고있었다. 아니 자세히 보니 기차는 그저 멎어있는것이 아니라 구배길에서 아래로 지치고있는것이 분명했다. 그래서 사람들이 차바퀴밑에 갖가지 나무토막이며 돌들을 들이밀며 기차가 경사지아래로 지치지 않도록 안깐힘을 쓰고있는것이였다. 허우대가 큰 한사람이 차바퀴밑에 들이민 통나무를 어깨로 떠받치고 다른 사람들에게 무어라고 고아대고있었다.

드디여 호각소리가 길게 울렸다. 밑으로 지치던 기차가 완전히 멎은듯 사람들이 허리를 펴고 비물이 줄줄 흐르는 얼굴을 손으로 벅벅 문지르는가 하면 모자를 쥐여짜기도 했다. 그러나 허우대가 큰 사람이 또 그들에게 팔을 내저으며 소리치자 모두가 달라붙어 어느 한 무개화차에 실은 갖가지 동관들과 스뎅관들을 바줄로 단단히 비끄러매기 시작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비로소 화차마다에 무슨 화학공장설비와도 같이 크고작은 관류들이 가득 실려있는것을 알아보시였다. 세찬 비줄기가 한아름이나 될 굵은 동관우에서 물보라를 일으키고있었다. 서해쪽의 어느 화학공장설비를 동해안의 어느 공장으로 옮겨가는듯 했다. 문득 그이께서는 하나의 기억을 떠올리며 좀 더 눈밝혀 살펴보시였다. 혹시 성강에 옮기기로 한 영천의 대형산소분리기가 아닐가?···

그이께서 차에서 내리려고 하시자 어느새 부관이 먼저 뛰여내려 우산을 펴들었다. 비는 여전히 억수로 쏟아지고 시꺼먼 구름장밑에서는 무시무시하리만큼 시퍼런 번개불이 펀뜩이였다. 그러면 무던히도 오랜, 긴장된 시간이 흐른 뒤 하늘과 땅을 통채로 들부시는듯 따당ㅡ 땅!ㅡ 하는 천둥소리가 터지군 했다.

여러 수행원들이 그이를 뒤따라 차에서 내리며 근심이 가득 비낀 얼굴로 번개불에 찢어지는 시꺼먼 하늘을 쳐다보았다. 하늘에서는 번개치고 우뢰울고 땅우에서는 흙탕물이 소용돌이치며 끓어번졌다. 그러나 그이께서는 발밑에서 부글거리는 탕수에도 아랑곳없이 기차에 실려있는 갖가지 관류들만 세여보고계시였다.

이윽고 그이께서는 부관에게 이르시였다.

《저 철길에 있는 키가 큰 사람을 부르시오. 지금 작업을 지휘하는 사람.》

수행원들이 의아해하는것을 보고 그이께서는 소리내여 웃으며 말씀하시였다.

《성강에 한번 가보려 했었는데 마침 그곳 동무들을 만나게 된것 같소.》

드디여 그이께서 부르신 허우대 큰 사나이가 진창을 저벅거리며 달려왔다. 대머리에서 흘러내린 비물을 커다란 손바닥으로 훔치며 숨이 차서 헐썩이였다.

그이께서 먼저 물으시였다.

《동무네 성진제강련합기업소 사람들이지?》

《예, 그렇습니다.》

《영천의 대형산소분리기를 해체해가는 길이겠소?》

《예, 그렇습니다.》 하고나서 그는 커다란 우산밑에 계시는 그이를 놀라서 바라보았으나 아직 뉘신지 전혀 짐작조차 못하고있었다.

《그런데 기차가 왜 멎었소?》

《그렇습니다.》 하고 왕청같은 대답을 올리던 그는 앞이 잘 보이지 않는지 다시금 두툼한 손바닥으로 얼굴을 벅벅 문질렀다. 《참, 정전입니다. 갑자기 전주대에 벼락이 치면서···》

하고는··· 더 말을 잇지 못했다. 얼굴의 비물을 훔치던 손을 내리고 두눈을 사뭇 껌벅이더니 입을 하ㅡ 벌리고말았다. 비물이 입으로 마구 쓸어드는것도 알지 못하는듯 했다.

《장군님!···》

뜨거운 속삭임소리와 함께 그는 비청거렸다. 너무도 큰 충격에 온몸이 뒤흔들린것 같았다.

후날 그는 사람들앞에서 이에 대하여 말할 때마다 자기가 폭우속에서 전혀 뜻밖에 경애하는 장군님을 만나뵙고있다는것을 알아차렸을 때 어떻게 되여 절절하고 뜨거운 인사의 말씀 한마디 제대로 올리지 못하고 멍청하니 굳어져있었는지 아무리해도 리해할수 없노라고 중얼거리군 했다. 다만 장군님께서 이 동무에게 우산을 씌워주라고 하시자 누군가 우산을 들고왔는데 자기는 그것을 마다하고 비에 젖은 온몸을 부르르 떨며 이렇게 비를 맞는게 더 좋다고, 비물이 더워서 훈훈하다고 얼없이 중얼거리던것만은 똑똑히 기억난다고 했다.

그이께서 또 물으시였다.

《동문 성강에서 무슨 일을 하오?》

《옛, 성진제강련합기업소 설비부지배인 허필웅입니다.》

구령을 치는듯 한 목소리였다.

《오ㅡ 허필웅.》 그이께서는 무척 반가와하시였다. 《동무였구만. 응?!···》

허필웅은 영문을 알수 없어 얼굴에 흐르는 비물만 계속 훔쳐내고있었다.

《그런데》 하고 그이께서 또 물으시였다. 《이렇게 기차로 대형산소분리기를 다 나르려면 시일이 얼마나 걸릴것 같소?》

《장군님, 대형산소분리기를 해체하면서 보니 모두 150차량은 될것 같습니다. 그런데 철도사정이 어려워서 지금같이 옮기다가는 1년도 넘을것입니다. 그래서 우리 지배인동무가 매일 개천철도국과 함흥철도국 또 청진으로 뛰여다니면서 사업을 하고 쌈질도 하느라고 목이 다 쉬였습니다.》

《음ㅡ 지배인동무가 내밀성이 있지?》

《예, 그렇습니다. 장군님, 왁왁 내밀 땐 굉장합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미소를 그리시였다. 그리고 이 허필웅이라는 사람이야말로 왁왁 내미는 사람일것이라고 생각하시였다. 배짱꾸러기요 뚝심도 세다고 하던 사람, 언젠가 책임비서와 다투고 공장을 떴다던 그 사람이다.

《지금 책임비선 뭘 하오?》

그이께서 물으시자 허필웅은 마치 세면하듯이 손바닥으로 얼굴의 비물을 훔치고나서 대답올렸다.

《예, 우리 책임비서동문 지금 새〈ㅈ철〉공정을 위해 낡은것을 몽땅 까부시고 새 건물을 세우는 전투와 또 대형산소분리기를 설치할 공사를 벌리느라고 밤잠을 못 잡니다.》

허필웅은 자기네 지배인은 물론 책임비서에 대해서도 남다른 애정을 품고 말하는것이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웃음을 머금고 말씀하시였다.

《책임비서에 대해 너무 추어올리는게 아니요?》

《아닙니다, 장군님.》 하고 허필웅은 또다시 대머리우에서 거침없이 미끄러져내리는 비물을 손바닥으로 벅벅 훔치며 서둘러 말씀드렸다. 《우리 책임비서동문 진짜 실력가이구 사람들을 아끼는 진짜배기 당일군입니다. 사실 전 한때 멋대가리없이 코대를 세우며 책임비서와 틀려가지구 다른데로 달아났었는데 우리 책임비서동무가 끝까지 저를 믿고 기다리면서 이모저모로 도와주어 본래의 제직무에 돌아올수 있었습니다.》

《그렇다ㅡ 끝까지 믿어주었단 말이지?》

《예, 그렇습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이미 알고계시는 일이였지만 내색하지 않으시였다. 장대한 체격에 두눈이 부리부리하고 목소리도 우렁찬 허필웅의 담차고 우악스럽고 또 한없이 솔직한 성격이 무척 마음에 드시였다.

《그래 본래의 직무가 설비부지배인이겠소?》

《그렇습니다, 장군님!》

《본래직무에 돌아온지 얼마나 되오?》

《한달이 되여옵니다. 돌아와서 처음 맡은 과업이 바로 대형산소분리기를 해체하여 운반설치하는 일입니다.》

《음ㅡ 큰일을 맡았구만.》

《그렇습니다.》

그는 연송 《그렇습니다.》를 웨치는데 자기의 격동된 심정을 표현할수 있는 말은 그것밖에 없다고 보는듯 했다.

비는 여전히 억수로 퍼부어지고있었다. 그이의 신발은 물론 무릎아래는 온통 흙물에 젖어들고있었다. 옆의 수행원들이 어찌할바를 몰라 안타까와했으나 김정일동지께서는 따뜻한 미소를 떠올리며 허필웅만을 지켜보고계시였다. 《우리》라고 불리우는 책임비서와 목이 쉬여 돌아간다는 지배인도 지금 눈앞에 생생히 보시는듯 했다.

마음이 후더우시였다. 비에 흠씬 젖어있으나 참나무같이 싱싱하고 거쿨진 이 사나이 허필웅을 통하여 억세게 일떠서는 성강사람들을 보고계시였다. 자신께서 성강의 일군들과 로동자들에게 선물로 보내주신 조선화 《성강의 파도》에 그려진 그 기상을, 거센 파도우에 비껴가는 창살같은 쇠물빛노을을, 성강의 신념과 의지를 직접 보신것이였다.

그때였다. 홀연 눈앞이 새파래졌다. 머리우에서 번개불이 하늘전폭을 갈기갈기 찢어놓는것이였다. 하여 사람들은 무서운 천둥소리를 기다리며 숨을 죽였다. 허나 김정일동지께서는 허필웅에게 한발 다가서며 말씀하시였다.

《그럼 부지배인동무, 그 많은 설비들이 성강까지 다 무사히 가닿자면 고생이 이만저만 아니겠는데··· 애로되는것이 있으면 서슴지 말고 말하시오.》

《없습니다. 장군님!··· 정말입니다. 우린 어떤 일이 있어도 장군님께서 주신 강철생산과제를 기어이 수행하겠습니다.》

《믿소.》 그이께서는 다정히 손을 내미시였다. 《자, 그럼 수고하시오.》

《장군님!ㅡ》

허필웅은 이렇게 속삭임소리같이 가느다랗게 부르짖고는 목이 꺽메여 눈물만 쏟았다. 어떻게 인사의 말씀을 올려야 할지 알수 없어 그저 비물에 젖은 손을 역시 흠뻑 젖은 옷소매에 마구 문지르더니 그이의 손을 부여잡고 또 이렇게 부르짖었다.

《경애하는 장군님!ㅡ》

그는 끝내 늘 마음속에 안고살던 뜨거운 인사말을 올리지 못하고 흐느낌소리만 터치였다. 그의 얼굴에 줄지어 흐른것은 비물이던가 눈물이던가?··· 따당!ㅡ 하는 요란한 천둥소리가 그의 머리우에서 터진것은 바로 그 순간이였다.

어느새 승용차들이 발동을 걸었다. 김정일동지께서 타신 차가 먼저 앞으로 미끄러져나가기 시작하자 허필웅은 허리를 꺾고 비물이 흐르는 머리를 푹 숙이며 인사를 올리였다. 그리고는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정신없이 승용차들을 따라오기 시작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억수로 쏟아져내리는 비줄기와 희뽀얀 물보라가 그의 자태를 부잇한 물의 장막으로 가리워놓을 때까지 거듭 뒤돌아보군 하시였다. 돌아보고 또 보시며 억대우같은 사나이, 소박하고 진실하고 불같은 성격을 지닌 한 이름없는 일군의 눈물에 젖은 모습을 마음속에 깊이 새겨두시였다.

 

밤이 깊어 당중앙위원회청사에 이르신 김정일동지께서는 집무실에 들어서자 책임서기에게 태풍과 관련된 피행정형이 보고되면 즉시 가져오라고 지시하시였다. 집무실에 들어서시면서 문득 생각되시여 신성천부근에서 대형산소분리기설비들을 싣고가던 기차가 폭우와 벼락때문에 전기줄이 끊어져 멎어있었는데 언제 출발하는지 알아보라고 이르시였다.

창밖에서는 여전히 비가 퍼붓고있다. 태풍이 조선반도중부를 가로지르고 일본 혹가이도쪽으로 빠질 예정인데 조선동해에 이르러서야 차츰 약해질것이라고 한다.

그이께서는 창가로 가시여 비에 흠뻑 젖어있던 성강의 허필웅을 상기하시였다. 지금은 9월, 오늘은 비록 비를 맞으며 대형산소분리기를 해체하고 운반하지만 조만간에 추위가 들이닥치면 무서운 고생을 겪게 될것이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집무탁으로 돌아오시자 박유창 제1부부장을 전화로 찾으시였다.

《경애하는 장군님, 박유창이 전화받습니다.》

《1부부장동무.》 하고 그이께서는 말씀하시였다.

《영천화학공장의 대형산소분리기를 제때에 성진제강련합기업소에 운반할수 있게 철도수송조직을 짜고들어야겠소. 해당 철도국들에 속히 나의 의도를 전하시오. 성진제강련합기업소에서 강철생산이 빨리 정상화되여야 철도에서도 단단히 신세를 지게 된다는것을 알게 해야 하겠소.》

《알겠습니다. 장군님, 그렇게 조직사업을 하겠습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이어 당중앙위원회 조직지도부의 해당 부서를 찾도록 하시였다.

잠시후 부부장이 나왔다. 경애하는 장군님께서 직접 찾으시는것으로 하여 그의 목소리는 저으기 긴장해진것 같다.

《부부장동무요?》 그이께서는 처음부터 준렬한 어조로 말씀하시였다. 《성진제강련합기업소 기사장 송근우에 대하여 제기된 자료를 보았소. 그가 생산조직과 지휘를 책임적으로 하지 않고 지배인과 합심하지 못하는 등 사업과 생활에서 처신을 바로하지 못하는 자료들이 적지 않은데 교양대책을 세워야겠소.》

《경애하는 장군님, 저희들은 그 동무를 함북도당에서 검토비판하는 방법으로 교양하려고 합니다.》

《그렇게 하시오. 그 동문 수십년세월 성진제강련합기업소에서 일하면서 공로도 적지 않다는데 끝까지 일을 잘하도록 도와야겠소. 더우기 성진제강련합기업소는 공업부문에서 새로운 봉화가 타오른 중요한 단위이므로 그곳 일군들의 사업과 생활에서 나타나는 사소한 부족점도 절대 소홀히 하지 마시오. 아까운 일군들일수록 말년까지 일을 잘하도록 제때에 바로잡아주어야 하오.》

《알겠습니다, 장군님.》

《그리고 성진제강련합기업소 지배인의 사업과 생활에 대해서도 료해하고 보고하시오. 난 그가 정신을 차리고 일을 잘하리라고 믿고있는데··· 어떻소?···》

《저··· 장군님.》

저쪽에서 숨소리가 커졌다.

《왜, 무슨 일이요?》

《경애하는 장군님, 사실 과에서는 이미 성강지배인동무의 사업과 생활에 대해서도 일상적으로 료해하고 방조를 주고있습니다. 그 정형에 대해서 지금 당장 보고드릴수 있습니다.》

《음ㅡ》

김정일동지께서는 늘 소리없이 움직이나 주도세밀한 일솜씨를 가지고있는 부부장의 단정한 모습을 상기하며 조용히 미소를 그리시였다.

《좋소. 그러리라고 믿었소. 그럼 그의 사업과 생활에 대한 자료를 즉시 보내주시오.》

그이께서는 송수화기를 놓고 또 한동안 생각에 잠기시였다. 지난 3월 함경북도 금속공업부문 일군들과의 협의회에서 김용삼성강지배인이 패배주의에 빠져 기가 죽어있는것을 보신 때로부터 6개월이 흘러갔다. 그동안 그이께서는 단 한번도 그에 대하여 말씀하신적이 없다.

그러나 그새 그이께서는 한시도 그에 대하여 잊지 않으시였다.

성강에 보내주신 조선화 《성강의 파도》속에, 수많은 선물지함들속에 그를 끝까지 믿고 이끌어가실 크나큰 사랑과 기대를 담으시였었다. 그리하여 오늘 처음으로 성강지배인 김용삼을 화제에 올리시였다. 그동안 그가 어떻게 자신을 단련하고 갱신하고있는지 알아보시려는것이다.

진정 어머니당으로 불리우는 우리 당의 품은 절대로 맹목적인 사랑의 젖꼭지만 물려주는 엄마품이 아니다. 진실로 믿고 사랑하기에 엄하게 가르치고 매질도 한다. 그리고 매를 맞는 자식보다도 매를 드는 어머니의 마음이 더 아픈 법이다.

 

얼마후 책임서기가 보고한데 의하면 대형산소분리기를 싣고가던 기차는 세시간후에야 출발하였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