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4 장 7

제 4 장

7

 

세계는 유고슬라비아에서 미국주도하의 나토무력이 제2단계 공격작전에로 이행하여 이전의 반항공체계에 대한 공격으로부터 비행장, 철도와 교량, 군사인원들을 목표로 공중과 해상에서 미싸일타격을 가하기 시작한데 대하여, 유고슬라비아군이 나토의 전투기들을 격추하고 순항미싸일을 요격하는 등 전쟁이 확대되는데 대하여 요란스레 떠들고있었다.

페르샤만지역에서는 이라크에 대한 미군의 공습이 더욱더 강화되였다. 아시아에서는 일본이 미국과의 《일미방위협력지침》에 따라 공해상에서 일본자위대활동의 범위를 확대할데 대하여 그 무슨 《견해》를 발표하였다. 이에 대해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나라들의 항의와 규탄이 비살처럼 퍼부어지고있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집무실에서 그림을 감상하고계시였다. 현경오비서와 박유창 제1부부장을 비롯한 당중앙위원회의 여러 일군들이 그이의 뒤쪽에 서있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가슴에 두팔을 엇걸고 이윽토록 그림에서 눈길을 떼지 못하시였다. 만수대창작사의 인민예술가가 그린 조선화 《성강의 파도》이다. 그림전폭엔 세찬 갈기를 날리는 파도가 형상되여있다. 밤의 바다에 솟구쳐오른 거센 파도, 그우에 창살처럼 비끼는 노을, 그것은 파도너머로 바라보이는 강철직장건물에서 빗살치는 전기로의 불길이다. 그 불길이 하늘가득 덮쳐드는 검은 구름을 창끝처럼 찢어발기고있다.

《어떻소, 동무들?》 하고 그이께서 물으시였다. 《작품이 무엇을 보여주는것 같습니까?》

여러 일군들이 자기들의 생각을 말씀드리는데 모두가 거세찬 파도처럼 일떠선 성강로동계급의 기상을 보여주는것이라고 했다.

《음, 다들 옳게 보았습니다.》그이께서 말씀하시였다. 《작품이 랑만적이면서도 기백이 있어 좋습니다. 특히 검은구름을 찢어버리며 하늘에 번개치는것 같은 저 전기로의 불길이 잘되였습니다. 나는 이 작품을 성강의 로동계급에게 선물로 보내주자고 하는데··· 동무들의 생각은 어떻습니까?》

현경오비서가 먼저 대답올렸다.

《장군님, 그게 좋겠습니다.》

박유창도 말씀드렸다.

《이 그림을 받아안으면 성강동무들이 대단히 좋아할것입니다.》

박유창은 장군님께서 한편의 미술작품을 놓고도 지금 얼마나 깊은 생각에 잠겨계시는지 잘 알고있었다. 성강지배인 김용삼이 패배주의에 빠져 자신이 없다고 했을 때 처음엔 무등 놀라시고 다음엔 몹시도 괴로와하시던 그이이시였다.

그때 장군님께서 하신 말씀이 지금도 귀전에 쟁쟁 울려오는듯 싶다.

《우리가 혁명적군인정신으로 성강의 불을 지펴 온 나라의 앞장에 내세우려고 했는데 바로 봉화를 쳐들게 한 그들에게서 패배주의가 나왔으니 용서할수 있는가?!》

그처럼 가슴아파하시던 장군님께서 오늘은 이 그림을 성강에 선물로 보내자고 하신다. 이 《성강의 파도》에 그려진 거센 파도와 창살같이 비껴간 전기로의 불빛처럼 변함없이 어둠을 찢어발기라고, 절대로 패배주의에 빠지지 말고 억센 기상으로 끝까지 돌파구를 열라고 다시금 크나큰 믿음을, 고무를 주시는것이다.

그날 저녁 김정일동지께서는 다시 박유창을 찾으시였다.

《1부부장동무, 오늘 대외사업부문 일군들이 보약들을 보내왔는데 몽땅 성강에 보내주려고 하오. 세계적으로 이름난 토종꿀도 있고 피로를 푸는데 특효가 있다는 록차와 보약재로 소문난 검은 상어알들도 있소. 보시오. 이거요.》

검은 상어알은 병졸임을 한것이였다. 투명한 유리를 통해 검은 상어알들이 가득 들어있는것이 보였다.

박유창이 신기해하고 놀라와하는 눈빛으로 그것을 빙빙 돌려보는데 그이께서 계속하시였다.

《성강의 일군들과 기술자들, 용해공들을 비롯한 로동자들에게 조선화 〈성강의 파도〉와 함께 나에게 보내온 이것들을 몽땅 선물로 보내줍시다. 회령에서 올려온 백살구약술도 있는데 그것까지 합하면 지함만 해도 200개가 넘을것 같소.》

불현듯 박유창은 가슴이 뭉클해지는것을 느꼈다. 장군님께서는 자신의 건강과 안녕을 위해 대외사업부문 일군들이 지성담아 올린 진귀한 보약들을 아낌없이 그대로 성강에 보내주시는것이다.

그것도 성강지배인의 패배주의적인 발언때문에 괴로운 마음을 안고 계시면서도!···

《물론 많은거야 아니지.》 그이께서 깊은 생각에 잠겨 하시는 말씀이였다. 더 많이, 매 사람들에게 한아름씩 가득가득 안겨주었으면 얼마나 좋겠소. 하지만··· 이거라도 성강의 일군들과 로동자, 기술자들모두에게 고무가 되였으면 하는 생각이요.》

《장군님.》 하고 박유창은 목구멍 그득히 차오르는것을 꿀꺽 삼키며 청높이 말씀드렸다. 《성강의 로동계급이 이 선물을 받으면 감격에 목메일것입니다. 장군님께서 이처럼 귀한 선물을 보내주시니 강철생산에 더 힘껏 떨쳐나설것이라고 전 생각합니다.》

《나도 그러리라고 믿소.》

 

박유창은 부서에 돌아가자마자 성강책임비서를 찾았다. 역시 사무실은 비여있어 교환수에게 부탁했더니 《ㅈ철》공장에 나가 그곳 회전로직장에서 누군가와 전화를 하고있다고 한다.

박유창은 자기가 누구라는것을 밝히면 저쪽에서 즉시 통화를 끝내리라는것을 잘 알면서도 기다리기로 했다. 그런데 예상외로 오래 기다리지 않으면 안되였다. 성강교환수에게 거듭 어떻게 됐는가고 물으니 나어린 교환수는 너무 안타까와 울먹거리며 말하는것이였다.

《우리 책임비서동진 지금 인민군대 11호병원과 통화합니다. 조금만 더 기다려주십시오.》

《그럼 지배인동물 찾아보라구.》

《예, 알겠습니다!》

지배인 역시 사무실에는 거의나 붙어있지 않는다. 한동안 기다리는데 지배인이 나왔다.

《지배인 김용삼입니다.》

《나 박유창이요.》

《아ㅡ 안녕하십니까, 1부부장동지!》

목소리도 쩡쩡했다. 전진욱의 말에 의하면 심각하게 자기 반성을 하며 반쪽이 돼가고있다고 했는데 오히려 더 어벌쩡해져서 노죽을 부리는것 같다. 그의 성격의 한 측면이라는것을 알면서도 어쩐지 기분이 언짢았다. 장군님께서는 그 일로 지금도 가슴아파하고계시는데 전화상의 인사말도 구호처럼 쩡쩡 웨쳐대니 놀라운 일이 아닐수 없다.

《지배인동문 지금 뭘하오?》

《예, 고압관직장에 나와 3롤압연기개조에 붙었습니다. 작년 봄에 위대한 장군님을 모실 때 덜컥덜컥 멎어서던 그 압연기입니다. 사실 우리 련합기업소 당위원회에서 매 책임일군들이〈ㅈ철〉과 강괴겁, 전극직장 현대화, 고압관직장의 압연롤개조를 각각 맡아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래서 전 고압관을 맡았는데 사실 고압관으로 말하면 그건···》

그는 불시로 말을 끊었다. 자칫하다가는 자기 자랑을 늘어놓을번 했다고 생각한 모양이였다. 아무튼 박유창은 마음이 개운해졌다. 그가 기를 못 펴고 쭈그렁바가지가 되여있다면 그보다 더 민망스러운 일은 없을것이다.

《다행이구만.》

《예?》

《지배인동무의 목소리가 쩡쩡한걸 보니 마음이 놓인단 말이요. 그건 그렇구··· 책임비서동무가 인민군11호중앙병원과 무슨 전화를 그리 오래 하는지 혹시 지배인동문 모르오?》

《아ㅡ 그것 말입니까?》 하고 김용삼은 마치 남들이 엿들을가봐 조심하듯이 목소리를 낮추었다. 《11호병원에 책임비서동무 딸이 입원해있습니다. 공병작업장에서 심한 부상으로 중태에 빠졌댔는데 요즘 수술을 했다고 합니다.》

《뭐ㅡ요?》 하고 박유창은 저도모르게 어성을 높였다. 《그런거 왜 이제야 말하는거요. 응?》

《아 그런거야···》

《그래 그런건 본인이 말해야 한다는거요?》

《예, 옳습니다.》

《옳다는건 또 뭐요?》

《제가 잘못했습니다.》

더이상 전화를 계속할 필요는 없었다. 박유창은 수고하라고 하며 전화를 끊고 다시 전진욱을 찾았다. 다행히 그가 나왔다. 박유창은 먼저 위대한 장군님께서 보내주시는 선물에 대하여 알려주었다. 그 하나하나의 선물이 성강의 봉화를 더 세차게 지피는 화약이 되고 기름이 되게 하라고, 그렇게 정치사업을 하고 조직사업도 치밀하게 해야겠다고 강조하였다. 끝으로 이렇게 물었다.

《딸의 이름이 뭐요?》

전진욱은 너무도 뜻밖의 일이여서 잠시 우물거리더니 뜨직이 말했다.

《저··· 전ㅡ인복ㅡ이라고 합니다.》

《알겠소.》

전화를 끝냈다.

이윽토록 생각에 잠겼다.

어떻게 할가? 장군님께 보고드릴가?··· 장군님께서 성강사람들을 언제든 잊지 않으시고 진귀한 보약들까지 보내주시며 세심히 보살피고 고무해주시는데 봉화를 추켜든 성강책임비서의 신상에 일어난 일이야 사소한것일지라도 제때에 보고드리는것이 옳지 않을가?···

드디여 결심하고 보고드렸다.

한밤중 장군님께서 전화를 걸어주시였다.

《1부부장동무, 아까 동무의 보고를 받고 내 가만히 기억을 더듬어보니 문득 생각나는게 아니겠소. 성강책임비서의 딸 말이요. 전인복이라는 그 이름이 별로 낯익다 했더니 글쎄 우리가 한 공병작업장에서 병사들에게 전조등을 비쳐줄 때 가까이 와서 인사를 하던 그 애리애리한 처녀군관과 이름이 같더란 말이요.》

《예?!》

그이께서는 같은 이름을 가진 녀성군관일수도 있다고 보고 해당 부문에 알아보신데 대하여 말씀하시며 이렇게 계속하시였다.

《인민군11호중앙병원에도 알아보니 수술이 아주 성과적으로 되였다고 하오. 참으로 다행이지. 성강책임비서동무가 딸까지 잘못됐더라면 얼마나 견디기 힘들었겠소. 새〈ㅈ철〉이 된다 안된다 하면서 그 무엇을 허물어버리는 엄중한 행위로까지 몰아붙이는 사람들이 있었다는데 용케도 이겨냈거던. 보통사람같으면 그렇듯 어마어마하게 정치적으로 문제시하는 한마디 말에 풀썩 주저앉고말았을텐데 그래도 그는 끝까지 버티여냈거던. 얼마나 배심이 든든한가 말이요. 응? 배심이!···

그런 사람이니 벌을 받아도 〈장군님께서 주시는 벌을 받겠다〉고 했을테지. 사실 내가 매를 안기면 웬간한 정도겠소? 번개불이 일구 박살이 나지. 그렇지 않소? 전진욱이 그런 매를 맞겠다고 하니··· 그저 쾌남아나 활량이가 아니라 담찬 사나이요. 하지만 우리 그 동무에게 좀 더 힘을 줍시다. 아직 주체철도 채 완성하지 못한 상태이니 아무리 강한 사람이라도 힘에 부칠거요. 정 견디기 어려울 때도 있을거구. 성강책임비서라고 저 혼자 다 이겨낼수야 없지. 배심도 우릴 믿는 배심이니 우리가 도와줘야 할게 아니요?》

그이께서는 잠시 말씀을 끊고 생각에 잠기시는듯 했다. 무슨 생각을 하시는지?···

박유창은 숨소리도 저어하며 가만히 기다렸다. 그리고 생각했다. 사람이란 누구나 제일 어려운 때 의지가 될 기둥을 찾기마련이다. 사소한, 보잘나위없는 방조라 해도 그것을 누구에게서든 받게 된다면 큰 힘을 얻고 기쁨을 맛보게 되는것이다. 그런데 우리들에게는 위대한 장군님께서 계시여 기쁠 때나 어려울 때나 그이께 모든것을 의탁하고있으니 배심이면 제일 큰 배심을 가지는것이야말로 응당한 일이 아닌가!···

그이께서는 너무도 조용한것이 이상하게 여겨지신듯 했다.

《1부부장, 듣소?》

《예, 장군님. 듣고있습니다.》

《전진욱이 말이요.》그이께서는 담담하신 어조로 또 계속하시였다. 《아마 딸이 중태에 빠졌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엔 속으로 눈물을 흘리며 밤을 새웠을거요. 그러면서도 일체 내색을 안했거던. 인민무력부에서 보고해온데 의하면 인민군11호중앙병원에선 빠른 시일내에 인복이를 완쾌시키겠다고 했다는거요. 이제 인복이가 퇴원하면 꼭 아버지에게 보내여 그간 마음고생을 많이 한 아버지를 기쁘게 해줍시다.》

《예, 장군님. 알겠습니다.》

박유창은 이렇게 갑자기 목멘 소리로 그리고 엄청나게 높아진 목소리로 대답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