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4 장 6

제 4 장

6

 

전진욱이 공장에 돌아왔을 때 《칠보산돌격대》(칠보산도로건설을 위해 조직되였으므로 그렇게 불렀다.)는 무너져내린 직통교의 2개경간 머리부분에서 부식된 곳을 두부모자르듯 잘라버리고 철근어깨보를 놓은 다음 콩크리트를 쳤다고 한다. 놀라운 착상이였다. 기본힘을 받는 부분 즉 꼭대기의 뭉청 잘라낸 곳엔 이미 굳어져있는 어깨보를 올려놓았으므로 빠른 시일내에 기차를 통과시킬수 있게 되였다.

드디여 기차를 통과시킬 그날이 왔다. 소식을 듣고 전진욱이 나가보니 수십명의 돌격대원들이 사열식을 하듯이 늘어서고 대장 황상보는 영접보고를 하려고 준비하고있었다. 그것이 돌격대의 힘과 기술을 자랑하기 위한 하나의 연극에 불과하다는것을 잘 알고있었지만 전진욱은 엄하게 막았다.

《이건 뭐〈대통령영접행사〉인가? 당장 걷어치우라구!》

황상보는 볼이 부었다.

《우리 돌격대는 군대와 같지 않습니까. 그래서 자기 지휘관을 대렬인사로 영접하는데 뭐··· 안됩니까?》

그 역시 제대군인출신이여서 아주 그럴듯 한 구실을 생각해낸것이였다.

《그렇다면 지휘관인 지배인한테 영접보고를 해야지.》

《지배인동지야 뭐···》 하고 그는 나팔주둥이처럼 입이 뚜에서 중얼거렸다. 《어디 만나볼새나 있습니까?》

《···》

전진욱은 말을 못했다. 사실 지배인은 며칠째 거의나 침식을 잊고 방에만 꾹 들어박혀있었던것이다.

당장 지배인에게 사람을 보내였다. 그새 돌격대장 황상보는 자기 대원들을 시켜 직통교 저쪽에서 한주일째 멎어서있는, 하여 엄청난 연체료를 물게 되여있는 기차를 끌어오게 했다. 얼마후 그쪽에서 기적소리가 울리더니 기차가 덜컹거리며 가까와오는데 웬일인지 끊임없이 기적소리를 울리고있었다. 그 어떤 일로 못마땅해하는것처럼 꽥ㅡ 꽥ㅡ 사납게 울부짖고있다. 이윽고 다리목에 이르자 기차는 멎어서고 기관사가 뛰여내렸다.

김용삼은 바로 그때에야 나왔다. 며칠새 그는 광대뼈가 두드러지고 입술은 바싹 말라서 텄는데 가늘게 쪼프린 두눈은 먼지가 낀듯 뿌옇게 흐려져있었다.

《책임비서동무, 무슨 일때문에 날 찾았습니까?》

전진욱은 돌격대장을 향해 소리쳤다.

《뭘해, 보고하지 않고?》

《알았습니다.》

황상보는 당장 웃매무시를 바로하고 자기 대원들을 향해 《차렷!》 하고 구령을 치더니 지배인을 향해 정보로 걸어갔다.

《지배인동지, 칠보산돌격대는···》

김용삼의 구붓한 눈섭이 우로 잔뜩 치켜들리였다.

《도대체 이건 뭔가?》 하고 버럭 소리치고나서 그는 전진욱에게로 머리를 홱 돌렸다. 《아니, 책임비서동무, 나에겐 이런 롱담을 할 시간이 없습니다.》

《롱담이 아닙니다, 지배인동무.》

전진욱은 황상보에게 재촉했다.

《돌격대장, 마저 보고하지 않구 뭘해?》

그러자 황상보는 흥심을 잃고 약속한 영접보고대신 맥빠진 소리로 이렇게 말하였다.

《지배인동지, 다름아니구··· 다리복구를 끝냈습니다. 이제 곧 기차를 통과시키자구 합니다.》

김용삼은 여전히 전진욱에게만 눈길을 주고있었다. 돌격대장이 말하는 다리복구도 그에게는 반갑지 않은 모양이였다. 그러는 김용삼을 보자 전진욱은 어성을 높이지 않을수 없었다.

《지배인동무, 지배인동무가 안타까와하던 다리복구를 끝냈다고하지 않습니까.》

《아 다리복구··· 음ㅡ 수고했소.》

황상보는 눈살을 찌프리며 멀찍이 물러났다.

그때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기관사가 다가오며 황상보를 향해 성이 나서 고아대는것이였다.

《여보, 이런 다릴 어떻게 통과한다구 그래? 정신이 있소? 기차가 전복되면 책임지겠어?》

《전복? 어째 전복된다는거요?》

《안돼. 누굴 잡지 못해서 그래? 콩크리트를 친지 며칠만에 차를 통과시켜? 죽어두 안돼!》

기관사는 황상보보다 좀더 나이들어보이나 갱핏한 몸에 혈기가 넘치고 날파람있게 생겼다. 노상 삿대질을 하는데 금시 돌격대장과 주먹질이라도 할 태세였다.

성급하고 격한 황상보도 지지 않고 우악스럽게 찢어지는 목소리를 내질렀다.

《죽어두 안돼? 성강의 강철생산이 죽는대두 안돼? 성강이 어떤덴지 알기나 허구 그래?》

《난 기관사야. 알겠어? 성강이든 상강이든 기차를 죽을데루 끌구가진 못해!》

《뭐, 뭐이야?》

전진욱이 보다못해 엄하게 말했다.

《상보! 이게 무슨 추탠가?》

《아 책임비서동지! 이사람 말하는거 좀 보십시오. 죽어두 못 간다구 허는거.》

《그러면 위험하지 않다는걸 원리적으로 납득시켜야지 그렇게 우둘렁거리면 쌈질밖에 더 하겠어?》

《···》

황상보는 입술을 꽉 악물었고 기관사도 책임비서라는 말에 조금 주눅이 들었다.

그때 지금까지 아무말없이 두눈을 슴벅거리고있던 김용삼이 비로소 본래의 자기를 되찾은듯 했다. 팔을 홱 내젓더니 돌격대장에게 청높이 웨치는것이였다.

《상보, 돌격대를 다 기차에 태우라! 우리가 기찰 몰구가면 될거아니야?!》

《예, 알았습니다. 지배인동지.》

황상보도 갑자기 딴사람이 된듯 결패있게 한손을 번쩍 올리며 거수경례를 붙였다. 그리고는 기다리고있던 대원들에게 손짓을 했다. 그러자 대렬을 지어 서있던 돌격대원들이 와ㅡ 하고 멎어선 기차에 올라타기 시작했다.

기관사가 펄쩍 뛰며 김용삼에게 항의했다.

《지배인동지, 이러면 됩니까? 예?! 난··· 난··· 가만두지 않겠습니다. 신소하겠습니다.》

《신소?··· 얼마든지 하라구. 그런거 다 무서워하면 성강지배인 아니야!》

전진욱은 벌어지는 일을 그대로 두고볼수만 없었다.

《기관사동무, 나 좀 보기요.》

책임비서가 부르니 그는 쭈밋거리며 다가왔다.

전진욱은 그에게 다리가 왜 위험하지 않는가를 설명하기 시작했다. 저 다리를 보라, 아직 젖어있는것 같은 콩크리트만 보지 말라, 저속에 강철구조물을 대고 고강도콩크리트타입을 했기때문에 끄떡없다, 저 돌격대원들을 믿으라, 정 믿지 못하겠다면 나도 동무와 같이 기차에 올라타겠다.

기관사는 울상이 되였다. 그러는 그를 김용삼이 끌고갔다.

《자, 가자구. 가서 기찰 몰아야지? 선군시대 기관사가 그렇게 쪼물짝하믄 되겠어? 걱정말구 냅다 몰라!》

그리하여 얼마후 기적소리가 울렸다.

장엄한 사열식이 벌어졌다. 전체 돌격대원들이 기차에 매달려 다리를 건너갔다. 처음엔 조심스럽던 기적소리가 목갈린 소리를 연방 울리고 돌격대원들은 다리밑에 서있는 지배인과 책임비서를 향해 손을 흔들며 무어라고 웨치고있었다.

기적소리, 차츰 더 격렬해지는 기적소리!··· 기차는 12개의 방통을 단채 속도를 높였다. 그러자 육중한 무쇠바퀴들이 철길레루를 짓누르며 아츠러운 소리를 지르고 련달아 다리를 지나는 화차들은 기세좋게 덜컹거렸다. 다리는 끄떡없었다.

《지배인동무.》 하고 전진욱이 웃으며 말했다. 《저 돌격대동무들한테 이제 큰일을 한번 맡겨봅시다.》

《큰일이라니요?》

《대형산소분리기 말이요. 1부부장동지가 해당부문 일군들과 먼저 협의해보겠다고 했으니까 꼭 될거요.》

며칠전 장군님을 모시고 협의회를 하던 그날 전진욱은 박유창 제1부부장에게 서해기슭의 한 공장에 사장되여있는 1만 5천㎥짜리 대형산소분리기를 성강이 넘겨받도록 해달라고 했었다.

박유창은 도리질을 했다.

《그게 쉽지 않소. 김철에선 그걸 옮겨오는데 숱한 시일이 걸리구 있질 않소. 기술적요구가 복잡한데다가 한개의 큰 공장과 맞먹는 그 많은 설비를 해체하고 운반하구 설치하는 일이 뭐 쉬운줄 아오? 수송이 걸려 애를 먹는 이때에.》

《어쨌든 넘겨받도록 대책만 세워주십시오.》 하고 전진욱은 금시 차에 오르려는 그를 붙잡고 떼를 썼다. 《우린 6개월안으로 해치우겠습니다.》

《6개월? 그런 수자가 어데서 나와? 그렇게 그저 즉흥적으로 불러대면 되겠소?》

《즉흥이 아닙니다. 제 이전에 김철에 있을 때 운반하고 설치하는것을 살펴보면서 경험과 교훈을 얻었습니다. 그래서 몇달전부터 타산해봤는데 얼마든지 할수 있습니다. 철도하구두 토론해봤습니다.》

《그렇소?》

《예. 시작만 떼면 그때로부터 6개월안으로 꼭 해내겠습니다. 두고보십시오. 이제 완성된 새〈ㅈ철〉을 먹이기 시작하면 결정적으로 산소가 걸립니다.》

박유창은 오래 생각하지 않는 성미이다.

《우선〈ㅈ철〉부터 해놓구 보자구.》

《아닙니다. 동시에 해야 합니다. 그러지 않으면 늦습니다. 생산정상화에 결정적으로 지장을 줍니다.》

《챠! 이 동무 그저 아무거나 다 결정적이라면서··· 정말 못살겐 군다니까.》

그것은 벌써 속으로 동의했다는것을 의미했다. 모든 면에서 정확하고 타산이 빠르며 실천력이 강한 박유창이였다. 그런 특질이 없고서야 어떻게 위대한 장군님을 몸가까이 모시며 보좌할수 있겠는가?!··· 전진욱은 이렇게 생각하군 하였다.

지금 그때 있은 일을 생각하며 그는 말을 이었다.

《어제도 박유창1부부장동지와 전화하면서 대형산소분리기문젤 재삼 부탁했습니다. 빨리 해당부문 일군들과 합의해달라고 말이지요. 그래야 장군님께 보고를 드릴게 아닌가고 막 떼를 쓰다싶이 했습니다.》

김용삼은 잠간 생각해보더니 갑자기 손가락마디를 딱딱 꺾었다.

《대형산소분리기까지만 해결되면 정말 우린 큰 숨을 내쉬겠는데··· 책임비서동무, 한데 이전부터 그런 속생각이 있었다면서 어째 나한텐 말하지 않았습니까.》

《접때 한번 말했지요.》

《아 그거?··· 그때 난 롱을 좋아하는 책임비서가 또 무슨 우스개소릴 하나부다 하구 별로 신통하게 여기지 않았습니다. 책임비서동무의 속생각은 모르구 책임비서가 점점 엉터리로 되여가누나 하고 생각했댔지요.》

전진욱은 소리내여 웃었다.

《그때〈ㅈ철〉때문에 너무 고심하다보니 좀 주눅이 들었던건 사실입니다. 그래서 그걸 내놓고 말하다가 멋적어서 롱삼아 말했던겁니다.》

《참, 그 일이 승인되면 산소분리기를 해체하여 날라오는 일은 내가 맡는게 어떻습니까? 그걸 받아 여기서 설치하는 일은 책임비서동무가 맡아하구요. 예?》

《좋습니다.》

지배인 김용삼이야말로 돌격대장감이라고 전진욱은 생각했다. 황상보가 맡고있는 그런 돌격대가 아니라 보다 큰 규모의 돌격대, 거창한 일감을 맡고있는 돌격대장!···

그러나 다음순간 김용삼은 낯색이 달라졌다. 두눈을 내려깔며 맥빠진 소리를 했다.

《그렇지만 내가 뭐 그때까지 제자리에 있기나 하겠습니까. 보나마나 이제···》

그는 말끝을 흐리였다. 협의회때의 일로 하여 자기가 지배인자리에 오래 붙어있지 못할것이라고 생각하는것이다. 자기의 속마음을 매일, 매 시각 집요하게 톱질하고있는 불안과 위구심때문에 재빛으로 변한 그의 광대뼈어름은 마치 경련이라도 이는듯 실룩거리고있었다.

그의 초췌해진 얼굴에 그려진 절망적인 표정을 지켜보면서 전진욱은 부르르 몸을 떨었다. 분노와 련민의 감정이 일시에 목구멍까지 차올랐다. 어느새 그의 얼굴은 해쓱해지고 입으로는 금시 껄낏한 욕지거리가 터져나갈것 같았다. 그러나 가까스로 자기를 다잡으며 억눌린 소리를 짜내였다.

《지배인동문 왜 자꾸 비뚤어진 소리만 하는겁니까, 예?··· 어제는 감히 장군님께서 바라시는 대답을 끝내 올리지 못하더니 오늘은 또 남보다 먼저 죽어가는 소릴 하구··· 솔직히 말해서 나도 모르겠소. 지배인동무의 일이 어떻게 될지 그걸 누가 알수 있겠소? 하지만 죽어가는 소리야 뭣때문에 하나 말이요? 지배인동무답지 않게. 사실말이지 지배인동무야말로 끝까지 위대한 장군님을 받들어 일을 내밀어야 할 사람이 아니요? 지난해 3월 장군님께서 우리에게 성강의 봉화를 지펴주실 때 하신 말씀을 생각해보시오. 일단 불을 달았으면 끝까지 목표를 향해 내달려야 한다고, 그러시면서 무슨 일이 있으면 자신께서 다 밀어주시겠다고 하신 말씀을··· 그처럼 크나큰 믿음을 우리에게 주셨는데··· 아직도 우는소리란 말이요? 비록 한순간에 엄청난 잘못을 저지르긴 했지만··· 어째서 다시 분발하지 못한다는거요? 제발 장군님의 그 크나큰 믿음을 잊지 맙시다. 래일은 비록 자리를 내놓을지언정 오늘은 피를 쏟으면서라도 자기 맡은 일을 해야 그 믿음에 보답하구 전사의 도리를 지키는게 아니겠소. 에?··· 성강지배인이라면 만사람이 보겠는데··· 부끄럽소. 남보기 창피하오. 난 지배인동무가 이런 바지저고리인줄은 정말 몰랐소. 솔직히 말해서 날이 갈수록 넌덜머리가 납니다!》

《좀 더 콱 욕해주십시오.》 하고 김용삼은 속에 꽉 들어찬 불안을 입김으로 확 내불며 말했다. 《속시원히 종아리두 치구. 필요하다면 사등뼈라도 꺾어놓으시우.》

《사등뼈는 왜 꺾어놓는다는거요? 우리 성강의 강철생산과제를 무겁게 떠메고있는 사등뼈인데.》

《정말 그렇게 생각합니까?》

전진욱은 안면신경경련이 이는것처럼 눈시울을 실룩거리며 그를 쏘아보다가 큰소리를 짜냈다.

《지배인동무! 이거 정말 어떻게 된거요?》

소리친다. 소리치지 않을수 없다. 격한 감정으로 하여 어느덧 목소리는 칼칼해진다.

《지배인동무, 제발 정신을 차리시우. 정신을!···》

《···》

김용삼은 주먹을 입에 가져다대고 컹컹 헛기침을 하고있었다.

그의 심정도 리해되였다. 그러지 않아도 전진욱은 엊그제부터 박유창1부부장과 전화로 지배인문제를 의논했었다. 어떻게 하든 그를 용서해주시도록 장군님께 잘 말씀드려달라고 부탁했는데 그럴 때마다 박유창은 신경질을 부리군 했다.

《내 그 사람 그럴줄은 정말 몰랐소. 도대체 그게 뭐요? 지금이 어느때라구 감히 어쩌구저쩌구 한다는거야? 그래두 그런 사람 용서해야 한다는거요, 에?··· 동무도 책임이 있소. 동문 일이 그렇게 벌어지도록 뭘하구있었는가 말이요. 책임비서라는게 에?···》

《제가 잘못했습니다. 저도 진정으로 결함을 찾고있습니다. 사실 협의회 전날에 지배인동무가 더는 못해먹겠다구 하는 소리를 듣고도 그저 너무 속이 타서 그러겠거니 하고 지나쳤는데··· 그때에만 문제를 세우고 종아리를 쳤어두 그런 일은 없었을겝니다. 제 잘못이 많습니다. 이제 해당한 처벌을 받겠습니다. 그리구 지배인동문··· 그가 고백하기를 자기는 협의회때 하지도 못할 일을 놓고, 자신이 없는 일을 놓고서는 절대 위대한 장군님께 거짓보고를 올릴수 없다, 죽어도 그럴수는 없다! 하는 생각에만 옴해있다보니 그만 패배주의적인 대답을 올렸다면서··· 지금 심각하게 자기 검토를 하고 있습니다.》

《됐소, 지배인소린 하지도 마오. 지금이 어느때라고 자신이 없다느니 하지도 못할 일이라느니 하는 소릴 망탕 한단 말이요. 그 생각부터 틀려먹었거던. 노래에도 있지 않는가. 우리 장군님께서 구상하시면 우리가 못할 일이 있는가?!··· 그런데 일을 저질러놓은 다음 암만 우는소릴 해야 무슨 소용이 있소? 그렇게 패배주의에 빠진 사람을 어떻게 믿을수 있고 같이 손잡고 일해나갈수 있겠는가 말이요? 에ㅡ 에ㅡ 나두 모르겠소!》

얼마나 속이 탔으면 언제 한번 큰소리를 모르던 그가 이렇게까지 나오겠는가. 지금 전진욱의 심정도 그때 박유창의 안타까와하던 때와 다를바가 없었다.

《지배인동무.》 하고 그는 한결 낮아진, 가까스로 흥분을 억누른 목소리로 말했다. 《벌을 받을 땐 받더라두 지금은 자기를 살리시오. 이런 때일수록 자신을 잃지 말구 자기를 다잡아야 합니다. 빨리 본래의 지배인으로 돌아가 공장일을 내밀어야 할게 아닙니까? 목대가 부러질 때까진 깡을 만들어야 할게 아닌가 말입니다. 지금 우리 장군님께선 아마 그런 지배인동물 기다리고계실거라구 난 생각합니다.》

《고맙습니다, 책임비서동무.》

강한 성격이지만 밤과 낮에 이어 계속되는 자기반성과 무서운 고민에 휩싸여 진통을 겪고있던 김용삼은 전진욱의 고무적인 말에 어느덧 눈물을 머금고있었다.

그때 기차에서 내린 돌격대원들이 대렬합창을 하며 오고있었다. 황상보의 말그대로 모든것이 군대식이다.

 

정일봉이 솟은 땅에 태여난 청춘들아

사랑하는 내 조국 위해 혁명의 군복 입자

백두의 선렬들 피로써 찾은 땅

총대로 지키는 장군님군대가 되자

 

두사람은 돌격대가 다리밑에 이를 때까지 지켜보고있었다. 그들이 왜 여기로 다시 오나 했더니 다리밑에서 자기들이 해놓은것을, 기차가 통과한 뒤 다른 변화가 없는가를 깐깐히 살피는것이였다.

황상보대장과 《아바이》들이 특히 실금 하나라도 있지 않을가 해서 자세히 돌아보았다. 돌아보고는 모든것이 제대로 되였다는것을 확인하고 서로 부둥켜안고 돌아갔다.

누군가 소리쳤다.

《대장동지, 빨리 기술과와 토론하구 거 무슨 기술문건인지 하는걸 써서 발명증을 탑시다.》

그에 대한 대답으로 황상보는 《모엿!》구령을 주었다.

그는 대렬을 정돈하고 두사람에게로 달려왔다.

《지배인동지, 어떻습니까?》

《합격이요, 잘했소.》

전진욱은 웃으며 말했다.

《지배인동무, 잘했다는 말 한마디루야 되겠소? 지배인의 이름으로 감사를 주던지 해야지요.》

《옳습니다.》 하고 어줍게 말한 김용삼은 별안간 병사시절처럼 쩡쩡한 목소리로 호기있게 웨쳤다. 《전체 돌격대원동무들에게 지배인의 권한으로 감사를 드립니다!ㅡ》

《조국을 위하여 복무함!》

돌격대원들은 한사람같이 이렇게 웨치고나서 와ㅡ 하고 웃어대였다. 지배인과 책임비서도 따라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