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 장 4

제 3 장

4

 

지도검열이 심화되는 속에서 양력설이 지났다. 이해 1999년의 새해는 벅찬 흥분과 격동속에 시작되였다. 모든 사람들이 《ㅈ철》에 대하여 말을 하고 격하여 론쟁했다. 된다, 안된다는 론의가 나중엔 심한 언쟁을 일으키기도 했다. 수많은 관계부문 일군들, 기술자들이 지난날의 연구자료를, 혹은 세계적추세와 우리의 실태에 대한 분석자료를 가방에 가득 채워가지고 오군 했다.

어려운 겨울이였다. 나날이 희망은 적어지고 의심과 비난은 날을 따라 늘어만 갔다. 경애하는 장군님의 현지지도 1돐이 될 때까지 말싸움만 하겠는가 하는 비난이였다.

그러던 어느날, 새해에 들어와 두번째 눈이 내리던 날이였다. 푸실거리는 눈송이들이 세찬 바람에 휘말려 사방 흐트러지군 했다. 그러다가 오전 11시가 되면서 세찬 북동풍이 온화한 남서풍으로 바뀌며 바람도 자고 눈도 멎었다.

이곳 성강에서 오전 11시는 의미깊은 시간이다. 이 시간에 당 및 행정적으로 갖가지 사업총화가 벌어지기때문이다. 언젠가 우에서 내려온 어느 한 지도일군이 행정시간에 사업총화를 짓는다고 되게 문제를 세우려 할 때 지배인 김용삼은 말해주었다.

《우리 성강은 생산기업소여서 행정시간이 아닌 시간이란 없습니다. 온 공장이 세교대로 계속 물고돌아가지 않습니까. 그런데 11시에 총화를 하면 좋은것이 한두가지가 아닙니다. 우선 12시부터 점심식사시간이여서 그전에 회의를 끝내려고 집중적으로 토론하니 좋구요 다음 산하 단위들에 저녁총화시간을 주게 되니 얼마나 좋습니까.》

그러나 《ㅈ철》문제를 놓고 지도검열 중간총화가 벌어지던 그날은 습관대로 11시에 회의를 시작했지만 점심때는커녕 밤늦게까지도 끝이 날것 같지 않았다. 그만큼 회의는 첫시작부터 살얼음같이 다치면 부서질듯 랭랭하고 팽팽한 분위기속에서 진행되고있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회의실에 꽉 들어찼다. 부직간부들은 물론 수십개 직장의 직장장, 초급당비서들이 참가하였다. 또 강창길부총리는 이날의 중간총화에 한때 자기가 《ㅈ철》을 내밀면서 함께 일해온 청진제강소의 일군들과 기술자들, 금속기계공업성의 부상을 비롯한 권위있는 전문가, 학자들까지 참가시켰다.

책임비서 전진욱은 지배인 김용삼과 같이 강창길부총리의 량옆에 앉아있었다. 장내에 들어서기 전에 그들은 례사롭게 인사를 나누며 웃기도 했지만 지도검열성원들이나 공장측이나 긴장한 빛은 감추지 못했다. 오늘의 모임이 표창과 축하를 위한것이 결코 아니기때문이였다.

《ㅈ철》 문제에 대한 토론은 치렬한 론쟁을 벌릴것이 예견되였다.

공장측은 한사코 새 《ㅈ철》공법을 주장할것이고 지금까지의 실패를 분석해본 검열측은 끝까지 반대할것이기때문이였다.

그러나 뜻밖에도 회의는 거의나 일방적으로 진행되였다. 학계와 기술분야의 권위자들이 펴는 주장에 새 공법을 시작했던 성강의 기술진은 처음부터 위압되여버린듯 했다.

야금분야의 전문가들과 권위있는 박사들은 자기들의 발언에서 새 공법을 탐구하는것은 좋은 일이나 과학적신빙성이 없는것을 주장하면 엄중한 후과를 초래하기마련이라고 하면서 공장에서 지금 내밀고있는 새 《ㅈ철》공법은 일종의 주먹흥정, 억지다짐에 불과한것이라고 오금을 박았다. 시험로에서 성공한것도 하나의 우연이였을뿐 더이상 기대할게 못된다는것이 그들의 주장이였다.

그렇다면 문제는 심각해진다. 그러면 무엇때문에 종전의것을 마사버렸는가?··· 장내가 술렁거렸다. 저 사람들이 분석하는대로 하면 공장에서 무슨 반동적인 행위가 있었다는 말이 아닌가?··· 흥분하여 수군덕거리는 장내를 그대로 내버려두면 장마당처럼 떠들어댈판이였다.

마침내 강창길부총리가 손끝으로 탁자우의 마이크를 가볍게 두드려 사람들의 주의를 집중시켰다.

《이번에 우리가 료해해본데 의하면 이곳 성강의 책임일군들은 나라의 어려운 경제실태에 비추어 새로운 〈ㅈ철〉공법을 탐구하는것을 가장 절박한 문제로 보았습니다. 그래서 실리에 맞지 않는 종전의 〈ㅈ철〉생산방법을 버리고 새 공법을 연구하는데 달라붙었던것입니다. 물론 이것은 아주 좋은 결심이였습니다. 그것은 우리가 위대한 수령님의 유훈을 관철하는 의미에서도 그렇고 우리의 경애하는 장군님께서 맡겨주신 강철생산과업을 무조건 철저히 관철하기 위해서도 그렇고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ㅈ철〉을 완성하여야 하기때문입니다.》

그는 말끝을 맺지 못했다. 불현듯 위대한 수령님의 뜻을 받들어《ㅈ철》을 완성코저 밤낮이 없이 애쓰던 지난날이 상기되였는지도 모른다. 그의 곁에 앉아있는 전진욱은 긴장한 눈빛으로 탁자우에 올려놓은 그의 가늘고 하얀 그리고 드문드문 검버섯이 돋은 손을 눈여겨보았다. 그 손이 지금 사업수첩을 한장한장 근기있게 번지고있는데 마치 공장의 엄중한 실태를 증명하는 그 어떤 수자라도 그속에서 찾고있는듯 했다.

《그런데 문제는》 하고 그는 마침내 수첩에 박고있던 눈길을 들며 말을 이었다. 《바로 우리들자신이 지난날 고심하여 이룩해놓은 모든것을 허물어버린데 있습니다. 아직 완성도 되지 않은 새 공법을 믿고 성구기를 망탕 떼여옮기지 않나 또 지난날 많은 과학자, 기술자들이 피타는 노력으로 이룩한〈ㅈ철〉공법을 다 뒤집어엎고 두들겨마사버리고있으니··· 얼마나 엄중한 일인가. 과연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수 있는가?···》

그의 마지막말은 쇠소리처럼 차고 날카로왔다.

준엄한 정적··· 바늘떨어지는 소리라도 들릴 지경이였다. 이윽고 강창길부총리가 다시 말을 잇기까지 모든 사람들은 숨소리마저 죽이며 굳어져있었다.

《동무들》 하고 강창길은 퍼그나 낮아진 소리로 그러되 준렬한 어조로 다시 말을 이었다. 《새〈ㅈ철〉공정은 법적으로도 심각한 문제점들을 안고있습니다. 오늘까지 수십차례의 시험생산에 무연탄만해도 2만t이나 소비했습니다. 한줄기 검은 연기로 하늘에 날려버렸던것입니다. 2만t!··· 이 2만t만 가지고도 해당한 법적추궁이 얼마나 무겁겠는가를 어디 생각해보시오.》

그는 조금 동안을 두었다가 손을 들어 사람들의 눈길을 모으며 계속하였다.

《그러면 이러한 실정에서 우리는 어떻게 난국을 타개해나가야 하겠는가?··· 현상태에서 제일 중요한것은 빨리 종전의 생산공정을 복구하는 그것입니다. 종전의것을 살리고 성공하지 못한 새〈ㅈ철〉공법은 당분간 중지하시오. 동무들, 알겠습니까?··· 중지하시오. 먼저 종전의것을 살려놓고봅시다. 우리 지도검열대는 그렇게 결론지었습니다. 이에 대해서 내각에는 물론 당에도 보고드리겠습니다.》

다시 오래 계속된 침묵, 장내의 사람들은 새〈ㅈ철〉공법을 누가 발기했고 누가 어떻게 주장했으며 어떻게 내밀었는지 잘 알고있었으므로 책임비서와 눈길이 마주치는것을 저어하고있었다. 그러면 자기쪽에서 먼저 무안하고 거북스러울것이라고 생각했기때문이였다. 하여 그들은 머리를 깊이 수그리고 주석단쪽을 가만히 훔쳐보기만 했다.

전진욱은 조용히 그린듯 앉아있었다. 새《ㅈ철》을 시험하면서 밤을 함께 새우던 사람들,《ㅈ철》공장지배인과 당비서, 연구사들이 어데 앉아있는가를 하나하나 살피며 그들이 지금 무엇을 생각하고있을가 하고 짐작해보고있었다.

《기사장동무.》 강창길부총리가 불렀다. 《기사장동무야 오랜 기술일군인데 〈ㅈ철〉문제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공장측을 대표하여 좀 얘기해보시오.》

장내의 맨 앞줄에 앉아있던 기사장 송근우가 마지못해 천천히 허리를 펴고 일어섰다. 처음부터 그는 오직 전진욱에게만 눈길을 주는데 무엇인가 안타깝게 묻는듯 한 눈길이였다.

그럴 필요는 없는데··· 전진욱은 미소를 지어보였다. 일없다고, 지금껏 우리가 믿고 노력해온 그대로만 말하면 되지 않는가 하는 의미였다. 속으로는 《기사장동무, 어디 한번 솜씨를 보이시오. 기술적으로, 량심적으로 우리의 〈ㅈ철〉을 보증해주시오.》 하고 부탁하고있었다.

이윽고 기사장은 연탁의 마이크앞에 나섰으나 한동안 말이 없었다. 웬일인지 침통한 표정이였다. 쿵쿵 코를 울리고 손끝으로 턱을 긁으며 갑자르더니 만장의 눈길을 피하여 연탁우에 올려놓은 자기의 두손만 내려다보다가 힘겹게 입을 열었다.

《동무들, 오늘 모임을 통해서 내가 새삼스럽게 느끼게 된것은 무엇보다도··· 과학기술의 성과는 개별적사람의 그 어떤 욕망이나 희망에 좌우되지 않는다는··· 그것입니다. 예, 그렇습니다. 그것은 오직 장구한 세월에 걸치는 피나는 노력으로써만 발견되고 결과가 얻어지는것입니다.》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게 조용히, 유유히, 흘러흐르는 그의 말을 들으며 전진욱은 놀라움을 금할수 없었다. 저 사람이 지금 무엇을 말하고있는것인가. 괜히 말재간을 부리고있는것이 아닌가?··· 어쩐지 께름한 예감에 속이 느끼해졌다.

강창길부총리도 그렇게 느낀듯 탁자우의 마이크를 토닥토닥 두드리며 송근우의 말허리를 잘랐다.

《기사장동무, 뭐 빙빙 에돌지 말구 문제의 본질을 밝히시오. 여기있는 사람들이 다 알아듣게 말이요.》

《예, 알겠습니다. 부총리동지.》 하고 그는 머리를 숙여 대답하고는 약간 흥분어린 목소리로 이렇게 계속했다. 《문제의 본질을 말할것 같으면··· 사실 문제의 본질은 바로 우리들이 욕망만 앞세운데 있습니다. 저를 포함한 우리들모두가 큰일을 계획했지만 과학기술적담보는··· 없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저야말로 법적추궁을 받아야 할 사람이였습니다. 기사장인 제가, 새 공법이 성공할수 있다는 과학기술적담보를 주어야 할 제가 글쎄 아무런 타산도 없이 분위기에 들떠 흥분만 앞세웠습니다. 어쨌든 해야 한다는 생각만 하면서 새〈ㅈ철〉공법을 그저 덮어놓고 지지해나섰던것입니다. 예. 제가··· 한심한 사람이였습니다.》

《그러니까.》 하고 부총리가 따졌다. 《지금은 생각이 달라졌다는거겠소?》

《예, 솔직히 말하여 이 문제에서 전 너무 경솔했습니다. 후회합니다. 련합기업소의 기사장이라는 사람이 과학기술적담보도 없는 일을 잘 따져보지두 않구··· 정말 경솔했습니다. 진심으로 후회합니다.》

후회를 강조하는 그의 말에 다들 아연해졌다. 정적··· 아직 아무런 폭발도 일지 않는것이 이상할 지경이였다. 모든 사람들이 말라드는 입술을 감빨고 마른 침을 꿀꺽 삼키며 그의 다음 말을 기다리고있었다.

《그래서 전···》 하고 송근우는 죄스러운듯 아주 낮아진 목소리로 계속하였다. 《이미 줴버리고 마사버린 공정을 새로 복구하는 일을 책임지고 힘껏 다그치겠습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제가 범한 과오를 씻겠습니다. 그 일을 제게 맡겨주십시오.》

전진욱은 명치끝이 뜨끔해나고 목구멍이 꽉 메인듯 숨이 가빠지더니 별안간 구역질이 치미는것을 가까스로 참았다. 벅찬 흥분도 격하게 달아오르는 분노도 아니였다. 분노를 느끼기에는 기사장이 너무도 졸렬하게 나오고있는것이다. 졸렬한짓에는 주먹질이 아니라 침을 뱉는 법이다. 그는 연탁에 주고있던 눈길을 장내에 돌리고말았다.

그러나 격하기 잘하는 지배인 김용삼은 고통스러운듯 눈섭을 찡기고 이를 갈더니 별안간 탁자를 탕! 내리쳤다.

《기사장동무! 무슨 말을 그렇게 하시오?》

지나친 흥분으로 하여 우악스럽게 울리는 거친 목소리로 그는 따져물었다. 《그러니 기사장동무생각엔 우리모두가 과오를 범했다는겁니까?》

《아니, 지배인동무. 난··· 내가 범한 과오에 대해서 말했을뿐입니다.》

《거야 같구같은 소리가 아이오?》

《가만!》 하고 이번엔 창길부총리가 피기 하나 없이 해쓱해진 얼굴로 말했다. 《기사장동무, 그만하시오. 우린 공장측의 의견, 다시 말해서 공장을 대표하는 기술일군의 목소리를 들어보려구 했더랬소. 솔직히 말해서 〈ㅈ철〉문제는 공장기술일군들과 치렬한 론쟁도 예견하고있었는데 동문···》

역시 부총리는 자기의 무시할수 없는 직책에 어울리는 무게와 격을 가진 대범한 사람이였다. 그의 책망하는 말에 송근우는 당황해하였다. 회의장은 비록 추웠지만 그는 진땀이 나는듯 손수건까지 꺼내들었다.

《부총리동지, 전 사실··· 새〈ㅈ철〉공법을 제일 선참으로 지지했던 사람입니다. 하지만 〈ㅈ철〉공장의 일군들과 연구사들이 하는 일을 놓고 차츰 의심이 가기 시작했습니다. 자연히 생산기술적으로 자신이 없어졌습니다. 그저 욕망뿐이고 거의나 성공할 가망이 없다는것을 알게 되였던것입니다. 그래서··· 》

강창길부총리가 그의 말허리를 잘랐다. 《됐소. 우린 기사장동무의 자기비판이나 듣자고 한게 아니요. 그만 들어가보시오.》

부총리는 송근우가 자기들, 지도검열대가 끌고가는 준엄한 론조에 장단을 쳐준것이지만 자기 사람들편에서 떨어져나와 자기자신만을 변호하는것을 보고 일종의 혐오감을 느낀것이 분명했다.

연탁을 내려 자기 자리로 내려가는 송근우를 바라보면서 전진욱은 장봉구를 생각하였다. 장봉구는 자기의 출세를 위해 순결무구한 처녀를 배반한것으로 하여 만사람의 눈총을 받으며 쫓겨났고 저 기사장은 자기의 량심을 배반한것으로 하여 수치를 맛보게 되였다.

뭐 생산기술적으로 자신이 없어졌다구? 그처럼 열변을 토하며 지지해나서던 사람이?··· 그런데 어떻게 되여 이런 일이 벌어지게 되였는가? 지금까지 공로도 많던 기사장이 저렇게까지 변모된것은 무엇때문인가?··· 어쨌든 이렇게 된데는 책임비서인 자기의 책임도 없지 않다고 그는 저려나는 마음으로 생각하였다.

그때 강창길부총리가 옆에서 무어라고 묻고있었는데 자기의 생각에만 옴해있던 전진욱은 갑자기 눈을 뜨며 어망결에 큰소리로 반문했다. 《예? 뭡니까. 부총리동지.》

그들은 탁자우의 마이크를 마주하고있었으므로 장내의 사람들모두가 그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그러자 지금껏 초긴장으로 얼어붙었던 장내에서 처음으로 가벼운 웃음이 물결쳤다.

《책임비서동무.》 강창길이 좌중의 때아닌 웃음에 미간을 찡기며 조용히 또박또박 말했다. 《우리 중앙지도검열대는 오늘 〈ㅈ철〉문제를 중간총화 지으면서 책임비서동무의 의견을 꼭 듣기로 했습니다.》

《그렇습니까?···》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려다가 한순간 지배인쪽으로 눈길을 던졌다. 《ㅈ철》문제가 판가름되고있는 이때, 바로 지금 이 시각 지배인의 생각은 어떤지 알고싶었던것이다.

부총리의 왼쪽에 앉아있는 지배인 김용삼은 아직도 기사장의 돌변한 배신때문에 격한 심정을 누르지 못하고있는듯 했다. 전진욱의 묻는듯 한 눈길에 그는 거침없이 큰소리로 말했다.

《걱정 꽝 놓으시오. 난 지배인입니다.》

모든 사람들이 깜짝 놀라서 그를 바라보았다. 사실상 그는 책임비서의 눈길에 대답한것이지만 그것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은 무슨일로 그가 그렇듯 만장에 대고 크게 걱정말라고, 자기는 지배인이라고 하는것인지, 도대체 여기서 그를 지배인이 아니라고 우겨대는 사람도 있는가 하는 놀라운 생각에 입을 딱 벌리고 서로 마주보거나 수군거리기도 했다.

전진욱은 그의 이 말을 지배인인 자기는 《ㅈ철》문제에서 절대로 기사장처럼 변할수 없으며 변해서도 안되는 사람이라고 선언하는것으로 받아들였다.

고마왔다. 지배인만이 그렇게 말한다. 미사려구가 없이 언제든 간단명료하게 그리고 꼴문대에 뽈을 차넣듯이 정면에서 주저없이 내쏜다.

전진욱은 자리에서 일어섰다. 강창길부총리가 그에게로 마이크를 밀어주었지만 그는 눈인사로 고맙다는 뜻을 표하고는 연탁으로 걸어나갔다. 미리 준비해둔 말은 없었다. 하지만 공장사람들과 지도검열성원들에게 꼭 하고싶은 말이 있었다.

사실 그는 사람들앞에 나설 때마다 그들의 얼굴에서 뜻을 같이하는 표정, 무슨 일이든 관심하지 않는 무표정 혹은 랭랭하게 불신을 나타내는 표정들을 늘 가리군 하는데 습관되였는데 오늘은 모든 사람들이 커다란 호기심과 기대를 가지고 자기에게 눈빛을 모으고있는것을 알아보았다. 이것이 그에게 힘을 주었다. 그는 숨을 활 내뿜고나서 말을 떼였다.

《지난해 3월 9일 경애하는 장군님께서는 우리 공장을 현지지도하시면서 성강에서는 〈ㅈ철〉을 50%이상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씀하시였습니다. 다름아닌 50%이상입니다. 위대한 장군님께서 우리 지배인동무에게 직접 주신 과업입니다. 이에 대해서 모르는 사람은 아마 이 자리에 없을것입니다. 그리고 얼마전까지 우리가 극상해서 20%의 〈ㅈ철〉밖에 먹이지 못했다는것을 모르는 사람도 없을것입니다. 그래 생각해보시오. 장군님께서는 50%이상〈ㅈ철〉을 받아들이라고 하셨는데 20%에 그냥 머물러있을수 있겠는가? 그것도 고생고생을 다 하면서 20%에서 헤여나지 못한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그래서 우리 련합당위원회는 새로운〈ㅈ철〉공법을, 실리가 나는 새 공법을 연구완성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에 대해 모르는 사람도··· 물론 없을것입니다. 여기 앉아있는 우리모두가 손을 들고 결정했기때문입니다. 》

장내의 사람들모두가 그에게 긴장한 눈빛을 모으고있었다. 의미깊게, 주의깊게 번뜩이는 그 숱한 눈빛들을 재빨리 둘러보며 그는 약간 갈린 목소리로 계속했다.

《그래 여기에 모를것이 있습니까?··· 없습니다. 하나도 없습니다. 모든것이 명백합니다. 그러면 우린 이제 어떻게 해야 하겠는가? 그에 대해서도 우린 다 알고있습니다.

위대한 장군님께서 과업을 주셨으면 죽으나사나 끝까지 관철할 의무밖에 없는 우리가 아닙니까? 끝까지, 끝장을 볼 때까지!··· 우리 장군님께서 바로 이것을 바라고 우리에게 불을 안겨주시지 않았습니까. 인민군대처럼 불을 달았으면 끝까지 돌격하여 점령하라고 믿음을 주시지 않았습니까.》

한순간 그는 격정을 이기지 못해 저도모르게 부르쥔 주먹으로 탁자를 두드렸다.

《그러므로 우린 하던 일을 계속 할것입니다. 우린 결코 그 무엇을 허무는것이 아니라 그에 토대하여 발전시킬것을 결심했고 내밀고있습니다. 누구도 우릴 멈춰세우거나 돌려세우지 못할것입니다. 자신이 없는 사람은 물러나시오. 방해하지 말구. 어쨌든 우린 기어이 해내고야말겠습니다. 물론 2만t의 무연탄을 날려버렸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수십, 수백만t의 무연탄과 값비싼 중유를 하늘로 날려버리지 않기 위해서, 더 원가가 눅고 실리가 나는 〈ㅈ철〉을 만들기 위해서 법적추궁도 각오하고 일을 내밀고있는것입니다. 혹시 그 어떤 경우에 우리가 벌을 받아야 한다면··· 우린 매를 맞아도 장군님 매를 맞겠습니다.》

마지막 그 말은 모든 사람들의 가슴을 창끝처럼 찌른것 같았다.

격앙된 감정이 전류처럼 장내를 스쳐갔다.

그는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 오래 계속된 침묵··· 허연 입김들만이 격동된 사람들의 마음을 강조하는듯 연기처럼 날리군 했다. 이번엔 모든 사람들의 눈길이 부총리에게 집중되였다. 그도 그것을 느꼈을것이다. 하지만 그 어떤 경우에도 그는 침착성을 잃지 않는 사람이다. 지금 바람결같이 마이크로 흘러드는 숨소리만이 흥분을 드러내지 않으려고 애쓰는 그의 마음을 그대로 낱낱이 만장에 고발하고있다.

그는 마이크를 조심히 옆으로 밀어놓았다. 그다음 사업수첩을 번지며 잠간 생각을 정리하고나서 조용히 말했다.

《책임비서동무의 의견을 충분히 참작하겠지만··· 우린 이미 새 공법을 중지하고 종전의것을 살리는것으로 결정하였으므로 그대로 우에 보고하겠습니다. 책임비서동무의 의견도 물론 같이 보고될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