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 장 9

제 1 장

9

 

오늘은 특별렬차가 북에서 남으로 질주하고있다. 며칠전과 같은 한밤중이였다. 성강이 멀지 않았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창가에서 줄곧 밖을 내다보고계시였다. 성강의 밤풍경을 다시 보고싶으시였다. 물론 하루새 달라질것은 없겠지만 무엇인가 새로운것을 발견할수도 있지 않을가 하고 기대하시는것이였다. 마침내 한점의 불꽃을 발견하시였다. 너무도 멀리에서 얼핏 스쳐갔으므로 그것이 무슨 불빛인지는 알수 없으시였다.

박유창에게 물으시였다.

《1부부장, 이자 봤소?》

《예, 장군님. 봤습니다.》

《그게 무슨 불빛이요?》

《어두워서 잘 알리지 않지만… <ㅈ철>공장쪽인것 같습니다.》

《음- <ㅈ철>공장이란 말이지.》

며칠전엔 인력으로 기차방통을 끄는 성강의 홰불을 아프게 보셨고 오늘은 성강의 《ㅈ철》공장에서 어둠을 밝히는 한점 불빛을 반갑게 보시였다. 그 공장으로 말하면 위대한 수령님의 커다란 관심속에 1979년에 착공하여 1983년 봄에 조업했었다. 그런데 가동이 멎은 때로부터 여러해만에 처음으로 오늘 그곳에서 다시금 불빛이 언듯거리였었다.

그이께서는 기차가 성강을 지난지도 오랬건만 그리고 긴 차굴속에 들어서고있었건만 여전히 차창가에서 눈을 떼지 못하시였다. 그이의 눈앞에서는 그 작은 불빛이 떠나지 않고있었다. 순간에 스쳐간 불빛, 그러나 그 작은 불빛은 하많은 사연을 안고있다. 자신께서 바라시는대로 《ㅈ철》로부터 시작된 성강의 불, 운명을 건 불!…

그이께서는 이렇게 끝없이 생각을 이어가시였다.

마침내 창가림이 내려졌다.

《난 말이요.》하고 그이께서는 박유창에게로 눈길을 옮기시였다. 《그 성강지배인이 아주 괴짜같이 보이더구만. 어쩐지 쇠고집쟁이로 느껴지더라니까, 어떻소?》

《옳습니다. 장군님, 한번 아니 하면 바줄을 매여 끌어도 어쩔도리가 없는 그런 사람입니다.》

《축구선수였다는데 쇠고집이라… 어쨌든 공격수였다니 얼마나 좋소. 그런데 말이요. 체육인들은 그가 어떤 공을 다루는가 하는데 따라 성격이 달라진다고 하오. 롱구공과 같이 큰 공이나 큰 기재를 다루는 사람들은 통이 크고 아주 어진 반면에 탁구선수들과 같이 작은 공과 작은 기재를 다루는 사람들은 대체로 아주 예민하고 악발이들이요. 그런데 큰 공을 찼다는 그 지배인은 성격이 뚝하구 급해보이거던.》

그이께서는 줄곧 김용삼의 감때사나운 모습을 그려보시였다.

《그래도 그런 사람들은 자기를 숨길줄 몰라. 그러니 결함도 우점도 환히 다 들여다보이지. 하지만 어떤 사람들, 례하면 겉으로는 아주 삽삽하게 구나 속으로는 리해타산만 앞세우는 그런 사람들은 말이요, 언제든 속을 다 주지 않기때문에 마음 맞춰 일하기가 그리 쉽지 않소.》

《예. 저도 그런 일들을 더러 겪어봤습니다.》

《음- 그건 그렇고… 1부부장동무, 동무 보기에 성강책임비서는 어떻소? 자신만만해보이던데… 혹시 점잔을 빼는 사람은 아니요?》

박유창은 소리없이 웃으며 말씀드렸다.

《장군님, 성강책임비서는 겉보기엔 점잖아보이지만 사실 그가 당일군만 아니라면 활량이로 유명해졌을것입니다. 마음쓰는것도 그렇구 성격도 활달하고 시원시원한데다가 무슨 일이든 일단 시작만 하면 끝장을 보고야마는 이악쟁이입니다.》

《흠- 끝장을 보고야만다. 내가 바로 그것을 제일 좋아한다는걸 알고 우정 갖다붙이는게 아니요?》하고 그이께서도 크게 소리내여 웃으시였다. 《그런데 말이요. 활량이는 넘어져두 기생집 울바자밑에 넘어진다는 속담이 있소. 그 의미를 보면 활량이란 속이 크고 걸걸한 멋쟁이라는 뜻과 함께 좀 비웃어대는 의미도 있다고 보아지는데… 1부부장, 어떻소?》

《저… 제가 말씀드리자구 한건…》

《알고있소. 사실 1부부장이야 그를 칭찬하는 의미로 말했지. 나도 그렇게 들었고.》

김정일동지께서는 손을 내밀어 창가림을 한쪽으로 미시였다. 차창밖에서 언듯거리는 또 하나의 불빛을 띠여보신것이였다. 멀리 아득한 야공에서 껌벅이는 불빛, 밤의 바다를 지키는 등대였는데 어느새 그것도 캄캄한 어둠속에 사라지고말았다.

《난 그들을 믿소.》 그이께서 말씀을 이으시였다. 《그래서 온 나라의 앞장에서 봉화를 들고나가게 하지 않았소? 그러나… 믿음이란 말로 주는것이 아니요. 일을 맡기고 결과만 기다리는것이 아니란 말이요. 일을 맡길뿐아니라 어긋나가지 않도록 강하게 요구하고 성과가 이룩될 때까지, 다시말하여 끝장을 볼 때까지 내밀어주고 그런 다음 공로에 따라 훈장까지 달아주는것이 바로 믿음이고 사랑이요. 그래서 난 그들에게 요구성을 더 높이고 늘 채찍질을 해가면서 밀어주자는 생각이요.》

박유창은 감동어린 표정으로 그이를 우러르며 말씀드렸다.

《말씀의 뜻을 알겠습니다. 장군님!》

강행군의 해 올해는 제일 어렵고 힘든 해이다. 강행군이란 군사적의미로 말하면 목적지에 이를 때까지 잠시도 멎음이 없이 끝까지 내달리는것을 말하기때문이다. 다시말하여 사생결단의 공격전이다. 이를 위해서는 모든 사람들이 가슴속에 불을 안고 달려야 한다. 자기 힘을 믿고 끝까지 변함없이 달릴수 있는 신념과 의지의 불, 한시도 그 불이 꺼져서는 안된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이렇게 생각하고계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