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 장 8

제 1 장

8

 

김정일동지께서는 《김일성동지혁명사상연구실》 7관에 들어서자 석줄로 놓인 책상과 걸상들 그리고 그앞에 주석단처럼 차린 탁자와 고급의자를 언짢게 바라보시였다.

《조용히 앉아 얘기하자는데 이거 뭣때문에 회의장처럼 꾸렸소? 빙 둘러앉아 자연스럽게 해야지… 늘 이렇게 하오?》

뒤문으로 들어선 사람들이 어름어름하는데 그이께서는 앞으로 나오라고 손짓하시였다.

《더 가까이 나와앉소.》

지배인과 책임비서가 그이앞에 나와앉고 도당책임비서와 박유창 그리고 새로 참가한 련합기업소 기사장은 그들 량옆에 자리잡았다.

어느덧 해가 높이 솟아오르면서 창가림을 뚫고 들어온 해빛이 방안을 온통 황금빛으로 물들이기 시작했다. 어데선가 새들이 우짖는 소리도 들려왔다.

《자, 그럼》하고 김정일동지께서는 두손을 깍지끼며 지배인과 책임비서에게 말씀하시였다. 《이 성강이 언제부터 생산이 이렇게 됐으며 그 원인이 무엇인지 좀 들어봅시다. 지배인도 좋고 책임비서도 좋고 둘중에서 누구든 얘기해보시오.》

지배인 김용삼이 일어섰다.

《장군님, <고난의 행군>을 겪으면서 전기도 없고 고철도 없어 생산이 죽었습니다.》

그는 길게 말씀드리지 않았다. 단순하고 명백하게 말씀드리려고 애쓰는것이 알렸다.

김정일동지께서는 그에게서 눈길을 떼지 않으시였다.

아마도 그는 곧은목일것이다. 몸은 크지 않으나 방망이처럼 단단한 체격이였다. 그이께서는 그가 한때 축구선수였었다는것을 상기하시며 미소를 그리시였다.

《알겠소.》

김정일동지께서는 손짓으로 그를 앉도록 하시였다.

《내가 오늘 여기 온건 어떻게 하면 지금의 형편에서 이 제강소를 빨리 추켜세워 나라의 경제발전에 이바지하게 하겠는가 하는걸 동무들과 의논해보자는것입니다. 사실 얼마전에 해당 일군들을 보내여 사전에 실태를 료해하도록 했지만 그들의 말만 들어가지고는 잘 모르겠더란 말이요. 그래서 이곳 일군들의 말을 직접 듣고 대책을 세우자고 왔소.》

이어 그이께서는 지금 적들이 우리를 고립압살하기 위해 그 어느때보다 더 악랄하게 책동하고있는데 대하여 하나하나 실례를 들어가며 말씀하시였다.

《이런 조건에서 우리가 사회주의조국을 지키고 전반적경제를 빨리 일떠세우자면 어떻게 해야 하겠는가?… 강철이 선차요!… 지난 1월에 자강도를 현지지도하면서 나는 그곳 로동계급이 오늘의 어려운 조건에서도 다른것은 제기할것이 없다고, 그저 일감만 주면 생산을 꽝꽝 내밀겠다고 하는 말에서 큰 충격을 받았소. 그들은 강재가 없어서 생산을 내밀지 못하고있는데 강철이 없으면 전반적경제발전도 국방공업도 생각할수 없소. 왜냐하면 깡이자 곧 기계이고 공업이기때문이요.》

그이께서는 강철로동계급처럼 《깡》이라고 하시며 힘주어 계속하시였다.

《그리고 깡은 곧 총이요. 깡이자 총이고 대포이고 폭탄이란 말이요!》

그이의 음성은 높지 않았지만 듣는 사람들의 가슴을 폭음처럼 뒤흔들었다.

폭풍뒤끝의 정적… 그이께서는 잠시 동안을 두고 무엇인가에 귀를 기울이시였다. 멀리서 기차가 달려오고있었던것이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언제든 기차의 기적소리와 차바퀴소리를 반갑게 들으신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하루에 몇번 기차가 뛰는가를 알아보신다. 그를 통해서도 나라의 경제형편을 즉시, 정확히 아실수 있기때문이다.

《그러므로》 그이께서는 계속하시였다. 《강철생산을 하루빨리 정상화하는것은 조국의 운명, 사회주의의 운명과 관련되는 매우 중요한 문제이며 여기서 기본열쇠는 성강이 쥐고있다고 말할수 있소.》

기차가 가까와왔다. 붕!- 장쾌한 기적소리와 더불어 레루이음짬을 타고넘는 차바퀴소리가 야단스러웠다.

김정일동지께서는 기차소리가 멀어질 때까지 귀를 기울이시다가 다시 말씀을 이으시였다.

《당에서는 성강에 큰 기대를 걸고있소. 사실 우리 혁명이 난관과 시련을 겪을 때마다 강철로동계급이 혁명적대고조의 앞장에서 강철로 당을 받들어오지 않았소. 그래서 당에서는 성강의 전체 로동계급이 분연히 떨쳐나 새시대의 봉화를 들고나갈것을 바라고있소. 올해가 강행군의 해인데 이제 강행군이 끝나도 우린 평보로 걸어갈수 없소. 노래에도 있듯이 천리마를 탄 기세로 세기를 주름잡아 계속 질풍같이 달려나가야 한단말이요. 오늘의 정세가 바로 우리로 하여금 편안히 평보로 걸어가는것을 허용하지 않소. 그러므로 성강이 대고조의 봉화를 들고 앞장서나가야겠소. 대고조의 봉화를 들고말이요. 그러면 우리의 경제국방건설이 큰 걸음을 내딛게 될것이요!》

김정일동지께서는 앞에 앉은 사람들을 하나하나 뜯어보시였다. 격동되여있는 그들의 모습에서 새롭게 일떠서려는 신심과 의지를 보고계시였다.

《그러면 어떻게 생산을 정상화하겠는가?… 무엇보다 중요한것은 주체철을 받아들이는것이요.》

김정일동지께서는 지배인에게 지금 《ㅈ철》을 얼마나 먹이는가고 물으시였다.

지배인이 일어나 큰소리로 말씀드렸다.

《우린 <ㅈ철>을 20%정도 먹이고있습니다.》

《20%라… 그럼 나머지는 선철이나 파고철을 먹어야 하는데 그렇게 해가지고서는 생산을 정상화할수 없소. 지배인동무, 생산을 정상화하기 위한 유일한 방도는 성강에서 <ㅈ철>을 50%이상 받아들이는것이요.》

《…》

지배인은 마치 귀가 멘 사람 같았다. 아무 대답도 올릴념을 않고 수첩에 무엇인가를 적고있는것을 보며 그이께서는 생각하시였다. 저 고집쟁이는 지금 무엇을 적고있는것인가? 《ㅈ철》에 대해서 우리가 오늘 처음 말하는것도 아니지 않는가?!…

그이께서는 문득 20여년전 위대한 수령님께서 어느 한 협의회를 지도하시며 주체철을 두고 하신 말씀을 상기하시였다.

《나는 끝까지 <ㅈ철>을 내밀 생각이요. 원가가 더 든다구 해도 대국들의 손탁에 노는것보다는 나아. 우린 꼭 <ㅈ철>로 가야 해. 그런데 <ㅈ철>이 잘 안되거던. 나는 지난날 당에 속을 주지 않고 뒤에서 딴장난을 하는 나쁜 놈들때문에 머리가 희였는데 지금은 고열탄때문에 가슴에 재가 앉는단 말이요.》

수령님의 이 말씀속에 얼마나 쓰라린 아픔이 슴배여있는것인지 누가 다 알수 있었으랴. 나라에 없는 고열탄때문에 대국들에 매우는것을 절대로 용납할수 없으시였던 우리 수령님, 자주성을 나라와 민족의 생명으로 여기신 수령님이시였으므로 그 어떤 품을 들여서라도 주체철을 생산하기 위하여 이와 관련해서만도 수많은 교시를 주시였었다.

주체철 즉 《ㅈ철》이란 고열탄을 쓰지 않고 하는 우리 식 철생산방법이다.

《<ㅈ철>은》하고 김정일동지께서는 다시 힘주어 말씀을 이으시였다. 《위대한 수령님의 뜻이요. 동무들도 잘 알고있겠지만 수령님께서는 주체사상을 신봉하는 사람은 주체철을 하여야 한다고 교시하시였소. 주체사상을 신봉하는 사람은 주체철을 하여야 한다!… 얼마나 심오한 뜻을 담고있는 말씀인가를 생각해보시오. 그런데 지금 어떤 일군들은 말로만 <ㅈ철>을 받아들인다고 하지 이구실저구실을 대면서 그것을 쓸 생각은 하지 않고있으니 그런 사람들을 어떻게 수령님의 뜻을 받드는 충직한 전사라고 할수 있겠는가?… 명심하시오. 우리 수령님께서 유산으로 물려주신 주체야금공업의 종자는 철두철미 주체철이요!》

이어 그이께서는 《ㅈ철》생산은 고문지배인을 하는 전영훈동무가 책임지고 하게 하는것이 좋겠다고 하시며 전진욱에게 눈길을 주시였다. 그러자 전진욱은 구령이라도 받은것처럼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

《책임비서, 동무가 그에게 말해주시오. 내가 오늘 전영훈동무를 만나지 못해 대단히 서운해하더라는것과 건강이 허락되여 일을 할수 있으면 고문지배인으로서 다른것은 못해도 <ㅈ철>생산만은 직접 맡아서 내밀어주길 바라더라구 말이요.》

《알겠습니다. 경애하는 장군님의 그 말씀을 고문지배인에게 꼭 전하겠습니다.》

책임비서는 곧은목인 김용삼지배인과는 다른 성격의 일군같이 여겨지시였다. 온화하게 느껴지는 점이 많았지만 검질긴 기질도 없지 않을것 같이 생각되시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그에게서 다시 지배인에게로 눈길을 옮기며 성강에 고철을 대주는 문제 그리고 가장 걸린 전기문제에 대해서도 하나하나 물으시고 해결책을 밝혀주시였다.

《책임비서.》 마지막으로 그이께서 또 전진욱에게 눈길을 주시였다. 《책임비서생각은 어떤지 한번 물어보기요.》

《위대한 장군님.》 벅찬 흥분으로 하여 그의 얼굴은 실룩거리고있었다. 《이렇게 장군님을 몸가까이 뵈옵고 귀중한 가르치심을 받아안으니 참으로 생각이 깊어집니다. 장군님 가시는 곳마다에서 모두 기쁨을 드렸지만 우린 숨죽은 공장을 보여드려 죄송스럽기 그지없는데 저희들을 탓하실대신 더 큰 믿음을 안겨주시니 우린 정말…》

그가 격정을 이기지 못해 뒤말을 잇지 못하자 그이께서는 힘주어 말씀하시였다.

《동무들을 믿고 왔소. 지금과 같이 어려운 때 내가 누굴 믿겠는가. 성강의 로동계급을 믿어야지. 바로 동무들을 말이요. 위대한 수령님께서 전후 제일 어려울 때 강선의 로동계급을 찾으신것처럼 오늘 나는 성강의 로동계급을 찾아왔소. 성강이야말로 오늘의 강행군에서 제일 관건적인 고리이기때문이요. 다시말하여 적들의 발악적인 고립압살책동을 짓부시고 사회주의를 지키기 위한 중요한 전선, 경제국방건설의 최전선이기때문이요. 그러니 책임비서, 앞으로 어떻게 했으면 좋겠는지 어디 말 좀 해보라구.》

《우린》하고 전진욱은 저도모르게 목소리를 높였다. 《무슨 일이 있어도 경애하는 장군님께서 바라시는대로 <ㅈ철>을 기본으로 강철생산을 꼭 정상화하겠습니다.》

《좋소. 그래야지.》 그이께서는 잠시 무엇인가 생각하시다가 또 물으시였다. 《지금 이 공장 로동자들의 정신상태는 어떻소?》

《좋습니다. 어렵지만 당에서 호소하면 결사적으로 떨쳐나서고있습니다.》

《설비랑 마사진것은 없소?》

《없습니다. 모든 설비들을 다 정비해놓고있습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머리를 끄덕이시였다.

《보시오. 성강의 로동계급이 확실히 달라. 우리가 믿고 온것이 바로 성강로동계급의 그 깨끗한 마음이요. 제일 어려운 때 굶고 쓰러지면서도 래일을 믿고 설비를 지켜왔으니 얼마나 좋은 일이요. 성강이 새 세기의 봉화를 추켜들만 하단말이요!》

계속하여 그이께서는 부업농사는 어떻게 지었는지 알아보시고 천천히 머리를 저으시였다.

《강냉이 정보당 2. 7t이라… 기관, 기업소들에서 부업지농사를 잘못하면 법적으로 추궁받는다는걸 알고있소?》

《예, 알고있습니다.》

《그리구 또?》

《책임일군을 처벌하게 되여있습니다.》

《알긴 아누만.》 그이께서는 호탕하게 웃으시였다. 《하지만 성강책임비서는 일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으니까 다행히 이번만은 처벌을 면할수도 있소.》

모든 사람들이 벙글써 따라웃었다. 그러나 그이께서는 다시금 안색을 흐리시였다. 이윽고 커다란 아픔이 실린 눈빛으로 전진욱을 바라보시였다.

모든 부문 사업의 성과여부는 일군들에게 달려있다. 특히 현시기 당책임일군들은 생산과 건설의 책임뿐아니라 근로자들의 생활까지 다 책임져야 한다. 그래서 당책임일군들은 일이 안될 때엔 자기가 책임을 지고 처벌을 받거나 자리에서 물러나며 일이 잘될 때에는 다른 사람들에게 공로를 다 넘겨주고 자기는 뒤에 물러나 박수만 쳐주는것이다. 문자그대로 모든것을 걸머지고 책임을 지는 일군이다.

그이께서는 전진욱에게서 눈길을 떼지 못하며 저으기 갈리신 음성으로 말씀하시였다.

《오죽하면 법적으로 추궁받게까지 하였겠소. 어떤 일이 있어도 땅을 잘 걸구어 알곡소출을 크게 내자니 그런 조치를 취하는게 아니겠소. 나는 지금도 우리 인민들이 식량사정으로 고생하는것을 생각하면… 정말 가슴이 아파 견딜수 없소. 가슴이 아파서!… 책임비서, 부업농사를 잘해야 돼. 여긴 바다도 끼고있으니 잘 짜고들면 생활을 윤택하게 꾸릴수 있소. 그래서 후방사업에서도 성강이 전국의 본보기가 되란 말이요. 내가 바라는게 바로 그거요. 강철생산을 정상화하구 후방사업도 땅땅 여물게 하면서 강행군의 돌파구를 열자는거요. 알겠소?》

《알겠습니다, 장군님! 장군님말씀대로 강철생산과 후방사업을 힘껏 내밀어 꼭 장군님께 기쁨을 드리는 공장이 되게 하겠습니다.》

《그래야지. 그러리라구 믿소. 그리구 지배인동무.》하고 그이께서는 지배인에게 눈길을 옮기시였다. 《이제 걸린 문제들을 풀어주도록 하겠소. 잘 따져보고 제기하시오.》

《알았습니다.》

《로력이 딸리진 않소?》

《예, <고난의 행군>기간에 로력자들이 많이 줄었습니다.》

《음-》 김정일동지께서는 지배인의 짤막한 말속에 들어있는 커다란 상실의 아픔을 헤아리며 조용히 말씀하시였다. 《제대군인들을 한 1 000명 보내주겠소. 그럼 지배인동문 제대군인들까지 받은것으로 보고 거기에 맞게 생산계획을 짜시오. 그러되 잊지 마시오. 성강의 로들에 불을 지피는데서 중요한것은… 그 무엇보다 중요한것은 혁명적군인정신이요. 이 정신으로 불을 지펴야 해. 우리 인민군대의 결사관철의 정신, 총폭탄정신, 자폭정신이 무엇인지 알겠지? 일단 불을 달았으면 어떤 일이 있어도 끝까지 돌격해 들어가는 불굴의 정신이요. 바로 그들처럼 불을 달고 끝장을 볼 때까지 돌격해야겠소. 끝장을 볼 때까지!…》

마치 약속이나 한듯 두사람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알겠습니다. 장군님!》

《좋소, 동무들. 성강이 생산정상화의 본보기가 되시오. 어떻소, 해낼만 한가?》

《예, 해내겠습니다.》

《난 가겠소.》

김정일동지께서는 자리에서 일어서시였다. 마주앉았던 일군들의 손을 차례로 잡아주시고 복도로 나가시다가 다시 걸음을 멈추시였다.

《부탁하오, 지배인. 그리구 책임비서, 그저 소문만 요란하구 아무 빛도 못내는 상징적인 봉화가 아니라 사회주의의 운명을 건 봉화가 되여야 해. 그렇게 성강이 먼저 불을 황황 지펴보라구. 그러면 온 나라 경제국방공업이 와짝 끓게 될거란 말이요.》

《알았습니다. 장군님!》

지배인과 책임비서 두사람은 또다시 군사복무시절처럼 허리를 쭉 펴며 대답올렸다.

그이께서 밖에 나가시자 승용차들이 발동을 걸었다.

《그럼 잘있소.》하고 그이께서는 두사람의 손을 뜨겁게 잡아주시였다. 《어려울 땐 서슴지 말고 제기하시오. 내 힘껏 밀어주겠소.》

이윽고 공장을 떠나시는 김정일동지의 승용차차창에서 해빛이 들뛰기 시작했다. 경적소리가 울렸다. 성강의 새 출발을 바라시는 그이의 뜻을 전하는듯싶은 의미깊은 경적소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