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 장 6

제 1 장

6

 

길은 멀고도 험했다. 김정일동지께서 타신 승용차는 전조등을 환히 밝히며 바다기슭의 오불꼬불한 길을 달리고있었다.

새벽 3시였다. 이제부터 4시간이상을 달려야 아침까지 성강에 가닿을수 있다. 어제와 오늘이 분명치 않고 낮과 밤의 계선도 분명치 않은 강행군이였다. 어제 그이께서 어느 한 해군부대를 현지지도하시고 다른 부대의 독립중대까지 시찰하시였을 때는 어둡기 시작했었는데 그때부터 5시간을 달리여서야 어느 한적한 산골역에 멎어있는 렬차에 이르시였었다. 그때가 밤 1시였었다. 지금은 3시. 아침 첫시간까지는 성강에 가실 계획이시다. 결국 어제는 물론 오늘도 숨돌릴새없는 강행군의 계속이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달리는 차안에서도 쉬지 못하시였다. 이제 곧 있게 될 우리의 첫 인공지구위성 《광명성1호》의 발사와 관련하여 관계부문의 일군들과 과학자들이 올린 갖가지 보고자료를 훑어보고계시였다. 발사탑과 중앙지휘소 및 발사조종실을 비롯하여 여러 구조물들에 대한 보고자료, 발동기를 비롯하여 전자장치, 통신설비들에 대한 검열자료들을 번져보시며 한편으로는 세계적인 범위에서의 로케트개발력사와 우리의 개발과정을 대비적으로 더듬고계시였다.

 

– 장군님의 사색 –

 

로케트… 20세기는 로케트의 개발과 발전의 시대이다. 오늘 로케트는 꿈과 리상으로만 되여있던 저 아득한 우주공간에로 인간을 날아오르게 했고 절대의 힘과 기술, 국력의 상징으로도 일러지고있다.

사실 우주에로 가는 수단은 로케트밖에 없다는것을 리론적으로 밝힌 로씨야의 찌을꼽스끼로부터 시작된 로케트개발의 력사는 길지 않다.

력사상 처음으로 과학자 고다드가 연구한 액체식로케트가 1926년에 발사되고 그후 오벨트와 브라운을 비롯한 많은 과학자들이 로케트를 리용하여 우주에로 나갈것을 희망하였으나 로케트는 군사적목적에 먼저 리용되여 제2차 세계대전시기 도이췰란드의 《파우-2호》로케트가 도바해협을 건너 런던을 포격했다.

그후 1957년 이전 쏘련에서 처음 쏘아올린 《쓰뿌뜨니크1호》위성이 지구궤도를 따라 돌며 전세계에 전파를 날린 때로부터 본격적인 우주경쟁이 시작되였다.

인제는 우리도 우리가 만든 로케트로 우리의 위성을 지구궤도에 올릴 때가 되였다.

로케트로써 물체를 지구궤도에 올려놓으려면 200km이상의 고도에서 수평방향으로 초당 7. 9km라는 속도를 주어야 하는바 이 속도를 《제1우주속도》라고 한다. 이제 우리의 로케트는 《제1우주속도》로 시작하여 제2계단이 분리된 후엔 보다 높은 속도로 지구궤도에 진입하게 될것이다.

단번에 성공하여야 한다. 남들은 수차 또는 수십차의 실패를 거쳐야 했지만 우리는 단 한번의 실패도 있어서는 안된다. 그리하여 우리는 이미 다른 나라들에서의 실패의 교훈을 죄다 구체적으로 종합하였다. 액체연료가 연소실까지 말끔히 빠지지 못하여 로케트의 자세가 흔들리거나 분리장치가 폭발하면서 다른 장치들을 다치는 경우, 2계단동작이 비정상일 때 그리고 분리는 되였어도 발동기가 불안정한 경우 등 실로 많은것을 예견하고 가상하며 모의실험에서 검열하였다.

수학으로부터 시작하여 자동조종공학, 원격측정공학, 천체력학, 항공력학, 비행력학, 기계공학은 물론 발동기공학, 통신과 연료, 재료 등 수많은 과학기술의 집대성인 인공지구위성발사를 단번에 성공한다는것은 결코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지금 우리는 만단의 준비를 다 갖추어놓았다.

인제는 때가 된것 같다. 보고에 의하면 발사후의 광학추적장치는 물론 인공지구위성에서 온 세계에 자기의 목소리를 날리기 위한 준비도 되여있다. 불멸의 혁명송가 《김일성장군의 노래》를 27MHz로 발신하게 되는것이다.

이전 쏘련의 첫 인공지구위성 《쓰뿌뜨니크1호》는 직경 58cm에 질량 83. 6kg의 알루미니움의 구형(공모양)으로서 주위의 밀도와 온도를 측정하는 몇가지 계기만이 있었다.

우리의 위성은 10일동안 내부의 온도와 압력을 재여보내는 동시에 지구에서 위성까지의 거리를 측정할수 있도록 매 시각 신호를 보내는 장치가 되여있다. 지어 우리는 로케트가 일본의 쯔가루상공을 지날 때 1계단의 분리장치가 떨어지면서 피해를 줄수도 있지 않을가 하는것까지 예견하고 지구의 자전속도에 비추어 다시금 비행궤도를 엄밀히 수정하였다. 실로 많은것을 예견하고 완성하였다. 지금 우리는 자기의 힘을 믿듯이 자기의 기술과 능력도 믿고있다. 《광명성1호》로 불리울 인공지구위성의 발사와 더불어 우리 나라가 인공지구위성발사국의 대렬에 당당히 들어서게 되리라는것을 우리는 전적으로 믿고있다.

나는 지금도 이 계획을 처음 어버이수령님께 건의하고 전적인 지지를 받던 때를 잊을수 없다.

《우리도 인공지구위성을 쏴올리잔 말이지?…》하고 수령님께서는 나의 보고를 들으시고 흥분하여 말씀하시였다. 《대단해. 그야말로 대결단이요. 백두산의 담력과 배짱이 아니고서야 어떻게 그런 결단까지 내릴수 있겠소. 좋소, 난 전적으로 지지하오, 전적으로!…》

그리하여 우주개발의 간고하고도 자랑찬 탐구의 길이 시작되였다. 비바람 사나운 길, 눈보라 세찬 길도 수없이 걸었었다. 문헌자료인들 얼마나 많이 번져보았던가. 어느 한 실험실에서 뜻하지 않게 화재가 발생하여 귀중한 설비들을 태워버린 일도 있었다. 그때 순간이나마 맥을 놓고 어깨가 처져있던 과학자, 기술자들에게 나는 웃으며 말했었다.

《힘을 내시오. 왜 이렇게 쭈그렁바가지가 되여 그럽니까. 우리 나라의 첫 뜨락또르도 처음엔 뒤로 가지 않았습니까! 자 동무들, 이번에 한번 불을 질러봤으니 구들곬을 알게 된셈입니다. 화를 복으로 만듭시다. 신심이 중요합니다. 책임은 내가 다 지겠으니 주저말고 마음껏 해보시오. 필요할 때엔 모험도 해야 합니다.》

마침내 오늘 우리의 과학기술은 첨단을 치닫고있다. 아직 코밑에 면도칼도 대보지 못한 수많은 애젊은 과학자들이 로학자들과 함께 이 발사계획의 주역을 맡고있다. 이 믿음직한 세대에 마음껏 연구하고 실천에 옮길수 있는 조건을 마련해주어야 한다. 결국 이것도 경제발전과 직접 련관되여있는데… 가슴아픈 일이지만 지금 나라의 많은 공장들은 불이 꺼져있다. 우리가 찾아가는 성강도 같은 형편이다.

나라의 경제를 추켜세우려면 이미 결심한대로 지체없이 성강부터 불을 지펴야 한다. 성강을 우리 나라 경제건설의 부엌아궁이처럼 되게 하여야 한다. 그리하여 성강의 불이 나라의 수백수천의 가마들을 끓게 해야 한다.

하여 우리는 지금 성강에 불을 안고 가는것이다. 이 세상 가장 뜨겁게, 가장 세차게 타번질 투쟁의 불을 안고간다고 할가.…

불!… 불은 위대한 힘이다. 세상에 널리 알려져있는 고대그리스의 프로메테우스신화도 그것을 잘 말해주고있지 않는가.

사람들에게 신들만이 리용하던 신성한 불을 훔쳐다주었다는 프로메테우스, 그로 하여 대노한 우뢰의 신 제우스가 그를 까흐까즈산의 높은 벼랑꼭대기에 끊을수 없는 쇠사슬로 비끄러매고 가슴에는 강철의 칼을 박아 바위에 못박아놓게 했다는 이야기, 일설에는 포악한 제우스가 그를 벼랑에 비끄러매고 독수리들이 간을 파먹게 했다고도 한다.

그리하여 아이스쿨로스의 비극 《사슬에 얽매인 프로메테우스》에서는 프로메테우스가 형언할길 없는 고통에 못이겨 이렇게 울부짖고있다.

《오, 거룩한 대자연이여! 그리고 너의 세찬 바람과 잠들줄 모르는 강과 바다의 거센 물결이여! 오, 세상만물의 어머니인 대지여! 이 땅과 온 세계를 굽어보는 태양이여! 나는 그대들을 모두 증인으로 부른다!…

내가 사람들에게 위대한 선물을 준탓으로 이토록 무서운 운명에 처하고 이렇듯 크나큰 고통에 신음해야만 하나니 정녕 나는 이 고난을 피할수가 없단 말인가?!…》

여기서 프로메테우스가 부르짖고있는것처럼 불은 인간에게 주어진 《위대한 선물》이다. 인간은 불의 발견으로 비로소 동물세계와 결정적으로 헤여져 인간으로 진화했었다. 어제도 오늘도 래일도 인간의 생명활동과 한시도 떼여놓고 생각할수 없는 불, 불은 곧 열이고 빛이다! 불은 곧 힘이고 희망이다!…

그 불을 안고 간다.

우리 수령님께서 남기신 유산, 사회주의를 지키기 위한 사생결단의 싸움에서 먼저 인민군전사들의 가슴에 지펴준 신념과 의지의 불, 운명의 불이다.

이제 우리는 그 운명의 불을 그곳 로동계급의 가슴에 지펴주고 성강의 전기로들을 펄펄 끓게 할것이다. 하여 전기로들에서 쏟아져나오는 붉은 쇠물로 이 땅에 새로운 대고조의 불길을 세차게 지펴올릴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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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생각에 잠겨계시던 김정일동지께서는 별안간 앞에서 달리던 박유창 제1부부장의 차가 배기관으로 시뻘건 불꽃을 날리고있는것을 발견하고 재빨리 이르시였다.

《앞차에 신호를 보내시오.》

알고보니 앞차뿐이 아니였다. 모든 차들이 어제부터 30시간이상을 쉼없이 줄곧 달리고있었으니 배기관으로 불이 나가지 않을수 없었다. 하여 휘발유도 보충할겸 잠간 쉬여가기로 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잠시나마 눈을 붙이려고 등받이에 머리를 기대시였다. 그러나 아무리 애써도 잠을 이룰수 없으시였다. 한점의 불빛도 보이지 않던 성강의 우중충한 건물들이, 시꺼먼 밤하늘을 무겁게 떠이고 침울하게 서있던 성강의 연기없는 굴뚝들이 자꾸만 눈앞에 얼른거리는것을 어쩔수 없으시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끝내 순간의 쪽잠도 이루지 못하고 성강에 이르시였다.

1998년 3월 9일 오전 7시 56분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