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4 장 3

 

제 4 장

3

 

그날밤이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초도를 다녀오신후 곧 판문점에 대한 현지시찰을 준비하고계시였다. 시급히 결론을 주셔야 할 많은 문건들이 그이의 비준을 기다리고있었다. 쉴새가 없으시였다. 평양에서 개성까지는 500리길이다. 지난밤 초도로 떠나실 때처럼 어뜩새벽에 출발하시지 않으면 안된다. 그때까지 문건들을 죄다 보셔야 했다.

갑자기 하나의 자료에 눈길을 멈추신다. 비전향장기수 김진서로인이 뇌졸증으로 광주기독교병원에 실려갔다는 뜻밖의 놀라운 소식이였다. 단 몇줄밖에 안되는 짤막한것이였지만 그이께서 받으신 충격은 컸다. 또 한사람의 귀중한 동지가 꿈결에도 그리던 가족들과의 상봉도 못하고 쓰러져가고있다는 생각에 가슴이 써늘해짐을 느끼시였다.

급히 전화를 들어 보고를 올린 일군을 찾으시였다. 얼마후 잠내나는 일군의 목소리가 진동판을 다급히 울리였다.

《경애하는 장군님, 박상준 전화받습니다.》

《잠자리에 든걸 깨워서 안됐습니다. 김진서로인문제인데··· 그밖에 더 알려진건 없습니까?》

《없습니다. 장군님! 남조선의 신문, 방송들에서 보도된건 그것뿐입니다.》

《그렇다··· 병상태도 물론 모를게고···》

《그렇습니다. 장군님, 그렇지만··· 구체적인것을 알아보기 위해 힘쓰겠습니다.》

《음-》

그가 어떻게 더 알아본단말인가. 기껏해야 남조선출판보도물을 열심히 뒤져보고 귀를 기울이는것이 전부일것이다. 그러다가 그만 어느 병동에서 숨이 졌다는 소식을 받으면?··· 그이께서는 다시 전화로 권형일비서를 찾으시였다.

그런데 그가 자리를 비우고 없었다. 쓰린 가슴에 또 허전한 느낌이 매운 연기처럼 스며드는것을 느끼신다. 하지만 지금은 깊은 밤중이다. 아니 어느덧 시간은 새날에 들어서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김진서로인의 자료를 다시 꼼꼼히 뜯어보신후 전화기에로 또 손을 내미시였다. 중앙병원들을 다 뒤져서라도 뇌신경과전문의사를 찾고싶으시였다. 뇌졸증에 대하여, 그에 대한 치료대책을 묻고싶으시였다.

그때 전화종소리가 울렸다. 그이께서 찾으셨다는것을 알고 권형일이 늦게나마 대답해온것이였다.

《비서동무, 지금 어데 있습니까?》

《장군님, 의학대학병원에 와있습니다.》

《병원에? 거긴 왜?》

그이께서 놀라시자 권형일은 급히 서두르며 사연을 말씀드렸다.

비전향장기수 김진서로인이 뇌졸증으로 쓰러졌다는것을 알고 뇌신경전문인 로박사와 만나 상담중이라는것이였다.

《그렇습니까!》 그이께서는 반가우시였다. 《그럼 됐습니다. 치료방법이랑 잘 알아보고 시급히 대책을 세웁시다. 약품들도 준비하고 그것을 보낼 방도도 연구해보고···》

《알겠습니다. 장군님!》

이윽고 그이께서는 다시 문건들을 보고계셨지만 자주 눈앞에 떠오르는 김진서의 모습을 지울수 없으시였다. 그것은 채석장에서 무거운 돌을 든채 아직도 놓지 못하고있는 김진서의 고뇌에 찬 모습이였다.

 

×

 

날이 새기 직전이였다. 어데선가 안개가 피여올라 왼쪽기슭의 갈숲과 철책을 두른 저 앞쪽의 초소막을 소리없이 덮어버리기 시작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시계를 보시였다. 초소의 군인들이 잠을 깰 시간이 다 되였다. 어제 초도에로 가실 때처럼 좀 일찌기 도착했으므로 차를 세우고 한동안 기다리셨던것이다. 수행해온 일군들이 적아가 총부리를 직접 맞대고있는 판문점에만은 나가시지 말것을 간절히 말씀드렸으나 그이께서는 더 이상 말을 꺼내지 못하게 하시였었다. 그리하여 모두 차안에서 가슴을 옥죄이며 날이 새기를 기다리고있었다.

《출발!》

그이께서 나직이 말씀하시자 차가 미끄러져나가기 시작했다. 도로를 덮고있던 안개발이 차바퀴밑에서 소리없이 타래쳤다. 어데서 흘러온 때아닌 안개였던가. 다치면 부서져버릴것 같던 초겨울아침의 랭랭하던 대기가 안개발속에서 가쁘게 숨쉬기 시작했다.

바람 한점없다. 줄지어 미끄러져가는 승용차들은 경적소리도 없다. 물속에서 듣는것같은 고르로운 발동소리마저 바퀴밑에서 뱅글뱅글 춤추며 흐트러져가는 안개속에 묻혀 사라지군 했다. 키높이 자란 뽀뿌라나무도 물속에 몸을 잠근듯, 새들도 아직은 잠에 취해 얼어드는 몸을 옹크린채 까딱하지 않고있었다.

팔에 완장을 두른 군인들이 꿈속에서처럼 어렴풋이 륜곽을 드러내는데 엄숙한 자세로 거수경례를 붙이고있는 그들의 자태는 하얀 모스링휘장으로 가리워진듯 했다. 소리없는 인사, 소리없는 전진, 여기가 바로 분렬조국, 분렬민족의 상징이며 어린애의 발목처럼 가느다란 중앙분리선을 사이에 두고 적아가 총부리를 맞대고있는 최전연, 최전방초소이다. 적들의 극악한 《남북페쇄정책》과 미친듯 한 군사적도발책동으로 하여 초긴장상태가 무겁게 드리운 대치선, 여기서 울리는 한방의 총소리는 곧 선전포고를 터치는 뢰성과 같다.

김정일동지께서는 판문점대표부에 이르자 곧장 어버이수령님의 친필비를 찾으시였다.

안개자욱한 둔덕아래에 화강석친필비가 우렷이 드러났다. 김정일동지께서는 그 앞에서 깊은 감회에 잠기시였다. 청신한 대기속에서 젖빛안개가 실어온듯 고요히 흐르는 정적, 수행원들도 숭엄한 감정에 싸여 소리없이 둘러섰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비문판에 크게, 활달하게 새겨진 글발에서 이윽토록 눈길을 떼지 못하시였다.

 

《김 일 성

1994. 7. 7.》

 

위대한 수령님께서 생을 마치시기 전날밤 친히 조국통일관계문건에 마지막으로 쓰신 친필, 그 글발에 어린 수령님의 숭고한 애국애족의 뜻을 후손만대에 길이 전해주시려 김정일동지께서 직접 발기하시여 건립된 친필비였다. 그이께서는 비문판아래 정교한 목란꽃장식을 한 우에 새긴 사적비문도 한자한자 읽으시였다.

 

《민족분렬의 비극을 가시고 조국통일성업을 이룩하기 위한 력사적문건에 생애의 마지막친필존함을 남기신 경애하는김일성주석의 애국애족의 숭고한 뜻 후손만대에 길이 전해가리》

 

가슴이 뿌듯해지신다. 수령님을 그리실 때마다 스며드는 경건한 아픔이 지금은 숭엄한 감정속에 녹아흐르는것을 느끼신다. 하여 그이께서는 수행원들을 둘러보며 추억깊이 말씀하시였다.

《친필비앞에 서니 정말 생각이 깊어집니다. 마치 수령님께서 생애의 마지막순간에 친필을 남기시는 모습을 선히 보는것만 같은게··· 그날 수령님께서 밤을 지새우시며 보아주신 문건이 어떤 문건이였습니까. 바로 조국통일과 관련한 전략문건이였습니다.》

새들이 깃을 펴기 시작했다. 안개의 장막속에서 서로 부르고 찾는듯··· 잠시후엔 또 조용해졌다. 아서라, 뜨거움에 젖어드는 그이의 목소리에 대자연도 귀를 기울이고있는듯 싶었다.

《우리 수령님께서 조국통일을 위하여 쌓으신 업적과 크나큰 로고를 생각하면 가슴이 뜨거워집니다. 그래서 나는 분렬의 상징인 이 판문점을 통일의 상징으로 바꾸어놓으려는 마음에서 여기에 친필비를 세우도록 하였습니다. 통일친필비로 말입니다. 비에 새겨진 수령님의 친필은 비록 아홉글자밖에 되지 않지만 이 한자한자에는 조국통일을 위해 바쳐오신 수령님의 로고와 불멸의 업적이 깃들어있습니다. 그러니 이 아홉글자는 수천수만자의 비문으로도 대신할수 없는것입니다.》

숲속에서, 둔덕에서 흘러내린 안개발이 그이의 옷자락을 휘감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짙은 안개가 끝없이 밀려와 땅과 숲과 건물을 뒤덮었다. 그이께서 판문각으로 오르실 때에는 추녀높은 지붕까지도 잠그어버렸다.

김정일동지께서는 판문각 로대에 나서시여 근엄한 눈길로 군사분계선 남쪽을 바라보시였다. 바로 코밑에 적들이 도사리고있다. 강물처럼 흐르는 안개속에 잠긴 적진, 서슬 푸른 그이의 기상에 눌리워 정적속에서 숨소리조차 내지 못하고있다.

그이께서는 가슴이 저리시였다. 아직은 여기서 멈춰서지 않으면 안된다. 서울, 부산, 제주도에도 나가보아야 하겠는데 미제놈들이 가로막고있다. 조국의 허리를 동강내고 지금은 사회주의 우리 조국을 기어이 압살하려고 미쳐날뛰고있다. 통일을 절규하는 7천만을 총부리로 가로 막고 수십년간의 옥중고초에 병약해진 비전향장기수들의 고향길도 가로막고있다. 하지만 원쑤들은 알아야 한다. 우리가 왜 여기 최전방에까지 나왔는지 똑똑히 알아야 한다. 우리가 어떤 결심을 품고 여기서 지켜보고있는지, 우리의 결심이 어떤 힘에 받들려있는것인지 잊지 말아야 한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바로 그 의지를, 결심을 다시 친필비앞에 돌아오시여 피력하시였다. 수령님께서 조국통일위업에 기울여오신 로고의 낮과 밤을, 장구한 력사의 갈피를 더듬으며 감회깊게 돌이켜보신후 이렇게 계속하시였다.

《수령님께서는 일찌기 자신의 대에 조국통일위업을 실현하지 못하면 나의 대에는 꼭 완성하여야 한다고 간곡히 말씀하시였습니다. 정말 잊을수 없습니다. 수령님께서 우리 인민에게 줄 가장 큰 선물은 조국통일이라고 하신 말씀을 생각해보시오. 이 무거운 책임을 우리가 이어받았습니다. 우리는 기어이 분렬의 장벽을 헐어버리고 통일된 조국을 우리 인민들에게 안겨주어야 합니다. 나는 판문각 로대에서 남녘땅을 바라보면서도 그것을 생각하였습니다. 마음속으로 우리 인민들에게, 남녘땅의 인민들과 비전향장기수들모두에게 굳게 약속하였습니다. 조국통일위업을 반드시 완수할것이라고말입니다. 나의 이 결심은 드팀이 없습니다. 조국통일을 이루지 못한다면 김정일이 아닙니다.》

순간 소리도 없는 번개가 하늘땅을 짓태우는듯 했다. 수행원들모두가 아름찬 격정에 몸을 떨었다. 그들의 가슴속에 번개처럼 박힌 충격이 온몸을 뒤흔들어놓았던것이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이어 통일각과 정전담판회의장, 정전협정조인장을 돌아보시며 세계전쟁사상 처음으로 미제를 타승한 빛나는 력사를 추억하시였다.

근무를 마친 판문점대표부 초병들을 만나주실 때엔 감격의 환호성을 대신하여 눈물의 흐느낌소리가 세차게 파동쳤다. 그이께서 그 어느 최전연초소에 가시든 만세의 폭풍이 하늘땅을 진감했건만 여기서만은 모두가 두팔을 높이 쳐들고 발을 동동 구르며 억눌린 흐느낌속에 소리없이 만세를 불렀던것이다.

김정일동지께서는 군인들의 훈련모습을 보시면서 모든 군인들이 일당백의 용사들로 자라난것을 치하하시였다.

《일당백이요. 우리 수령님께서 일당백의 구호를 내놓으실 때 바로 이런 군인들을 생각하신것이요.

정말 대단합니다. 그 어떤 강적도 감히 범접할수 없을것이요. 보시오, 이 동무들을. 얼마나 미더운가. 무쇠주먹에 장수같은 대장부들이요. 온 나라의 롱구선수들이 다 여기 모인것 같지 않소!》

그이께서는 만족하시여 환히 웃고계시였다. 울고 웃으며 가슴을 들먹이고있는 초병들을 하나하나 여겨보시며 말씀을 이으시였다.

《그러나 동무들, 절대로 자만해서는 안되오. 판문점은 전초선중의 전초선인것만큼 정치사상적으로, 군사기술적으로 더 튼튼히 준비하여 전군의 모범이 되여야 해. 지금 적들은 어떻게하나 우리를 먹어보려고 날뛰고있소. 〈5월위기설〉을 떠들던 적들이 우리가 여전히 배짱든든해있고 그 어떤 시련도 헤쳐나가게 되자 군사적모험에 더욱 매달리고있단말이요. 그래 동무들, 말해보시오. 자주적인민의 참된 근위병이 되겠는가, 노예가 되겠는가?!···》

모든 군인들이 목청을 누르며 결연히 《결사옹위》의 맹세를 웨쳤다.

《고맙소, 동무들.》 그이께서 계속하시였다. 《나는 동무들을 믿소. 앞으로도 계속 조국통일의 전초병이 된 영예를 안고 잘 싸워주기 바랍니다!》

또다시 터져나온 눈물의 웨침, 그렇다. 뜨거운 눈물이 웨치고있다. 그들을 휘감던 안개발도 후더워졌다. 젖빛안개가 불그레하게 물들며 차츰 무지개빛으로 퍼져갔다. 김정일동지께서 판문점대표부를 떠나실 때까지 산과 들을 뒤덮으며 자기의 비상한 사명을 끝까지 다한 초겨울의 신비스러운 안개였다.

 

다음날 조선중앙통신은 최고사령관 김정일동지께서 조선인민군 판문점대표부를 시찰하신 소식을 또 온 나라, 온 세상에 전파로 날리였다. 그러자 세계의 중요 통신, 방송, 신문들이 앞을 다투어 그 소식을 전하였다. 충격이 얼마나 컸던지 그에 대한 분석도 제나름대로 예리하였다.

 

〔일본 NHK방송〕

···지난 11월 23일과 24일 북조선의 김정일령도자가 조선서해의 최전방에 있는 군사요충지 초도와 북남대결의 응결점인 판문점대표부를 현지시찰하였다. 그 시찰의 진의가 무엇인지 엇갈린 주장들이 있지만 본방송서울특파원이 전하는 남조선군부상층의 일치한 견해를 들어보기로 하자.

북조선 최고령도자가 초도와 판문점대표부를 현지시찰한 배경에는 미국과 남조선당국의 《남북페쇄정책》과 전쟁연습이라는 지속적인 도발과 위협이 놓여있다. 따라서 북의 김정일령도자는 강경대응을 해 반격을 가하려한것으로 분석된다. 그것을 구체적으로 보면

첫째, 새로 시작된 《독수리96》합동군사연습과 수개월 앞당길것이 거론된 《림팩97》군사연습에 대한 엄중한 경고.

둘째, 공격위기감이 부각되고있는 서해상의 방어상태 료해 및 유사시에 대응한 전략전술적방침의 수립.

셋째, 장병들의 사기 고무.

넷째, 최근 북에서 강력히 추진시키는 비전향장기수들의 송환을 촉구하는 고강도압력.

대체로 이상의 견해가 우세하다. 겸해서 판문점유엔군측 수석대표도 우의 분석과 일치하다는것을 고백하였다. 그는김정일최고사령관의 판문점시찰을 전혀 모르고있다가 보도를 듣고 깜짝 놀랐다며 비전향장기수문제에 한해서는 어떻게 보는가 하는 기자의 질문에 《백두산호랑이가 제 새끼들을 내놓으라고 호령》한것으로 묘사하였다.···

 

〔미국의 소리방송〕

···지난 11월 23일과 24일에 있은 북조선 김정일최고사령관의 초도와 판문점대표부 현지시찰은 충격적인 파문을 몰아왔다. 26일 미국회상원 특별정보위원회에서 한 미중앙정보국장 대리 테네트, 미국방성정보국장 휴즈, 미국무성 정보 및 군사담당차관보 가티의 증언에 의하면 20세기를 마감하게 되는 오늘 미국에 가장 위험한 도전자는 북조선이다.

테네트- 지금 북조선은 미국에 대한 보복타격도 공공연히 선포하고있는 유일한 상대, 유일한 사회주의강경보루이다. 북조선과 그 군대는 또 세계에서 유일하게 미국군대와 정전상태에 있는 교전상대국이라는 점에서··· 북조선령도자의 계속되는 군부대시찰은 군대를 강철기둥으로 내세우면서 미국에 강도높이 맞설 의지를 표명하고있는것으로 특히 주목된다.

가티- 지금 미국의 학자들과 정계인사들, 지어 군부장성들까지도 북조선을 새로운 눈으로 보기 시작하였다.··· 그처럼 어려운 식량난, 경제난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대중적소요도 없으며 이 나라 당과 군대는 강경자세를 굽히지 않고있다. 그것은김정일령도자의 령도력의 과시로 된다.

휴즈- 북조선강경수뇌부의 의도와 행방은 미국에 커다란 위험으로 되고있다.··· 김정일령도자는 파란많은 긴긴세월 이 나라를 사회주의국가로 현명하게 이끌어온 김일성주석보다 더 강경한 령수로서··· 바로 그의 령도에 의하여 이 나라 당과 군대, 국민이 하나로 뭉쳐 사회주의기치 고수를 위하여 싸우다 죽는것을 큰 자랑으로 여기고있다. 그들이 어떻게 강경사회주의사상을 무조건 절대적인것으로 믿고 자기의 지도부와 뭉쳐있는가를 연구해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김정일령도자의 초도와 판문점대표부시찰도 새로운 의미로 고찰해야 한다.

 

이러한 외신자료들이 집무실에 전송되고있을 때 김정일동지께서는 근위서울 류경수105땅크사단을 현지지도하고계시였다.···

집무실에 들어서실 때는 역시 깊은 밤중이였다.

밤, 보통사람들에게는 언제나 밤이 길다. 평온과 휴식을 위해 마련된 밤, 밤이 없다면 우리의 생활은 얼마나 분주스럽고 고달플것인가!··· 인간은 밤을 필요로 하게끔 적응되였다. 그것이 길게 느껴지는것은 무료한 시간을 어떻게 보냈으면 좋을지 몰라 부스대는 사람들에 한해서이다. 허나 늘 시간을 아끼고 쪼개쓰시는 김정일동지께서만은 언제나 밤이 짧다.

고요와 정적속에서 갑절이나 더 일하시는데 습관되여있으므로 밤이 짧은것을 무척 아쉬워하신다. 수많은 보고자료, 비준문건들을 미처 보시지 못한채 새날을 맞으실 때가 뜨문하다.

그 밤도 김정일동지께서는 외신자료들을 대충 제목만 훑어보고 그냥 넘기시였다. 시간을 다투는 문건들부터 비준하시다가 또 펜을 멈추시였다. 비전향장기수 김진서가 뇌졸증으로 쓰러졌다는 사실이 다시금 아프게 상기되신것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