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 편 7

제 3 편

7

 

《섬광》작전이 시작되였을 때 오영범은 군단참모부가 전개되여있는 지휘감시소에 서있었다. 그는 비록 쌍안경을 들고있기는 했지만 그곳에서는 타격집단의 훈련전모를 다 살필수가 없었다. 주타격방향의 거점고지를 중심으로 한 공격지대전면만을 볼수 있을뿐이였다.

그러나 현대전은 지휘관들이 직접 자기 눈으로 보고서야 전투정황을 판단하고 지휘하는것은 아니다. 련합부대이상 단위들에서 특히 그러하다. 지휘관 참모부는 고도로 발달된 통신망에 의거하여 전투의 맥박을 짚어가며 수시로 변하는 전투정황에 대응하는것이다.

훈련은 강력한 비행대의 준비타격과 대규모적인 포병준비사격으로 시작되였다. 갑자기 무서운 굉음이 터졌다. 지진이 일어난듯 돌연 하늘과 땅이 부르르 떨고 뒤흔들렸다. 수없이 많은 각종 구경의 포들이 일시에 불을 토하며 뢰성을 터뜨렸던것이다. 그러자 하늘가 저 끝에서 섬광이 번쩍거리고 화염이 솟구쳐올랐다.

제일먼저 눈에 뜨인것은 불의 화살을 날리는 방사포들이였다. 암갈색의 포연이 하늘을 뒤덮는 가운데 수백수천의 불덩이들이 기하학적인 탄도를 그리며 날아갔다. 어데선가 먼곳에서 터진 중포들의 대집중사격은 무시무시하게 경고하며 으름장을 놓듯 지상의 온갖 소음과 화염을 짓누르며 울려퍼졌다. 포탄과 폭탄의 폭발, 타래치는 포연과 화염속으로 앙칼진 발동기들의 울부짖음소리가 또 파고들어갔다. 대지는 떨며 불타고 파헤쳐졌다. 그렇지만 불의 타격은 끝없이 계속되였다. 조애사격을 퍼붓고있는 대구경곡사포, 평사포좌지들에서는 구름발같은 먼지가 일어나고있었다.

날은 갑자기 어두워졌다. 암황색의 짙은 포연과 화염이 하늘을 온통 가리우고있는것이였다. 그렇지만 그 하늘에서도 련속 불의 소나기가 퍼부어졌다. 비행대들이 로케트를 쏘고 폭탄을 던지고나자 공격용 직승기들이 까맣게 날아들어 일제히 방사포를 쏴갈겼다. 그러자 시꺼먼 포연속에서 허연 불줄기들이 번뜩이며 쏟아져내렸다.

오영범은 쌍안경의 초점을 맞추어 공격지대에서 작렬하는 공작탄의 섬광을 애써 찾았다. 바늘끝같은 무수한 섬광들이 쌍안경의 렌즈에 포착되였다. 수백개의 공작탄들이 불타고 짓이겨진 공격지대를 또 파편의 우박으로 뒤덮고있는것이다.

어데선가 한무리의 새떼가 검은 회오리바람처럼 휩쓸며 날아왔다. 오영범은 쌍안경을 내리고 타래를 지으며 미친듯 날아든 새떼를 얼핏 바라보았다. 회오리같이 휩쓴 새떼중에서 얼나간놈들이 지휘감시소의 안테나에 부딪치고 그물에도 떨어졌다. 하지만 많은것들은 여전히 시커먼 회오리처럼 쏴ㅡ 하는 날개의 퍼덕임소리와 함께 머리우에서 타래치며 날아가버렸다.

그 새떼들이 날아오던곳으로 지금은 수십대의 땅크들이 행진간사격을 퍼부으며 전진해갔다. 그우에서는 항공륙전대가 또 요란한 발동기의 대합창을 울리며 날기 시작하였다.

오영범은 지휘감시소에까지 밀려오는 검누른 포연을 삼키며 제1제대련합부대들의 공격진출을 면밀히 살폈다. 이따금 짤막하게 명령을 전달하기도 했다. 그러면 무서운 포화가 《적》진을 두들겨부시고 비행대들이 또 날카로운 동음을 울리며 날아가군 했다.

그러나 오영범은 여전히 긴장한 표정으로 전방을 살피고있다. 그의 숱진 눈섭은 미간으로 잔뜩 모여들었고 입술은 꽉 다물려있다. 지금 그는 오직 한마음 경애하는 최고사령관동지께서 가르쳐주신대로 전체 타격집단을 하나의 장검처럼 꽉 거머쥐고 끊임없이 련속 무자비하게 타격할 일념뿐이다.

지난날 기계화보병려단의 시범도하훈련에서 찾은 심각한 교훈이 오늘의 《섬광》훈련에서 새로운 전술을 낳게 했다. 지금 오영범은 려단이 아니라 하나의 전선을 이룰수도 있는 타격집단을 지휘하여 시작과 끝이 동시에 벌어지는 립체전, 전격전을 벌리고있다.

《이것이 바로 우리의 대답이다!》하고 그는 마음속으로 부르짖고있었다. 《이것이야말로 우리의 경애하는 최고사령관동지의 지략의 섬광, 담력의 번개불이다!》 지금 온 세계가 이 반공격훈련을 보고있을것이다. 세계의 눈과 귀들인 통신위성, 군사정찰위성들이 여기에 초점을 모으고 수천수만의 화상을 얻고 무수한 전파를 날릴것이다. 미국방성의 관리들, 전문가들도 숨을 죽이고 지켜보고있을것이다. 그러면서 한개 군단무력이 벌리는 이 무자비한 전격전에 넋을 잃고있을것이다.

오영범의 등뒤에서는 군단참모부 통신결속소의 수많은 무선수, 전화수들이 전건을 두드리고 코드를 꽂으며 분주탕을 피우고있었다. 수많은 명령지시들이 전파음을 타고 날아가고 많은 성급한 목소리들이 다투듯 울려퍼졌다. 무선기 출렬표시등불빛들이 쉼없이 깜박거렸다. 그러나 그는 공격진출에 나선 장갑보병사단과 항공륙전대의 협동동작을 지켜보며 바위처럼 끄떡없이 서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