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 편 4

제 3 편

4

 

밤 10시. 총참모장 최광과 오영범중장 등 작전일군들이 탄 직승기가 타격군단사령부 앞마당에 내렸다. 문우의 신호등이 켜지자 부관이 문을 열었다. 찬바람이 확 쓸어들면서 눈석이의 흙냄새며 화토불의 내내를 날라왔다.

최광이 직승기 사다리로 먼저 내리고 뒤따라 오영범이 내렸다. 먼발치에 일렬로 정렬해있던 장령들중에서 한사람이 경례를 붙이고 몇발자국 정보로 나왔다. 군단장 김대웅이였다.

최광은 그가 보고를 끝내자 엄엄하게 늘어선 병사들의 앞을 지나 사령부건물로 들어갔다. 정문앞에 서있던 무장보초들이 영접들어총을 하였다.

군단장방에는 군단 참모장과 관하 사, 려단 지휘관들, 항공륙전대와 배속지원부대들인 공군추격기 및 폭격기 부대장들, 방사포, 로케트포병부대의 지휘관, 참모부 일군들이 대기하고있었다. 최광과 오영범 그리고 그들을 마중했던 군단장일행이 방에 들어서자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차렷자세를 취하였다.

삽시에 방안은 금줄 두른 장령들과 대좌들로 꽉 들어찼다. 군단참모장이 최광에게 그가 부른 지휘관들이 다 모였다고 보고하였다.

《좋소.》하고 최광은 말했다. 《동무들, 앉으시오.》 최광은 다들 자리잡고 앉기를 기다렸다가 옆구리에 끼고 온 밤색서류가방을 열고 거기에서 봉인이 된 서류철을 꺼내놓았다. 이어 긴장한 표정으로 굳어져있는 사람들의 얼굴을 차례로 둘러보며 한걸음 앞으로 나섰다.

《지휘관동무들, 오늘 경애하는 최고사령관동지께서는 〈섬광〉이라는 작전대호를 가진 타격집단의 반공격훈련계획을 비준하여주시였습니다.》

모두 숨을 죽이고 그를 지켜보고있었다. 어깨를 맞대고 앉아있는 그들의 가슴이 소리없이 오르내렸다. 총참모장이 다시 말을 이을 때까지 방안은 숨막힐 지경으로 팽팽히 조여드는 긴장감속에 잠겨있었다.

《이 전투훈련의 의도는》하고 최광은 묵직한 음성으로 계속하였다. 《지금 적들이 벌리고있는 〈팀 스피리트93〉합동군사연습이 절정단계에로 치닫고있으며 동시에 적들이 우리의 녕변핵시설에 대한 기습공격기도를 로골적으로 드러내고있는 현시점에서 적들의 있을수 있는 북침공격을 반타격으로 분쇄하고 미제1군단주력을 격멸소탕하기 위한 작전능력을 완비하는데 있습니다.》

그가 몸을 돌리자 가까이에 있던 오영범이 재빨리 서류철을 넘겨주었다. 모든 사람들의 눈길이 오영범에게로 쏠렸다. 얼마전에 려단을 인계하고 작전국엔가 소환되여갔다던 오영범, 지금 그가 총참모장을 수행하여 내려온것은 《섬광》작전수행을 도와주기 위한것인가? 하지만 그의 중장군사칭호는?!··· 어느새 그는 중장으로까지 승급했는가?··· 한때 같이 있던 수많은 사람들의 의혹이 어린 눈빛에도 오영범은 끄떡없었다. 그는 총참모장에게 서류철을 내밀어주고 여전히 아무 표정변화도 없이 꼿꼿이 허리를 펴고 서있을뿐이였다.

최광은 서둘지 않고 천천히 서류철의 봉인을 뜯고 그속에서 《섬광》작전도와 그를 수행하기 위한 총참모부작전지시서를 꺼냈다. 그것을 지켜보고있던 여러 지휘관참모부일군들의 가슴이 또다시 세차게 오르내렸다. 경애하는 최고사령관동지께서 친히 비준해주신 작전도, 그것을 총참모장이 직접 가지고 내려왔다는 사실만으로도 거기에 얼마나 중대한 전략전술적의도가 들어있겠는가를 짐작하기는 어렵지 않았다. 최광이 한손으로 작전도를 꾹 누르며 말을 이었다.

《이번의 〈섬광〉작전에는 군단관하의 1개의 장갑보병사단, 1개의 기계화보병려단, 1개의 땅크려단, 항공륙전대외에 1개의 공군추격기련대, 1개의 폭격기련대, 3개의 방사포련대, 6개의 독립포병련대와 최고사령부직속 특수포병구분대들이 증강됩니다. 이상의 련합부대 및 부대들을 통칭하여 타격집단이라고 부르게 되는바 타격집단의 사령관은 군단장입니다.》

사람들의 눈길이 모두 김대웅중장에게 쏠렸을 때 최광이 《동무들!》하면서 그들의 주의를 모았다.

그의 눈빛은 이제 중대한 사실 하나를 알려주겠다는 그런 의미를 담고있었다. 이어 그는 약간 흥분된 음성으로 말을 이었다.

《지휘관동무들에게 임무료해에 앞서 미리 알려줄것이 있습니다. 경애하는 최고사령관동지의 크나큰 신임과 배려에 의하여 오늘 타격군단 군단장으로 오영범동무가 임명되였습니다.》

순간 무엇인가 고막을 징ㅡ 울리고 사라져버린듯 했다. 수많은 장령, 대좌들모두가 지금까지 자기들의 가장 나어린 동료였던 오영범을 놀라서 쳐다보며 굳어져버렸다.

총참모장이 《오영범동무!》하고 부르자 모가 진 턱을 쑥 내밀고있던 오영범이 한발 앞으로 나서며 절도있게 목례를 했다. 비로소 사람들은 그의 의젓한 체구와 강의한 의지를 말해주는 랭혹한 눈빛이며 입을 꾹 다물고있는 그의 얼굴에 떠오른 담대한 기질을 새롭게 발견하는듯 했다.

《중장 김대웅동무는.》하고 최광이 계속했다. 《작전국부국장으로 임명되였습니다. 최고사령관동지의 배려로 상장의 군사칭호가 수여되였습니다.》

허우대가 큰 김대웅이 자리에서 일어서며 《경애하는 최고사령관동지를 위하여 복무하겠습니다!》하고 엄숙히 말했다. 이어 그는 한두걸음 나가며 오영범과 마주섰다. 39살의 강경한 젊은이와 60고개를 바라보는 사색적인 군사일군 김대웅은 서로 한순간 따뜻한 눈길을 주고받았다. 그것은 거창한 《섬광》작전을 앞두고 완강하며 무자비한 오영범이야말로 이 작전수행의 적임자라는 김대웅의 깊은 리해와 신뢰의 눈빛 그리고 그에 대한 젊은 장령의 감사의 정이 어린 눈빛이였다.

오영범은 김대웅의 자리에 가앉았다.

《그럼 이제부터 타격집단의 구성과 전투훈련 수행질서 그리고 배속지원부대들의 임무에 대하여 군단장 오영범동무가 설명하겠습니다.》

최광이 눈짓하자 자리에서 일어선 오영범이 여러겹으로 접은 지도를 펴놓았다. 지도는 군단장의 커다란 책상을 뒤덮고도 남았다.

오영범이 쇠소리나는 음성으로 말했다.

《군단참모장동무, 지도를 부탁합니다.》

이 한마디의 말로서 대뜸 오영범은 자기의 확고부동한 권위를 보여주었다. 군단참모장이 《알았습니다!》하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방안의 한쪽구석에 세워있던 지도걸개를 가져다 거기에 《섬광》작전지도를 걸어놓았다.

한순간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그 지도에 쏠렸다. 지도에는 경애하는 최고사령관동지의 활달하고 기백있는 친필수표가 굵은 마지크로 씌여져있었다.

오영범은 군단참모장이 준 지시봉을 손에 들었다.

《타격집단은 두개 제대로 구성됩니다. 제1제대는 장갑보병사단과 항공륙전대이고 제2제대는 기계화보병려단과 땅크려단들입니다. 기타 일반병종부대들로써는 타격집단예비대를 구성합니다. 타격집단의 전투수행질서와 배속지원부대들의 임무는 다음과 같습니다.》

그의 목소리는 크지 않았으나 엄하였으며 어제날의 동료들 혹은 상관들앞에서였건만 드팀없이 강경하게 울리고있었다.

최광은 어깨가 딱 바라진 그의 다부진 체구며 말할 때마다 콩알만 한 기미가 쉴새없이 오르내리는 그의 모가진 턱을 눈여겨보면서 가슴속에 가득차는 그에 대한 사랑과 사무치는 애정에 눈시울을 바르르 떨고있었다. 저 젊은이가 그처럼 눈부시게 발전하리라고 누가 생각이나 했던가. 그가 그처럼 단숨에 타격집단의 작전전술적목적을 통찰하고 단번에 자기의 손아귀에 꽉 거머쥐리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던가!··· 오직 경애하는 최고사령관동지께서만이 그 모든것을 즉시 발견하시고 단번에 파악하시고 크나큰 사랑과 믿음으로 일약 변모시켜주시였다.

《그에게 장검을 쥐여줍시다!》

경애하는 최고사령관동지께서 하시던 그 말씀을 상기하며 최광은 눈굽이 뜨거워지는것을 느꼈다. 그이께서 말씀하신 서리발장검이 번뜩이는것을 눈앞에 보는듯 했다. 오영범은 지금 그 장검을 꽉 거머쥐고있다. 최광은 그에게서 단 한순간도 눈길을 떼지 못하고있었다.

《제1제대의 장갑보병사단과 항공륙전대는》하고 오영범은 지도를 짚어가며 위엄있게 설명을 계속하고있었다. 《여기 삿갓봉일대의 제2호전구에 투입되여 〈적〉의 주공집단을 둘로 분리시켜 각개 진압소멸해야 합니다. 〈섬광〉작전의 초기성과는 바로 제1제대련합부대들의 행동여하에 달려있습니다.

제2제대의 결전진입은 제1제대련합부대들의 초기성과를 공고히 하며 〈적〉의 후속부대들이 전투에 진입하는것과 때를 같이하여 진행하게 되는바 특히 이곳 거점고지들의 〈적〉을 포위섬멸하는데 중점을 두게 됩니다. 동시에 예비대의 독립부대들은 땅크련합부대의 직접 지원하에 이곳 천교령과 두류산, 국수봉을 련결하는 공격지대에서 직접적인 화력련계밑에 적의 증원부대들을 타격하게 됩니다.

제1제대의 공격진출에 앞서 진행하게 될 포병준비타격은 100%의 진압밀도를 조성하면서 대집중사격으로 먼저 제2호전구의 〈적〉 유생력량과 화력기재들을 철저히 파괴소멸하여야 합니다.》

그는 지도의 붉고 푸른 화살도들과 각종 부호들, 수자로 표기된 지점들을 짚어가면서 련합부대들의 공격지대, 포위환, 최근임무와 차후임무 그리고 공군 및 포병 집단의 임무수행질서 등에 대하여 상세히 설명하였다.

모든 사람들의 흥분은 절정에 달한듯 했다. 직업적인 군인들인 그들은 벌써 전대미문의 대타격을 자기 눈으로 환히 내다보았고 격렬한 싸움터의 포성도 듣고있었다.

이 《섬광》작전이야말로 종래의 군사지식이나 경험으로서는 감히 엄두도 내지 못할 놀라운 립체전이며 전격전이였다. 하늘과 땅에서 일시에 소낙비처럼 들부어지게 될 이 대타격은 비상히 빠른 속도로 시작되고 전개되고 결속짓게 되여있었다.

사람들은 그것을 피부로 느끼고있었다. 거기에는 미심쩍은것이나 더 첨부할것이란 하나도 없었다. 모든것이 명료하고 극히 비상한것으로서 그것은 하나의 위대한 예술작품에 견줄만한것이였다. 그것은 그토록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그들의 가슴속 피를 끓게 하였다. 최광은 그들의 이러한 심정을 잘 알고있었다. 그자신이 바로 최고사령부작전실에서 작전도를 보며 그러한 심정에 휩싸여있었던것이다.

《지휘관동무들.》하고 오영범이 계속했다. 《이제부터 모두 자기들이 받은 전투임무에 기초하여 행동기도와 협동동작 등을 연구하여야 하겠습니다. 지휘관참모훈련은 2시간후에 시작하겠습니다. 모를것이 있으면 물어보시오.》

밤은 깊어갔다. 그러나 타격집단의 지휘관참모부들의 긴장한 작업은 계속되였다. 련합부대, 부대들의 무선통신은 명령을 접수하는 비밀암호전문외 일체 리용하지 못하게 되여있었다. 외부와의 일체 전화선도 차단되였다. 타격집단은 밤의 고요속에서 소리없이 은밀히 움직이고있었다.

최광은 군단을 인계한 김대웅상장과 같이 새벽 2시에 직승기를 타고 총참모부로 돌아왔다. 《섬광》작전이 시작되기까지엔 아직 13시간이 남아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