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 편 2

제 3 편

2

 

그 시각 문선규는 피곤이 실린 눈길로 여러 나라 통신자료들을 훑고있었다. 우리의 핵무기전파방지조약탈퇴성명과 관련한 반영들이였다. 인디아, 알제리, 파기스탄 등 나라들이 조선을 제3세계나라들의 대변자, 수호자라고 하면서 공식적인 지지를 표명한것, 타이정부가 우리에 대한 호의의 표시로 방코크ㅡ평양간 정기항로개설을 요망한것, 핵렬강들인 미국, 로씨야, 영국 정부들이 공동성명으로 유감을 표시하고 탈퇴성명을 철회하라면서 다른 나라들도 조선측에 이것을 강력히 촉구하라고 호소한것, 일본방위청장관이 북조선의 조약탈퇴문제를 잘못처리하면 일본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면서 우는 소리를 한것 등··· 그러나 문선규가 제일 관심하고있는것은 미국정부와 군부의 반응이였다. 미국이 로씨야, 영국 정부들과 함께 공동성명을 발표하긴 하였지만 그것은 순전히 외교적반응에 불과한것이다. 이제 그들은 어떻게 나올것인가? 전쟁이겠는가 협상이겠는가?··· 미국의 명줄을 끊어버리는 이 탈퇴조치를 필사적으로 막아보려 할것은 틀림없다. 그런데 어떤 방법을 선택하겠는가 하는것이 문제인것이다.

지금 온 세계는 조선에서의 전쟁에 대하여 떠들고있다. 전쟁은 불가피하며 그것은 시간문제이라고 보고있다. 오죽했으면 평양주재 여러 나라 대사관들에서 미리 가족들을 비행기편으로 빼돌리는 등 복닥소동을 피웠겠는가. 어제 우리 외교부를 찾아온 팔레스티나 림시대리대사는 조선에서 전쟁이 일어나면 팔레스티나사람들은 조선에 와서 함께 싸울것이라고 엄숙히 언명했었다. 그런데 유독 아무 속심도 내비치지 않고있는것은 미국이다. 미국의 신문, 통신 방송들은 일제히 열을 내여 떠들고있지만 미행정부와 군부는 웬일인지 침묵을 지키고있다. 지금까지 공공연히 《선제타격》을 주장해오던 미군부마저 입이 얼어붙은것 같다. 어쩌자는것일가?··· 그는 미국 에이피통신보도를 통하여 우리의 조약탈퇴성명이 발표되자 미국대통령 클린톤이 새벽 3시에 잠자리에서 뛰쳐일어나 안전보장회의를 열었다는것을 알고있었다. 그러나 그들이 밤새워 토론하고 결정한것이 무엇인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고있다. 어쨌든 번개치고 우뢰울면 폭우가 쏟아지기마련이다.

전쟁!··· 또다시 전쟁에 대하여 생각치 않을수 없다. 경애하는 장군님께서는 조약탈퇴의 대결단을 내리시면서 전쟁이면 전쟁, 대화면 대화, 우린 아무것에나 다 준비되여있다고 하시였다. 우리의 생활이고 생명인 사회주의를 지키기 위하여 이번에 반드시 미국과 총결산을 하여야 한다고 말씀하시였었다. 전쟁! 협상!··· 과연 어느 쪽이겠는가?!

서기가 들어와 조약국장이 왔다고 했다. 문선규는 안경을 벗어들고 깔금거리는 두눈을 손으로 비벼댔다.

《들여보내시오.》

잠시후 국장 장운성이 흥분한 얼굴로 방에 들어섰다. 방금 외교부를 찾아온 어느 한 나라의 대사를 만나고 오는 길이였다.

지령을 받고 찾아온 그 대사는 외교부1부부장을 만나고싶다 했지만 문선규는 국장이 나가서 만나주도록 했었다.

《어떻게 됐소?》

문선규의 물음에 장운성은 첫마디부터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우리에게 제기하기를··· 우리의 조약탈퇴가 국제평화와 안전, 지역적 및 국제적안전에 엄중한 위협으로 된다느니, 조선측에서 탈퇴성명을 취소하고 담보협정을 리행해야 한다느니 하면서 이 요구를 거부하면 유엔에서 제재결정이 채택될것이라고 위협하고 달래려고도 했습니다.》

《흠ㅡ》

별로 놀랍지 않은 일이다. 그러리라고 짐작하고있었던것이다.

《그래서?》

《그래서 전··· 단박에 면박을 주었습니다. 당신네 대사관에선 할일도 없는가, 무엇때문에 그런 심부름을 들고다니는가, 분수없이 남의 일에 끼여들지 말라, 미국의 부탁을 받고 와서 미국의 대변자노릇하기가 부끄럽지도 않은가, 당신네 체면에 어울리는가 하고나서 우리의 조약탈퇴는 미국에 책임이 있으므로 미국과 직접 해결하자는것이다, 이렇게 미국에 전하라!··· 그러자 그는 미국이 보복할수 있다느니 뭐니 하면서 우는 소리를 줴치길래 우리도 다 생각이 있다. 이제 더 큰 자위적조치를 취할것이다라고 못박아놓았습니다.》

《흠ㅡ》

문선규는 약간 체소해보이나 날카로운 성격이 그대로 드러나있는 그의 도고한 얼굴표정을 눈여겨보았다.

《그러니 그가 뭐라고 했소?》

《뭐 우거지상이 돼서 그건 당신의 생각인가 아니면 귀국정부의 뜻인가 하고 묻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나는 일심단결에 대한 우리의 노래에 〈천만이 말을 해도 한목소리로〉라는 구절이 있지 않는가, 몇해째 우리 나라에 와서 사는 당신이 과연 그것을 몰라서 묻는가? 하니까 메사해하더니 서둘러 돌아가고말았습니다.》

《잘했소!》

문선규는 탁상일력에 얼핏 눈길을 주었다.

《국장동무, 이제 곧 모든 재외대표부들에 전보를 보내야겠소. 우리의 조약탈퇴성명과 관련하여 지금 미국과 서방나라들이 유엔에서의 〈제재〉요 뭐요 하고 떠들고있는데 우린 그것을 우리에 대한 선전포고로 간주할것이다. 우리에게는 그 어떤 강권도 통하지 않는다. 적들이 계속 강권과 압력으로 나오면 우리는 초강경으로 대답할것이다!··· 이렇게 경애하는 장군님의 뜻으로 기자회견, 담화 등 선전활동을 강하게 벌리도록 합시다.》

《예, 곧 조직하겠습니다.》

장운성이 나가자 전화종소리가 울렸다. 외교부장의 전화였다.

《1부부장동무 지금 〈엘〉부상이 1부부장동무를 꼭 만나야겠다고 하는데 어떻게 생각합니까?》

《엘》부상이란 린근대국의 외무성부상의 성을 따서 부른것이다. 우리의 조약탈퇴성명이 나가자 서둘러 비행기를 타고 날아온 그는 우리를 설복하여 미국과의 중재에 나서겠다면서 계속 회견을 요청해오고있다. 문선규는 이마살을 찡그리고있었다. 지난날 우리와 선린관계에 있던 그들이, 미제를 반대하는 공동전선에 서있던 그들이 지금은 타협을 권고하고 그 무슨 중재를 운운하고있다. 그가 누구의 부탁을 받고 급히 날아왔는가 하는것은 불보듯 뻔하다.

그의《권고》와 《요망》에 대한 우리의 대답도 다를바 없다.

《저에겐 그를 만나줄 시간이 없습니다.》하고 그는 마디마디를 꼭꼭 씹으며 말했다. 《제 생각엔 김세환참사가 나가 만나주는게 좋을것 같습니다.

《음ㅡ 그렇게 합시다.》

전화가 끝나자 서기가 들어왔다. 새로운 자료들이다. 맨처음으로 일본 《도꾜신붕》의 론평 《북조선의 핵무기전파방지조약 탈퇴선언과 미국의 진퇴량난》, 다음은 워싱톤 발신 유피아이통신과 《뉴욕헤랄드 트리뷴》의 기사, 비비씨방송, 데페아통신자료, 이어 남조선주둔 미8군사령부통보방송··· 미처 그것들의 제목도 훑기전에 또 전화종소리가 울렸다. 놀랍게도 외교부장이 재차 걸어온 전화였다. 흥분어린 목소리가 공명판을 지릉지릉 울렸다.

《1부부장동무, 이제 곧 나와 같이 금수산의사당으로 갑시다. 위대한 수령님께서 부르시오.》

《예?!》

그는 버릇처럼 안경을 밀어올리다 말고 굳어져버렸다.

어버이수령님께서 무슨 일로 갑자기 우리를 부르시는걸가···

틀림없이 핵문제일것이라고 그는 생각하였다. 우리의 핵무기전파방지조약탈퇴성명이 예상치 않았던 엄중한 정세를 몰아왔는지 모른다··· 이렇게 생각되자 입술이 타들고 두눈이 깔끔거려 참을수 없을 지경이였다.

···얼마후 그들이 금수산의상당으로 달려갔을 때 어버이수령님께서는 정원에 나와계시였다.

《아, 외교부동무들이 왔구만!》

수령님께서는 정중히 인사드리는 그들의 손을 다정히 잡아주시였다.

《요새 수고가 많겠소. 외교부에서 할일이 대단히 많아졌거든.》

문선규는 환히 웃고계시는 수령님의 모습을 우러르며 긴장된 마음이 봄눈처럼 녹아내리는것을 느꼈다. 혹시 다른 일때문에 부르셨을수도 있다. 아마도 미국은 우리의 치명적인 탈퇴성명에 기절초풍하여 아직 아무런 대응책도 세우지 못하고있는지도 모른다.

어깨우에 외투를 걸치고 솔가지를 꺾어드신 수령님께서는 책임부관이 털모자를 드리려 했지만 가벼운 손짓으로 막으시였다.

수령님의 뒤에는 총참모장 최광과 당중앙위원회 김석현비서, 정무원의 여러 책임일군들이 약간 사이를 두고 서있었는데 그들 역시 수령님의 부르심을 받고 급히 달려온듯 하였다.

《좋은 날씨요.》하고 수령님께서 우선우선한 표정으로 말씀하시였다. 《이처럼 좋은 봄날에야 좀 걸으면서 이야기를 나누는것도 나쁘지 않지. 어떻소. 최광동무?》

《예, 좋습니다.》

총참모장 최광이 대답올렸다. 수령님께서는 천천히 걸음을 옮기시였다. 대기는 유리같이 투명하고 산뜩하였다. 정원길 저쪽에서 검푸른 잣나무들사이로 흰옷을 팽팽히 조여입은 봇나무의 가늣한 우듬지들이 얼씬거렸다. 높이 떠오른 태양이 의사당별채의 원형지붕과 창문유리들을 불태우기 시작했다.

수령님께서 뒤따르는 사람들을 향해 말씀하시였다.

《동무들도 통신자료를 다 봤겠지. 지금 전세계가 우리의 핵무기전파방지조약탈퇴로 법석 끓고있소》

(역시 핵문제로구나!)하고 생각하며 문선규는 수령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였다. 수령님께서는 손에 든 솔가지를 뱅뱅 돌리며 천천히 걸음을 옮기시였다.

《미국의 〈워싱톤 타임스〉가 뭐랬는지 읽어봤소?··· 북조선이야말로 〈특수한 나라〉라고 하면서 이 나라를 잘못 건드렸다간 뿔받기로 유명한 황소에 핵장치를 싣고 미국에 와서 폭발시킬는지도 모른다고 했지. 또 듣자니 남조선의 김영삼이도 〈비상대책회의〉라는걸 열고 여섯시간동안이나 무슨 〈대처방안〉을 토의했다고 하더구만. 김영삼이는 지금 그 어떤 동맹국도 민족보다는 나을수 없다느니 피가 물보다 진하다느니 하면서 우리한테 추파를 던지고있소. 우리의 조약탈퇴성명에 덴겁을 한 모양이지.》

수령님께서 호탕하게 웃으시자 뒤따르던 사람들도 스스럼없이 따라웃었다. 수령님께서는 손에 든 솔가지에서 가느다란 바늘잎사귀들을 하나하나 뜯어 가볍게 뿌리며 말씀을 이으시였다.

《알제리신문은 〈북조선이 신속대담하게 행동. 미행정부 쇼크상태〉라고 썼소. 아주 신통한 표현이요. 어제 모스크바에선 여러 정당 단체들의 련대성집회가 있었구··· 벌써 나한테 보내오는 련대성전문만 해도 다 꼽을수가 없소. 꾸바의 피델 까스뜨로는 전문에서 조약탈퇴가 〈대담한 반격〉이라면서 〈적극적인 지지와 성원을 보낸다〉고 했소. 또 어제밤엔 중국의 등소평이 직접 상해에서 내게 직접 전화를 걸어왔소. 그는 김정일동지의 대결단에 감탄을 금할수 없다고 하면서 이제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에서 각 군구사령원들에게 통보서를 보내여 김정일동지의 대결단과 시기선택이 아주 비범하다는것을 지적하고 따라배우게 하겠다고 했소. 그러면서〈진정르퉁즈다산, 나머 삐얜 쮸짱 다레이디런 후죠더〉하고 흥분하여 말하지 않겠소. 이게 무슨 말인고 하니··· 참 외교부 1부부장이 중국말에도 능하지?》

문선규는 수령님의 따뜻한 미소에 끌리듯 한걸음 앞으로 나섰다.

《예, 그것은 〈김정일동지께서 번개를 쳤으니 우뢰가 울고 적들이 아우성칠것입니다.〉라는 말입니다.》

《옳아 그렇게 말했소.》 수령님께서는 두손을 허리에 짚고 불타는 해를 바라보시였다. 《참으로 세계의 그 어느 령도자도 이렇듯 한순간에 지구를 뒤흔들어놓은 일은 없었지. 응?··· 그야말로 지진과 같이 들었다놓았거든. 그래서 지금 일본과 미국의 신문, 통신, 방송들은 하나같이 북조선의 이 비상한 결심의 배경엔 김정일최고사령관의 무비의 담력이 있는것이라고 떠들고있는거요.》

수령님께서는 다시 천천히 걸음을 옮기며 깊은 감회가 어린 음성으로 말씀을 이으시였다.

《흔히 세상사람들은 지략과 전법에 능하고 담력이 큰 령장을 장군이라 부르는데 김정일장군이야말로 지략과 전법이 뛰여날뿐아니라 배짱도 장군의 배짱이고 담력도 장군의 담력이지. 바로 그것을 이번에도 준전시상태선포와 더우기 핵무기전파방지조약탈퇴성명으로 보여줬거든!··· 그래서 세상사람들모두가 찬탄의 목소리를 높이고 부러워하는게 아니겠소. 참 전전해 참모장이 꾸바를 방문했을 때 피델 까스뜨로 수상도 그런말을 했다지?》

《예. 그렇게 말했습니다.》 최광이 대답올렸다. 《그는 자기가 조선을 방문하고 제일 부러워하는게 바로 조선에서 혁명위업계승문제가 빛나게 해결되고 김정일동지의 령도하에 온 나라 전체 인민이 일심단결되여있는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는 조선의 힘이자 곧 김정일동지의 령도의 힘이라고 했습니다.》

《음ㅡ 피델다운 말이요. 그가 우리 나라를 방문했을 때 나한테도 그렇게 말한적이 있소. 막강한 조선의 힘이 어데서 생겨났는지 알게 되였다고!···》

수령님께서는 잠시 동안을 두었다가 심중한 안색으로 다시 말씀을 이으시였다.

《그런데 지금 어떤 일군들은 우리가 준전시상태를 선포하고 핵무기전파방지조약에서 탈퇴하는 등 적들에게 강력한 공세를 벌리는때 어벙벙해서 괜히 들떠있는가 하면 당장 전쟁이 터진다고 하면서 자기 맡은 일도 소홀히 하는 경향이 있소. 실례로 어제 한 일군을 통해 알아보니 지금 완공단계에 이르렀던 서북부지구 물길공사도 거의나 중단상태에 있다는거요. 그래서 내 그 일을 맡은 정무원일군들에게 단단히 말해줬소. 전쟁이 당장 일어난다 해도 농사는 지어야 한다, 뭐니뭐니해도 농사는 천하지대본이다, 이걸 명심해라 하고말이요.》

수령님께서는 잠시 동안을 두었다가 또 말씀을 이으시였다.

《이제 정세는 더 긴장해질수 있소. 적들이 단말마적발악을 할수 있다는거요. 지금 미국은 우리의 핵무기전파방지조약탈퇴조치에 불맞은 황소같이 날뛰고있소. 겉으로는 〈심각한 일이다〉,〈철회해야 한다.〉하고 우는 소리를 하고있지만 내적으로는 더욱더 전쟁열에 미쳐날뛰고있단말이요. 지금 정세로 말하면 지난 조국해방전쟁때 아이젠하워가 〈신공세〉흉계를 꾸미고 그 준비를 미친것처럼 다그치던 때를 련상시키고있소. 그때 적들이 노린 〈신공세〉의 요점이 뭔고하니 〈수륙병진〉작전이였소. 말하자면 바다에서의 상륙작전과 륙지에서의 공격을 배합하는것이였지. 거기에 공중으로부터의 륙전대공격도 예견했었소. 그래서 수많은 함선과 비행기, 대포, 땅크들을 본토로부터 조선전선에 대대적으로 들이밀었지. 게다가 일본군국주의무력과 장개석군대까지 끌어들일 흉계를 꾸몄댔소. 정말 어려운 때였지. 아마 최광동무도 그때 일이 생생할거요.》

《그렇습니다. 수령님, 그때 적들은 단숨에 공화국북반부 전지역을 점령하고 우리 인민군대를 〈포위소멸〉한다고 떠들었습니다.》 최광의 목소리는 흥분으로 하여 갈려있었다. 《정말 그때와 지금 정세가 아주 비슷합니다. 그때에도 적들은 1,000여대의 비행기를 끌어다놓고 원산과 통천앞바다엔 200여척의 함선집단을 띄워놓고 우리를 위협하였습니다. 적들은 그 무력만 가지고도 조선동해는 물론 중국해안을 봉쇄하고 중국본토까지 공격할수 있다고 떠벌였습니다.》

수령님께서 가볍게 미소를 그리시였다.

《그래, 그렇게 호언장담을 했지. 그렇지만 결과는 어떻게 됐는가? 끝내 〈신공세〉는 파탄되였소. 그때 우리는 전체 당조직들과 당원들에게 당중앙위원회 편지를 보내여 전체 인민을 결사전에 불러일으키는 한편 전선에서는 351고지공격전투를 비롯하여 3차례의 강력한 타격전을 벌려 적들의 그 어떤 군사적모험도 수치스러운 패배를 면치 못한다는것을 보여주었소. 결국 적들은 〈신공세〉고 뭐고 다 줴버리고 정전담판장에 끌려나오지 않을수 없었소. 끌려나와 항복서에 도장을 찍었지···》

수령님께서는 감회깊으신 표정으로 준엄한 전화의 그 나날을 더듬고나서 일군들을 차례로 둘러보시였다.

《이번에도 우린 그렇게 결사전을 벌려 놈들에게 수치스러운 참패를 안겨야 해. 내 동무들을 오라고 한것도 바로 그때문이요. 정세가 아무리 준엄하고 당장 전쟁이 터진다 해도 끄떡없이 모두 뜬뜬해서 일하도록 동무들이 잘 짜고들어야겠소. 그저 김정일동지가 하라는대로만 하면 돼. 지금 김정일동지는 적들에게 숨쉴 틈을 주지 않고 또 한차례의 드센 타격을 가할 준비를 하고있소.》

사람들은 수령님의 다음말을 기다렸다.

문선규 역시 흐느끼듯 숨길을 톺으며 생각하였다. 그것은 무엇일가? 핵무기전파방지조약에서의 탈퇴성명으로 지구의 한 귀퉁이가 깨여져나간듯 세계를 놀래웠는데 그이께서 또 준비하시는 드센 타격은 과연 어떤것일가? 《지금 김정일동지는》하고 수령님께서 생각깊으신 음성으로 계속 하시였다. 《낮에 밤을 이어가며 휴식없이 일하고있소. 오늘 새벽에도 전화를 걸어보니 작전대에서 꼬빠기 새웠더구만. 동무들 생각해보오. 사람이 무쇠가 아닌이상 그렇게 무리하고서야 어떻게 견디여내겠소. 나는 지난 조국해방전쟁때에도 사흘밤까지밖엔 새워보지 못했소. 그런데 김정일동지는 닷새, 엿새 계속 밤을 밝히고있으니··· 지금 김정일동지가 조국과 인민의 운명을 걸머지고 로심초사하고있는데 그럴수록 우린 그를 아껴야 하오. 김정일동지의 건강을 지키는것은 곧 혁명을 지키는것이란말이요!··· 그러니 당과 국가, 군대의 책임적위치에서 일하는 동무들이 잘 보좌해주어야겠소. 모두가 자기 맡은 책임을 다하여 김정일동지의 사업부담을 덜어야겠소. 그래 나도 지금 농사일은 물론 철도와 광산, 탄광 등 경제부문 여러사업을 맡아보고있는것이요.》

사람들은 모두 숭엄한 감정에 휩싸여 어버이수령님을 우러르고있었다. 지어 문선규는 멀리 서평양쪽에서 울려오는 전기기관차의 웅글진 기적소리조차 꿈결에 듣는듯 했다. 어느덧 해는 중천에 떠있었지만 사람들은 그것을 알지 못했다. 뜨거운 격정이 그들모두의 가슴속에 밀물처럼 넘치게 흘러들고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