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 편 9

제 1 편

9

 

수많은 장갑땅크, 자동포와 수륙차들이 출발진지에서 곧장 땅크돌격전개계선을 향해 달려가고있었다. 와릉와릉하는 발동기의 대합창이 어둠에 잠긴 산야를 온통 뒤흔들어놓았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최광, 김대웅 등과 함께 강기슭의 높지 않은 둔덕길우에서 원추형의 대형을 지어 달려가는 땅크들을 살펴보고계시였다.

가운데 땅크들중에서 몇대가 속도를 높여 강기슭으로 달려나가자 그것을 신호로 장갑땅크와 자동포들이 일제히 산개대형을 지으며 속도를 높였고 장갑보병들을 태운 장갑차들은 톱날같은 대형을 짓기 시작하였다.

찌걱거리는 무한궤도소리와 와릉거리는 발동기소리가 얼어붙은 대기를 갈가리 찢어발기는 가운데 무엇인가 부딪치고 갈퀴는 소리가 스산하게 울렸다. 경사면을 치달아내리는 땅크의 배기관에서 불꽃들이 쓸어나와 바람결에 흩날렸다.

공중에서도 발동기의 세찬 소음이 파도처럼 휩쓸어왔다. 강좌안의 《적진》에 대한 비행대의 《타격》이 진행되는것이였다. 전투폭격기편대들이 강하하면서 조명탄을 떨구고 전투선회에로 넘어가군 했다.

우뢰와 같은 폭음이 지상의 땅크발동기소음과 뒤엉켜 딛고선 땅이 부르르 떨릴 지경이였다. 여러발의 붉은 신호탄이 일시에 어둠을 짓태우며 날아오르고 확성기에서는 《선견대, 돌격 앞으롯!》하는 오영범의 우렁찬 구령소리가 터져나왔다. 구령과 더불어 땅크와 자동포들이 비탈면을 굴러내리며 일제히 강물에 들어섰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쌍안경을 들고 초점을 맞추시였다. 수십대의 땅크, 자동포들이 일시에 강물을 헤가르기 시작하자 어둠속에서 소리없이 흐르던 강물이 사납게 뒤번져지고 사품치며 부글부글 끓어번지기 시작했다. 기슭의 얼음장들이 산산이 깨여져나가며 거센 파도에 밀려 모래불에서 와삭와삭 부서지고 뒤엉켜돌아갔다.

땅크의 무한궤도에서 콸콸 용솟음치던 물결이 수심이 깊어지는데 따라 사납게 격랑을 일으키며 땅크포탑까지 휘감군 했다. 번들거리는 포신, 포탑우에 버티고있는 고사기관총, 저 모든것들이 실지 불을 토한다면 대안의 《적진》은 송두리채 파헤쳐지고 거듭 뒤번져지며 무서운 폭음속에서 룡트림하듯 화염을 솟구쳐올릴것이다. 도처에서 초연이 휩쓸고 수천수만발의 총탄이 은빛탄도를 그리며 날아가고 폭발의 굉음에 대지는 떨며 신음할것이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눈에서 쌍안경을 떼지 않고 강행도하의 전모를 주의깊게 살피고계시였다.

《독수리, 속도를 높이라!》

《알았다. 속도를 높인다.》

《불새, 익축을 타격하라!》

《알았다. 불새 기동한다.》

장갑땅크와 자동포들이 대안의 《적진》을 짓뭉개며 나아가자 공병들이 수륙차에서 부린 배떼다리를 부설하기 시작했다. 공중에서는 전투폭격기편대들의 두번째 공중타격이 벌어지고있었다.

《갈매기 하나, 둘, 셋 ㅡ 주의!··· 돌격 앞으롯!》

다음 순간 장갑보병들을 태운 장갑차들이 배떼다리를 건느기 시작했다. 수력추진장치가 되여있는 장갑차들은 벌써 맞은편 대안에 오르고있었다. 부릉부릉 발동기소리를 세차게 울리며 배떼다리를 건느는 장갑차들, 푸릿한 달빛에 철갑모와 총창을 번뜩이는 병사들, 강물은 여전히 사품쳐 끓고 사납게 뒤채이며 미친듯 휘말려돌아가고있었다. 하늘도 땅도 지진처럼 뒤흔들렸다. 어느새 먼 어둠속에서 《만세! ㅡ》하고 목터지게 웨치며 돌격해나가는 함성이 울려왔다.

《독수리, 종심에로 돌진하라!》

《알았다, 돌격한다.ㅡ》

땅크와 자동포들이 험한 산릉선을 톺아올라 달려나가고 그뒤로 장갑보병들이 산개해나갔다. 돌격의 함성은 계속되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처음으로 쌍안경을 내리고 가까이에 서있는 김대웅중장을 돌아보며 물으시였다.

《군단장동무, 려단의 도하작전을 어떻게 생각합니까?》

김대웅중장은 그이의 물으심에 재빨리 자기의 생각을 정리하고나서 힘있게 말씀드렸다. 《최고사령관동지! 지금 려단의 강행도하작전은 성과적으로 진행되고있습니다. 제 생각에는 오영범동무가 제반 작전전술적요구에 상응하게 불의적인 타격과 화력집중 그리고 타격력증대 등을 능란하게 적용하면서 과감하게 작전을 펴고있다고 봅니다.》

김대웅은 지난 조국해방전쟁때 련대작전참모였으며 전후 오래동안 김일성군사종합대학에서 작전전술을 가르쳐왔다. 그러므로 그가 올린 대답은 오랜 작전일군, 교육일군다운것이였다.

《옳습니다.》하고 그이께서 긍정하시였다. 《과시 〈오발파〉다운 공격이라고 할수 있습니다. 이런 기세면 강하천이 아니라 날바다도 능히 건늘수 있을것입니다.》

그이께서 이렇게 치하하시자 김대웅은 입을 벌리고 찬공기를 한껏 빨아들였다. 지금까지 가슴을 조이며 경애하는 최고사령관동지께서 어떤 평가를 주실가 하고 숨죽여 기다리고있던 그였던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실지 전쟁이라면?···》하고 그이께서는 깊은 생각에 잠겨 말씀을 이으시였다. 《우리는 가장 최악의 경우를 생각해야 하며 적들의 전쟁수행능력도 비상히 높은 수준에 이르고있다는것을 간과해선 안됩니다. 그러니 이것이 실지 전쟁이라면 이떻게 되였겠는가. 적들이 핵무기로 선제타격을 가하거나 예상외로 력량과 기재를 신속히 집중하여 강하게 반작용을 한다면 그런 경우 우리는 얼마나 큰 손실을 보게 되겠는가?···》

김대웅은 놀란듯 굳어져버린채로 까딱 움직이지 않고있었다. 그이께서는 더이상 아무 말씀도 없이 쌍안경을 또 눈가에 가져가시였다. 어언 앞서나간 땅크, 자동포들은 보이지 않고 우뢰와 같은 발동기소리만 거세게 파도쳐왔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어둠속 멀리까지 눈밝혀 살피시며 무겁게 생각을 이으시였다. 만약 이 작전을 그대로 전쟁에 써먹는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과감무쌍한 이 도하작전은 물론 승리적으로 결속될것이다. 하여 타격집단의 총공격에 결정적인 국면을, 파구를 열어줄것이다. 하지만 려단의 반수이상은 이 강기슭에 쓰러질것이다. 그렇다, 막대한 희생의 대가로써만 한걸음 또 한걸음 전진해나갈것이다.

그이께서는 쌍안경을 내리시였다. 뻐근한 아픔이 가슴 한쪽을 스쳐가는것을 느끼시였다. 지금 오영범은 드센 강타로 적진을 두들겨부신다고 자랑스럽게 생각할것이다. 포병과 비행대의 준비타격, 땅크들의 강행도하, 교두보장악, 종심에로의 공격성과 확대··· 전투교범의 견지에서는 가장 우수한 작전의 하나로 인정될수도 있다. 하지만 이 작전에서는 한치한치 전진하는데 커다란 희생을 내지 않으면 안될것이다. 오영범은 그것을 생각했겠는가?··· 물론 생각했을것이다. 그자신이 용감하게 싸우다 장렬하게 희생될것을 각오하고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막대한 피와 희생의 대가로써 얻어질 하나하나의 승리가 그렇게 자랑스럽겠는가?··· 왜 오영범은 시간을 줄여 시작과 끝을 동시에 진행할 용단은 내리지 못하는가?

문득 그이께서는 세상에 널리 알려진 하나의 대규모상륙작전을 상기하시였다. 1944년 6월에 진행된 노르망디 상륙작전, 수많은 군사리론가들과 사가들에 의하여 다각적으로 연구되고 분석되고 널리 찬양된 사상최대규모의 상륙작전이였다.

이 작전은 1943년말부터 약 6개월간 본격적으로 준비되였다.

이 기간 미영군은 수차에 걸쳐 대규모의 훈련을 진행하고 정찰과 위장을 강화하였으며 상륙시간과 상륙지대의 비밀보장에 대하여 특별한 관심을 돌렸다.

이 작전에 참가한 미영군의 력량을 보면 륙군이 3개의 항공륙전사단, 2개의 땅크사단, 4개의 땅크려단을 포함하여 총 32개의 사단과 12개의 려단(약 280여만명)이였고 공군력량으로는 여러가지 전투폭격기, 수송기, 활공기 등 1만 4천대(그중 전투폭격기 1만 1천대)가 동원되였으며 해군력량으로는 전함 7척, 순양함 23척, 대형상륙함선 283척을 포함한 총 6천여척의 대소함선들이 동원되였다.

파쑈독일군과의 력량을 대비하면 륙군이 1: 4, 해군이 1: 20, 공군이 1: 30으로서 비할바 없는 절대적우세를 미영군이 차지하고있었다. 그러나 이 작전에서 미영군은 최근 임무수행기간을 10일로 계획했으나 42일이 걸렸다. 그리고 이 작전에서 미영군은 동부전선에서 쏘련군대의 결정적인 공격으로 하여 조성된 유리한 정세와 교묘한 위장, 갖가지 허위, 기만행동으로 상륙에서 불의성을 달성하고 절대적우세를 차지한 공군과 해군, 대규모 항공륙전대가 상륙을 유력하게 지원했음에도 불구하고 12만 2천여명의 인원손실을 입었다. 파쑈독일군의 인원손실은 11만 7천여명이였다.

그러면 이처럼 막대한 희생의 원인은 어디에 있었는가?···

미영군사령부는 안전한 공격성과를 바란다는 기도밑에 한자리에서 주저하면서 력량과 기술수단만 계속 증강하였다. 결과 미영군은 첫 3주간에 30개이상의 사단과 막대한 량의 기술장비들을 투입하여 도로가 막혀 빠져나가지 못할 형편이였다. 그리하여 독일군으로 하여금 전술적인 예비대력량을 동원하여 땅크의 지원밑에 수차례의 맹렬한 반돌격을 가할수 있게 하였다.

이것이 바로 서방 군사리론가들의 견지에서 본 불필요한 막대한 희생의 원인이였다. 하지만 그토록 많은 불필요한 손실의 근원은 다른데 있다. 그것은 바로 미영군의 수뇌부가 오직 작전의 성공만을 추구하였기때문이였다. 작전의 성공을 위해서라면 그 어떤 희생도 그들은 마다하지 않았다. 그들에게는 10만이 쓰러지건 30만이 쓰러지건 매일반이였다. 그들에게 있어서 전선의 장병들은 전쟁수행에 투하한 수백수천만에 달하는 수자들중의 일부분일 따름이였다. 그리하여 헤아릴수 없이 많은 생명들이 《안전한 작전》과 《성공》의 밑거름이 되여 진흙탕속에, 모래불속에 아낌없이 묻히고말았던것이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천천히 주먹을 그러쥐시였다. 그러나 우리의 모든 작전은 사람들을 아끼는것을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 물론 전쟁이란 희생을 전제로 한다. 희생이 없는 공격과 방어란 있을수 없으며 희생이 없는 전쟁의 승리는 더더욱 말도 되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는 가능한껏, 온갖 힘을 다하여 희생을 막으며 손실을 줄여야 한다, 우리의 모든 지휘관들은 벌써 전투에 들어가기전에 자기의 지혜와 용기로써 그리고 자기의 피나는 노력으로써 희생을 줄이며 승리를 마련하여야 한다. 이것이 중요한것이다. 우리에게는 승리도 귀중하지만 그 승리를 이룩하는 사람들은 더욱더 귀중하다!···

바람이 설레였다. 발동기들의 소음과 훈훈한 열기와 배기가스냄새로 혼탁된 산바람이였다.

이윽고 려단이 도하에 성공하고 대안을 점거한 다음 교두보를 형성하였다는 보고가 왔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시계를 보시였다. 려단전체가 꽉 부르쥔 하나의 주먹처럼 일거에 타격을 가했다는것은 찬양할만 한 일이다. 강행도하도 대담하게 구상되고 가능한 전투조법들이 다 활용되였다. 선견대의 강행도하와 교두보점령, 장갑보병대대들의 도하와 전투전개, 그들의 종심성과확대를 위한 타격력증대, 이 모든것들이 치차처럼 정확히 맞물려 돌아갔다. 하지만 지금은 20세기 90년대이다. 지난해의 우수한 작전적방안도 오늘은 벌써 낡은것으로 된다. 군사과학기술은 서리발 장검처럼 날로 더 예리하게 벼려지고있으며 그에 따라 전쟁조법도 나날이 더 심화되고 발전되고있다.

이윽고 오영범이 차를 몰고 달려왔다. 차에서 내리자바람으로 그는 힘차게 정보로 걸어와 쩡쩡한 목소리로 보고드렸다.

《최고사령관동지! 려단은 1시 37분 현재 맡겨진 최근임무를 수행하였습니다. 려단장 소장 오영범!》

《수고했소!》하고 그이께서는 손을 들어 답례하시였다.《곧 공격을 중지하고 교두보에서 대대들을 철수시키시오.》

《알았습니다. 최고사령관동지!》

달빛에 비추인 그의 얼굴은 환히 밝았고 모가 진 턱은 넘치는 기쁨을 참을길 없어 자꾸만 움씰거리군 했다. 그는 무선전화기를 뽑아들자 먼저 소란스러운 숨결을 거기에 퍼부어댔다.

《나는 50번! 모두 내 명령을 들으라. 제1제대의 대대들은 공격을 중지하고 돌아설것. 장갑보병대대들은 차지한 계선에시 즉시 철수할것!···》

그는 무선전화기를 혁띠에 꽂고 다시 차렷자세로 허리를 꼿꼿이 폈다. 그는 려단의 도하훈련이 높은 속도로 과감하게 잘 진행되였다는것을 확신하고있었다.

불길이 이글거리는 그의 두눈에서 그러한 확신과 기쁨의 미소가 뿜어나오고있는것이다.

김정일동지께서는 그의 기쁨이 리해되시였다. 매일같이 그가 밤잠을 미루며 사색하고 몸바쳐 애써온 그 모든것이 오늘을 위함이였다. 양병천일 용재일조라는 말과 같이 군사는 전쟁의 하루를 위해 천날을 키우는 법이거늘 군사지휘관인 그에게 있어서 전쟁의 하루를 위해 그의 려단이 창끝처럼 벼려졌다고 평가받는다면 그보다 더 큰 기쁨이 어데 있겠는가!··· 그러나 그의 기쁨은 때이른것이였다.

김정일동지께서 물으시였다.

《오동무, 려단의 최근 임무수행에 몇시간이나 걸렸소?》

《옛, 정확히 1시간 30분이 걸렸습니다.》

《1시간 30분?》

《그렇습니다. 최고사령관동지!》

김정일동지께서는 가볍게 머리를 저으시였다. 찬바람이 불어쳤다. 맞은편 대안에서 발동기의 소음이 다시 우뢰소리처럼 울려오고 기름타는 냄새가 날아왔다. 철수하는 수륙장갑차들이 전조등을 휘저으며 강기슭으로 가까와오는것이였다.

《1시간 30분이라···》 김정일동지께서 조용히 뇌이시였다.《그런데 이것이 실전이였다면 어떻게 되였겠는가?···》

그이께서는 김대웅중장을 돌아보시였다.

《군단장동무생각엔 어떻습니까?》

《예, 최고사령관동지!》하고 김대웅은 자신있게 대답올렸다.

《오영범동문 있을수 있는 모든 정황을 다 타산하였습니다. 지금 적들이 륙군의 무장에서 땅크와 장갑차의 비중을 훨씬 높이고 많은 포무기들을 자행화했으므로 종전보다 그 기동력이 수십배나 높아져 작전적예비대를 급속히 투입하리라는것도 고려하였습니다. 그래서 오영범동문 려단의 전체 화력을 이 구역에 집중하여 타격함으로써 신속히 파구를 열고 그것을 확대하였습니다.》

《그러니 실지 전쟁이였다면 군단장은 오영범동물 표창했겠구만.》

《그렇습니다. 최고사령관동지!》

《그렇다?ㅡ》 그이께서는 김대웅에게서 또 오영범에게로 눈길을 돌리시였다.

《실지 전쟁이였다면 나는 표창이 아니라 처벌을 주었을것이요!》

《예?!》

모든 사람들이 놀라서 굳어졌다. 오영범의 두눈에서 황황 타던 불이 꺼졌다. 불시로 새여나오려는 신음소리를 씹어삼키며 그는 혀를 깨물기까지 했다.

《려단장!》

그이께서는 엄하게 부르시였다. 오영범은 전류에라도 감전된듯 흠칠하더니 곧 허리를 꼿꼿이 폈다.

《동무는 왜 더 시간을 단축할 생각을 못하는가, 그래 그것이 동무로서 해낼수 있는 능력의 전부였단말이요?··· 아니, 1시간 30분이면 늦소, 2시간이면 려단의 반수이상을 잃게 될것이요. 특히 배떼다리를 건너간 장갑보병대대들은 막대한 희생을 치르었을것이요. 왜 그런가?··· 지금은 적들의 기동력이 종전보다 수십배나 더 높아졌고 위력한 타격수단들을 가지고있기때문이요. 그러기에 전격적으로 불이 번쩍나게 해치우지 않으면 안되오. 말하자면 시작과 끝이 동시에 벌어져야 한단말이요. 배떼다리를 놓고 건너간 30분은 필요없소. 그들은 선견대의 강행도하와 동시에 교두보를 점령했어야 했소. 무슨 말인지 알겠소?··· 거기서 늦어진 매 1분 1분이 치명적인 손실을 가져온단말이요, 그런데 동문··· 어디 말해보오. 그처럼 많은 희생도 불가피하다고 보았는가? 려단이 다 쓰러져도 승리만 거두면 그만이라고 생각했는가?!···》

《···》

불시로 철수하는 땅크, 장갑차들의 동음이 더 거세게 울려오는듯 했다. 우뢰소리같이 파도쳐오는 발동기들의 소음에 귀가 멍멍해졌다.

《려단장!》

그이의 준렬한 음성이 가슴을 쳤다.

《모든 작전의 기초엔 애병사상이 놓여있어야 하오. 동무가 작전도에 찍는 점하나 화살표 하나하나에서 최대한 그들의 희생을 줄여야 한단말이요. 적들이 반발할수 있는 시간적여유를 단 1분도 주지 말아야 하오. 단 1분도!··· 장검처럼 내려쳐서 일격에 족쳐대야 해! 나는 동무에게서 이런것을 기대하지 않았소. 똑똑히 알아두오.

막대한 피와 희생의 대가로만 얻어지는 승리를 난 바라지 않소!》

《···》

여전히 오영범은 말뚝처럼 박혀선채 저릿저릿 저려나는 손끝으로 바지혼솔만 계속 잡아비틀고있었다. 갑자기 너무도 큰 충격을 받은 탓으로 머리속이 웅ㅡ 웅 울렸다. 그는 한동한 계속 정신없이 허덕이며 가까스로 숨을 몰아쉬고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