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 편 7

제 1 편

7

 

김정일동지께서는 최고사령부작전실에서 커다란 작전도를 마주하고 쏘파에 앉아계시였다. 한쪽 벽면을 거의나 채운 그 특대형지도는 동쪽으로는 일본전토를, 남으로는 괌도까지를 포괄하고있었다.

그이의 왼쪽에는 인민무력부장 오진우, 오른쪽에는 총참모장 최광이 숙연히 앉아있었고 지도앞에서는 작전국장이 현단계의 군사정세에 대한 정황보고를 하고있었다. 그는 지도를 짚어가며 적들이《팀 스피리트 93》합동군사연습에 동원하고있는 무력과 장비들 그리고 그 움직임 등에 대하여 보고를 계속하였다.

겉보기에 그는 단정하고 조용한 사람이였다. 어깨우의 장령별만 아니라면 그는 진지한 학구적자세와 유연한 태도로 하여 교육자나 외교일군형으로 보였을것이다. 그러나 실상 그는 엄격하고 영민하고 또 담찬 사람이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그의 남다른 분석력과 기억력 그리고 작전전략적문제들에 대한 깊은 통찰력을 높이 평가하시였다. 그는 널리 공개되지 않는 나라의 중요 특수부문 책임일군들중의 한사람이였다. 그의 사업과 활동은 다 극비의 문제들과 직결되여있는것이여서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언젠가 우스개말씀처럼 작전국장은 집에 들어가서도 일체 입을 다물고있는것이 좋다고 하시였었다.

《이상과 같이 지금 적들은 3월초까지 작전장비들과 물자의 반입을 끝내기 위하여 대대적인 수송작전을 벌리고있습니다. 이것이 끝나면 3월 8일 미국본토로부터 무착륙비행으로 날아든 미군륙전대가 포항근처에 락하하게 되며 이것으로써 〈팀 스피리트 93〉합동군사연습의 서막이 열리게 됩니다.》

그는 잠시 동안을 두었다가 지시봉을 곧추 세우고 마치 그것으로 마디마디에 력점을 찍기라도 하는듯 계속하였다.

《그런데 간과할수 없는것은 지금까지 〈군대가 있는 한 훈련도 있다〉고 하면서 〈팀〉훈련을 〈년례행사〉라고 주장해오던 미제가 이번에는 은페된 훈련으로써 일체 참가병력수와 무장장비를 비밀에 붙이고있는 그것입니다.》

그러자 지금까지 한마디 말씀도 없이 그의 보고를 주의깊게 듣고 계시던 김정일동지께서 처음으로 물으시였다.

《작전형식과 방법도 아직 비공개요?》

《그렇습니다. 지금까지 적들은 작전형식을 세개단계, 전략적인 기동, 쌍방야외훈련, 전략적인 복귀단계로 진행하였지만 이번엔 달리할것으로 예견됩니다. 군사소식통들에 의하면 올해엔 지휘참모연습을 주되는 과제로 할것이라고 합니다.》

《음ㅡ》

잠시 침묵이 흘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오른손으로 옆탁을 가볍게 두드리시면서 혼자말씀처럼 조용히 뇌이시였다.

《심상치 않소. 적들이 지휘참모연습에 모를 박는다는것은 그저 스쳐지날 일이 아니요.》

또다시 침묵, 그이께서는 오른쪽에 앉아있는 최광에게로 시선을 돌리시였다.

《어떻습니까. 총참모부에서는 적들의 이러한 기도를 어떻게 분석평가하고있습니까?》

최광이 허리를 펴고 일어서려 하자 그이께서는 손을 들어 굳이 자리에 앉게 하시였다. 최광은 자리에 앉아 두손을 깍지껴잡으며 침착하게 말씀드렸다.

《지휘참모연습을 기본으로 한다는것은 유사시 다시말하여 전쟁이 일어나는 경우 지휘관참모부들이 다 현지에 있으므로 직접 현지지휘에로 넘어갈수 있게 한다는것을 의미합니다.》

《옳습니다.》하고 오진우가 그의 말을 받았다. 《정말 이것은 심상치 않습니다.》

그의 얼굴은 격한 흥분으로 해서인지 이즈러져있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그러한 그의 모습을 재빨리 주의깊게 살펴보시였다. 벌써 그의 목소리에서 이상한 그 무엇을 감촉하신때문이였다. 그러자 오진우는 그이의 눈길을 짐짓 못느낀체 하며 입을 꾹 다물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그의 입귀가 가늘게 떨리고있는것을 스쳐보시면서 얼마전부터 우려하던 무력부장의 건강상태가 좋지 못하다는것을 간파하시였다. 하지만 그에 대해서는 아무 말씀도 없이 작전국장에게로 시선을 옮기시였다.

《계속하시오.》

작전국장이 또 허리를 꼿꼿이 폈다.

《최고사령관동지, 최근 정찰국에서는 이번 〈팀〉훈련에 배비될것으로 예견되는 적들의 고도기술무기에 대한 위성통신자료들을 종합편집하였습니다.》

《봅시다.》

그이께서 하신 말씀이였다.

작전국장은 지도앞에서 물러나 그이께서 앉아계신 쏘파뒤쪽으로 자리를 옮겼다.

잠시후 실내등이 서서히 꺼지면서 영사막에 《위성통신자료№17》이라는 글발에 이어 처음 우주공간에 떠있는 위성이 나타났다. 해설록음이 올렸다.

《지금 보시는것은 미제의 레이다 정찰위성 〈라글로스〉입니다. 이전 와르샤와조약기구 군대들의 움직임을 탐지하기 위해 설계된 궤도위성으로서 구름을 뚫고 야밤에도 화상을 얻을수 있습니다.

만전쟁때 이라크의 이동식 스쿠드미싸일발사대의 행방을 탐지하는데서 일련의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이것은 전자정보수집위성 〈엘린트〉입니다. 정지위성입니다.》

뒤이어 화면에는 페르샤만해상에 떠있는 《이지스》급 순양함과 전함들이 나타났다. 함선들에서 커다란 불덩이들이 지상을 향해 날아가고있다.

《만전쟁때 처음 실전에 사용한 순항미싸일입니다. 이라크측에서는 이 순항미싸일에 대한 방어가 거의나 불가능한 상태였습니다. 어떤 군사평론가들은 비행대의 공습과 이 순항미싸일 타격이 만전쟁의 전국을 결정하였다고 말하고있습니다.》

순항미싸일들이 날아가 거대한 폭발을 일으키고있다. 이라크의 지휘소건물들, 미싸일기지, 중요비행장, 중요통신쎈터 등이 폭발의 화염속에서 산산이 부서지고 송두리채 날아나버리고있다. 파괴와 살륙의 참혹한 전경은 한동안 더 계속되였다.···

이윽고 화면에는 물결을 헤가르며 움직이는 초대형항공모함 《인디펜던스》호가 나타났다. 미해군 최대의 화력과 장비를 갖춘 6만t급 함선이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손을 내밀어 차대우의 답배갑을 여시였다. 담배 한가치를 꺼내드시였으나 불은 붙이지 않고 그것을 뱅뱅 돌려가면서 생각에 잠기시였다.

지금 미제는 우리에 대한 가장 효과적인 핵공격수단을 저 함선들에서 발사하는 순항미싸일로 보고있다. 만전쟁에서 그 위세를 유감없이 떨쳤다는 토마호크순항미싸일, 그것이야말로 미제의 정치적지레대, 외교적지팽이, 군사적몽둥이라고도 할수 있다.

하지만 저 최대형항공모함도 불침의 함선인가?··· 그이께서는 언제인가 흥미있게 읽으신적이 있는 자료중의 하나를 상기하시였다. 그것은 어느해 미국회합동경제위원회 청문회때 있은 미국회 상원의원 워렌 프록스멜과 해군제독 리크프의 일문일답이였다.

 

상원의원

지난해 미국방성은 60억딸라라는 재정예산으로 두척의 핵동력항공모함을 건조하려 하였습니다. 그런데 그 예산액수에는 비행기비용까지는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아마 그 비행기들의 비용 역시 60억딸라를 넘을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당신은 이 거액의 비용을 들인 항공모함들이 쏘련과(쏘련 붕괴전이였다.)의 전쟁에 들어간다면 얼마동안이나 유지될수 있다고 생각합니까?

해군제독

한 이틀동안은 유지될것입니다.

△ 장내에서 비명소리, 휘파람소리.

상원의원

도무지 이틀동안?··· 그게 사실입니까?

해군제독

그렇습니다. 탄도미싸일을 사용하는 경우엔 항공모함도 맥을 추지 못합니다. 탄도미싸일은 항공모함에 치명적인 타격을 가할수 있습니다. 그런데 쏘련뿐만아니라 그러한 미싸일을 가지고있거나 개발하는 나라들이 날로 늘어나고있습니다.

···

 

사실은 바로 이러하다. 미제의 군사적몽둥이도 만능은 아니다. 그이께서는 담배에 불을 붙이시였다. 그때 화면에는 주둥이가 뭉툭한 비행기가 나타났다.

《지금 보시는것은 최첨단기술의 집합체로서 〈날아다니는 넝에〉 혹은 〈핵까마귀〉라고 불리우는 미제의 전략폭격기 〈비ㅡ1비〉입니다. 38발까지의 핵폭탄을 적재할수 있다고 하는데 폭탄을 만재했을 때의 최대중량은 216.4t입니다. 비행기의 총길이는 41.7m 두 날개의 폭은 23.8m이며 항속거리는 1만 2천km로서 공중급유를 필요로 하지 않고있습니다.》

최근의 정보자료에 의하면 미제는 저 전략폭격기를 이번의 《팀》 훈련에 처음 배비하게 될것이라고 한다. 이것은 심상치 않다. 단순한 무력시위나 위협과 공갈을 위해서만 저 《핵까마귀》를 날려보내지는 않을것이다.···

전략폭격기가 사라지자 이번엔 낙지모양의 비행기들이 화면에 나타났다. 스텔스전투폭격기 《에프ㅡ117에이》이다.

《이 비행기의 최대중량은 약 24t, 로케트와 함께 핵폭탄도 적재할수 있습니다. 대공감시레이다에 잘 포착되지 않는 스텔스기술을 장비한것으로서 미제가 만전쟁때 실전을 통해 그 위력을 보여주었다고 자랑하는 비행기입니다.》

스텔스전투기들이 중동의 사막상공을 썰고있다. 전투기에서 발사한 로케트들이 지상에서 련속적으로 폭발하며 창끝같은 섬광을 번뜩이고있다. 또다시 하늘을 썰며 선회하는 전투기들···

《그만합시다.》

김정일동지께서 말씀하시였다. 화면이 멎고 불이 켜졌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자리에서 일어나 대형작전도앞으로 천천히 다가가시였다. 거기에는 적들의 《팀 스피리트 93》합동군사연습에 대응한 우리측 타격집단의 훈련계획도 반영되여있었다.

그러나 실지 전쟁이 일어난다면?··· 그때에도 저 훈련계획이 그대로 적용되겠는가?··· 실지 전쟁에서는 변화무쌍한 정황들과 엄중한 국면들이 수시로 나타나므로 아무리 훈련계획을 면밀히 세운다 해도 발생할수 있는 온갖 정황을 다 반영할수는 없는것이다.

그이께서는 이윽토록 지도의 한점을 응시하고계시다가 천천히 뒤쪽에 서있는 세사람을 돌아보시였다.

《적들이 〈팀〉훈련을 재개하고 종래와 달리 그 시작부터 심상치 않은 움직임을 보이고있는데 그 속심이 어디에 있는것 같습니까. 무력공갈로 〈핵문제〉에서 우리를 굴복시키려는것인가 아니면 이번 기회에 진짜 전쟁을 일으키려는것인가?···》

아무도 선뜻 대답을 올리지 못하였다. 한동안 괴롭게 숨길을 톺고있던 오진우가 먼저 무겁게 입을 열었다.

《최고사령관동지, 이번엔 전쟁이 불가피할것 같습니다. 정세는 지금··· 만전쟁전야를 방불케 하고있습니다.》

《그렇습니다.》하고 최광이 안경을 바로잡으며 침착하게 말씀드렸다. 《사실 적들은 〈팀 스피리트 93〉합동군사연습을 재개한다고 공식발표하기전부터 전쟁준비를 본격적으로 다그쳐왔습니다. 정찰국의 보고자료에 의하면 괌도와 오끼나와 그리고 일본 각지의 여러 병참기지와 남조선기지들에는 이미 각종 고도기술무기들과 전략물자들이 대량 수송되였습니다. 한편 적들은 집요하게 녕변폭격설을 내돌리고있는데 이것은 적들이 전쟁의 구실을 얻기 위하여 얼마나 광분하고있는가를 잘 보여주고있습니다.

최고사령관동지! 적들은 전쟁을 준비하고있습니다!》

그는 장황하게 적정을 설명하지 않았지만 총참모장다운 확고한 판단과 분석에 기초하여 이렇듯 마디마디 무게있게 그리고 확신에 넘쳐 말씀드린것이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한생 군복을 입고 살아온 혁명가, 로투사들인 오진우와 최광을 바라보며 나직이 혼자말씀같이 뇌이시였다.

《그러니 전쟁은 불가피하단말이지··· 전쟁이라···》

잠시 침묵이 흘렀다. 그이께서 또 최광에게 물으시였다.

《총참모부에서는 어떤 대응책을 생각하고있습니까?》

《예, 총참모부에서는.》하고 최광은 여전히 서둘지 않고 묵직한 음성으로 힘주어 말씀드렸다.

《이미 작전국장동무가 보고드린 작전전술적방안들을 검토한외에 사회주의건설에 동원된 10만장병을 소환할것을 예견하고있습니다.》

《10만장병?》

《예, 지금 수도건설을 비롯하여 안변청년발전소를 비롯하여 중요 대도로 등 사회주의건설에 동원된 10만장병들까지 진지를 차지하면 전군의 전투준비는 완비됩니다. 그러면 적들의 어떠한 도발에도 즉시 반격을 가하고 이 기회에 조국통일의 위업을 성취할수 있으리라고 저희들은 생각합니다.》

최광의 말이 끝나자 근엄한 표정으로 입을 꾹 다물고있던 오진우가 격정을 누르지 못하며 서둘러 말씀드렸다.

《그렇습니다. 최고사령관동지! 우리 인민군장병들은 조국통일을 위한 결전이 눈앞에 다가왔다고 믿고있습니다.》

흥분어린 그의 목소리가 강한 여운을 남기며 사라지자 방안은 엄숙한 정적에 잠겼다. 금시 누군가가 《경애하는 최고사령관동지! 명령만 내리십시오!》하고 웨칠것 같은 격앙된 분위기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뜨거운 눈길로 그들을 바라보시였다. 오진우며 최광, 그들은 다같이 어린 나이에 벌써 총을 메고 항일혁명전쟁의 불길속에 뛰여들었다. 그 나날에 혁명군대의 지휘관으로 자라났으며 지난 조국해방전쟁시기엔 사단을 지휘하여 혁혁한 공훈을 세웠다. 위대한 수령님을 모시고 두차례의 혁명전쟁을 치르어온 이들, 이들에게 있어서 이제 남은 조국통일을 위한 결전은 필생의 사명이기도 하다. 위대한 수령님대에 조국통일을 이룩하지 않고서는 죽을수도 없다고 생각하는 이들이다. 하기에 지금 이들은 적들이 전쟁의 불집을 터뜨리는 경우 그것을 조국통일의 성전으로 만들 불타는 결심을 다지고있는것이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작전도앞에서 대형사판에까지 몇걸음 옮기시였다. 박두해오고있는 전쟁, 《팀 스피리트》, 10만장병소환문제, 조국통일을 위한 결전 등 많은 생각들이 순차도 없이 한꺼번에 떠오르시였다. 그러나 이 모든것에 앞서 분석, 판단해야 할 초미의 문제가 있다. 그이께서는 여전히 깊은 생각에 잠기신 어조로 또 조용히 혼자말씀처럼 뇌이시였다.

《전쟁이 불가피하다면··· 언제 전쟁이 일어나는가?》

그이께서 묻는듯 한 시선으로 작전국장을 돌아보시자 그는 마른침을 꿀꺽 삼키며 입술을 감빨았다. 그 누구보다도 작전국장인 그는 최고사령관동지의 이 물으심에 정확한 답을 올려야 했다.

···언제 전쟁이 일어나는가?

세계의 전쟁사는 이러저러한 대규모의 전투 혹은 전쟁이 언제 어느날 어데서 어떻게 시작되는가 하는것을 제때에 정확히 판별하지 못하여 막대한 희생을 냈거나 만회할수 없는 결정적인 타격을 받은 무수한 실례를 전하고있다.

가까운 실례로 만전쟁때 이라크는 미국주도하의 다국적군이 언제 어느날 어떻게 전면공격을 개시할것인지 정확히 판별하지 못하여 전쟁의 운명이 결정된 심대한 타격을 받았다.

그들은 다국적군이 최후통첩으로 정한 그날이 아니라 그로부터 3일후에, 그것도 전면적인 지상공격작전이 아니라 강력한 전자장애를 펴고 무차별적인 공습과 해상으로부터의 순항미싸일공격을 위주로 자기네 중요지휘소들, 로케트기지, 비행장, 통신시설과 전략적거점들, 도로, 교량 등을 혹심하게 철저히 파괴함으로써 앉은 자리에서 녹아나게 되리라는것을 알지 못했었다.

력사는 이와 반대의 경우도 보여주고있다. 태평양전쟁시기 일본해군은 미해군의 전력을 일거에 분쇄해버릴 결심으로 련합함대사령관 야마모도 이소로꾸대장의 지휘하에 항공모함 5척과 전함 2척을 포함한 순양함, 구축함 등 대소함선 150여척과 천여대의 비행기, 해군륙전대를 주축으로 하는 10만장병을 미드웨이해전에 투입하여 미해군보다 압도적인 우세로 선제공격을 가했지만 미국측이 일본의 암호를 해독하고 사전에 준비하고있었다는것을 몰랐으므로 참담한 대패를 당하고말았다.

그러한 력사의 교훈을 잘 알고있는 작전국장으로서는 그것이 서뿔리 대답올릴수 없는 심각한 문제였다. 짧은 침묵이 있은 다음 총참모장 최광이 그를 대신하여 한걸음 나섰다.

《최고사령관동지, 그 문제에 대해서는 저희들이 좀더 적정을 분석해본 다음 보고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가볍게 머리를 끄덕이시였다. 그이께서 역시 지금 당장 그 답을 기대하지는 않으시였다. 력사가 말해주는바와 같이 전쟁개시의 판단을 정확히 하는것은 단순한 리론적계산으로는 불가능한것이다. 오죽했으면 나뽈레옹이 그것을 《뉴톤도 풀기 어려운 수학문제와 같다》고 하였겠는가!···

《물론 이것은.》하고 그이께서 힘주어 말씀하시였다. 《서뿔리 단정할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우린 아직도 현단계의 국제정세와 미국의 대조선전략, 〈팀〉훈련의 성격 등 많은것을 분석하여야 합니다. 그래야만 우리는 당면한 정치군사전략을 최종적으로 규정할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시급히 적들의 숨은 기도를 정확히 판단하고 제때에 결정적인 공격을 가해야 합니다. 어려운 때일수록 공격을 해야 합니다. 그럼 이 문제는 후에 다시 토론합시다. 작전국장동무, 우리측 타격군단의 대응훈련은 언제로 예견하고있습니까?》

작전국장이 빠른 걸음으로 지도앞에 나섰다.

《최고사령관동지, 타격군단의 대응훈련에 앞서 먼저 군단의 기동력을 검토하기 위한 기계화보병려단의 시범도하훈련을 5일후에 진행하기로 계획하였습니다.》

《그렇다?!》하고 그이께서는 지도에 표기된 려단대호를 눈여겨보시였다.

《려단장이 누굽니까?》

《오영범동무입니다.》

《아, 오영범!》

《예, 김일성군사종합대학을 나온 이후 포병구분대와 보병련대를 지휘해본 경험을 쌓고 한해전부터 새로 편성된 타격군단의 기계화보병려단을 지휘하고있습니다. 장령입니다.》

《음ㅡ》하고 그이께서는 무척 반가운 표정을 지으시였다.

《그 동물 한번 만나보고싶소. 〈오발파〉가 그새 몰라보게 달라졌겠구만.》

그이께시는 잠시 무엇인가 생각하신 끝에 드디여 결심하신듯 시계를 들여다보며 이렇게 물으시였다.

《오영범려단의 도하훈련을 오늘밤으로 앞당길수 없겠소?》

《예?!》

작전국장은 당황하여 얼결에 최광쪽으로 묻는듯 한 시선을 던졌다. 그러자 꿋꿋한 얼굴근육을 움씰거리고있던 최광이 서둘지 않고 천천히 말씀드렸다.

《최고사령관동지, 오늘밤으로 앞당기도록 조직하겠습니다.》

《아니, 따로 조직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이께서 결연히 말씀하시였다. 《오영범려단이 어떻게 전쟁에 준비되여있는지 알아보도록 합시다. 아무 예고도 없이 오늘밤 불시에 폭풍구령을 내리는것이 좋겠습니다. 내가 직접 나가보겠습니다.》

《알았습니다. 최고사령관동지!》

최광과 작전국장이 동시에 대답올렸다. 그러자 그곁에서 내처 입을 꾹 다물고있던 오진우가 몸을 움쭉하며 조용히 말씀드렸다.

《최고사령관동지, 그쪽은 길이 험합니다. 제가 나가보고 최고사령관동지께 보고드리는 편이···》

《아니 그러지 않아도 됩니다. 무력부장동무에겐 오늘 다른 중요한 일이 있습니다.》

《예?!》

《이제 돌아가면 알게 됩니다.》

그이께서는 또 시계를 보시였다. 치차처럼 맞물려있는 하루의 사업에서 일정에 없던 시간을 얻어낸다는것이 쉽지 않기때문이였다. 무엇인가 타산하고 예견해보고나서 그이께서는 최광과 작전국장에게로 눈길을 주시였다.

《기계화보병려단의 도하훈련은 총참모장동무와 같이 나가보겠습니다. 작전국장동문 자기 위치에서 사업하시오. 그러되 제기된 모든 문제를 다 나한테 보고해야겠습니다. 내가 그 어디에 있건 때와 장소에 관계없이 즉시 보고하시오.》

《알았습니다.》

그이께서 한손을 약간 드시여 사업이 끝났다는것을 표하자 세사람은 거의 동시에 거수경례를 올리였다.

잠시후 그들이 물러가자 김정일동지께서는 최고사령부 통신실에 직결된 전화를 드시였다. 대기하고있던 처녀교환수가 《장군님, 최고사령부 교환 듣습니다!》하고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보고드렸다.

《군의국장을 찾소.》

《알았습니다.》

그이께서는 전화가 련결되기까지의 그 짧은 한순간 병색이 짙게 드리웠던 인민무력부장 오진우의 누르끼레하던 얼굴을 아프게 상기하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