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 장 3

 

제 3 장

3

 

밤 10시가 훨씬 지나서 집으로 돌아온 장관우는 안해한테 서류가방을 맡기고 웃옷을 벗어 말코지에 걸었다. 이맘때면 늘쌍 해실해실 웃으며 반겨맞던 은희의 얼굴은 보이지 않고 부엌에서 달그락거리는 그릇소리만 들려왔다.

벌써 두달가까이 만포시행정위원회 허진규의 아들한테 마음을 두고 아버지의 눈치만 조심조심 살피며 살아가는 딸이였다.

《얜 아직두 공장에서 안 왔소?》

장관우가 일부러 큰소리로 묻자 아예 부엌쪽은 잠잠해지고만다.

《여보, 저기 있잖아요. 당신 밥상을 차리구있어요.》

안해가 얼른 부엌켠을 눈짓해 보이며 귀띔을 했다. 요즘은 딸문제때문에 밤낮으로 고실고실 속을 태우며 안해는 한절반 시집살이를 하다싶이 한다. 얼굴엔 살틀한 미소가 어려있지만 눈가의 가늘게 패인 잔주름들에서는 안해의 그러한 근심이 력력히 드러나며 장관우의 마음을 아릿하게 만들었다. 단지 알수 없는것은 그렇게 딸을 곱게 길러온 안해가 저희들끼리 마음이 맞으면 됐지 구태여 부모들이 상관할게 있는가고 하면서 전적으로 딸의 역성을 드는 일이였다.

장관우도 웬간하면 당신 좋을대로 하라고 안해한테 딸문제를 밀어던지고싶은 생각이 굴뚝 같았다. 하지만 허진규와 같이 심술이 많은 사람과 사돈을 맺었다간 까딱하면 얼굴을 깎이우기 쉬웠다. 안해의 말에 의하면 허명철이란 청년은 태혁의 딸 현이와 아주 가까운 사이이고 기계공장에도 현이의 알선으로 취직했다고 한다.

청춘남녀가 그쯤 서로 정이 깊어졌으면 사랑도 그들사이에 이루어질것 같은데 그대신 자기 딸 은희와 맺어진것도 다 쪼간이 있어 그렇게 된것처럼 생각되였다. 현이가 오죽이나 행실이 바르고 똑똑한 처녀인가? 허명철이와 친하게 지내면서도 일생의 길동무로 삼을만 한 청년이 못되니 금을 딱 그어놓고 사귀는게 틀림없었다.

결국 현이가 자기와는 상대가 안된다고 퇴박을 놓은 청년이 은희와 짝을 뭇겠다는건데 장관우도 허진규의 집안에 딸을 주고픈 생각은 조금도 없었다. 물론 장관우는 자기의 그 깊은 마음을 안해한테만 비치고 딸앞에서는 일체 입을 봉했다.

은희가 알면 그 말이 저절로 허진규의 아들에게로 울려가겠는데 사위로 맞아들이지 않을바치고 무엇때문에 남의 자식의 마음을 아프게 하겠는가. 그렇다고 무작정 딸의 마음을 돌려세운다는것도 여간 힘에 부친 노릇이 아니였다.

듣자니 은희한테선 《아버진 철직당한 사람의 아들이 돼서 싫대요?》라는 왕청같은 불만이 튀여나온다고 한다. 시집은 가겠다면서 아직도 어린애처럼 응석을 부리며 못하는 소리가 없었다. 요즘은 사무실에 나가도 집에 들어와도 골머리 아픈 일들뿐이여서 이마살이 펴일 때가 없는데 부엌으로 나간 안해가 마침 밥상에 술을 한병 받쳐들고왔다.

《어디서 난 술이요?》

《아까 은희가 손가방안에서 꺼내놓더군요.》

장관우는 딸이 제 아버지한테 고이는 술같아서 안해를 흘끔 쳐다보았다.

그런대로 속이 클클한김에 서너잔 연거퍼 마시고나자 안해가 근심스럽게 말했다.

《오늘 밤은 무슨 술을 그렇게 마셔요?》

《어디 속상한 일이 한두가지요? 도당책임비서와 토론해서 전투목표를 세워놨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성하부부장의 의견을 무시할수 없거든. 역시 전문가는 전문가란 말이요. 우리가 너무 욕심을 부린것 같애.》

《당신두··· 현이아버지가 이런 중요한 일에선 실수가 없는 사람이라고 당신이 늘쌍 말하지 않았어요?》

《그것두 그렇긴 해. 하지만 이랬든 저랬든 발전소건설문제에서는 부부장을 당할만 한 사람이 없어. 이때까지 그가 된다고 한건 다 됐구 안된다고 한건 안됐단 말이요. 책임비서가 뭐 제갈량이요?》

《에그, 무슨 말을 그렇게··· 현이아버진 당신을 믿고 일하는데.》

《이거 내가 오늘 밤 집에 와서 괜히 싱거운 소릴 했나보군.》

장관우는 틀지게 허허 웃었다.

《됐어요. 녀편네말두 들을건 들어요. 당신은 그저 성하부부장밖에 모르지요. 우리 집에서 성하부부장동무에 대한 말이 그칠 때가 있어요. 은희보구두 만날 부부장동무 어머니한테 뭘 갖다드리라면서 들볶군 했지요.》

《그따위 소린 하지도 마오. 부부장이 어머니때문에 마음고생이 얼마나 많은지 당신이 알기나 하오?》

《에그, 모르겠수다. 그런 부부장이 뭣 때문에 어머닐 노엽히구 혼자 살게 만든다우?》

장관우는 안해의 옹이박힌 말을 듣고 눈을 찔 흘겼다.

《쩌쩌··· 저 말하는 꼴 좀 보지? 여보, 세상에 결함이 없는 사람이 어디 있소. 당신 남편은 원만하오? 사람이 살아가느라면 간혹 실수도 하게 되구 별일이 다 있는거요.》

장관우는 버럭 화를 내고 상머리에서 움쭉 일어나 웃방으로 올라갔다. 남의 집안일로 제 집안싸움이 일것같아 안해는 더이상 말할 엄두도 내지 못했다. 정지간에서 안해가 밥상을 치우면서 조용히 한숨짓는 소리만이 들려왔다.

책상앞에 비뚤서 앉아서 한참 담배를 풀썩풀썩 태우고난 장관우도 오늘 밤은 친구의 일로 마음이 좋지 않아 침대에 팔베개를 하고 제빠듬히 누웠다.

지난해 평양에 출장갔다가 리성하부부장의 집에 들려 하루밤 쉬면서 친구간에 간격이 없이 여러가지로 진심의 말들을 나누었던 일이 떠오르며 눈굽이 뜨끈해났다.

그날 밤 리성하는 오래간만에 그와 만나 술상을 편 자리에서 어머니얘기를 꺼내며 《전쟁 때 형이 전사한 비보를 받고도 어머닌 나한테 눈물 한방울 보이지 않았네. 무척 엄하게 키웠지. 난 그 마음을 몰랐네. 평양으로 소환되여 올 때 동무들이 축하해주는 기분에 들떠 고향집을 뜨기 아쉬워하는 어머니를 설복하기에만 여념이 없었지. 지금도 그때 〈어머니두 정말··· 이 두메산골에 뭘 볼게 있소. 옛날에 정배살이 온 사람들이나 죽지 못해 살던 고장인데.〉라고 한마디 한 말에 크게 노한 어머니가 〈이녀석! 다시 말해봐. 내 제고향을 천시하는 놈 바로 되는걸 보지 못했다!〉 하구 늙어 죽을 때까지 강계를 떠나지 않겠다던 어머니의 모습이 잊혀지지 않네. 그날 밤 어머니의 잠자리가 비여있어 밖을 내다보니 뜰안의 돌배나무밑에 혼자 하염없이 서있더군. 왜정때 처서판에서 아버지를 잃고 심은 돌배나무였네. 난 형님이 전사하였을 때에도 그 돌배나무와 이야기를 나누는듯 한 어머니를 보고 울었네. 어머니의 그 소중한 추억이 깃들어있는 돌배나무··· 쓸쓸하더군.

난 어머니앞에서 용서를 빌었네. 우리 일가족의 태가 묻혀있는 땅을 모욕했으니 난 할 말이 없는 사람이지. 어찌보면 어머니는 이 지지리 못난 자식에게 고향의 귀중함을 알게 하려고 늙마에 고달프게 혼자 지내는지 몰라. 십자가에 못 박혀 이 세상의 악을 징벌하는 예수의 모습처럼 말이네.》 하며 눈물짓던 리성하의 젖은 얼굴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았다.

리성하는 남부럽지 않게 가장집물을 번드르르 차려놓고 살지만 자기 가정은 도덕생활의 황페지와 다름없다며 무거운 한숨을 내쉬였다. 친구의 그 고뇌와 가실길 없는 후회를 누가 의심할 사람이 있었던가!···

이튿날 사무실에 나간 장관우는 머리속이 흐리터분하여 한참이나 손바닥으로 얼굴을 뻑뻑 문질렀다.

책상우의 전화기가 뜨르릉 울렸다. 수화기를 들자 태혁의 목소리가 느릿하게 울려왔다.

《부위원장동무, 내 방으로 와주겠습니까. 간단히 토론할 문제가 있습니다.》

《그러지요.》

장관우는 수화기를 놓고 책상우의 담배갑을 집어 주머니에 넣었다. 무슨 일때문일가?

장관우는 지체없이 방을 나섰다. 그가 얼마후 태혁의 사무실에 들어섰을 때 뜻밖에도 그 자리에 리성하가 와 있었다. 혹시 성하부부장이 벌써 전투목표와 관련된 의견을 제기한게 아닐가?

오늘 아침은 태혁의 기분상태도 그닥 시원치 않은것 같았다.

태혁은 그가 응접탁을 마주하고 앉자 습관처럼 목안을 가다듬으며 안경속의 눈을 끔벅이였다.

《금방 부부장동무와 좀 토론한 문제인데 부위원장동무의 견해를 들어보려구 합니다.

전력공업부 부부장동문 앞으로 가망성이 확고한 전투목표를 작성하여 장군님께 올리자는 의견을 내놓았습니다. 옳은 제기라고 봅니다. 우리가 지금의 곤난한 형편에서 과연 29개 대상의 발전소건설을 완공할수 있는가, 개중에는 이미 건설중에 있던것을 복구정비할 발전소들도 있지만 오래동안 내버려둬서 거의나 파괴된 상태입니다. 한마디로 말하여 우리는 힘에 겨운 전투목표를 세웠습니다. 지금 당장은 어느만큼 할수 있고 어느만큼 할수 없다고 말하기도 어려운 형편입니다. 왜냐하면 현재의 실정에서는 모든것이 불가능하기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비록 어렵지만 하나를 하면 둘을 할수 있고 둘을 만들면 셋을 만들수 있다는 가능성, 대중의 사상의식이 최대한으로 발동되는 경우에 달성할수 있는 수치를 기준으로 삼고 전투목표를 세웠습니다. 그러니만큼 부부장동무도 우리의 전투목표를 놓고 좀 더 심사숙고했으면 합니다.》

태혁은 어디까지나 리성하의 견해를 존중하는 립장에서 신축성있게 말하고 책상우의 문건에 눈길을 떨구었다.

《옳은 말씀입니다.》

리성하가 응접탁우에 팔굽을 짚고 엄숙히 앉아서 발언했다.

《그렇지만 아무리 사람들의 열의가 높아도 도달할수 없는 한도가 있지 않습니까. 현실적으로 그들이 일할수 있는 조건들이 보장되지 않으면 말입니다. 자강도가 처한 지금의 형편에서 6개월동안에 29개 대상의 발전소를 건설한다는건 거의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터놓고 말해서 난 평양에 있다면 여기서 어떤 결심을 하건 상관하지 않겠습니다만···》

《부부장동무도 책임을 지게 되니 립장이 달라진다는 말이지요?》

태혁은 담배가치를 세워들고 책상우에 그루박듯 툭툭 쳤다.

《부위원장동무의 생각은 어떻습니까?》

《글쎄요.》

장관우는 어제오늘 전투목표때문에 골머리를 앓는 사람같지 않게 흠흠해서 말을 뗐다.

《나도 전투목표를 조절하자는 부부장동무의 제기를 참작했으면 좋겠습니다.》

태혁이 그만 놀라면서 상체를 뒤로 젖히였다.

그의 얼굴표정은 마치도 《여보, 부위원장동무와는 이미 합의된 문제가 아니요?》라고 묻는듯 했다.

장관우는 대뜸 이마에 땀발이 축축히 내돋았다. 아직 태혁이와 의견을 달리한 때가 없었던 그였다. 태혁이와 마주 앉으면 어떤 복잡한 문제도 실꾸리풀리듯 하여 언제나 가벼운 마음으로 이방을 나서군 했었다. 그러나 오늘은 태혁의 얼굴을 보기가 난처한대로 눈을 꾹 내리뜨고 뒤말을 이었다.

《지금 우리에게는 6개월동안에 29개의 발전소를 건설할수 있는 아무런 물질적담보도 없습니다. 발전설비와 강재, 세멘트 그 모든것이 다 없습니다. 우리의 실정에 어지간히 맞는 전투목표를 선정합시다. 장군님앞에서 결의한 목표를 수행하지 못하고 가슴을 치기보다는 이제라도 좀 조절하는게 어떨가 합니다. 누가 정해주는것도 아니고 우리자신이 채택하는건데 얼마든지 고칠수 있지 않습니까?》

장관우는 자기의 주장이라기보다는 안타까움에 가까운 말을 하고 손수건으로 이마의 땀을 찍어냈다. 장관우의 그런 심정이 어느 정도 전달되여선지 태혁은 처음보다 다소 완화된 기분으로 앉아있었다.

《부위원장동무가 아주 중요한 발언을 하였습니다. 우리는 그 누구의 요구에 의해서가 아니라 자신이 스스로 전투목표를 선정하였습니다. 우리의 당적량심이 세운 전투목표입니다. 사실은 그래서 목표를 좀 낮추고 싶어도 낮추지 못하는겁니다.

장군님께서 우리 자강도로동계급에게 중소형발전소건설의 시범을 창조할데 대한 과업을 맡기신것은 다름이 아닙니다. 자강도의 악조건에서 고난의 행군의 돌파구를 열어제껴야 전국을 일떠세울수 있기때문입니다. 힘들어도 29개의 발전소를 완공해야 우리 자강도가 살아갈수 있습니다. 그런데 전투목표를 낮추고 헐하게 할수 있는 길을 선택한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난 이것이 장군님의 구상을 관철하는 전사들의 태도, 량심문제라고 생각하기에 동무들의 의견을 받아들이기가 무척 힘듭니다. 여기에 전력공업부 부부장동무가 앉아있지만 부부장동문 앞으로 전국의 중소형발전소건설을 책임지고 집행할 일군입니다. 난 그래서 장군님께서 부부장동무를 여기에 내려보내주신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좀 고생을 해도 목표를 높이 세워야 장군님께서 주신 과업도 철저히 관철할수 있고 부부장동무의 앞으로의 사업에도 유익할게 아닙니까.》

장관우는 순간 리성하쪽에 얼핏 눈길을 던졌다. 의자등받이에 몸을 기댄 리성하의 벌거우리한 얼굴은 《책임비서가 담벽이로군, 철저한 담벽!》 하고 불만에 차서 말하는듯 싶었다.

《책임비서동무.》

장관우는 한번 더 자기의 견해를 명확히 표명하려고 힘겹게 입을 열었다.

《그러나 그건 어디까지나 지금의 전투목표를 수행할수 있다는것을 전제로 하고 하시는 말씀입니다. 우린 그것이 전혀 가능성이 없다고 보는데 말입니다. 만약 우리가 우려하는대로 전투목표를 제대로 집행하지 못하면 전사의 량심이 아니라 과오를 놓고 가슴아픈 총화를 하게 되리라고 봅니다.》

《좋습니다. 시간은 촉박한데 서로의 주장이 다르니···》

태혁은 드디여 방안에 무겁게 서린 침묵을 깨뜨리면서 느릿느릿 웅글지게 울리는 목소리로 침착히 말했다.

《이렇게 합시다. 지금의 전투목표에 동무들의 의견을 첨부하여 문건을 올리는게 어떻습니까?》

장관우는 전혀 예상치 못했던 말에 어리둥절한 표정이 되여 태혁을 바라보았다. 리성하 역시 아무런 의사표명이 없이 얼굴이 컴컴해서 앉아있었다.

《다른 의견이 없으면 그만합시다.》

태혁이 말을 끝내자 리성하는 의자에서 일어나 천천히 출입문을 향해 걸어갔다. 태혁의 마지막말에서 크게 충격을 받은 장관우도 무거운 마음으로 그의 뒤를 따랐다. 복도에 나선 그들은 제가끔의 심중한 생각에 잠겨 묵묵히 걸었다. 장관우는 침울한 낯빛으로 앞서걷던 리성하가 머리를 뒤로 젖히면서 《책임비서가 무서운 사람이요!》하고 혼자 중얼거리는 소리를 들었다. 그는 리성하의 한숨섞인 말에 가슴속이 섬찍해나는것을 느꼈지만 아무런 응대없이 밖으로 나가 승용차에 몸을 싣고 급히 도당을 떠났다.

조금후 자기 사무실에 들어선 장관우는 왜 그렇게도 서둘러 돌아왔던지 알수 없었다. 그럴만 한 그 무슨 긴한 일이 있은것도 아니였다. 그저 몹시도 괴로왔을뿐이였다. 장관우는 의자에 힘없이 앉아서 두팔을 팔걸이밖으로 떨어뜨리였다.

그는 모든것이 태혁의 결심대로 되리라는것을 의심치 않았다. 장군님의 의도와 뜻을 받드는데는 단 한발자욱의 양보도 없는 일군이니까··· 그렇다면 내가 책임비서의 주장을 부정한것이 과연 옳았던가?··· 하지만 멀지 않아 눈앞에서 벌어지게 될 전투, 그때의 엄혹한 광경을 상상하여 본 그는 소름이 돋치는것을 느꼈다. 고산지방의 사납게 휘몰아치는 눈보라속에서 언땅을 파고 언제를 쌓는 사람들, 굶주림과 허기에 쓰러지는 사람들··· 가슴아픈 희생이 수없이 많을것이다. 공장기업소들의 생산은 어떻게 될것인가? 발전설비와 자재를 해결하기 위한 피타는 투쟁, 그러고도 사처에 발전소건설을 벌려놓은채 예정된 기일안에 공사를 끝내지 못하면 누가 그 책임을 질수 있는가?···

죽음을 각오하고 최후의 힘을 다 짜내며 필사적으로 일한 사람들이 증오에 차서 쏘아보게 될 눈길··· 당신들이 이렇게 만들지 않았는가? 라고 부르짖는 웨침들이 화살처럼 날아오는 무시무시한 환각속에 파묻혀있던 장관우는 그만 자리에서 움쭉 일어났다. 그 길로 사무실을 나선 장관우는 이렇다할 목적도 없이 도량정부에 들려 식량예비도 알아보고 공장, 기업소 지배인들과 만나서 발전소건설을 내밀기 위한 사업조직, 로력예비도 의논해보며 옹근 하루를 보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