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산벌 36

 

36

 

봄철에 접어든다는것을 알리는 립춘이 지나서인지 날씨는 푸근하고 어디선가 훈풍이 불어오고있다. 하늘이 높은 구름으로 흐려 해가 일년감처럼 불기우리하게 보인다.

아직은 얼음과 눈무지들이 음달에 그대로 있고 이러다가 갑자기 추위가 닥쳐와 유리창문들이 하얗게 얼고 맵짠 바람에 얼굴이 시리군 하겠지만 봄은 어쩔수없이 다가오고있었다.

봄, 다시 찾아오는 봄, 농촌에서는 새 영농준비에 분주해지기 시작한다.

아침 7시반경, 김일성동지께서는 안개가 자욱하게 낀 큰길로 승용차를 달려 청산리로 가고계시였다. 얼마나 자주 다닌 길인가. 작년 초봄에도 이 길을 지나 강선제강소에 가시였고 돌아오는 길에 청산리 리종수로인을 길우에서 만나시였다.

리종수로인에게 손자가 생겼으니 이 청산리 리씨일가는 4대째 대를 이어오고있다. 로인은 앓아누웠으나 3대인 리춘권이 왕성한 기운으로 청산리의 주인노릇을 하고있다. 아직 젊고 경험이 부족한 탓으로 사업처리가 원만하지는 못하지만 그도 점차 아버지 리종수처럼 믿음직한 농촌의 당원으로 성장하리라는것은 의심할바 없다. 근본바탕이 좋으니 달리는 될수 없을것이다. 대끝에서 대가 나고 싸리끝에서 싸리 난다고 하였다. 물론 종자가 좋다 해서 다 알찬 열매가 맺혀지는것은 아니다. 쭉정이도 생긴다. 그것은 잘 가꾸고 키우지 못한탓이다. 사람도 농사를 짓듯 품을 들여 키워야 한다.

종수로인의 자식으로 아들이 하나 더 있고 (셋째는 전쟁시기 싸움터에서 전사했고) 또 외동딸이 있다고 하였지. 그 딸과 사랑관계를 맺고있는 청년이 최영길의 처남인데 조합에서 건달을 부리다가 평양으로 빠져나갔다고 했지. 그랬다가 다시 돌아왔고···

탁고개를 넘고 사철푸른 바늘잎나무들이 많아 겨울에도 푸르게 보이는 청산을 지나자 곧 암화마을로 들어가는 짝지발 길이 나졌다.

리, 군, 도의 책임일군들이 대기하고있다가 그이를 맞이하였다.

《오늘은 3초급당단체 당원들과 만나기로 했지?》

그이께서 유근재에게 말씀하시였다.

《예, 대기하고있습니다.》

몇걸음 옮기던 그이께서 유근재에게 다시 물으시였다.

《리종수로인에게 딸이 하나 있지요? 그런데 그 딸과 인연을 맺고있는 청년이 농촌이 싫어서 평양으로 갔다가 되돌아왔다고 하던데?》

유근재는 수령님께서 모르시는것이 없다는 생각으로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예, 그런 일이 있었습니다. 원래 그 청년이 기계화반에 들어가려는것을 리종수로인이 반대했었는데 기계화반에 들어갔을뿐아니라 평양으로 빠져나가기까지 했습니다. 그랬다가 농촌진출이 제기되자 다시 돌아왔습니다.》

《그래 지금 어떻게 하고있소? 리종수로인은 뭐라고 하오?》

《지금 건설반에 들어가 일하는데 남들이 부끄러워 머리를 들지 못하고 다닙니다. 리종수로인은 아예 머리를 내젓습니다.》

《머리를 내저을거요. 그 집안이 보통집안이요? 그런 건달군을 사위로 받아들이자고 하겠는가. 종수로인이 그 청년을 어떻게든 착실한 농사군으로 키워보려 했는데 간부들이 방해했단 말이요. 인원이 남아돌아가는 기계화반에 넣는다, 평양시건설장에 끌어간다 하며 한 청년을 건달군으로 만들지 않았소.》

수령님께서는 잠시 마을을 바라보며 서계시다가 이런 말씀을 하시였다.

《전에 원화리 림로인이 나에게 조합을 무어 여럿이 모여서 일하면 건달군이 생겨서 놀고먹는 사람이 많아진다고 걱정을 했댔소. 조합원들의 로력을 정확히 평가해주지 않고 일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 다 평균적으로 분배하여 주면 놀고먹는 사람이 많이 나오게 되오. 이렇게 되면 일을 잘하던 사람들까지 일을 잘하지 않게 되며 적지 않은 사람들이 일이 헐하고 로력점수나 많이 받는데로 가려 할것이요. 그 청년이 기계화반에 들어간것처럼 말이요. 그렇게 되면 일이 힘든 농산부문에는 로력이 적게 들어가게 됩니다. 동무들이 한 청년을 똑바로 이끌어주지 못했기때문에 처녀총각의 사랑도 깨지지 않았는가. 리종수로인의 딸은 청년을 어떻게 보는지 모르겠지만 로인이 머리를 젓는다니 랑패 아니요? 처녀도 아마 청년을 용서하려 하지 않을거요. 동무들은 이렇게 한쌍의 청춘남녀의 사랑이 깨지는것이 가슴아프지 않소?》

유근재는 두철이를 사람 만들어 꼭 그들의 사랑이 이루어지도록 하겠다고 말씀드리였다.

《글쎄 모르겠소. 리종수로인의 마음이 돌아서겠는지··· 또 딸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수령님께서는 걱정어린 어조로 말씀하시며 걸음을 옮기시였다. 그이께서는 제3초급당단체 당원들과 만나 담화할 장소가 어딘가고 물으시였다.

리당에서는 지도그루빠와 토론하고 아담한 두칸짜리에 불이 잘 들어 따뜻한 축산초급당단체위원장의 집을 선정했었다.

《저집입니다.》 유근재가 손으로 가리켜드리였다. 《당원들이 다 모였습니다.》

《갑시다.》

수령님께서 도당위원장, 도인민위원장, 군당위원장, 군인민위원장들과 함께 그리로 향하시였다. 당원들이 그이를 집마당에서 맞이했다. 얼굴이 볕에 탔으나 옷차림, 머리단장을 깨끗이 한 당원들이였다. 그들에게서는 하나같이 땀내와 거름내가 풍기는것 같았다.

《추운데 어서 안으로 들어갑시다.》

수령님께서는 리당위원장의 안내를 받아 토방우에 오르시여 구두를 벗고 아래방으로 들어가시였다. 방가운데 앉은뱅이책상이 놓여있고 거기에 재털이가 준비되여있었다.

3초급당단체 남녀당원들은 웃방으로들 들어갔다. 수령님께서 방가운데 선채 열려진 문으로 웃방에 대고 《다들 여기 따뜻한 아래방에 내려오시오.》하고 가까이 부르시였다. 그들이 내려오자 비로소 책상앞에 앉으시였다.

집주인이 방석을 드리였다.

《여기가 좋소.》 그이께서는 방구들우에 그냥 앉으며 책상을 끌어당겨 당원들이 앉을 자리를 넓혀주시였다. 《다 앞으로 나오시오.》 책상에서 될수록 멀어지려 하며 방구석에 앉는 당원들에게 말씀하시였다. 《나를 한집안식구처럼 생각하고 가까이 오시오. 내가 동무네 수상인데 어려워할건 없습니다.》

남녀당원들은 무릎걸음으로 책상가까이로 다가앉았다. 온화하고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집안에 떠돌았다. 수령님께서 먼저 당원들을 료해하시였다.

《동무가 작업반장입니까?》 젊고 원기왕성해보이는 남자에게 물으시였다.

《인민군대에 나갔댔습니까?》

작업반장은 1950년 여름 전쟁이 일어나자 군대에 나갔고 1956년 봄에 제대되였으며 전선에서 여러군데 부상을 입은 과묵하고 듬직한 사람이였다. 그는 전선에서 결사전을 각오하며 최고사령관 김일성장군님께 맹세문을 올리는데 참가하여 자기의 이름 석자를 적어넣었으며 그 전투가 있은 후 화선입당을 하였다. 지금 어머니를 모시고있으며 어린애는 아직 없고 처는 같은 조합원이였다.

《한 4년 농사지어봤으니 잘 알수 있겠지. 작년도 농산사업에서 무엇이 결함이라고 생각하오?》

수령님의 물음에 그는 농사짓는데 힘을 집중하지 못했고 예술소조활동을 비롯한 여러가지 사업을 벌려놓고 로력을 많이 분산시켰다고 대답을 드리였다. 그는 지도그루빠의 지도를 받는 과정에 그것을 깨달을수 있었다고 하였다.

수령님께서는 얼굴이 별로 수척해보이는 녀인과 이야기를 나누어보시였다. 녀인은 작업반에서 녀맹위원장과 분조장일을 책임지고있는데 남편은 후퇴시기에 놈들에게 피살되였으며 정전을 며칠 앞두고 로동당에 입당하였다. 당원증을 받는 날 남편의 뒤를 이어 당에 자기의 생명과 모든 힘을 다 바쳐 일할것을 맹세하였다.

《무슨 병이 있지 않소? 몸이 좀 약하구만.》

녀인은 입귀에 주름을 잡으며 소화불량증이 있다고 대답올렸다.

《분조장으로 일하며 녀맹사업도 할래 시간이 바쁘겠지만 병치료를 해야 하겠소. 몸이 건강해야 남편의 원쑤를 갚고 농사도 잘 지을수 있소. 리당에서 관심을 돌려주시오.》

《예.》

유근재가 유가족녀인에게 미처 관심을 돌리지 못한 자기의 잘못을 말씀드리였다.

《내가 그저께 동무들과 담화하면서도 이야기했지. 인간애, 동지애가 있어야 한다고, 이 아주머니는 우리 당이 아끼고 돌보아주어야 할 핵심당원이요.》

녀인은 옷고름으로 눈물을 찍어내고있었다.

수령님께서는 당원들을 계속 료해하시였다. 이 청산리에서 리종수로인네 못지 않게 오랜 농민가문에 속하는 한정락할머니는 1946년도 당원이였으며 지금은 61살이였다. 림병련로인도 로당원인데 지금 나이가 63살이였다. 작업반 통계원도 1946년도 당원이였다. 그에게 당원의 의무를 말해보라고 하니 거침없이 외우는것이였다. 수령님께서 만족하여 웃으시였다.

《잘 압니다. 이 작업반 당원들의 구성이 좋소. 오랜 당원들이고 전선에서 싸운 당원들이며 어려운 시기에 당과 조국을 위해 쌀을 생산한 동무들입니다. 이런 당원들이 있는데 무슨 일인들 못해내겠습니까. 통계원동무, 하나 더 물읍시다. 동무한테만 자꾸 물어서 안되였는데···》

그러자 방안에 웃음이 물결쳤다.

《동무가 머리 좋은것 같고 공부도 좀 한것 같아 묻습니다. 사회주의분배원칙이 무엇입니까?》

이마가 도드라져 나오고 두눈에 영채가 도는 통계원은 긴장해있다가 즉시 얼굴이 밝아졌다. 자신이 있었던것이다. 그는 큰소리로 대답올렸다.

《일한것만큼 분배하는것입니다.》

수령님께서는 고개를 끄덕이시였다.

《정확하게 대답하였습니다. 그런데 작업반에서 로력점수를 그 원칙에 맞게 줍니까?》

《···》

그는 대답을 못했다. 이미 지도그루빠가 료해를 하고 비판을 주었던것이다.

《사회주의분배원칙을 말로만 알아서는 뭣하겠습니까? 지도그루빠성원들이 료해한데 의하면 로력공수를 반장이 독단으로 준다고 합니다. 또 힘든 농산반일에 점수를 많이 주어야 하겠는데 나가 뽈이나 차고 또 뻰찌나 차고 다니는 기계화반 청년들에게 최고점수를 주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누가 힘들게 논에 들어가 일하겠다고 하며 또 건달군이 생기지 않을수 있겠습니까. 동무들은 다 좋은 동무들이고 핵심들인데 왜 그렇게 일합니까? 일하는것만큼 정확히 분배하여주는것이 생산의욕을 높이는데서 매우 중요하다는것을 알아야 합니다. 그렇지 않소, 관리위원장동무?》

키가 큰 장영덕이 일어나서 《그렇습니다.》하고 대답 올리는데 머리가 천정에 닿을듯 했다.

《앉소. 앉아서 이야기합시다.》

수령님께서 그에게 관리위원회운영에 대한 지식을 배우고있는가, 농업과학에 대한 공부는 어떻게 하고있는가 등을 물어보시였다.

장영덕이 어물어물 대답하는걸 보니 그저 바삐 뛰여다니기만 하고 공부를 하는것 같지 않았다.

《지금 몇살입니까?》

《50살입니다.》

《지금은 살기 좋은 세월입니다. 60이 환갑이 아니라 90이 환갑입니다. 공부를 해야 하겠습니다. 토지관리사업도 잘하자면 토양학에 대한 공부를 해야 합니다. 그래야 작업반장들을 지도할수 있습니다. 토양학에 대한 소책자를 보았습니까?》

《못···》

진땀을 빼며 그는 대답을 제대로 못하였다.

수령님께서는 뒤쪽에 앉은 군당위원장에게 시선을 돌리시였다.

《토양학에 대한 책자들을 내려보내지 않았소. 군당위원장동무?》

《내려보냈습니다.》

문성술이 일어나 대답올렸다.

《책을 찾아보지도 않아구만. 공부를 해야 합니다. 지금은 전문분야의 책들이 많이 나오고 조건이 좋습니다. 정전이 된 후에는 어려웠습니다. 전문분야의 기술자들도 적었고··· 어느날 내각소회의실에서 우리가 기술인재육성문제를 토의했는데 문화선전상이였던 허정숙동무가 량강도에 내려가서 목격한 한가지 일화를 이야기했습니다. 의학전문학교를 졸업한 젊은 녀의사가 혜산병원에 배치되였는데 병원에서는 소아과를 내오고 그 처녀의사를 소아과의사로 임명했습니다. 그런데 그 의사는 내과학과 일반외과학을 공부했기때문에 소아병에는 조예가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소아과의사를 못하겠다고 하지는 않았으며 근심에 잠겨 전전긍긍하면서 소아병에 대한 지식을 터득하려하는데 어디 책이 있습니까? 처녀의사가 너무 안타까와하고 또 열성이 높은데 감동된 병원의 한 직원이 무슨 일로 청진에 가게 되였습니다. 그는 혹시 소아병에 대한 책이 없을가 해서 서점에 들리였는데 마침 〈소아병〉책이 있었습니다. 처녀의사를 생각하니 너무 기뻐서 책을 펴보지도 않고 종이에 싸가지고 와서 그 의사에게 주었습니다. 처녀의사는 너무 좋아서 어쩔줄 몰라하며 종이를 펴고 책을 손에 쥐였습니다. 그 순간 처녀의사는 아연해지고말았습니다. 그 책은 병에 대한 의학서적이 아니라 레닌이 쓴 사회정치도서인 〈좌익소아병〉이였습니다.》 수령님께서는 웃음이 잦아들기를 기다렸다가 말씀을 이으시였다. 《이 일화에서 처녀의사가 지식을 습득하기 위해 얼마나 애썼는가. 또 그것이 주위사람들을 얼마나 감동시켰는가 하는것을 알수 있습니다. 관리위원장동무, 공부를 하시오.》

장영덕이 시원하게 대답을 드리였다.

《예. 공부를 하겠습니다.》

《동무에게 하나 물읍시다. 올해생산계획을 어떻게 세웠습니까?》

장영덕은 바늘방석에 앉아있는것 같은 기분이였다. 오늘만 해도 두철이문제로 되게 말을 들었지, 공부를 하지 않은것이 드러났지, 게다가 올해생산계획도 주먹치기로 우의 지시를 그대로 받아물었던것이다. 그는 땀을 빠질빠질 흘리며 정당평균 벼 6t을 생산하려 한다고 자신없이 대답을 드렸다.

《정당 6t?》 수령님께서는 아연해지시였다.

《동무네가 타산한거요, 군에서 떨군거요?》

《군에서 떨군겁니다.》

장영덕이 기여드는 목소리로 대답을 드렸다.

《그래 동무네 6t을 할수 있소? 작년에 정당 3.8t을 했는데 갑자기 그렇게 비약할수 있소?》

장영덕은 군의 지시를 그대로 받아물었으니 대답을 못하고 쩔쩔 매는데 유근재가 대신 꺼져드는 목소리로 대답을 드리였다.

《사실 6t은 곤난합니다.》

《그런데 왜 받아물었소?》

누구도 대답을 드리지 못했다.

수령님께서 군인민위원장을 찾으시였다. 조합원들의 뒤쪽에 군과 도의 책임일군들과 함께 앉아있던 군위원장이 일어섰다.

《다른 협동조합들은 계획을 어떻게 주었소?》

군위원장의 얼굴이 붉어졌다.

《다 6t씩 주었습니다.》

《모든 협동조합들에 일률적으로 정당 6t씩 내라고 계획을 주었단 말이지. 그건 군에서 타산한거요?》

군위원장이 꺼져드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도에서부터 계획이 그렇게 떨어졌습니다.》

《도에서 6t씩 내라고 떨구었다 해도 군은 실정에 맞게 해야지 그걸 그대로 리에 되받아 넘긴단 말이요? 우리가 새 환경에 맞게 사업체계와 방법을 고칠데 대해 말하면서 군은 중간다리인것이 아니라 생산단위라고 깨우쳐주었는데 아직도 낡은 타성에서 벗어나지 못하고있는가? 아직도 잠에서 깨나지 못했는가!》

수령님께서 책상을 두드리시였다.

《동무들이 12월전원회의 문헌을 학습했소? 전원회의결정을 집행하기 위해 내가 정초에 평안남도당위원회 전원회의를 지도하면서 역시 새 환경에 맞게 사업체계를 혁신하고 일군들의 사업방법과 작풍을 개선할데 대해서 강조했고 결정서에도 박았는데 동무들은 도대체 무슨 생각들을 하고있소?》

《···》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

《도인민위원장동무, 한번 말해보오.》

도인민위원장을 하던 장윤필은 알곡생산이 기본인 황해남도인민위원회 위원장으로 파견되여가고 다른 사람이 위원장을 하고있었다. 그가 일어나 대답올렸다.

《그 계획은 12월전원회의 이전에 떨군것인데 잘못되였습니다. 도농산국에서 도내의 모든 논에서 정당 6t을 기준으로 하라고 일률적으로 떨구고 오늘까지도 고치려 하지 않았습니다.》

《도위원장동무가 수표를 했겠지?》

도위원장이 눈길을 떨구었다.

《수표를 했습니다.》

수령님께서 만년필을 세워 수첩을 두드리시였다.

《관료주의요! 수표를 하려면 아래에 내려가 군들의 실정을 알아보고 해야지. 그리고 도당전원회의를 했으면 잘못된것을 빨리 바로잡아야지 동무들이 성에서 찍어준 도의 알곡총생산계획을 손쉬운 방법으로 매 군에 풍기면서 정당 6t씩 하라고 하니까 군은 또 그 본을 따서 매 리에 6t씩 하라고 지시했단 말이요. 그런데 여기 강서군 서기리 같은데는 하늘만 바라보는 곳이요. 다른데서 정당 7~8t쯤 해야 서기리는 6t을 할수 있을거요. 나라의 수상인 나도 알고있는데 군인민위원장은 모르고있었는지 머리를 쓰기 싫어서인지 책상에 앉아서 모든 리에 꼭같이 풍기였소. 호마에 지우는 짐을 하늘소에 실으면 가지 못하고 주저앉는다는거야 상식이 아니요?

동무들, 내가 지금 여기 농촌에 왜 내려와있는가? 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했지, 도당위원회 전원회의도 했지. 그러면 될게 아닌가? 현실은 회의나 해가지고는 안된다는것을 말해주고있소. 회의정신을 받들고 일군들이 발동되여야 하오. 아래에 내려가 군중을 발동하고 군중의 힘에 의거하여 혁명과 건설을 전진시켜나가는것이 혁명적사업방법이요. 그런데 동무들은 도당전원회의를 한지 한달이 지났는데도 알곡생산계획을 바로잡지 않았소. 밑에 내려와보지 않으니 잘되였는지 잘못되였는지 알수가 있는가. 동무들이 이렇듯 아직 동면에서 깨지 못했기때문에 내가 내려와 여기 앉아있는거요. 동무들도 이렇게 협동조합에, 작업반에 내려와 농민들과 무릎을 마주하고 진지하게 의논해보라는거요.

책상에 앉아서 수표를 척 해서 내려뜨리는것은 쉽단말이요. 내려와서 실정을 료해하고 거기에 알맞는 계획을 세우고 대책을 의논해주는것은 힘드오. 일군들이 힘들게 일해야 인민들이 잘사오. 그런데 동무들은 우에 앉아 호령이나 하고 차나 타고다니며 쉽게 일하니 배가 나오는데 인민들은 배를 곯는단 말이요. 사회주의사회에서는 인민들이 잘사는가 못사는가, 경제가 발전하는가 못하는가 하는것이 일군들의 준비정보와 역할에 달려있다는것을 나는 다시 강조하오.》

수령님께서는 어조를 부드럽게 하여 《비판도 그만했으면 됐고 연설도 할만큼 했으니 그러면 이제부터 청산협동조합이 올해 벼를 정당 얼마씩 생산할수 있으며 또 생산해야 하는지 의논들을 해봅시다.》하고 말씀하시였다.

계획은 너무 높이 세워도 안되고 또 너무 낮게 세워도 안되며 력량관계를 타산하고 발전적인 원칙에서 정확히 세워야 하므로 갑론을박을 하며 한동안 진지한 의논들을 하였다.

4t 500kg그람으로 락착을 보았다.

《다음은 이 조합에 작업반이 25개나 되는데 작업반을 줄여 부락단위로 하는것이 어떻겠는가 의논해봅시다.》

다들 그렇게 하는것이 좋겠다고 일치하게 말했다.

《왜 부락단위로 하는것이 좋겠소?》

수령님께서 작업반장에게 물으시였다.

《지금 한 부락안에 작업반이 여럿이니 농기구 하나 가지고도 서로 다투는데 부락별로 하면 모든 일을 통일적으로 하기때문에 좋습니다.》

《그리구 관리위원장의 수고도 덜어주게 될거요. 관리위원장이 25개 작업반을 돌아다니자니 숨이 차서 견디겠소?》

당원들이 웃음을 터뜨리였다.

수령님께서는 작업반에서 계획을 초과하면 그에 대한 정치적평가와 함께 물질적평가도 잘할데 대한 문제에서도 그들과 락착을 보시였다.

부관이 들어왔다.

《예정된 회의시간이 다 되였습니다.》

수령님께서는 시계를 보시고 《아직 시간이 10분 있소.》하고는 부부장에게 말씀하시였다.

《우리가 청산리당을 지도하고 마지막결론까지 나온 다음 그 경험을 신문에 발표해야 하겠소. 리당총회내용은 간단히 내고 지도경험내용은 그대로 〈로동신문〉에 크게 실어서 전국에 일반화하도록 하시오.》

그이께서는 리당총회보고서방향을 다시 강조하시고 협의회를 끝마치시였다.

《수고들 하시오.》

마당으로 나오신 그이께서는 제3초급당단체 남녀당원들과 리당, 관리위원회 일군들의 손을 일일이 잡아주고 군당으로 향하시였다. 군당위원장 문성술의 집에서 점심식사를 하며 군당위원회전원회의 보고서 방향을 제시해주시였다.

수령님께서 문성술이에게 자신의 심중을 터놓으시였다.

《내가 올해 각 도들을 돌아보고 또 여기 청산리와 강서군에 와서 제일 느낀것이 관료주의, 형식주의요.

우리 일군들의 관료주의, 형식주의적사업작풍이 어떻게 나타나고있는가를 강서군을 놓고 말해보기요. 동무들은 농민들이야 어떻게 되든 그저 주관적으로 생각한 계획을 내려먹이고있소. 청산리에서 팥을 심었다가 사료전으로 하라 하여 갈아엎고 강냉이를 심었는데 이번에는 남새를 심으라 해서 강냉이를 또 갈아엎었소. 이렇게 세번씩이나 갈아엎었으니 얼마나 많은 로력과 종자를 랑비했고 농민들에게 얼마나 많은 고통을 주었겠는가. 그런데도 군과 도의 일군들은 가슴아파하지 않고있소. 도대체 관료주의자들이 조합을 이렇게 되는대로 지도해서 무엇을 얻었는가. 인민의 리익을 희생시켜 농업상에게 남새면적을 확보했다는 보고를 할수 있게 되였다는것뿐이요. 즉 자기의 공명을 하나 얻었소. 여기 군인민위원장은 법을 모르는 왕노릇을 하고있소. 학교건설이요 길닦기요 뭐요 하면서 제멋대로 로력을 동원하고 자기 말을 안 듣는다고 사람을 함부로 해임시키고있소. 이것은 결국 군당위원회가 지도를 잘못한것이요.

이렇게 하니 농사가 잘될리 있겠소? 이전 농업상 함의선이는 뜨락또르가 많이 있어야 큰 집단경리가 운영될수 있다고 했는데 그래서 작년 농사가 잘 되지 못한것이 아니요.》

문성술은 수령님의 말씀을 크나큰 충동속에서 받아들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