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봄-제4장 5


 

제 4 장

5

 

은하수는 벌써 남쪽으로 기울어졌다. 줄담배만 태우며 속을 썩이던 조순근은 날이 샐녘에야 쪽잠에 들었다가 비몽사몽간에 누구인가 찾는 소리를 듣고 깨여났다. 자리도 못펴고 벽에 기대여 말뚝잠을 자던 그는 미심결에 문을 열어보았는데 과연 어둑한 마당에서 사람의 그림자들이 얼른거렸다.

《아저씨, 내가 왔수다.》

그것은 뜻밖에도 창규의 목소리였다.

《아니, 이 새벽에 어떻게?》

《대복애비, 우리 신당리농조가 일을 잘못해서 이 사람이 이렇게 발걸음을 했구만.》

농민조합장 장춘하였다. 성미가 어질고 부드러워서 누구에게 싫은 소리를 못하는 그는 어딘가 옹색하고 민망스러워하는 기색이였다.

《어서 들어들 오게··· 여보!》

조순근은 아래목에 헌 요뙈기를 덮고 새우처럼 꼬부리고 누운 안해에게 소리쳤다.

《아저씨, 깨우지 마십시오. 들어갈 시간두 없습니다. 정기찬아저씨네 집에 다 모입시다. ··· 우선 이게 아저씨가 평양 가서 가져온 문서가 옳은지 보십시오.》

창규는 신발을 꿰며 나오는 조순근에게 웃주머니에서 꺼낸 종이장을 내보였다. 조순근은 문짬으로 새여나오는 불빛에 문서를 비쳐보았다. 검은 글자들이 일매지게 찍혀진 그것은 분명 자기가 그렇게도 푸른 희망을 가지고 날라왔던것, 그러나 지금은 말썽으로 번져진 그 소작세칙이였다.

《옳네.》

《갑시다. 그러니까 여기 농조에선 3.7제투쟁이 제 방향에서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창규의 목소리는 잔잔하면서도 약간 노여움이 어려있었다. 장춘하는 여전히 주눅이 든 기색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조합장아저씨, 왜 우리 농민들에게 3.7제는 공산당결정에 의해 하는거라는걸 잘 일깨워주지 않았습니까. 그런 명백한 인식을 주지 못했으니 왕청같은 소작세칙을 놓고 을러대는 마름놈한테 모두 말대꾸 하나 못하구있었지요. 내가 농조를 조직할 때 첫째두 둘째두 농민들의 눈을 옳게 틔워주는게 중요하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창규는 비록 조합장을 나무라고있었지만 조순근은 그의 마디마디가 자기 살점을 저미고 쑤시는것처럼 고통스러웠다.

《그러니 이보게 창규, 내가 가져온 그 문서는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단말인가?》

조순근은 조합장을 책망하는 창규의 말이 뜸해졌을 때 화증이 난 소리로 물었다.

《쓸모없는 정도가 아닙니다. 이제 농조원들한테 구체적으로 다 말씀드리겠지만 장군님께선 그 세칙을 보시고 지주에게 유리하게 된 세칙이라고 말씀하셨다고 합니다. 실지로 서만호의 마름이 바로 그 문설 들구와서 을러메지 않았습니까.》

사실 창규는 며칠전에 당중앙조직위원회의 김책으로부터 전화를 통해 그 소작세칙에 대하여 하신 장군님의 말씀을 전달받았다. 김책은 그때 창규의 그간 사업정형과 애로를 물어보며 군내 각곳에 농조를 꾸린데 대하여 매우 기뻐했다. 그러면서 평남도인민정치위원회에서 채택한 불순한 소작세칙이 그쪽에서도 나돌수 있으니 그의 부당성에 대한 장군님의 말씀을 농민들속에 깊이 침투하여 농민들자신이 그것을 거부해나서게 해야 한다고 일깨워주었다. 창규는 자기를 잊지 않고 전화를 걸어주는 그의 깊은 관심에 눈굽이 젖어들었다. 그리하여 창규는 군인민위원회에 나가 료해하던중 그 소작세칙에 맞다들게 되였다.

이 신당리에서 어제 벌어진 일도 창규네가 일을 수습하던중에 제기된 문제였다. 그는 접때 신당리에 내려왔을 때에도 조순근이 무슨 소작세칙을 가지고왔다는 말을 얼핏 들었댔으나 거기에 불순한 문제가 있으리라고는 생각지 못했기때문에 심상히 스쳐버렸던것이다. 역시 경험이 없다보니 가장 중요한 문제에서 빈틈을 냈던것이다.

김창규는 빈농협의회에 갔다온 조순근이 미상불 나쁜 영향을 받았으리라 생각되여 계속 타일렀다.

《아저씨가 마음쓰시는 대복이문제두 그래요. 공산당이 지도하는 농민조직에 튼튼히 발을 붙이지 않구 왕청같은 사람들의 말을 듣구 돌아가다간 큰 랑패를 봅니다. 그리구 아저씬 어디서 〈대동단결〉이란 말을 듣구와서 외운다는데 그게 아주 나쁜 말입니다. 그건 서만호같은 악질지주들하구두 단결하라는 소린데 그렇게 되면 3.7제와 토지개혁을 할것 같습니까.》

《그건 조만식어른이 하신 말씀이네. 너무 그러지 말게.》

조순근은 자기가 한 모든 일들이 사람들에게서 칭원만을 받고있는것이 분하고 원통스러워 저도 모르게 노여운 소리를 하였다.

《조만식이 했든 누가 했든 그건 장군님의 뜻과는 어긋나는 말입니다.》

김일성장군님의 신하가 아무렴 장군님의 뜻에 어긋나는 말을 하겠나.》

《장군님의 신하라니요? 그런 사람이 왜 소작세칙은 그 모양으로 만들었습니까. 아저씨, 이젠 정신을 차리세요. 조만식의 소작세칙은 지주를 돕는 세칙입니다. 진심으루 장군님을 받드는 사람이라면 어떻게 그럴수 있겠습니까?》

《뭐가 뭔지 도무지 모르겠네, 모르겠어.》

조순근은 정말 모든 생각이 삼검불처럼 엉켜서 머리를 내저으며 탄식하였다. 고마움에 눈물을 머금고 받아안았던 소작세칙이 과연 지주를 위한 세칙이란말인가? 그렇다면 내가 어디를 허위단심 갔다왔던가? 그렇게도 살틀하고 인정깊고 지조가 높아보이던 사람이 장군님의 뜻과 어긋나는 말을 하고있단말인가? 도저히 믿을래야 믿을수 없는 현실이였다.

세사람이 농조사무실로 쓰는 정기찬네 사랑방앞으로 갔을 때에는 훤하게 날이 밝아오고있었다. 아직 농민들은 모이지 않았는데 중절모를 쓴 웬 사람이 마당에서 서성거리다가 마주 걸어나와 창규에게 인사를 했다. 조순근에게도 악수를 청했다.

조순근은 창황중에 손을 내밀면서 상대방을 바라볼적에야 그가 바로 자기를 빈농협의회에 가도록 부추긴 군인민위원회 서무과장 박종관임을 알게 되였다. 그는 조순근에게 먼저 악수를 청했지만 어딘가 면구해하며 창규에게로 얼른 고개를 돌리였다.

《부장동무가 여기 3.7제문제때문에 내려오셨단 말을 듣고 뛰여왔소.》

《그 소작세칙은 다 걷어들였는가요?》

《예, 면, 리들에선 다 회수하거나 법적인 문건으로 될수 없다는 통지를 했소. 나는 조만식이 〈서도빈농협의회〉에서 내놓았다는 소작세칙이 공산당의 토지문제에 대한 결정을 집행하기 위한 세칙인줄만 알았댔소. 내가 그걸 모르구 과실을 범했으니 용서하오. 그건 그렇구 내가 지금 부장동물 바삐 찾아온것은 서만호씨 문제때문이요.》

《무슨 문젠데?》

창규가 홀연 낯색이 달라지며 눈섭을 치켜올렸다. 박종관은 조순근이와 장춘하를 흘깃 스쳐보고 속삭이는 소리로 말하였다.

《서만호씨의 아들이 련합국군사기관에서 일을 본다고 하누만. 그래 지금 대사격인 미군련락대표들과 함께 합법적으로 평양에 정주해있는 모양이우.》

《그런데 어쨌다는거요?》

김창규는 날카롭게 반문하였다.

《그래서 그 지주에겐 함부로 경제적침해를 주어선 안될것 같아서··· 말하자면 서만호씨에겐 3.7제나 기타 강압적인 행동을 하지 말아야지 허투루 다루다간 아주 엄중한 사태가 벌어질것 같거든. 더구나 서만호씨로 말하면 군내는 물론 황해도적으로 영향력이 있고 〈애국지주〉라는 평판도 있고···》

박종관은 이 말을 하기가 몹시 힘들었던듯 종시 말꼬리를 흐리더니 손수건을 꺼내여 중절모밑을 돌아가며 훔치였다.

《동문 무슨 소릴 하오. 서만호지주야말로 누구보다도 작인을 많이 가지고있는 대지주인데 3.7젤 안하면 그 숱한 작인들의 신세는 어떻게 되겠소? 더두말고 여기 서있는 조순근, 장춘하아저씨도 소작료를 종전대로 바쳐야 하지 않겠소. 그를 〈애국지주〉요, 〈건국공로자〉요 하고 생각하는 사람들부터 머리가 떨떨하오. 실지 애국지주라면 누구보다도 선참으로 3.7제에 응해나서야지. 안그렇소?》

창규의 얼굴이 불시에 관솔빛으로 변하면서 어성이 높아졌다. 그로서는 내심으로 자제하느라 애쓰는것 같았지만 두눈에서 열기가 뿜어나왔다.

조순근은 아까부터 그들이 주고받는 말을 유심히 듣고있었다. 무엇보다도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것은 김창규와 박종관의 인간적관계에서 생겨난 엄청난 변화였다. 조순근은 그들의 어린 시절의 관계를 누구보다도 잘 알고있는 사람이였다.

박종관은 창규가 동흥리 박병칠의 집에서 심부름을 해먹으며 살 때 알게 된 그 집 양아들이였던것이다. 박병칠은 동네의술로서 자수성가하여 집안에 심부름군을 두고 두정보의 전답을 다루고 사는 동흥리 유지였다. 입이 섧지 않도록 가산을 꾸렸지만 그는 자식이 없기때문에 제 일가족속중에서 가난한 농군의 자식을 피덩이때 안아다 키웠다. 박병칠은 아이가 걸음발을 탈 때부터 동네아이들과 일체 접촉을 못하게 단속을 했다. 그러나 어떻게 된 모양인지 아이는 동리의 농군자식들과 어울려노는것밖에 몰랐다. 특히 10살이 넘어서 창규가 그 집에 들어갔을 때에는 회초리를 쥐고 단속하였지만 창규를 따라 산이면 산, 강이면 강 안가는데가 없었다. 제집에서 가지고나온 맛있는 음식은 곧잘 창규가 먹는 나물범벅같은것과 바꾸어먹기를 좋아했다. 어느 비오는 날에는 창규가 지고 갈 꼴 한단을 제가 메고 들어가다가 제 애비한테 걸려 창규가 매를 얻어맞기도 했다. 역시 피줄은 속일수 없는 모양이였다. 이런속에서 창규와 종관의 사이에는 이름할수 없는 미묘한 관계가 생기고 차츰 그것은 우정과 같은것으로 변해갔다. 종관이 읍에 있는 소학교를 다닐 때에는 박병칠이 내몰아서 창규는 우산을 들고 마중을 가기도 하고 개울을 업어건네주기도 했다. 그때 창규는 어린 마음에도 굴욕감을 이길수 없었지만 마음좋은 종관이를 시중해주는것이 정 괴롭지는 않았다. 종관이는 비가 오면 창규와 우산을 함께 받고 어깨동무를 했다. 그렇게 커서 어느덧 종관이는 서울에 있는 어느 중학교에 입학을 하게 되였다. 그가 서울로 떠나는 날 창규는 그의 트렁크를 지게에 지고 역에 나가 종관을 바래웠다. 기차에 탄 종관은 눈물이 그렁해서 창규에게 손을 흔들었다. 그러다가 기차가 발차신호를 올리자 훌쩍 뛰여내리며 지게를 진채 서있는 창규를 으스러지게 끌어안았다.

《너두 이젠 우리 집에서 나가야 해. 고생하지 말구···》

이러며 어깨를 들먹이였다. 둘이는 이렇게 헤여졌다. 그리고는 다시 만나지 못하였다. 얼마 안있어 창규는 그의 말대로 박병칠의 집을 뛰쳐나갔고 이어 신당리 서만호머슴으로 들어왔다가 제철소로 도망쳐갔던것이다. 짓눌리고 결박당했던 세월에 늘 쫓겨다니던 창규가 옛 상전의 아들인 박종관을 다시 만난것은 서만호를 친일파로 단죄하는 철도로동자들의 시위가 있었던 그날이였다.

서만호는 박종관의 주선으로 한주일씩 간격을 두고 세차례나 읍에 와서 연설을 하고는 민심을 얻기 위해 한턱 내군 하였는데 세번째 날에 창규가 나타나서 더는 연설을 못하게 만들었던것이다. 종관은 그런것도 모르고 그날 저녁에 서만호군수추대문제를 들고 군당에 협의하러 왔다가 창규와의 감격적인 해후를 하게 되였다. 그들은 그때 서로 얼싸안고 환성을 질렀으나 서만호문제로 하여 인차 어성버성하게 되였다. 지금도 그들이 주고받는 말투는 친근하지 못한 소격한 사람들의 사무적인 랭담한 말투였다. 어린 시절에는 비록 소꿉동무처럼 다정했지만 상전의 양아들과 꼴머슴의 관계속에 파묻혀있던 융합되기 어려운 그 무엇이 이제 비로소 드러나고있는것인가?

이제는 김창규가 상급격이고 박종관은 지시를 받는 사람으로서 어딘가 굽신거리는데가 있었다. 하긴 박종관은 성품이 워낙 량순하고 어져서 왜놈시절에도 농군들앞에서 거들먹거릴줄을 몰랐었다. 그래서 김창규와의 관계가 좋았던지도 모른다.

그들의 이야기는 계속되였다.

《난 동무가 서만호지주를 계속 옹호해나서는게 정말 역스럽소. 그래도 나는 박종관이란 인간을 소작살이를 하다가 돌아간 제 친부모를 잊어버릴 사람이라곤 생각지 않네. 좀 털어놓고 말해보세.》

성미가 급한편인 김창규는 울컥하더니 이랬소 저랬소 하던 말투를 하세로 고치였다. 그러자 박종관의 눈에서 일순 무엇인지 번뜩 빛을 냈다가 꺼지였다.

《내가 유산자의 양자로서 군정사에 참가한다는게 격에 안맞는 일이라는걸 아네. 그러잖아 내가 지금 군당비서의 눈에 나고있는데 자네마저 역스럽다면 깨끗이 물러나겠네. 그러나 이 박종관이가 제 친부모들의 처지를 전혀 잊어버린 사람이라곤 생각지 말게. 그렇다고 또 〈나는 빈농의 아들이요!〉 하고 이제와서 처세술을 부리고싶진 않네. 솔직히 말해서 나는 나의 양아버지를 더 사랑하네. 왜냐하면 그는 나를 피덩지때부터 품에 안아 키웠으니까···》

눈가장자리가 벌겋게 되여 창규를 쳐다보는 종관의 눈에서는 눈물이 글썽거렸다. 김창규는 말없이 장춘하네 사랑방으로 들어가더니 벽에 몸을 기대고 눈을 지그시 감았다.

《나는 양아버지를 사랑하네. 그때문에 내가 유산자 전체를 옹호하는가? 아니네. 나는 다만 여러가지 사정으로 보아 서만호씨에 대해서만은 심사숙고하자는것일세. 물론 서만호가 왜정세월에 그만한 재산을 불쿠려니까 농민들의 원망두 샀으리라 보네. 그는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것처럼 그렇게 린색하지만두 않네. 나두 그한테서 보탬을 받아 공부를 마쳤네. 일제시기에 한다하는 민족주의자도 지어 조만식이까지도 학도병제를 반대하지 못했지만 그는 학도병제를 반대해서 싸웠소. 또 근자에 건국사업에 돈을 아끼지 않고 기부하는것도 그의 선한 기질과 관련되는걸세.》

《그만하게, 그만하라구!》

벽을 기대고 앉아있던 김창규가 벌떡 일어나며 종관의 말을 가로막았다.

《그러니 서만호가 자선가이며 애국자라는거요? 제 아들을 학도병에 내보내지 않기 위해 총독부를 드나든것두 애국소행인가? 건국사업에 돈을 희사했다는데 듣자니 조만식에게 기껏해서 만원을 보냈더구만. 그런데 그런 자선가가 어째서 3.7제를 하자는데 그렇게 그악스럽소. 동무의 눈엔 어째 그의 선한것만 보이구 그때문에 피눈물을 흘린 빈한한 농민들의 처지는 보이지 않소.》

《창규형, 글쎄 서만호를 함부로 다치지 말게. 자네가 중뿔나게 나서서 서두르지 말란 말이네. 자넨 내가 왜 이러는지 모를걸세. 몰라. 아, 난 고통스럽소. 해방이 내겐 왜 이런 괴로움을 주는가?》

박종관은 발작적으로 머리를 저으며 진저리를 떨었다. 기실 그에게는 창규앞에서 터놓고 말할수 없는 고민이 있었다. 며칠전에 제 애비를 찾아왔던 서강은 박종관에게 무서운 독침을 놓고갔던것이다. 그때 서강은 종관에게 이렇게 말했었다.

《아직 조선의 정치문제는 련합국들간의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고있는데 김창규같은 무식한 공산당원들이 멋도 모르고 지금 제 세상이나 만난것처럼 날치고있다. 통일정부가 서기전에 진행하는 그 어떤 개혁도, 법도 무효로 선언될것이다.》

그러며 서강은 눈에 살기를 띠고 김창규가 중뿔나게 나서서 자기 아버지를 못살게 군다는데 계속 그 모양으로 나오면 단호한 조처를 할것이라 했다. 박종관은 서강의 그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짐작하였다. 서강에게는 김창규를 쥐도새도 모르게 없애치울수 있는 포악성이 있었고 힘과 권세가 있었다. 서강은 떠날 때 종관에게 군인민위원회 서무과장직을 하고있으니만큼 옛정의를 생각해서라도 아버지를 잘 돌봐달라고 당부하였다. 그는 서강과 이야기된 심중의 비밀을 창규앞에서 터놓을수 없는것이 죄스럽고 괴로왔다. 박종관은 장춘하네 집마당에서 김창규와 이야기를 품놓고 계속할수도 없었다. 마당으로는 벌써 숱한 농민들이 모여들며 웅성거리고있었던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