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봄-제13장 1


 

제 13 장

1

 

평양시가의 집들은 평온한 고요속에 잠들고 총총한 별들도 잠에 취해 조으는듯 가물거리였다.

당조직위원회 청사 창문만이 밤이 깊도록 환한 불빛을 내비치고있었다. 불빛이 꺼질줄 모르는 그 창문으로는 사람의 그림자가 끊임없이 지나다니고 전화기소리, 발자국소리들이 계속 울려나오는데 초저녁부터 청사마당에 줄지어 서있는 승용차들은 몇시간이 지나도록 꼼짝 움직이지 않았다.

정문에 서있는 경위대원들은 목갑총끈을 움켜쥐고 예리한 눈초리로 주변을 감시하였다. 이따금 밤바람이 슬렁슬렁 불어와서 음산한 랭기를 풍기며 겨우내 눈속에 묻혀있던 젖은 락엽들을 몰아갔다.

기실 이날은 당조직위원회의 모든 방들에서 긴장한 사무들이 벌어지고있었다. 이날밤은 교환수들도 모두 목이 잠기였다. 자정이 가까와올 무렵에 함흥을 찾는 교환수의 목소리가 아래층 구석쪽에서 계속 애타게 울리였다.

장군님의 집무실에는 북조선림시인민위원회 서기장과 강진건, 농림국장 등 여러사람이 손에 땀을 쥐고 앉아있었다. 3.1시위가 있은 날 저녁부터 벌써 며칠째 이렇게 밤을 새고있다. 이미 각도에는 토지개혁지도를 위해 전권대표들이 떠나갔고 파견원들에게 강습을 줄 강사들도 다 내려갔다.

래일이면 토지개혁법령을 공포하게 된다. 그런데 방금전에 함흥에 내려간 김책으로부터 긴급통보가 올라왔다. 함흥에서는 《함흥고등학생회》라는 반동단체의 사촉밑에 래일아침 전 시적으로 학생들의 반혁명적인 시위가 예상된다는것이였다. 그래서 오늘밤 방안의 분위기는 더욱 팽팽해졌다. 문건들을 검토하고 토론을 진행하는속에서도 사람들의 마음은 함흥에 쏠리고있었다.

장군님께서만은 그냥 문건을 보다가 이따금 이사람 저사람에게 짧게 한마디씩 질문을 하고는 자신의 의견을 말씀하군 하시였다.

《서기장선생, 토지개혁법령에도 개혁실행을 이달말전으로 끝내는것으로 박은것만큼 이 결정서에도 3월 31일 이내로 한다는것을 찍어 강조하는것이 어떻겠습니까?》

장군님의 물으심에 서기장은 자기의 문건사본을 들여다보았다.

《장군님, 다른 의견이 없습니다.》

《좋습니다. 그럼 4조에는 〈도인민위원회는 토지개혁실시기한인 3월 31일 이내로〉 이렇게 문장을 고칩시다.》

《예.》

《강진건선생, 농촌위원회구성을 순수 빈농으로 하면 식자가 부족하여 업무가 걸릴것 같다는 의견들이 더러 있는데 일없겠습니까?》

장군님께서는 강진건의 긴장해있는 표정을 보고 미소를 지으며 물으시였다.

《장군님, 그건 념려마십시오. 땅을 나누는 일인데 우리 농민들이 여북 잘해내겠습니까. 이렇게 좋은 법령이 있고 또 림시인민위원회의 결정서에 실행세칙, 림시조치법까지 다 밝혀놓았는데 못할것 없습니다. 장군님, 이젠 우리 농민들 일은 마음을 놓으십시오.》

강진건이 느슨한 웃음을 띠고 시원한 대답을 올렸다. 장군님께서는 농림국장을 마주보며 웃으시였다.

《나도 동감입니다. 이제 토지개혁법령을 지지하는 정당, 사회단체 공동성명서도 나올것이 예견되는데 이렇게 되면 전체 인민이 이 사업을 지원할것입니다. 여러분들에게 제가 토지개혁실행을 시급히 해야 한다는것을 자꾸 강조하는것은 두가지 요인입니다. 하나는 국제적으로 해방된 우리 인민의 자주적인 힘을 시위하자는것이고 또 하나는 토지개혁자체를 적들의 큰 반항이 없이 순조롭게 해내자는것입니다. 이걸 명심하고 이달말까지 무조건 해내야 하겠습니다.》

장군님께서 말씀을 끝내기 바쁘게 전화종이 울렸다. 장군님께서는 서둘러 송수화기를 드시였다.

《함흥, 알겠소, 교환수동무, 소리를 좀 크게 할수 없소?》

장군님께서는 자리에서 일어서시였다. 얼마후 공명판을 윙윙거리던 유도음이 사라지고 먼곳에서 목소리가 울려왔다.

《김책동무요? 어떻게 하기로 했습니까?》

장군님께서는 침착한 어조로 물으시였다. 수화기에서 다급한 목소리가 울려나왔다.

《비상조치를 취하기로 했습니다. 오늘밤안으로 무장대를 보내서 주모자로 예상되는자들을 체포하고 로동자들을 동원하여 거리들을 제압하자는것입니다.》

장군님께서는 잠간 송수화기를 귀에서 떼였다가 다시 올리고 물으시였다.

《그러니까 래일아침이 틀림없단말입니까?》

《그렇습니다. 5일입니다.》

《음, 적들도 벌써 우리가 래일 법령을 공포한다는걸 알고있었구만.》

《예, 그래서 사태가 더 엄중하다고 봅니다.》

김책의 목소리는 마디마디가 다급했다.

《그런데 김책동무, 총을 안쓰고는 안되겠습니까?》

《예?》

방안의 사람들도 놀랐다. 그들도 조급하여 자리에서 일어나 전화목소리에 귀를 강구었다.

《오늘밤에 무장대를 동원하겠다는것말입니다.》

김책의 목소리는 옆방에서 말하듯 더 깨끗했다.

《장군님, 반동들의 배후조종이 분명하고 그리고 시위도 단순한 시위로만 끝날것 같지 않고 폭력행위를 기도하고있다고 합니다.》

《음···》

장군님께서는 송수화기를 든채 심중한 표정을 짓고 몇걸음 옮기시였다. 방안에서는 그이의 발걸음소리에 마루가 약간씩 삐꺼덕소리를 내였다.

《그들의 요구는 뭐라고 봅니까?》

《예, 땅의 국유화를 반대한답니다.》

《허허, 국유화라? 기막힌 일이요. 이게 다 오기섭의 교조주의 후과입니다.》

장군님께서는 강진건이와 서기장을 마주보며 한참 웃으시였다.

《김책동무, 놔둡시다. 오늘밤에 우리가 먼저 불집을 일구지 맙시다. 분명 학생들이 꾀임에 넘어간것이 알립니다.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수천명 학생이 다 가난한 사람들의 자식들이겠는데 우리의 토지개혁을 반대할수가 있습니까.》

《그렇습니다. 몇몇 주모자들만 제거하면 방지할수 있을것 같습니다.》

《주모자이든 누구든 한사람도 다치지 말고 그대로 놔둡시다.》

장군님께서는 단호하게 말씀하시였다. 너무도 뜻밖의 지시에 놀란듯 수화기에서는 아무 응대도 없었다. 방안사람들도 눈이 둥그래진채 의아히 장군님을 지켜보았다. 금시 란동이 벌어지려고 하는데 그대로 놔두면 어떻게 하시려는것인가?

장군님께서는 천천히 시계를 들여다보시였다. 전화를 거시는 사이에 팔목시계의 시침과 분침이 12점에 합치되여있었다. 아니, 벌써 분침이 12점에서 약간 미끄러져나갔다. 드디여 토지개혁법령을 발포하는 력사의 날 3월 5일이 되였다. 이제 몇시간이 지나면 날이 밝을것이며 전국의 농민들이 춤을 추며 돌아갈것이다. 이 경사스러운 날에 총소리부터 내야 하겠는가?

이밤에 주모자를 잡는다고 뛰여다니느라면 충돌이 일어나고 그러느라면 잠자던 함흥의 온 시내가 소동이 일어날것이다. 이것은 바로 원쑤놈들이 바라는 일이였다.

장군님께서는 그것이 미국놈들의 작간이라는것을 대번에 간파하시였다. 그이께서는 조용히 말씀하시였다.

《미국놈들의 교활한 음모책동에 말려들어가지 말아야 합니다. 그놈들이 무엇을 노리고있는가? 이달 20일에 쏘미공동위원회가 열립니다. 이러한 때 북조선에서 실시하는 첫 민주개혁인 토지개혁이 처음부터 총소리를 내면서 혼란에 빠지면 그들에게 얼마나 유리한 언질이 생기겠습니까. 미국놈들은 우리 림시인민위원회를 비법적인 정권이라고 고아댈것이고 민주개혁을 취소하라고 덤벼들것입니다. 그땐 우리가 20개조 정강을 공포해도 무의미하게 됩니다. 그래서 순진한 학생층을 꼬드긴게 분명합니다.》

《장군님의 말씀을 들으니 저도 짐작이 됩니다. 그렇다고 우리가 주모자들조차 다치지 않고 가만 있으면 현실적으로 사태는 더 엄중해질것 같습니다. 3월 5일 아침에 온 시내에 소동이 일어나게 됩니다.》

장군님께서는 잠시 덤덤히 계시였다. 어쩌면 송수화기에 김책의 컴컴한 얼굴이 내비치는것만 같으시였다.

《김책동무, 너무 걱정하지 마시오. 화를 복으로 만들수도 있습니다. 반혁명적인 시위를 혁명적인 시위로 전환시킬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의 토지개혁은 근로인민의 리익을 옹호하는 개혁이기때문입니다. 그것은 정의이며 진리입니다.》

장군님의 목소리가 격해지시였다.

《청년학생들은 정의와 진리를 누구보다도 사랑합니다. 우리도 학생시절을 체험해보지 않았습니까. 문제는 그들에게 우리의 토지개혁이 어떤 개혁이라는것을 정확히 알려주면 됩니다.》

장군님께서는 확신에 찬 어조로 계속하시였다.

《이렇게 합시다. 오늘밤에 대형확성기들을 곳곳에 설치하는게 좋겠습니다. 기왕 사람들을 소집한바에는 그 인원들로 학생들이 모이게 될 곳들에 확성기를 내다 걸게 하는게 어떻겠습니까?》

《예?》

《래일 오전에, 이젠 오늘 오전이라고 해야지, 오전에 말이요, 방송으로도 토지개혁법령을 공포하려는데 벌써 법령문을 넘겨주려고 방송국장을 불렀습니다. 우린 그걸로 대답합시다. 우리 법령이 나가면 학생들이 스스로 진정될게 아닙니까. 다른 지방에서도 반동놈들의 악선전으로 함흥과 같은 현상이 나올수 있지만 우리의 방송을 들으면 모두가 토지개혁을 지지해나설것입니다. 김책동무, 마음을 진정하시오. 별일 없습니다. 여기서도 일이 다 잘됩니다. 민주당에서도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조만식일당이 쫓겨났습니다. 다른 동무들에게도 놀라지 말라고 전하시오. 인민은 우리를 신임하고있습니다.》

《장군님!··· 알겠습니다.》

장군님께서 송수화기를 놓으시자 방안에 서있던 사람들은 안도의 숨을 내쉬며 자리에 앉았다. 강진건은 부르쥐였던 두주먹을 풀며 장군님의 상기된 얼굴을 우러러보았다.

(장군님은 정말 조선의 구세주이시다!)

강진건은 손수건을 꺼내여 땀으로 질벅해진 이마와 목덜미를 훔치였다.

얼마후 방안사람들은 이젠 돌아가서 다문 몇시간이라도 눈을 붙이라고 하시는 장군님의 권유에 못이겨 자리를 뜨게 되였다.

그들이 차를 타고 하나둘 집으로 돌아갈 때 경위대원이 장군님곁으로 다가왔다.

《장군님, 만경대할머님께서 오셨습니다.》

《할머님이?》

장군님께서는 저으기 놀라시였다.

《이 밤중에 할머님이 왜 오셨단말이요?》

《녜, 벌써 오신지 오랜데 댁에서 기다리다 못해 여기 합숙에 나와계십니다.》

장군님께서는 현관으로 들어가려다 말고 돌아서 합숙으로 향하시였다.

희미한 외등밑에 무명치마저고리를 입은 할머님께서 서성거리고계시였다. 장군님의 발소리가 들리자 할머님은 두팔을 벌리며 다가오시였다.

《이게 장군 아닌가?》

《할머니, 어두운데 잘 알아보십니다.》

《내가 눈이야 무슨··· 이젠 바늘귀도 잘 못꿰구 귀도 어두워졌지만 장군의 발소리만은 먼발치에서두 알아듣지.》

할머님은 장군님의 손등을 잡고 쓸어보시였다. 문득 할머님의 뜨거운 눈물이 장군님의 손등에 떨어졌다.

《할머니, 왜 그러십니까? 왜 이렇게 찬바람을 맞으십니까?》

장군님께서는 할머님의 무명겹저고리를 만져보며 시름겹게 말씀하시였다. 외등에 비친 굵은 주름으로 엉켜진 할머님의 얼굴에는 수심이 비껴있었다. 할머님은 장군님의 손을 꼭 쥔채 토방마루에 앉으시였다.

《할머니, 날이 찬데 방으로 들어갑시다.》

《아니, 여기가 좋구나.》

할머님께서는 하늘의 천만성좌를 바라보듯 고개를 쳐들고 잠시 묵묵히 있다가 장군님을 돌아보시였다.

《듣자니 네가 늘 밤을 패운다는데 사람이 쇠가 아닌 다음에야 견디여내겠느냐?》

《할머니 걱정마십시오. 산에서 싸울 때에도 저는 조금씩 눈을 붙이며 지냈습니다. 이젠 습관이 됐습니다. 저는 한시간을 자도 남이 여덟시간 자는것만큼 깊이 자기때문에 일없습니다. 허허허···》

《네가 축지법을 쓴다더니 별재간이 다 있구나··· 이 할머니를 속이지 말거라. 너는 내 손자이기전에 나라의 장군이 아니냐. 네가 건강해야 나라가 튼튼해진다. 그런데 장군은 제 몸을 돌보지 않는것이 큰 야단이다. 위험한 일은 도맡아하구··· 도맡아 찾아다니구.》

할머님의 목소리에는 노염이 실리였다.

《할머니, 그건 무슨 말씀입니까?》

《무슨 말이라니? 전번 기미년 만세대회때 무슨 일이 있었느냐? 우리 늙은것들은 오늘낮에야 그날에 있은 일을 알구 속이 떨려서···》

할머님께서는 갑자기 몸을 떨면서 말씀을 잇지 못하시였다. 장군님께서는 그러시는 할머님의 어깨를 안으시였다. 무어라고 말할수 없는 련민의 정이 그이의 가슴속으로 저릿하게 흘러들었다. 할머님은 눈굽을 찍으며 목메인 소리로 말씀을 이으시였다.

《알고보니 너희들이 나를 속였더구나. 내 오늘낮에 그런 소릴듣구 만세대회에 나갔던 형록일 불러앉히고 그런 일이 있은걸 왜 말하지 않았느냐고 몰아대니 장군이 말하지 말라고 해서 여태 속여왔다는게다. 오늘에야 그런걸 알게 된 네 할아범두 머리를 동이구 걱정하면서 점심저녁을 다 건네였다.》

《그러니 할머님은 그 일때문에 오셨습니까?

일없습니다. 산에서 싸울 때도 왜놈 총알은 나를 피했습니다. 그리고 수백만 인민들이 나를 보호해주는데 몇놈의 반동놈들이 쏠라닥거린다고 무슨 변이 나겠습니까.》

《그래두 할머니 마음은 그렇지 않구나. 백성을 위해 애쓰는 장군에게 왜 폭탄을 던진단말이냐?》

할머님께서는 통분하여 어깨를 떨며 우시였다.

《오늘 여기 와서 또 들으니 함흥에서 무슨 변이 일어났다면서? 그래 장군이 또 그리로 갈지 모른다구들 하는데 장군이 거기로 가겠다면 이 할멈도 같이 따라가려고 한다.》

할머님께서는 목이 꽉 메이시였다. 장군님께서는 할머님을 그러안은채 밤하늘을 올려다보시였다. 은하수는 벌써 남쪽으로 기울어지고있었다. 한평생 근심속에 살아오신 할머님의 마음을 해방된 조국땅에 와서도 편안하게 해드리지 못한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미여지는것 같으시였다.

《얘, 성주야!》

할머님께서는 갑자기 어릴적이름을 다정히 부르시였다.

《내가 열네살난 널 천리길에 보내고 소메골기슭을 돌아내려올 때 마음이 어쨌는지 아느냐. 난 그때로부터 지금까지 발편잠을 못잤다. 병인년에는 네 아범이 잘못되였다는 소식이 오더니 임신년에는 네 어멈이, 을해, 병자년에는 철주와 형권이··· 이렇게 자식을 앞세우다 못해 두벌자식까지 앞세운 이 늙은게 무엇을 보구 살아가는줄 아느냐?》

할머님은 옷고름을 눈에 대고 설음을 그치지 못하시였다.

《할머님, 제가 왜 할머님의 마음을 모르겠습니까. 그래서 부모님들의 뜻을 헛되게 하지 않을려고 불철주야 마음을 쏟는게 아닙니까. 할머니 그렇지 않습니까?》

《오냐 오냐···》

할머님은 터져나오려는 흐느낌을 참으며 고개를 끄덕이시였다.

《할머님, 저는 부모님과 삼촌, 동생뿐아니라 조국에 데리고 오지 못한 사람들이 얼마인지 모릅니다. 저 백두산밑 어느 알지도 못할 골짜기에 얼음을 까헤치고 묻고온 사람이 수백명도 넘습니다. 그들은 모두가 떠나가면서 저에게 꼭 조국을 광복하고 모든 인민들이 잘살수 있는 나라를 세워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그런데 내가 제몸이나 돌보면 그들앞에 면목이 서겠습니까?》

《나두 알지. 잘 알지. 그래두 내 한 10년 더 살면 살겠는데 마지막날까지 이렇게 속에다 불갈구릴 달구야 어떻게 살겠느냐. 응··· 그저 그래서 하는 말이다.》

《할머님, 알겠습니다. 할머님이 더 걱정을 안하시게 하겠습니다. 그러니 이젠 맘놓고 편히 주무십시오.》

장군님께서는 승용차가 있는곳까지 할머님을 모셔오면서 살뜰한 말씀을 더 해드리지 못하는것이 안타까우시였다. 그러나 할머님은 그만치라도 말씀을 들으니 가슴속이 후련해진듯 밝은 웃음을 지으시였다.

두분이 차에 오르시자 자동차는 어둠속에 잠든 시내길로 조용히 굴러갔다. 려명을 차비하는 새날의 거리로 별빛이 세차게 부셔져내리고있었다. 그속으로 이따금 류성이 긴 꼬리를 끌며 비껴내리기도 했다.

그로부터 몇시간후에 드디여 토지개혁법령이 발포되였다. 온 나라 방방곡곡에 민족의 대사변을 알리는 방송원의 목소리가 우렁차게 울려퍼졌다. 수많은 시련의 언덕을 넘어 세상에 발포하게 된 법령, 그러나 아직도 넘어야 할 언덕이 얼마나 많은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