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지못할 겨울-제1편 6


 

제 1 편

6

 

마동희는 휴식명령을 받자마자 그길로 녀동생을 찾아떠났다.

누이동생이 입대했다는 소식을 들은 첫순간에는 좀처럼 믿어지지 않았으나 점차 그것을 믿게 되자 군복을 입은 국화를 보고싶은 충격을 이겨낼수 없었다.

그러나 그의 발걸음은 생각처럼 가볍지를 못했다. 밀영에 도착한 첫인상은 그닥 시원치 않았다.

김주현은 소환명령을 받자 주력부대에서 군사행동상 큰 변화가 있는것이 사실이라고 장담했지만 막상 와서보니 그런것 같지도 않았다. 그러자 소부대로 나갔다가 돌아오게 된 전과정이 상기되였는데 불시로 금광습격전투를 벌린것이라든가 급작스레 소환명령을 받게 된 일이 모두 순조롭게 생각되지 않았다.

마동희는 좀처럼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불안을 걷잡을수 없었으나 시간을 다시 내기도 어려울것 같아 얼핏 동생을 만나보려고 재봉대를 찾아 떠난길이였다.

오솔길을 따라 깊은 수림속을 빠져나오자 따뜻하면서도 선명한 가을해볕이 그의 어수선한 마음을 감싸주었다. 컴컴한 숲속을 헤치고 나온 자그마한 시내물이 해빛을 받으며 조용히 흐르고있었다.

그는 잠간 걸음을 멈추고 시내물 웃쪽을 바라보았다. 재봉대병실은 숲속에 가리워 보이지 않았으나 시내물이 시작되는 막바지에 자리잡고있다는 말을 들은 그는 무작정 시내물을 따라 상류로 걸음을 다우쳤다.

그가 얼마동안 시내물을 끼고 걸어올라갔을 때 문득 조용히 부르는 녀대원의 노래소리가 물소리에 섞여 간간이 들려왔다.

마동희는 노래소리가 울려나오는곳을 향해 다가갔다.

넓지 않은 시내물이 돌바닥길을 따라 우불구불 흘러가는데 그 량옆의 우굿한 버들방천에는 씻기우고 닦이워 둥실둥실하고 반들반들해진 바위가 드문드문 배겨있었다. 그 바위우를 날아넘어가는 물이 거울처럼 번쩍이는곳에 웬 녀대원이 앉아서 빨래를 주무르며 노래를 부르고있었다.

마동희는 녀대원의 뒤모습을 얼핏 스쳐보았다. 실한 팔목이 드러나도록 군복소매를 걷어올린 녀대원은 물속에서 하얀 빨래감을 꺼내여 한참동안 헹구어서는 두손으로 쥐여짜서 바위우에 널고있었다.

그 녀대원에게 누이동생의 소식을 물어볼가 해서 몇걸음 다가가던 마동희는 문득 걸음을 멈추었다. 련대장 김주현의 안해가 이곳에 있다던 말이 얼핏 떠올랐던것이다. 마동희는 동생도 동생이지만 그와 함께 있다는 련대장의 안해도 만날겸 누구한테 물어보고말고 할것없이 곧장 재봉대병실로 가리라 마음먹고 재빨리 걸음을 옮겨놓았다.

이때 갑자기 등뒤에서 《오빠!》 하고 웨치는 목소리가 날아왔다. 순간 마동희는 우뚝 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보았다. 젖은 빨래를 한손에 그러쥔 녀대원이 이쪽을 향해 손을 흔들고있었다.

천천히 손을 올려 안경테를 바로잡던 마동희는 흠칫하더니 달려가며 소리쳤다.

《국화야!》

《오빠!》

바위우에 섰던 국화의 몸이 비칠거렸다. 마동희는 다급히 국화에게로 다가가 그의 물묻은 팔목을 붙잡았다. 국화는 어렸을 때 안기듯 오빠에게 온몸을 의지하며 어리둥절해진 눈으로 쳐다보았다.

《국내공작을 나가셨다던 오빠가 어떻게 불쑥 여기에 나타났어요?》

《정말 나도 뜻밖이다. 네가 입대했다는 말이 있기에 웬걸 그러랴 했는데···》동희는 떨어지지 않는 동생을 이끌고 바위부리에서 내려섰다.

마동희는 늘 흰 토목적삼에 까만 치마를 입고 다니던 동생의 군복입은 모습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네가 입대했다는 소문을 미리 듣지 못했다면 너를 보고도 모를번 했구나.》

국화는 오빠가 이끄는대로 풀밭에 나와 오빠의 곁에 가지런히 앉았다. 그는 수건으로 눈언저리를 닦고나서 갑자기 근심어린 기색을 지었다.

《오빠, 날 욕하지 마세요. 오빠마저 떠나고보니 입대하고싶은 생각이 너무 간절해서···》

동희는 누이동생의 어깨에 손을 얹고 고개를 젖히며 가볍게 웃다가 짐짓 엄한 기색을 짓고 바라보았다.

《만일 욕하면 넌 어쩔려댔니?》

《난 오빠가 날 욕하지 않으리라고 믿었어요.》

국화는 다시금 눈길을 들어 오빠의 얼굴을 바라보며 생긋이 미소를 지었다.

《그건 왜?》

마동희는 당돌해진듯 한 국화의 얼굴을 빙그레 웃으며 바라보았다.

《그럼 나보다도 형님이 더 오빠한테 욕을 먹어야 하거던요.》

《그건 또 무슨 소리냐?》

국화는 생글생글 웃으며 의미있는, 크고 검실검실한 눈길로 오빠를 바라보며 어떻게 하면 오빠를 깜짝 놀라게 해줄가 하고 생각하였으나 대답은 왕청같이 나갔다.

《오빠, 형님도 입대했어요.》

《뭐, 그게 정말이냐?》

동희는 천만뜻밖이라 눈이 커다래졌다. 그는 아무래도 안해마저 입대했다는것을 믿을수가 없어 한걸음 떨어져앉아 동생의 얼굴을 찬찬히 살펴보았다. 국화는 여전히 웃고있었으나 그의 다정하고 소박한 얼굴은 여태 한 말이 모두 사실이라는것을 말해주고있었다. 한참동안 생각에 잠겼던 마동희는 침착하면서도 조용한 목소리로 말했다.

《네 올케까지 입대했단말이지? 집에는 어머니, 아버지만 남겨두고?》

동희는 전날 집에 있을 때처럼 녀동생앞에서 엄격한 표정을 지었다. 오빠의 정색한 모습을 띠여본 국화는 고개를 떨구며 나직이 속삭이였다.

《어머니가 며느리도 제자식인데 딸의 소원만 소원이겠는가고 하시며 형님더러 너도 소망대로 남편이 간 길을 따라가라고 승낙해주셨어요.》

동희는 알릴듯말듯 고개를 끄덕이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묵묵히 생각에 잠기였다.

국화는 오빠의 얼굴을 훔쳐보며 말을 이었다.

《형님은 저하고 한날한시에 입대해서 행군하다가 가재수뒤산에서 헤여졌어요. 형님도 재봉대에 배치되였지요. 형님은 헤여질 때 내 손목을 잡고 부모만 남겨두고 떠나온것이 마음에 걸린다고 하면서···》

오빠의 눈길을 피하여 흐르는 개울물에 시선을 던지고 말하는 국화의 목소리는 젖어있었다.

마동희도 눈길을 개울에 던진채 묵묵히 생각에 잠겨있었다. 어쩌면 그 물결우에 군복입은 안해가 나타나 용서를 비는듯 한 눈길로 바라보는것 같았다.

이번에 소부대가 가재수뒤산을 지나올 때 련락소동무들이 가까운곳에 재봉대동무들이 많다고 하던 말이 떠올랐다. 아마 안해도 그곳에 있는 모양이였다.

동희는 조용히 흘러가는 물결을 바라보며 혼자소리로 말했다.

《부모님 말씀을 듣고 혁명군에 입대했으면 잘한 일인데 이제 무슨 걱정을 한단말이냐. 그 사람이 우리 부모님의 성미를 아는 사람 같지 않구나! 아버지, 어머니야 자기자신보다 나라를 더 생각하시는분들이니 진심으로 장하다고 생각하실게다. 결심들이 다 괜찮다. 나도 기쁘다.》

국화는 시름속에서 벗어난듯 오빠를 힐끔 바라보며 방긋 웃는다.

《오빠, 정말이세요?》

동희는 머리를 한번 끄덕여보이고 다시 물었다.

《넌 지금 바쁘지 않느냐?》

국화는 보초근무를 교대한 뒤이기때문에 쉬여도 된다고 대답했다. 동희는 국화가 장군님께서 계시는 밀영의 보초를 선다는 사실이 여간 자랑스럽게 느껴지지 않아 녀동생의 모습을 새삼스럽게 살펴보았다.

《그럼 이야기나 좀 나눌가? 너까지 만나고보니 정말 기쁘구나. 우리 어머니가 나라의 백성된 본분을 아시는 늙은이다. 그런 어머니를 모셨으니 우리 오누이가 이렇게 혁명군이 되여 만났구나.》

오랜 세월 헤여져있은것처럼 오빠는 동생의 몸에서 눈길을 거두지 못하고 누이는 오빠의 손목을 놓지 않았다.

《오빠, 발이 부르튼게 아니예요? 다리를 저는걸 보니.》

국화는 그의 바지가랭이를 걷어올리고 신발을 벗기려고 하였다. 동희는 황황히 그의 손을 잡아당기며 말했다.

《아니다. 이틀에 이백리를 대여왔는데 발이라구 고달프지 않겠니? 일없다.》

국화는 자기 오빠가 남들이 자기 발에 눈길을 돌리면 질색이라는것을 모르고있었다. 마동희는 입대한 겨울 홍두산에서 서대령까지의 멀고 험한 행군길에 발이 부르터서 대오에서 떨어질번하였고 그만큼 그의 발이 부대에 소문을 낸것이였다. 그다음부터 누가 자기 발을 살펴보거나 물어볼 때는 자기의 가장 큰 약점을 꼬집는것 같아 성을 내기까지 하였다.

그러나 지금 마동희는 동생이 발에 대해 말해도 그닥 탓하지 않았다.

마동희는 꿈속에 있는것 같았다.

군복입은 누이동생과 억센 바위부리우에 나란히 앉고보니 푸르른 가을하늘도 곱게 물든 단풍도 잔잔히 흐르는 개울물도 다 뜻깊고 유정해보인다.

자기가 집을 떠날 때 평생소원을 성취하였다고 기뻐하던 어머니의 모습이며 몸이 약한데 노루나 메돼지라도 한마리 잡아 먹여보내겠다고 산속을 헤매던 아버지의 모습이 다시금 방불하게 떠올랐다. 그렇게 자식을 끔찍이 사랑하는 부모님들이 딸과 며느리마저 싸움터에 떠밀어 보낼 때는 그 마음속에 얼마나 큰뜻을 내렸겠는가? 아마 부모님들은 잠에서 깨여나기만 하면 산에 보낸 세 자식들에 대한 근심에 휩싸일것이고 일제놈들때문에 어렵고 불행한 일을 겪을 때마다 자식들이 잘 싸워주기를 고대할것이다.

《오빠, 무슨 생각을 하세요?》

국화는 침묵해버린 오빠의 얼굴을 살피며 물었다.

《너마저 집을 떠나고보니 부모님들은 정말 화로하구나 마주앉아있게 되였구나. 부모님생각을 하면 마음이 언짢아진다.》

《물길어다 줄 사람 하나 없어요.》

동희는 풀대를 꺾어들고 토막토막 끊어서 내물에 하나씩 띄웠다. 국화는 내물우에 떠내려가는 풀대마디들을 물끄러미 바라보고있었다.

국화는 오빠의 침묵이 괴로왔으나 오빠를 위로할 말이 얼핏 떠오르지 않았다. 한참만에야 국화는 오빠의 마음을 기쁘게 해줄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가슴속에서 손바닥만 한 크기로 종이에 싼것을 꺼내들고 바투 다가앉았다.

《오빠, 이것 봐요!》

동희는 동생이 넘겨주는 종이장을 받아들었다. 그런데 받고보니 그것은 어머니를 가운데자리에 앉히고 국화와 안해가 그뒤에 나란히 서서 찍은 사진이였다. 동희는 눈을 번쩍 떴다.

《이게 언제 찍은 사진이냐?》

동희는 마치도 어머니가 그새 겪은 고생을 헤아려보는듯 어머니의 모습에서 오래도록 눈을 떼지 못했다.

《조직에서 형님의 입대청원이 승인되자 어머니가 우리들의 손을 끌고 사진관에 가서 찍은거예요. 오빠가 집을 떠난 다음날부터 어머니는 오빠와 사진 한장 함께 찍어두지 못했다고 후회하셨어요. 그러다가 우리마저 집을 떠나게 되니까 헤여진 다음 얼굴이라도 보겠다고···》

담담하게 울리는 국화의 목소리는 젖어있었다.

(어머니가 얼마나 자식들을 사랑했으면 난생 한번도 가보지 않던 사진관에 딸, 며느리를 앞세우고 갔겠는가?)

아무리 자식들이 어머니를 사랑한다고 해도 자식들에 대한 어머니의 사랑은 따를수 없는것이였다.

그는 묵묵히 사진에 찍힌 어머니와 안해, 녀동생의 얼굴표정이며 옷차림을 살펴보았다.

멀리 앞을 내다보듯 뚫어지게 바라보시는 어머니의 눈에서는 엄숙한 빛이 흐르고있었다. 어머니와 같은 옷을 입고 어머니의 뒤에 가지런히 선 안해와 국화의 얼굴표정은 담담했다.

(우리는 소원대로 김일성장군님의 혁명군대원이 되였다. 우리 일가는 가장 영광스러운 길에 들어섰다.)

자기 일가의 행복과 확고한 미래를 내다보는 마동희의 얼굴에는 크낙한 자부심이 어려있었다.

《오빠!》

국화는 서글서글한 웃음을 띠고 오빠를 바라보며 속삭이듯 말하였다.

《장군님께서 밀영에 도착하신 다음날 군복입은 모습을 보자고 하시며 저를 찾으셨어요. 그때 제가 이 사진을 보여드렸더니 사진에 왜 오빠가 없느냐고 물으시지 않겠어요. 그래서 사실을 죄다 말씀드렸더니 오빠까지 있었더라면 더 좋았을걸 그랬다고 말씀하셨어요.

나는 장군님께 어머니도 오빠까지 같이 찍었더라면 좋았겠다고 하시면서 이제 오빠와 형님, 나 이렇게 셋이 다 모이면 또 사진을 찍자고 말했다고 말씀드렸어요. 그랬더니 장군님께서는 만족하셔서 고개를 끄덕이시며 이번엔 어머니옆에 끌끌한 인민혁명군대원이 된 아들, 며느리, 딸이 서서 찍게 되겠는데 그 사진이 얼마나 훌륭하겠는가고 말씀하시였어요.》

마동희는 별안간 눈앞이 핑 흐려드는것을 느끼며 국화에게서 외면한채 사진만 뚫어지게 들여다보았다.

국화는 오빠가 사진에서 눈길을 떼지 못하는것을 보자 생긋 웃으며 《이 사진 오빠가 건사하겠어요?》하고 물었다.

동희는 대꾸없이 한동안 사진을 더 들여다보고나서 돌려주었다.

《장군님께서까지 보아주셨다니 그 사진이 더 뜻이 깊어보이는구나. 네가 잘 건사하는것이 좋겠다.》

국화는 웃음띤 얼굴로 사진을 한번 더 보고 종이에 싸서 안주머니에 넣었다.

《우리 어머니는 글한자 모르지만 자식들에게 할수 있는 일은 크고작은 일을 빠뜨리지 않고 다 해주셨다. 우리는 언제나 어머니의 그 고마운 마음과 뜻을 저버리지 말아야 하겠다. 어머니는 우리가 김일성장군님을 잘 받들고 싸워 광복된 고향에서 만나는것을 바라시며 또 그날이 오리라고 굳게 믿고계실거다.》

동희는 안경을 수건으로 닦아쓰고 국화에게 물었다.

《국화야, 유격대생활을 꽤 해낼것 같으냐? 입대해보니 어떻니?》

국화는 한참동안 머뭇거리다가 웃음을 띄우며 대답했다.

《저야 옷이나 누비고 밥이나 짓다가 이따금 보초를 서는것뿐인데 유격대생활이랄게 있어요? 전 남의집살이를 할 때보다도 얼마나 마음이 편하고 떳떳한지 모르겠어요.》

《행군할 때는 베차지?》

《한 100여리씩 서너번 걸어보았는데 심상해요.》

《그래? 대단하구나. 어머니가 들었으면 얼마나 기뻐하시겠니.》

동희는 옆에 놓여있던 동생의 보총을 높이 들고 보면서 말을 이었다.

《나는 이번에 조국땅에 들어가서 많은것을 보았다. 국화야, 김일성장군님께서 우리 나라를 광복하실 날은 멀지 않았다. 혹시 힘들 때가 있고 어려운 처지에 빠지더라도 김일성장군님의 혁명전사라는것을 명심하고 억세게 싸워나가자.》

동희는 총을 녀동생의 품에 안겨주고나서 무엇을 더듬는듯 생각에 잠겼다가 말을 이었다.

《혹시 네가 올케를 나보다 먼저 만나면 그 사람이 입대한데 대해 내가 무척 자랑스럽게 여긴다고 말해주어라. 내 걱정, 부모님걱정 말고 잘 싸우라고 해라.》

국화는 얼굴이 밝아지며 즐겁게 대꾸했다.

《네, 그러면 형님이 정말 좋아할거예요.》

《그리고 올케의 친정소식도 알려주어라. 이번에 나가다가 우리 소부대가 그 집에서 하루 묵었다.》

동희는 처가집에 들렸던 일을 대충 이야기해주었다.

《그 집에서 아마 자기 딸이 장군님께서 이끄시는 혁명군에 입대했다는것을 알면 무척 기뻐할게다.》

기쁨에 잠긴 국화는 오빠의 손목을 부여잡고 말했다.

《오빠, 시간이 있으면 여기 앉아있을게 없이 우리 병실에 가요. 오빠와 함께 나갔던 련대장동지의 부인도 있고 귀여운 아들애도 있어요. 제가 이 밀영에 온지 한 열흘 되는데 련대장동지의 부인이 나를 친동생처럼 돌봐주고있어요.》

《그래? 그러지 않아도 그럴 생각으로 떠난 걸음이다. 너를 친동생처럼 돌봐준다니 더구나 무심히 있을수 없구나. 어서 가보자.》

마동희는 련대장의 가족이야기가 나오자 김주현이 컴컴한 낯빛으로 걸어나오던 사령부귀틀집쪽을 저도모르게 돌아보았으나 국화에게는 아무 내색않고 재봉대밀영쪽으로 뚜벅뚜벅 무거운 발걸음을 옮겨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