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장 2


 

제 1 장

2

 

사령부통신원 문재식은 줌에 드는 조그만 권총을 멋스럽게 군복혁띠에 찌르고 강민이쪽으로 다가왔다. 적구로 다니다가 부대로 오면 품속에 넣고다니던 권총을 남보란듯이 밖에 내차기를 좋아하는 그였다.

그러지 않아도 문재식이 무슨 새 소식을 가지고왔는지 궁금하던 참이여서 강민은 그가 눈에 띄자 마주 달려갔다.

워낙 부접이 좋기로 소문이 난 문재식은 강민이와 인사를 나누고 두마디안팎에 백리밖에 떨어져있는 처녀의 안부까지 물었다.

《송순동무도 잘 있겠지?》

《그걸 내가 어떻게 알겠소?》

《무슨 기별이 오지 않았소?》

《내가 뭐가 된다구 기별을 해?》

문재식은 강민의 태도에서 별다른 기미를 채지 못하게 되자 유감을 표시했다.

《결국 임자네들사이에는 아무런 진전도 없군그래, 그런줄은 모르고 난 그때 자네가 제 털모자까지 씌워 발구에 태워왔길래 당장 어떻게 되는줄로 알았지.》

《이사람, 실없는 소린 그만하구 내 묻는 말에나 대답하게. 이번에는 왜 그렇게 심각해서 사령부에 도착했나? 사령부 기관총소대장이 알면 안될 일인가?》

강민은 문재식의 말을 중둥무이하고 행군도중에 줄곧 알고싶었던 기본문제에로 화제를 돌렸다.

문재식은 그때에야 강민이한테 송순이보다 훨씬 큰 관심사로 되는 문제가 있었다는것을 깨닫고 《만선일보》 한장을 꺼내주었다.

강민은 이미 여러 사람들의 손에서 보풀이 인 신문을 받아쥐자 성급히 펼쳐들었다.

첫눈에 특호활자로 박은 제목이 육박하듯 안겨왔다.

《무적황군 전과 확대》

신문은 이런 충격적인 제목밑에 얼마전에 터진 《7. 7사변》의 폭발경위와 그후의 사태발전에 대하여 보도하고있었다.

《제국군 천진으로 육박》

《흥진비래같이 정마를 몰아 대륙을 평정하는것도 시간문제.》

광기 띤 이런 제목과 함께 《동아의 미래는 과연 어느쪽에 있는가》 하는 어느 론객의 예언담도 실었다. 한마디로 신문에서는 《대륙으로, 대륙으로!》 하는 《황군》의 군화소리가 고막을 울리며 요란스럽게 들려오는것 같았다.

강민은 속이 덜컥하여 처음은 아무 말 못하고 서있기만 하였다. 참으로 놀라지 않을수 없는 소식이였다. 그는 심상치 않은 정세의 움직임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몰라 신문장을 거듭 들여다보다가 대원들이 모여드는 낌새를 채고 일부러 태연한체하며 문재식을 쳐다보았다.

《자네가 심각해서 돌아온건 이때문인가?》

《이때문이라니? 그게 어디 간단한 소식이요? 놈들이 저렇게 계속 급속히 전과를 확대해서 중국관내까지 다 점령하면 세력이 더 강대해지겠는데 그렇게 되는 경우 우리 혁명의 전도는 어떻게 되겠소?》

두사람이 신문을 펼쳐들고 이야기를 나누고있는 사이 그들의 주위에는 어느새 여라문명의 대원들이 다가섰다. 이런 때면 부대안에서는 여러 군부대와 적구에 드나들며 온갖 보고와 소식을 사령부로 날라오는 문재식이만큼 위신있는 사람이 없다. 하기에 그가 나타나는데는 언제나 대원들이 꾀군 하지만 오늘은 여느때없이 모두 긴장한 낯빛이였다.

신문은 순식간에 강민이한테서 이손저손으로 넘어갔고 그러는 사이 더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그들이 뜻밖의 정세변동을 불안속에 접하고있다는것은 한결같이 놀라는 눈빛과 신문장을 쥐고 가볍게 떨고있는 손끝에서도 여실히 나타났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요?》

《놈들이 발악을 하누만!》

대원들의 격분에 찬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울리는 가운데 김주현이 가까이로 다가왔다.

모두의 눈길은 일순 김주현이한테로 쏠렸다. 련대장은 성미가 날카롭고 말수더구가 적은 사람이였다. 그러나 꼭 해야 할 말, 필요한 말은 품어두는 일이 없으며 그럴 때에는 언제나 눈에서 불꽃이 일것처럼 열정을 담아 요점을 강조하군 했다. 그의 말은 실속있고 판단은 예리하고 거의 모든 경우 정확했으므로 대원들은 물론 책임적인 위치에 있는 지휘관들도 련대장이 내놓는 의견이면 신중히 귀를 기울이군 하였다.

김주현은 지금도 자신에게로 쏠리는 눈길을 느끼자 그들이 자기한테서 기대하는것이 무엇인가를 즉시 짐작할수 있었다.

대원들은 일제가 이번 전쟁을 서둘러 일으킨 진의도와 중일전선에서의 《전과》가 우리 혁명의 전도에 미치게 될 후과에 대하여 알고싶어하는것이였다.

그러나 김주현련대장은 서뿔리 입을 열지 않고 묵묵히 걸음을 옮겼다.

부대가 이제 가닿아야 할 소덕수일대의 산줄기와 봉우리들은 바다우에 점점이 떠있는 섬처럼 희끄무레한 운무속으로 뚜렷하게 바라보였다.

《련대장동지, 이 사태를 어떻게 리해해야 옳습니까?》

가까이에서 머뭇거리던 강민이 초조한 마음을 숨김없이 드러내보이며 물었다.

김주현은 긴장해 서있는 강민이며 조금 떨어진 곳에서 근심스럽게 서성거리는 대원들을 말없이 지켜보았다.

《조급해마오, 이제 사령관동지께서 말씀이 계실거요.》

강민은 련대장의 그 한마디 말로 결코 마음속의 안타까움이 풀렸다고 할수 없었으나 내심 탄복하는 눈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성미로 보면 자기보다 오히려 급한편이지만 일단 혁명에 대한 방침상문제가 제기되면 언제나 침착하고 신중해져서 장군님의 의도대로만 말하고 움직이려고 애쓰는 련대장이였다.

사실 왜놈들은 《사변》이요 뭐요 하고 진상을 감추면서 허위보도만 퍼뜨리고있지만 불의에 새로운 대규모의 침략전쟁이 멀지도 않은 곳에서 터져오른 지금 입가진 사람은 누구나 자기 생각을 말하지 못해 안달아하는 형편인데 혁명군의 간부인 그가 이처럼 심중하게 몸가짐을 가진다는것은 쉽지 않은 일이였다.

부대는 저녁무렵에 참나무가 우거진 소덕수부근의 수림속에 당도했다.

그곳에는 이미 이도강쪽으로 적을 치러 나갔던 7련대의 오중흡이네 중대가 전리품을 한짐씩 지고 먼저 도착했고 무슨 일인지 후방밀영에 있는 송순이도 와서 대기하고있었다.

김주현이 산등성이우에 올라서서 지난해 한번 들린적이 있는 소덕수부락을 바라보고있을 때 오중흡이 그를 띠여보고 달려와서 경례를 붙였다.

련대장은 마주 다가가며 중대장의 손을 반갑게 잡았다.

《참, 수고가 많았소. 내 초벌소식은 들었는데 전투가 어떻게 됐소? 우리 손실은 하나도 없소?》

《없습니다. 전투는 괜찮게 됐습니다. 이도강에 있던 수비대를 멸살시켰습니다.》 하고 오중흡은 겸손한 어조속에 은근한 자랑을 섞어 전투경과를 보고하였다.

《대단하오. 말째게 굴던 놈들을 아주 쳐없앤데다 우리 손실은 하나도 없지, 게다가 전리품까지 굉장히 지고왔다면서? 일이 마침 잘됐소. 부대가 주민지대로 들어간다오.》

《그렇습니까? 우린 놈들을 족치고 이리로 오라는 련락을 받자 무슨 영문인가 했는데 정세가 급변하는 이때 마을로는 왜 들어갑니까?》

오중흡중대장도 뜻밖인듯 둥그스름한 얼굴에 자못 심각한 빛을 띠고 련대장의 근엄한 표정을 바라보았다.

《그건 이제 알게 될거요. 참 그런데 사령관동지는 만나뵈였소?》

《아직···》

《그럼 어서 가보우. 사령관동지께서 기다리신지 오래오.》

련대장은 언제 봐야 믿음성있는 오중흡의 등을 밀어주며 흐뭇해하였다. 련대안에 중대가 많지만 오중흡이가 맡은 4중대는 전투와 군중정치사업도 제일 잘하고 규률도 강하고 외모도 하나같이 단정하여 주력부대적으로도 모범으로 내세우는 7련대의 골간이였다.

군복깃을 바로잡으며 사령부로 달려가는 오중흡의 모습을 미소를 짓고 바라보던 김주현은 그길로 대원들이 법석 떠드는 군수처천막을 향하여 걸어갔다. 거기에서는 부대를 휩싼 긴장된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수십명의 대원들이 모여들어 무둑무둑 쌓인 전리품을 선별하고있었다.

전리품선별이란 누구에게나 흥겨운 일이여서 다른 일에는 참녜를 잘 안하는 강민이까지 자청 와서 그 일을 돕고있었다.

흥부네 박통처럼 전리품속에서는 쌀, 천을 비롯하여 신발, 비누, 수건, 치약, 붕대, 비옷, 왕새우살, 별의별것이 다 쓸어나왔다. 강민의 손에 잡힌 짐짝에는 일본녀인들이 입는 《기모노》까지 나와 웃음통이 터졌다.

《도대체 이따위 물건은 어느 도깨비가 가져왔소?》

강민은 제몸에 걸쳐보고 아무짝에도 쓸모없어보이는 《기모노》를 훌 팽개치며 손을 툭툭 털었다. 그러자 오중흡이네 중대의 소대장이며 부대의 《오락대장》이기도 한 김홍삼이가 큰 변이나 난것처럼 뛰여왔다.

《여보, 그 물건은 내가 쓰자구 가져왔소!》

《정신있소? 아무리 천이 귀하기로 혁명군이 이따위 귀신의 속옷같은것을 걸치고 싸움터에 나서겠소?》

《흥, 동문 다 좋은데 늘 봐야 하나만 생각하고 둘은 모르거든. 만강에서 연예공연할 때 경관복이 없어 뛰여다니던 일은 생각나지 않소?》

김홍삼은 되받아 한마디 응수를 하고 땅바닥에 팽개친 《기모노》를 도로 집어서 무슨 귀중품이나 되는듯이 정성스레 먼지를 털었다.

《허, 듣고보니 개똥도 약에 쓴다는 말이 빈말이 아니군.》

강민은 별로 타내는 기색도 없이 중얼거렸다.

전리품속에서는 우편물도 한포대 나와서 일본고학생출신인 비서처의 정인갑이 정보자료라도 얻어볼가 하여 편지를 뒤적이다가 그중 한대목을 신파조로 읊조렸다.

《요시꼬, 그대와 아라가와의 기슭을 떠나 소란한 만주땅으로 들어온지도 어언 5년세월, 당신도 소식을 듣겠지. 제국의 남아들이 개선가를 부르며 님의 품으로 돌아갈 날이 이제야 비로소 오는것 같소···》

처음에는 무슨 소린가 해서 귀가 솔깃해있던 대원들이 신파조에 침략의 독기까지 풍기자 역스럽다고 당장 불속에 집어넣으라고 손을 홱 내저었다.

강민이가 반죽좋게 또 나서서 우편물을 불속에 넣겠다는 동무들을 점잖게 제지시켰다.

《철들이 없군. 무엇이 진짜로 쓸모있는지 가리지를 못한단 말이요.》

《이걸 뭣에 쓴단 말인가? 기관총소대에서는 별걸 다 쓰는 모양이군.》

김홍삼이 또 말꼬리를 잡았다.

《저 정인갑동무가 벌써 한줌 골라낸걸 보지 못하오? 저속에 놈들의 어떤 군사적움직임이 드러나있을수도 있단 말이요. 〈기모노〉를 4중대에 맡기듯 편지는 비서처에 맡기면 되는거요.》

김홍삼이 이하 떠들썩하던 대원들이 모두 입을 다물고 새삼스러운 눈으로 강민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허, 소대장동무가 무슨 정치위원이라두 된것 같은데.》

마침 장군님으로부터 전리품분배를 책임질데 대한 과업을 받고 한걸음 뒤늦어서 오던 군수처의 로상권이가 롱조에 섞어 은근히 강민이를 추어올렸다. 탄약공급, 피복공급, 식량공급 등 할 일이 많은 군수관밑에서 주로 식량관계를 맡아보고있어 《식량도감》이라고 불리우고있는 로상권은 유격대에 드문 상업학교 중퇴생인데가 도적질 내놓고는 못해본 일이 없다는 사람이라 그의 이러루한 말은 대단히 무게가 있었다.

강민이는 시치미를 뻑 따고 받아넘겼다.

《정치위원이요? 그건 너무 높이 거는 말씀입니다. 백년 가두 난 정치위원이 될 재목은 못되지요. 전투라면 좀 어째보겠지만.》

《하긴 강민동무야 싸움군이지. 그런데 왜 여기서 우물거리오? 송순동무가 왔다는걸 알면서.》

로상권은 강민이가 크게 겸손한체하자 그것 역시 대견하다는듯이 고개를 끄덕거리며 친절하게 귀띔하였다. 그런데 강민은 분명 호의가 어린 그 말에 대해서는 괜히 우둘렁거렸다.

《그 동무가 왔으면 왔지 나와 무슨 상관입니까.》

《그래두 송순동문 날 보자 강민동무 안부부터 묻던데 꼭 만나야 할 일이 있다면서···》

로상권은 얼마간 떨어져있는 상수리나무를 가리키며 고개를 기웃해보였다. 송순이가 기다리는것이 사실이라면 기를 쓰고 모른체한다는것이 오히려 더 수상쩍게 보이지 않겠는가?

《그래요?》

강민은 송순이가 꼭 사업상문제가 아니라 해도 오래간만에 사령부에 왔으니 찾을수도 있다고 생각되였으나 전혀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을 짓고 한참 우편물포대를 아무 뜻없이 뒤적거리다가 마지못해 손털고 일어섰다. 그리고는 남들이 괜히 별다른 눈으로 보는것 같아서 우정 천천히 로상권이 알려준 곳으로 가보았다.

상수리나무뒤에서 군모를 단정히 쓴 녀대원의 모습이 얼른거리더니 《강민동지!》 하면서 달려나왔다. 아니나다를가 송순이였다.

후방밀영 어린이들의 뒤바라지에 이제는 익숙이 되였는지 유순하고 부드러워보이는 송순의 얼굴에 명랑한 웃음이 함뿍 피였다.

《안녕하세요?》

《아, 송순동무가 왔소?》

강민은 오래간만에 만난 사이에 한마디 말로 인사를 굼때기가 안되여 송순이앞으로 천천히 손을 내밀었다.

그런데 송순은 손을 마주잡기조차 부끄러워 귀밑을 빨갛게 물들이더니 그만 호― 하며 한숨을 쉬였다.

《참, 동문···》

강민은 내밀었던 손을 도로 내리우며 허거프게 웃었다. 허지만 송순의 그 숫저워하는 모습은 세상에 얼굴을 내밀기 수줍어하는 봄날의 애움을 대하는것 같이 무한히 아껴주고 보듬어주고싶은 애틋한 감정을 가슴 한구석에 강하게 자아냈다.

《전 여기로 오면서 강민동지를 만나지 못할가봐 걱정했어요.》

《그래 나와 만날 일이란 뭐요?》

《이건 아주 중요한 문제예요.》

송순이가 빙그레 웃음을 머금고 군복주머니에서 꺼내주는 쪽지편지를 받고서야 강민은 놀라는 눈길로 그를 쳐다보았다.

《무슨 편지요?》

《밀영에서 책임자동지가 보내는거예요.》

송순이가 말하는 밀영이란 홍두산부근에 있는 후방밀영을 이르는 말이다. 거기에는장군님께서 지난해 초봄 마안산에서부터 데리고다니시는 백여명의 어린이들이 가있었다. 그 애들을 위해 보호성원으로 가있는 대원들만 해도 두개 소대나 된다.

그곳 밀영책임자는 서진국소대장인데 그가 송순이편에 편지를 보낸것이였다.

강민은 모를 일이라는듯 고개를 기웃하며 편지를 펼쳐보았다.

《강민동무, 송순동무한테 중요한 임무를 주어 보내면서 동무의 방조를 좀 받자고 몇자 쓰오. 지금 이곳 후방밀영형편이 좋질 않소. 필수품을 구하러나갔던 대원 세명이 중상을 당하고 적들의 수색대가 밀영부근에 두번이나 나타났소. 아직 놈들의 기도는 딱히 알수 없지만 밀영이 발각될 우려가 없지 않소. 대원들을 더 받든가, 밀영을 지키자면 무슨 딴 대책이 있어야 할것 같소. 그래서 송순동무를 보내는데 동무야 그를 잘 알지. 이 동무가 밀영형편을 사령부에 정확히 보고할수 있도록 옆에서 잘 도와주시오. 부탁하오.》

강민은 밀영책임자의 절절한 호소를 읽고나서 심중한 생각에 잠겼다. 사령부와 떨어져 아이들때문에 수고하는 서진국의 처지가 남의 일 같지 않아 당장 발벗고나서서 조력해주고싶었다. 편지를 가지고온 송순의 얼굴을 봐서도 그렇고 장군님께서 아끼시는 어린이들의 보호를 위해서도 거절할수 없는 부탁이였다. 그러나 강민은 급변하는 정세를 생각하지 않을수 없었다.

《송순동무, 이런 사정을 장군님께 말씀드렸소?》

《아직 말씀올리지 못했어요.》

《그렇다면 조금만 보류해두는것이 어떻겠소?》

《네?》

송순은 후방밀영책임자로부터 위임받은 과업을 장군님께 보고도 드리기전에 보류하자는 말에 몹시 놀랐다.

《동문 〈7. 7사변〉소식을 못들었소?》

《자세한 내막은 아직···》

《일본놈들이 중국관내에까지 전쟁을 확대했소. 정세가 급변하고있소.》

송순은 듣느니 초문이였다.

《아니, 정세가 어떻게 된다는 말인가요?》

《그건 나도 잘 모르겠소. 련대장동지들도 장군님의 말씀을 기다리는중이요. 알겠소? 장군님께서도 지금 정세가 별안간 달라지니 생각이 무거우실거요. 그래서 후방밀영문제는 형편을 봐가며 차츰 말씀드리자는것이요. 그런 밀영이 하나만도 아니지 않소.》

《아니 또 있어요?》

송순은 오목눈이 동그래졌다.

《그럼, 지양개부근에 그런 밀영이 또 하나 생겼소. 거기에는 최근 장백지구에서 유격대를 찾아온 소년들이 모여있지. 한 30명 된다는데 장군님께서는 거기에도 한개 소대를 보호성원으로 보내주시였소. 가뜩이나 정세가 긴장해지는 이때 어린이들까지 사방에서 따라와서 매여달리니 이거 참 야단 아니요.》

강민은 송순이가 섭섭해할가봐 되도록 부드러운 음성으로 리해가 되게 말하고 밀영책임자가 보낸 편지를 군복주머니에 접어넣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