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장 11

책제목:운명
 
 

제 2 장

11

 

1965년 5월 3일.

전날 김일성동지께서는 본국에 소환되여가게 된 쏘련대사의 접견요청을 받았다. 박성철외무상이 이에 대해 보고드리면서 조심스럽게 자기 의견도 첨부하였다.

《저는 수령님께서 그를 만나주셔야 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그건 뭣때문이요?》

《사실 쏘련의 당 및 국가지도자들은 우리 나라 대사를 잘 만나주지 않습니다. 우리의 강경한 반제반미립장때문인것 같습니다.》

김일성동지께서는 근엄해진 눈길로 박성철을 마주보시였다.

《그렇다고 우리까지 속통이 좁게 놀면 되겠소? 서로 그럴내길 하면 점점 더 일을 버르집어놓는단 말이요. 내가 늘 말하는것이지만 우린 어떻게 하든 사회주의진영의 통일단결을 이룩해야 하오.》

박성철은 눈길을 떨구며 입술을 깨물었다. 심한 자책으로 하여 눈귀에서 가는 주름살들이 퍼져갔다.

《제가 그만···》

《만나주겠소.》 그이께서 말씀을 이으시였다. 《중요하게는 그를 통해 쏘련당의 새 지도부에 내 의견을 직접 말해주자는거요.》

하여 그이께서는 5월 3일 소환되여가는 쏘련대사 모스꼽스끼를 친히 만나주시였다. 의례적인 인사말들이 있은 후 그이께서 말씀하시였다.

《내 한가지 부탁이 있는데···》

《예, 말씀하십시오. 무슨 부탁이신지?》

《이제 본국에 돌아가면 당신네 당중앙위원회에 나의 의견을 말해줄수 있겠소?》

《예, 예.》

그이께서는 어지간히 당황하여 복잡한 표정을 짓고있는 그를 똑바로 여겨보며 천천히 말씀을 이으시였다.

《내가 하고싶은 말은··· 지금 당신들은 왜 미제를 두려워하는가 하는 그것이요. 미제가 윁남에서 전쟁을 일으켰는데 당신네는 무엇이 두려워 우물쭈물하는가, 이 열손가락가운데서 한손가락만 다쳐도 온몸이 아픈것처럼 한 사회주의나라가 적들로부터 공격을 당하고있는 오늘 전체 사회주의진영이 다 아파해야 할것이 아닌가, 그런데 당신들은 왜 가만있는가, 왜 미국놈들과는 할말도 못하고 주접이 들어 그러는가, 왜 미국을 무서워하는가?···》

쏘련대사는 그이의 말씀을 적느라고 정신이 없었다 . 하여 그이께서는 조금 여유를 두며 말씀을 이으시였다.

《둘째는··· 쏘련당이 다른 나라 당들의 내정에 간섭하는가 하는거요. 그것이 사회주의진영의 통일단결에 얼마나 큰 저애를 주는지 당신들이 과연 모른단 말인가?··· 모든 차이점은 뒤로 미루고 단결할 때에만 세계의 자주화위업을 수호할수 있다는것, 이것이 바로 우리 당의 변함없는 립장이고 주장이요. 이에 대해 당신이 직접 당중앙위원회에 말해주시오.》

《예, 방금 하신 말씀을 그대로 보고하겠습니다.》

《좋소. 그럼 그에 대한 답을 기다려봅시다.》

그로부터 얼마후 쏘련당에서 대답이 왔다. 우리 나라에 새로 파견되여오는 자기네 대사를 통하여 김일성동지께 보낸 브레쥬네브의 친서였다.

 

존경하는 김일성동지께!

 

나는 당신께서 나와 우리 당지도부에 보내주신 의견을 전달받고 먼저 1956년 봄 조선로동당 제3차대회때 축하단 단장의 자격으로 내가 귀국에 가서 존경하는 김일성동지 당신과 담화하던 일 그리고 그해 6월 모스크바에 들리신 당신을 다시 만나 흐루쑈브와 같이 회담하던 일을 상기해보았습니다. 그때에도 당신은 오늘처럼 모든것을 자주성의 견지에서 고찰하고 분석하였습니다.

나는 당신께서 우리 사회주의진영의 통일단결을 위하여 차이점은 뒤로 미루고 굳게 단결하며 견고한 반제통일전선으로 세계의 자주화위업을 실현해나가는데 이바지하자는 의견에 전적인 지지와 동감을 표합니다.

끝으로 나와 우리 당지도부는 언제나 김일성동지 당신과 당신을 통하여 존엄높은 조선로동당의 지지성원을 언제나 절실히 필요로 하고있다는것을 재삼 강조하는바입니다.

경의를 표합니다.

 

모스크바. 크레믈리엘. 이. 브레쥬네브

 

김일성동지께서는 브레쥬네브의 친서를 받고 그에 대해서는 한마디 말씀도 없이 서기를 통해 김일을 비롯한 내각부수상들과 금속과 기계, 화학공업 등 쎄브와 련관되여있는 여러 상들에게도 보여주라고 이르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