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장 9

책제목:운명
 
 

제 1 장

9

 

김일성동지께서는 집무실에 들어서는 서기의 흥분된 기색을 통하여 기다리던 소식이 온것이리라고 짐작하시였다.

《그소식이요?》

서 기가 당황해했다.

《아닙니다, 수령님. 이것은··· 쏘련공산당 중앙위원회와 쏘련내각의 공동명의로 된 전문입니다. 방금 보내온것입니다.》

《그렇소?》

그이께서는 의아해하며 전문을 받으시였다. 기다리던 중국의 소식대신 쏘련에서 보내온 무슨 공동전문이라니?··· 그러나 전문의 내용을 읽어내려갈수록 그이께서는 차츰 놀라는 빛을 감추지 못하시였다.

전문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조선 평양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위원장,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내각 수상 김일성동지께

 

1964년 10월 14일, 쏘련공산당 중앙위원회는 전원회의비상회의를 열고 니끼따 쎄르게예비치 흐루쑈브의 건강상태가 좋지 못하고 나이가 많은것을 고려하고 또 본인의 요구에 따라 그를 모든 직무에서 해임하는 동시에 레오니드 브레쥬네브를 쏘련공산당 중앙위원회 제1비서로 선거하였습니다. 그리고 15일에는 쏘련최고쏘베트 상임위원회에서 회의를 열고 흐루쑈브를 내각수상직에서 해임하는 동시에 꼬씌긴을 내각수상으로 임명하였음을 통고합니다.

 

쏘련공산당 중앙위원회,
쏘련최고쏘베트 상임위원회
모스크바 1964년 10월 16일

 

그이께서는 탁우에 전문을 놓고 한동안 깊은 생각에 잠겨계시였다.

후에야 알려진바이지만 흐루쑈브는 해임되기 며칠전에 생일 70돐을 쇠였다. 크레믈리의 어느 한 홀에서 진행된 성대한 연회였다. 홀에 가득찬 사람들이 저마끔 금빛, 은빛의 술잔들을 들고 그를 축하하였다.

먼저 많은 나라들에서 보내온 축전들이 소개되였다. 이어 당과 정부의 고위급인물들이 차례로 나와 흐루쑈브의 건강과 행복을 축원하는 훌륭한 연설들을 하였다. 그다음 때를 기다리고있던 1류급의 국제콩클수상자들이 경쟁적으로 무대에 뛰여올라가 테너와 바리톤, 앨트와 쏘프라노로 다채롭게 료리해낸 감미롭고 풍성한 음악의 진수성찬을 아낌없이 그에게 차려주었다.

 

어서 오라 나는 기다리오
벗이여 어서 오라
사랑이여 어드메로
그대는 사라졌나

 

정열의 과다증에 걸린 남녀가수들이여서 목에 피대가 부풀도록 불러댄 노래들이였다. 그런데 하필이면 《어드메로》 사랑이 《사라졌나》 하고 궁상맞게 떠들었던지?···

다음날로 흐루쑈브는 휴양지인 쏘치에 날아갔다. 한가하고 즐거운 휴식을 즐기려는것이였다. 쾌속정을 타고 파도를 헤가르기도 하고 맨발바람으로 따스한 바다가모래불을 거닐기도 했었다. 그때 그는 머리우에서 극적인 재난이 닥쳐오고있음을 알지 못했다. 크레믈리에서 그의 《동지》들이 파견한 전용기가 그를 모스크바에 실어가기 위하여 소문없이 날아왔던것이다.

모스크바에서는 그가 도착하는 즉시 비상회의를 열었다. 오랜 시간에 걸쳐 진행된 흐루쑈브타도주제의 성토대회였다. 흐루쑈브는 여기서 극단한 모험과 정치적독단, 전횡, 조폭성 등 무려 15가지 측면에서 떡반죽이 되도록 모두매를 맞았다. 흐루쑈브는 그 모든것을 한사코 부정하며 입에 거품을 물고 열변을 토했으나 누구도 그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온통 수군덕거리는 소음과 야지러진 휘파람소리가 정치무대에서 강제로 퇴장당하는 그의 가련한 운명을 배웅해주었다.

하다면 이제 쏘련이라는 초대형선박은 어느 항로로 어떻게 갈것인가?!··· 온 세계가 모스크바에 눈길을 모으고있었다.···

 

이날 10월 16일 오전 9시 20분, 모스크바에서 날린 전문과 거의 동시에 공교롭게도 중국에서 또 중대소식이 전파를 타고 날면서 세인을 놀래웠다. 이번에도 서기가 조용히 들어와 조선중앙통신사에서 올린 신화통신사의 보도를 그이께 올리였다.

《수령님, 이번엔 그 소식입니다.》

《그렇소?》

그이께서는 전문을 받아들고 주의깊게 훑어보시였다.

그것은 다음과 같은 내용이였다.

 

···오늘 1964년 10월 16일 새벽 3시 우리 나라 서북지역의 한 사막에서 첫 원자탄폭발시험이 진행되였다. 다년간에 걸친 중국의 과학자, 기술자, 로동자들의 헌신적인 로력투쟁으로 이루어진 이번의 시험은 모든 공정이 완전무결하게 진행되였으며 폭발력과 인류의 생태환경을 위한 기술공학적측면에서도 그 위력과 안정성이 확고히 담보되였다.

우리 중국인민이 자체의 필요한, 제한된 핵시험을 진행하여 핵무기를 발전시키는것은 전적으로 방위를 위한것이며 그의 최종목적은 핵무기를 소멸하는데 있다.

···

김일성동지께서는 이윽고 전문을 집무탁 한구석으로 밀어놓고 점도록 깊은 생각에 잠겨계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