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장 4

책제목:운명
 
 

제 1 장

4

 

승용차는 바람같이 달리고있었다. 최고속이였다. 속도계의 바늘이 마지막눈금에서 파르르 떨고있었다. 차창유리에 번득이는 해빛도, 길 좌우에서 일제히 마주달려오던 가로수들도 어느새 뒤로 휙휙 날아지나가군 했다.

《좀 더 속도를 높이오, 좀 더!···》

이렇게 불같이 운전사를 독촉하고있는것은 내각 제1사무국장 최재우였다. 그는 줄곧 시계를 들여다보고있었다. 마침내 차가 비행장으로, 항공역사의 앞마당으로 날아들어갔다. 승용차가 삐―익!― 하는 아츠러운 소리와 함께 고무바퀴로 돌바닥을 허비며 멎어서기 바쁘게 문을 열고 내린 최재우는 승용차의 문짝을 뒤로 쾅! 후려닫았다. 이어 계단을 두개씩 뛰여오르고 항공역사의 유리문까지 그대로 들부실듯 성급히 밀고들어갔으나··· 때는 이미 늦었다.

최재우는 한쪽벽면을 가득채운 창유리로 비행기가 리륙을 위해 활주로우를 미끄러져가는것을 보자 그만 뚝 멎어서버렸다. 다리가 후들거렸다. 리륙하는 비행기의 뒤꽁무니에서 뿜어나온 화염이, 불의 아지랑이가 그의 두눈을 사정없이 지져대는듯싶었다. 그자신이 불의 아지랑이를 들여마신듯 목구멍이 타들며 칼칼해났다. 처녀안내원이 친절하게 웃으며 다가왔으나 쳐다보지도 않았다.

《저··· 내각 제1사무국장동지이십니까?》

처녀안내원이 묻는 말이였다.

《그렇소.》

다음순간 그는 처녀에게로 피끗 눈길을 던졌다.

《그걸 어떻게 아오?》

《저기서··· 기다리시는분이···》

몸을 홱 돌려보니 내각부수상 남일이 동행자와 같이 대기실에서 가방을 들고 나오고있는것이 보였다. 남일은 웃고있었다.

《최재우동무, 우린 여기 있습니다.》

최재우는 그들에게로 마주갔다. 이번엔 뜀박질을 하지 않았다.

《난 또 하늘로 날아올랐는가 했군요. 덜컥 했습니다. 헌데 어떻게 알고 비행기에서 내렸습니까?》

남일은 여전히 웃는 얼굴이였다.

《글쎄 비행기에 오르는데 확성기에서 우릴 찾지 않겠소. 아무 설명도 없이 당장 비행기에서 내리라고 말이요.》

《예― 수령님께서 친히 부수상동지의 출장을 취소하고 되돌려세우라고 지시하셨습니다. 자, 빨리 갑시다. 수령님께서 지금 기다리고계십니다.》

남일은 가슴이 후두둑 뛰는것을 느꼈다. 수령님께서 무슨 일로 급히 부르셨을가?··· 다음순간 머리속에 펀뜩하는 생각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