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장 1


 
 

제 1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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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4년 10월 15일.

그날 김일성동지께서는 다른 나라에 가있는 우리 나라 대사들을 만나 오후 한겻동안이나 금후의 대외활동방향에 대한 가르침을 주시였다. 저녁엔 우리 나라를 방문한 라오스애국전선당 예술단배우들을 접견하고 그들의 공연도 보아주시였다. 공연이 끝났을 때는 밤이 깊었다. 몇해전에 준공한 대극장은 대동강에서 흘러오는 눅눅한 밤안개에 고요히 잠겨들고있었다. 대극장 앞도로의 가로등과 장식등의 현란하던 불빛들도 어둠속에 굼니는 안개발속에서 숨차게 껌벅이였다.

김일성동지께서는 차에 오르시자 곧장 내각으로 가자고 이르시였다. 내각에 돌아가 하셔야 할 일들이 많고도 많았다.

동란의 60년대이다. 특히 올해 1964년은 이태전 까리브해의 위기가 터진이래 제일 곡절많은 해로 력사에 기록될것 같다. 알제리에서 시위자들에 대한 프랑스군의 류혈적총격사건으로 시작하여 빠나마운하에서의 미군과의 무력충돌, 인디아의 칼커타시와 꽁고(레오뽈드빌)에서 일어난 폭동, 이어 미국 뉴욕에서의 대규모적인 흑인들의 폭동··· 8월 2일에는 또 미제가 북부윁남의 순찰정들이 미군구축함을 공격했다고 떠들면서 북부윁남에 대한 대대적인 공중폭격을 감행하였다. 력사에 바크보만사건(일명 통킹만사건)으로 기록된 미제의 이 강도적도발사건은 아시아에 또 한차례의 대규모적인 전쟁을 몰아왔다.

그러한 특종보도가 그칠새없는 60년대이다. 전파의 세계 역시 매일 말벌떼처럼 윙윙거리며 세상사람들의 호기심 많은 귀구멍에 온갖 불길한 소식들을 쉼없이 쏟아붓군 한다.

김일성동지께서는 앞좌석에 앉은 부관에게 라지오를 틀라고 이르시였다. 라지오에서는 종합보도가 이미 끝나고 다음날의 일기예보가 울려나오고있었다.

《···북동풍이 8내지 12메터로 불고 파도는 2내지 2.5메터로 일겠습니다. 그러므로 조선동해 북부와 중부해상에서 작은 배들은 주의해야 하겠습니다.》

그이께서는 일기예보 하나도 무심히 듣지 않으신다. 한동안 풍랑속에서 고생할 어로공들을 생각하시며 이윽토록 창밖에 눈길을 주시였다. 차창밖에서는 벌써 북동풍이 맹렬히 돌진해오는듯 길 좌우에 줄지어선 가로수의 우듬지들이 세차게 몸부림치기 시작했다. 하건만 라지오에서는 서정적인 음악이 물결쳐나오고있었다. 요즘 사람들속에서 인기가 대단한 예술영화 《갈매기호청년들》의 주제가이다.

 

잔잔한 물결우에 별빛은 반짝이고

돌아가는 배길에 꽃보라 뿌리네

달리는 배전에 출렁이는 물결은

자랑찬 하루일을 이야기하네

 

흥그러운 그 음악도 오늘은 이전처럼 마음속에 물결쳐들지 않는다. 그이께서는 의자등받이에 머리를 기대고 눈을 감으시였다. 오만무례한 미제가 동아시아에로 몰아오고있는 전쟁의 불길을 막기 위한 결정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 그것도 시급히!···

그이께서는 얼마후 차가 내각청사에 멎어서서야 눈을 뜨시였다.

집무실에 들어가시자 언제나 주도세밀한 서기가 따라들어와 몇가지 서류를 탁우에 놓아드렸다. 그이께서는 그중 중공업부문의 공장, 기업소들에서 제기되는 문제들부터 재빨리 훑어보시였다.

《이거야 쎄브와 계약되여있는 설비명세들이 아니요?》

《그렇습니다, 수령님.》

《그런데?···》

《쎄브에서 계속 날자를 드티고있습니다.》

《그렇다?···》

그이께서는 잠시 생각에 잠기시였다.

《남일부수상은 언제 떠난다고 했소?》

《예, 래일 아침 첫 모스크바행 비행기편으로 떠날 예정이라고 합니다.》

《갈 필요가 있을가?···》

그이께서는 서류들을 한데 모아 밀어놓으며 혼자말씀처럼 뇌이시였다.

《쎄브에서 하는 일이 점점 심상치 않거던. 그런데도 또 거길 찾아간다?!···》

서기는 아무말없이 그 자리에 못박힌듯 서있었다. 아마 쎄브에 대하여 생각하는듯 했다.

쎄브(경제호상원조리사회)는 1949년 1월 모스크바에서 쏘련과 체스꼬슬로벤스꼬, 뽈스까, 마쟈르, 로므니아, 벌가리아대표들의 경제회의결정에 의하여 성립되였다.(후에 몽골이 가입.)

그런데 현대수정주의가 대두하면서 쎄브를 주도하게 된 그들은 자본주의시장에 대처하기 위하여 발족된 초기의 리념과는 심히 어긋나게 국제분업의 간판밑에 성원국들을 경제적으로 예속시키는 기구로 쎄브를 악용하기 시작하였다.

우리는 흐루쑈브가 쎄브에 가입할것을 집요하게 강요하는 속에서도 아직 거기에 들지 않고있다. 하여 갖가지 기계설비들과 금속제품들을 제때에 받지 못하거나 때없이 계약이 파기되는 등 부당한 경제적제재와 압력을 받고있다.

서기가 나가려 할 때 그이께서 다시 그를 부르시였다.

《서기동무, 중앙통신사에선 아직 아무 소식도 없소?》

서기는 그이께서 지금 무엇을 관심하시는지 너무도 잘 알고있다.

하여 그는 가볍게 한숨을 내그으며 말씀드렸다.

《수령님, 아직 아무 소식도 없습니다.》

《음···》

김일성동지께서는 다시 문건에로 눈길을 옮기시였다. 그러나 웬일인지 글줄들이 하나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아직 아무 소식도 없다는것이 이상하게 여겨지시였다. 얼마전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대외련락부 부부장이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의 명의로 된 전문을 그이께 보내왔었다. 거기에서 그는 어떤 중대사변이 꼭 1주일 후에 있을것이라고 미리 날자까지 찍어서 알리지 않았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