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장 5


 

5

 

카터는 아침 일찌기 자리에서 일어났다. 지난밤을 걷잡을수 없는 불안과 긴장때문에 거의 뜬눈으로 지새웠다. 오늘 오전 10시에 김일성주석과의 첫 회담이 예정되여있었다.

《당신은 오늘의 상봉이 성공적으로 되리라고 믿소?》

긴 쏘파에 크리크모와 나란히 앉은 카터가 왼쪽다리를 오른쪽다리우에 포개얹으며 묻는 말이였다.

카터의 목소리에는 어딘가 불안한 심정이 깔려있었다. 천천히 머리를 돌린 크리크모는 카터의 낯색을 조심히 살피였다. 내심의 복잡한 생각때문인지 카터의 얼굴색은 불그스레하게 상기되였고 이마와 눈귀의 주름은 전에 없이 짙어보이였다. 70고령의 나이에 어려운 외교적과제를 걸머지고 심뇌하는 그가 측은하게 여겨졌다. 마음같아서는 오늘 회담이 꼭 성공하리라는 확신을 보이면서 그의 마음을 위로해주고싶었다. 하지만 책임보좌관으로서의 자기의 임무를 생각하며 크리크모는 솔직히 말했다.

《저로서는 회담결과를 예상하기 어렵습니다. 지금까지 평양측의 외교관들이 보여준 강경한 태도를 보면 성공보다 실패의 가능성이 더 많다고 생각됩니다.》

《음-》

카터의 꾹 다물린 입술사이로 신음같은 소리가 가늘게 새여나왔다.

한동안 침묵이 흘렀다. 그늘진 낯빛으로 무엇인가를 골똘히 생각하던 카터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크리크모선생, 당신은 이제 곧 분리선으로 가시오. 우리 측 전화로 백악관에 알리는것이 좋겠소. 백악관의 지나친 기대는 우리에게 불리할거란 말이요.》

《예···》

크리크모는 다른 의견을 말하지 않았다. 그러지 않아도 평양도착상황을 국무성에 보고할 의무를 지니고있는 그였다.

그리하여 카터는 책임보좌관이 없이 김일성동지와의 회담을 위하여 금수산의사당 정문으로 들어서게 되였다.

(주여, 여생에 모든것을 잃지 않게 해주옵소서!)

··· 이 시각 김일성동지께서는 미국손님들을 만나기 위하여 집무실에서 나와 승강기를 타고 1층홀로 내려오고계시였다. 그이께서는 방금 농업위원회 일군으로부터 받으신 보고에 대한 생각과 함께 인민군부대들을 지도하고계시는 김정일동지에 대해 생각하고계시였다. 농업위원회 일군의 보고에 의하면 년초부터 수령님께서 그처럼 거듭 신칙하시여 대책을 세우느라 하였지만 적지 않은 지역에서 비가 오지 않아 밭곡식에 가물이 몹시 들었다는것이였다.

사방에 관개수로가 들어간 조건에서 적극적인 밭관수대책을 세워야 하시였다.

수령님께서 김정일동지를 생각하게 되신것은 며칠후 6월 19일이 바로 그이께서 당중앙위원회에서 사업을 시작한 때로부터 30년이 되는 날이 되는것과 관련되여있었다. 김일성동지께서는 이날을 기념하자고 하는 당과 정부, 군대의 제의를 받고계시였다.

(그가 이것을 받아들이겠는지···)

김일성동지께서 이런 생각을 하면서 삼지연벽화가 있는 1층의 넓은 홀로 내려서시는데 홀에서는 미국기자들이 텔레비죤중계기재들을 설치하고있었다.

그이께서는 그들속에서 낯익은 한사람을 발견하시였다. 이미 우리 나라를 방문한바 있는 CNN텔레비죤방송회사 부총사장 이쓴 죠르단이였다.

《안녕하시오? 죠르단선생.》

죠르단은 카프라이선을 늘이는 사람들을 거들어주다가 자기 이름을 부르는 우렁우렁한 음성이 들리자 일손을 멈추고 고개를 쳐들었다. 그는 고개를 기웃하다가 대번에 눈을 크게 뜨며 환성을 올렸다.

《아, 주석각하!》

《옳구만!》

김일성동지께서 손을 내밀자 죠르단은 일감을 집어던지고 와락 달려들어 손을 잡았다.

인사가 끝나자 김일성동지께서 기쁜듯이 말씀하시였다.

《나는 이번 방문자명단에서 선생의 이름을 보고 기다렸습니다.

그새 편안했소? 구면친구.》

《예. 주석님께서는?》

《보다싶이 나는 아주 건강합니다.》

김일성동지께서는 호탈하게 웃으시며 말씀하시였다.

《죠르단선생, 이렇게 공식적으로만 오지 말고 앞으로는 나의 개인손님으로도 오시오. 그러면 나는 선생과 함께 금강산이며 묘향산을 돌아보겠습니다. 꼭 안해와 아이들을 데리고 가을철에 다시 오시오.》

《감사합니다, 주석님.》

카터가 홀입구에 들어선것은 이때였다.

그는 수원들과 함께 멈추어서서 이 스스럼없는 상봉을 지켜보았다. 그는 처음에 죠르단을 만나시는분이 김일성주석인줄을 미처 몰랐다가 자기를 안내하여온 금수산의사당 외사국장의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그는 조선에 대한 방문을 계획한 지난 2년간 애틀란다와 뉴욕, 워싱톤에서 숱한 사람들을 만나 그이에 대한 이야기를 한두번만 나누지 않았다. 그들은 여러가지 소리를 하였다. 다른 사람들에 비해 비교적 정확하게 이야기해준것은 그라함목사였다. 그는 김일성동지를 50년간 집권하고있는 세계기록의 권위높은 국가수반이지만 어마어마한데가 조금도 없는분이라고 하였다.

카터는 죠르단과 그이와의 상봉을 지켜보면서 그라함이 자기를 속이지 않았다는 생각을 하였다.

《이렇게 만나게 되여 반갑습니다. 나는 당신의 우리 나라 방문을 환영합니다.》

어느새 김일성동지께서 카터를 보고 성큼 다가서며 이렇게 말씀하시였다.

카터는 첫순간 자기가 이 말을 먼저 한것으로 착각하였다. 그러나 그이께서 포옹하려고 하시였을 때야 자기는 미처 인사말도 올리지 못한채 그이께로 끌려들었다는것을 깨달았다. 카터는 그이의 뒤를 따라 승강기를 탔다. 이윽고 크지 않은 면담실에서 그이와 마주앉았다. 그이 옆으로 문선규와 여러명의 조선외교일군들이 줄지어앉았다. 력사적인 순간이였다. 카터는 이 력사적인 순간에 김일성주석만을 지켜보았다. 그는 미국신문들과 잡지들에 실린 김일성주석의 초상화와 실지 모습을 비교하면서 잠시 꼼짝 않고 앉아있었다. 그는 지금까지 조선사람들이 자기 수령의 젊은 모습만을 내놓는다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이 순간 실지 모습은 초상화보다 퍼그나 젊어보인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그 생각이 지금까지 80고령의 모습을 상상해온데서 온것이겠지만 아무튼 김일성주석이 나이보다 대단히 정정하신것이 틀림없었다.

김일성동지께서 역시 먼저 말머리를 떼시였다.

카터의 보좌관인 미국무성 조선과 부과장의 후임으로 지목된 크리스텐슨이 그이의 매 말마디들을 동시통역하였다.

김일성동지께서는 이 상봉이 늦어진데 대하여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말씀하시면서 카터가 대통령으로 있는 기간에 상봉하였더라면 얼마나 좋았겠는가고 하시였다.

카터는 활기를 띠기 시작하였다.

그는 대통령재임기간 에짚트의 사다트와 유고의 찌또를 통하여 주석님의 의향을 들었다고 하면서 때늦은 감은 있지만 이렇게 만나게 되여 대단히 기쁘다는것과 이러한 상봉은 미조사이는 물론 세계의 평화를 위해 큰 의의를 가진다는것을 말하였다.

김일성동지께서는 너그럽게 카터선생의 의견에 동감을 표한다고 하시였다. 그이께서는 조미사이의 걸린 문제를 풀려면 총과 대포를 내대기전에 먼저 래왕을 해야 한다시면서 카터의 방문을 다시한번 환영하시였다.

몇분전까지만 해도 카터는 미국에 대하여 몹시 경계하며 참을수 없이 격분하고있을 이 나라 수반을 보게 되리라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지금 자기앞에는 누구와 언쟁을 하고 무리한 요구를 하며 더우기는 과거를 계산하려는 기색이 전혀 없는분이 앉아있었다. 동양인치고는 체격이 크고 위풍이 있으며 환한 얼굴에 친절하고 시종 웃음이 떠나지 않는 매혹적인 인간이··· 카터는 김일성주석을 만나 몇분이 흐르는 동안에 벌써 조선으로 오면서 품었던 위구심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신이 자기를 버리지 않은것이였다.

카터의 머리속에는 하나의 사실이 떠올랐다. 그것은 언제인가 사회주의나라 수반들에 대한 이야기가 벌어지는 마당에서 쓰딸린이 화제에 올랐다. 이 사회주의 거물이 다른 공산진영의 수반들에 대해서는 《야, 자》하고 하대를 하였지만 제일 젊었던 김일성동지에 대해서만은 그렇게 하지 못했다는 사실이였다.

카터가 그때의 쓰딸린의 일화에 대하여 생각하면서 김일성주석을 다시한번 찬찬히 바라보고있는데 크리스텐슨이 문건 한장을 넘겨주며 카터에게 시간이 간다고 암시를 했다.

카터는 크리스텐슨이 넘겨주는 문건을 받아들고 자기 나라 대통령이 김일성동지께 보내는 메쎄지를 전달한 다음 미국대표단이 토의에 내놓을 문제라고 하면서 메쎄지내용을 반복하여 이야기하였다.

미국이 조선반도의 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3단계회담을 바라고있었다는것, 그런데 조선이 지난 4월 로심교체를 빠른 속도로 진행한 결과 핵사찰단이 검증할 기회를 놓쳤다는것, 그 문제가 유엔제재로 옮아갔다는것, 이어 조선이 국제원자력기구에서의 탈퇴문제가 제기되였다는것, 자기들은 바로 이러한 문제를 조정하기 위하여 왔다는 내용이였다.

카터는 이것을 비교적 자기식의 론리를 가지고 말하였다. 얼핏 들으면 문제의 걸린 고리가 우리에게 있는듯 하였다. 다시말하여 우리에게 모든 문제가 있는듯 하였다.

김일성동지께서는 그의 말을 주의깊이 들으시면서 이따금 고개를 끄덕이기도 하고 심중한 표정을 지어보이기도 하시였다.

카터의 말이 끝나자 김일성동지께서 발언하시였다. 그이께서는 《핵문제》를 둘러싸고 조선과 미국사이에 벌어지고있는 일련의 문제들에 대한 공화국정부의 립장을 밝히시였다.

그러시고나서 이렇게 말씀을 이으시였다.

《우리는 유사이래 처음으로 고위급에서 마주앉게 되였습니다. 그것도 세계가 우려하는 첨예하고 비정상적인 사태속에 말입니다. 그러니만큼 호상 솔직한 의견이 교환되였으면 합니다.》

《물론입니다. 그래서 저는 우리 대통령의 메쎄지를 먼저 전달했던것입니다. 거기에는 현시기 우리를 마주앉게 한 일련의 문제들이 포괄적으로 이야기되였다고 할수 있습니다.》

《그렇단 말이지요?》 김일성동지께서 잠시 동안을 두었다가 입가에 웃음을 띠우시고 말씀하시였다.

《그것들은 물론 중요한 문제들입니다. 그러나 보다 중요한 문제가 빠졌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카터가 미행정부로부터 받은 중요과업은 국제원자력기구의 2명의 사찰원에 대한 우리의 추방조치를 중지시키며 나아가서 국제원자력기구로부터 우리의 탈퇴를 어떻게든 보류하게끔 하는것이였다.

미행정부의 그 지령은 외교상 다루기 꽤 까다로운것이였다. 그래서 속을 바재이면서 뒤로 미루었던것인데 수령님께서 벌써 이쪽의 속심을 꿰뚫어보신것이였다. 그렇다고 서뿔리 자기의 안속을 드러낼수도 없었다. 카터 역시 로련한 외교관이고 정치가였다.

《주석각하, 저는 외교관이 아닙니다. 이를테면 신의 섭리와 저 개인의 의사에 따라 이 나라에 온 미국의 한 평범한 시민입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제가 미국을 대표해서 말할 자격이 없는것은 아닙니다. 미국은 북조선이 평화와 화목속에 살아가기를 희망합니다. 저는 두 나라가 제도와 정치의 차이는 존재하지만 이것이 친선협조관계를 발전시키는데 지장으로 되지는 않는다는것이 미국의 공식립장이라는것을 확언할수 있습니다.》

《카터선생의 말을 믿겠습니다.》

김일성동지께서는 웃음을 거두시고 고개를 가볍게 끄덕이시였다. 카터는 감사하다고 사의를 표시하고 이야기를 계속하였다.

《제가 이런 말씀을 드리는것은 제가 이 나라의 벗으로 이곳에 왔다는것과 저 역시 모든 문제들이 솔직하고 화기에 찬 분위기속에서 결속되기를 바란다는것입니다. 바로 이때문에 저는 외교관이 아니라는것을 상기시켜드렸던것입니다.》

《감사합니다.》 김일성동지께서는 이렇게 답례를 하시고나서 상대방에게 발언할 여유를 주시려고 상체를 의자등받이에 기대시였다. 상대방은 여전히 속심을 털어내기가 어려운듯 허공에 눈을 준채 입을 열지 못하였다. 김일성동지께서는 그를 한참 여겨보시다가 입가에 웃음을 지으시였다.

《허허··· 당신의 친구말입니다. 그는 선생에게 매우 어려운 걸음을 시킨것 같습니다.》

그의 친구란 클린톤을 념두에 두고 하신 말씀이였다.

카터가 상의 웃주머니에 반쯤 나와있던 손수건을 꺼내 이마를 누르며 《솔직히···》하고 말했다.

수령님께서 말씀을 계속하시였다.

《그렇습니다. 솔직히 말합시다. 당신이 말하기 힘들어하는 사찰단문제는 현시점에서 초미의 문제입니다. 당신도 이것을 리해할것입니다. 나는 당신이 어제 회담에서 우리 일군들에게 그 문제를 제기했다는 사실을 보고받았습니다. 나는 당신의 심정을 충분히 리해할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카터의 입에서 안도의 숨이 나왔다. 그는 평양에 도착한후 면담을 통해 느낀바이지만 이 문제는 전혀 실현가능성이 없다는 인식을 가졌던것이다. 그래서 카터는 김일성동지를 만난 이 자리에서 그 문제를 꺼내는것을 그토록 어려워하였었다. 그런데 그 어려운 문제를 무난히 상정시킨것이다.

그러했던만큼 카터는 김일성동지의 다음 화제에 제꺽 끌려들었다.

《그러나 나는 그 문제를 론의하기에 앞서 한가지 다른 문제를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예. 어서···》

김일성동지께서는 여전히 우선우선한 표정으로 부드럽게 말씀하시였다.

《2명의 사찰원들에 대한 우리의 추방조치는 국제원자력기구의 불공정성때문에 취해진것입니다. 기구의 뒤에 미국이 있다는것은 이미 비밀이 아닙니다. 이러한 불공정성은 우리의 두개의 군사대상에 대한 <특별사찰>문제로 절정에 이르렀습니다. 나는 거기에 대해 좀 말하려고 합니다.》

김일성동지께서는 우리의 군사대상에 대한 《특별사찰》문제는 국제원자력기구의 규정과 국제적관례에 어긋나는 생억지로서 여기에는 우리 공화국을 《압살》하려는 미국의 일부 계층들의 야심이 숨어있다는것을 까밝히신 다음 좀 어성을 높여 말씀하시였다.

《카터선생, 우리가 미국의 흰선(미국의 비밀군사기지를 말함)안의것을 보자면 당신들이 보여주겠습니까? 당신이 돌아가면 우리가 한 말을 클린톤대통령에게 정확하게 전달해주기 바랍니다.》

《주석각하의 말씀을 리해할만합니다.》

《두개의 군사대상에 대한 문제는 우리로서는 절대로 받아들일수 없는 문제입니다.》

《···》

카터는 어깨를 으쓱한채 아무 말도 못했다. 이로써 이 문제에 대한 론의는 끝났다.

이때 문선규는 속으로 안도의 숨을 내쉬였다.

두개의 군사대상문제는 이른바 우리의 《핵의혹》에 대한 문제로서 《핵문제》가 발생한 이래 미국이 집요하게 들고나온 기본주패장이라고 할수 있었다.

그런데 수령님께서는 그것을 몇마디의 말씀으로 한순간에 덮어버리신것이다.

문선규가 속으로 흡족해서 안경알을 번쩍이고있을 때 카터의 보좌관인 크리스텐슨은 얼굴을 찡그리고있었다. 그는 조선으로 올 때 종전 회담들에서와 같이 두개의 군사대상에 대한 문제를 주패장으로, 압력수단으로 쓸데 대한 지시를 국무성으로부터 받았던것이다. 그런데 상전이 그렇게 쉽게 수그러드는바람에 그만 아연실색하고말았다. 기본주패장을 잃고말았으니 이제 무엇으로 해보겠다는건가. 그는 2명의 사찰원들에 대한 문제를 포함하여 이번 걸음에서 해결해야 할 많은 문제들중에서 그 어느것도 쉽게 풀릴것 같지 못한 난감한 생각이 들었다.

회담탁은 잠시 침묵이 깃들었다.

이번에도 김일성동지께서 그 침묵을 깨치시였다.

《사실 2개의 군사대상에 대한 문제는 스쳐버릴수 없습니다.》하고 그이께서는 동안을 두시였다가 계속하시였다.

《미국측은 지금까지 집요하게 이 문제를 추구하여왔으며 지금도 모든 문제해결의 전제조건으로 삼으려 하고있습니다. 그렇다고 우리는 이 문제를 회피할 생각이 없습니다. 바로 거기에 조미사이의 관계개선을 저애하는 근본요인이 음페되여있기때문입니다.

그 요인이란 다름아닌 우리에 대한 불신입니다.》

카터는 물론 크리스텐슨도 여기가 질린채 덤덤히 그이를 바라보고있었다. 수령님께서는 말씀을 계속하시였다.

《우리 두 나라사이의 문제는 당신들이 우리를 믿지 않는데서 발생한것입니다. 우리는 이미 핵무기를 가지려고도 하지 않으며 그것을 가질 능력도 없으며 가졌댔자 소용도 없다는것을 루차 천명했습니다. 미국이 수만개의 핵무기를 가지고있는데 우리가 몇개의 핵무기를 만들어서 무엇하겠습니까. 미국은 핵무기를 적재할수 있는 비행기와 함선, 대륙간탄도로케트를 비롯한 핵운반수단을 가지고있지만 우리에게는 그런것도 없습니다. 더우기 우리에게는 핵무기를 만들어 동족을 살해할 생각이 없습니다. 나는 카터선생앞에서 우리의 이 립장을 다시금 밝힙니다.

우리는 절대로 일구이언하지 않습니다. 당신들이 한나라 국가수반의 말을 믿지 않으면 무엇을 믿겠다는겁니까? 당신들이 정 믿지 못하겠으면 내가 큼직한 도장을 하나 찍어주겠습니다.

결국 조미사이의 문제는 호상신뢰에 기초해야 합니다. 당신들이 우리를 믿지 않고 우리 또한 당신들을 믿을수 없으니··· 억년가야 문제가 풀릴수 없습니다. 조미사이의 문제란 실지 따지고보면 신뢰문제입니다. 나는 미국이라는 큰 나라가 명실공히 큰 나라로 되여주기를 바랍니다.》

《주석님의 말씀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그것보십시오. 우리는 초면이지만 서로 상대를 믿기때문에 이렇게 의사가 잘 통합니다. 두 나라사이의 관계도 마찬가지입니다.

모든 문제는 신뢰문제에 귀착됩니다.》

장내는 또다시 잠시 침묵이 흘렀다. 그것은 초조와 긴장에서 오는 침묵이 아니였다. 사람들은 흔히 감탄과 경탄의 계선을 넘게 되면 말로 표현하기에 앞서 모든것을 잊어버리고 자감의 세계에 잠기게 되는것이다. 이때가 바로 그러하였다.

카터의 머리에는 지금 판문점에 나가있는 책임보좌관이 제공해준 자료의 단편들이 떠올랐다.

《능숙능란하게 좌중을 압도하는 화술》, 《선언문을 랑독하는듯한 목소리》, 《주도적으로 분위기를 유도해 자기 의도를 적절하게 관철시키는 순발력이 뛰여나는 느낌》, 《뛰여난 외교적수완은 그분의 정략적재능》 등 김일성주석 접견인사들의 평가가 담겨진 자료였다. 그 접견인사들속에는 남조선의 전 안기부장 장세동도 있었는데 김일성주석에 대한 그의 느낌이 특히 인상적이였다.

··· 《북에서 수재구호물자를 보내주어서 감사합니다.》라고 말씀드리자 오히려 《수재물자는 우리가 준것보다 받는것이 더 용감했다》고 하시는 말씀을 들으며 《40년정치의 저력이 있구나!》하고 감탄하였다. 북이 주체를 튼튼히 세운데 비해 남조선은 외세의존적이라는것을 념두에 두고 《외세의 영향에서 벗어나는 방법에 있어서 두분 정상간에는 차이가 있는것 같습니다.》라고 한데 대해 주석께서 남조선의 대미굴종을 비판할대신 《그 차이를 좁히도록 합시다.》라고 너그럽게 말씀하실 때 그 위인적풍모에 머리를 숙였다고 했다···

카터는 지금 김일성동지의 말씀에 끌려들어 자기가 회담도중에 있으며 화제가 자기가 바라는것에서 점점 멀리 벗어지고있다는 생각을 감감 잊고있었다.

잠시후 카터는 용기를 내여 입을 열었다.

《주석각하, 현재 귀국이 추방조치를 취한 기구의 사찰원들과 감시기재를 그냥 두어둘수 없겠는지요. 물론 각하의 부하들은 거절하고있습니다만···》

《아, 그 문제말입니까. 화제가 빗나갔던것 같습니다. 미안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지금 말한 특별사찰문제도 그 문제와 무관계한것은 아닙니다. 두 문제가 다 신뢰문제에 귀착되는것이니까요.》

《옳습니다!》

카터가 기대를 가지고 큰 소리로 응답하였다.

김일성동지께서는 문선규의 의향을 물으시려는듯 그에게로 시선을 돌렸다가 다시 카터쪽으로 주시였다.

《나는 카터선생을 믿고 우리 일군들과 그 문제를 토론하겠습니다.》

《정말입니까?》

《우리는 일구이언하지 않습니다.》

카터는 자기 귀를 의심하였다. 그러나 너그럽게 웃고계시는 김일성주석을 대하게 되자 그의 얼굴에 환희에 찬 웃음이 퍼져갔다.

《사찰원들이 그냥 남아있게 되는 경우 국제원자력기구와 귀국의 련계가 유지되는것으로 됩니다. 이것을 원자력기구의 한정적사찰이 계속되는것으로 리해해도 되겠는지요?》

《좋도록 생각하십시오.》 김일성동지께서 여전히 웃음을 담고계시였다. 카터는 감사의 뜻으로 약간 고개를 숙여보이며 웨치듯 말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회담은 더욱 활기를 띠고 진행되였다. 조미간의 현안문제뿐아니라 일련의 전망적인 쌍무관계문제들이 진지하게 론의되였다.

카터는 회담의 첫시작때와 마찬가지로 김일성동지를 줄곧 바라보며 그이의 모습에서 단 한번도 시선을 떼지 않았다.

카터는 이 순간 또 하나의 어려운 문제를 제기하기로 결심하였다. 그것은 미국인유골문제였다. 최근 몇해어간에 지난 전쟁시기 이 나라에 와서 죽은 미군병사들의 유골을 조선측이 인도주의적조치로 돌려보내고있었다. 그런데 현재 정세의 악화로 이 사업이 중단되지 않겠는가 하는 우려가 미국내에서 제기되고있었다. 카터도 이것을 우려하고있었다. 그는 이번 걸음에 다른것은 몰라도 이 문제 하나만은 중단됨이 없이 계속되게 하려고 마음먹고있었다.

카터가 서둘러 입을 열었다.

《주석각하, 귀국정부는 지금까지 우리 미군병사들의 유골을 돌려보내줌으로써 미국의 모든 국민들과 저자신을 기쁘게 해주었습니다. 저는 각하께서 저를 위해서라도 이같은 관용을 계속 베풀어주었으면 합니다.》

김일성동지께서 이 문제 역시 흔연히 대답하시였다.

《좋습니다. 카터선생의 부탁인것만큼 그 문제도 우리 일군들과 토론하겠습니다.》

《주석각하, 그 문제가 제가 바라는대로 해결되리라고 믿어도 좋겠습니까?》

《믿어도 좋습니다.》

《감사합니다!》

카터는 자기도 모르게 자리에서 일어서더니 가슴에 한손을 대고 머리를 깊이 숙였다. 지금까지 내내 불안과 위구, 초조감에 싸여있던 크리스텐슨의 얼굴에도 환희와 감사의 정이 어리였다.

《그런데 카터선생.》

수령님께서는 시종 웃으시며 말씀하시였다.

《조미사이의 신뢰와 관련된 문제를 좀더 이야기해봅시다. 지금 우리에게 5㎿ 흑연감속로가 하나 있는데 당신들은 거기서 우리가 플루토니움을 뽑아내며 그것으로 핵무기를 만들어낸다고 하고있습니다.》

카터는 김일성동지께서 무슨 말씀을 하시려는지 몰랐으나 그 어떤 말씀이라도 다 받아들이려 한다는 뜻을 표시하려는듯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김일성동지께서 말씀을 이으시였다.

《그렇기때문에 지금까지 진행해온 회담들에서 우리측 대표단은 우리의 흑연감속로를 경수로체계로 교체할데 대한 문제를 제기하였습니다. 우리 나라의 핵동력공업에서 경수로체계가 도입되면 더는 <핵문제>가 존재하지도 않게 될것입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카터선생.》

《지당한 말씀입니다.》

카터가 인차 긍정하였다.

《우리는 원래 흑연감속로를 건설할 생각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전 쏘련의 체르넨꼬시기에 협정을 체결하여 경수로를 들여오기로 하였댔습니다. 그러나 그 실현이 지연되여오다가 쏘련이 해체되고보니 경수로건설이 완전히 불가능하게 되였습니다.》

김일성동지께서는 계속하여 원자로의 형태들에 대해 설명하시면서 흑연감속로가 페연료로서 원자무기의 원료인 플루토니움이 다량 나오는데 비하여 경수로는 그것이 극히 적은 량이 나온다고 하시였다.

카터는 유심히 들었다. 원자로에 대한 그이의 해박하면서도 통속적인 설명은 원자력전문가이기도 한 카터자신도 놀랄 지경이였다.

《크지 않은 우리 나라가 국제적인 경제기술적봉쇄속에서 흑연감속로를 건설한다는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였습니다.

우리는 자립적인 핵동력공업을 창설하기 위하여 막대한 자금과 노력과 시간을 소비하였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것을 동결시킬 의사가 있습니다. 그대신 조미회담에서 우리측이 이미 제기한대로 경수로가 제공되여야 합니다. 이렇게 되면 더는 <핵문제>가 존재하지도 않게 될것입니다. 그리고 조미관계개선의 기초인 신뢰문제도 크게 한걸음 전진하는것으로 될것입니다. 카터선생, 나는 경수로문제가 조미관계에서 하나의 시금석이라고 보는데 선생의 견해는 어떻습니까?》

카터는 어깨를 으쓱해보였다.

《주석각하, 그러니 주석각하의 말씀은 미국이 귀국에 경수로를 제공해달라는 뜻인가요?》

《아니, 신뢰를 표시해달라는거지요!》

한참만에 카터가 말했다.

《솔직히 저는 이번 회담이 이렇게 생산적이며 전진적으로 되리라고는 생각못했습니다. 아울러 저는 이러한 문제에 대한 대답을 준비하지 못하였습니다.》

《그랬을것입니다.》

김일성동지께서는 경수로문제에 대한 보충적인 설명이나 요구도 없이 자리에서 일어서며 말씀하시였다.

《그럼 우리 점심식사나 합시다.》

《···》 카터는 인차 자리에서 일어서지 못하였다.

 

···오찬은 매우 화기애애한 분위기속에서 진행되였다.

김일성동지께서는 오찬석상에서 경수로문제는 물론 다른 그 어떤 정치적문제도 화제에 올리지 않으시였다. 그대신 손님에게 무엇인가를 더 대접하지 못해 왼심을 쓰시면서 음식을 권하시였다.

카터는 그이를 새로운 눈으로 바라보았다. 회담탁에 마주앉았을 때의 거인상은 가뭇없이 사라지고 그저 더없이 친절하고 소탈하신분이라는 인상만을 받고있었다. 그이의 후한 대접에 마음이 느긋해진 그는 주탁우에 놓인 유난히 붉은 장식꽃이 눈에 띄자 스스럼없이 물었다.

《주석각하, 저 꽃이 무슨 꽃입니까?》

김정일화입니다.》

김일성동지께서 수저를 드신 손을 멈추시고 말씀하시였다.

《아, 저 꽃이 그 꽃이군요.》

《예··· 꽃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저 꽃은 꽃송이가 류달리 크고 색이 짙고 선명해서 좋습니다. 저 꽃은 가마모도라는 일본사람이 육종한것인데 그 선생에게 정말 고맙다는 생각이 듭니다.》

《주석각하, 저의 보좌관들의 말에 의하면 김정일각하에 대한 하나의 에피소트가 있다는데 사실인지요?》

《무엇입니까?》

김정일각하는 만경대소년궁전설계를 여러번 뜯어고쳤다고 합니다. 처음 설계는 현재보다 훨씬 규모가 작았는데 그걸 본 그분이 후대들을 위한 만년대계의것인것만큼 자금을 아끼지 말고 더 크게 지어야 한다고 하셨다더군요. 그리고는 소년궁전건설과 설비를 갖추는데 외화자금만도 1억US$를 투자하도록 하셨다는데 그게 사실입니까?》

《그런 일이 있었지요. 그는 아이들을 위해서는 아끼는것이 없습니다.》

《어저께 나는 평양의 광복거리를 보았습니다. 건물들의 규모가 매우 웅장한것도 웅장했지만 도로가 가슴이 탁 트이게 넓은데 놀랐습니다. 그 거리의 건설도 김정일각하께서 직접 지도하셨다더군요.》

《그렇습니다.》

카터는 광복거리 하나만 보아도 김정일지도자가 뛰여난분이라는것을 알수 있다고 하였다.

김일성동지께서 머리를 끄덕이시자 카터는 화제를 돌리였다.

《내가 평양거리에서 제일 인상적으로 본것의 하나는 맑스와 레닌의 초상화였습니다. 그 초상화들을 건곳이 당신의 성함으로 불리우는 광장이라더군요. 거기에 무슨 의미가 있는지요?》

《질문의 뜻을 잘 리해할수가 없는데요?》

김일성동지께서는 고개를 기웃하며 카터를 바라보셨다. 그러자 카터는 서둘러 설명했다.

《그들의 조국에서조차 그들이 모욕당하고있는데 여기서는 국가적으로 받들어주고있으니말입니다.》

김일성동지께서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시였다. 그러시고는 손에 들고있던 저가락을 상우에 놓고 힘있게 손을 저으며 말씀하시였다.

《그것은 선배들에 대한 존경이며 도덕과 의리이지요. 거기에도 우리 김정일최고사령관의 마음이 비껴있습니다.》

《그런가요?》

《예, 눈이 와야 소나무를 알고 바람이 불어와야 대나무를 안다는 말이 있지요. 고인에 대한 태도는 사람의 마음을 가려보는 하나의 기준이라고도 할수 있습니다. 카터선생도 말했지만 일부 나라들에서 사회주의좌절과 함께 지난날 공산주의를 지향하던 많은 사람들이 배신의 길로 나아가면서 그 리념의 창시자들을 모독하고있습니다. 여기에 제일 격분한 사람이 우리 최고사령관입니다. 그러면 못쓴다, 로동계급의 혁명위업, 사회주의위업을 처음 개척한 선배들을 모독하면 안된다.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카터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김일성동지쪽으로 몸을 기울이며 은근한 어조로 말했다.

《각하의 부하들에게도 이미 신청한바 있습니다만 미조사이의 관계는 보다 장기적인 문제입니다. 이번 기회에 김정일각하를 만나볼수 있도록 각하께서 관용을 베풀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무슨 청이든 다 들어줄것 같던 김일성동지께서 난처한 빛을 띠우시더니 손을 내저으시였다.

《그건 어려울것 같습니다. 그는 지금 인민군부대에 나가있습니다.》

《인민군부대에요?》

카터는 불시로 몸이 굳어졌다. 조선의 막강한 군사력은 언제나 미국에 경계의 대상으로 되여왔다. 그런데 대화가 한창 벌어지고있는 이즈막에 김정일각하의 군부대시찰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군부의 강경한 태도로 이번 대화가 깨여지고 전쟁의 포성이 뒤따르는것이 아닌가? 조선에서도 다른 서방세계에서처럼 군부가 집권당이나 행정부의 지시를 따르지 않고 독자성을 가지는가? 불안스러운 의혹들이 날카롭게 머리속을 스쳤다. 그 의혹들을 제나름으로 풀어보려고 하였으나 이 나라 군부의 움직임은 짙은 안개속에 묻힌것처럼 알수 없었다.

연회장에 칠색송어료리가 들어왔다.

김일성동지께서는 접대원으로부터 접시를 손수 받아서 카터앞에 놓아주시였다.

《참, 이 고기의 원산지가 미국이지요?》

《원산지말입니까?···》

자기 상념에서 미처 풀려나지 못한 카터는 얼결에 반문했다.

《하, 모르는 모양이군요. 이 칠색송어의 원산지는 본래 미국이였습니다.》

《예?》

《이야기를 들어보십시오. 우리 나라가 광복되기전인 금세기초에 미국사람들이 운산군에 들어와 광산을 경영하고있었습니다. 그때 그들은 미국에서 칠색송어를 가져다 길렀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칠색송어는 중국에도 없고 우리 나라에도 없었습니다. 그후 미국사람들은 일본사람들로부터 추방령을 받고 돌아가고 일본사람들이 그 광산을 경영하였습니다. 그때 조선사람들은 미국사람들이 칠색송어를 가져다가 기른줄을 모르고있었습니다. 그들은 그저 일본사람들이 가져다 기른것으로 알고있었습니다. 광복이 되자 조선사람들이 일본사람들을 얼마나 미워했던지 칠색송어를 거들떠보려고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때 내가 그곳에 볼일이 있어서 나갔다가 알아보니 칠색송어는 5마리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나는 로동자들에게 아무리 일본놈이 미워도 칠색송어까지 미워할거야 있는가, 그리고 칠색송어는 일본물고기가 아니라 미국물고기다, 그러니 지금있는 칠색송어의 종자를 받아 많이 기르라고 하였습니다. 칠색송어의 고향은 미국입니다. 그때의 칠색송어는 지금 이 칠색송어의 증조할아버지벌이였을것입니다. 허허···》

김일성동지께서 옛이야기를 하며 웃으시자 카터도 따라웃었다. 그는 웃음끝에 말했다.

《성경책에는 그리스토가 2마리의 물고기와 5개의 빵쪼각을 가지고 수천만을 먹여살렸다고 했습니다. 허허···》

···

오찬회가 진행되는동안 김정일동지께서는 전연구분대의 한 지휘부에서 평양에서 걸려오는 전화로 수령님께서 진행하신 카터와의 회담소식을 듣고계시였다.

그이께서는 회담의 성공을 기뻐하시였다. 허나 그 성공이 력사적의의를 가지는것임에도 불구하고 그이의 마음은 무거웠다. 그 성공의 리면에 수령님의 얼마나 큰 로고가 깃들고있는가. 전화가 끝나자 그이께서는 부관에게 손을 내밀어 무엇인가를 요구하시였다.

부관이 그이의 뜻을 알아차리고 얼른 문서용가방에서 하나의 종이장을 꺼내드리였다. 그것은 주간 지자기현상예고자료였다. 종이우에 빠른 시선을 주고계시던 그이의 얼굴에 안도의 빛이 어리였다. 다행이 이 주간에는 건강에 영향을 줄수 있는 지자기파는 없었다. 그러나 마음을 놓을수는 없으시였다. 수령님의 건강이 언제나 념려스러우시였다. 너무 흥분하시지는 않는지, 약은 제때에 드시는지···

회담성과에 도취된 일군들이 놓칠수도 있었다.

그이께서는 자료를 부관에게 도로 주고 종이와 만년필을 요구하시였다. 그이께서 종이우에 필을 달리시는동안 지휘부의 몇평방 되지 않는 바깥마당에는 그이와 동행한 군장령들이 빽빽이 서있었다. 그들은 지금 최고사령관동지께서 조미회담상의 중대문제때문에 그러시는줄 알고 엄숙한 표정들을 하고있었다.

잠시후 부관은 그이께서 주시는 종이장을 받아들었다.

그것은 뜻밖에도 수령님의 담당간호원 채순에게 보내시는 글이였다.

장군님께서는 채순에게 보내시는 그 짤막한 편지에서 회담기간에도 어떻게 하나 주사와 약시간을 엄격히 준수하여 수령님의 건강을 돌볼데 대하여 간곡히 당부하시면서 그것은 당이 그에게 주는 과업이라고 강조하시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이 편지를 급히 전하라고 지시하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