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장 6

 

6

 

국장실에 들어간 장군님께서는 정준택에게 가까이에 와 앉으라고 이르시였다.

《오늘 회의는 사실 기획국에서 주관해야 할 회의라고 할수 있소. 그래서 정준택동무에게 회의를 집행하게 했던것이요. 그런데 김책동무가 세워놓은 질서를 부국장이 제멋대로 위반하는것을 왜 내버려두오. 김책동무가 그런 질서를 세운것은 계획경제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서이고 지배인동무들의 책임성을 높이자는데 목적이 있소. 그런데 부국장이 제멋대로 행동하는것을 왜 내버려두오?》

정준택은 얼굴을 수굿하고 목안의 소리로 나직이 말씀드렸다.

《남의 국에 와서 지나치게 간섭을 하는것 같아 가만있었습니다.》

《산업국사업이 어째서 남의 일이요? 더구나 산업국은 정준택동무가 얼마전까지 국장으로 사업하던 곳이 아니요. 그렇지 않다고 해도 북조선인민위원회산하 한개 국에서 개별적일군이 전횡을 부리면서 이미 세워놓은 질서를 마구 헝클어뜨리면 투쟁을 해야 옳지 않소. 그런데 왜 내버려두는가 하는것이요. 이것은 본질에 있어 인민위원회사업은 어떻게 되든 나에게는 상관이 없다는 혁명성이 부족한 태도라고 할수 있소. 낡은 인테리근성에서 나왔다는것이요.》

《명심하겠습니다.》

정준택은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 이마며 목덜미에 내돋은 땀발을 훔쳤다.

복도에서 발자욱소리가 들리는듯싶더니 꺽두룩한 부국장의 뒤를 따라 전호준이 떡 버그러진 어깨를 우그러뜨리고 주춤거리며 방에 들어섰다. 장군님께서는 아직 자책감에 시달리는 전호준을 옆에 앉히고 담배도 권하며 자애에 넘친 음성으로 가정형편을 물으시였다.

《광복전에 징용까지 갔다왔다니까 공부는 못했겠구만?》

《회령에 예수쟁이들이 세운 소학교가 있었습니다. 그 학교를 졸업했습니다.》

《그러니까 수십리를 아침 저녁 걸어다녔다는거겠소? 회령지방엔 눈이 많이 쌓이는데 겨울에도 매일 수십리를 걸었소?》

전호준은 놀란 눈으로 장군님을 쳐다봤다. 회의장에서 하지 못한 꾸지람을 하시려는줄 알았는데 이렇게도 자애에 넘친 음성으로 자기의 어린 시절 고생을 가슴아파해주시다니··· 무릎도리까지 빠지는 눈을 헤치며 하루에 왕복 60리를 걷던 그 참기 어려운 고통을···

《학교에서 돌아 올 때는 배가 고파서 눈앞이 잘 보이지 않을 때도 있었겠소.》

《기체료리를 먹으면 배고픈것을 좀 참을수 있었습니다.》

청년지배인은 장군님께서 더 괴로와하시지 않기를 바라서 허세를 부려보려고 했는데 목에서는 뜻밖에도 물기에 젖은 목소리가 새여나왔다.

《기체료리란 뭐요?》

《길옆에 주막집들이 있는데 배가 고플 때는 부엌밖에 앉아서 냄새를 들이키군 했습니다.》

《걸작이요. 그러구보니 우리 동무들도 전호준동무가 말하는 그 기체료리신세를 진 동무들이 있었던것 같소. 그렇게 고생스럽게 소학교라도 졸업했으니 용소.》

《전호준동무는 북경성중학교 입학시험에 합격했지만 돈이 없어서 학교는 다니지 못하고 강의록으로 중학공부를 했습니다.》

김책이 은근한 음성으로 장군님께 말씀드렸다. 전호준은 저도 모르게 숙였던 머리를 번쩍 들었다. 그렇게도 엄엄하게 비판하던 김책이 자기의 학력을 보태주는 말을 해주다니?···

《강의록으로 공부를 했다? 대단하오. 험한 로동을 하면서 강의록으로 공부를 한다는것은 보통의지로는 할수 없는 일이요. 그래 강의록으로 공부할 때 뭣이 제일 어려웠소?》

《화학하구 수학이 어려웠습니다. 처음에는 수자와 부호를 가지구 뭣때문에 장난같은 공부를 하는지 알수 없었는데 한두해쯤 자꾸 들여다보니까 그게 대단한 학문이라는걸 알게 됐습니다.》

《2년이나 들여다보구서야 화학과 수학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알게 됐다? 독학으로 방정식과 수학공식을 알게 됐으면 멋을 부리면서 중학교에 다닌 사람들보다 낫겠소. 독학한 지식은 가르쳐주는것을 따로왼 지식보다 공고하니까. 그래 독학을 한 그 지식으로 탄광을 관리운영해나갈수 있소?》

마음속에 품은 말을 씨원씨원하게 털어놓던 전호준이 장군님의 이 물으심에는 답변을 드리지 못하고 그이께서 쥐여주신 담배를 오른손에서 왼손으로, 왼손에서 오른손으로 몇번이나 옮겨잡으며 끙끙 갑자르기만 했다. 등에 얹혀있는 무거운 바위덩어리를 훌 내뜨리지 못해 안깐힘을 쓰는것 같은 모습이였다. 석탄가루가 밴것같이 검실한 이마에 굵은 땀방울까지 맺혔다.

《할 말이 있으면 하오. 배짱군인줄 알았더니 그렇지 못한 모양이구만.》

전호준은 자리를 차고 의자에서 일어나 가슴속에 콱 맺혔던것을 쏟아놓듯이 웨쳤다.

《장군님! 기술자 한사람을 살려주십시오. 그 기술자를 우리한테 보내주면 하반년계획을 초과수행할수 있습니다. 사실 권양기를 살린건 서종현기삽니다. 작년에 5만t을 한것도 서종현기사가 발전기를 살렸기때문입니다. 발전기를 살렸기때문에 권양기를 돌렸습니다. 발전기가 살기전에는 등짐으로 탄을 져냈습니다. 전기든 보이라든 막히는데가 없는 기술잡니다.》

《그 기술자가 어떻게 됐소?》

전호준은 혁명적원칙엔 칼날같은 김책을 힐끗 스쳐보고나서 그다음자리에 앉은 최니꼬라이의 얼굴을 타진하듯이 바라보았다. 그는 목안에서 한마디한마디 말을 끄집어내듯이 중얼거렸다.

《그 사람은 예수쟁이아들입니다.》

《신자의 아들이면 어쨌다는거요? 북조선민전에는 애국적인 그리스도교인들의 조직이 망라되여있지 않소. 우리는 얼마전에 목사의 아들을 국립교향악단 지휘자로 임명했소. 지휘자면 문화계의 중요일군이요.》

《그런게 아니라 예수쟁이아들이구 인조석유화학공장에서 일하다가 작년에 쏘련사람들이 화학공장기계를 뜯어가는것을 보구 참지를 못해서 로동자들하구 같이··· 그런걸 제가 발전기를 돌리지 못하는게 너무 안타까와서 우리 탄광에 데려왔는데···》

최부국장이 불시에 전호준의 어정쩡한 말을 잘라던졌다.

《그러니까 동무는 반쏘분자를 감춰두고 써먹었다는거겠소?》

방안의 분위기는 누가 손짓을 한번 해도 폭발해버릴것 같이 팽팽하게 얼어붙었다. 강판을 내려치는듯한 김책의 맵짠 목소리가 방안에 울려퍼졌다.

《부국장동무! 어디서 그런 버르장머리를 배워가지고 왔소? 내 사무실에서 버릇없이 굴다가 쫓겨난게 생각나지 않소? 더구나 이 자리엔 장군님께서 계시지 않소! 동무네는 쏘련에 있을 때 수령을 지금과 같이 버르장머리없이 대했소?》

김책은 서리발같은 차거운 빛이 빛발치는 날카로운 눈으로 부국장을 쏘아보며 웨쳤다.

《자세를 바로 잡소! 장군님께 말씀드릴 문제가 있으면 정중한 자세를 취하고 말씀드리란 말이요. 장군님하구 10여년간이나 항일전쟁을 한 전우들도 동무처럼 행동하지 않는데 동무는 어디서 그런 버르장머리를 배웠소?》

《김책동무, 그만하오.》

이렇게 말씀하신 장군님께서는 의연히 부드러운 안색으로 김책에게 물으시였다.

《부위원장동무, 그 서종현이란 기사를 만나본 일이 있습니까?》

잠시 생각을 굴리던 김책이 말씀드렸다.

《만나본 일은 없지만 기획국장동무가 서울고공을 졸업한 기사가 유선탄광에 묻혀있다고 해서 산업국 과장으로 임명하는데 동의한 일은 있습니다. 정준택동무가 산업국장사업을 할 땝니다.》

잠시 생각에 잠겼던 장군님께서 전호준을 돌아보며 물으셨다.

《그 기사동무를 살려달라는건 무슨 소리요? 그 기사동무한테 무슨 일이 생겼소?》

마침내 전호준은 입을 열었다.

《우리 유선에는 여섯개의 보이라가 있는데 서종현기사동무가 다 살리지를 못하고 떠났습니다.

아직 살리지 못한 보이라를 우리 힘으로 돌려보려고 했는데 기술이 모자라서 아직 가동시키지 못하고있습니다. 이번에 평양에 올라온 기회에 기사동무의 도움을 받으려고 집에 찾아갔는데 아주머니는 정신이 없구 집은 상가집처럼 어수선했습니다. 기사동무가 집에 들어오지 않은지 근 열흘이나 된다고 합니다. 아주머니의 말은 반쏘반혁명분자의 감투를 또 썼다는겁니다. 서종현기사는 반혁명을 할 사람이 아닙니다.》

어두운 안색으로 전호준의 말을 듣고계시던 장군님께서 정준택에게 물으시였다.

《기사동무가 왜 체포됐는지 모르겠소?》

《전 처음 듣는 일입니다.》

장군님께서는 전호준을 돌아보며 물으셨다.

《지배인동무가 서종현기사를 믿는 근거는 뭐요?》

전호준은 담배가치를 쥔 손을 내젓기까지 하면서 자기의 생각을 툭 터놓았다.

《기사동문 탄을 더 많이 캘수만 있다면 몸을 아끼지 않는 사람입니다. 제가 기사동무를 유선에 데려왔을 때는 석유화학공장사건이 아직 가라앉기전이여서 체포되기만 하면 감옥신세를 면할수 없는데 회령, 청진에까지 나가서 부속품을 구해오군 했습니다. 내가 오히려 걱정이 돼서 부속품을 구해오는건 우리에게 맡기라고 하니까 그렇게 몸을 사려가지고야 무슨 일을 하겠는가고 하면서 웃어넘기군 했습니다.》

서종현같은 사람에게 반혁명분자의 모자를 씌우는것은 당치 않은 일이라는듯 전호준은 청높은 목소리로 말씀드렸다.

《정준택동무의 생각은 어떻소? 서종현기사를 산업국에 데려왔으면 일정한 파악이 있어서 한 일이겠는데 그 기사동무를 어떻게 생각하오?》

전호준의 말을 긴장해서 듣고있던 정준택이 자세를 바로잡고나서 말씀드렸다.

《유선에 서울고공을 졸업한 유능한 기술자가 있다는 말을 듣고 제가 찾아갔을 때 서종현동무는 유선의 생산능력을 높이려고 애를 쓰고있었습니다. 산업국에 데려오면 도움을 받을것 같아 국에 올라올 생각이 없는가고 하니까 펜대를 놀리는것은 교원출신의 기술자들도 할수 있지 않느냐고 했습니다. 현장에서 기계를 다루는 일은 경험이 있는 기술자들만이 할수 있다고 하면서 저의 말을 받아들일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걸 제가 억지로 끌어올리다싶이 해서 전기동력과장자리에 앉혔습니다. 처장사업도 할수 있는 동무였지만 본인이 강경하게 반대해서 과장으로 임명을 했습니다. 저는 서종현동무가 석유화학공장소요사건에 관계했다는것을 알지 못했습니다.》

《국장동무가 아는것은 그것이 전부요?》

장군님께서는 계속해서 물으시였다.

《가정래력에 대해서도 대체로 알고있습니다. 아버지는 독실한 그리스도교신자였습니다. 생활이 청렴하고 그리스도교리에 밝은 사람이여서 서울의 지식인들속에서 신망이 있었습니다. 태평양전쟁시기 감옥살이를 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서종현은 아버지하구는 달리 절제가 좀 부족한 학생이였지만 정의감은 강한 청년이였습니다. 이런 사람이 일에 들어서는 얼마나 꼼꼼한지 전호준동무의 말처럼 동력계통에는 아주 밝은 사람입니다. 산업국에 와서 과장사업을 할 때도 성실하게 일했습니다.》

《아버지가 서울에 있는데 어떻게 돼서 석유화학에 오게 됐소?》

《그건 아마 학교를 졸업할 때 임명을 거기에 받은것 같습니다.》

《그렇게 된것이 아닙니다. 왜놈의 새끼들이 일본의 군수공장에 가라니까 그걸 피해서 돌아다니다가 북으로 들어왔다고 합니다. 그래가지구 석유화학에서 몇달간 일을 하다가 산으로 도망쳤다고 합니다. 국장동무는 서종현기사가 덜렁거리는 사람처럼 말하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로동자들하구 허물없이 지내구 아무거나 먹구 아무데서나 자는 텁텁한 사람입니다. 식량이 곤난해서 작년에 우리 탄광에 첨 왔을 때 그 동무한테만 쌀을 주니까 로동자들하구 똑같이 만주에서 내온 콩을 달라고 해서 우리하고 같이 닦은 콩을 씹으면서 일을 했습니다.》

김일성동지께서는 미지의 한 기술자를 눈앞에 그려보시였다. 아버지도 아들도 어떻든 반일감정이 강한 사람들이다. 군수공장에서도 일하기 싫고 징용, 징병에도 끌려가고싶지 않아 3∼4년간 숨어다닌다는것은 결코 헐한 일이 아니다. 왜 북부산악지대에 들어왔는가? 서울에서 머지 않은 태백산줄기에도 수천명의 청년들이 징용, 징병을 기피해 숨어살지 않았는가? 그중에는 항일유격대와 련계를 취해보려고 련락원을 파견한 조직된 《부대》도 있었다. 서종현도 혹시 항일유격대를 찾아 북부산악지대에 들어온 수많은 지식인청년들중의 한사람이 아니겠는가? 그렇지 않다고 해도 어떻든 숨막히는 일제의 압박을 피해 미래를 내다볼수 있는 그 어떤 희망의 세계를 향해 북으로 들어왔을것이다. 그렇기때문에 광복이 되자 서울에 나갈 생각도 하지 않고 북단의 화학공장에 다시 들어가 일제가 파괴하고 간 공장을 복구하는데 달라붙지 않았겠는가.

《그러니까 정준택동무도 전호준동무도 그 서종현기술자가 좋은 사람이라는것이겠소?》

《예, 좋은 동무입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부국장은 반쏘란동분자를 서슴없이 좋은 동무라고 비호하는 정준택과 전호준의 말에 랭소를 품은 표정을 지었다.

《그러니까 전호준동무는 아무것도 문제될것이 없는 기술자에게 반동의 감투를 씌워서 고생을 시킬것이 아니라 유선에 보내달라는거겠소?》

《그렇습니다. 장군님!》

그이께서 거듭 권해서야 의자에 엉뎅이를 붙이고 앉았던 전호준은 자리에서 뛰여일어나며 웨쳤다.

《기사동무를 보내주면 15만이 아니라 20만t이라도 할수 있습니다. 장군님께서 회의장에서 말씀하신것처럼 서종현동무는 건국기상을 지닌 기술자입니다. 장군님께서 자립적민족경제를 건설하기 위해서는 지배인들이 건국기상을 지녀야 한다고 말씀하실 때 전 서종현기사를 생각했습니다. 우리를 도와준 기사동무의 성의를 봐서도 전, 전 그대로 내려갈수가 없습니다.》

전호준은 목이 꺽 메여 물기에 젖은 말을 제대로 잇지 못했다. 그의 말을 듣는 순간 장군님께서는 서종현에 대한 확고한 견해를 가지셨다.

도섭스러운데라고는 없이 속생각을 탁 터놓는 전호준과 같은 로동계급출신의 청년지배인이 눈물지으며 구원해주기를 바라는 사람이 반동일수 없으며 석유화학에서 있은 그 소동의 주모자일수도 없다!

석유화학에서의 소요란 지난해 초부터 여름까지 주로 북부조선일대에서 벌어진 불미스러운 일을 두고 일컫는 말이였다. 쏘련군은 미국과 체결한 비밀협정에 따라 김일성동지와는 아무런 사전협의도 없이 조선인민이 피땀으로 건설한 《적산》설비를 해체하기 시작했다. 파괴된 쏘련경제를 복구할 생각만을 앞세운 나머지 조쏘간의 우호관계에 영향을 미칠수 있는 행위라는것을 고려하지 못했던것이다. 이 기회를 리용하여 인민정권에 적의를 품은 반동분자들이 흥분한 로동자들과 인민들을 충동질하여 끝내는 소란스러운 란동을 불러일으켰다. 물론 이러한 사태는 김일성동지의 결단성있는 조치와 노력에 의해 기계의 반출도 중지되고 란동도 가라앉았다. 그런데 이 란동에 끼여든 사람들을 취급하는 문제에 이르러 당과 정권의 요직에 들어박힌 이른바 쏘련출신들과 항일무장투쟁출신 간부들사이에 첨예한 대결이 벌어졌다. 그들은 제2차대전시기 막대한 피해를 입은 세계사회주의의 보루인 쏘련을 지원하는것은 각국 혁명가들의 의무이다, 란동참가자들을 무조건 반쏘반혁명분자로 몰아 무자비하게 처형해야 한다는것이였고 항일투사들은 진짜 반동과 애국심의 발로로 떨쳐나선 사람들을 갈라봐야 한다, 인민정권의 승인도 없이 기계를 뜯어가는것을 반대해나선것이 무엇이 잘못인가? 이렇게 되여 《주의》자가 붙은 《국제주의자》와 그들이 일컫는 《민족주의자》간의 모순과 대립이 격화되였다.

이때에도 김일성동지의 절대적인 권위와 조쏘간의 우호관계에 영향을 주어서는 안된다는 사리정연하고 공명정대한 론리에 의해 당내의 이 날카로운 대립은 주동적인 행동을 한 몇명의 반동분자들을 처벌하는것으로 끝을 보게 되였다. 장군님께서는 서종현도 조선의 재부를 마구 뜯어내는데 격분한 정의감에 불타는 지식인청년으로 보시였다. 반일사상이 강한 서종현이 자기가 복구한 기계설비들을 뜯어가는것을 보고 가만있었다면 정준택이나 전호준의 말이 오히려 진실하지 못한것으로 될것이였다.

장군님께서는 서종현을 살려낼 결심을 한 전호준에게서 참으로 귀중한 일군의 품성을 발견하시였다. 자기에게 재난이 닥쳐올수도 있다는것을 알면서도 서슴없이 유능한 기술자를 구원해달라는 이러한 일군이야말로 큰일을 담당할수 있는 품성의 소유자라고 해야 하지 않겠는가!

《그 서종현기사에 대해서는 곧 평양시인민보안서에 지시해서 알아보게 하겠소. 전호준동무나 국장이 믿는 사람이니 보안서에서도 좋게 처리할거요. 그건 그렇구 전호준동무는 지배인회의가 끝난 후에도 내려가지 말구 좀 기다리오. 그럼 전호준동무는 나가보오.》

김일성동지께서는 김모라니와 같은 녀성일군에 이어 로동계급출신의 한 일군을 또 찾아낸것 같아 여간만 만족하지 않으셨다. 전호준이 국장실에 들어올 때의 주눅이 든 모습을 말끔히 털어버린 배짱군답게 절도있는 걸음으로 방에서 나가자 그이께서는 김책과 정준택을 마주보며 물으시였다.

《북부석탄관리국을 내와야겠는데 국장감이 없다고 말하지 않았소? 난 전호준동무를 국장자리에 앉혔으면 좋겠소. 동무들의 생각은 어떻소?》

김책도 정준택도 너무나 뜻밖의 말씀이여서 환하게 웃음이 피여난 장군님의 얼굴을 덤덤히 마주 볼뿐이였다. 최부국장은 모든것을 방심해버린 표정이였다.

《왜 해내지 못할것 같소?》

《나이도 아직 어리구 경험도 많지 못해서 국장을 시킬 생각은 못해봤습니다. 그렇지만 장군님께서 결심하시면 제가 책임지고 경험을 쌓도록 하겠습니다.》

《정준택동무는 어떻게 생각하오?》

《저도 지지합니다. 다만 금년계획을 끝낼 때까지 탄광에서 사업경험을 쌓게 하고 임명했으면 어떻겠는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2년이나 지배인사업을 했으니 경험이 정 어리다고는 볼수 없지 않소. 우리가 중시하는 유연탄광이 집중되여있는 북부탄전을 전호준동무와 같이 기백이 있는 로동계급출신에게 맡기면 기어이 임무를 수행할것이요. 금년 상반년계획을 못한것은 전호준동무의 잘못이라기보다 규정을 잘못 만들었기때문이요. 전호준동무를 북부석탄관리국 국장으로 임명하는것이 좋겠소. 부위원장동무가 책임지고 문건수속을 하시오.》

김일성동지께서는 참으로 큰것을 해결한 만족한 안색으로 자리에서 일어나시였다.